CHUCK Bartowski - Nerd herd에 근무하는 어리버리 스파이

DRAMA 2008. 1. 7. 21:40


어딘가의 유니폼처럼 보이는 하얀 셔츠 그리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큰, 유행에 맞지 않아 보이는 넥타이, 편해보이지만 양복과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플랫슈즈 타입의 운동화. 스탠포드 출신에(비록 중퇴지만) 외모도 그렇게 빠진다고 할 수는 없고, 성격도 순진하고 착한데다 엔지니어링 전공으로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에는 천재인 20대 남자. 그러나 그를 지칭하는 단어는 Geek 내지는 Nerd. 그게 바로 주인공 Chuck이다.

친구라고는 약간 엉성해 보이는 특이한 남자, 직장 동료 Morgan 뿐이고 자기 보다도 키가 작은 직장의 부매니저 Harry Tang(C.S. Lee, 한국계 미국배우)은 척 만 보면 어깨를 부딪히며 시비를 건다. 보다 못한 의사 여동생과 동거중의 그녀의 남자친구는 멀쩡한 오빠가 왜 여자친구가 없을까 안타까워하고, 그를 위해 친구를 불러 모아 생일 파티를 벌여준다. 여동생 엘리는 파티에서 도망가고 싶어하는 척을 파티에 끌고 오는 것엔 성공했지만 척이 옛날 여자친구 이야기를 지루하게 늘어놓는 바람에 여자들은 모두 도망가 버린다.

Geek라는 단어가 꼭 얼간이를 지칭한다고 할 수는 없다. '오덕후'나 '매니아' 또는 '얼간이' 정도로 상황에 따라 의역되는 그 단어는 컴퓨터 같은 분야에 대해서는 특별할 정도로 재능을 지닌 타입이지만 일상생활에는 몹시 서툰 타입들 뜻하는 말이다. Nerd 역시, 한국어로 치면 '책상물림'이라는 단어가 적절할 듯 하다. 비웃는 뜻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둘 다 공부나 하던 일, 자신의 관심사 이외에는 서툰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척과 척의 친구 모건은 이런 타입의 대표격인 사람들이다. 비디오 게임이나 컴퓨터에 대해서는 몹시 민감하게 행동한다. 물론 여자와의 인연은 티끌 만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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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이 근무하는 곳에 대해서 말해줘야할 것 같다. Nerd Herd(얼간이 모임) 소속의 척은 Buy More라는 마트의 전자제품 판매코너에서 일한다. 항상 프로모션 포스터에서 표기하고 있듯 시간당 11달러를 주는 직장이다. 리눅스같은 OS를 깔러 출장을 다니기도 하고 간단한 핸드폰은 고쳐주기도 하는 곳. 마트 겸 서비스 센터가 척이 주로 활동하는 무대이다. 컴퓨터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게 없는 그는 바이러스를 테스트해서 제품의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하고, 'Nerd Herd'라는 로고가 크게 새겨진 차를 달려 출장 서비스를 담당하기도 한다.

(Nerd Herd는 Geek Squad의 패러디이고, Buy More는 Best Buy의 패러디라고 한다. 'Best Buy'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17%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전자제품 판매점 체인이다. 일종의 '하이**' 분위기를 풍기는 마트형 매장인데 그 회사의 계열사 중 하나가 Geek Squ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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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의 천적이자 예전 친구였던 Bryce Larkin은 척을 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준 장본인이다. 일단은 척의 유일했던 여자친구인 질을 뺏어간 남자였고 척을 스탠포드에서 쫓겨나게 만든 당사자이지만, 한때는 구형 컴퓨터의 게임까지 같이 만들었던 친구, 브라이스. 등장하자 마자 제법 놀라운 스파이로서(브라이스는 CIA 요원이었다)의 능력을 보여줬던 브라이스는 어떤 이유에선지 CIA와 NSA의 일급 이미지 정보를 모두 빼돌렸다. 그리고 그것을 척에게 이메일로 전송하고 죽었다.

옛날에 함께 하던 게임의 다음 구절로 그 메일을 받아본 척에겐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고, 갑자기 자신은 전혀 모르던 정보를 알게 된다. 바로 국가의 일급 기밀에 해당하는 CIA와 NSA의 정보들이 보이는 현상. 다운로드된 정보들을 모두 머리에서 출력해낼 수 있는 인간 데이터베이스가 되버린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브라이스가 가장 마지막으로 연락한 사람이 척인 까닭에 각 기관의 1차 목표가 되버린 척은 목숨이 위험한 위기를 맞지만, 인간 DB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기관 모두에게 보호받는 처지가 되버리고 여기서 드라마의 갈등이 고조된다. 자신을 한없이 보호해줄 것만 같은 기관들은 상대방 기관을 경계하기 위해서 척의 목숨을 놓고 저울질 한다. 정말 스파이 드라마답게 아담 볼드윈은 무서운 킬러 역할을 하려고 들고 Yvonne Strahovski는 총, 칼, 독침을 가리지 않고 들이댄다(물론 아담 볼드윈에게). 무시무시한 스파이 싸움 한 중간에 끼어든 척은 대책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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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쪽에서 척을 감시, 보호하는 역할은 사라 워커 요원에게 맡겨지고 NSA에서 파견된 사람은 존 케이시 요원(아담 볼드윈)이다. 초반부의 두 기관 사이의 알력 다툼도 볼만하지만 본격적인 스파이 싸움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꽤 진지하고 박력있게 묘사된다. 목숨 걸고 척을 지키는 두 요원은 스파이로서의 과거가 화려한 사람들로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타입들. 그 엄청난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에게 흑심을 가진 척은 본의 아닌 삼각 데이트를 해야하는 처지에 놓인다.

척의 여자친구로 위장한 사라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하고 Buy More의 직원으로 위장취업한 케이시는 척의 교육을 받는 신입 역할을 한다. 세 사람이 자신들의 처지를 숨기기 위해서 일으키는 소동이 상당히 재미있다. 스파이 드라마 같으면서도 코믹한 부분이 상당히 강조된다. 가족들 모두가 '대단한 캡틴'이라고 부르는 엘리의 남자친구도 재미있고(대사가 별로 없지만), 모건이 일으키는 소동도 만만치 않게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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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과 컴퓨터에는 천재적인 능력을 갖춘 척, 진지한 스파이들의 결코 가볍지 않은 비밀들. 그 긴강과 코믹함의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진행되는 초반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되는 드라마는 방영 후반부가 약간 지루한 편이란 평도 들었지만, 무난한 시청율로 고른 인기를 끌고 있다. 척은 자신의 과거를 극복하고 멋진 스파이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

http://www.nbc.com/Chuck/photos/#cat=597&sec=1430&mea=35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