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unterfeiter - 전쟁과 생존과 죄책감의 무게

MOVIE 2008. 11. 8. 21:55


(스포일러 포함)

쓰레기가 수거되듯 독일과 유럽 전역에서 끌려온 유태인들은 총부리를 앞세운 군인들 앞에서 겁을 먹고 있다.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 지도 모른 채 그 자리에서 몰매를 맞아 즉사하기도 하고 간신히 10대를 벗어났음직한 소년이 피투성이가 된 채 끌려다니기도 한다. 벽과 철망을 사이에 두고 독일인들과 다른 사람들이 일상을 즐길 동안 유태인들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고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영화 풍경 속, 유태인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도록 그렇게 교육받은 독일인들 사이에서 한 유태인 남자가 배짱 좋게 음식과 담배를 받아먹으며 조금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있다. 영화는 그 인물의 과거를 기록하고 있다.

유태인은 수용소에서 제법 많은 수가 학살되었다고 한다. 기록을 읽어도 사례를 읽어도 독일이 유태인에게 저지른 일은 후손들 역시 고개를 들지 못할 그런 범죄인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수용소에 수감된 일부 재주가 좋은 유태인들은 특별 수용소에 배치되어 살아남았다. 독일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 그 수단을 완성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소로비치는 여권을 비롯한 위폐를 만들어 뿌리는 일을 하다 1936년 나치에 의해 수용소에 수감됐고 미국과 영국의 위조지폐를 만드는 일의 책임자로 지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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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위조 실력의 범죄자답게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다른 유태인들에 비해 깨끗하고 안정적인 잠자리, 나은 식사와 샤워시설도 제공받고, 일요일엔 쉴 수 있으며 동기 부여 차원에서 탁구대같은 휴게시설도 설치해줬지만,  그리고 음악도 종종 들을 수 있는 특혜, 무엇 보다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했지만 그곳에서 일을 처리하는 그의 삶은 그래도 위험천만했다. 그들은 생존 자체가 드라마일 수 밖에 없는,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유태인들이었기 때문이다. 독일군들의 그들에게 시킨 일은 나머지 유태인들을 모두 죽여버릴 수도 있는 그런 일이었다. 그렇지만 해내지 못하면 자신들이 죽는다.

소로비치에겐 모든 시설이 제공되었다. 인쇄기술자, 그래픽 전문가, 동판 제작가, 의사, 정밀 감정가들까지 모두 소로비치의 기술에 의지해 영국 파운드와 미국 달러를 생산할 수 있다. 개인 위조 전문가 시절엔 전혀 상상한 적 없는 그런 자원이 제공되었고 클래식 음악과 담배까지 제공되었다. 세계대전 막바지에 파산위기에 처했던 독일은 물자를 구하기 위해 많은 돈이 필요했다. 다른 수용자들이 죽어가는 총소리가 들리고 구타와 포행의 공포에 시달리는 그런 불안함은 여전했지만 수용소 내에 격리되어 사는 위폐제작팀들은 다른 유태인 보단 살 수 있을 거란 작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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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영국 위폐를 제작하겠다는 독일의 아이디어나 그 아이디어를 위해 이용된 유태인 소로비치와 그의 동료들은 항상 갈등에 시달리게 된다. 베른하르트 작전이라 불린 이 작전을 위해 독일군은 점점 더 위조팀을 닥달하게 되고, 소로비치는 그 정점에서 힘들어한다. 극중 주인공인 부르거는 아내와 아이들을 아우슈비츠에 남겨두고 왔고 폴리아라는 어린 아이는 결핵에 걸린 상태지만 약도 지급받지 못한다. 소로비치의 기지로 그곳의 생명은 구하더라도 안전은 보장할 수 없는 상태. 위조 지폐를 빨리 만들면 목숨을 구할 수 있지만 그 위조지폐로 전쟁이 길어지면 같은 민족의 생명을 더 빨리 단축할 수도 있다.


그의 동료 부르거는 위폐를 만드는 행위를 그만둬야 한다고 소로비치를 설득한다. 이 돈을 빨리 만들면 만들수록 독일을 돕는 셈이니 양심에 어긋나는 행위이다. 그러나 다른 동료들은 이미 다른 수용소에서 몇번씩 죽음의 위기를 겪고 공포를 느끼는 처지라 어서 만들어서 살아남고 싶다고 소로비치를 조른다. 이 영화는 한편의 다큐멘터리같은, 세계사에 남을 최대 위폐제작사건의 일면을 보여주면서 위기 앞에서 갈등하는 소로비치의 심리를 집중조명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생명들과 눈앞에 있는 생명들 중 누굴 구할 것인가?  소로비치와 140명의 특별 관리 대상자들은 이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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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나고 수용소 내 유태인들이 그랬듯 소로비치도 살아남는다. 천재적인 예술 재능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었지만, 잡히지 않았다면 그저 조무래기 위조범 정도로 생을 마감했을 그가 세계 최대 위폐 위조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가지게 되었다. 그 남자는 어떤 선택을 했고 그가 눈으로 직접 보게 된 현실이 무엇이었을까? 자신이 만든 결과를 직접 보게 된다는 건 어떤 식으로든 끔찍한 것이다. 아무리 목숨이 위험해 저지른 일이라도 말이다. 때로 나치는 무자비한 권력의 상징으로 모든 인간성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 상징성 만큼 극중의 상황은 주인공을 끊임없는 절망으로 밀어넣는다. 아무리 덤덤하게 받아들인다고 한들 '자신의 선택'은 자신이 감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화라는 매체, 혹은 소설이라는 매체가 과거 어떤 인물의 행동을 미화하고 면죄부를 주기 위해 제작되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 아무리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루어진 사건일 지라도 남에게 밝히고 싶지 않을 그런 이야기들이 있기 마련이다. '희대의 위조 지폐 사건'의 주인공이란 불명예도 살아남기 위해 저지른 일들이 많노라 이야기하는 추억도 본인에겐 지극히 괴롭고 힘든 일이 될 수 있다. 이 영화는 살아남아 사람의 반성을 말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이미 정해진 악의 축'인 나치를 한번 더 비난하고 싶은 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그저 이런 인생이 있었고 그 감회가 어땠노라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한세기 전의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으니 어느 누가 그 시절의 비극을 피부 깊숙히 받아들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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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한 생존자의 싸구려 회고담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한 인간의 회한을 그리고 싶었던 것인지 그가 돈을 뿌려대며 바닷가에서 춤추던 장면은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을 혼란스럽게 하는 구석이 있다.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스포일러랄 것도 없이 내용은 이미 정해져 있다. 모사에 뛰어난 재주가 있던 실존인물 소로비치는 어떻게든 침착하게 살아남는 생존능력이 뛰어난 남자였고 그의 친구 부르거가 이 작센하우젠 수용소 내 18, 19 구역에서 있었던 위폐 사건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 기술 내용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살아남으면서 주변의 원망과 슬픈 사연들을 마음에 새기면서 솔로몬 소로비치(실제 이름은 Salomon Smolianoff)는 어떤 인생을 살게 됐을까. 임레 케르테스의 소설처럼 평생 그 각인을 잊지 않고 불행했던 건 아닐지. 오트스리아에서 제작된 이 영화는 스테판 루조비츠키 감독이 제작했고 소로비치 역은 카알 마르코빅스가 아돌프 부르거 역은 오거스트 디엘이 연기했다. 나치와 주변 이야기가 항상 수상에선 빠지지 않듯, 2008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etailStory.do?movieId=43057





누구라도 함께 동행할 수 있는 '황홀한 여행'

BOOK 2008. 10. 15. 22:36


어떤 지역를 여행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직접 그곳을 발로 밟아보는 방법, 그곳을 묘사한 글을 읽는 방법, 그곳을 이야기하는 노래나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 마음의 감동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곳을 직접 바라보고 희노애락을 느껴보는 것이겠지만 정보를 얻거나 감히 '짐작'하기에는 누군가에게 듣고 추측하는 방법도 그리 나쁘지 않다. '80일 간의 세계일주(1873년)'가 발표된 지 100년이 훌쩍 지났지만 오렌지꽃 피는 나라, '이탈리아'를 방문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다. 갈 수 없는 사람들은 직접 볼 수 없는 그곳을 '그리워하고', '사랑하기' 위해서 또다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많은 이름과 역사를 알고 있지만 그 나라를 밟아본 적 없기에, 이번에 새로운 방법으로 이탈리아에 접근해 보기로 한다. 이탈리아에 사는 사람이 아닌, 그곳을 밟아본 경험을 누려본 같은 나라의 사람, 그 중 한 사람이 이탈리아를 밟고 쓰는 글 역시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좋은 방법이리라. 스케쥴도 여행의 길잡이도 여행을 위한 슈트케이스 조차 갖출 여유가 없는 자를 위한 여행. 유난히 따뜻한 밝은 한국의 가을빛과 함께 그 사주 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날 때 마다 빠져드는 이탈리아 이야기. 폼페이와 로마에 관한 책은 많이 읽었지만 그 유적 속에서 현대인이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는지는 한번도 신경써본 적 없다. 피렌체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지만 그 피렌체가 현재 어느 유명 브랜드의 전시장인지는 염두에 두어본 적 없다. 여행을 안내하는 집필자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과 실제의 차이를 조명하려 노력한다. 마치 그가 직접 보고 나서 만든 별개의 세계로 다른 여행자를 끌어들이듯.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탈리아라는 이름을 몰라도 즐기는 것들이 있다. 파스타를 볶거나 얇은 피자를 뜯어먹으며 두꺼운 피자에 비해 바삭해서 좋다는 한담을 나누기도 하고 그가 어떤 과거를 가졌는 지도 모르면서 파바로티나 마리아 칼라스의 음악을 함께 듣기도 한다. 소고기 완자 혹은 갈아넣은 소고기와 함께 만드는 스파게티를 만들어줬더니 볼로냐 이야긴 잘 모르지만 이탈리아에서 모두 이런 스파게티를 파는 줄 알았다며 이탈리아 여행을 하자고 말하던 사람도 있다.

생각 보다 가까운 이탈리아건만 아열대 기후 햇빛처럼 바삭한 이탈리아식 피자 도우와 각 지방별로 다른 파스타의 조리법과 생김새를 제대로 구분할 능력같은 건 없다.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이런 독특한 맛을 볼 수 있게 해준 그 지방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그곳의 태양과 풍경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우리네 칼국수를 즐기듯 먹는 스파게티와 우리가 특별히 만들어먹는 스파게티는 어떻게 다를까.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그리 많다고는 할 수 없을 책 본문 중엔 이 볼로냐 스파게티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등장한다. 그 볼로냐 스파게티를 맛있게 먹었노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 볼로냐 지방엔 소고기가 유명하고 그 고기의 맛을 살린 볼로냐식 스파게티가 유명한데 좋은 음식이 많아 그런지 볼로네제들은 통통한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큰 사이즈의 스테이크를 좋아했던 로시니와 파바로티가 대표적인 볼로네제란 부분을 읽었다. 의식하지 않으면 잘 알 수 없었던 이탈리아의 문화들. 그를 잘 알게될 수 있음이 여행의 기쁨이리라.


이 책을 여행하려면 목차를 자세히 보아둘 필요가 있다. 베네치아에서 시작해 바리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의 가장 화려한 곳부터 가장 한적한 곳까지 17개 지역으로 나눠 적은 책을 여행하자면 내가 가장 가고 싶은 이탈리아 여행지는 어디인지 쉽게 고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책 초반에 소개하듯 이탈리아는 지역 특색이 다양하고 볼 수 있는 문화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그중에 어느 곳이 오래 밟고 싶은 땅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사진이나 책으로도 실제 여행으로도 다 알기 어렵다는 말이다.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영화 속 스페인광장과 멋진 분수들을 보며 한숨을 쉬다가 베네치아의 그림같이 켜켜이 쌓인 역사를 부러워하게 될 지도 모른다. 오드리 헵번의 추억을 아름답다고 느끼다 카사노바의 유쾌한 과거에 웃음지을 수 있는 그런 장면들이 공존한다. 책으로 할 수 있는 여행은 시간도 공간도 큰 제약을 받지 않길래 상상의 나래가 유난히 커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탈리아라는 곳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문화의 흔적들을 바라보며 그곳을 방문하지 않은 '읽는 자' 역시 한달 간 즐거운 추억을 가지게 된다. 같은 책을 읽으며 같은 곳을 여행하는 기쁨을 누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렇지만 역시, 기행이라는 장르에 필히 들어가야할 것은 그곳의 풍경을 상상할 수 있는 사진일 것이다. 홀로 다녀온 여행을 그린 책에는 유난히 쓸쓸한 사진이 많다. 넓디 넓은 바다를 그린 사진들과 아무도 없는 오솔길을 찍은 사진들, 아무도 줍지 않는 떨어진 오렌지와 무성한 오렌지 나무들. 책을 통해 여행하며 그 장소를 그리워하다가도 종종 젖어오는 그 쓸쓸한 사진들에 누군가를 동행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다. "베네치아에 혼자 오지 마라. 꼭 누구와 함께 오라. 왜냐하면 누가 당신 옆에 있더라도 그에게 쓰러질 것이므로...." 여행을 권하는 글 중에 적힌 문장처럼 '황홀할 여행'에 같이할 존재를 옆에 두어야할 것같다.



박종호의 황홀한 여행
카테고리 시/에세이/기행
지은이 박종호 (웅진지식하우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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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리뷰룸에 응모하고 2-3주 정도 책을 읽었는데 생각 보다 시간이 촉박하군요. 좀 더 오래 책을 잡고 생각하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책과 리뷰 한편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경험은 괜찮군요.



Flashpoint - 특수임무 경찰들의 특별한 에피소드

DRAMA 2008. 8. 6. 22:02


캐나다에서 제작된 이 드라마는 긴박감이 넘친다. 총을 들고 인질을 잡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여러 사연의 사람들. 아내에게 버림받은 남자는 절망감에 몸부림치고 딸을 살려야하는 아버지는 울면서 애원한다. 모든 걸 망쳤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한 젊은이의 생사를 쥐락펴락한다. 이럴 때 구해주는 전문 인력집단이 있으니 그게 바로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이다. 사연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우울해하고 지치기도 하는 그들이지만 도시의 인질극이나 위험한 일들이 벌어지면 모든 기관에 우선해 최일선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다. 협상 담당인 대장을 중심으로 스나이퍼, 분석팀, 범죄심리학자 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그들이 다루는 용의자들은 한가지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언제 불이 붙을 지 모른다는 것. 발화점이나 일촉즉발의 위기를 뜻하는 Flashpiont는 꽤 어울리는 드라마 제목이다. 드라마의 첫장면은 항상 사건이 발생한 이후의 상황이다. 누군가가 총을 겨누고 다른 사람을 노리고 있고 전략대응팀 멤버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어쩌다 그 사건은 이렇게 위험한 지경에 처했을까. 드라마는 시간을 되짚어 원인을 조명해준다. 절박한 상황에서 총을 들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한다. 어딘가에서 사건은 꼬여 있기 마련이다.



훌룡한 사격 솜씨를 가졌다는 것과 사람을 겨냥해 실제로 총을 쏜다는 건 다른 문제다. 시민의 안전을 보호한다는 것과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도 다른 문제다. 종종 이런 가치관의 충돌이 일어나는 곳이 경찰이고 이 드라마의 포커스가 맞춰진 대테러 부대는 그 갈등 상황이 최고조에 이른 곳이다. Flashpoint의 첫화는 동료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인질범에게 정확한 겨냥 사격을 해야하는 스나이퍼 이야길 묘사하고 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죽어야 했던 인질범, 그에게도 사랑하는 가족과의 사연이 있고 한 때는 살아있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이런 류의 목적을 가진 법집행 역시 스나이퍼에겐 살인과 다름없는 충격을 주지 않을까. 대장의 암호에 맞춰 용의자를 사격한 그의 표정이 암울하다.


극중에 등장하는 전략대응팀(SRU, Strategic Response Unit)은 경찰 소속의 특수부대로 인질극, 자살소동, 폭탄 공격, 갱단의 다툼, 테러 등의 일을 대비해 특수훈련된 사람들이다. 실제 캐나다에는 이와 비슷한 업무를 담당한 위기관리팀(Emergency Task Force)이 존재한다고 한다. 소동의 당사자들과 협상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고 인질이나 시민의 신변 위협을 느낄 경우 당사자를 제거하기도 한다. 그들의 활동을 위해 범죄심리학자, 통역관을 비롯한 많은 사회자원이 준비되기는 하지만 편리에 기반한 과잉 살상을 막기 위해 그들의 대응은 많은 제약을 받기도 한다. 불필요한 살상이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해 조사팀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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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에피소드의 메인이 되는 대원은 스나이퍼팀이다. 첫 에피소드의 제목은 스나이퍼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암호이다. SRU엔 각각 계급과 위치가 정해져 있고 주로 맡는 임무가 정해지게 마련인데 용의자의 행동이 지나치게 과격하고 위험할때, 그래서 신속하게 용의자를 사살해야할 경우, 스나이퍼 팀의 역할이 중요하다. 협상팀의 적극적인 협상으로도 인질의 생명을 구할 수 없을 경우 최종적으로 스나이퍼 팀이 움직인다. 주인공은 용의자를 사살하는 자신의 직업에 약간의 불안을 가지게 된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죽이는 것이 그들의 할 일 전부가 아니다. 가족들 사이에서 행복하게 권리가 있는 그도 역시 평범한 사람이다. 원래 이 드라마의 최초 제목은 그 스나이퍼들의 고뇌를 강조해 Sniper였다고 한다.

그러나 두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협상전문가, 이 팀의 대장이 맡은 역할도 SRU팀의 중요한 임무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협상자에겐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정확한 사실 만으로 인질극을 벌이는 용의자를 제압할 것, 협상할 것같은 몇가지 원칙이 정해져 있지만 딸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용의자 앞에서 개인적인 경험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인질극을 벌이는 아버지를 무조건 죽인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총을 들고 병원에서 환자를 위협하는 용의자의 심정을 모르지 않기 떄문에 협상하는 사람은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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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할 일이 있을 땐 협상을 맡은 대장이 현장에 나가고 나머지 팀원이 상황실에서 전체 현장을 모니터링한다. 스나이퍼가 필요할 경우 가장 적절한 사격 지점을 찾아내고 통역을 비롯한 자문이 필요할 경우에도 그 인력을 호출해낸다. 기타 지원이 필요한 연락을 그들이 역할을 바꿔가며 해결해나가는 것. 이 SRU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역시나 서로 간의 신뢰와 협동이다. 종종 용의자를 빨리 저격할 것을 종용하는 신참은 이 팀의 부위기를 해치는 갈등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죽어간 사람들, 그들이 범죄자이건 평범한 사람들이건 간에 그들의 죽음은 SRU 팀의 마음 한켠을 무겁게 하는 그런 존재들일 뿐이다.

인상적인 배우들의 연기가 드라마를 꽤 많이 좌우하고 있는데 스나이퍼 팀의 팀장인 에드 레인(Ed Lane) 역을 맡은 Hugh Dillon은 그 복잡한 내면을 표정으로 연기해내고 있다. 협상대상자로 나서는 사연 많은 아버지, Gregory Parker 역의 Enrico Colantoni 역시 베테랑 연기자. 그들의 숨겨진 사연과 슬픈 용의자와 피해자 간의 이야기들이 제법 감동적인 그런 드라마이다. 경찰의 인명 구호는 국가라는 제도가 만들어낸 가장 위험하면서도 필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그들이 진정 할 일이 무엇일까? 긴박한 위기 상황에서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보호'와 '진압'의 차이를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드라마 속의 일이라고 치부한다면 할말이 없고.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여러 에피소드를 추천하고 싶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bs.com/primetime/flashpoint/



 


초보 팟캐스터, MP3 프리웨어로 쉽게 방송 업그레이드!

OTHERs 2008. 7. 16. 04:57


문자로 운영될 수 있는 블로그라면 목소리로도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신변잡기 내 블로그에서 실험적으로 하는 일 중엔 팟캐스팅이 있다.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다양한 형태의 음원을 아이팟으로 다운로드받는 팟캐스팅, 아이포드가 발달하지 않은 우리 나라에선 상대적으로 활발한 포맷이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팟캐스팅을 제작, 감상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팟캐스트란 단어가 낯설다면 반드시 다음 통합검색, 다음 신지식인이 잘 설명해줄 것이다. IPOD라는 기기가 유행시킨 다운로드받는 라디오 방송 팟캐스트. 아이디어 만 무궁무진하면 얼마든지 응용가능한 그 팟캐스트의 제작은 의외로 간단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최근에 포딕스라는 팟캐스팅 전문 사이트(http://www.podics.com/)에 녹음하며 알게 된 건 인기있는 알고 보면 국내 팝캐스터가 많다는 사실과 소리웹(http://www.soriweb.com/)같은 포드캐스트 만을 제공하는 사이트도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 TV팟이나 포딕스같은 곳을 살펴보면 어렵게만 여겨졌던 비디오 쟈키의 영역이 비디오 팟캐스터의 영역으로 변화되어 동영상으로 올리는 UCC 형태의 방송도 많다. 이번 촛불집회 역시 UCC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최근 음악 저작권 문제로 실시간 음악방송이 축소된 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컨셉의 팟캐스팅은 수요가 늘고 있다.


쉽게 만들 수 없으면 팟캐스트가 아니다. 전문적인 오디오나 캠코더가 아니더라도 UCC 영역이나 팟캐스팅에 도전하는 네티즌은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


비디오 / 오디오 팟캐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 포딕스. 사용자들이 제작한 컨텐츠를 감상할 수도 있고 직접 팟캐스팅을 제작할 수도 있다. 알송을 통해 제공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초반에 제작한 엉성하고 분노에 찬 방송(촛불문화제 관련 내용)까지 포함, 현재 총 15개의 팟캐스팅을 웹사이트로 전송했다. 포딕스에서 제공하는 녹음툴을 이용해 녹음하고 전송한 것인데 사운드카드의 설정 및 마이크 사용법이 능숙한 편에 속했음에도 녹음 때마다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얻곤 했다. 특히 포딕스에 제공하는 실시간 녹음 프로그램으로 녹음한 내용 편집에 상당한 불만을 느꼈고 예상 외의 상황으로 잡음이 유입되었을 경우엔 속수무책이었다. 녹음하면 할수록 기본적인 장비에 관한 지식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방송회수가 증가할수록 욕심이 커지기 때문이다.


팟캐스트를 녹음하면서 필요했던 기술/지식들은 첫번째, 사운드카드와 마이크의 특성을 이해하기, 두번째, MP3 음량을 키우는 기능, 세번째, MP3의 구간 편집과 자르기 기능, 네번째, MP3의 합치기 기능 및 편집 기능, 다섯번째, 녹음 기능 등이다. 고가의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팟캐스터의 의의에는 맞지 않는 일이다. UCC가 고가의 장비를 가진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렇게 유행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PC에 무리를 주지 않는 간단한 몇가지 프리웨어를 이용해 팟캐스트의 음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 검색 Go Go!



혹시 기본적인 마이크/사운드카드 조정법을 모른다면 '음악방송 하는 법'으로 검색하길 권장한다. 사웃캐스트를 비롯한 여러 유틸 사용법이 나오겠지만 마이크를 다루기 힘들면 팟캐스트는 곤란하다.


일단 첫번째 관련 기술/지식인 사운드카드와 마이크 문제는 주로 경험적인 문제이므로 스스로 윈도우 녹음기를 이용, 테스트해서 정보를 알아놓는게 좋다. 과거엔 저가형 사운드카드가 많아 배경음악을 깔았을 땐 마이크를 이용할 수 없는 사운드카드도 있었다. 음악방송이 유행했을 땐 이런 사운드카드 관련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많았지만 각 캐스터가 사이트를 구축하고 분리된 요즘엔 줄어드는 추세다. 헤드폰 마이크나 일반 저가형 마이크는 큰 차이가 없으므로 자신의 사운드카드 명칭과 마이크 부스트 이용가능 여부는 알아놓는게 좋다. 대부분 사운드카드 이름으로 검색하면 관련 정보가 검색된다. 내 사운드카드는 사블 오디지(SB Audigy LS)이다.



사운드카드 명칭과 음악방송같은 검색어를 사용하면 대부분 사용자들이 입력한 관련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마이크라는 검색어를 추가하면 방송에 적합한 사운드카드인지도 결론이 난다.


팟캐스트를 비롯한 녹음 프로그램을 이용해 음성과 음악을 동시에 녹음하면 보통 전체적인 음량이 작다. 위에서 나온 MP3 편집 기능을 이용해 음량을 올리거나 필요없는 음원을 제거한 후 업로드해야 한다. 위에서 필요한 모든 기능을 완벽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프리웨어는 흔치 않다. 혹은 영문으로 만들어져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설치 용량과 음질 유지등 여러가지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 mp3 쪽은 기능별로 각각 장점이 다른 소프트웨어도 많다. 그래서 목적에 따라 2-3가지 프로그램을 동시에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MP3 편집 프로그램은 다양하기 때문에 일단은 정보 수집을 위한 광범위 검색과 정보 확보가 중요하다.



'mp3 편집' 이란 검색어로 추천되는 프로그램들. 단편적인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이 더 많다. mp3를 편집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중 가장 가볍고 기능이 많은 프리웨어는 무엇?



mp3 태그 편집 프로그램이 많이 뜨는 가운데 프리웨어로 강력한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일단 녹음 기능이 있는 지 알 수 없어 다른 검색어 입력




역시 같은 프로그램이 검색된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모아보기로 결정. 과연 녹음, 음량조절, 편집 기능을 모두 갖춘 프리웨어일 것인가?


Wavepad 라는 프로그램이 가장 많이 추천되는 듯 하다. 과거 'GoldWave'라는 가볍고 편집이 쉬운, 프리웨어가 있었지만 영어 인터페이스에 wav 편집기란 선입견 탓에 이용이 저조했다(실제로 내 PC에서 작업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Wavepad(웨이브패드)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과연 이 프로그램은 내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일까. 프리웨어인데다 강력한 기능 때문에 대부분 강추하는 프로그램 웨이브패드. 영어 프로그램이지만 사용법이 쉽다는 평이라 매뉴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과연 2-3 종류 이상을 사용하던 mp3 편집기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권장사항이 펜티엄급 용량은 422.4kbyte. 굉장한 저용량 프로그램이나 편집/녹음까지 가능하다. 아래의 추천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두 가지 모두 가능하지 않은 것과 비교되는 점.


웨이브패드는 핸드폰 벨소리 편집 프로그램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메뉴에 있는 항목이 구별하기 쉽기 때문에 녹음/편집/재생이 아주 간단하다는 평. 시험삼아 녹음해보았다. 작게 녹음된 소리를 즉석에서 음량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고 있다. 거기다가 이렇게 다양한 파일 포맷으로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드물지 않았나 싶은 기분. 평소에 검색해서는 찾기 힘들었던, 편리한 프로그램이다. mp3 편집기는 대부분 고가의 고사양 편집 프로그램이라 이만한 기능을 예상해보지 못한 게 사실이다.  단편적인 녹음, 컷팅 등을 이용한게 고작.




한밤중에 녹음한 소리라 목소리가 작았는데 음량을 아주 간단하게 증폭해주는 파워풀한 기능. 이 정도 편집 기능이면 앞으로 팟캐스트 녹음에 이용하긴 충분히 무리가 없을 것같다. 특히 편집 기능은 종종 녹음되는 우리집 멍멍이의 간섭을 확실히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효과를 주는 방법도 있으니 앞으로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꽤 괜찮은 MP3 편집 툴이다. 블로그에 글쓰기 싫은 사람들은 앞으로 팟캐스트를 이용해 블로그 포스팅을 해보면 어떨까? 혹은 무료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비디오 팟캐스팅을 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앞으로도 능숙한 팟캐스팅을 하자면 DAUM의 도움이 있어야겠지.



좋은 카페글 검색 결과 VS 좋은 카페 홍보글 검색 결과

OTHERs 2008. 7. 14. 18:07


카페 검색을 주제로 파워리포트를 쓰기로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스페셜 검색'과 '카페 검색' 두 주제를 놓고 어떤 걸 골라야 할까 생각하며 시험삼아 검색해본 결과에 한숨을 쉬어야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뜸하지만 작년 한해 동안은 미국 드라마를 비롯한 드라마 관련 글들을 많이 썼었다. 두 개의 블로그로 나눠 한 블로그엔 드라마 관련 리뷰를 모아 올리고 메인 블로그엔 드라마 관련 종합 정보와 포스트를 올린다. 미드 관련으로 카페 검색을 해보면 블로그의 정보성 글이나 자막, 포스트를 무단으로 복사해간 카페를 종종 만나게 된다.

복사를 당한 사람은 나 뿐만 아니라 미드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여러 명인데 이런 복사 전문 카페는 신고해도 처리되지 않는다. 복사했다는 증거로 원글의 주인인 당사자가 저작권 침해 신고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건 둘째치고 복사를 당한 사람이 신고했단 사실을 노출해야하기 때문에 귀찮은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신고를 하지 않는 쪽이 조용한 블로그 운영에 좋다는 판단. 자막같은 경우는 저작권 문제로 아주 민감한 게시물임에도 불구(제작자가 곤란해질 수도 있는 문제)하고 무단으로 퍼갈 때 마다 기가 막히단 생각이 들 밖에. 이런 카페가 좋은 정보를 주는 카페에 속할까 속하지 않을까?



카페 검색 결과 중에도 비즈사이트 링크는 있다. 파악할 수 있는 이런 링크는 위험하지 않지만 카페 자체가 다른 사이트 유치, 이익을 목적으로 운영될 경우 사용자가 파악하기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카페의 많은 수는 영리적인 웹사이트와 연결된 곳도 종종 있다는 것. 혹은 회원수 증가를 목적으로 무관한 검색어를 전면에 내세운 카페들도 간혹 볼 수 있다. 복사된 블로그 포스트 문제 만이 아니라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는 많이 다른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비즈 사이트'는 포털사이트 내의 합법적인 검색결과이지만 영리 목적 카페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멀티미디어를 쉽게 제공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정보로 링크될 가능성도 높다는 말이다.

이번 파워리포트의 주제는 '네이버 카페검색보다 검색결과가 좋지 않은 키워드를 알려 주세요! '였다. 과연 검색결과가 좋다는 게 뭘까? 좋은 검색결과란 검색어로 검색했을 때 가장 정확하고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는 결과를 말할 것이다. 카페 검색을 이용할 때는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싶거나 정보 업데이트가 빠른 카페를 찾고 싶을 때가 대부분이라고 본다. '카페 검색'의 결과는 '정확한 정보를 주는 카페'와 '카페글' 정보를 보여줘야한다. 커뮤니티에서 관련 정보에 관한 토론이나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하고 그 주제로 커뮤니티 활동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점을 정확하게 검색할 수 없으면 좋은 카페 검색 결과라고 할 수 없다.

이번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검색해본 결과, '내가 원하는 주제의 검색어'들의 많은 카페 검색 결과는 '멀티미디어 검색' 결과에 집중되어 있고 정보 보다는 광고성 게시물을 게재하는 곳들이 많다. 회원수 확보를 위해 급조된 카페는 복사한 정보나 출처가 불명확한 정보를 게재할 확률도 높아진다. 카페가 부실하면 정보도 부실한 건 당연한 것. 과연 내가 원하는 주제로 네이버와 다음에 검색어를 집어넣었을 때 어떤 결과를 보여줄 것인가?  실험적으로 '미국 드라마'라는 주제로 카페 검색의 결과를 알아본다.


광범위 검색어로 '카페명' 검색 이용하기

'미국 드라마'라는 광범위 검색어로 카페 검색을 이용했을 때는 관련 카페/커뮤니티를 가장 먼저 추천하기 마련이다. 네이버와 다음 모두 추천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미드 관련 커뮤니티가 아닌 영어 학습 카페를 최우선으로 추천했다. 이건 '미국 드라마'라는 태그라던지 정보를 입력한 카페 중 가장 회원수가 많거나 활동을 잘하는 곳을 뽑은 까닭이 아닐까 싶다. 이럴 때 검색되는 '좋은 카페'는 미국 드라마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카페가 아닐까 싶은데 어째서인지 양쪽 모두 이런 결과가 나온다.




미국 드라마, 미국 드라마 자막, 애니 자막 같은 검색어들을 카페이름 검색으로 검색할 때는 당연히 관련 커뮤니티나 정보가 자주 업데이트되는 곳, 혹은 자료를 받기 쉬운 곳을 검색할 것이다. 그럴 땐 포괄적인 카페가 아니라 딱 맞는 카페가 추천되어야 정상이다. 그렇지만 첫 검색결과는 카페 초이스를 제외하고도 홍보성 카페나 기타 목적의 카페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아래의 검색 결과는 네이버에서는 모두 정확한 검색결과를 보여준 카페 검색이다.

'미드 자막', '최신 미국드라마', '미국드라마 커뮤니티', '미국드라마 영어공부' 같은 검색어도 이런 검색어에 속한다(네이버 검색결과는 정확하지만 다음은 그렇지 않다). 음악 관련으로 '힙합'이란 검색어도 다음 쪽은 성형수술쪽 카페가 제일 먼저 검색된다(음악이랑 가장 관련있다고 할 수 있나?). 힙합 전문 카페가 다음에 없는 것도 아닐텐데 희한한 카페명 검색이다.



이런 곳들은 검색결과와는 다르게 정확한 멀티미디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광고성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알고 있다.검색어와 무관한 곳도 많다. 카페가 발달한 다음에 이런 검색결과가 더 많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 주로 멀티미디어가 관련된 검색어의 카페명 검색은 부정확한 검색 결과가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짐작된다. 드라마 쪽이나 음악 관련, 연예 정보는 대부분 이렇지 않을까? 주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검색어를 '인기도'를 이용해 악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카페글'에서 검색결과가 좋지 않은 검색?

미드 관련 커뮤니티에선 최신 미드 자막, 혹은 방영 정보, 출연진에 관한 정보가 자주 검색되기 마련이다. 카페명 검색은 인기도나 다른 요소가 간섭해서 부정확하게 검색되지만 카페글 중엔 정확한 정보가 많기 마련. 유명 드라마 제목으로 얼마나 정확하게 검색되는지 네이버와 다음을 비교해 본다(검색어가 단편적이지만 일단 미션은 미션이므로). 다른 검색어도 많겠지만 오늘은 검색트렌드에 나오는 외국 드라마 제목으로 나오는 결과를 검색해본다. 어떤 미국 드라마에 관한 정보가 다음 카페글에 적게 올라오고 있을까?

어떤 드라마 정보가 다음에 더 모자랄까. 네이버와 비교하여 드라마 제목으로 검색했을 때 검색순위에 드라마 정보가 전혀 올라오지 않는 드라마, 혹은 관련 드라마 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검색어를 골라보려 한다(사실 그렇게 많을 것이라 짐작되진 않는다 - 검색어로 검색했을 때 관련 정보 보다 광고성 글이 먼저 뜨면 좋지 않은 검색결과인 거 아닐까). 아래의 이미지들은 상위 10 건 이내에 네이버 보다 좋지 않은 검색결과가 나온 검색어들이다.



'미국 드라마 관련' 검색어를 검색한 경우,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단어를 포함한(Joey같은 사람이름을 가진 드라마는 정확하게 검색되지 않는다) 몇 검색어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검색어 별로 결과가 찾아지긴 한다(광고든 무엇이든). 대신 카페글은 해당 검색어에 대한 자세한 정보 보다는 감상평같은 것들을 주로 포함하고 있고 동영상, 멀티미디어 관련 정보를 포함한 짧은 게시물, 훼이크 게시물들이 많다. 퍼온 게시물이 많다는 것도 특징적이다(주: 남의 정보를 복사한 카페가 일순위로 올라오는 현상은 여기서도 마찬가지이다. 복사 문제는 둘째 쳐도 정확한 정보도 아닌데 정확도 검색 1순위를 한다는 것도 재밌는 일).


다음 카페 검색결과 - 카페 초이스

추천된 카페가 미국 드라마 관련 정보를 전체 큰 메뉴 중 일부로 가지고 있고 회원수도 많은 활발한 카페인 건 사실이지만, 미국 드라마 전문 카페는 아니다. 이 '카페 초이스'의 추천 결과는 '다음 카페 초이스' 제도에 따른 결과(검색어를 구매한다)이다. 그 아래의 카페 검색 결과는 '정확도 검색'을 했을 경우 목적에 맞는 카페들을 다수 검색해낼 수 있다. 대부분 카페 검색 결과는 '인기도'가 최우선인 걸로 알고 있다.



카페초이스에 따 최상단에 추천되는 카페가 달라진다.
검색 목적에 맞는 최고의 카페가 검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정확도 검색'을 선택하면 카페명도 주제에 따라 정확한 검색을 할 수 있다.


이건 다음 카페 검색결과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카페의 천국이고 다양한 주제의 여러 카페가 무척 많다. 미국 드라마 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카페가 하나쯤 없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제 1순위로 영어 관련 커뮤니티가 추천된다는 건 '좋은 검색 결과'는 아닌데다 목적에 맞는 검색 결과가 될 확률도 낮을 것으로 본다. 특히나 비즈사이트링크처럼 검색어 구매가 관련되었을 경우 그 점을 크게 명시할 필요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


카페 검색결과가 좋지 않은 건 홍보 성격 탓이다

검색트렌드의 검색어 차트 내의 검색어들은 대부분 네이버 다음 공통으로 모두 수없이 검색된다. 전혀 관계없는 게시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기도 하고 검색결과를 클릭하는 사람들을 유도하기 위해 수없이 복사된 게시물을 발견할 수도 있다. '검색어'에 맞춰 개설된 카페도 종종 있고, 같은 주제의 포스트나 게시물이 수십번 복사된 현상도 발견할 수 있다. 검색어로 검색된다는 건 카페의 인기를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 다음 메인에 게시된 블로그 포스트, 신문기사, 검색어는 다음 카페에 제일 먼저 복사되어 게시된다.


검색트렌드 순위에 올라온 검색어들은 대부분 카페글에서 중복 검색가능하다
게시물의 형태를 약간 변형하긴 했어도 동일한 사진도 자주 올라온다.


검색어로 올라온 내용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카페에서도 중복 검색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카페글 검색을 자주 지켜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 현상은 누군가 그 게시물을 고정적으로 읽기 때문이 아니라 검색어로 찾은 사람들이 그 카페를 방문하게 하기 위해 주로 '복사'된다는 사실을. 실시간 검색어에 따라 게시물을 계속 추가하는 카페도 사실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다음은 '정확도' 옵션을 이용해 이 복사게시물의 순위를 떨어뜨리기는 하지만 카페 홍보를 위해 이용되는 검색어들을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인기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친목 게시판에 올라오는 게시물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는 까닭이겠지만, 네이버 쪽엔 그런 게시물이 적다는 건 생각해볼 문제 아닌가 싶다(카페 자체가 홍보성이거나 타 사이트 가입 유도일 경우 폐쇄 조치되는 걸로 알고 있다). 수없이 많은 게시물을 올리며 일순위로 올라오는 카페가 '카페 검색' 목적에 맞는 카페일 가능성이 높을까 낮을까? 속단할 수 없는 건 검색 결과에 여러 케이스가 있는 까닭이지만(아예 화제 검색어 만 모으는 종류의 카페도 있으니) 대부분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검색트렌드에 올라온 검색어 관련 게시물은 카페 검색에서 반드시 검색된다는 법칙

(가끔은 검색어만 차용한 엉터리 정보도 카페 검색엔 결과가 올라온다 - 정보의 질 저하 현상)


다음은 카페의 천국이다. 카페의 수도 많고 카페의 개설 주제도 친목 성격도 가장 다양한 곳 아닐까 싶다. 그런 카페의 검색결과가 모두 '정보'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검색되어 나타날 땐 최소한 검색어에 맞는 검색결과를 보여줄 정도는 되야 한다. 카페 주제가 아니라면 카페글이라도 말이다. 일단 주제별 검색에 대해선 '가장 정확한 카페'를 골라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드라마 관련 커뮤니티를 일순위로 찾아내지 못했다. 두번째, 다른 검색엔진과 비교해 '드라마 요약 정보' 역시 완전히 검색하지 못 했다.

카페 검색은 방향이 크게 둘이다. 검색어에 맞는 카페 선택, 검색어에 맞는 카페 게시물 검색. 검색어에 맞는 카페는 카페의 활동성 회원수 이외에 다른 정보를 일순위로 올려야할 듯하고 검색어에 맞는 카페게시물 검색은 다른 검색 결과처럼 좀 더 정확성을 기해야할 것같다. 홍보성 카페의 순위를 좀 낮게 할 필요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순수하게 자신들이 작성한, 여러 회원에 의해 제작된 오리지널 정보를 가진 카페의 순위를 대거 높이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글작성 비율이 특정 회원에게 몰린 카페는 되도록 검색 결과에서 제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혹은 카페별로 동일한 내용의 포스트는 제외하는 옵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검색어 별로 카페를 검색하는 목적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큰 범위의 검색어들은 주로 정보 업데이트가 활발한 성격의 카페를 검색하고 싶은 것이다.

대부분 카페글 검색을 통해 해당 검색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만, '카페'라는 카테고리를 선택할 때는 그분야가 업데이트되는 카페를 선택하고 싶기도 하다는 것이다.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을 선택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카페글자체에 대한 신뢰를 얻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멀티미디어가 운용될 수 있는 정보 쪽은 카페명이나 카페글이나 모두 '광고성'정보가 훨씬 더 많이 채우고 있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드라마'라는 검색어를 치는 사람이 영어 공부를 하고 싶거나 복사물로 도배된 광고성 카페를 찾기 보다는 미드 정보를 실시간으로 올리는 회원이 많은 카페를 찾을 확률이 높다(혹은 신간 미드를 감상 하거나). 광범위한 검색어, 예를 들어 '미국드라마', '미국드라마 자막', '애니 자막' 같은 검색어의 경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목적이 가장 크거나 관련 자료를 다운받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런 목적을 악용해 홍보성 게시물, 카페명을 많이 활용한다. 카페 검색의 목적을 '정보'나 '신지식'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카페의 홍보 성격을 제일 먼저 배제해야하는 것 아닐까? 난무하는 복사된 정보를 추천하고 싶은 정보로 여기진 않을테니까.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심포항과 망해사를 찾아서

OTHERs 2008. 7. 14. 11:33


수년전에 전라도 쪽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발길닫는 대로 기차를 타고 고속버스를 타고, 마을버스를 타고 혹은 현지에 사시는 분에게 '어느 곳의 풍경이 아름다울까요'라며 물어가며 찾아간 전라도의 풍경들. 거의 한달 동안 북쪽부터 차근차근 밟아 여수 남쪽 바다에 이를 때까지 여행을 계속했었다. 중간에 비도 내리고, 무더위 때문에 탈진을 하기도 했었고, 생각 보다 유명한 곳은 그리 많이 밟아보지 못 했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여행. 발닿는대로 다니다 보니 제법 많은 곳을 다닐 수 있었다.

가장 기억나는 서해안의 갯벌이 하나 있다. 오후 4시쯤 도착해 묵을 곳을 정하고 여기 저기 산책을 다니게 된 그 바닷가는 가슴이 시리도록 노을이 아름다웠다. 지금처럼 디카를 들고 다니던 시절도 아니었고 무작정 다닌 여행이라 기록도 남기지 못 했지만 그 말로 표현하기 힘든 노을과 갯벌은 종종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여름 여행은 그곳에 잠시 들렀으면 하는데 김제까지는 기억나지만 갯벌이 있던 항구 이름은..기억나지 않는다. 처음에 그곳을 어떻게 찾아갔더라. 아마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바다'라는 추천을 받았던 것 같다. 온라인에서 그곳에 관한 추억과 교통정보를 검색해보면 어떨까.


가물가물한 기억을 살려준 검색결과 - 정말 검색어를 잘 선택한 것 같다.
김제의 항구와 바다 정보를 가진 검색결과가 많이 나왔다.


내가 다녀왔던 바다는 김제의 작은 항구, 심포항이고 그 옆에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절은 망해사라는 작은 절이었다(작년까지는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군부대가 옆에 있던 아담한 절인데 그리고 갯벌 외에는 노을 밖에 보이지 않던 항구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모양이다. 오늘 검색할 지역 정보는 노을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은 항구 심포항 그리고 망해사이다.

망해사(望海寺)라는 절은 말 그대로 바다를 바라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또다른 이름은 망월사(望月寺)라고 한다. 달을 바라보는 절이란 뜻이다. 앉을 곳 하나 없는 그 절에서 나를 맞은 건 꽤 나이를 먹었음직한 작은 개 한마리였는데 바닥에 깔린 자갈을 밟으며 뛰는 그 강아지가 수도하는 스님 만큼이나 철들어 보였던 건 스스로 가진 편견이었겠지 싶다. 이런 내 느낌은 거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슷했던 모양이다. 망해사를 다녀온 느낌을 적은 블로그 포스트와 카페글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낙조, 일몰, 노을이 아름답다는 평은 빠지지 않는다.


이글루스 : 낙조를 찾아서 - 가장 아름다운 서해 낙조를 볼 수 있는 김제 望海寺
http://unwrite.egloos.com/854857



다음 신지식 - 겨울바다로 떠나는 여행 - 여행지 추천



오마이뉴스 : 떠나고싶다 · 김제 망해사와 심포항
http://blog.ohmynews.com/hula/15043


신라 문무왕 때 부설스님이 처음 이 절을 지었지만 그 절은 땅이 무너져 바다로 가라앉았고, 지금의 망해사는 선조 22년에 새로 지어졌다는 역사적인 정보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고, 서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바라볼 수 있는 항구로 유명하지만, 지금은 서해안 간척사업 때문에 항구 기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말. 아무 생각없이 찾아가 바다를 바라보며 묵었던 모텔 이름도 함께 기재가 되어 있었다. 어쩐지 서글픈 느낌을 주던 여름 낙조가 올해도 아름다울 것 같아 이미지도 함께 검색해본다. 난 몰랐는데 김제 심포항은 백합의 산지로 유명하다고 한다.그땐 몰랐던, 낙조를 보려면 소주 한병 비워야하는 바다라는 말이 이제 이해가 간다.


심포항의 일몰 -  김제 백석초등학교40회 에서 보여준 이미지
심포항은 간척사업으로 곧 사라질 운명이라고 한다. 이곳의 일몰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예전에 찾아갈 땐 김제 이곳 저곳을 돌다 우연히 들렀기에 김제역에서 내려 김제를 시내버스로 돌아다니다 도착했다. 김제 터미널 어딘가에서 버스를 탔었는데, 버스시간이 제법 차이가 있었고(한 시간 이상의 텀이 있었던 듯) 서울이나 대전같은 대도시에서 직접 찾아오려면 지역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제역에서 이동하는 방법은 위의 게시물에도 잘 나타나 있으나(김제의 유명 관광지는 벽골제) 전체적인 정보는 다음 지역정보에서 교통, 지도, 맛집을 검색해보도록 한다. 일단 주 거주지인 대전에서 빠른길찾기를 이용하면 지도 검색을 이용할 수 있다. 출발지는 대전으로 도착지는 심포항으로. 전체 경로를 한눈에 검색했으면 세부 경로를 이용하면 시내버스 노선도 검색할 수 있다(물론 시골길의 정보는 보여주지 않겠지만).


다음 지역정보, 다음 지도, 다음 교통 등으로 찾아들어가 지역명을 입력한다.
출발지, 도착지 정보를 입력하면 도착하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다음 지도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해 '빠른길 찾기' 클릭



가는 경로를 보여주기 때문에 쉽게 지도 검색이 된다.
지도보기 : 대전광역시 → 심포항 자동차로 가는길 보기

심포항의 행정구역은 전북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이다. 그곳에 지역정보를 좀더 구체적으로 검색해보면 여행하기 전에 편리할 것이다. 심포항 부근에서 검색되는 음식점은 하나인데 관광철이 아닌 이상 대대적으로 성업을 하지 않을 것이므로 미리 전화해보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낙조를 보고 망해사까지 걸어온 후 주변을 탐색하고 싶다거나 숙박을 원할 때는 숙박지 정보도 함께 검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음은 아직까지 심포항의 숙박지는 검색되지 않으므로 김제 부근의 지도를 살펴 업소정보를 보는 것이 좋다. 일단 지도에서 '김제 모텔'을 검색하고 그 주변 업소를 살펴보면 한 두건의 업소 정보가 검색된다. 심포항 부근 숙박지 정보는 위의 다른 게시물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심포항 주변의 숙박지 정보


망해사의 풍경은 단순하지만 낙조와 어울린 풍경은 꽤 남다른 감동을 준다. 사실 볼 것이 없다는 평을 하는 분이 더 많고 심심한 곳이라는 평을 하는 분들도 많지만, 낙조 하나 만은 끝내주는 곳이란 평들을 한다. 지금도 망해사 부근에 군부대 시설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간척 사업 이후 해안선이 변경되었으므로 군부대가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 그 단촐한 절 부근에 평야가 펼쳐지고 심포항 주변에 아주 작은 마을이 있다. 이 작은 망해사는 어떤 문화재일까. 미션에서 시킨대로 다음 검색창에 '문화재'라고 입력하고 망해사 정보 검색. 초기 화면이 지역별 검색이기 때문에 지도에서 '전북 김제시'로 찾아들어가  망해사를 직접 찾아내야 한다. 망해사에 대한 문화재 정보는 링크와 같다.


문화재청에 등록된 망해사악서전 - 문화재자료 제128호(김제시)로서
전북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 1004에 위치하고 있다.


망해사는 만경에서 서쪽으로 12.3km 지점의 만경강 기슭의 바위밑에 위치하고 있는데, 신라 경덕왕(742∼764)때 통장대사(通藏大師)가 창건하였다고 전하나, 고로(古老)에 의하면 통장대사가 세운 절은 땅이 무너져 바다에 잠겨 버리고, 현재의 것은 조선 인조(1623∼1649)때 진묵대사(震默大師)가 지은 것이라고 한다. 그후 묘화(妙花), 심월(心月) 두 대사가 수도했으며, 1933년과 1977년에 각각 중수하였다. 낙서전의 외형은 팔작지붕의 ㄱ자형 건물로서 앞으로 나온 한칸은 마루가 놓여 있고, 그 위에 근래에 만든 종이 걸려 있다. 건물의 오른쪽에는 방과 부엌이 있어서 원래 이 낙서전이 법당 겸 요사로 사용되었음을 짐작케 한다. 기단(基壇)은 본래 자연석 기단이나 최근에 보수하였고, 초석도 자연석, 각형, 원형이 혼용되었다. 축부(軸部)의 기둥은 부정형 자연목을 깍아 세웠으며, 퇴색한 단청과 함께 산만해 보인다. 더욱이 마루 및 벽체 일부분이 보수되면서 건물의 본래 모습에 대한 고려가 없었음이 엿보인다. 공포는 익공계 양식으로 초익공은 쇠서와 연봉(蓮峯), 이익공은 새의 부리모양의 장식으로 처리하였지만 그 표현이 절박하며, 창방(昌枋)과 주심도리는 별다른 장식없이 기둥사이에 각각 1개씩 둥근 화반(花盤)대공과 접시소로로 결구(結構)하였다.
(출처 : 다음 검색 -  문화재청 홈페이지)




새만금 간척사업의 결과로 심포항은 사라지게 될 것이란 예상이 있는 만큼 개발 부분이나 심포항의 변화 부문은 다녀온 사람들에게도 궁금한 뉴스이다. 만약 조금 늦게 심포항을 방문하시고 싶은 분들이라면 관련 뉴스를 검색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김제갯벌체험'을 비롯한 주변 행사도 검색된다. 백합이 잡히는 심포항의 노을, 일몰은 영원히 볼 수 있을까? 늦기 전에 한번 더 다녀왔으면, 그런 바람이 드는 여행지이다. 이것저것 다 잊어버리고 몇일 쯤 마을 주민인 것처럼 지내고 오고 싶을 조용한, 그런 마을이기도 하고.

DAUM 검색트렌드, 차별화된 검색의 유행을 창조하기

OTHERs 2008. 7. 9. 22:34


유행 만큼 재미있는 속성을 지닌 것도 드물다. 남다른 개성을 지니길 원하는 많은 사람들은 독특하길 원하는 만큼 유행하는 것들을 잘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도 동시에 갖고 있다. 검색의 유행, 인기 검색어 서비스인 '검색트렌드'라는 단어는 어쩌면 나같이 알고 싶은 건 밤을 새워서라도 찾아내는 '검색 족속'에겐 무의미한 서비스 인지 모른다. 이미 꽤 오래전부터 '검색 사냥'이란 이름으로 지구 저편에 있는 FTP 자료까지 찾아내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그런 나도 검색의 개성이 다양한 사람들도 어떤 검색어가 유행하는 지는 궁금하다. IT 분야 종사자가 아니라도 네티즌들 사이에 유행하는 내용은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서도, 일상생활을 위해서도 조금쯤 알아두어야할 상식이자 정보이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선입견이나 소문에 휘둘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검색 폭탄으로 조작된 정보가 아닌지 확인하는데도 검색트렌드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그렇지만 객관적인 유행정보로 맹신하기엔 몇가지 문제점도 있는게 다음 트렌드 아닐까 한다. 이거 정말 쓸만한 트렌드 검색일까? 실험사례를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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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트렌드의 주소는
http://trend.search.daum.net/SearchTrend/index.html 입니다. 어제는 매우 슬픈 검색어가 1위로 올라와 있더군요. 한때 저와 닉네임이 같았던 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검색트렌드의 춤추는 실시간 검색어 GO GO!!       
검색트렌드 홈은 실시간으로 인기 검색어를 전시해주고 있다. 롤링페이퍼처럼 천천히 돌아가는 그 검색어들을 보며 인기있는 검색 내용이 무엇인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평소에 잘 하지 않는 동영상 제작으로 검색트렌드에 대한 실험 레포트를 써볼까 작정했었지만 시스템 사양이 달리는데다 편집하자면 체력이 달려 포기. 다만, 검색 트렌드에서 눌러본 저 검색어 반응은 꽤 파워풀하고 액티브한 느낌이 들어 동영상으로 만들어봤다. 깔린 배경음, 스타크래프트 베토벤 바이러스 만큼이나 확실하게 화면을 채우는 검색어들. 지역별, 연령별, 성별로 선호하는 검색어를 살펴볼 수도 있는 이 화면은 아래 동영상같이 춤추는 느낌을 준다(7월 7일에 캡처된 화면이다).


7월 7일 저녁 검색트렌드 화면으로 만들어진 베토벤 스타크래프트 바이러스
급하고 산만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이 정도 검색어 습득 속도 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으리라.
(저 검색어 순위 마우스로 스크롤된다는 거 알고 있었나요?)

비교적 큰 단위로 주제 분야를 나눠가며 제공하는 이 검색트렌드는 동영상에서 보다시피 실시간 이슈, 실시간 국내 드라마, 실시간 영화 종합, 실시간 도서, 실시간 국내 여행지, 실시간 ~하는 법 등으로 이슈를 나눠 순위를 제공하고 있다. 이 주제별 순위는 매일 그 주제가 바꿔지는 것인지 분명치 않으나 '실시간 이슈'라는 주제 만은 네이버와 거의 공통적인 방향으로 볼 수 있다. 확실히 네티즌이 어떤 이슈나 유행을 따라 검색어를 옮겨가는 지는 중요한 문제이다. '남들이 쫓아가는 유행'이 과연 무엇일까? 그게 바로 정보고 상식이니까.


▶ 나열된 정보는 그냥 정보지만 분석된 정보는 더 귀한 상식이다    
검색트렌드의 장점은 역시나 분석적인 정보들이다. 성별, 지역별, 검색추이별로 제공되는 분석 정보들은 검색 트렌드의 정보에 꽤 객관성을 더하고 있다. 최근 게임을 하고 있는, 임요환이란 프로게이머 정보를 찾았다. 역시 서울 지역과 경기 지역에서 이 정보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이 많았고, 10대 보다는 20대가 이 정보를 더 많이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은 남자 보다는 여자가 약간 더 많은 검색율을 보인 모양이다. 아직 이 게이머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내 또래의 검색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도 안심. 충분히 인기가 있다고 생각해도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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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터넷 쇼핑은 여성이 훨씬 더 많이 즐길 것이란 편견이 있지만, 'G마켓'이란 쇼핑 사이트엔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 많은 물건을 팔고 있다. 그래서 그 쇼핑 사이트를 검색하는 사람들은 남녀가 의외로 고른 편이다. 전 연령층을 통틀어 20대의 검색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보아 그 사이트의 주 소비층이 20대란 점을 알 수 있다. 이 쇼핑사이트는 역시나 타겟 연령층이 젊은 남녀였나 보다. 검색어 옆의 트렌드를 누르면 각 검색어 별로 그래프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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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분석 정보는 그리 큰 의미가 없는 편인데 대부분의 이용자가 서울, 경기지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인기 검색어 = 전국의 인기검색어인 셈. 그리고 현재의 분석정보대로라면 대개의 정보 역시 남녀 구분이 그리 큰 의미는 없다. 주제 분야에 따라 유용한 정보인지 갈릴 수 있는 내용이다. 특정 아이템에 대한 정확한 분석 정보로 사용하긴 껴려지는 부분.


▶ 주제 검색어의 검색 추이와 정보를 원할 땐 트렌드 검색       
이 검색트렌드는 순위에 있는 내용 만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검색쇼에서 그랬듯 많은 단어로 검색 트렌드 아래의 검색창 또는 다음 검색창에서 'XXX 트렌드차트'를 검색하면 특정 검색어에 대한 검색 트렌드 정보와 트렌드 차트를 찾아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검색추이, 성별, 연령, 지역에 대한 그래프를 볼 수 있고 어떤 기사와 화제로 인기 검색어가 되었는지까지 살펴볼 수 있다. 말하자면, 이런 검색 트렌드는 연예인이라던지 특정 시사적인 주제에 어떤 연령층이 관심을 보였는지 단편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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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이란 프로게이머는 주로 20대 서울지역 남성이 많이 검색했고 최근 이윤열과의 매치업 성사로 검색 대상이 되었던 걸로 나타났다. 시사적인 정보나 검색어는 유용하지만 '여학생', '실험' 같은 광범위한 검색어 경우 트렌드 차트의 결과가 큰 의의를 지닌다고 볼 수 없다. 실제로 한번 엉뚱한 단어로 트렌드 차트 검색을 실시해보기 바란다. 이런 검색의 경우엔 검색트렌드의 분석 서비스는 무의미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물론 인기가 전혀 없는 아예 엉뚱한 검색 트렌드는 검색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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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 트렌드차트가 제공되는 '다음 트렌드 검색'의 주요 분야. 국내 드라마를 비롯한 많은 분야는 정확하고 많은 분석 정보가 올라온다.


실제 다음 검색트렌드 홈에서 제공하는 몇가지 주요 검색어 분야, 즉 인물, 방송프로그램, 쇼핑, 도서, 영화, 생활 부분의 검색트렌드 차트는 제법 볼만한 검색 동향과 정보를 그래프와 순위표로 제공하고 있다. 이슈가 되는 주제의 정보가 어떤 경위로 인기 검색어가 됐는지 알아보고 싶다면 제일 먼저 추천하고 싶은 서비스이다. 이런 정보는 검색어의 경향성을 손쉽게 파악하는데는 효율적이다. 특히 10대 특정 팬클럽 여학생이 많이 검색하는 내용의 정보가 어떤 것인지는 금방 알 수 있으므로 피해가는데도 도움이 된다(이건 그냥 그렇다고~).


▶ 검색트렌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검색트렌드 파워리포트 마지막 부분을 완성하다 재밌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트렌드발견 부분에 검색쇼 검색어로 올라온 '@검색changeup프로젝트실험단오프모임'이란 검색쇼 말이다. 이 트렌드발견 부분에 당당히 8위로 링크되어 있었다. 사용자가 만드는 검색어 순위랄 수도 있는 이 부분은 나름 이벤트 속성을 지닌, 괜찮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일부러 만들어진(?) 검색어가 아니면 일반인이 무슨 수로 검색어 순위에 올라볼 기회를 가지겠는가? 다른 순위에 올라온 사람들 이름 만큼이나 평범한 사용자들이 만드는 소박한 유행어들이 꽤 보기 좋다. Change-up 카페 오프 모임엔 20대 남성이 아무래도 많이 참여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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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트렌드발견 부분인 '~하는 법' 내지는 '~요리법' 같은 유용한 검색어들도 모아져 있으니 간단하게 정보를 얻고 싶을 때 편리한 기능으로 보인다. 물론 다양하다기 보단 대중적인 주제들이 아직인 대세이겠지만 점점 더 검색어별 DB가 확장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치 및 경제 분야같은 특정 뉴스에 관한 편집은 곤란하지만 '정보' 영역의 검색결과는 약간의 편집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본다. TOEIC같은 시험에 관한 총괄 정보는 다듬어진 쪽이 이용자들에게 편리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성별, 지역별, 세대별로 검색어에 관한 결과를 보여주는 검색트렌드는 어떤 방법으로 검색자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일까 '검색트렌드 도움말'에서 관련 정보를 일부 수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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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에 관한 검색엔진들의 이슈는 꾸준히 화제가 되어 왔다. '자연어 검색'이 가능한 검색엔진을 개발한다는 말도 있었고, 사용자 중심의 검색엔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주장도 있었고, 검색 결과에 전혀 손대지 않은 광범위한 검색엔진에 대한 선호도도 있었다. '검색 결과의 편집'은 어느 검색 엔진에서도 상당히 신경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트렌드차트는 그 다소 '주관적인' 다음 검색엔진의 특징에 약간에 객관성을 보탠 검색어 순위처럼 보이지만 그 근거로 제공하는 수집방법은 다소 설명이 간소한 느낌이 있다.


트렌드차트의 사용범위는 나날이 확장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는데 과연 객관적인 성격을 조금 더 강화할 수 있는 노력, 편집권이 남용되지 않았음을 보여줄 수 있는 확고한 방안은 없는 것일까(특히 행정기관 및 사법기관의 요청에 의해 검색어가 삭제된다는 항목은 최근 이슈로 보아 민감한 부분이다). 몇일 간 지켜보니 검색트렌드에서도 특정 팬클럽이나 상업적인 유저의 활약은 완전히 막을 수가 없었다. 검색어 자체가 '부정확한 트렌드'이기 때문일까 또는 과연 보완이 필요한 문제일까란 점은 제쳐두고라도 검색트렌드의 집계방법은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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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후 많은 이용자가 생긴 다음 검색트렌드 서비스. 이 서비스의 통계를 활용하는 블로그를 종종 검색할 수 있다. 조금은 막연하지만,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 역시 보완되어야하지 않을까?


다음은 메일 이용자가 많은 포털 서비스이기 때문에 대부분 로그인 상태에서 웹브라우저를 이용하고 빛자루 툴바를 사용한다고 한다. 메일을 확인하자면 반드시 로긴을 해야하는 까닭일 것이다. 이 검색어의 집계와 통계 분석은 대부분 빛자루 툴바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알고 있다(그렇게 들었다). 메일 유저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얻어질 수 있는 잇점이랄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다수 이용자의 부정 검색어 순위 높이기가 가능한 것도 맹점이라면 맹점이라고 본다. 빛자루 툴바 이외에도 순수 검색의 통계나 시범 집단(모니터요원)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검색 자체의 무작위성에 '객관성'을 보태고 싶다면 그 정도의 노력은 조금쯤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생각1.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는 신생 서비스의 경쟁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 결과를 두고 우열을 가릴 수는 있겠지만, 개발 중인서비스를 두고 '기존 서비스는 이랬다'라고 권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난 다음의 '검색트렌드'를 네이버의 '인기 검색어'서비스와는 다른 것으로 파악하고 싶다. 앞으로도 되도록이면 네이버와의 비교 화면은 넣지 않으려 한다.)

(생각2. 검색트렌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선정된 검색트렌드와 무관한 검색정보의 일부 노출도 필요하다고 본다. 유해어 차단 종류는 어쩔 수 없다고 치고 의도하지 않은 방식이라 치더라도 결과적으로 소수에 의한 검색어 선정은 '검색 주제' 편집 문제가 될 수도 있다.)


Starcraft Beethoven Virus, 그리고 클래식 음악과 팝

OTHERs 2008. 7. 9. 12:00


3D버전 스타크래프트는 대체 언제쯤 발매가 되는 걸까? 작년, 블리자드의 2007년 한국쇼를 보며 테란의 한국말(아마도 성우 시영준님의 목소리였던 걸로 기억하는 '올 것이 왔군'이란 대사)에 열광했다. 2008년 12월 3일엔 공식 발매가 가능할 것이라는데 지금 사양의 PC로는 스타2로 배틀넷에 접속할 수 없을테니 노는데는 지장없는 현재의 PC를 게임을 위한 고사양 PC로 업그레이드 해야할 것도 같고.

시즈탱크의 무식한 쾅쾅 소리나 질럿의 겁없는 찌르기, 저글링 떼의 귀여운 뜀박질을 더이상 상상할 수는 없겠지만 난 아직 스타크래프트가 좋다. 스타크래프트의 발매소식, 그리고 그리운 프로게이머의 귀환소식을 들으니 몇년전 인터넷에 유행했던 Starcraft Beethoven Virus가 생각난다. 편집된 버전으로 돌아다니던 이 음악은 스타크래프트 보다 나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간만에 삼 종족이 하모니를 넣는 그 음악을 들어볼까. 스타크래프트로 편집된 버전은 생각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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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body call for an exterminator?'와 들려오는 'Nuclear Launch Decteced'라는 고스트의 목소리는 역시 이 음악과 딱 어울린다. 검색결과로 찾은 톰과 제리 버전 '베토벤 바이러스'


▶ 이 편집곡의 앨범 원곡은 'Beethoven Virus' 클래식 음악은 베토벤의 '비창'  
이 신나는 곡은 원래 스타크래프트를 위해 만들어진 건 아니다. 베토벤의 클래식 음악을 전자음악으로 편집했고 그걸 어느 연주자가 연주한 거다. '베토벤 바이러스'란 검색어를 쓰면 이 원곡에 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동명의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때문에 잘 검색이 되지 않는다. 덕분에 'Beethoven Virus'란 검색어로 이 원곡에 관한 정보를 추천하길 권한다. 상당한 파워를 가진 뮤지션이 검색될 것이다.

이 천재적인 연주자의 음악은 세계적인 화제였고 이 연주를 편집한 음악이 펌프의 음악으로도 쓰이고 있다고 한다. 최근엔 한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꽤 신나게 뛸 수 있는 곡일 것같다. 연주자와 편곡자, 사연에 관한 정보를 알고 싶으면 Beethoven Virus와 함께 '편곡자'이나 '원곡'이란 정보를 함께 넣어보길 바란다. 편곡자의 이름도 함께 검색이 된다(인연이 된다면 음악도 직접 들어보시길 - 조금 오버하면 헤드뱅잉 해도 될 정도로 전자음이 꽤 신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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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바이얼리니스트 디아나 본체바(Diana Boncheva)의 연주로 여러 편집된 버전도 있다는 정보가 검색된다. 그녀의 앨범 전체곡 리스트도 함께 검색이 되고 있다. 편집된 곡보다 원곡이 더 웅장하고 비장하다.


▶ 다른 클래식이 가미된 팝은 없을까?        
전자 바이얼리니스트 디아나나 바네사 메이, 유진박 음반의 장점은 귀에 익은 클래식을 쉽게 대중에게 들려준다는 점일 것이다. 디아나의 음반이나 바네사의 음반은 클래식을 꺼리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권할 수 있다. 귀에 편안한 음악, 듣기 좋은 음악 위주로 듣다 보니 여름엔 신나는 음악이, 겨울엔 발라드가 인기있는 것 아닐까. 클래식 장르의 음악 만을 하루 종일 듣기엔 무리가 있을 지 몰라도 팝 취향으로 편곡한 클래식은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아이템. 디아나의 음악 외에 추천받을 곡들은 없을까?

다음검색에서는 '클래식이 이용된 팝'이라던지 '클래식이 들어간 팝'같은 검색어는 유용하지 않다. 오히려 '클래식과 팝'같은 대중적인 검색어가 이럴 때는 낫다. 그 검색과정에서 '세미 클래식', '팝클래식', '클래식팝', '크로스오버' 같은 검색어를 건질 수 있다. '크로스오버'란 검색어는 대신 전반적인 문화 현상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기 때문이 '뮤직'이란 검색어를 더해주는게 좋다. 클래식이란 단어의 뜻도 광범위하고 검색어별로 뜻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 점은 감안해서 검색어를 조정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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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daum.net/mysaxophone 카페에서 찾은 팝클래식의 정의.
이런 식으로 잘 알려진 팝 속의 클래식들은 아주 많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듣기 편하게 만들어준 애니 허슬램(Annie Haslam)의 'Still Life'는 소중한 팝클래식 중 한 곡이다. 잘 알려진 사라 브라이트만 이외에도, Lara Fabian의 Adagio, 조쉬 그로반의 목소리 역시 아름다운 팝페라로 사람들의 감성을 휘어잡고 있다. 유명 오페라를 편곡한 델라 리즈의 팝클래식 역시 이번 검색 결과로 찾아낸 멋진 팝클래식 중 한편이다. 클래식 음악과의 크로스오버 뮤직이라고 단순히 설명하기엔 너무나 친숙하고 가까운 팝음악들. 이 팝클래식 정보들의 단점이라면 많은 정보가 카페 검색 정보인 까닭에 검색결과로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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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컴퓨터 연구회 카페에서 찾은 델라 리즈에 관한 정보. 'The Classic Della'라는 앨범을 통해 많은 팝클래식을 발표한 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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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결과로 찾아진 애니 허슬램의 앨범 리스트. 전곡이 팝클래식으로 채워진 애니 허슬램에 관한 정보는 개인 블로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많은 클래식 명곡이 그녀의 앨범에서 팝 분위기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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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아름다웠던 Lara Fabian의 아다지오를 담았던 카페에서 얻은 노래 정보. 여름밤을 가득 채워줄 아다지오와 그녀의 목소리를 이 카페에서 들을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비밀이다. 카페 검색결과 중에서  다섯번째 페이지에서 그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검색결과로 안 찾아가면 가입하기 전엔 듣기 힘들 걸요~)

댄스음악을 듣고 더운 여름을 이겨낸다고들 생각하지만 차분한 클래식, 혹은 편안한 팝클래식이나 크로스오버 뮤직으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들도 있다.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팝클래식 정보를 검색해 더운 여름을 차분하게 지내보는 건 어떨까? 덕분에 디아나의 앨범 이외에도 간만에 애니 허슬램이나 로라 파비안의 앨범을 구해야할 것같다. 멋진 음악과 함께 이번 검색 실험 끝!

( 생각1. 멀티미디어 링크가 된다는 건 광고할 문제일까 아닐까? 검색 결과의 멀티미디어를 링크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일단 참아보는 알아서 자제해 보는 검색실험인)



외출없이 집에서 혼자 딸 수 있는 자격증 있다 없다?

OTHERs 2008. 7. 8. 23:49


안 그래도 좋지 못한 체력, 하던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숨도 고르게 쉬지 못할 정도로 지친다. 주말엔 다녀올 곳이 많고, 학원이나 학교는 저 멀리 1-2시간도 더 걸리는 거리에 있고, 자기 개발도 좋지만 그 개발을 위해 외지로 들락 거리다간 길에서 시간을 버리기 딱 좋다. 내가  자주 있는 곳은 산을 한 두개 쯤 넘어야 들어가는 산촌. 애정전선도 좋고 체력, 정신적 에너지 충전도 다 좋은데 뭔가 계속 공부해야할 것 같고 뒤쳐지는 이 기분. 혼자서 쉽게 딸 수 있는 자격증으로 이 기분을 바꿔 보고 싶은데 마땅한 정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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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발과 자기계발은 어떻게 다를까요? 안 그래도 산만하고 게으른 Shain은 최근 자기 개발이란 단어에 맺힌게 많습니다. 덕분에 다음에서 직접 찾아본 단어. 자기개발과 자기계발.

자기 개발을 위해 일본어, 영어, 문화 영역, 각종 생활 자격증에 이르기까지 학습하고 싶은 분야는 많다. 그렇지만 일본어를 비롯한 어학 학습은 동영상 강좌나 코스 이수증이 그리 자격사항에 쓸만한 것이 못된다고 알고 있다. 학위를 하나 더 밟는다는 것도 만만치 않고, 운전 면허는 실제 학원을 다녀야만 해결될 수 있고, 생활 자격증 종류 중엔 실기를 포함한 출석강의가 필요한 것들이 많다. 과연 집에서 혼자 공부해 간단히 취득하거나 강의로 수료할 수 있는 자격증이나 수료증엔 어떤 것이 있을까? 되도록 직업/커리어에 도움을 주는 국가 인정 수료/자격증으로, 분야는 어학, IT 분야로 한정해 검색해보자(조리사 자격증이랑 운전면허도 집에서 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아!!).

▶ 광범위 검색 : 집에서 혼자 따는 자격증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이런 주제로 검색된 내용은 없지만 자기 개발에 관심이 많은 네티즌은 충분히 많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영어 자격증의 종류에서부터 집에서 주부가 따는 자격증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핵심 키워드는 '혼자'와 '자격증'인 셈인데 몇가지 검색 결과는 이에 부응하고 있다. 대충 광범위 검색에 걸린 내용들은 영어 자격증 종류와 IT 자격증 종류들이다. 아주 유명한 MOS 자격증 같은 경우는 대표적으로 혼자 공부해 딸 수 있는 자격증 종류인가보다.  그렇지만 '집에서'라는 검색어는 '집에서 노느니'라는 맥락과 연결되어 아주 엉뚱한 결과를 불러온다. 약간 다른 검색어로 바꿔줘야겠다.


▶ 광범위 검색2 : '혼자 딸 수 있는 자격증'?
학원 강의나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격증을 따고 싶은 사람은 의외로 많았던 모양이다. 무료 강의를 비롯해 딸 수 있는 자격증을 문의하는 카페가 종종 있다. 이번엔 카페 검색으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해 봐야겠다. 혼자서 독학으로 딸 수 있는 자격증은 어떤 분야가 있나? 영어 관련 자격증은 토플/토익 점수로 동영상 강의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고 IT 분야 자격증에 검색 결과가 집중되어 있다. '혼자서 딸 수 있는 자격증', '독학으로 자격증' 혹은 '독학으로 IT 분야 자격증' 이란 검색어로 한정된 검색을 해도 많은 결과가 나온다. 보육교사 자격증을 비롯한 많은 분야에서 자격증 관련으로 질문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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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카페에서 관련 정보를 수집 '혼자 딸 수 있는 자격증'이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한 카페는 많지만 의외로 광고성 카페, 광고성 블로그이거나 단편적인 정보를 올린 게시물이 많아 '이거다'싶은 정보를 파악하긴 힘들다. 신지식, 블로그 검색이나 웹검색을 이용해 찾을 수 있는 혼자 따는 자격증 종류는 'IT 관련 분야'가 최다이다. 주로 정보처리기사나 정보처리기능사 쪽을 다수 추천한다. 그 중에 눈에 띄는 게시물은 국제 벤더 자격증 관련 정보와 'MCSE 자격증' 관련 정보이다. 영어 관련 자격증 정보로는 '무역 영어 자격증'이란 분야가 눈에 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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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처리기사 / CCNA / MCSE / 무역 영어 자격증은 혼자서 딸 수 있나?  
관련 정보 검색으로 IT 관련 분야엔 정보처리기사를 비롯한 CCNA와 MCSE가 추천되어지고 있다. 물론 관련 분야 취업을 위해서 가져야할 자격증으로 그 직종 이외엔 무의미한 자격증이다. 무역 영어 자격증 역시 꼭 필요한 자격증이라고 할 수는 없다. CCNA는 전문적인 자격증이라 독학으로 취득하길 추천할 수 없지만 정보처리기사를 비롯한 MCSE와 무역영어자격증은 대부분 독학을 추천하고 있다.

관련 카페에서 종종 자격증의 유용성을 조언해주는데 정확한 현장감있는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위 카페같은 경우 몇가지 질문과 답변을 모아두었다. 대개 추천하는 독학의 방법은 책 학습하는 것과 강좌 수강이다. 집에서 자기 개발을 위해 노력할 방법은 역시 동영상 강좌 수강과 자율학습이 최고라는 결론. 역시 혼자할 수 있는 일들은 따로 있나 보다.

( 생각 1. 자격증 관련 정보는 전문 정보 보다는 상업적인 정보가 더 많다 - 나름대로 검색 결과에서 피하고 싶었떤 부분인데 워낙 많다. 정말 필요한 자격증 정보는 의외로 별로 없다는 느낌. 이건 검색 엔진의 문제라기 보단 사용자가 입력하는 정보의 질 문제 아닐까? 개선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다음 영화 vs IMDB vs TV.com

OTHERs 2008. 7. 3. 00:18


초반에 미리 적어두자면,

제목은 그럴싸하게 세 사이트를 비교하는 것처럼 썼지만 정확히 내 의도는 세 사이트의 장단점을 비교하자는데 있지는 않다. 세 사이트는 엄밀히 비교의 대상이라고 하기엔 많은 차이가 있다.

사이트 자체의 우월 문제가 아니라 한국에서는 그 어떤 데이터베이스도 영화와 TV 드라마에 관한 정보를 완벽하게 가지고 있지 못하다. 미국의 경우도 오래된 영화나 드라마 정보는 소량입력되어 있다는 점은 마찬가지지만 일단 등록은 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다. 근본적으로 전반적으로 국내 영화, TV 관련 웹사이트는 정보 입력 자체가 그리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는 느낌이다. 오래전부터 차곡차곡 쌓아진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최근 급조된 내용이 더 많다는 것이다. 과거 TV 드라마에 관한 포스트를 자주 작성하고 싶은 나에게 그 부분은 상당히 아쉬운 점 중 하나이다.

세 사이트의 공통점은, 내가 드라마 영화, 배우 관련 정보를 검색할 때, 또는 자료를 찾을 때 가장 먼저 이용하는 사이트란  점이다. 대부분의 영화와 드라마는 아무리 정보가 적어도 이 곳에서 거의 다 찾을 수 있다.

검색에 관해서는 아마추어인지 몰라도 자료 이용에 있어서는 이 정도면 '능숙한 레벨'이 아닐까 싶은데 장단점 보다는 다음 영화에서 얻고 싶은 정보에 대해 적고 싶다.


▶ IMDB에선 영화에 관한 거의 모든 걸 찾을 수 있다

IMDB는 Internet Movie Database라는 사이트의 약자로 많은 영화, TV Show 관련 정보를 모두 수집하고 있는 곳이다. 세계 영화의 DB를 꿈꾸는 듯한 이 사이트에서는 한국 영화에 관한 기록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정확히 알 수 없을 영화 중 하나인 '아리랑(영문표기 Arirang, IMDB에 의하면 같은 제목으로 4번 제작되었다)'에 관한 감독, 출연진 정보가 기재되어 있기도 하다. 꽤 많은 한국 영화가 등록되어 있다. '안녕, 프란체스카(MBC, 2005)'같은 한국 드라마의 정보도 입력되어 있는데 한 에피소드 출연자인 다니엘 헤니가 메인에 등록되어 있고, 다른 영화, 드라마 경우엔 오입력된 정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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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에 제작된 나운규의 아리랑에 관한 정보가 등록되어 있다. 나운규에 대한 제법 자세한 정보가 놀랍기도 하지만 한국어를 그대로 '음독'으로 표기한 몇몇 내용은 거슬리기도 한다.
물론 IMDB의 모든 정보가 정확하다거나 전부 다 입력되어 있다거나 한 건 아니다.

IMDB의 이런 잡다한 장점은 이것 말고도 또 있다. 유료결제 옵션인 프리미엄 정보엔 최근 영화, 드라마에 관한 제법 괜찮은 정보를 보여준다고 하고 DB의 전문적인 성격을 살려 꼭 필요한 이미지 이외의 장식은 최대한 피하고 있다. DB 자체로 장점이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웹진 형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유저들이 직접 작성한 유사 영화 정보, 동명의 출연자 검색(예를 들어 앤블린 역을 맡은 배우 리스트같은 것), 비교적 인기순으로 관리되는 시청자들의 리뷰같은 것들은 굳이 광고가 필요없는 장점이다. 커다란 데이터베이스 하나로도 장점이 충분한 사이트.

 
 ▶ TV에 관한 모든 것. TV.com

IMDB의 도메인은 그래도 약자이고 언뜻 보아서는 그 뜻을 짐작할 수 없지만 http://www.tv.com의 도메인은 대놓고 우리 웹사이트가 TV 분야의 최고라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말하자면 TV에 방영되는 TV 전용 제작물의 모든 정보를 알려주는 사이트다. 영화 관련 내용은 아무리 찾아도 검색이 되지 않는다.

 한국에도 http://www.tv.co.kr 이란 사이트가 있지만 영화, 애니, TV 부분으로 나눠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TV.com의 운영방식과는 많이 다르다. 미국엔 또 유사한 사이트로 오랜 전통의 http://www.tvguide.com 이란 사이트도 있다. 연예가 정보를 포함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던 잡지답게 DB보다는 잡지 성격의 웹사이트를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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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가는 사이트 중 하나기도 하다. 미국 드라마 관련 정보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메인 화면에 올라온 이미지 중 하나는 Battlestart Galactica의 주연 중 한 사람인 Grace Park의 이미지로 그 드라마의 TV판 Movie가 제작될 거란 소식이다. IMDB보다 TV에 관한 정보는 가장 빠른 곳 중 하나이다. 

TV.com의 가장 큰 장점은 특화된 전문 정보이다. 트레일러나 스닉피를 비롯한 관련 동영상과 출연정보, 방영 시간표, 에피소드 가이드와 제작 정보 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TV쇼의 웹사이트에 인터넷 시청 링크가 있으면 TV.com을 통해 접근가능하기도 하다(물론 유료 결제). 미국 드라마는 시청율에 따라 제작이 결정되고 시즌이 리뉴되느냐 되지 않느냐가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TV.com의 정보는 꽤 소중하다. 이런 정보는 정보 모으기의 대마왕인 IMDB에서도 볼 수 없는 정보들이다. 물론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정보는 시청자들이 전하는 에피소드별 '명언록'이나 '배경음악, OST' 목록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웬만한 주요 드라마의 배경음악은 TV.com을 통해 제목과 가수를 알 수 있다. 영화에 관해서도 이만한 서비스는 드물다고 알고 있다.


▶ DAUM 무비는 어떤 장점을 취하고 있나?

IMDB는 아예 이름을 데이터베이스로 삼았기 때문에 정보 수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멀티미디어와 사소한 정보 제공에는 약하다. TV.com은 TV 관련 정보로 정보를 특화했고 관련 배우의 출연작과 멀티미디어 제공에 탁월하지만 '영화' 쪽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약하다. 두 사이트는 모두 공통적으로 리뷰를 비롯한 배우의 경력 등 잡다한 정보(Trivia)를 사용자가 직접 올릴 수 있게 하고 있다. TV.com같은 경우는 방문자가 올리는 정보가 제법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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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제시커 파커의 뒤를 이은 뉴요커 역의 배우가 될 것으로 보이는 'Gossip Girl'의 블레이크 리블리가 다음 '영화' 메인에 떴다. 세리나 역의 리블리는 주목받는 배우인 것은 사실이지만 TV 스타들의 영화계 행보가 그리 원만치 만은 않았다.할리우드 뉴스와 개봉관 순위, 리뷰가 다음 영화의 메인을 채웠다는 이야기

 
'다음 영화'는 포털사이트인 DAUM에서 유지하고 있는 '영화' 섹션의 일부이다. 내용 하나하나를 클릭해보면, IMDB 형태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이터베이스 모양새를 하고 있고 메인화면 편집은 TV.com처럼 네티즌 리뷰를 포함해 멀티미디어로 가득찬 모습이다. 동류 서비스의 장점을 최대한 취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TV와 영화 정보 모두를 수집 대상으로 하고 있고 사용자에게 많은 부분 리뷰와 평을 의존하고 있다. 최근 개봉 영화 정보/리뷰/TV 영화로 분류하고 있긴 하지만 주제 분야는 '대중에게 인기있는 것'으로 보아야할 것 같다. 원래 영화 DB를 지향하던 섹션이 아닐까 싶은데 글쎄, 과연 어떻게 운영될까.

대중을 상대하는 DB 경우 정확한 카테고리와 분류는 그렇게까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섹션을 살펴 보며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대왕 세종'을 비롯한 많은 TV 드라마들이 '영화'로 분류되어 있다는 점과는 대조적으로 '배우'들의 출연작엔 많은 TV Show들이 리스트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배우 '제임스 맥어보이(James McAvoy)'는 영국 TV 드라마 출연 경력도 있다. 'ShakespeaRe-Told'의 Joe Macbeth 역은 제법 인상적이었다. DB에 사실 일관성이 보이지 않다는 점은 적잖이 신경쓰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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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간 동안 제법 많은 멀티미디어와 정보를 입력했고 사용자 중심의 정보 구축을 활성화시킨 것은 상당한 장점이지만 'DAUM 영화'는 아직 자신 만의 색이 정해지지 않은 데이터 베이스라고 생각한다. 다른 서비스의 장점을 등용하지 않고, 지금이라도 '특화된' 자신 만의 색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하는 것 아닐까? 이미 국내에서도 유사한 영화 관련 DB는 이미 많다. 그런 정보는 과감히 제휴하거나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정보의 구축에 있어서 IMDB와 TV.com은 형태가 완성되어 내용 만 추가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라고 할 수 있다(물론 대변신을 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항목'이 추가되더라도 기존의 형태는 '보이거나/보이지 않거나' 정도 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다음 영화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는 데이터베이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영화, 드라마관련 정보를 검색하는 입장에서 다음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서비스는 개인적으로 '관련 영화인' 항목이다. '케빈 베이컨'의 법칙을 염두에 둔 듯 키가 같은 연예인, 연인, 가장 많이 함께 출연한 연예인 등을 분류해두었다. 대신 모 사이트의 유사 서비스가 생각나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론 국내 영화 정보 사이트에서 바라는 점은 '끈기'이다. 생뚱맞을 수도 있지만 '모든 영화' 정보를 입력할 수 없다면 한가지 항목 만이라도 제발 만족시켜주면 어떨까? '모든 영화의 포스터'를 갖춘 사이트는 우리 사이트 뿐이다 라던지 '모든 영화의 멀티미디어 혹은 OST'는 이곳에서 반드시 열람 가능하다 던지 그런 류의 비슷한 '자긍심'을 갖춘 사이트를 보고 싶다. '다음'은 어떤 서비스로 기억되고 싶은가?

 
동시 게재한 곳:
http://cafe.daum.net/search-changeup
다음 체인지업 파워리포트를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꼭 필요한 냉동 식품, 기간에 맞게 편리하게 먹기!

OTHERs 2008. 7. 2. 21:33


검색의 재미는 누가 뭐래도 뚜껑을 열기 전엔 어떤 결과가 걸릴 지 모른다는데 있다.
타겟으로 삼은  검색 목표를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가 정보를 풍부하게 알아내
관련 지식을 탁월하게 만드는 것이야 말로 검색의 진정한 묘미 아닐까?

사는 지역은 야채와 과일이 아주 풍부하다.
겨울에도 하우스 안의 방울토마토나 오이같은 것을 따먹을 수 있을 정도로 저장 기간이 짧은 야채, 과일들은 흔히 볼 수 있는 곳이다. 고사리, 취나물 종류의 나물은 말려서도 저장이 되고 흔하디 흔한 고추는 고춧가루나 피클로, 알이 굵은 감자나 고구마는 냉장창고에 저장해서 오래 먹는다. 포도같은 과일 조차 냉장, 냉동했다 먹을 수 있을 정도니 자연식품은 정말 아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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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미지 검색을 통해 검색되는 수없이 많은 냉동식품들 -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맛있고 다양한 냉동식품들이 많다.

그렇지만 오히려 이곳에서 아쉬운 건 다양한 식탁을 꾸릴 공장표 식재료들이다.
고기 역시 근처 정육점이 오히려 안전하기 때문에 직접 구해올 수 있지만
오징어, 조개, 미역을 비롯한 해산물들과 각종 라면, 통조림, 오리 재료 등은 구하기 힘들다.
큰 마음 먹고 규모가 큰 도시로 가서 몇가지를 구해오고 그 구해온 것을 냉장고에 냉동 또는 냉장해뒀다 틈틈히 꺼내먹는 수 밖에. 여기선 오래 저장되는 몇가지 종류의 한정된 식품 만 사다둘 수 있다. 국수, 파스타면, 훈제오리, 냉동 닭같은 것들을 종종 구해온다.

냉동식품이 아쉬운 건 나처럼 시골에 사는 사람들 만은 아닐 것이다.
바쁜 현대인들은 간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냉동식품으로 원푸드 요리를 해먹거나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냉동식품을 활용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요리와 냉동식품 이용시 잊어버리기 쉬운, 요리법,유의할 점을 알아보자.


▶ 첫번째, 냉동식품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검색을 하려면 일반적인 냉동식품정보가 무엇무엇이 있나 알아보는게 중요하다. 냉동식품이란 검색어로 일단 큰 범위의 정보는 어느어느 것이 있나 알아봐야한다. 대부분 냉동식품 회사나 상품정보, 배송 관련 업체 정보나 온라인 쇼핑몰에 정보가 치증되어 있다. '냉동식품' 먹을 때 유의할 점은 신지식과 블로그에 링크되어 있다. 냉동식품 먹을 때 '유의할 점'은 제법 금방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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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냉동요리'로 검색어 바꿔보기    
첫번째 검색으로 냉동식품 생산업체가 많다는 사실과 이용시 주의 사항이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다. 그럼 냉동식품으로 해먹을 수 있는 특별한 요리들은 어떤게 있나 살펴보자. 아무래도 이건 이미지 검색을 함께 동원해야할 듯 하다. '요리'는 실제 이미지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니까. '다음 카페 검색'도 상당히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검색 한번 만에 냉동요리 만드는 레시피와 냉동, 해동 시 유의사항을 추가로 획득.
'냉동요리'로 검색하니 검색결과 굉장히 레벨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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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페의 주소는 http://cafe.daum.net/kimsangyoung3 이다. '♡본느마리에♡ 요리와 인테리어'라는 카페인데 회원수가 6만명이 넘어간다. 각종 음식과 인테리어 관련 정보를 등록한 카페이다. 요리팁을 비롯해 냉동식품에 관한 정보가 다수 올려져 있다.

냉동 식품을 이용한 요리의 레시피는 생각 보다 다양하다. 검색결과 중엔 아예 냉동식품을 이용해 스피드 요리를 만드는 전문서적이 있을 정도다. 레시피 중엔 냉동음식의 특징을 살려 냉동대구나 냉동 치킨 등을 제대로 해동해서 향을 강하게 하거나 튀겨 먹는 종류들이 많다. 그리고 검색결과를 살펴 보니 냉동식품 고유의 문제도 발견되었는데 특정 음식은 냉동을 해동할 때나 요리할 때 남다른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냉동식품을 잘 즐기려면 보관기관도 해동 요령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냉동음식 팁 검색으로 아이템 추가.


▶ 세번째, 주의가 필요한 냉동식품들은 신지식으로    
음식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주의사항이 올라와 있다. 냉동파같은 경우는 냉동된 상태 그대로 써야 맛이 살아나고 냉동 고로케 역시 해동과정없이 바로 튀겨야 한다. 냉동대구같은 경우는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특별히 깨끗하게 씻어줘야 한다. 흔한 지식이지만 육류는 냉장실에서 미리 녹이는 것이 생선류는 씻어서 사용하는 것이 팁. 신지식 검색은 이런 냉동식품 관리 의문점을 많은 부분 해소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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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번째, 순대같은 냉동식품은 어떻게 해동하지?    
최근에 아버지의 열화와 같은 요구로 흔치 않은 냉동 순대를 구입했었다. 냉동 냉면, 만두, 소스류 등과 함께 구입한 그 순대는 어떻게 처리하는 지 처리방법이 없길래 일반 순대요리처럼 그냥 쪘다. 처음 이용하는 순대라 다 터벼저리고 내용물들은 못 먹게 되어버렸다. 팽팽한 순대들은 아무래도 얼렸다 열을 가하면 그 팽창을 견디지 못하게 마련이고 가열 시간이 적절치 않으면 먹기 힘들기 마련이다. 냉동순대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젊은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즐기는 음식이 아닐텐데 검색 사이트에서 처리법이 나타날 것인가? 두구두구!!
일단 '냉동순대' 검색어를 넣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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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순대 드시다가 터트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나 보다. 의외로 검색 결과가 좋지 않다. 전체 검색을 '순대 터지지'라는 단어로 바꿔 보았다. 약간은 비린내가 날 수 있는 순대 만의 고유 요리법이나 진공포장된 냉동 순대 처리법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일종의 문장 검색을 시도했는데 다음 검색이 이걸 잘 받아들여줄까 의심반 믿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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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카페나 블로그 검색을 통해 냉동 순대나 순대를 미리 익혀서 단시간 조리해야 혹은 물에 짧게 데치거나 쪄야 한다는 글들이 검색된다. 순대는 온도 차이 때문에 터지는 거라 미리 데워서 넣는 게 요령이라는 말. 나 말고도 순대를 데우다 터트린 사람들은 많나 보다. '냉동순대'란 검색어에 해당 답변이 잘 안나왔기 때문에 '냉동순대 조리법'같은 건 별로 없어 보이긴 한다. 그렇지만 이번엔 없을 것같은 이 검색어를 집어넣는 '정공법'을 택해 볼까? 통합검색으로 '냉동순대 조리법' 검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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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없을 것같은 정보도 '정공법'으로 검색이 되는구나. 드디어 냉동순대를 적당히 조리할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을 찾아내다! 앞으로 냉동음식 저장과 가공, 조리는 모두 검색에 맡겨도 될 거 같다.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은 없으니 어떤 음식인들 찾지 못하리! 전라도 지역에는 튀김을 상추에 싸먹는 상추튀김이 있다고 하던데 우리 집에서는 쌈야채와 순대, 짜지 않은 젓갈, 볶은 쌈장, 초고추장과 함께 상추에 싸먹을 때가 있다. 통통한 순대와 여린 상추는 아주 궁합이 좋다는 평. 이번에 구매한 냉동순대를 살짝 쪄서 옆구리 터지지 않게 썰어낸 후 상추에 싸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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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검색으로 찾아낸 냉동순대 조리법. 최근엔 냉동음식이 늘어나고 있지만 냉동음식은 신선한 음식에 비해 단점이 있다. 효과적인 조리법을 인터넷으로 찾아내면 좀 더 맛있는 식생활이 가능해진다. 사실 나는 '냉동순대 조리법'이란 검색어를 사용했는데 요리법과 조리법을 동일한 의미로 사용한 까닭인지 정확하게 검색되었다. 역시 요리법을 찾아내는데 검색엔진만한 것이 없다.


(오늘의 추가 사연 '냉동순대 조리법'이란 검색어를 집어넣으면 종종 다른 검색결과가 나온다. 뭐 아예 달라진다는 뜻이 아니고 검색항목을 줄였다 늘였다 한다는 뜻. 아무래도 속도 문제일까? 넣을 때 마다 결과가 달라지는 신기한 검색엔진은 아니겠지?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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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daum.net/search-changeup
검색 결과 실험을 위해 일부러 길게 게재한 글입니다.




Swingtown - 불륜도 아니고 바람피우는 것도 아니고

DRAMA 2008. 7. 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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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타운이란 제목을 보고 재즈를 연상했다. 스윙 음악을 좋아하는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의 이름이 스윙타운이라한들 이상한 것은 없을테니 말이다. 안 그래도 이 드라마에는 아주 많은 배경음악이 등장한다. 시대적 배경이 76년경인 만큼 70년대에 제법 유행했을 법한 팝음악들이 드라마를 채우고 있고, 그 드라마의 분위기를 장악하고 있다. 일단, 한두편을 시청해본 느낌은 재즈의 한 분야 스윙 보다는 '흔들린다'는 의미를 가진 swing의 본 뜻을 더 함축하고 있는 드라마 제목같다. 결혼제도의 파격이란 건 어느 의미로 많은 가치관이 춤을 추듯 방황한다는 것을 말할 것이다. 일단 첫 짐작은 여기까지.

결혼의 형태 중엔 'Open Marriage(자유결혼)'이란 단어가 있다. 드라마 주인공 중 한 사람인 트리나가 내뱉는 '오픈 메리지'라는 단어를 듣자 마자 떠오르는 부분이 있었다. 결혼을 했으되 상대방의 성적인 자유 사회적 자유를 인정하는 결혼 형태인 '오픈 메리지'는 부부가 서로 어떤 파트너를 가지든 상관하지 않는다. 이 관계의 개념에서는 불륜이란 컨셉으로 이 결혼 형태를 바라보지 않고 서로 자유를 누린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사실, 'Swinging'이란 단어의 은밀한 뜻 중 하나는 바로 '부부 교환 관계'를 뜻하는 말이다. 와우 'Swingtown'의 숨겨진 뜻은 '서로 부부를 바꿔가며 즐기는 마을'이란 뜻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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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서 이 드라마는 조금은 선정적인 단어인 '스와핑' 관련 드라마로 광고되었단 점을 알려줘야할 것같다. 부부가 파트너를 바꿔 성관계를 가진단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에겐 그 단어 자체가 불쾌를 의미한다. 결혼의 의미를 부정하는 현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은 부분 공개적으로 이 단어를 거론하지 못하는게 '문화'이고 개방적인 듯한 미국도 공중파에서 이런 주제가 방영된다는 부분에 있어선 어느 정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우리 나라에서는 정비석의 '자유부인(1954)'이 화제가 되긴 했지만 큰 비난을 면치 못했던 역사가 있다. 당시 미국 역시 여성의 인권 문제와 불륜 등이 사회적 화제가 되던 시기였고 60년대 이후엔 '자유분방함'이 사회의 기조가 되었다.

시대를 상기시켜주고 싶어하듯 드라마 초반부터 흘러나오는 70년대 음악은 이 시대의 분위기는 이런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시대 상황'을 고려해서 드라마를 분석해달란 뜻으로 보인다. 실험적인 분위기의 '자유결혼'을 누리는 사람들은 이 시기에 많은 수 증가되었다고 한다. '결혼생활'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불륜'을 '일탈'이 아니라 '자유'로 생각하는 이 문화는 'Key Party'같은 특이한 현상도 낳았다. 드라마 속 부부들은 적당한 수준의 수입을 가진 중산층이고, 자신들과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파티를 벌이곤 한다. 물론 그 중에서 눈이 맞은 부부들은 커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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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브루스 밀러와 수잔 밀러 부부는 서로를 몹시 사랑한다. 남들 앞에서 서로를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하는 그들은, 19살에 결혼하여 젊은 시절의 자유를 많이 누려보지 못했지만 30대 중반이 된 지금은 아들도 딸도 적당히 자랐다. 스윙타운에 이사온 '뉴페이스'를 맞아들이는 트리나 데커와 톰 데커 부부 역시 서로를 몹시 사랑하는 부부인 점에선 마찬가지이다. 스튜어디스와 조종사로 만난 그들은 대신 성적인 자유를 만끽하는 커플이다. 그들의 관계는 상상을 초월하는 구석이 있어 부부 교환 뿐 만 아니라 세 연인이 즐기는 3각 관계(?)를 추구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결혼제도를 염두에 둔 사람들은 절대 상상할 수 없는 그 부부의 생활이 첫 에피소드의 핵심이다.

밀러 부부는 왜 이들의 '스윙잉'에 동조하게 된 걸까? 수잔은 어떤 문제 때문에 약간은 위험한 이 관계를 원했던 것일까? 과연 부부들은 어떤 순간에 다른 파트너를 원하게 될까? 다른 파트너를 고른다는 뜻은 애정이 식었다는 뜻일까? 그리고 그들과 친하게 지내던 평범한, 로저 톰슨과 쟈넷 톰슨 부부는 다른 부부들의 약간은 정신없는 이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드라마의 주요 내용은 부부 간의 애정과 그들의 일탈, 그리고 복잡한 관계 설정에 있다. 매력적인 이 부부들은 70년대의 새로운 결혼 제도를 '실험'해 보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CBS는 공중파이고 과도한 노출이나 노골적인 성적 묘사를 상상해 시청하면 실망하지 않을까 싶다. 주제는 선정적이지만 오히려 진정한 결혼의 의미와 부부관계, 그리고 가족 자체에 촛점을 맞춰 에피소드가 그려진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tv.com/swingtown/



紅(Kurenai) - '오월의비'가 내리면 사랑이 싹튼다

ANIMATION 2008. 6. 13. 00:39


예전부터 일본엔 믿기 어려운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많다고 한다.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같은 만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일본 민간 전설 중엔 '여우'나 '뱀'에 관한 이야기도 종종 있다. 여우에게 장가든 인간이 평생 여우를 따라 해로했다던지 그 여우와의 사이에 아이를 낳았다던지 집안의 수호신을 모신 '숨겨둔 곳'이 유서깊은 집안엔 반드시 있다던지 등 신비로운 존재와 인간의 결합이 소개되곤 한다. '백귀야행'의 이야기 중 하나엔 '집안의 장남은 가문을 지켜주는 수호신에게 장가를 간다'는 내용이 있다. 그 장남의 대를 잇는 아이를 낳는 건 부인으로 부를 수 없는 별채의 다른 여인이지만 공식적으로 그 장남은 '정체모를 존재'와 비밀리에 혼인을 올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비밀스런 존재들을 모신 곳은 한 나라의 '궁궐'처럼 아무나 접근할 수가 없다고 한다. 말 그대로 '오쿠노인'이다.

이 애니 내용 중 자주 등장하는 '
오쿠노인(おくのいん)' 이란 단어의 뜻은 '절이나 신사 본당보다 안쪽에 위치하여 개산 조사(開山祖師) 영상(靈像)이나 신령을 모셔 놓은 곳, 남에게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곳 또는 큰 조직체의 겉으로 나타내지 않은 내부 세계'를 뜻한다고 한다.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출발했다는 이 애니의 일곱살짜리 여주인공 무라사키는 이 오쿠노인의 주인으로 외부에 절대 그 존재를 보여주지 않는 '쿠호인' 집안의 딸이다. 어떤 사연으로 그렇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단한 재력을 가진, 거의 왕족과 마찬가지의 재력을 가진 쿠호인 집안은 무라사키를 오쿠노인에서 나오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무라사키의 그 운명은 어머니대로부터 이어진 숙명같은 것이다. 쿠호인 집안의 공식적인 부인으로 나설 수 없는 쿠호인 소쥬와 쿠호인 렌조가 무라사키의 어머니, 아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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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리에 결혼을 올린다는 그 전설처럼 무라사키는 다른 여성을 어머니라고 부르며 자라났다는 설정. 이 어마어마한 집안의 어린 딸은 어느 날 쿠호인 집안의 저택을 탈출하게 된다. 어린 시절의 비극적인 사연이나 자세한 이야기는 초반부터 설명하지 않지만, 그리고 아직도 많은 미스터리가 숨겨져 있지만 조금은 특이한 7살 어린 여자아이로 또다른 주인공 쿠레나이 신쿠로와 동거하게 된다. 지저분하고 자그마, 목욕탕도 없는 냄새나는 원룸에서 함께 살게 된 두 사람. 과연 무라사키는 누구의 사주로 바깥 세상에 나왔으며 어떤 목적을 가지고 외부 생활을 시작하게 된 걸까? 쿠레나이는 약간은 건방진 이 아이가 궁금하지만 '해결사'의 본분대로 그 아이를 단순히 지킨다고 이야기할 뿐이다.

쿠레나이 신쿠로 역시 숨겨진 사연이 많은 중학교 1학년 학생이다. 특이한 어린 시절을 겪었던 이 소년은 나름대로 평범하게 중학교 생활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해결사'이다. 쥬자와 베니카라는 인물이 지시하는 많은 일들을 해결하고(주로 폭력이 동반되는 보디가드 일이나 협박) 그 비용으로 학교 생활과 일상생활을 해결한다. 신쿠로는 갑자기 나타난 무라사키의 세상 물정 모르는 행동 때문에 갑자기 고민이 많아진 캐릭터로 나름대로 많은 여성들에게 둘러싸인 생활을 하고 있다. 자신에게 친절한 일년 선배 호우즈키 유우노,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자란 무라카미 긴코, 같은 맨션의 6호실에 살고 있는 무토 타마키, 4호실에 살고 있는 야미에, 무라사키의 호위 역으로 주변에서 서성이는 야요이와 베니카는 항상 이 소년을 곤란하게 만든다. 이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 7살 짜리 소녀를 만난 신쿠로는 제법 쿨하게 이 상황을 헤쳐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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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사키와 신쿠로에겐 각자 숨겨진 비밀이 있고, 그 비밀과 미스터리가 애니를 이끌어가는 주요 배경이지만 의외로 13세 이상 시청 가능인 이 애니메이션의 하이라이트는 '사랑'이다. 그것도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성숙하고 아리따운 또래, 연상의 여성들이 아닌 7살짜리 꼬맹이 무라사키와의 애정 행각. 15살 짜리에겐 한없이 어리게만 보이는 무라사키를 데리고 목욕탕을 가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함께 잠이 들기도 하지만 외롭게 자라왔던 두 사람에게 서로는 진정으로 마음을 줄 수 있는 특별한 존재들이 되어버린다. 초반에 자라온 환경이 달랐던 그들이 티격태격하며 함께 살아나가는 과정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쥬니베는 대체 무라사키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 싶었던 걸까?

두 사람이 살고 있는 허름한 원룸의 이름은 '사미다레(五月雨)'라는 이름을 가진 낡은 곳이다. 낡은 여관 이름같다고 종종 놀림받는 이 일본어 이름은 원래 음력 오월에 내리는 '장마비'를 뜻한다고 하지만 어떤 의미로 새싹이 나고 풀과 꽃들이 자라나는 '5월'의 비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7살 소녀와 15살 소녀가 함께 살며 사랑을 키우는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무라사키의 엄마 소쥬와 아빠 렌조의 사랑은 다른 형식적인 부인을 곁에 두는 까닭에 어딘가 어긋났고 무라사키 양어머니의 질투 역시 어딘가 어긋난 사랑의 한 형태이다. 그리고 앞으로 무라사키가 오쿠노인의 여인으로서 겪어야할 경험도 그 어긋남과 이어져 있는지 모른다. 애니의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볼 때 사미다레는 가장 아기자기하고 소중한 사랑이 피어나는 공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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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를 맡은 신쿠로는 낮시간엔 주로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동안 무라사키는 주로 옆집의 언니들과 TV를 보거나 음식을 챙겨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어떤 의미로 상당한 괴짜들인 대학생 타마키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야미에는 무라사키에게 독특한 정신 세계를 전파하지만 정을 쌓아가는 가족같은 분위기를 형성하게 된다. 그들과 공개적으로 합류하진 않지만 무라사키를 지키기 위해 늘 사미다레 부근을 서성이는 야요이들이 7살을 맞은 무라사키를 위해 신사를 방문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일본은 어린아이가 3살, 5살, 7살이 되는 때를 가려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시치고산을 치르게 한다. 한번도 시치고산을 치르지 못한 무라사키를 위해 약간 쌀쌀한 겨울날 근처 신사를 방문하는 그들은 몹시 행복해 보인다.

일본 애니의 소재가 다양한 만큼 이 애니에는 한국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전설같은 풍습이 몇가지 등장한다. 실제 그런 일이 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설정이지만 모종의 비슷한 '민간 이야기'는 존재한다고 한다. 어떤 면에서는 일본이란 나라를 잘 알 수 없으면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라고도 생각된다. 쿠호인 집안의 비밀, 그리고 쿠호인 집안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의 비밀, 신쿠로가 어릴 적 겪었던 일들이 엮여 조금은 난감한 오쿠노인 이야기를 희석해주고 있다. 어떤 로맨스와 미스터리가 남은 부분을 차지할 지 궁금한 애니메이션 중 하나이다. 그리고 왜 하필 이 이야기의 제목은 '쿠레나이'인 것일까.



출처 :
http://www.samidareso.com/
다음 일어 사전



Monster - 생명을 두고 고민하는 닥터 텐마와 몬스터

ANIMATION 2008. 5. 3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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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사업을 하는 병원엔 정치적 다툼이 오고 간다. 승진을 두고 경쟁하는 의사들이 있는가 하면 경제적인 이유로 생명의 경중이 결정되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이미 '하얀 거탑'같은 드라마를 통해 병원의 생리를 충분히 학습(?)했고, 병원 뿐만이 아닌 사회의 많은 곳들이 이익과 결부된 다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주인공 겐조 텐마는 이런 정치적인 잇속 다툼이 심한 병원, 독일 뒤셀도르프 아이슬러 기념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일본인 의사다. 이방인으로 자리잡기 힘든 독일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취직했고 병원장 하이네먼의 도움으로 치프 자리에도 쉽게 올랐다. 하이네먼의 딸 에바와는 이미 약혼한 사이인 텐마는 실력도 정치적인 발판도 탄탄하게 구축한 능력있는 인재다. 앞길이 보장된 이런 상황에서 텐마가 할 일은 그저 장인이 될 병원장이 시키는대로 자기 일만 처리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잖아. 사람의 생명은 평등하지 않은 걸'
자신이 오페라 가수의 수술을 맡는 바람에 먼저 수술하기로 했던 다른 환자가 죽게 되었고, 그를 두고 후회하는 텐마 앞에서 약혼자 에바는 반쯤 익은 스테이크를 잘게 썰어 먹으며 이야기한다. 생고기와 마찬가지인 스테이크를 먹는 모습이 아찔하게 텐마를 자극한다. 돈과 권력을 두고 생명이 평등하지 않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정치적인 입지가 확고한 텐마가 그를 두고 고민하는 장면은 그 분야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젊은 의사의 사치처럼 보이기도 한다. 생명은 평등하기에 먼저 온 환자에게 생명을 먼저 얻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텐마와 정치적인 이유로 수술 순서를 조정하는 병원장과 다른 의사들. 죽은 남편을 살려달라는 터키인(독일의 터키인 입지는 약하다) 아내를 두고 텐마는 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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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마는 환자와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 신임이 두터운 편이다. 천재의사로 맡은 수술을 모두 성공하는 까닭이기도 하지만 환자들에게 고르게 친절하고 원칙을 잘 지키기 때문이다. 독일인 병원장, 하이네먼의 논문을 보고 독일에서 공부하기로 맘먹었고 운좋게 독일에서 직장까지 얻는데 성공한 케이스. 그러나 생명의 가치를 실현하는 듯 숭고해보이던 병원은 암투가 벌어지는 곳이었고 직접 논문을 쓴 것으로 알았던 하이네먼은 다른 의사의 논문을 빼앗아 자기것으로 만든 모사꾼이었다. 이런 갈등이 최고조가 된 건 동독(초반 에피소드의 시대 배경은 1986년, 독일 통일 이전이다)에서 서독으로 입양된 쌍둥이 남매가 병원에 실려오면서부터이다. 의문의 괴한에게 양부모는 총을 맞아 죽고 쌍둥이 남매 중 오빠는 머리에 총을 맞아 생명이 위급하다. 쌍둥이 여동생은 충격으로 말을 잃고 제정신이 아니다.

오빠 요한의 수술을 하려는 찰라 시장이 뇌질환으로 실려 오고 병원장은 텐마에게 요한의 수술을 하지 말고 시장의 뇌수술을 맡으라 지시한다. 요한의 수술은 정밀하고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자신이 맡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텐마는 갈등하게 된다. '생명이 평등하다'는 가치를 실현할 것인가 병원장의 지시를 따르고 정치적인 우위를 차지할 것인가. 어린 아이의 생명은 위급을 다투고 시장의 생명 역시 한치앞을 모르는 상황. 천재의사 텐마의 윤리와 도덕이 이 순간에 결정되어야 한다. 애니메이션은 자연스럽게 생명의 경중을 두고 고민하는 한 젊은 의사의 심리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야할 선택의 순간에서 이 천재 외과의사는 누구의 생명을 거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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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니메이션에는 다양한 성격을 가진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주인공 텐마를 비롯해 이익을 위해 생명의 가치를 재는 병원장부터 허영과 재산에 인생을 바치는 여성, 범죄를 저지르는데 한평생을 낭비하는 사람, 자신이 맡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찰과 자신이 낳지 않은 아이를 애정을 담아 기르는 양부모에 이르기까지 텐마는 많은 인물들을 만나며 자신이 최초에 선택한 '인간의 생명은 평등하다'라는 가치관을 시험받게 된다. 그리고 텐마는 'MONSTER'라는 별칭을 가지게 된 한 인간을 쫓아 그 생명을 빼앗으러 다니는 처지가 되버린다. 인간을 살리는 직업에서 직접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입장이 되버릴 때까지 텐마에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버렸을까?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를 구분할 수 없는 그의 처지를 두고 시청자는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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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니의 오프닝은 '요한묵시록'의 한장으로 시작한다. 다소 몽환적으로 종교적인 분위기의 첫장을 이끌어낸 이 첫 부분은 마치 세상 모든 악의 근원을 찾아헤매는 사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중년 부부 살인사건과 병원장을 비롯한 아이슬러 기념병원 의사들의 살인 사건, 의문의 살인사 등이 맞물려 닥터 텐마를 끊임없이 압박한다. 인간의 욕심과 몬스터의 비밀을 헤쳐나가는 닥터 텐마의 모험이 이야기의 주요 스토리이다. '인간의 생명은 모두 평등하다'란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또다른 하나의 인간인 '몬스터'의 뒤를 쫓는 텐마는 과연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 살인마의 뒤를 쫓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살인마의 숨겨진 비밀도 알아낼 수 있는 미스터리 구조. 74화의 긴 호흡 애니메이션이지만 다음화를 향해 쉴새없이 빨려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방영된 바 있는 애니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ntv.co.jp/monster/




Secret Diary of a Call Girl - 런던 콜걸 벨

DRAMA 2008. 5. 30. 03:51


성인용 단어로 방송에서 송출하기 부적합한 단어 중 하나인 '콜걸(Call Girl)'은 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소재로 사용하기 힘든 주제 아닐까. 우리 나라 케이블에는 '기생'이라는 직업을 내세운 성인용 드라마는 있었지만 콜걸이란 직업이 방송용으로 등장하긴 아직 시기 상조가 아닐까 싶다. 물론 영국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이 드라마 'Secret Diary of a Call Girl'는 이미 한국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되었다. 등장인물의 대화 수위도 높고 자세한 성적 묘사도 자주 나오는 편이지만 '여배우의 노출'은 적나라하다고 할 수는 없는 편이라 방송이 가능했던 것 같다. 콜걸의 사생활을 묘사한다는 자체가 '노골적'인 언어가 오고간단 뜻이지만 소재의 다양성이 허용되는 밤시간 방영에는 지장이 없던 모양. 사실 우리 나라가 아니라도 전세계적으로 이 드라마가 방영되는 나라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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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주인공이 콜걸의 생활을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성 전문가 주인공인 벨은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벨이란 이름으로 콜걸 역할을 할 때와 한나란 이름으로 친구와 가족들을 만날 때 그녀의 얼굴은 다르다. 벨로서의 그녀는 사람들의 적당히 고급스런 호텔을 들락거리지만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몇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마스카라, 볼터치, 립스틱, 향수, 아이쉐도를 비롯한 풀옵션의 화장과 드레스 분위기의 적절한 명품 정장이나 드레스. 그녀는 스스로를 고급 콜걸이라 부르며 다른 동직업의 여성들과 차별화되었다고 말한다. 포주들에게 갖힌 신세도 아니라 스스로 손님과 단골을 골라 연락오는대로 사람을 선택한다(어떤 의미에서 전화받고 나간다는 점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지도).

한나로서의 그녀는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는 평범한 아가씨로 보인다. 친구와 같이 거리를 걷고 식사를 하며 가족과 친구들에겐 법률 사무소 일을 하느냐 야근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직업이 지루하기 때문에 자세히 말하지 않는단 장점이 있어서인지 가족과 친구들도 그닥 캐묻지는 않는다. 옷장을 양쪽으로 나눠 한나와 벨의 옷을 나눠두고, 영업이 이루어지는 공간과 사생활 공간, 그리고 핸드폰 번호도 양쪽을 따로 관리하는 그녀는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전문 콜걸이다. 사실 그녀는 그녀를 찾는 손님들의 취향과 성격을 제대로 다룰 줄 알고 피해야할 것과 꼭 해줘야할 것을 구분하는 프로 직업여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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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남자들이 갖은 사연으로 그녀를 찾는다. 성적 판타지를 충족하기 위해 그녀를 불러들이는 남자. 아내가 임신하자 아내를 대신할 자연스러운 연인을 찾는 남자, 형식적인 결혼 생활로 공백이 된 아내의 자리, 그 따뜻함을 벨에게서 찾기 위해 야근을 요구하는 남자, 가혹한 여주인님이 필요한 남자 또는 나만의 여자친구가 필요한 남자들까지 다양한 속성을 가진 사람들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적당히 고급스럽거나 남의 눈에 띄지 않는 호텔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거액의 돈을 받고(시간당 꽤 많은 돈을 받는 것으로 설정) 원칙에 따라 그들을 상대하면서도 절대 상대방 남자를 꼼꼼히 관찰하길 좋아하는 벨은 그 남자들을 상대하며 어떤 일이 있었는 지를 시청자들에게 설명해주고 '일종의 요령'을 전수해주기도 한다.

'The Intimate Adventures of a London Call Girl'라는 블로그는 실제 영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블로그라 한다.  영국 최고 블로그 중 하나로도 뽑힌 이 블로그에는 Belle de Jour란 가명의 실제 콜걸이 올린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정체 불명의 여성이 쓴 그 글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 블로그를 드라마로 옮겼다는 내용 때문에 첫방송 때 2백만명 이상이 이 드라마를 시청했다고 한다(우리 나라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글들이 올라온 적 있지만 우리 나라의 콜걸 관련 인터넷 글들은 대부분 암울하게 끝이 났다). 드라마에서처럼 실제 생활과 콜걸의 삶을 분리해 유지하고 있는 여성일 지 혹은 가상의 글일 지는 알 수 없지만 검은 택시를 타고 남들과 다른 시간에 출근한다는 영국 콜걸의 명맥은 이어지고 있는 모양이다(과거엔 어떤 이유에서인지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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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끼리 앉아 매니저에게 수수료를 주고 웹사이트 사진의 모자이크를 좀 더 두껍게 처리해야겠다고 말하는 그녀들은 가족을 걱정한다. 자신의 직업 생활이 아는 사람들에게 전달되질 않길 바라지만 들키지 않기가 쉽지 않다. 평소엔 그럭저럭 현실과 직업 간의 간극을 유지할 수 있지만 사회 저명인사들이 몰래 벌이는 스와핑 파티 중에 부모님의 전화를 받고 언니의 산부인과로 달려가는 벨에겐 이중생활을 지키기란 아슬아슬한 줄타기같은 것이다. 어릴적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벤은 드디어 벨의 직업을 의심하기에 이른다. 벨 본인 역시 성적 판타지를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항상 모든 상대가 맘에 드는 것도 아니고 차마 사람으로서 하기 어려운 경험을 겪게 되기도 한다. 게을러서 콜걸이 되었다 말하는 주인공이지만 세상일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교훈도 얻곤 한다.

돈봉투를 받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고객을 상대하는 벨 역의 빌리 파이퍼는 닥터후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게된 영국 여배우다. 대개의 영국 여배우들이 그렇듯 연기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노래, 연기, 춤 모든 부분에서 재능을 갖춘 실력파 배우다. 가수로 데뷰했을 때는 그리 큰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배우 활동 이후엔 유감없이 재능을 펼치고 있다. 제인오스틴의 고전, '맨스필드파크(Mansfield Park, 2007, BBC)'의 주연을 맡고 세익스피어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 2006, BBC)' 등에도 출연했던 그녀는 이번 배역이 또다른 의미의 연기 변신을 의미할 것이다. 섹시 코미디의 주연으로 일단은 합격점을 받았고 다음 시즌까지 주문받았으니 더 이상의 영광은 없을 것 같은데 닥터후(Doctor Who)의 로즈 역으로도 4시즌 출연 중이다. 당분간은 최고 영국 여배우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같은 그녀는 얼마전에 결혼식도 올렸다.



이미지 출처 :
http://www.itv.com/Drama/contemporary/TheSecretDiaryofaCallGirl/default.html
http://www.radiotimes.com/shows/the-secret-diary-of-a-call-girl/
http://www.sho.com/site/secretdiary/home.do


Bury My Heart at Wounded Knee - 인디언 학살, 창씨개명, 문명화

DRAMA 2008. 5. 30.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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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운디드니에 묻어 주오, '내 마음'을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혹은 '내 심장'을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여러 번역이나 표현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바랜 사진을 활용하며 진행된 이 드라마(엄밀히 HBO의 TV Movie)는 보는 사람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특히 고향이나 옛것에 대한 향수가 강한 한국인들(고향에 관한 지독한 향수를 가진 세대가 예전 보단 줄었겠지만)은 '나'를 묻어달라는 말과 '내 심장'을 묻어달라는 표현은 그 무게가 다르리라. 죽어서도 그리운 그곳, 죽어서도 다시 달려보지 못할 땅, 내 땅이었고 내가 태어나 오래도록 핏줄이 이어진 땅이었으나 다른 누군가가 무력과 경제력으로 점령해버린 그 땅.

'운디드니'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분은 이 드라마에 어떤 내용인지 잘 알고 있으리라. 유럽으로부터 건너온 침략자에 대응하던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 건너온 자가 '인디언'이란 이름을 붙인 그 땅의 원래 주인들은 땅을 '소유한다'는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자연을 관찰하며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살던 그들은 침략 전엔 2500만명 정도 거주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도 자연을 존중하는 법을 알았고, 침략자를 응대하는 방법도, 자신들 만의 질서 유지 방법도 잘 알고 있었다. 흔한 서부 영화들이 야만적인 인디언의 백인 공격 장면을 묘사했지만 잘 알다시피 공격받은 자의 응대가 곱지 않으리란 사실은 어린아이 조차 알고 있으리라. 21세기도 아닌 18-19세기, 인디언의 저항을 '비폭력 저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까?

1890년 12월 29일에 발생한 사우스다코타 지역 운디드니(Wounded Knee) 수족 학살은 인디언 저항 운동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그 학살을 계기로 북아메리카의 인디언 정복은 거의 완결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조약에 의해 인디언은 자신들 만의 지역에 은둔한 상태였지만, 금광이 묻힌 블랙힐 지역, 인디언의 신성한 땅을 강제로 뺏기 위해 백인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어떤 인디언은 무리의 생존을 위해 굴복해야했고 어떤 인디언은 무력 저항을 서슴치 않았다. 그리고 주인공에 해당하는 '앉은 황소(Sitting Bull)'는 캐나다로 쫓겨가면서까지 저항했지만 결국 미국 앞에 총을 내려놓는 마지막 인디언이 되고 말았다. 수용 지역에서 배급을 받으며 인디언쇼까지 출연했던 '앉은 황소'는 결국 이 운디드니 학살 전 살해당했고, 아직까지도 인디언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1980년 미국 대법원이 이 때 이루어진 인디언과의 거래는 모두 무효라며 인디언의 편을 들어줬지만 인디언 보호 구역에 사는 인디언은 이미 비참한 처지에서 미국의 주인 행세를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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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원작이 되는 소설 '운디드니에 나를 묻어주오'는 1970년에 발간된 스테디셀러로 아직까지 전 세계에 많이 읽히고 있는 '인디언 멸망사'이다. 미국의 역사는 '인디언 멸망사'라는 작가 디 브라운의 지적은 급격히 줄어든 인디언 숫자를 보아도 이해가지만 핵폐기물 처리시설같은 것들이 만들어지는 보호지역에서 열악한 삶을 살고 있는 인디언을 보아도 이해할 수 있다. 인디언의 삶을 고수한 쪽이든 '모든이가 평등하다'는 미국 백인들의 삶으로 뛰어든 쪽도 고단하긴 마찬가지다(극 중에서 미국의 평등은 추장의 권위를 약화하기 쓰였다는 점이 재미있다). 운디드니 학살 사건 이후 수족과 백인의 혼혈로 태어난 주인공 오히예사(실존 인물로 미국식 이름은 Charles Eastman, 크리스찬이다)는 백인들 사이에서 의사자격까지 얻었지만 추방당하고 만다.

찰스 이스트맨의 조상 중 한 명은 백인이다. 세트 이스트맨이란 이름을 가진 백인이(이 세트 이스트맨이 인디언을 그린 그림들이 많다) 추장의 딸인 인디언과 결혼하여 낸시 이스트맨을 낳았고 그 후 인디언 부족 마을을 떠난다. 수족은 백인들이 얼마나 인디언처럼 살 수 있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따뜻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손쉽게 부족의 티피 안에 받아들였다고 한다. 세트 이스트맨이 떠난 후 낸시의 엄마는 다른 인디언과 재혼했고, 낸시 역시 또다른 인디언과 결혼했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 아들이 오히예사이다. 의사로 일하지 않게 된 이후 작가활동을 하게 된 오히예사는 인디언에 관한 많은 글을 남겼다. 극중에서 그가 인디언식으로 기르던 머리를 자르고 '찰스'라는 영어식 이름을 어떻게 얻었는 지 설명하는 장면은 우리 나라의 '창씨개명'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라 분노하지 않고서는 보기가 힘들다. 존중받지 못하는 민족의 분노라는 것은 핏줄을 타고 흐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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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약소국이 거대 문명을 받아들일 때 '쇄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다. 적극적으로 백인의 문명을 받아들여 피해를 최소화했어야 된다는 반응이다. 약육강식은 당연한 문명의 진리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극중에 등장한 백인의 표현대로 백인들이 오기 전에도 인디언들은 다른 부족끼리 의견충돌이 있을 때 마다 전쟁을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그들 만의 땅이었던 아메리카에 백인이 이주하고 인디언의 삶을 송두리째 뺏어버렸단 사실 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에 동의할 수 없는 추장, '앉은 황소(Sitting Bull)'와 '미친 말(Crazy Horses)'의 거친 저항이나 '붉은 구름(Red Cloud)'의 무력함이 모두 어리석었다 할 수 없다. 그들은 이미 저항할 수 없는 문명 앞에 최소한의 의사표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앉은 황소가 마지막으로 그의 총을 백인 앞의 내려놓는 장면, 그리고 추장과 인디언의 명예를 포기하는 소위 '문명화'를 강요받는 장면은 서글프다 못해 서럽기까지 하다.

백인이 그들의 땅을 차지했다. 이제는 버팔로도 사냥할 수 없고 초원을 달릴 수도 없는 그들을 위해 손바닥만한 목장에서 소리 지르며 사냥을 하는 그의 아들. 무력한 인디언은 백인이 자멸하기를 바라며 그들의 슬픔을 담아 춤을 춘다. 드라마는 이미 알고 있는 인디언의 슬픔을 최대한 담담하게 그려내며 당시의 자료들을 재현해놓는다(실제 학살 당시에 찍혔던 사진을 화면에 구현해놓기도 했다 - 아래 사진은 실제 추장 '빅 풋(Big foot)'의 얼어붙은 시체이다. 학살 이후 눈이 내려 많은 사체가 얼어버렸다고 한다). 티피로 가득찬 인디언 마을이나 수족의 풍습, 오히예사의 삶을 지켜보는 내내 애잔한 슬픔을 참을 수 없다. 드라마가 그들과 동시에 백인들의 정치를 한꺼번에 화면에 담고자 했다는 건 공정한 것인지 시청자에 대한 희롱인 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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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운디드니의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긴 하지만, TV 영화의 수위 탓인지 HBO 조차 과감한 인디언 중심  묘사는 선택하지 못했다. 미국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Henry Dawes(Aidan Quinn 역)의 주장은 어느 일면 정당해 보인다. 얼핏 미국식 정치에 인디언을 길들이여 노력하는 정의로운 미국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역사의 갈등은 어느 부분 양쪽 모두의 말을 들어봐야한다는, 그러니까 가해자로 보이는 쪽에게도 변명은 있다고들 이야기한다. 인디언과의 다툼에서 살해된 백인들은 죽은 후 억울해 눈도 감지 못하고 있을 지 그건 나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미지의 땅에 침략한 쪽과 자신들의 거주지를 침략 당한 쪽의 싸움에서 어느 쪽이 더 억울할 것이냐 하는 부분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며 아직까지 살아있는 인디언들의 고난사를 '소수'의 이야기로 치부해버릴 것인가? 아니면 침략당한 그들의 고난에 먼저 눈을 돌려야 하는 것인가. 학살과 창씨 개명, 문명화를 빙자한 문화의 약탈, 그리고 빈곤과 가난, 차별을 물려받았지만 '문명'이 인디언에게 돌려준 건 '야만적인 원시인'이라는 오명 뿐이었다. 드라마는 백인과 인간의 양심을 자극하는 다큐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20세기 내내 인디언들을 무식하고 야만적인 적으로 묘사해온 미국은 아직도 그들의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땅을 빚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1980년 대법원 판결).



참고 자료 :
오히예사 집안 이야기
http://buoy.egloos.com/1185858
한겨례신문 - “인디언 정체성 찾기 ‘구원의식’ 함께 달렸어요”
http://www.hbo.com/films/burymyheart/
http://siouxme.com/massacre.html


Tin Man - 오즈의 마법사, 이제는 SF 버전으로 자리잡다

DRAMA 2008. 5. 2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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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에 만들어진 프랭크 봄의 소설을 원작으로 과거에 상영된 영화,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 1939)'는 환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긴 하지만 SF라기 보단 동화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당시로는 보기 힘든 에메랄드 도시라던지 마법사의 마법, 마녀가 준 구두같은 이야기들이 신비롭게 다가오곤 했다. Toto 역으로 출연했던 강아지, Terry는 꽤 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베테랑 연기자(?)이기도 했다. 시대적인 모든 상징을 다 담고 있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많은 아이템에서 자주 이용되었다. 허수아비, 양철인간, 겁쟁이 사자, 도로시가 노란 길을 따라가는 이야기. 쥬디 갈란드는 이 영화로 1940년 아카데미 영화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같이 경쟁부문에 올랐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wind, 1939)'의 감독 '빅터 플레밍(Victor Fleming)'은 이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3번째 감독이기도 했다. 모두 4명의 감독과 함께 만들어진 세기의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 그 주인공들이 21세기에 드라마에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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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인기있던 원작 동화가 영화로 탄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 셜리템플로 주연을 교체해야한다는 평을 들으며 주연을 맡았던 쥬디 갈란드, 그리고 계속 교체되던 4명의 감독, 원작 소설의 정치 풍자성을 많이 감소시키고 동화로 다시 태어난 '오즈의 마법사'는 세기의 명작이 되어버렸다. 2007년 제작된 틴맨은 또 한번 원작을 변신하게 만든다. 이번엔 동화 속성을 아예 모티브 정도로 축소시켜 버렸고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판타지 드라마로 변신시켰다. 성인을 위한 정치풍자 소설이 동화로 그 동화가 다시 판타지 드라마로 겉모습이 변해버렸다고나 할까. 그 과정에서 원래 오즈의 뜻과는 다른 OZ가 탄생했다. 이 드라마에서 OZ가 뜻하는 말은 Outer Zone(외곽지대, 원작 오즈의 뜻은 ounce이다 - 황금길과 합쳐 풍자의 의미를 지녔다)이다. 주인공 DG의 이름이 도로시 게일(Dorothy Gale)의 약자이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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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g Man에서는 정치풍자 속성을 지닌 원작 소설의 향기는 많은 부분 사라졌다. 소설이 처음 영화로 옮겨질 당시의 상황도 영화와는 달랐기 때문에 그곳에서 1차적으로 정치적 색채가 빠졌지만 21세기에 제작된 SF 드라마에서는 완벽하게 판타지로 변신했다. 그러나 원작 영화에서 인기를 끌었던 부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행을 상징하는 문장 'There is no place like home(집이 최고야)'라던지 원작 영화에서 마법을 사용하는 장면은 흑백으로 처리된다던지 에메랄드나 마법사가 도로시를 위해 해주는 일들은 대부분 다른 방법으로 표현되고 있다. 무엇보다 뮤지컬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Over the Rainbow'같은 명곡은 전혀 들을 수 없다(비슷한 멜로디의 배경음악 조차 들리지 않는다). 대신 마녀는 훨씬 더 무섭고 강력해졌다. 남자 외모를 가진 마녀란 점도 원작과 비슷하다면 비슷한 점일 지 모르겠다(그 얼굴이야 몇번 등장하지 않지만).

원작에서 등장하던 틴맨과 허수아비, 그리고 겁쟁이 사자가 어떻게 변신했을까? SF 버전으로 탄생한 그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작가의 창작력에 감탄하게 될 지 모르겠다. 그들의 정체를 알아내는 재미가 극을 시청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기 때문에 언급을 생략하지만, 오즈의 마법사에서 허수아비, 사자, 틴맨이 어떤 역을 맡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면 현대판 그들의 역할에 '아'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될 지 모른다. 인간형으로 거듭난 그들은 오즈에 딱 어울리는 사람들로 재탄생했고 원작에서 보다 훨씬 다양한 의미로 DG의 동반자가 된다. 양철인간의 환생이랄 수 있는 틴맨은 특히 아주 강력하고 선명한 캐릭터로 태어났다. 물론 주인공들이 원작과 같은 성격을 캐릭터인 것은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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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 Man'의 이야기는 오즈의 마법사 모티브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지만 그 전개는 다르다. 한적한 농가에서 엄마 아빠와 오붓하게 사는 DG는 마을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 경찰에게 단속당하기도 하고(어떤 의미로 경찰을 만난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먼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기도 하는 평범한 소녀이다. 종종 의미를 알 수 없는 꿈을 꾸고 이상한 그림을 그리는 DG를 부모들은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한편 또다른 세계(OZ라고 불리는 곳)에선 아즈카딜리아라는 마녀가 에메랄드를 찾고 있다. 나치같은 느낌의 검은색 긴 가죽코트를 입은 롱코트는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며 에메랄드를 찾아헤매고 사람의 머리속이나 마음, 먼곳의 상황을 읽을 수 있는 종족을 통해 아즈카딜리아는 에메랄드의 소재를 알고 싶어한다.

평범한 소녀가 폭풍우를 타고 오즈로 날아가는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한다. 날아오는 도중 엄마와 아빠를 잃게 되고, 키가 작은 인디언 종족 길드 파이터(Guild Fighters, 원작에선 먼킨)들에게 잡히게 된다. 그곳에서 도망친 후 차례로 글리치라는 특이한 남자, 그리고 틴맨과 겁쟁이 사자를 만나게 되고 노란 벽돌길을 따라 센트럴 시티로 향하게 된다. 틴맨과 글리치, 그리고 사자는 각각 센트럴 시티로 향하는 사연이 있지만 자신의 사연 보다는 어쩐지 DG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게 된다. 그들과 롱코트 사이에 벌어지는 추적, 그리고 모험이 주된 내용이지만 DG가 밝혀야할 미스터리가 아주 많다. 가장 먼저 폭로되는 건 DG의 부모에 관한 진실들로 DG는 자신을 길러준 부모가 친엄마 아빠가 아니라 양육기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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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색의 눈'이란 이름을 가진 여자는 사악하고 아름다운 마법사 '아즈카딜리아'에게 갖혀 있고, 아즈카딜리아는 종종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며 나쁜 일들을 저지른다. 오즈는 아즈카딜리아에게 정복당한 이후 빛을 잃고 모든 사람들은 비참한 일을 당하는 곳으로 변해버렸다고 한다. 롱코트들은 오즈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니고 아즈카딜리아에게 저항하는 사람들은 끔찍한 벌을 받는다. 자신의 정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풋내기 소녀 DG는 틴맨과 친구들과 돌아다니며 자신의 정체를 알려줄 존재들과 접촉하게 된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나 볼 법한 환상적인 장면들이 오즈라는 공간 여기저기에서 벌어진다(아즈카딜리아가 살고 있는 성은 반지의 제왕 사루만의 성과 많이 느낌이 비슷하고 오즈의 센트럴시티는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학교와 비슷한 분위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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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비교해 가장 변하지 않은 건 어쩌면 동그란 눈의 DG일지 모르겠다. 어려보이면서도 소년같은 느낌을 주는 그녀의 행동은 과거와 비슷하게 용감하기도 하고 영리하기도 하다. 그녀를 둘러싼 비밀을 파혜치는 미스터리는 대부분 원작과의 관련성에서 출발한다. 과연 원작 속 인물들과 새로 태어난 드라마 속 인물들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DG의 이름을 도로시라고 처리하지 않은 까닭은? 원작 속 허수아비, 틴맨, 사자의 성격과 현재 주인공들의 성격이 달라진 까닭은? 원작에서 도로시 일행이 처리한 못된 마녀는 서로 자매였다는 점도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다. 뭔가 형태가 변형되긴 했어도 원작에 대응하는 인물들이 하나씩 출연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취미가 될 것이라 본다.

글리치라는 캐릭터도 눈에 띄지만, 틴맨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양철옷을 입지 않아도 원작 속 틴맨과 유사한 발그스레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은빛나는 칠을 했던 1939년의 틴맨은 기름칠을 하지 못해 삐걱거리고 심장이 없다며 죽는 소리를 해댔지만 21세기 틴맨, 와이어트 케인(Wyatt Cain)은 사연도 많고 따뜻한 총잡이이다. 약간은 딱딱한 성격의 그 틴맨은 아버지같이 DG를 지켜주는 믿음직한 캐릭터이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원작 오즈의 마법사와 SF 버전 'Tin Man'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부분이 있는데 원작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드라마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첫번째 프로모션 사진엔 원작엔 있지만 사진 속엔 없는 존재가 하나 있다. 보이지 않는 그 조재가 어떻게 출연하는지 알아내는 것도 좋을 듯(힌트 - 본문 중에 언급됨). 총 4시간 30분 분량의 3부작 미니시리즈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gonemovies.com/WWW/MyWebFilms/Drama/WizardTinManClose.asp
http://www.bpdfamily.com/bpdresources/nk_a115.htm
http://www.scifi.com/tinman/
http://blog.naver.com/7nara7?Redirect=Log&logNo=130010927327
http://blog.naver.com/marinyoume?Redirect=Log&logNo=50016654364
http://www.ohiomm.com/
http://www.timeout.com/chicago/articles/time-in/24656/toto-recall



Aliens in America - 고교 왕따의 또다른 이름, 외계인

DRAMA 2008. 5. 23.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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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론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혹은 편견에 쩐(?) 인간이라 선입견으로 머리가 도배된 사람이라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어른들은 차마 함부로 할 수 없는 표현들. 병맛이다, 쩐다, 재수없다, 촌스럽다, 찌질하다, 밥맛이다, 이뭐병(?) 등등의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존재들 - 그들이 바로 10대다. 드라마 제목을 'Aliens in America' 즉 미국의 외계인들이라고 지었고, 그 외계인들이란 다름 아닌 두 주인공을 의미하는 말이긴 하지만 어느 면에서 10대들 자체가 전세계적인 외계인들 아닐까 싶다. 사회적으로 완전히 통제되지 않으면서도 가장 독창적이고 기발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를 보내는 그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그 10대들 중에서도 특별히 더 눈에 띄고 찌질한 열여섯살짜리 남자애, 저스틴(Justin Tolchuk, Dan Byrd 역)이다.

위스콘신 지역에 사는 져스틴 톨척의 가족은 평범하다.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진 멋진 엄마 프레니와 돈벌이를 잘 궁리해내는 아빠 게리, 학교에서 인기있는 유별난 10대 소녀 클레어와 어떻게든 학교에 적응해보려 필사적으로 애쓰지만 항상 놀림받고 왕따당하는 고등학교 외계인 저스틴. 치아교정기를 달고 다니던 시절엔 유난히 독특한 외모 탓에 놀림을 받았다고 생각했지만(치아교정기는 희한하게 왕따의 상징이 된다 - 'Ugly Betty'나 'Miss Guided'를 봐도 치아교정기를 착용한 10대는 영 범상치 않다) 치아교정기를 떼고 등교했을 때도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아들이 멋진 고등학생이 되길 바라는, 그리고 그렇다고 믿고 있는 엄마의 바람과는 다르게 '찌질이 리스트'에도 올라버리는 저스틴. 평소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착한 여자친구 이외에는 아무도 친절해 대해주지 않는다. 저스틴을 괴롭히고 싶어하는 학교 건달들은 항상 쓸데없는 말로 저스틴을 놀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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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하고, 노력하는 일도 특별히 없고, 귀도 가볍고 적당히 입도 싼데다 지조라곤 찾아볼 수 없지만, 육체파 여인들의 사진을 몹시 보고 싶어하는 평범한 열혈 10대 저스틴은 어떻게 보면 놀림을 당할 만한 요소를 제법 많이 갖춘 남자애다. 그렇다고 그 친구들의 과한 행동과 동생 클레어의 무시가 당연한 건 아니겠지만 그는 스스로 찾을 법도 한 왕따 돌파구를 전혀 찾아내지 못한다. 남들과 다르다고 좌절하는 자체가 외계인스러움을 인정하는거지만, 아들이 왕따당한 사실을 알게된 엄마는 학교에 따지러 가고 학교에선 제법 과감하게 '교환학생'을 권한다. 영국 엘리트 이미지의 금발머리 교환학생을 받아들여 홈스테이시키고 서로 친구가 되면 학교 내에서 스타가 된다는 약간은 엿같은 조언과 함께.

엘리트 영국인을 사귀면 인기가 좋아진다는 이 다소 현실적인(?) 발상과 편견에 기막혀해할 즈음 비행장에 도착한 교환학생은 '라자 무샤라프(Raja Musharaff, Adhir Kalyan 역)'라는 까무잡잡한 파키스탄인. 금발머리 외국친구의 꿈도 깨졌지만 이제는 더 왕따를 당하기 쉬운 상황이 됐다. 알고 보니 아무도 받아주려는 집이 없던 교환학생이라 교사가 떠넘기다시피한 것. 외모와 종교에 대한 편견은 다른 미국 가정과 별로 다를 것없는 톨척 가족은 그 선입견과 편견을 과감히 드러낸다. 감히 냉대하지 못하고 친절히 대하는 척 하지만 라자를 다시 쫓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엄마. 그러나 평소 친구와 다정하게 대화해본 적 없는 저스틴은 라자를 금새 마음에 들어하게 된다. 외계인같은 미국인이 외계인같은 외국인을 만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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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에서 종종 무슬림에 대한 무식한 발상을 보여주는 미국인이 등장한다. 파키스탄과 이란의 무슬림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면서 무슬림은 모두 테러리스트라며 공개적인 공격을 가하는 교사까지 있는데다 수업 중 우리랑 다른 문화를 가졌다며 원숭이처럼 질문하게 만들고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대답이 나오면 무시한다. 이 편견은 솔직히 드라마 자체에도 적용되어 있는데 영국에 교환학생을 올 정도로 글로벌한 삶을 살고 있는 파키스탄인이 방문한 나라의 문화와 완전히 동화되지 않는다는 설정도 일방적이고(모든 파키스탄인이 전통을 지킨다고 할 수도 없고 미국에서 일부러 눈에 띄는 복장을 한다는 것도 부정확한 설정 아닐까 - 한복입고 미국 거리를 나다니는 한국인을 상상해보라) 그들의 삶이 웃음거리처럼 보이기만 한다는 점도 문제점이랄 수 있지만, 시청시 코믹한 극의 설정상 그렇게 두드러지진 않는다.

독특한 외모의 라자에 비해 '평범한' 미국 청소년들이 그리 멀쩡해보이는 건 아니다. 다치거나 죽어도 상관없단 서약서를 써가며 치어리더가 되는 여학생들도 있고. '그렇고 그런 인기리스트'에 올랐단 사실에 열광하는 소녀들도 많다. 인기 유지를 위해 흑인과 한번 사귀어보는 주인공의 여동생, 클레어는 솔직히 경악스럽다. 그리고 그런 클레어를 평범하게 생각하는 고등학교의 친구들은 더 경악스럽다. 그렇지만 외모만 외국인일 뿐 훨씬 더 멀쩡한 생각을 가지고 멀쩡하게 행동하는 라자가 오히려 친구들의 손가락질을 받는다.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동성의 친구에게 말을 건다던지 특정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식당에서 눈에 띄는 일 등은 '외계인'을 결정하는 기준은 내면이 아니라 외면이란 점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이건 그들 10대 문화의 약점이자 동시에 가식적으로 살아가는 일반인들의 약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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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ir Kalyan란 이름의 라자 역을 맡은 배우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한다. 올해 26살이라는 이 지적인 배우는 어머니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국회의원이라고. 정통 무슬림인지의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종교적인 문제 역시 이 드라마의 약점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드라마 속에서 10대 소년의 역을 잘 소화했고 곧 닙턱을 비롯한 여러 드라마에 등장할 예정이란다. 정통 외계인 외모를 가진 파키스탄 소년 라자가 겉멋든 10대들로 가득한 미국 고등학교를 감동시키고 친구를 성장하게 하는 내용이 이 드라마의 주된 에피소드. 1시즌 18화로 종결되었고 각 에피소드 마다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저스틴의 왕따는 우울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코믹스럽게 잘 처리되고 교훈적인 성격을 주는 라자의 이야기도 지루하지 않다. 10대 외계인 라자와 저스틴을 만나보라.


이미지 출처 :
http://www.tv.com
http://www.cwtv.com/shows/aliens-in-america

 


隠の王 - 21세기 닌자들은 그들의 왕을 수호하라!

ANIMATION 2008. 5. 2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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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와 사무라이는 일본스러운 전통의 상징이다. 카마쿠라 막부 때부터 활약했다는,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비밀리에 임무를 수행하는 닌자와 칼을 들고 귀인을 가까이에서 수호하던 무사, 사무라이. 임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행동, 그리고 주인이나 계약을 맺은 사람에게 충성을 다하는 그들의 특징은 많은 분야에서 이야기거리가 되곤 했다. '나루토'라는 애니는 사실 가상의 나라와 그 나라 안의 닌자 마을을 소재로 만든 SF 성향의 닌자 애니메이션이다. 건국신화를 비롯한 많은 역사 속 소재들을 놀랄 만큼 다양하게 많은 작품으로 쏟아내는 걸 보며(어떻게 생각하면 20세기 초반, 서양에서 유행한 오리엔탈리즘 소비 때문인지도 모른다 - 동양스러운 건 뭐든 잘 팔렸고 가장 잘 팔린 동양소재 중 하나는 아무래도 일본이니까) 새삼 그 부분이 부러워지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우리 나라에서 '다모'라는 판타지 드라마가 제작된 것도 신기에 가까웠는데, 닌자와 사무라이 소재의 드라마와 애니가 넘치고 있으니 말이다.

'닌자의 왕(隠の王)'은 닌자들에게 내려오던 고유의 비술, 삼라만상을 가진, 그런 닌자의 신을 말하는 것이지만, 그 왕을 두고 싸움을 벌이는 닌자들은 실제로 존재한다 하긴 어려운 존재들이다(관광지 등에서 닌자학교를 운영하고 과거 암살자, 첩자를 길렀던 닌자집단의 후손으로 기예를 연마한다고 하지만,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점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는 애니 속 주인공들은 과거 융성했던 5개 집안, 소수 닌자의 후손으로 각 집안 특징에 맞는 기술과 무예를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몰래 익힌다. 독심술, 환술같은 믿을 수 없는 재주를 부리기도 하고 표창, 수리검같은 닌자도구를 사용하는 건 기본이다. 사무라이 집안 출신은 일본도를 항상 어깨에 차고 다니기도 한다. 주인공은 이 5개 대표 닌자 집안의 비술 비밀과 세상의 모든 지헤를 몸속에 품고 태어난 존재다. 마치 나루토 몸 안에 구미호가 봉인되어 있듯 비술이 숨겨져 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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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의 1편은 학원물 형식을 취하고 있다. 호감을 보이며 다가오는 동급생 아이자와 코이치와 영어 교사 쿠모히라 토바리 듀랜달이란 두 인물은 '닌자 동아리'에 가입하라며 끈질기게 주인공에게 다가온다. 어릴 적 쫓기던 때의 기억을 잊어버린 로쿠죠 미하루는 갑자기 다가오는 이 두 사람이 불편하기만 하다. 그나마 두 사람은 호의적인 인물이었고 자신을 보호해주기라도 했지만, 비술을 내어놓으라며 찾아오는 각 닌자 일파의 사람들은 목숨을 노리기도 하고 소원을 들어달라 막무가내로 조르기 때문에 귀찮은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은 어찌되든 알바 아닌 닌자들의 비술, 그 비술을 풀고 무관심하고 조용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어느 닌자집단은 그 비술을 이용하길 원하고 어느 닌자 집단은 그 무지막지한 힘을 없애버리길 원한다.

세월도 달라지고 닌자의 쓰임도 달라져 일반 직장인이나 용역 회사처럼 움직이는 닌자들이 있는가 하면 쿠모히라가 속한 본텐처럼 닌자의 철학이나 행동양식도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권총같은 무기를 암살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닌자 집안과 이어진 시미즈 가문의 레이메이는 사무라이의 후손으로 일본도를 이용한다. 과거엔 닌자의 힘은 실력과 신용이었겠지만 21세기의 닌자는 권력과 재산으로 파워가 정해진다. 아무리 전통을 지킨다 한들 시골 구석에 술수를 써 모습을 숨기고 사는 닌자들이 충분한 실력을 발휘하긴 힘들다는 설정. 걸어다니는 닌자 두목과 리무진을 타고다니는 닌자 두목의 파워는 비교 불가일 지 모른다. 현대판 닌자가 닌자의 왕을 두고 다툰다는 설정은 그런 의미에서 독특한 구경거리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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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는 특성상 정체를 드러내지 않지만 모두 정의를 위해 일한다고 할 수 없는 집단들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에 암살 전문 집단이란 별칭이 붙어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생명 윤리나 도덕을 강조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임무 완수'를 위해서는 자신의 생명을 깎아내는 금지된 술법도 마다하지 않는 거다. 주인공 미하루를 보호해주지만 보호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닌자 집단 후우마의 일원들, 비술을 이용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막강한 세력의 카이로슈 집단. 그들은 목적 만 다를 뿐 미하루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선 다를 바 없다. 미하루의 친구 코이치, 라이메이와 본텐의 유일한 후계자인 쿠모히라는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과 특별한 사이일 수 밖에 없다. 물론 미하루를 위해 항상 노력하는 쿠모히라를 위해선 항상 작은 악마가 준비되어 있을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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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닌자의 왕이란 비밀을 초반부터 폭로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모든 미스터리가 풀린 건 아니다. 원작 만화 역시 연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들었는데 애니메이션 역시 풀어야할 미스터리가 많다. 삼라만상이란 별칭을 가진 숨은 세계, 닌자 세계의 비술은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 그리고 미하루는 그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앞으로 전개될 중요한 이야기지만 미하루의 신상에 얽힌 이야기, 후마나 이가촌같은 각 닌자집단이 숨기고 있는 이야기, 저승화(일본에선 자주 나오는 꽃이지만 우리에겐 익숙치 않은 꽃)을 피우며 등장하는 라이메이의 오빠(이 모티브는 충분히 나루토 시리즈의 사스케을 닮았다) 이야기, 요이테와 마하루의 갈등같은 것들이 충분한 볼거리이다.

닌자의 속성은 많은 부분 후대에 창작되었고 그 룰이나 원칙도 전설을 넘어 환상에 가까워졌지만 극단적인 속성을 압축해 현대극으로 꾸며놓은게 닌자의 왕 아닐까 한다.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펼쳐진 나루토 보단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종종 등장하는 코믹 코드, 주인공 마하루의 볼빨간 얼굴은 솔직히 일본이 아니면 이해가 가지 않을 악마스러운 표정이기도 하다(정말 검은 날개를 그려줄 줄이야). 또 쿠모히라의 탈것 공포증같은 것들은 많은 사람들을 웃겨줄 코믹요소이기도 하다. 닌자라는 테마를 제외하고도 무엇보다 그림체가 제법 선명하면서도 날씬하고 정감있다. 닌자의 과장된 이야기가 거부감을 줄 법도 하지만 애니 자체의 SF 속성을 생각하면 아이템 쯤으로 봐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 닌자이야기로서 과격한 부분 만 제외하면 나루토 보다 편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미지 출처, 관련 사이트 :
http://www.square-enix.co.jp/magazine/gfantasy/story/nabari/
http://www.nabari.tv/top.html
http://www.amazon.co.jp/


Burn Notice - 스파이는 해고되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DRAMA 2008. 5. 20.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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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오지, 나이지리아에서 국가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스파이, 마이클 웨스턴은 '모든 사람은 스파이가 CIA나 FBI인줄 안다'며 약간 짜증섞인 반응을 보인다. 드라마 첫부분에 주인공 스파이는 자신의 소속을 정확히 밝히지 않지만 제법 능숙한 솜씨로 협상을 이끌어가고 협상이 성사되자 마자 국가에 돈을 입금해달라 요청한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상황이 급반전한다. 전용 전화 속에서는 스파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더 이상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안내가 들려오고 거액의 돈을 넘겨줘야할 상대방은 마이클을 죽여버릴 듯 위협한다. 무사히 임기응변을 통해 빠져나와 비행기에서 정신을 잃는 주인공. 누군가가 어머니가 사시는 마이애미 근방에 버려줬지만 마이클은 궁금하다. 나는 왜 스파이 블랙리스트에 올랐지?

드라마 주인공, 친절한 전직 스파이 마이클 웨스턴의 설명에 의하면 스파이는 '의심스럽다'고 판단되면 아무리 잘나가던 사람이라도 즉각 퇴출된다고 한다. 그의 신상정보와 활동기록을 비롯한 많은 정보들이 삭제되고 계좌를 비롯한 신분증명도 국가에 의해 사용정지되어 아무것도 쉽게 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심지어 거주지 이주도 자유롭지 않다. 그리고 불안하고 의심스러운 일을 했다는 정보 때문에 FBI를 비롯한 각 정보기관에 감시당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도 만날 수 없고 의심받는 그 불안한 처지에서 마이클은 또다시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누가 배후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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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던져놓은 마이애미의 호텔방에서 깨어나 보니  전에 헤어진 여자친구가 네 비상연락처가 나로 되어 있더라며 한소리한다. 일단 죽을 위기는 모면했고, 스파이 활동의 미스터리는 차근차근 해결하면 그만인데 돈도 없고 옷도 없고 잘 곳도 없는 처지의 이  남자 웨스턴에겐  뒷사정이 의심스러운 친구 샘, 폭파와 권총쏘는 일을 좋아하는 전 여자친구 피오나, 그리고 아들 들들 볶는 재미에 사는 듯한 영리하고 주책스런 엄마 만 곁에 남았다. 일단 먹고 살 길을 마련해야하니 전직은 생각하지 않고 각종 해결사 업무를 맡아가며 생계를 어아가는데 전직 스파이로서 무슨 일을 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상식도 풍부하고 재능도 많은 이 남자. 몇 개 전쟁에도 참전했었던 능력자라던데?

마이클 웨스턴이 전직 스파이이고 Burn Notice(해고 통지, 직위 해제)당한 처지라는 건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무슨 일을 해결했고 어떤 과거를 가진 인물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종의 음모로 스파이에서 해고된 것만은 분명한데 어떤 잘못을 저질렀단 구체적 증거는 없다. 가장 중요한 건 해고당하고 난 이후 누군가 이 남자 뒤를 쫓으며 사진을 찍고 정보를 수집한다는 거다. 친구도, 전 애인도, 엄마도 도저히 믿을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배후를 알 수 없는 사람한테 정보를 수집당하는 처지까지. '스파이는 해고되는 법없이 그냥 그 기록이 지워진다'는 처지에 알맞게 딱한 상황도 발생한다. 그런 앞뒤 딱 막힌 상황에서도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걸 보면 타고난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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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해변과 향략의 마이애미, 그 미인들과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버림받은 스파이역의 마이클 웨스턴은 맥가이버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로 스파이 업무를 추진한다. 초호화 저택에서 도둑을 찾아내는 첫번째 에피소드는 화끈하다. 길거리에서 산 싸구려 핸드폰으로 도청기를 만들고 어리석은 마약 판매 갱단을 순식간에 쫓아낼 줄도 알고 조폭을 속여 돈을 뜯어내거나 길거리에서 가장 알맞은 차를 털어 사람들 앞으로 끌고가기도 한다. 특히 평생을 투정부리듯 마이클을 죄었다는 어머니는 차도 집도 없는 아들이 자신을 위해 일하게 만들고 과격 단순 애인 피오나는 어머니와 한편이 되어 사고를 쳐댄다. 마이클 웨스턴 역의 제프리 도노반(Jeffrey Donovan)은 자주 드라마에 출연했던 실력파 배우.

한편 전 애인 피오나 역으로 출연하는 까무잡잡한 피부의 가브리엘 앤워(Gabrielle Anwar)는 The Tudors에서 마가렛 공주역을 맡았었고 1992년 '여인의 향기'란 영화에서 알 파치노아 춤추던 Donna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배우다. 마이클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는 엉터리 샘과 전 여자친구 피오나 뿐인데 이 피오나가 사고뭉치라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가끔 벌어진다는 것. 폭파와 권총을 좋아하는 매력적인 여자친구의 컨셉은 프로모션 사진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종종 제임스 본드와 본드걸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9월은 모든 방송국의 미국 드라마가 시즌 오픈하는 시기이고 6월과 7월 동안 오픈하는 미드는 적다. 그 한적한 시기에 번노티스가 재미있게 볼만한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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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per - 난 태어날 때부터 악마에게 영혼이 팔렸어

DRAMA 2008. 5. 18.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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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에게 영혼이 팔린 남자. 너무 진부하다. 19세기에 유행한 그 남자, 지식과 권력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괴테의 파우스트. 그 파우스트의 리메이크라 쳐도 너무 구닥다리다. 그러나 '악마에게 영혼이 팔렸다'는 그 아이템을 갖고 만든 드라마가 있으니 그게 바로 'Reaper(저승사자)'다. 파우스트와 이 남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파우스트는 스스로 모든 걸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메피스토텔레스를 끌어들였지만, 드라마 리퍼의 주인공은 그 부모가 제 한 목숨 살자고 자식의 영혼을 홀랑 악마(devil)에게 넘겨벼렸다는 거다. 그래놓고 미안하다는 이유 만으로 아들에게 과잉 친절을 보여줘가며 키웠고(팔아먹은 것도 나쁘지만 이것도 어떤 의미로 더 나쁘다) 그 아들은 그에 대한 반항으로 되는대로 삐딱하게 자랐다. 하나 뿐인 남동생은 그게 싫어 항상 형을 못살게굴고 싶어하지만 죄책감에 시달리는 부모한테 다른 아들이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의 첫 시작은 21살의 생일이다. 악마의 존재 자체도 믿을 수 없는 일반인들. 그 당연한 상황에서 생일을 맞은 주인공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이 그저 당황스럽기만 하다. 개들이 쫓아오고 마음 만으로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해주고, 양복입은 말끔한 노인네가 갑자기 나타나 헛소리를 해대고, 오늘 참 최악의 생일이라며 투털거릴 찰라 아버지가 이야기할게 있단다. '아들아, 난 네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버렸단다' 그들은 병에 걸려 목숨이 위험해지자 앞으로 자식같은 건 생기지 않을 거라 믿고 부모의 목숨과 아들의 영혼을 바꿔버렸단다. 21살의 생일날이 거지같다며 술을 퍼마시고 잠들려는데 악마가 나타나 민폐를 끼치기 시작한다. 놀란 주인공은 '으아아아악~!!!"하고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악마도 믿을 수 없는데 내 영혼을 가져간 악마라니! 이게 말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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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에 대한 한역을 악마로 해놓긴 했는데 이 드라마 속 데빌은 한국의 저승사자, 그리고 외국의 사신을 더 닮은 편이다. 지옥을 관리하는 보스(Boss)로 지옥에서 탈출한 영혼을 수거하고 심사도 제법 사납게 구는 이 양복입은 노인네는 종종 God의 이름을 들먹이며 주인공의 일을 훈계하기도 한다. '네 부모를 속이지 말라'던지 '약속을 지켜야한다'같은 원칙적인 말들이 악마의 입에서 나오면 과연, 저 악마는 누구의 하수인인가 싶어질 정도. 속세에 대한 관심도 많아 치킨스테이크와 우유를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먹는가 하면 꽃을 따오거나 주인공이 마음에 둔 여자를 예쁘다고 치켜세워줄 줄도 안다. 상으로 주인공이 마음에 둔 여자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줄 때도 있다.

'좋은 악마'라는 어색한 표현이 적당히 어울릴 정도로 주인공에게 특별히 악랄한(!) 일을 한다고도 할 수 없는 존재. 주인공은 지옥의 영혼을 수거하기로 악마와 계약을 한 거고 그 일이 아무리 어려워도 처리해야하는 운명인 것이다. 그러나 기본은 악마라는 컨셉 그대로 달려오는 차에게 카트를 들이밀고 계약을 지키지 않은 영혼은 사정없이 처단해버리고 그냥 지옥으로 데려가달라는 주인공을 네 엄마를 데려가버리겠다며 협박하는게 이 악마가 하는 일. 일은 완벽하게 실수하게 처리하지 말라며 무시무시한, 지옥에서 빠져나온 영혼들 앞에 툭하고 주인공을 던져놓는 일도 많다. 도무지 피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이 노련한 악마는 정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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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인공은 자신을 편애하는 부모에 대한 반발로 대충대충 인생을 살아온 걸로 표현되는데 어떤 마트의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자신의 친구 쇽과 벤은 악마의 요청대로 영혼을 수거하는 일을 종종 도와준다. 이 두 친구의 코믹함이 리퍼를 코믹 드라마로 만들어주는 주요 에피소드가 되곤 한다. 마트의 물건을 털어 영혼을 수거하러 가는 장비를 마련하기도 하고, 마트 안에서 셋이 쭈그리고 앉아 뭔가 의논하기도 하는 장면들이 자주 연출된다. 흔한 여러 로맨스 드라마들처럼 주인공이 좋아하는 연인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친구들이 무서운 일을 도와주는 것까진 좋은데 이 코믹한 분들이 도움이 될까 되지 않을까? 차라리 수거한 영혼을 받아가는 글래디스 쪽이 도움이 되는 것 아닐까?

최근 미드는 전통이나 전설 등에 근거한 꼼꼼한 설정의 복잡한 드라마 보단 간단한 아이템이나 아이디어를 차용한 코믹 드라마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시간여행의 원리도 악마의 이름도, 악마가 하는 일도 그렇게까지 꼼꼼하게 따지지 않는다. 악마가 저승사자를 관리한다고 굳이 따질 거 없는게 미드의 경향인 듯 하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어도 그 영혼을 지옥으로 수거해가지 않고 지상에 살게 하며 굴린다는 설정도 재미있다는 이야기. 우리 악마는 어떻게 주인공을 괴롭히고 주인공은 어떤 멍청한 행동으로 그 괴롭힘에서 벗어날까? 아니면 용기있는 영웅이 될까? 1시즌은 18에피소드로 종료하지만 2시즌 연장되어 2008년 가을에도 돌아올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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恨中錄(한중록) - 사람 속이 미련없이 갈라지면 아무 시름이 없겠소

BOOK 2008. 5. 16. 11:23


무릇 이 시대에 사라져야 마땅한 '국모(國母)'라는 호칭이 당연히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역사적으로 1910년 8월까지 존속했다는 조선, 그리고 대한제국의 임금과 황제는 한반도 땅의 아버지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의 아내를 사람들은 국모라 불렀다. 왕후와 왕제의 자질은 어진 백성과 임금을 섬기는 신하의 자질과는 다른 그릇을 타고나는 것이라 했다. 사람들은 유난히 그들 앞에 깍듯했고 왕후 역시 그들을 대함에 모든 시름을 숨기고 의젓함을 잃지 않았다. '왕과 왕후의 자리는 하늘이 내린 것'이란 속설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가 보다.

비록 왕후 자리에 추존되었으되 살아서는 '중궁전(中宮殿)'이라 불려본 적 없는 왕의 어미에게도 같은 자질이 필요할 것이다. 아니 한중록(恨中錄)을 쓰며 한가한 듯, 험난한 세월을 상기하던 헌경왕후(獻敬王后)는 어찌 보면 왕후 보다 한 계단 더 높은 자질을 깎아야했을 지 모른다. 왕의 며느리이자 왕의 어미이며 왕의 할머니였으나 시아버지도 아들도 손자도 핏줄의 위계에 따라 자신을 대접하지 못했던 그 세월, 그 깎고 깎아야할 자연스러운 혈육의 욕심을 어찌 가볍게 넘길 수 있었으랴. 친며느리가 효부로 칭송받는 효의왕후(孝懿王后)라 한들 대비 자리에 오르지 못한 자신은 궁중 의례가 있을 때마다 내명부 빈의 지위로 며느리에 사배하는 처지가 아니었던가. 열살어린 호랑이 시어미 정순왕후(貞純王后)와의 갈등은 어찌 넘기었을까. 물욕은 차치하더라도 어미 대접은 받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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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사람들이, 한중록은 혜경궁이 홍씨 집안의 변명을 위해 씌여진 글이라 잘라 이야기하곤 하지만 사람 속이 그리 모질게 한 마음으로 흔들림이 없으면 무슨 근심이 있으랴. 왕후 자리에 타고난 인물이든 내 집안의 흥망을 위해 진심을 다한 인물이든 그는 천갈래 만갈래 갈라진, 열길 물속 보다 알 수 없는 '사람'이 아니던가. 그의 생각이 오로지 홍씨 집안의 변을 위해 분주한 듯 보인 건 그 집안 최고 윗자리가 된, 헤경궁이 아니면 멸족을 면치 못할, 번듯하지 않은 혈연들 탓이리라. 사람 속이 그리 정확히 갈라지면, 아들은 어이 살렸으며 죽은 남편은 어찌 그리워하리오. 감히 짚을 수 없는 그의 마음을 헤아려 그려보리다. 그리하여 쓰는 늦은 봄 한중만록(閑中漫錄 - 한가로이 붓가는대로 쓴 글)이라.


마노라는 풍산홍씨 홍봉한의 딸이다

여섯 권 한중록 중 첫권은 환갑을 맞은 혜경궁이 임금 자리에 오른 정조를 두고 조카 홍수영의 부탁을 받아들여 썼다 한다. 아비가 죽고 숙부가 운명을 달리하였으나 한가롭게, 환갑을 맞아 정조의 효심을 누리며 자신의 어린시절과 젊은 시절을 기록한 그는 그 시절엔 쉽게 그 한과 애닮음은 적지 못하고 입궁할 때 있었던 이야기와 집안의 내력을 세세히 적었다. 비록 홍봉한이 죽었다 한들 왕이 된 아들을 둔 뿌듯한 마음으로 경모궁의 죽음을 차마 어찌 적을 것이냐. 더해 영조와 두 성모의 은혜를 어찌 다 옮길 수 있으랴. 그러나 세상에 아버지와 같은 훌륭한 인품을 가진 자가 어디에 또 있으랴. 홍씨 집안의 한 딸로 궁의 은혜를 입어 집안의 모든 사람에게 마노라로 불린 혜경궁은 집안을 일으켜 세우고도 남을 어른이었다.

한 집안 족보에도 쉬이 올라가지 못할 여자아이로 태어나 집안의 사당에 절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감히 얻기 어렵다. 임금의 허락을 받아 사당에 하례하고 초례를 치뤄 궁중의 비빈이 된 그는 그때부터 사소한 일상을 아버지와 의논하며 궁중의 일을 낱낱이 고하게 된다. 한중만록의 첫장은 아녀자의 편지가 궁안을 나도는 것을 두려워하여 마노라의 편지를 모두 모아 물로 씻어버렸노라 말하는 홍봉한의 당부가 적혀 있다. 궁궐 내 한 궁의 주인이 되었으니 마땅히 많은 윗전을 섬기고 노련한 아랫상궁들을 부려야 할  터이지만 10세의 어린 아이가 능히 그들을 다룰 수 없음에 부모가 항상 타이르고 임금은 그 가족들을 입궁시켜 허전한 그의 마음을 가시게 해주었다. 시집을 나라로 왔으되 어찌 그의 부모가, 그의 집안이 세상에 가장 귀한 사람들이 아닐 수 있었으랴. 노론이 무엇이며 임금의 은혜가 무엇이냐. 궁의 변고가 있을 때마다 자신을 거두는 부모와 형제와 숙부, 계부 만한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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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때 궁에 입궐하여 81세의 노구로 궁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70여년의 인생을 궁에서 울고 웃었던 혜경궁은 철부지 어린 시절을 어린아이로 살기 보다 집안의 기둥으로 궁안의 세 명의 윗전을 모신 며느리로 사랑받던 옹주들과는 다른 궁중의 삶을 살았다. 할머니의 죽음, 어머니의 죽음, 집안 어른들이 문안온 일들, 경모궁의 됨됨이와 인원왕후 정성왕후, 그리고 선희궁에게 사랑받고 도움받던 일들을 적으며 그의 육십평생을 적으니 마노라가 첫권의 한중록을 적을 때는 자식이 성하고 주변이 환하니 굳이 책의 제목을 한(恨)'이라 짓고 싶지는 않았음이라. 첫번째 한중록의 권이 진정 한가로운 글이다. 자신을 감싸던 집안이 그리우나 그들이 모두 가고 없고 자식은 죽어 어린 시어미 정순왕후가 승하고 친며느리가 윗전이 되니 풍산홍씨 집안의 딸에게, 한(閑)이 한(恨)이 되었으리라.


혜빈은 경모궁의 조강지처이다

열 살에 아내가 되어 세손을 둘 낳고 군주를 둘 낳은 혜빈은 1744년 세자빈이 되고 1762년에 남편을 잃었다. 사후에 사도세자, 장조의 시호를 받은 경모궁과는 16년 동안을 부부로 지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지아비의 죽음을 간신히 한중록 한권에 적었으나 정조가 오래 나이먹도록 '그 일'을 차마 떳떳이 말할 수 없었다 전한다. 혜빈의 시아비와 시어미, 그리고 시누이들과 지아비는 어떤 삶을 살았길래 그 후손들이 함부로 그 극악한 하루를 말하지 못하나. 어이 하여 경모궁의 아들은 노론과 그 외가의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가. 부군의 죽음을 보고도 자식을 생각하여 촌철로 명을 끊지 못한, 눈물많은 혜경궁은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  자애로운 시아비 영조에게도 누를 끼치지 않고 귀한 아들 정조의 이름을 해치지 않으며 남편 경모궁의 험하고 짧은 인생사를 적을 방법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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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 인원왕후, 정성황후, 정순왕후, 선희궁과 만만치 않은 여러 시누이, 옹주들을 봉양하고 보살피며 궁중의 일원이었던 그가 윗전들의 특별한 미움을 받은 일이 없는 것으로 보아 경모궁과의 살뜰함을 소중히하기 보다  궁중의 험난한 삶을 행여 이겨내지 못할까 염려하는 삶을 살았으리라. 그의 정치적인 삶은 화완을 정처라 부르며 원망하나 그를 제외한 나머지 시가 사람은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허나 혜빈은 두가지 점을 들어 영조를 원망하였다. 영조는 경모궁이 태어난 지 백일 만에, 그 어린 아기를 직접 거두지 않고 왕세자로 책봉한 후 저승전에 들였다. 법도를 갖추는 것은 좋았으나 어미의 정을 모르는 어린 아기에겐 가혹한 처사였다.

또한 경모궁이 거처로 정한 저승전은 원통하게 죽은 경종의 비 선의왕후 어씨가 죽은 곳이자 숙종대의 장희빈이 죽은 취선당과도 가까운 곳으로 어대비의 내인들이 전각을 지키고 있었다. 영조와 그의 후손들을 가벼이 여기는 그 나인들에게 경모궁을 맡긴 일은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아닐 수 없음이라. 대조는 어찌 경모궁의 심약함을 전혀 살피지 않았으며 저승전의 상궁은 무슨 심사로 왕세자가 어지러운 것들을 가까이 두게 하였나. 혜빈에겐 그 모든 것이 운이 맞지 않음이고 가혹한 명이니 사악한 사람들이 어질고 덕있는 사람들의 눈을 흐리며 경모궁의 병이 모년사를 더 힘들게 하였음이라. 타고나게 덕이 있고 침착하던 경모궁에 대한 글을 적고 지아비에 대한 몇줄의 원망도 적었으나 사무치는 그리움은 적지 않으니. 알 수 없다, 궁에 살던 사람의 냉정한 법도인가 부덕한 지어미의 정이 모자람인가.


그러나, 혜경궁은 아들을 죽은 자의 양자로 보낸 어미이다

어린 순조를 두고 피 섞이지 않은 증조 할머니, 정순왕후는 수렴청정을 하고 이미 세력을 잃은 풍산홍씨의 가문이 점점 쇄락해감을 보며 순조의 친할머니 혜경궁은 모년사의 일을 정확히 적어보기로 한다. '그날'의 일을 간악한 무리들이 함부로 말하고자 하나 영조의 명으로 옳다 그르다를 언급할 수 없게 되었으니 딱히 밝힐 방법이 없었음이라. 정조의 이름에 누가 될 기록들도 정정하고 홍씨 집안에 씌운 누명도 벗어보리라 한중록을 보태어 적는다. 그러나 경모궁이 죽고 영조와 선희궁에게 스스로 어린 아들을 들여보낸 혜경궁은 이미 정조의 어미가 아니었음이라. 진종 효장세자의 아들로 영조의 뒤를 잇게 되니 사도세자의 후손으로 혈통을 의심받는 것 보단 나으리라. 왕의 자리에 올라 어머니가 아닌 어머니를 바라보는 정조에게 헤경궁의 처지가 참담해지는 것이 애닮은 일 아니었을꼬.

이 모자의 슬픈 세월을 권력을 두고 벌인 승리라 할 것인가 아득한 먼 옛날의 슬픈 사연이라 할 것인가. 유달리 아들을 아꼈던 혜경궁은 한과 억울함을 고변하되 친정의 핏줄을 다독임도 잊지 않으며 영조와 경모궁의 위신을 챙기는 예의도 잊지 않는 섬세함을 보였다. 영조를 깎아내림도 사도세자를 낮춰 이름도 아들의 앞길에 누가 됨을 제대로 알고 있었음이라. 그와 함께 혜경궁은 친정집의 명예가 곧 자신과 정조의 위엄이 된다는 사실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역사의 진실이 살아남은 자의 것이라 하고 친 아비에 대한 승정원 일기를 스스로 삭제한 정조라 하지만 사람들의 구구한 말과 혜경궁의 변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 누가 알 수 있으랴. 이를 두고 손가락질하여 집안과 권력 만을 위해 살았던 냉정한 여인이라고 낮춰 말할 수 있으랴.

"죽은 자는 지아비요, 아버지요, 아들이요, 그리고 핏줄을 나눈 사람들이라. 그 어느 한곳에 남은 잔정이 없으며 미련이 없을까. 앞세운 사람에게 아무 미안함이 없도록 사람 속이 미련없이 딱 하나로 갈라지면 얼마나 좋겠소. 함함한 봄꽃을 바라보며 모진 세월을 마감한 그가 죽어간 그들을 그리워하며 조금은 덜 괴롭지 않았길 바라오. 오늘 이곳에, 지아비 죽고, 부모 죽고, 친아들이 죽을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한폭 그림같은 사람을 적고 가오."



한중록(내 붓을 들어 한의 세월을 적는다)(오래된 책방04) 상세보기
혜경궁 홍씨 지음 | 서해문집 펴냄
내 간장은 마디마디 끊어지고 눈앞이 캄캄하니 가슴을 두드린들 어찌하겠는가. "궤에 들어가라!" 하신들 들어가시지 말 것이지, 어찌 들어가셨는가.





유시진 - 데온과 에온, 그리고 현실과 철학

COMICS 2008. 4. 30. 02:44


유시진님에게 메일을 드리고 리뷰를 쓰자고 생각하다 꺠달았다. 내 본래 의도는 한 작가의 만화와 그 장점을 여러 사람에게 소개하는 것인데 나 스스로 '유시진님의 만화'를 무겁게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 어쩐지 그녀의 만화에 접근할 떈 무겁다고 생각해왔던 스스로의 편견이 드러난 셈이다. '무겁다'라고 하기엔 몹시 즐겁게 읽었고, 연재 내용을 기다려가며 구독하곤 했는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을 했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만화가 본인이 원하는 자세는 아닐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근본적으로 작품 마다 깔려 있는 '진지한 접근방식' 덕분에 생긴 선입견이겠지만, 원래 사람은 남의 이야기 보다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어려워하는 법인가보다. 그러나, 이 만화가에게 강조해야할 점은 '무겁다'라는 것 보단 '진지함이 줄 수 있는  유희' 쪽이다.

수없이 많은 만화책이나 잡지를 사모은게 벌써 몇년인가. 그 잡지에 실린 만화 한편 한편 중 소중하지 않은 작품이 어디 있겠냐만은 - 개인적으로든 작가분들 자신에게든. 유시진님은 소중하게 여겼던 '연재 만화'의 만화의 작가다. 아주 어린 시절에 읽던 윙크, 이슈를 비롯한 많은 잡지들은 제외한다 해도 큰 크기의 스타일좋은 만화잡지, NINE부터 직장일로 몸이 시릴 정도로 바빴던 시절에 출판된 계간 '오후'까지, 고스란히 남은 기억들을 뒤지며 리뷰를 써볼까 궁리했다. 꽤 금방 개인 홈페이지의 이미지를 '리뷰' 목적으로는 써도 된다는 허락을 받게 된 까닭에 오히려 더 글쓰는 시간이 길어졌다. 만화를 읽을 때 느꼈던 감동이, 타마라나 이루다를 만났을 때 느꼈던 즐거움이 내 짧은 글로 표현하기엔 능력이 모자라단 사실 -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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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순정만화잡지, '댕기' 시절부터 엄청나게 많은 양의 만화들을 읽었다(리뷰나 다른 글들을 잘 살펴보면 알겠지만 난 만화 매니아가 아니고 순정만화 매니아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따지면 그 보다 더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은 셈이지만, 90년대 초반부터 유행한 만화잡지 속 만화들은 예전에 읽던 책들과는 뭐가 달랐다. '대본소 만화'에 익숙하던 시선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작가들이 대거 출현,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트리고 있었다. 아주 잠시지만 읽어야할 것들이 많아 고민하던 시절이 도래했었다. 뭐.. 그 결과들로  달라진 것이 있다면, 글쎄, 책꽂을 곳이 없어 야단맞는 일이 일상이고, 창고 속에 넣어둔 책들이 상할까봐 비오면 안절부절해야한다는 정도? 그것 만은 아닐 지도 모르지만..

현재의 만화잡지 신인들은 '일본 만화'와 경쟁하는 경우가 더 많기에(최근 잡지들은 예전에 비해 유독 일본 만화 연재분이 늘어났다) 자신의 색을 만들기가 어려워지지 않았을까 싶다. 90년대에는 독특한 스타일로 개성있는 느낌을 선사한 김은희, 나예리, 지혜안, 박희정, 권교정, 권신아, 이진경, 문흥미, 한혜연, 한승희, 이빈 같은 만화가들이 갑자기 탄생해버렸다. 이때 탄생한 만화가들은 대개 연재잡지의 자리를 신인작가들에게 물려주었지만 여전히 몇분은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단행본이 출간되면 구입하는 팬의 비율이 많은 작가들이다. 그들 중 하나가 '유시진' 님이다. 그들이 활약한 시기는 묘하게 우리 나라의 시대상과 맞물리고 있다. 소설, 시, 기타 다른 창작 영역도 비슷하겠지만.. 유독 어떤 만화가들에 대해선 사적인 경험을 섞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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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E에 실렸던 많은 독특한 만화들, 그 인상이 너무 강력해 지금도 창고에 쭈그리고 앉아 읽곤하는 옛날 잡지들. 신명기같은 만화는 개인적으로 아주 너비가 넓은 책으로 출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화를 차용한 짜임새가 꼼꼼한 만화, NINE엔 순정만화 분야에선 요즘 TV 드라마가 그렇듯 사랑타령이 어울린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편견을 깨버린 작품들이 그 당시 많이 실렸다. 그때 첫회의 연재를 읽으며 만화가가 무척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매달 그 잡지를 펼치며 이야기에 빠져들곤 했지만, 만화가의 가장 큰 적은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잡지의 폐간'이기도 하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유난히 연재중단된 작품이 많은 만화가는 '잡지의 폐간'을 겪었다고 보면 될 것같다. 만화가 자신도, 팬들도 지치면서 잊혀저가는 작품들.

3명의 감수자들에 의한 회합이 신명기의 첫장면, 대마법의 결과로 붕괴가 오게될 것임을 경고하는 존재들. 시바와 비슈누가 그들 중 하나이고 삼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그들의 신체를 입겠다' 즉 화신이 되겠다는 말로 이야기를 꺼내 작전을 짜기 시작한다. 그들 중 하나는 천계의 아이에게 능력을 내리기로 하고 또다른 하나는 천계의 종족을 말살하기로 약속한다. 결과는 셋 중 하나다. 삼계의 멸망, 천계의 멸망, 또는 아수라족의 멸망. 이 심각하지만 화려한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질릴 정도로 감격했던 기억이 난다. 중침제본에 양질의 종이, 큼직한 단면에 그려진 그림들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고대 신화를 새롭게구성해놓은 페이지들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마족의 왕비와 타마라의 고민이 현실감있게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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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는 날 것 그대로의 공허'라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고딩'의 표현을 볼 수 있었던 만화, 쿨핫(Cool hot) 역시 완결되지 않은 만화, 미완의 만화이지만(유시진 작가의 홈페이지에서 뒷부분 일부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모든 이야기가 가끔 그리워지지만, 이루다와 이루리, 그리고 김준휘, 선우람, 권재련, 서영전 등. 남은 그대로의 가디록 멤버 일상은 충분한 읽을거리로 가끔 되새겨보게 된다. 마음에 새겨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대사들이 아주 많았다. 생각해보면 친구와 일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어떻게 지루해질 수 있을까? 데온과 에온이 온을 이루듯, 삶과 진지함은 분리될  성격의 것이 아니고 , 한 인간에서 '쿨과 핫'을 완전히 구분해낼 수 없는 것 아닐까.

사미르와 나단, 그리고 제렌디아르. 쿨핫의 주인공들은 실제 세계의 인간들이니 애써 마음을 분리할 까닭은 없다. 어느 한 쪽의 인간인듯 겉모습을 보이며 살아갈 뿐이다. '온'의 주인공들은 아예 '에온'과 '데온'으로 분리된 체계 속에 살고 실마리를 찾기 위해 갈등하고 있다. 완전한 충만과 완전한 공허 그 두 존재의 대립은 차원이 바뀐 세계 속에서, 현실 속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물질 세계의 원칙을 따르던 나단은 정신 세계의 이상을 향하던 사미르를 동경하다 못해 파괴해버리게 된다. '무'에 가까운 오랜 고통을 겪으며 '무'에 가까운 상태로 나단의 다른 세계에 나타난 사미르. '이사현'이란 이름의 사미르는 자신에 관한, '하얀 표범'에 관한 동화를 쓰고, 우연히 그 동화를 읽게된 나단 '하제경'은 눈물을 흘린다.

마음 깊은 곳에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우물, 자신의 극락에 빠져 남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마음, 그들의 대사들을 다시 새겨보며, 아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유시진님의 만화'를 읽을 때 진지함과 즐거움을 애써 분리할 필요는 없었던 거라고 할까. 에온과 데온이 '온'을 이루고 있듯, '쿨과 핫'이 동시에 존재하듯, 그래서 유시진님의 만화가 점점 더 '꼼꼼한 작품'이 되어가듯 '어렵고 진지하다'는 편견 따위는 필요없이 '완전한 세계'를 받아들이게 만든다고 할까?  종종 홈페이지에 들러, 만화가의 고양이와 몇가지 설문조사를 읽고오고 싶다면, 아래 주소를 방문하길 권한다. 작가가 '초가삼간'이라고 부르는 공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출처 :
http://usijin.net/
책표지를 제외한 이미지는 유시진 작가님의 홈페이지에서 허락을 받아 올렸습니다.
(게재된 곳 이외에 곳에 올릴 땐 따로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Fingersmith - 레이디, 도둑, 젠틀맨과 빅토리아 시대

DRAMA 2008. 4. 28. 01:50


미드 작가 파업의 영향은 대단하다. 2008년 1월과 3월 사이에 시청할 신작드라마의 씨를 말려버렸다. 덕분에 영국 드라마나 애니를 시청하는 일이 늘어났다. 그리고 놓쳤으면 정말 아까울 뻔한 BBC 방송국의 드라마 한편을 시청하게 됐다. 바로 Fingersmith(좀도둑을 뜻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은어)라는 제목의 시대물이다. Sarah Waters라는 유명 작가의 원작을 드라마로 만들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레즈비언 시대물로 유명한 소설이다. 영국 드라마는 소재나 시대의 차별을 두지 않으면서도 가볍지 않고 진지하게 대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액션과 볼거리를 추구하는 미드에 익숙한 사람들은 레즈비언 소재를 두고 '선정성'을 먼저 떠올리게 될 지도 모르지만 영드에서 골라내는 소재가 '이슈'가 되는 내용이라고 한들 장면 묘사까지 선정적이진 않다.  이 점이 바로 영드의 매력이면서도 사람들이 접근을 꺼리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Fingersmith의 첫장면은 약간은 음울한 특이한 음악으로 시작한다. 숨겨진 많은 이야기를 암시하는 듯한 그 음악과 함께 19세기 산업혁명기를 맞은 영국을 보여준다. 오물과 진흙으로 더러워진 뒷골목 거리 그리고 그 지저분한 거리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 일상 중 하나는 사람들의 목을 매달아 죽이는 교수형을 구경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 교수형이 가장 잘 보이는 곳, 그 집에 살며 사람들에게 돈을 받는 어린 수전 트린더(Sue Trinder)가 화면에 잡힌다. 뒷골목 생활에 익숙해 보이는 그 어린 소녀 고아는 능숙하게 돈을 받고 교수형을 맨 앞자리에서 구경한다. 수전은 자신의 친어머니가 교수형당한 여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비록 자신을 키워준 석스비 부인에게 따뜻한 보호를 받고 있지만, 그런 곳에서 고아가 살아남는 방법은 소매치기나 좀도둑이 되는 길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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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는 곧 또다른 고아소녀가 등장한다. 정신병원에 갖힌 어머니가 죽는 바람에 그곳에서 길러진 소녀, 모드 릴리(Maud Lilly)이다. 자신을 데려가려 온 어머니의 오빠에게 그 또래 소녀들로서는 보기 드물게, 물어뜯으며 강하게 저항하지만, 결국 무력하게 릴리가로 끌려가고 만다. 그곳에서 갖힌 채로 별종 외삼촌의 비서로 자라는 모드는 수전과는 또다른 의미로 버림받은 삶을 살게 된다. 모드를 사랑해줄 사람이나 따뜻하게 대해줄 사람은 그 넓은 집안에 아무도 없다. 비서로서 글쓰기를 교육받는 모드는 외삼촌이 소중하게 모으고 보관하는 책들을 정리하고 서표를 작성한다. 귀족가의 레이디로 자라나지만, 시골의 그 귀족가를 벗어나 본 적없는 갖힌 삶을 살게 된다.

이런 모드에게 어느날 리버스라는 젊은 남자가 찾아와 관심을 보인다. 잘 생긴 외모에 정중한 매너, 그리고 조금은 무심하고 심드렁해 보이는 표정. 외삼촌의 친구들이 모인 독서회에서 책을 읽어내려가는 모드를 바라보는 리버스는 이 답답한 곳을 벗어나고 싶지 않냐며 모드에게 말을 건낸다. 자신은 벗어날 수 없을 거라며 절망적이고 약한 모습을 보이는 레이디 모드. 그녀와 수전의 나이는 20살이다. 물론 유일하게 모드에게 관심을 보였던 리버스는 모드가 결혼하면 릴리가에서 주게 되어 있는 유산, 현금 유산에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모드에게 그림을 가르치게 되어 있는 리버스는 모드를 꼬드겨 결혼하고 재산을 차지할 음모를 꾸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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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은 좀도둑인데다 알고 있는 글은 훔쳐온 손수건(빅토리아 시대는 손으로 레이스를 만들고 수를 놓은 수제 손수건이 비쌌다, 그래서 손수건도 비싼 재물이 된다)의 알파벳을 뜯어낼 때 배운 단어 몇개 뿐이지만,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의 아가씨로 자랐다. 거친 생활인데다 도둑질한 재물을 가공하고 팔아치워서 생계를 유지하지만 그 패거리들 간의 따뜻함을 잘 알고 있다. 반면 모드는 읽기와 쓰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고 점잖은 드레스를 입은 숙녀로 항상 진주로 장식한 장갑을 끼고 있다. 자신의 책이 상할까봐 맨손으로 장서를 만지지 못하게 하는 외삼촌 탓이기도 하지만 릴리가에서 자라기 위해서 자신을 감추고 다스릴 필요가 있었다는 상징이 되기도 한다. 조용하고 소심하며 얌전한 성격의 모드는 그 집을 벗어나기만을 기다리는 새장 속의 새같다.

리버스의 음모로 인해 아 두 여자가 만나게 된다. 모드의 개인 하녀로 수전을 일하게 되면 모드의 많은 부분을 수전에게 의지하게 될테니 결혼하자고 속이고 공략하기 쉬워질 것이고 나중에 정신병원에 쳐넣을 때도 쉬울 것이란 계산 떄문이다.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귀족가의 아가씨를 속인다는 죄책감에 애정어린 시선으로 모드를 바라보는 따뜻한 수전. 그리고 그 나이가 되도록 처음 만나본 동갑내기를 보고 서투른 친절을 베풀기 시작하는 모드. 그 두 여성이 서로에게 호기심을 보이며 가깝게 지내는 장면이 드라마에서 가장 따뜻한 장면 아닐까 싶다. 어떤 의미로 사랑받는 세상에 익숙하지 않은 그녀들은 결혼이나 남자와 같은 다른 문제들 보단 가장 가까이 있는 그녀들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수전은 그녀를 속이기 괴로워 몇번을 갈등하지만, 자신이 도둑이라는 사실과 여성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 리버스의 협박을 따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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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여자의 공통점은 버림받은 천애고아란 것과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존재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 그리고 현재 처한 현실에서 탈출해야할 절박함이 있다는 점이다. 수전은 리버스가 모드를 사랑하지 않은다는 사실을 알고 'Finger'를 밟아서는 안된다는 편집증 외삼촌에게 시달리는 모드의 처지를 더욱 동정하게 된다. 괴로운 꿈 때문에 약을 먹고 잠들고 자신이 재워주지 않으면 깊이 잠들지 못하는 그녀를 보며 리버스에게 반항하려고 하지만 자신은 이미 공범이고 태생 자체가 'Fingersmith' 아닌가. 수전은 나날이 리버스와 결혼에 이르는 모드를 바라보기가 괴롭다.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 그날까지도 수전은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모두 3부작으로 이루어진 이 드라마에는 모두 4개의 음모가 펼쳐진다. 누군가를 위한 따뜻한 음모, 자신을 구원하기 위한 음모, 탐욕을 채우기 위한 음모, 배신감에 떨며 저지르는 음모.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과연 주인공들이 이 4종류의 '의도' 중에서 어떤 부분을 선택할 것인가는 드라마를 끝까지 보기전엔 알 수 없다. 마지막까지 끌어당기는 매력이 괜찮은 드라마 중 하나이다. 레즈비언 이야기라는 편견을 가지지 않는다면, 마음이 허전한 두 여성의 우정 이야기로 파악해도 충분히 가벼운 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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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복잡한 표정을 보여주는 배우는 모드 릴리 역의 일레인 캐시디(Elaine Cassidy)인데 항상 망설이는 듯한 표정으로, 개인하녀의 보살핌을 받으며 일상을 해결하고  런던에도 한번 가본 적 없고, 레이디답지 않게 춤도 추지 못하고 그림도 그리지 못하는 그녀의 역할은 어쩐지 시선을 사로잡는다. 글을 읽지 못하는 수전을 보고 짓는 묘한 표정과 항상 벗지 않는 장식된 장갑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어떤 처지의 레이디가 평생 처음 본 하녀에게 마음을 뺏기게 될까? 가장 많은 심경의 변화를 겪는 역이면서도 매력적인 주인공이다.

사라 워터스(Sarah Waters)라는 작가는 핑거스미스 이외에도 'Tipping The Velvet'같은 소설이 유명하다고 한다. 이 드라마의 배경이 빅토리아 시대라는 건 중요한 부분인데, 시대적인 상황은 중간에 두 여주인공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절실한 상황에 처하게 만든다. 그녀들은 세상 물정에도 익숙치 않지만 남편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드라마 속 여성들, 모드와 수전을 제외한 또다른 여성들도 현실을 헤쳐나올 수 없다. 한편으론 그녀들의 어머니들은 그녀들이 그들을 괴롭히는 적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그 비밀이 이 드라마의 재미이며 결말을 궁금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Finger나 교수대, 그리고 은밀한 다른 장치들이 상징하는 세심한 부분들도 흥미롭다.


이미지 출처 :
http://www.bbc.co.uk/drama/fingersmith/



New Amsterdam - 뉴욕에 사는 17세기 네덜란드 형사

DRAMA 2008. 4. 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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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는 꽤 많은 드라마의 소재가 된다.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 자체가 영향력있는 인물들인 까닭에 보통은 화려함과 부유함을 누리는 윗동네 사람들 이야기들이 주로 다루어진다. 'Dirty Sexy Money(2007)', 'Cashmere Mafia(2008)', 'Lipstick Jungle(2008)' 같은 드라마들이 모두 그런 소재의 드라마다. 그러나 New Amsterdam(17세기 뉴욕의 옛 지명)의 주인공은 그 뉴욕에 살고 있는 '불멸의 존재'이다. 주인공 '존 암스테르담'은 1642년에 뉴욕으로 건너온 네덜란드 출신 30대 중반 남자이고, 21세기엔 형사로 일하고 있는 인물이다. 외국 출신을 주연으로 삼은 특이한 소재 드라마들이 그렇듯 8에피소드를 FOX에서 방영했고 종결했다. 가벼운 드라마이면서 1시즌 8편이라 부담없이 시청할 만한하다.

해마다 9월쯤 미국 주요방송국들은 새로운 시즌의 드라마를 시작하고 12월쯤엔 그 드라마의 운명이 결정된다. 그 다음해 초반까지 제작될(주로 22 에피소드 24 에피소드 정도) 운좋은 시리즈가 되기도 하고(주로 시트콤이나 가족드라마가 선정된다), 2-3시즌 이상 이어질 긴 시리즈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12월 안에 1시즌으로 종료될 드라마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리고 다음 시즌이 시작될 9월까지 이어질 교체기(mid-season) 즉 1월 쯤에 '교체' 드라마가 방영된다. 이 교체 드라마의 운명도 시즌 오픈 드라마와 다르지 않다. 2007년에서 2008년 사이엔 작가 파업이 있었던 까닭에 그 환경이 더 까다로워졌다. 뉴 암스테르담은 그 혜택을 받은 드라마이기도 하고 덕분에 미래가 불투명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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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드라마는 지난해 방영됐던 뱀파이어 소재의 드라마, 'Moonlight(2007)' 보단 불멸의 존재를 가볍게 다루고 있다. 불멸의 존재가 필연적으로 가지는 고독, 그리움같은 감정을 초반부터 전면 부각시키진 않는다. 400여년을 죽지 않도 늙지도 않는 존재로 살아온 주인공, John Amsterdam은 만사에 초연하고 자신의 직업이나 신분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 그 세월 동안 존 암스테르담은 가구 제작자, 군인, 의사, 현재는 형사로 뉴욕의 변화에 적응해가고 있다. 그리고 일년에 한번씩 뉴욕의 사진을 찍어 그 변화를 기록하기도 한다. 그의 형사 친구들은 그를 '보험금을 완납한 남자' 즉 부유한 남자로 부른다. 돈이나 인연에 그렇게 집착할 이유가 없는 그가 기억하는 과거는 그를 남들과 다른 존재로 만든다.

숨겨진 그의 사연 하나하나가 드라마 상에서 과거 회상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거의 오십년 이전에 만났던 여인이 90노인이 되어 얼굴 하나 변하지 않은 그를 알아보기도 한다. 의사로 일하던 시절의 과거를 단서로 의학 문제와 살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도 한다. 혹은 한참전에 살았던 자신의 자식들과 아내들을 기억해내기도 한다. 400년을 뉴욕을 집삼아 살아온 그에게 어떤 소재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들 이상할 것이 없다. 이 뉴욕의 옛날 이름과 같은 그의 이름 '존 암스테르담'. 그런 그에게 아무리 세상에 변한다고 한들 그렇게 달라질 일은 없는 지도 모른다.  자신을 불멸의 존재로 만든 인디언들이 예언한 '그 여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여자를 만나면 암스테르담은 '새로운 암스테르담'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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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정장과 가죽 코트가 아주 잘 어울리는 외모, 2007년과 2008년 사이에 방영된 드라마 주인공 중에서는 가장 잘 생긴 외모를 가진듯한 이 배우는 1970년생으로 덴마크 출신이다. Nikolaj Coster-Waldau(니콜라이 코스터-왈도)란 다소 특이한 이름을 가졌고 유럽 중에서도 주로 스웨덴, 덴마크 영화에 출연했다. 외모 만으로도 충분히 뉴욕시에 사는 네덜란드 이주민의 분위기에 어울린다. 남북전쟁, 독립전쟁을 비롯한 17세기 미국사를 겪는 역할이라 그 시대에 맞는 복장으로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네덜란드 군인의 복장으로 인디언에게 구해지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물론 그 장면으로 인해 불멸을 얻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외모탓인지 존 암스테르담에겐 애인이 많다. 직업상 여성 형사 파트너가 고정 출연하고 있지만, 그를 새로 태어나게 할 여성인 또다른 여주인공을 찾아헤매고, 과거의 연인들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발견하기도 한다. 알고 보면 존은 400년을 살면서 많은 부인들의 죽음을 목격했고 자식들의 죽음도 지켜봤다(그 죽음과 과거의 이야기를 수백년전 이야기라며 농담삼아 이야기하곤 하지만 현대인들은 물론 아무도 믿지 않는다 - 자식이 63명이란 이야기를 어떻게 믿을까). 이미 해볼만큼 아주 많은 일을 해봤고 만사에 초연할만도 한 불멸의 존재치고는 여성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한 것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만한 세월이면 로맨스 말고도 할 일은 많지 않았을까. 가장 궁금한 건 자신이 늙을 때까지 30대의 얼굴을 유지하고 있는 아버지를 '자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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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가 400년 세월의 아이러니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그 대답은 에피소드 2 쯤에서 간단히 풀린다. 세월에 초연해야할 겉만 멀쩡한 이 노인네, 불멸의 삶이 끝나고 죽기를 갈망하는 이 주인공이 여자를 밝히는 까닭은 '운명의 여인'을 만나면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고 죽음이 이어지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구해준 인디언의 비법으로 운명처럼 영생을 얻게 되었듯, 죽음 역시 운명처럼 찾아온다는 이야기. 그 기다림의 400년 세월이 어떻게 인간과 다른지는 존 암스테르담을 깍듯이 대하는 60대의 바 주인 오마(Omar)와의 관계로 드러난다. 오마는 존의 비밀을 알고 있는 63명의 아들 중 하나였다. 30대 중년 남자가 60대 할아버지에게 아버지 대접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면, 조금 놀랍긴 하다.

기본적으로 드라마는 존 암스테르담이 불멸의 존재에서 일반적인 인간이 되는 과정을 전체의 큰 줄거리고 삼고 있고, 그의 '운명의 여인'과의 갈등을 드라마 곳곳에 섞어놓는다. 그리고 매 에피소드 마다 살인사건 수사팀인 존의 직장생활, 즉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을 엮어가고 있다. 수백년 동안 헛된 삶을 살지 않았던 주인공은 쌓아온 지식을 기반으로 능숙하게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본다. 마치 신인듯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듯이 문제를 해결하는 그의 모습은 '잘 생긴 외모 만큼'이나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불멸의 존재와 운명이라는 테마 자체가 약간은 구태의연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유럽인 외모의 잘 생긴 주인공이 완벽하게 움직이는 드라마 장면들은 가장 큰 볼거리가 아닐까 싶다. 솔직히 400살 먹은 남자의 로맨스는 크게 기대할 것이 없을 것 같지만 말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tv.com




정령의 수호자(精霊の守り人) - 두 개의 달이 비치는 나라와 물의 정령

ANIMATION 2008. 4. 2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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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를 자주 시청하지만 정통 일본식 애니는 아직도 부담스럽다. 일본 문화 자체에 익숙치 않은 면도 있지만 관습 중 몇가지는 이해할 수도 없고 나는 알 수 없는 이세계를 이야기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동질감은 분명 이야기나 그림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 요소 중 하나이다. 현실과는 다른 나라로 설정해두었지만, 깍듯이 무릎을 꿇고 식사하는 여성의 모습이나 일본식 문화와 환경이 나타나는 모습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특히 일본 애니는 이국의 문화도 일본식으로 바꾸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종종 중국적인 크기의 대륙 스케일이 일본 애니에서 나타날 땐 경탄스럽기까지 하다.

'바사라(1995)'라는 만화는 갑자기 망해버린 먼 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현대식 문물도 존재하지만 과거의 일본식 문화도 동시에 존재하는 배경 설정을 만들고 있다. 대하사극과 같은 상황 설정이지만 필요할 땐 현대의 물건도 등장시키는 방식이다. 최근 애니 중엔 이런 식의 설정을 활용하는 작품이 많다. '나루토'같은 애니는 이런 설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닌자의 역할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모든 차원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정통 일본식 애니로 생각했던 '정령의 수호자(精霊の守り人)' 역시 이런 식의 설정을 사용한다. 요괴의 설정, 풍습과 문화를 상당부분 그대로 가져오고 있지만 황국의 크기와 규모는 '황후화'에서 보던 황궁의 모습 보다도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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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발리에( シュヴァリエ, 2006년)'의 제작사로 유명한 '스튜디오IG'의 2007년 작품이 '정령의 수호자(精霊の守り人)'이다. 이번에도 유려한 그래픽과 화려한 그림체로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슈발리에의 화려하고 정교한 그림체가 특징적이었듯 정령의 수호자 역시 비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섬세하게 표현된 정확한 비율의 인물과 배경이 이 애니의 특징이다. 그리고 칼싸움을 비롯한 전투장면이 실사를 옮긴 듯 사실적이고 박진감있다. 그러나 스토리는 '슈발리에'의 스토리가 약간의 미완성된 구조를 가졌듯 자체 흡입력이 강력하지 못한 건 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재나 배경, 시발점은 모두 완벽했지만 전반적인 매력은 다소 약하다.

발굴의 무술 실력을 가진 여자 단창술사가 신요고황국에 들어온다. 우연히 발견한 황자의 위험을 감지하고 그의 목숨을 구했으나 황족의 얼굴을 보면 안된다는 나라의 룰에 따라 감사 인사 조차 제대로 듣지 못한다. 신요고국은 넓은 황국의 크기 만큼이나 황족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고 신요고국의 건국사 덕분에 그 이전에 살던 야쿠의 전승은 모두 잊혀져 가고 있다. 황족은 거의 신격화되어 황족의 얼굴을 보면 눈이 먼다는 이야기도 있다. 발칸족인 단창술사, 바르사는 그날 밤 황국의 제 2황비에게 몰래 불려가 감사 인사를 받고 하나의 임무를 떠맡게 된다. 황자의 목숨이 위험하니 황자를 지켜달라는 요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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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자를 지키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나는 바르사는 황자를 죽이기 위해 나선 한 무리의 암살자들과 맞서게 되고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지만, 암살자들의 목숨을 빼앗지는 않고 자신은 깊은 상처를 입고 만다. 지구와는 다른 설정의 이 세계엔 두 개의 달이 뜨고, 고불고불 이어진 논둑과 푸른 벼가 자라는 풍경 속에서 암살자 네 사람은 넓은 삿갓을 쓰고 황자와 바르사를 바라본다. 모자를 날리며 바르사에게 덤비는 그 장면은 흡사 영화의 한 장면인(홍콩 무협 영화나 용문객잔 시리즈와 유사했다)듯 훌륭하게 연출된다. 창과 칼이 맞닿을 때마다 그 박력이 전해지는 기분이 들 정도다. 바르사와 암살자의 움직임도 꽤 현실감 있다.

사연많은 호위무사들의 사연인지라 종종 이런 식으로 멋진 전투씬이 연출된다. 따뜻하고 정감있지만 무술 능력은 전혀 달리지 않는 여자 무사 바르사는 이 전투를 훌륭히 치뤄낼 능력이 있으면서도 영리하다.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이 극을 멋지게 이끌어가고 있다. 황자가 죽임을 당해야하는 이유 그리고 바르사가 무사로서 사람을 죽이지 않는 이유, 그리고 황자의 주변 사람들 이야기가 갈등하며 에피소드를 이어간다. '정령의 수호자'는 과연 누구를 일컫는 말일까? 그리고 과연 황자의 몸 속에 깃든 존재는 사악한 존재인가, 선한 존재인가. 신요고국의 엄격한 황궁 분위기에 그 해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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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발리에'의 가치관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정말 악인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 조차 실제 역사 속 인물인데 불구하고 정말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사람처럼 그려졌다. 한가지 스토리 상의 힌트를 주자면 이번 애니 '정령의 수호자'에서도 진정한 의미의 악인은 없다. 신요고 황국의 황제는 그 커다란 제국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살신성인의 마음가짐으로 노력하고 있고, 성도사나 천문박사 슈가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들 나라의 전설은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도 있을 만큼 충분히 대단하고 거창하다. 인간은 원래 악하지 않으나 오해와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뿐이다.

'정령의 수호자'는 이런 전반적인 미스터리와 임무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주인공 황자, 타그무와 단창술사 바르사의 인간적인 유대도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자신의 업보를 끊고 싶어하는 바르사와 그의 야쿠 친구, 탄다, 바르사에게 도움을 받은 의남매 토야와 사야, 주술사 토로가이의 이야기가 하나의 가족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어른이자 보호자인 바르사도 인간으로서의 발전을 이루어 나가고 신성의 문제로 황궁을 탈출한 바리데기 왕자, 타그무 황자도 자신의 성장을 이루어나간다. 정령의 수호자 역시 원작 소설이 있는 까닭에 스토리는 정해져 있다(국내 출간).



개인적으로 2007년에 나온 애니 중에선 가장 수작이라고 생각하며 캐릭터, 설정, 음악, 화질을 비롯한 많은 부분에 감탄하고 있지만 역시  '가상의 공간'에 완벽히 적용된 일본식 풍습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사는 동물들과 자연 환경까지 모두 다르지만 일본 애니에선 모두 일본 풍습을 따른다는 발상은 재미있는 일이다. 신요고 황국은 더군다나 중국 천자와 비슷한 복장을 하고 있다. 물론 일본색을 볼 수 없는 일본 애니는 몹시 드물다. 26에피소드 모두 평범하게 시청할 만하다. 엄격해 보이는 애니 속 풍경과는 정반대로 오프닝에서 사용하는 영어 가사의 음악은 L'Arc~en~Ciel(라르크엔시엘)이 부르고 있다. 감독은 공각기동대의 감독이라고 한다.
 


눈의 여왕(雪の女王) - 어른과 아이를 위한 안데르센 성장동화

ANIMATION 2008. 4. 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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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키 오사무의 애니메이션은 이 독특한 그림체로 유명하다. 애니메이션 중간에 삽입되곤 하는 정지화면이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인상적인 한 장면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달리는 겔다와 카이의 모습이 눈에 익었다고 생각된다면 '베르사이유의 장미', '디어브라더', '내일의 죠', '감바의 모험', '보물섬' 등에서 한번쯤 본 구도이기 때문이리라. 어떤 의미로 신파적인 순정 애니메이션과 소년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만든 감독. 소년 만화의 경우 거친 역경을 이겨내는 소년들이 그 주인공이 되는 것 같다.

그림동화는 구전되어오던 전설을 동화로 옮겼기 때문에 그 본래의 내용이 몹시 잔인하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일들 중에 '소문거리'가 되는 이야기들은 잔인하고 희귀한 이야기일 확률이 높으니 '신기한 이야기'일 수는 있어도 감히 어린아이들에게 읽힐 만큼 무난한 내용은 아니었을 거란 이야기다. 안데르센의 동화들 역시 모두 아름다운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성냥팔이 소녀'는 배고픈 상태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얼어죽었고 '분홍신'의 주인공은 교훈을 얻었으되 다리를 잘려야 했다. 외모 때문에 천대받아야했던 '미운오리새끼'는 눈물이 날 만큼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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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의 주된 줄거리는 카이의 납치와 겔다의 고난이다. 모두 카이가 물에 빠져 죽었을 것이라고 하지만 겔다는 카이가 살아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여행을 떠난다. 어린 여자아이가 성숙해질 때까지 자신의 친구를 구하기 위해 고생하는 내용. 카이, 칼, 니나, 요한느, 마틸다 같은 가족들이 애니메이션에 추가되었고 이외에 겔다의 여행에 음유시인 라기가 동행하게 된다. 어린 겔다를 어려움에서 구해주는 그의 역할이 애니메이션의 주된 이야기 중 하나가 된다.

체벌로 교육을 하고 아이들을 위한 것을 마련하는데 익숙치 않던 시절, 아이들에게 곱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 만 '최선'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 시절. 안데르센이 동화를 만들던 시절엔 '어린이를 속이는 이야기'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과연 동화란 것은 어떻게 정의하는 게 옳을까. 어른들과 똑같은 충격을 감당할 수 없는 어린이에게 어른 수준의 진실을 알려주는 것은 가혹하다. 그렇다고 현실세계에서 같은 삶의 무게를 지고 살게될 아이들에게 꿈같은 이야기 만을 들려줄 수도 없다. 작가 안데르센은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까닭인지 동화 속에 슬픔과 기쁨을 골고루 섞어두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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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 중 가장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눈의 여왕'에서 겔다의 고난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얼음처럼 차가운 눈의 여왕이 카이를 키스로 얼어붙게 만들어 북극성으로 데리고 떠나간다. 얼음 궁전에 살며 겨울을 주관하는 아름다운 눈의 여왕이 카이를 데려간 이유는 '사악함' 때문은 아닌 듯 하다. 심장이 얼어붙은 카이를 데리고 나오기 위해 겔다는 북극성을 향해 어려운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총 7개의 파트로 이루어진 '눈의 여왕'은 안데르센의 동화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응용되는 이야기다. 사랑하는 연인 카이와 겔다가 우연히 날아든 거울 조각 때문에 갈등하게 되고 눈의 여왕을 따라 카이가 사라진다는 내용은 발레를 비롯한 많은 작품에서 리메이크 되었다. '얼음'같이 차가운 이미지의 '눈의 여왕'은 고난의 상징으로 또는 얼어붙은 마음을 가진 인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겔다의 사랑을 찾기 위한 고난 이외에 '눈의 여왕은 대체 왜 카이를 데려갔을까' 그 이유가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중요한 갈등이 된다. 초반기의 많은 작품들이 악마의 장난으로 카이의 마음이 얼어붙었듯 눈의 여왕도 원래 사악한 사람인 것처럼 묘사하곤 했지만 '눈'의 아름답고 순수한 속성 탓인지 최근엔 설득력을 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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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은 단순히 사악하고 마음이 얼어붙은 북극성의 주인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신비롭고 자연에 가까운 존재다. 따뜻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성격이지만 위대한 겨울을 다스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위엄을 갖추고 있다. 원작의 묘사에 의하면 내리는 눈의 결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얼음 마차를 타고 달리는 아름다운 여왕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두번째 에피소드에서 겔다는 겨울을 다스리기 위해 세계를 달리는 눈의 여왕과 마주치게 된다. 여왕이 그렇게까지 차가운 느낌을 주지 않았다는 점이 이 애니메이션의 미스터리가 된다.

여왕의 목소리를 맡은 성우는 스즈카제 마요라는 배우 겸 성우로서 초반 에피소드에서는 대사가 많은 편이 아니다. 타카라즈카에서 남성역을 맡은 적이 있다는 이 성우는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바람의 검심'의 히무라 켄신 역도 맡은 적이 있다. 겨울을 유지하는 얼음성의 여왕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성우 이외에 눈에 띄는 사람은 나레이션과 '라기'라는 등장인물을 연기하는 '나카무라 토오루'이다. 국내에서도 '2009 로스트 메모리즈'를 통해 잘 알려진 연기파 배우다. 낮은 목소리로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면서 애니메이션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카이의 아버지 역을 맡은 구두수선공 칼의 역할도 배우인 타카시마 마사히로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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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다정하던 카이는 어느날 성격이 차갑고 삐뚤어지게 변해버렸다. 눈의 여왕이 사는 북쪽 끝의 얼음성, 그 얼음성의 큰 거울이 깨져서 전 세계로 흩어지는 바람에 그 거울 조각이 카이의 눈과 심장에 들어가버렸다. 퍼즐을 좋아하고 물건 만들기를 좋아하는 카이는 그 삐뚤어진 성격으로 겔다와 가족들을 가슴 아프게 만든다. 신비로운 눈의 여왕이 카이를 데려간 이유는 뭐였을까? 이미 답을 다 아는 동화 속 내용이지만 애니로 만들어지고 난 다음엔 역시 궁금해진다(뭔가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할 법도 하니까).


이미지출처 :
http://www3.nhk.or.jp/anime/snowqueen/



Cane - 사탕수수로 럼과 설탕을 만드는 쿠바 이민자들

DRAMA 2008. 4. 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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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알렉스 베가(Alex Vega, 알레한드로)는 쿠바 출신 이민 고아로 어릴 때 모든 가족을 잃은 뒤 뒤케 가문에 입양되었고 뒤케 집안의 딸인 이사벨과 결혼하여 뒤케 사업의 최고경영자가 되었다. 럼을 제작하는 뒤케사의 주인, 그리고 알렉스의 양아버지이자 장인인 판초 뒤케는 설탕산업을 운영하는 새뮤얼즈사와 미묘한 과거를 갖고 있는데 그들의 과거를 잘 알고 있는 알렉스가 그 복잡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가족을 보호할 것이라 여기고 있다. 가족 사업을 운영하는 동안 발생하는 가족 간의 갈등, 경쟁사 새뮤얼즈 간의 음모, 쿠바인들의 전통과 미국식 생활 방식의 충돌을 대표하는 인물.

미국드라마 대부분이 개인주의를 추구할 것 같지만, 그래서 웬만한 드라마에서 모든 가족이 출연하는 모습을 보기 드물 것 같지만, 아직도 공영 방송에선 가족주의를 지향하는 드라마가 제법 많다. 재벌가의 이야기를 다룬 'Dirty Sexy Money(2007)' 경우는 '재벌가 가족'의 모습을 묘사하는 드라마이고 "Everybody hates Chris(2005)'는 백인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흑인 가족 이야기이다. 사실 방송국에서 한두편 정도는 고정 편성하는 게 이런 류의 가족 드라마다. 한국에 소개된 외화 시리즈 중엔 'Wonder Years(1988, 캐빈은 12살)', 'Silver Spoons(1982. 아빠는 멋쟁이), 'The Cosby Show(1984, 코스비 가족) 같은 것들이 그 계보를 잇는다. 따뜻하고 사연많고, 아름다운 가족들 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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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초는 쿠바의 전통을 고수하고 싶어하고 가족주의가 유난히 강하다. 아주 어린 아티 조차 쿠바 언어로 대화를 할 줄 안다. 재배 면적이 넓은, 사탕수수 밭의 추수를 기계식으로 하길 바라는 사위와 아들 앞에서 사탕수수를 손수 추수해야 한다고 말하는 판초의 고집이 갈등하고 있다. '에탄올' 산업에 사용할 설탕 생산을 위해서 기게화를 해야한다고 고집하는 아들들, 그리고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딸과 아내, 아버지의 다툼이 네번째 에피소드의 주된 내용이 된다. 사탕수수 줄기(Cane)는 가족의 혈연을 뜻하는게 아닐까.

약간 시선이 다른 '혈연'이나 가족 이야기가 존재하는데 '대부(1972, The Godfather)' 계열이라고 불러야지 않을까 싶다. 가족주의가 넘치다 못해 고정된 형태를 지닌 특수한 사람들 이야기 말이다. 이태리 출신 마피아 이야기를 다룬 'The Sopranos(1999)'라던지 흑인들이 아프리카에서 강제 이주해 아메리카에 정착하는 이야기를 그린 'Roots(1977, 뿌리)'같은 가족사는 다른 민족이나 지역에서는 감히 이해하기 힘든 그들 만의 정서를 묘사하곤 한다. 재벌가 이야기가 아무리 독특해도 뿌리의 가족사에 비하면 덤덤하고 평범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엔 의외로 이런 이민 가족들의 이야기가 있을 법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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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초 뒤케가 '뒤케 럼'을 알렉스에게 물려주기로 결정하자 판초의 친아들인 프랭크(프란시스코)와 헨리(엔리케)는 알렉스(알레한드로)와 갈등하게 된다. 가장 알렉스의 결정을 무시할 수 없는 프랭크는 알렉스를 뒤집고 뒤케 럼을 차지할 음모를 꾸미게 된다. 판초와 관련된 '모종의 비밀' 때문에 사람(루이스 끼뇨네스)까지 죽이게된 알렉스 베가의 비밀이 과연 무엇일까. 반면 클럽 운영에 관심이 많은 헨리는 럼 사업에는 관심이 없지만 아름다운 마이애미 비치에 클럽을 새로 만들 자금이 필요해 알렉스와 부딪힌다. 우애와 충성을 보여줘야할 가족이지만 사위인 알렉스와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 드라마 Cane에 이런 사전 설명이 필요한 까닭은 Cane이 미국에 살고 있는 쿠바인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으로 건너간 쿠바인은 124만명이 넘는다고 하고 미국 플로리다에 다수 거주하며 이민 정책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공한 유대인'의 영향력과 그 크기를 비교하는 사람들도 많다. 미국에서 1966년 제정된 '쿠바인 정착법(Cuban Adjustment Act)'으로 남미 국가 사람들 중 쿠바인 만이 유일하게 미국에 오면 영주권과 정착금을 지원받는다. 이런 여러 문제들은 쿠바와 미국 내 쿠바인들, 미국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념문제나 국가 간의 정치적인 갈등까지 섞여 쉽게 언급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그만큼 이들의 미국 이민 역사는 오래 되었다.

이 초창기 쿠바인들은 어떻게 미국에서 성공했을까? 그리고 현재는 어떤 모양으로 살고 있을까? 드라마에서 성공한 미국내 쿠바 가족들은 '사탕수수(Cane)'을 재배해왔다. 넓은 땅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해 설탕을 만들고 럼을 만들어 사업을 성공시켰다. 미국 내 플로리다와 쿠바 모두 유명 사탕수수 재배지가 있는데 드라마의 주인공인 두 가족은 한쪽은 '럼 제작'으로 한쪽은 '설탕 제조'로 성공한 집안이다. 이민 시절부터 이어진 이들의 갈등과 가족사가 주된 드라마 내용이다. 그들은 가족 단위로 럼 사업을 이어가기도 하고 설탕 산업을 성공시키기도 한다. 그 숨은 사연이 범죄의 냄새를 물씬 풍기기도 하고 가족의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다. 물론, 진지하고 심각한 이야기는 많은 부분 생략할 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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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에 알렉스와 결혼하여 아이를 키우는데 집중한 판초의 딸 이사벨(이자벨). 그녀는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두고 있고, 임신 중이다. MIT에 입학하기로 했던 큰 아들은 대학을 그만 두고 미국인 레베카와 결혼하고 싶어하고 케이티는 종종 엑스터시에 취해 문제를 일으킨다. 이자벨은 큰 아들 제이미에게 종종 쿠바인들 만의 민족주의를 강요하며 미국인 연인이나 며느리를 못마땅해 하기도 한다. 미국 내에서 살아가는 쿠바인들의 문제는 종종 이 드라마에서 시간을 할애하는 장면이다. 판초는 알렉스가 진정한 뒤케 집안의 일원이길 바라며 믿어주지만 다른 형제들은 가족 간의 충성심과 자신의 이익 사이에서 고민하고 반목한다.

실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독한 술의 대명사 '바카르디(Bacardi)'는 19세기 때 만들어진 스페인계 쿠바인이 만든 주조 회사로 유명하다. 사탕수수(Candy Cane)에서 설탕을 만들고 그 찌꺼기인 당밀을 발효시켜 만드는 독한 술, 바카르디는 미국의 금주령과 맞물려 세계적인 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극중에 등장하는 '뒤케(Duque)' 가족은 바카르디의 역사처럼 쿠바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하다 카스트로 혁명을 맞아 미국으로 이민왔고 남부 플로리다에서 주류 사업으로 성공했다. 같은 시기에 이민온 '새뮤엘즈 제당(Samuels Sugar)'는 설탕으로 성공했고 뒤케 집안과 어두운 과거를 공유하고 있다. 밀수, 불법제조, 이민, 폭력, 권력 등 - 이민자들이 어려운 시절에 겪어야했던 모든 이야기가 현재 속에 섞여 있다. 아직도 종종 쿠바의 언어와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는 그들이 가업을 이어가기 위한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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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뮤얼즈가의 엘리스는 뒤케가의 사탕수수밭을 팔라며 프랭크에게 접근하고 연인 사이가 된다.  새뮤얼즈가는 뒤케가에게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을 저질렀고 지금은 엘리스를 동원해 음모를 꾸미고 이익을 가로채고 싶어하는 집안이다. 뒤케 집안이 쿠바 언어를 사용하며 가장을 향한 충성심을 강조하는 반면 새뮤얼즈 집안은 기독교 집안으로 미국식 실리를 추구하는 가족이다. 가족 사업의 이익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면은 똑같다. 수완좋은 엘리스는 프랭크를 만나 뒤케사 정보를 얻고 숨겨진 알렉스의 비리를 캐기 위해 뒷조사를 한다.

드라마 중간 중간에 쿠바인들의 이민, 과거의 장면들이 종종 묘사되곤 한다. 미국과 국교가 단절된 쿠바에서 다 부서져가는 뗏목을 타고 미국으로 넘어오다 생사 조차 알 수 없게된 가족들이 있는가 하면(실제 그런 사례들이 종종 있었다) 이민 후에도 언어 문제나 인종 문제 등으로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두고온 가족들을 그리워하기도 하며 뒤치닥거리에 시달리는 그들의 삶이 묘사되기도 한다(막노동자나 갱단으로 일하게 되는). 주인공 두 집안은 주류 제조로 쿠바에서 이주할 떄 약간의 자본을 가질 수 있던 집단에 속하지만 고아였던 알렉스 베가와 다른 쿠바인들은 미국에 적응하며 고생한다.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쿠바인들의 영향력이 대단해 그들 문화에 대한 부정적 묘사는 없을 듯 하다.

쿠바의 언어로 대화를 나누고 직원들끼리 뒤케럼 제조사의 창립기념 파티를 열면서 쿠바의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드라마 제작자가 생각하는 가족이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혈연인지 국가인지 그것도 아니면 전통인지, 미드는 유난히 가족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그들은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들 만의 구심점(가장)을 인정하며 자신들의 뿌리를 이어나간다. 미국식 생활 방법으로 미국인과 혈연을 이어가더라도 사탕수수를 재배해 먹고 사는 가족임에는 변함이 없다. '가족'에 대한 모종의 환상이나 전형을 묘사하는 드라마랄 수도 있겠지만 특정 민족이나 지역에 대한 특별한 시선이 될 수도 있겠다. 일년 내내 온도가 일정한 플로리다 고유의 풍경, 넉넉한 파티와 아름다운 저택, 그곳에서 자라는 사탕수수와 멋지고 시원한 마이애미 비치 역시 드라마의 볼만한 장면이다. 혹은 종종 들리는 남미풍 음악이나 클럽 댄스 음악, Santana가 귀를 즐겁게 해줄 지도 모르겠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bs.com/primetime/cane/


Elizabeth: The Golden Age - 여왕은 인간이기 보다 조각된 신화

MOVIE 2008. 3. 2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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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 이야기가 영화나 드라마로 꽤 많이 제작됐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1998년 제작된 이 영화의 전편 'Elizabeth'도 있지만 2005년 BBC에서 제작된 'The Virgin Queen'도 있고 2006년 HBO에서 방영된 'Elizabeth 1'도 있다. 여왕의 어떤 모습을 부각시키냐에 따라 같은 실존인물들이 등장함에도 이야기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연인을 부각한 내용, 권력이나 영웅으로서의 내용 등 엘리자베스는 과연 천의 얼굴을 가졌다. 연대기별로 여왕의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는 사실적인 드라마도 있을 법 하건만 Virgin Queen이라는 소재는 상상력없이 표현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매체에서 다루고 싶어하는 주요한 질문은 늘 비슷하다. 그녀는 어떻게 정적을 제거하고 권력을 잡는가, 왜 결혼하지 않았는가, 어떤 방법으로 대영제국의 번영을 가져왔는가, 어떤 사람과 가까이 지냈나, 라이벌 메리 스튜어트를 어떻게 생각했는가 등. 어떤 점을 일순위로 두는가 만 다를 뿐 항상 비슷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1998년에 제작된 Elizabeth는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엘리자베스가 진정 영국 여왕이 되기로 맘먹은 그녀의 초반기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그리고 있다면 2007년에 개봉된 영화 'Elizabeth: The Golden Age'는 여왕이 된 후 자신을 다스리며 여왕으로서 통치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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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간택된(?) 엘리자베스의 연인은 기존 드라마에 비해 가장 신선해 보인다. 전쟁시기에 걸맞게 해적을 고른 것도 재밌다(꼭 필요했던 인물). 반드시 등장하다시피 했던 로버트 더들리 경이 1998년도 전작에서 처리됐다는 사실과 실제 이 인물이 엘리자베스 트토크모튼의 남편이었다는 점 때문에 로맨스는 많이 약화된 편이다. 여성으로서의 엘리자베스를 보이고 싶어하는 작품이 많지만 정치적인 이미지 유지에 능하고 거친 사냥이나 승마를 즐긴 이 대담한 여왕이 소심한 사랑을 했을 지 의문이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눈치를 보며 결혼상대자를 골라야 했던 25살의 처녀여왕이 영국의 평화를 일구어내고 카톨릭 암살자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며 스페인의 대공격을 물리쳤다는 이야긴 거의 신화에 가깝다. 여자 혼자 영국을 지켰다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나라를 이끌어간 그 리더십과 통솔력은 세계적인 모델이 될 만하다고들 한다. 골든 에이지는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잘 살려 드라마에서 자주 보여주던 군더더기들을 모두 생략하고 여왕이 살아있는 초상화, 영웅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엘리자베스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모두 알려주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1998년 영화에서 등장하던 로버트 더들리, 엘리자베스의 가장 오래된 연인으로 알려진 그 남자는 등장하지 않는다(다른 드라마에서는 영화와 같은 시기에 그가 사망한 것으로 그리고 있다). 다만 그녀의 총애를 받던 시녀, 엘리자베스 트로크모튼의 남편, 월터 라일리 경이 엘리자베스를 흔들어놓을 뿐이다. 두번째 엘리자베스, 애칭으로 베스라 불린 이 시녀의 아버지 니콜라스 트로크모튼은 헨리 8세의 여섯째 부인인 캐서린 파의 사촌이었는데 캐서린 파는 엘리자베스를 딸처럼 키워준 사람이다. 캐서린 파의 두번째 남편 토마스 세이무어(제인 세이무어의 오빠, 에드워드 6세의 외삼촌, 왕위계승권을 항상 염려하고 있었다)가 엘리자베스와 결혼하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되기 전엔 엘리자베스는 캐서린 파와 제법 편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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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가 의복과 장식에 많은 욕심을 보인 건 사실이라고 한다. 수백개의 가발을 골라 숱이 적은 머리를 장식하고 아름다운 드레스로 여왕이미지를 유지했다. 공주로 살던 시절 시녀가 여기저기 구걸해 드레스를 마련했다는 이야긴 유명하다(1998년 전편에 나왔던 가정교사 Kat이 그녀를 돌봐줬다). 영국에 갖힌 아름다운 메리 스튜어트에게 입지 않는 낡은 드레스를 보내줬다던지 과감하게 신체가 비치는 드레스로 신하들을 곤란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잘 알려져 있다. 영화에는 상황에 맞춰 꽤 많은 의상이 등장한다고 한다.

여왕이라는 특수한 위치에 있는 이상 예배를 비롯한 사적인 자리에 홀로 존재할 수 없었던 엘리자베스는 시녀들을 가족처럼 가까이 두곤 했다. 국가 행사에 항상 몇인의 시녀를 동반하고 시중을 들게 했는데, 사냥, 승마를 비롯한 거친 운동으로 항시 가만히 있지 않았던 이 여왕은 춤추기를 몹시 즐겼고 시녀들이 춤을 제대로 추지 못하면 직접 교정하며 가르쳤다고 한다. 이런 부지런함 떄문에 늘 마른 체형을 유지했단 기록이 있다. 그녀의 여성으로서의 욕구는 '국가적인' 문제가 아니니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그녀는 애인을 사랑할 수 있는 젊은 '베스'를 부러워하게 된다. 실제 베스를 부러워한 건 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베스를 총애한 것 만은 사실이다.
 
정치적으로 탁월한 감각을 가진 여왕이지만 공식적인 애인은 없었던 엘리자베스. 그녀에 관한 여려 기록으로 누군가와 연인 사이가 아니었을까 짐작되는 사람들은 많다. 심지어 세익스피어가 그녀의 숨겨진 아들이란 소문이 있었을 정도다. 왕의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결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괘씸한 발언을 거리낌없이 뱉어내는 당시 문화로 보아 미혼의 엘리자베스는 속물적인 대중의 관심사 아래에 있었던 것 같다. 그녀는 국민의 어머니, 마리아같은 동정녀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어했지만 요즘도 가상의 연인을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걸로  보아 이런 류의 관점은 변하지 않나 보다(엘리자베스에 대한 여러 비난 중 창녀, 마녀같은 것들이 제법 많았다). 위대한 정치인에게 꼭 숨겨진 사랑이 필요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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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는 정치 감각이 탁월했다.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몸소 갑옷을 입고 전장에 나갔다는 건 당시 문화를 생각하면 제법 소설같은 이야기다. 포스터의 이미지대로 여왕이자 전사인 엘리자베스가 여자처럼 망설인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 인물은 사람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구석이 있다. 배우 케이트의 아름다움이 여왕의 위엄을 부각시키는데 적절하게 이용되었다.

영화 내용 내내 자세한 역사적 사실이 생략됐지만 엘리자베스 1세의 치세 동안 메리 스튜어트가 사형당하고(펠리페 2세의 계략으로 그녀를 죽인 것처럼 그렸지만 펠리페 2세를 자극할 생각으로 메리 스튜어트의 역모를 조작했다는 설도 만만치 않다 - 메리에게 악감정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지만 정략적 이유로 죽이지 못했었다) 펠리페 2세가 대군을 몰고 영국으로 쳐들어오고 그녀는 해적을 비롯한 막강 해군을 활용하여 무적함대를 물리친다. 약간 정신병자처럼 그려진 펠리페 2세는 이 전쟁 이전에 수없이 엘리자베스를 정치적으로 협박하고 영국이 유럽에 복종할 것을 요구했던 사람이다. 엘리자베스는 은밀히 해적을 지원했고 전설적인 영국 해군의 기틀을 마련했다. 갑옷을 입고 군인을 격려한 이야기는 아주 유명한 역사이다(물론 머리풀고 남성 갑옷을 입었을 것 같진 않지만). 드라마 보다 영화가 좋은 점은 역사적 사실을 판타지처럼 재포장할 수 있단 점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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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페 2세가 무적함대를 끌고 영국에 쳐들어온다. 영국의 앙숙 프랑스까지 연합해 영국을 압박하지만 결혼 회유책에도 끄덕하지 않았던 엘리자베스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유럽의 패권을 잡았다. 커다란 지도 앞에서 침략 경로를 예상하며 힘겹게 고민하는 그녀의 운명은 유일무이한 여왕이 되는 것. 스페인은 이후 유럽에서 힘을 잃기 시작했고 스코틀랜드는 메리 스튜어트의 아들이 영국 왕위계승자가 됨으로서 영국에 흡수되었다.

유럽의 변두리, 영국을 대영제국으로 발전시킨 위대한 여왕, 그러나 개인적으론 사랑을 이룰 수 없었던 외로운 여자, 엘리자베스 1세. 이 영화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그 주제이다. 그녀의 연인으로 소문난 많은 사람들이 식상했던 탓인지 새로운 실존 인물을 연인으로 부각시켰는데 덕분에 역사적 사실은 훨씬 더 많이 축소되었다. 엘리자베스의 왕위를 노린 메리 스튜어트와의 관계도 역사적인 흥미거리 중 하나인데 영화 속에서 두 여자는 전혀 만난 적이 없다. 1998년도 영화에서 앙쥬공과 스코틀랜드의 마리 드 기즈가 등장했던 것과 비슷하게 엘리자베스의 사랑에 비하면 나머지들은 조연에 불과하다(역사적으로도 조연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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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월싱엄 경의 역할이 전편에 이어 강조되고 있는데 이 인물 이외에도 엘리자베스를 받쳐준 신하들이 제법 많다(영화상 단역으로 등장하는 시녀들을 비롯해서). 수완이 탁월했던 여왕은 국민과 다른 나라에겐 아름답고 부드러운 여왕의 이미지를 추구하고 정략적으론 반대파와 측근을 조정하고 잘 활용했으며 정책면에선 과감하고 결단력 있었다. 영화 속에서 전사로서 열심히 싸우고 있는 여왕에게 '연약한 여자'의 얼굴이 필요한 건 후대 사람들의 편견은 아닐까.

영화라는 매체는 사실 전달 보다는 이미지 전달을 위해 탁월한 방법이다. 그점을 꺠닫고 보면 판타지 소설처럼 흘러가는 최근 사극 영화들의 경향을 용서할 수 있을 지 모른다. 역사학자들이 엘리자베스 1세의 실제 삶을 추측해보려고 하면 할수록 진짜 그녀의 모습은 오리무중이 되버릴 지 모른다. 그녀는 이미 한참 전 사망한 고인일 뿐인데 아직도 영웅, 여자, 전사가 되어 힘겹게 노력하고 있다. 그녀가 영웅이라는 사실 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영웅을 사람들의 머리 속에 조각하고 새겨넣기 위해 영화라는 매체가 가장 적합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있었을 지 없었을 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진정한 연인을 마음에 감추고 꿋꿋이 영국을 발전시킨 여전사, 처녀 여왕의 이미지를 각인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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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bina007.blogspot.com/2007/10/elizabeth-golden-age-absurdly.html
http://afashionablelife.wordpress.com/2007/10/15/elizabeth-the-golden-age/
http://www.screenrush.co.uk/
http://www.tudorplace.com.ar/Bios/WalterRaleigh(Sir).htm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nhn?code=65091
http://www.mtime.com/my/iiiforever/photo/524710
http://blog.sina.com.cn/s/blog_4ee44d6001000bd7.html
http://www.gabe-e.com/rushes/
http://blogs.knoxnews.com/knx/brown/archives/2007/10/10_days_out_12.shtml
http://michellemoran.blogspot.com/2007_08_19_archive.html

RahXephon - 제작사 본즈의 SF 세계관은 에바와 다르다

ANIMATION 2008. 3. 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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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거대한 떠다니는 섬과 함께 등장해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킨 도쿄의 거대 로봇. 고교생 카미나 아야토는 우연히 도쿄가 공격받는 현장에 있게 되고 이 거대 로봇을 목격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21세기의 지구는 모두 멸망해 도쿄 말고는 아무곳에도 갈 수 없고 어머니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주 볼 수 없는 카미나는 이 로봇의 존재로 인해 삶의 변화를 겪게 된다. 새로운 종족 뮤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시작하는 애니.

에반게리온과 비슷한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다는 말에 '라제폰(RahXephon, ラゼフォン)'을 추천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구와 인류를 구원하는 문제, 거대 로봇의 등장, 정체를 모를 배후 조직, 한 인간을 향한 진리와 메시지, 미지의 존재, 소년의 숨겨진 비밀, 정확한 결말을 내려주지 않는 엔딩, 과연 라제폰과 에반게리온 사이엔 똑같진 않아도 몇가지 유사한 코드들이 존재하고 있긴 하다. 그렇지만 뛰어난 작화와 신비로운 느낌의 음악과 몇몇 이질적인 발상은 에반게리온과 많은 거리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유사성 논쟁은 아직까지 끝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BONES와는 여전히 미스터리에 쌓인 세계와 SF 애니메이션들 탄생시키고 있다.


칸노 요코가 작곡하고 Maaya Sakamoto가 부른 라제폰의 오프닝 - Hemisphere

개인적으로 1998년부터 2002년 사이를 취향에 맞눈 애니메이션이 가장 많이 탄생한 해로 여기고 잇다. 장르가 분화되어 비슷비슷한 애니가 양산되고 기억 속의 애니메이션을 돌연변이(사파이어 왕자 리메이크 설을 보라)로 재탄생시키는 리메이크 붐 마저 일고 있는 요즘과는 다르게 그 때는 다양한 시도의 애니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미연시의 기준이 되는 작품들도 그때쯤 만들어진 것이고 장르별 특징과 구분이 생겼다고 할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시리즈 물 중엔 그떄쯤 제작된 것들이 많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 애니들은 주로 이때쯤 탄생한 애니들이다.

'RahXephon(라제폰)'이란 이 애니메이션 제목은 애니의 내용을 일부 보여주고 있다. Rah라는 단어는 이집트 태양신, 최고신의 이름이며 Xephon은 世音(세상의 음)을 뜻하는 한자를 읽은 말이다. 해석하면 '최고의 신이 세상의 음을 읽는'다 쯤이 되겠다. 원래 불교쪽 용어라고 한다. 이 라제폰에 관한 여러 논란 중 하나는 마야, 잉카, 불교, 이집트, 아틀란티스 문명 등을 아우르는 복잡한 세계관 때문에 벌어진다. 꽤 여러 문명과 문화에서 명칭과 세계관을 차용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정확히 밝히는 법은 없다. 언뜻 엉성해 보이겠지만 배경을 설명이 불가능한 가상 세계로 설정하는 건 애니의 특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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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소녀 미시마 레이카. 주인공 카미나 아야토는 갑자기 나타난 그녀를 어디에서 만났는 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항상 그리워하고 있다. 미시마 레이카의 기억이나 외모는 몇가지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카미나 아야토와는 별개로 이야기의 몇가지 핵심키를 쥐고 있는 존재. 폐허가 된 도쿄시에 서서 바람에 스카프를 날리는 그녀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캐릭터를 담당하는 성우는 사카모토 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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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속 신비로운 미소녀 캐릭터 키사라기 쿠온은 이 애니에서 가장 성공한 캐리터 중 하나. 다른 애니에서도 가끔 패러디되는 존재다.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는 듯한 엉뚱한 말투와 귀여운 외모, 바이얼린 연주와 생긋 웃는 얼굴 때문에 TERRA라는 조직의 마스코트 역할을 하고 있다. 키사라기 가문의 양녀로 키사라기 이츠키의 여동생이다. TERRA에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는 정체불명의 소녀지만 알고 보면 주인공과 이츠키, 하루카, 미시마, 마야 들의 모든 비밀을 쥐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등장인물 중 TERRA의 오퍼레이터  한 명은 한국인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름이 김호탈(金湖月)이다. 한자의 음독을 차용하자면 김호월이라 읽어야하는데 라제폰의 독음 방식이 혼합되어 있듯 김호월은 '월(月)'의 훈독인 '달'을 그대로 읽고 있는 방식이다. 月의 본 뜻이 달이니 탈이란 음가가 되버린 것. 2002년에 제작된 애니치고는 고증이 정확하지 않았다고 비난받았지만 라제폰이란 제목 자체가 합성된 방식이 특이하니 독특한 방식이라고 할 밖에. 등장인물 개개인이 각자의 어두운 사연을 갖고 있듯 김호탈 역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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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카미나 아야토는 21세기 도툐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뮤의 거대로봇이 지구를 공격하고 자신의 곁에 있던 인류가 하나둘 죽어버리자 라제폰을 타고 뮤의 거대로봇을 물리치기로 맘먹는다. 오린과 라제폰, 그리고 이슈트리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말들이 카미나 아야토의 숙제들. 과연 이 모든 것들을 조절하고 아야토는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라제폰의 크기도 크기지만 TERRA에서 비행기, 전함 등이  전투를 위해 움직이는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고 웅장하다.

모호하다느니 엉성하다느니 말이 많지만 이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누가 뭐래도 모든 걸 보여주면서도 끝까지 아무것도 알 수 없도록 만들어진 구조에 있다. 초반에 많은 이야길 보여주지만 그 장면의 의미를 마지막이 되기전에는 파악하기가 힘들다. 특히 상당한 궁금증을 유발시켰던 제 1화의 웅장한 첫장면(바그너의 오페라 '마이스터징어(Der Meistersinger von Nurnberg) 제 1막 전주곡이 흘러나온다)은 1화를 완전히 시청하기 전에 이해할 수 없다(첫화의 주요 장면은 도쿄에서 생활하는 주인공 소년의 등장이다).

이런 점은 '흑의 계약자(Darker than Black)'를 비롯한 BONES 만화의 장점이 아닐까 한다. 고 퀄리티의 작화와 꼼꼼한 구조, 그리고 칸노 요코의 음악이 합쳐지면 신비롭고 특이한 애니가 탄생한다는 것 말이다. 칸노 요코가 작곡한 오프닝, 특히 라제폰에서 '미시마 레이카' 역을 맡았던 성우로도 활약했고 오프닝의 신비로운 주제가도 불렀던 사카모토 마야가 부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칸노 요코와 사카모토 마야의 결합은 애니메이션 분야 만의 특별함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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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시에 나타나 카미나 아야토를 납치하듯 데리고 가는 히토우 하루카. TERRA 정보부 소속으로 특수 임무 담당인 특무 대위이다. 카미나 아야토에게 무척 신경써주는 누나라기엔 개인적인 사연이 있어 보인다. 키사라기 이츠키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헤어진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감정적인 구석이 있다. 아야토를 위해 수상한 동경시의 비밀, TERRA의 최종 임무를 알고 싶어하지만 점점 더 알 수 없는 일들만 일어난다.

모든 걸 떠나서 라제폰은 틀림없이 매력이 있는 애니이다. 포스트 에반게리온이란 별명이 없었으면 독특한 애니메이션 분야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거다. 제작사 BONES가 현실과는 다른, 별세계의 독특한 이야기로 자신들을 특징짓는 경향이 있음에도 라제폰이 낮은 평가를 받는 건 아쉬운 일이다. 에반게리온에 비해 상대적인 단점으로 지적할 만한 것은 아름다운 그림체와 이야기에 집중해 약간은 진행 상의 박력이나 긴장감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세부 인물의 감정묘사가 뛰어나고 감각적이며 흡입력이 강한 이야기 진행을 펼치고 있다.


출처 :
http://www.mediafactory.co.jp/anime/rahxephon/
http://www.diary.ru/~ishitori?order=frombegin
http://www.oomu.org/rahxephon-images.html
http://www.kenoki.com/nko/maya.html
http://www.advfilms.com/ReviewDetails.asp?ID=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