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Amsterdam - 뉴욕에 사는 17세기 네덜란드 형사

DRAMA 2008. 4. 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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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는 꽤 많은 드라마의 소재가 된다.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 자체가 영향력있는 인물들인 까닭에 보통은 화려함과 부유함을 누리는 윗동네 사람들 이야기들이 주로 다루어진다. 'Dirty Sexy Money(2007)', 'Cashmere Mafia(2008)', 'Lipstick Jungle(2008)' 같은 드라마들이 모두 그런 소재의 드라마다. 그러나 New Amsterdam(17세기 뉴욕의 옛 지명)의 주인공은 그 뉴욕에 살고 있는 '불멸의 존재'이다. 주인공 '존 암스테르담'은 1642년에 뉴욕으로 건너온 네덜란드 출신 30대 중반 남자이고, 21세기엔 형사로 일하고 있는 인물이다. 외국 출신을 주연으로 삼은 특이한 소재 드라마들이 그렇듯 8에피소드를 FOX에서 방영했고 종결했다. 가벼운 드라마이면서 1시즌 8편이라 부담없이 시청할 만한하다.

해마다 9월쯤 미국 주요방송국들은 새로운 시즌의 드라마를 시작하고 12월쯤엔 그 드라마의 운명이 결정된다. 그 다음해 초반까지 제작될(주로 22 에피소드 24 에피소드 정도) 운좋은 시리즈가 되기도 하고(주로 시트콤이나 가족드라마가 선정된다), 2-3시즌 이상 이어질 긴 시리즈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12월 안에 1시즌으로 종료될 드라마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리고 다음 시즌이 시작될 9월까지 이어질 교체기(mid-season) 즉 1월 쯤에 '교체' 드라마가 방영된다. 이 교체 드라마의 운명도 시즌 오픈 드라마와 다르지 않다. 2007년에서 2008년 사이엔 작가 파업이 있었던 까닭에 그 환경이 더 까다로워졌다. 뉴 암스테르담은 그 혜택을 받은 드라마이기도 하고 덕분에 미래가 불투명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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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드라마는 지난해 방영됐던 뱀파이어 소재의 드라마, 'Moonlight(2007)' 보단 불멸의 존재를 가볍게 다루고 있다. 불멸의 존재가 필연적으로 가지는 고독, 그리움같은 감정을 초반부터 전면 부각시키진 않는다. 400여년을 죽지 않도 늙지도 않는 존재로 살아온 주인공, John Amsterdam은 만사에 초연하고 자신의 직업이나 신분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 그 세월 동안 존 암스테르담은 가구 제작자, 군인, 의사, 현재는 형사로 뉴욕의 변화에 적응해가고 있다. 그리고 일년에 한번씩 뉴욕의 사진을 찍어 그 변화를 기록하기도 한다. 그의 형사 친구들은 그를 '보험금을 완납한 남자' 즉 부유한 남자로 부른다. 돈이나 인연에 그렇게 집착할 이유가 없는 그가 기억하는 과거는 그를 남들과 다른 존재로 만든다.

숨겨진 그의 사연 하나하나가 드라마 상에서 과거 회상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거의 오십년 이전에 만났던 여인이 90노인이 되어 얼굴 하나 변하지 않은 그를 알아보기도 한다. 의사로 일하던 시절의 과거를 단서로 의학 문제와 살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도 한다. 혹은 한참전에 살았던 자신의 자식들과 아내들을 기억해내기도 한다. 400년을 뉴욕을 집삼아 살아온 그에게 어떤 소재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들 이상할 것이 없다. 이 뉴욕의 옛날 이름과 같은 그의 이름 '존 암스테르담'. 그런 그에게 아무리 세상에 변한다고 한들 그렇게 달라질 일은 없는 지도 모른다.  자신을 불멸의 존재로 만든 인디언들이 예언한 '그 여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여자를 만나면 암스테르담은 '새로운 암스테르담'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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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정장과 가죽 코트가 아주 잘 어울리는 외모, 2007년과 2008년 사이에 방영된 드라마 주인공 중에서는 가장 잘 생긴 외모를 가진듯한 이 배우는 1970년생으로 덴마크 출신이다. Nikolaj Coster-Waldau(니콜라이 코스터-왈도)란 다소 특이한 이름을 가졌고 유럽 중에서도 주로 스웨덴, 덴마크 영화에 출연했다. 외모 만으로도 충분히 뉴욕시에 사는 네덜란드 이주민의 분위기에 어울린다. 남북전쟁, 독립전쟁을 비롯한 17세기 미국사를 겪는 역할이라 그 시대에 맞는 복장으로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네덜란드 군인의 복장으로 인디언에게 구해지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물론 그 장면으로 인해 불멸을 얻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외모탓인지 존 암스테르담에겐 애인이 많다. 직업상 여성 형사 파트너가 고정 출연하고 있지만, 그를 새로 태어나게 할 여성인 또다른 여주인공을 찾아헤매고, 과거의 연인들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발견하기도 한다. 알고 보면 존은 400년을 살면서 많은 부인들의 죽음을 목격했고 자식들의 죽음도 지켜봤다(그 죽음과 과거의 이야기를 수백년전 이야기라며 농담삼아 이야기하곤 하지만 현대인들은 물론 아무도 믿지 않는다 - 자식이 63명이란 이야기를 어떻게 믿을까). 이미 해볼만큼 아주 많은 일을 해봤고 만사에 초연할만도 한 불멸의 존재치고는 여성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한 것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만한 세월이면 로맨스 말고도 할 일은 많지 않았을까. 가장 궁금한 건 자신이 늙을 때까지 30대의 얼굴을 유지하고 있는 아버지를 '자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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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가 400년 세월의 아이러니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그 대답은 에피소드 2 쯤에서 간단히 풀린다. 세월에 초연해야할 겉만 멀쩡한 이 노인네, 불멸의 삶이 끝나고 죽기를 갈망하는 이 주인공이 여자를 밝히는 까닭은 '운명의 여인'을 만나면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고 죽음이 이어지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구해준 인디언의 비법으로 운명처럼 영생을 얻게 되었듯, 죽음 역시 운명처럼 찾아온다는 이야기. 그 기다림의 400년 세월이 어떻게 인간과 다른지는 존 암스테르담을 깍듯이 대하는 60대의 바 주인 오마(Omar)와의 관계로 드러난다. 오마는 존의 비밀을 알고 있는 63명의 아들 중 하나였다. 30대 중년 남자가 60대 할아버지에게 아버지 대접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면, 조금 놀랍긴 하다.

기본적으로 드라마는 존 암스테르담이 불멸의 존재에서 일반적인 인간이 되는 과정을 전체의 큰 줄거리고 삼고 있고, 그의 '운명의 여인'과의 갈등을 드라마 곳곳에 섞어놓는다. 그리고 매 에피소드 마다 살인사건 수사팀인 존의 직장생활, 즉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을 엮어가고 있다. 수백년 동안 헛된 삶을 살지 않았던 주인공은 쌓아온 지식을 기반으로 능숙하게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본다. 마치 신인듯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듯이 문제를 해결하는 그의 모습은 '잘 생긴 외모 만큼'이나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불멸의 존재와 운명이라는 테마 자체가 약간은 구태의연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유럽인 외모의 잘 생긴 주인공이 완벽하게 움직이는 드라마 장면들은 가장 큰 볼거리가 아닐까 싶다. 솔직히 400살 먹은 남자의 로맨스는 크게 기대할 것이 없을 것 같지만 말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tv.com




Jane Eyre - 샬롯 브론테의 시선으로 19세기를 바라보다

DRAMA 2008. 3. 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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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문학이라는 별칭을 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세세한 카테고리 하나까지도 적합한 이름으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게 최근 추세라 하지만
'여성'이 주인공인 까닭으로 인간이 발명한 수많은 것들 중 '페미니즘'이란 영역으로 제한되고 분류되는 건 분명 억울한 일이다. 인간은 폐미니즘이라는 단어 하나 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유명 문학작품, '제인에어(Jane Eyre)'를 해석할 수 있는 시선이 단 하나의 단어 뿐이라는 건 공평치 않다. 난 커튼 뒤에 숨어 사촌들의 눈을 피해 책을 읽는 제인을 묘사하는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다.

세상에는 많은 관점과 시선이 존재한다. 각자에 처지에 알맞게 자신의 입장에서 사물과 사건을 관찰하고 그것들을 받아들인다. 인종차별주의자의 눈에 한국인이 아름답게 보일 리 없는 것처럼 모든 걸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여성의 시선이 독특한 것으로, 즐길 만한 것으로 느껴질 리는 없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직업을 가진 사람들, 농부, 작가, 광부, 운전사, 세일즈맨, 개발자, 교사, 스튜어디스 등. 그들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그들의 시선이 소중하듯 여성의 시선 역시 그 '시선'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아름다움은 제한하지 않고 그대로 읽어야 한다.

샬롯 브론테(Charlotte Brontë)의 명작 '제인 에어'는 영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서 드라마나 영화로 자주 만들어졌다. 열번 이상 제작된 이 고전 속 제인은 자신의 인생, 고난, 그리고 사랑을 헤쳐나가는 다부진 주인공이다. 고아로 태어나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기숙사에서 살다 가정교사가 되는 제인의 삶은 현대인의 눈으로 보아도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다. 뻔히 아는 이야기인 사극을 수없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내듯 결말을 훤히 아는 제인에어를 드라마로 재탄생시키는 이유가 있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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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제인은 그렇게 미인도 아니고 특별히 눈에 띄는 배경이나 성격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솔직함과 고집스러움, 분명한 가치관과 성실한 성격을 갖춘 여성이고 자신의 인생을 꿋꿋이 개척할 수 있는 축복받은 능력을 갖고 있다.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스스로의 관점에서 앞을 향해 나아간다는 건 다른 사람들과 나를 구분짓게 만드는 특징이고 매력이다. 이 뻔하고 진부한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은 제인이 가진 매력을 발견하고 웃음짓는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녀의 인생이 행복해지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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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제인을 한눈에 알아본 로체스터 역시 만만치 않은 이력을 가진 남자다. 어쩔 수 없이 치른 정략결혼은 꽤 오랫동안 그의 발목을 묶고 있고, 그의 숨겨진 비밀은 겉으로 드러난 재산이나 아름다움 보다 더 훌륭한 가치를 지난 제인을 알아보았어도 떳떳하게 청혼할 수 없는 처지로 만들어 버린다.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싶어하는 그의 작은 소원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헛된 희망일 뿐이고 로체스터는 그저 책임을 다할 뿐이다. 그런 로체스터의 따뜻함과 재미난 성격을 제대로 알아봐준 것은 제인 에어가 가진 특별한 능력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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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제작된 제인 에어와는 달리 BBC에서 제작한 제인에어는 화면이 많이 어둡다. 소설이 쓰여진 시대상을 적절히 반영하듯 두껍고 무겁게 제인을 감싸는 단순한 라인의 드레스라던지 질퍽한 땅이나 탁한 물이 흐르고 있는 황페한 평야, 그리고 언덕들과 우울한 날씨가 제법 소설과 비슷하게 묘사되고 있다. 입학한 사람은 모두 죽어버릴 것같은 여학생 기숙사라던지 황야에 세워진 목사관같은 것들은 브론테 자매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소재라고 한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들이 그렇듯 샬롯 브론테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샬롯 브론테는 1816년 영국 요크셔에서 태어나 1855년 사망했다. 잘 알려진대로 에밀리 브론테와 자매 지간이고 목사관에서  태어나 여생을 보냈다. 재주가 많고 아름다웠던 샬롯에게, 인생은 제인이 살았던 로우드 자선학교와 비슷했고 또 에밀리가 묘사한 '폭풍의 언덕' 속 황야와 비슷했다. 그 음침하고 쌀쌀한 풍경 속에서 제인에어의 희망을 생각해 냈음은 샬롯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그녀는 스스로의 우울함을 제인을 통해 이겨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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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사는데는 여러 시선이 있다. 문화가 발전하던 19세기엔 특별히 더 많은 시선이 발전했을 것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제인 에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그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몹시 소중하게 느껴진다. 거친 황야에서 태어나 자선학교를 빙자한 아동학대 기숙사를 다니고 가정교사일을 하면서 자신을 건사하던 한 여성의 삶이란 건 흔하지 않은 풍경이니 말이다. 드라마를 통해 엿보는 그 시대 속의 한 인물들.

제인은 자신의 개성과 존재 자체를 구박하던 리드부인의 집을 이겨냈고, 인간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로우드 학교에서도 살아남았다. 마지막으로 손필드 저택에선 로체스터가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낸 존재가 되었다. 샬롯이나 에밀리에게 한곳에 머물 것을 요구했던 당시 여성에 대한 가치관, 어떤 호의나 호사스런 행복은 없던, 희망없는 현실을 생각하면 꽤 도전적이면서 긍정적인 묘사가 아닐 수 없다. BBC의 드라마 제인에어는 이런 어두웠지만 긍정적이면서 밝은 느낌을 꽤 잘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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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제인 에어 역은 Ruth Wilson라는 배우가, 거친 얼굴에 숨겨진 따뜻한 정열을 묘사하는 로체스터 백작은 Toby Stephens이라는 배우가 맡고 있다. TV 드라마답게 그렇게까지 화려한 볼거리나 시각적인 재미를 권할 수 없지만, 다소 우울한 19세기 영국 지방의 풍경을 실제인 듯 볼 수 있다. 소설 속에서 모든 건물을 태워버릴 만한 불이 난다는 걸 믿을 수 없었는데 어두운 만큼 커다란 양초를 썼던 19세기 영국 시대상을 TV로 지켜보고 나면 어떻게 그리 큰 불이 날 수 있었는지 납득이 간다.


이미지 출처 :
http://tvandfilmguy.blogspot.com/2007_01_01_archive.html
http://www.bbc.co.uk/drama/janeeyre/
http://www.bbc.co.uk/bbcfour/cinema/features/wide-sargasso.shtml




Dead Like Me - 죽고 사는 일이 별개 아니라니까!?

DRAMA 2008. 2. 2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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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동반되는 정서는 보통 '공포' 내지는 '고통'이 아닐까 싶다. 막연히 알 수 없는 사후 세계를 두려워하기도 하고 어떻게 찾아올 지 알 수 없는 죽는 순간의 아픔에 미리 겁먹기도 하는 인간. 생명을 가진 존재라면 누구나 쉽게 언급할 수도 없고 장난칠 수도 없는게 '죽음'이라는 현상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죽음이 이어지는 영화는 공포 영화 즉 호러 무비 대열에서 빠지지 않고 장례 문화는 엄숙하고도 근엄하며 죽음을 함부로 입에 담으면 재수없다는  문화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다.

죽음이란 주제는 아마도 코믹함의 대상은 되기 힘들 것이다. 1969년생인 이 독특한 제작자, Bryan Fuller(사진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꽤 잘생긴 제작자이다)의 관점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스스로를 드라마 시리즈, 스타트렉의 광적인 매니아(Geek)이라고 밝혔다는 Bryan Fuller는 스타트렉 시리즈의 작가로서 드라마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한다. 이제는 Dead Like Me 이외에도 Heroes나 Pushing Daisies 같은 유명 드라마 시리즈의 제작자(작가)로 활약하고 있으니 일개 팬으로 시작한 취미 치고는 대단한 발전이 아닐 수 없다.

Bryan Fuller의 죽음이란 주제에 대한 가볍고 코믹하며 즐거운 접근, 그 드라마가 바로 Dead Like Me이다. Pushing Daisies의 동화같고 장난스러운 설정처럼 Dead Like Me에서 바라보는 죽음은 뭔가 심플하면서도 간단하고 또 유머러스하기도 하다. 이젠 아예 사람의 목숨을 거둬가는 사신이란 존재가 엄숙한 사람들이라기 보단 도시의 부랑자들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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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관두고 직장을 구하러 다니는 여주인공 죠지 래스. 약간은 부정적이고 투털거리기 좋아하는 그녀는 어느날 갑자기 죽음을 맞게 된다. 장례식장에 입고 가는 얌전한 옷을 입고 첫출근했다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이유로 죽어버린 주인공.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나레이터, 주인공 죠지 래스는 죽음이란 신과 개구리, 두꺼비 사이의 의미없는 장난이 이루어낸 결과라고 설명한다. 신이 맡긴 '죽음'이 담긴 병으로 장난치던 개구리와 두꺼비 덕에 인간은 죽게되었노라고 말이다. 대수롭지 않게 반항적으로 죽음을 설명하는 주인공은 살아있을 때도 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밝은 관점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뭘하든 재미가 없어 보이는 표정에 불친절한 표정. 만사가 따분해 보이는 주인공은 장례식에 입고 가는 검은 옷을 입고 첫출근한다.

'Shit'이라는 단어 한마디를 내지르며 받아들인 죽음. 죽음의 이유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황당하다. 멀리 러시아 우주선에서 떨어진 변기시트에 맞아죽는 사람은 세상에 몇명이나 될까? 그 떨어지는 변기 시트를 바라보며 갑자기 맞은 죽음 때문에 툴툴거리지만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 않는 건 죠지 래스의 성격이 워낙 '독특한' 까닭일 거다.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던 별나고 어린 여동생에 맨날 자신을 들들 볶던 엄마, 있는 듯 없는 듯 신경쓰이지 않는 아버지까지 죽고 나서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해서 약간은 궁상맞은 분위기를 연출할 법도 하지만 이 특이한 주인공은 그렇게까지 죽음에 진저리치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곁을 맴도는 '자신을 볼 수 있는' 존재들을 뒤따라 다니며 뭔가를 배우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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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죠지 래스에게 죽고 나서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 과연 어떤 삶을 배우게 될까? 새로운 인생이 맞긴 맞는걸까? 튜더스에도 출연한 적 있는 컬럼 블루는 주인공 죠지 래스에게 특별한 삶의 기술을 가르쳐줄 것 같다.

약간은 황당한 드라마의 초반 설정을 미리 귀띔하자면 주인공 죠지 래스는 '사신(스스로는 Undead라고 부른다)'이 된다. 죽음이 예정된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혼을 거두는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이 일을 맡는데는 자격이나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자신의 혼을 거둬준 다른 사신의 역할을 물려받는 거라고 한다. 산 사람들 사이에서 죽을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사신들은 죽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온갖 죽음들을 구경하고 다닌다.

사신들의 보스가 포스트잇에 적어준 사망예정시간과 이름 하나만 가지고 죽을 사람들의 혼을 거두기 위한 작업을 해나가는데 살아 생전에도 만사에 툴툴거리던 죠지가 죽어서라고 자신의 일을 쉽게 받아들일 리가 없다. 대체 돈도 되지 않고 즐겁지도 않은 이 일을 왜 자신이 해야하느냐며 반항하고 무시하는 신입사신 죠지 래스. 사신들의 보스, Ruby는 사신의 일을 가르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협박하면서 죠지를 끌고 다니게 되는 지경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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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사이에서 멀쩡이 돌아다니며 혼을 거두는 사신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대개 많은 고통을 느끼지만 드라마에서 표현되는 죽음은 산 사람들과 함께 존재하는 일상적인 현상일 뿐이다. 죽은 이후에 사람들은 과연 어디로 가게 될까

결국 주인공이 사신의 일을 받아들이게 되는 까닭에 드라마가 2시즌까지 진행되지만, 아쉽게도 2004년에 시즌 2가 종료된 드라마다. 그러나 인기는 만만치 않게 좋았던 까닭에 외전격인 다른 드라마를 제작해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2008년엔 비디오 버전의 영화가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고 제작자 Bryan Fuller는 죽음이라는 주제의 또다른 드라마, Pushing Daisies를 만들었다. 컬트 분위기의 드라마치고는 상당한 인기이다.

죽음이란 단어의 무거운 분위기 탓에 초반에 등장하는 독특한 여주인공의 부정적인 태도가 더 우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아닐까 우려했지만 상황 설정 하나하나가 코믹한 까닭에 과연 '죽음'을 다루는 드라마가 맞는 것일까 생각될 지경이다. 죽음을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살아있는 사람의 또다른 '재미'가 아닐까 싶다. 사신들이 겪어야 하는 현실이 살아있는 사람들이 겪는 현실과 별다를 바 없다는 점도 흥미거리.

동료로 등장하는 또다른 사신들의 성격도 각각인데 별로 책임감을 가진 것 같진 않은 그들의 보스 루비라던가 인정사정없이 무자비한 스타일의 사신 록시, 약간 머리가 텅텅 비어버린 것 같은 사신 Mason, 예쁘장하게 생겨서 골치아픈 짓을 골라 하는 사신들과 각각의 사연으로 죽어가는 사람들. 그들를 시청하는 재미도 꽤 괜찮다. 이 드라마의 부제는 'Someday you too will be Dead Like Me' (언젠간 당신들도 나처럼 죽습니다)라고 한다.

Torchwood - 닥터후가 다룰 수 없었던 좀 더 복잡한 이야기들

DRAMA 2008. 2. 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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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새로 시작한 닥터후를 시청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남자. 그렇지만 닥터후를 시청했더라도 도저히 완벽한 정체를 파악할 수 없었던 푸른 눈의 그 남자, 캡틴 잭 하크니스(Captain Jack Harkness). 다소 장난스럽게 닥터후의 여주인공 로즈 테일러를 감싸줬고, 바람둥이처럼 웃음짓던 그 잭을 위해 만들어진 드라마가 Torchwood이다.

약간은 나이든 얼굴로 변했지만 닥터후 1시즌 에피소드, Empty Child에 첫등장할 때 보다 진지해진 모습이다. 여전히 세계대전 참전시 입었던 롱코트를 입은 잭은, 닥터후와는 다른 성격의 SF 드라마에서 다시 태어났다.
SF 드라마 닥터후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은 그것 만은 아니다. 일단 고정멤버가 단 두명이었던 닥터후에 비해 Torchwood의 고정 멤버는 5명 이상이 되었고, 여행과 모험을 즐기는 개구장이 닥터후와는 다르게 토치우드의 주인공들은 외계인들 뒷처리를 맡아야 하는 고단한 업무 담당이다.

외계인을 만나고 다니는 이야기의 밝은 면을 닥터후가 모두 차지하고 있다면(물론 끔찍하게 힘들고 박력있는 이야기도 많이 펼치지만), 떠나간 로즈 테일러와 닥터를 기다리는 느낌의 잭 하크니스의 토치우드는 외계의 모든 어두운 면을 감당하고 있는 것도 같다. 이 많은 사연들을 다 알자면 닥터후 1,2 시즌을 모두 시청하는 것이 좋겠지만, 뭐 그럭저럭 닥터후 없이도 신비로운 이야기를 시청하는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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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우드의 고정멤버들 중 몇몇 역시 닥터후에서 보았던 낯익은 얼굴들이다. 영국판 '퀴어 애즈 포크'의 작가로 더 잘 알려진 Russell T. Davies의 눈에 들어 터치우드에서 다시 촬영하게 된 배우들이 몇 있다. 여주인공 Gwen Cooper 역으로 활약 중인 Eve Myles는 닥터후 1시즌 4편에 출연했던 배우이고, Toshiko Sato역을 맡은 Naoko Mori 역시 '런던의 외계인들' 에피소드에서 닥터 역할을 맡았었다. 배경에서부터 출연진까지 토치우드에서 닥터후의 향기를 지우기란 완전히 불가능하다.

토치우드의 탄생은 닥터후의 과거 여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닥터후 2시즌은 하나의 키워드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데 Torchwood가 바로 그것이다. 닥터후의 존재가 빅토리아 여왕으로 하여금 토치우드 연구소를 설립하게 만든다. 바로 외계의 모든 침략과 공격으로부터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 토치우드는 사이버맨의 공격으로 인해 한번 망가지게 된다. 그런 이유로 토치우드의 존재 이유는 앞으로 다가올 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 된다. 슬리딘들의 공격이 있었던 웨일즈의 '카디프 만'에 세워진 토치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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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에서 사용된 모든 에피소드는 토치우드에서도 다시 재가공되는데 훨씬 더 그 양상이 끔찍하거나 암울하거나 인간적일 때가 많다. 인간세상을 정복하기 위해 단체로 걸음을 옮기던 깡통맨, 사이버맨들은 피를 흘리며 사람들을 직접 죽이기도 하고 외계인들이 지구인들을 처치하는 모습은 훨씬 더 잔인하고 끔찍하다.

닥터후에서는 꺼내지 못한 비밀스런 영국의 존재들 '요정'에 대한 에피소드를 보여주기도 한다(신비로운 존재나 유령에 대한 전설은 전세계적으로 영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을 것이다). 잘 생긴 얼굴로 항상 웃음짓던 친절한 잭 하크니스는 좀 더 단호하고 직설적인 모습으로 그 존재들을 처치해야 한다. 이런 모습은 드라마를 박력있고 긴박하게 몰아가면서도 인간적으로는 많이 우울하기도 한 풍경이다.

닥터후에서는 다정한 모습을 보였고 달렉들과 싸울 때도 용감했던 잭 하크니스는 지구에 남아서 외계인들을 말 그대로 처치하는 수준의 전투를 치르고 있다. 시간에 대해서 관대하고 외계인에 대해서는 범우주적이었던 닥터와 로즈 테일러. 그 두 사람과 터치우드에서의 잭과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지구인들이 외계인들을 대함에 있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은 늙지않는, 영원을 살고 있는 잭의 외로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시간여행자 닥터후의 고독이 제법 큰 스케일로 소화되고 있는 반면 지구에서 활약하는 잭은 어쩐지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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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기에 토치우드는 다시 준비하기 시작하는 걸까? 그리고 다음 시즌에서 이어질 터치우드의 공포는 무엇일까? 닥터후를 본 사람이라면 조금쯤 예상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직접 시청해본다면 제법 끔찍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터치우드는 닥터후가 다루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친절하게 풀어나가지 않는다.

외계인에 대한 관점이 지구인스럽게 '비우호적'이라면 '성인 취향'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관대한 것이 또 잭 하크니스이다. 드라마 곳곳에서 성별과 연령을 따지지 않는 연애상황을 보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최소한 한 장면 이상은 이어지는 키스신과 잔인한 장면. 또 잭의 드라마 속 취향 문제는 아주 유명한 장면이니 언급을 회피하는게 좋을 것 같다).

또 드라마 초반에 여주인공으로 합류하는 이브 마일즈가 닥터후의 로즈 테일러처럼 적응력이 뛰어나거나 민첩하게 행동하는 캐릭터가 아니란 점도 말해두어야할 지도 모른다. 만사가 시원시원한 잭과는 달리 초반의 이브 마일즈는 참 답답한 인간 캐릭터의 전형이다. 액션, 모험, 환상 그리고 재미있는 볼거리. 그것이 약간은 엽기적인 드라마, 토치우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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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시즌 3에 잭 하크니스는 다시 출연하게 됩니다. 저 오른쪽에 보이는 얼굴은 Life on Mars의 주인공 존심. 나이먹지 않는, 이 세 사람을 한 드라마 에피소드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군요.


이미지 출처 :
http://www.bbc.co.uk/torchwood/
http://www.bbcamerica.com/content/262/index.jsp

Sense and Sensibility - 제인 오스틴, 언제나 다시 태어나는 그녀의 이야기

DRAMA 2008. 1. 13.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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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 Sense and Sensibility의 주인공을 맡은 Janet McTeer(대시우드 부인), Hattie Morahan(엘레노어 대시우드), Charity Wakefield(메리앤 대시우드), Lucy Boynton(마가렛 대시우드). 갑자기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4명의 여자들은 갑자기 여러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유명 방송국, BBC는 영국 고전문학 또는 역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제인에어'와 '엘리자베스 1세'를 비롯한 많은 고전들이 BBC의 전파를 탔다. 영문학 교과서에 나올 법한, 오래된 고전 소설들은 거의 드라마 내지는 티브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 중에서는 올해 기대 영화로 뽑혓던 'The Other Boleyn Girl'도 있다. BBC는 다큐멘터리, 역사물, 시대물을 제작하는 세계 방송국 중 가장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역시 드라마와 영화로 재현된 기록이 화려하다. 42세의 짧은 생애 동안 다수의 문학작품을 남겼다고는 하지만 주요 발표 작품은 열편 안팍이고 그 중 'Sense and Sensibility', 'Pride and Prejudice', 'Emma', 'Mansfield Park', 'Persuasion' 등은 다수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된 대표작들이다. 고전에 있어서는 나름 '정석'의 방송국과 '정석'의 컨텐츠가 결합하여 또 한번 만든 드라마. 제인 오스틴이 한번 더 드라마로 태어났다.

역 사극 장르는 내용이나 시대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표현방법'에 한해서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혀용한다. 극이 기획된 컨셉에 따라 아름답고 화려한 드레스가 맞춰질 수도 있고, 무겁고 우중충한 느낌의 복장으로 드라마를 끌고갈 수도 있다. '천일의 앤'과 'The Tudors', 그리고 'The Other Boleyn Girl'의 차이는 역사의 다름에 있다기 보단 '해석'과 '표현' 능력의 차이 때문이고 우리는 그 다양한 결과물에 만족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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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해서웨이 주연의 '비커밍 제인'. 실제 제인 오스틴은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사랑을 했기에 수많은 고전을 남길 수 있었을까? 제인 오스틴과 그녀의 친구 엘리자베스(오만과 편견의 등장인물)를 등장시켜 제인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준 영화. 그녀의 소설도 화제이지만 제인 오스틴 자체도 이야기거리이다.


아무리 훌륭한 작가일지라도 경험하지 않은 일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는기는 어려울 것이다. 유난히 관찰력이 뛰어나 남들의 인생을 그대로 표현해낼 수 있는 작가일지라도 자신 역시 격한 인생을 살아간 주인공 옆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그동안 훌륭한 영화의 소재였던 예술가, 베토벤(불멸의 연인), 모짜르트(아마데우스), 세월(버지니아 울프), 랭보(토탈 이클립스), 그리고 비커밍제인의 주인공 제인 오스틴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작품은 '특별한 인생'의 상징이라 간주하듯, 예술가 본인의 미지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대개 실제 인생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사실에서 유추해서 창조된 이야기이다).

2007년에 발표된 영화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 2007)'이 완벽한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진 않다. 그녀에 관한 여러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제인의 언니 캐산드라는 매우 사적인 제인 오스틴의 여러 편지들과 기록들은 삭제하거나 조작했다. 그래서 간신히 남은 자료를 통해 '톰 르프로이'가 소설 속 '미스터 다아시'의 모델이었으리라 추측했다고 한다. 이런식으로 그녀의 소설 속엔 그녀가 만나거나 알고 지냈던 인물들이 비밀스레 숨겨져 있다. 작가의 팬과 소설 사이에서 벌어지는 깜찍한 숨박꼭질이다.

제인 오스틴의 여러 소설에 분산되어 나타나는 제인 오스틴의 개인사는 갑작스런 현실고와 언니와의 우정, 그리고 다정한 부모님과 부담스러운 결혼 문제, 다양한 주변 인물들의 성격(양자로 입양된 오빠와 그의 부인이라던지), 자연환경 등으로 표현되곤 한다. 이 영화는 제인 주변인물들의 성격을 소설 속 일부 인물들과 비슷하게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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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발표된 적이 있는 'Sense and Sensibility' 1950년에 발표된 버전과 1981년에 BBC에서 발표된 버전이다. 엘레노어와 메리앤 자매가 보여주는 파도같은 사랑이 백년이 넘게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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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년에 제작된 Sense and Sensibility. 휴 그랜트가 맡았던 에드워드의 역할은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엠마 톰슨이 엘레노어를 케이트 윈슬렛이 메리앤 역할을 맡았고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로 유명한 Alan Rickman이 브랜든 대령이다.

대시우 드가의 아버지가 죽고 난 후 유산법에 의해 유산을 충분히 받지 못한 딸 셋과 어머니는 어쩔 수 없이 바닷가의 작은 오두막으로 이사가게 된다.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그 공간 아래엔 거친 파도가 쉴새없이 오가는 바다가 있고 그 거친 파도가 두 딸의 험난한 사랑이야기를 예견해준다. 물론 그 거친 파도가 바닷가의 단단한 돌을 매끄럽게 다듬어 주고 있지만 말이다.

Sense and Sensibility라는 제목이 상징하는 인물은 엘레노어와 메리앤일 것이다. 제인 오스틴 소설의 가장 큰 주제가 되곤 하는 사랑.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삶을 간주하는 방식이 두 인물은 몹시 다르다. 큰 딸로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현실감각이 전혀 없는 엄마, 메리 대시우드 부인을 챙기며 직접 집안일을 처리해나가는 지적인 엘레노어. 언뜻 강인하고 냉철해 보이는 그녀가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잔잔하다. 그녀의 물결에 어울리는 남자는 부드러운 미소의 에드워드. 두 파도가 만나서 잔잔한 바다가 될 수 있을까?

어린 소녀의 '사랑'과 '로맨틱함'이란 다분히 감정적이고, '이성'적인 속성의 무엇은 아니다. 성숙하고 예의바른 성인 남자, 35세의 브랜든 대령의 감정과 태도, 그리고 그 감정을 차분히, 묵묵히 책임지는 성실한 태도를 사랑이라고 깨닫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성인 남자 역시 자신에게 한눈에 반했음을 쉽게 알아보지도 못한다. 10대의 소녀 마리엔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다분히 감정적인 남자, 윌라비에게 운명을 느끼지만 운명이 운명이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 노력해야한다는 사실을 큰 대가를 치르고 배우게 된다. 정열적인 사랑의 속성이 불꽃이라 불리우는 이유는 인간은 그만한 뜨거움을 오랫동안 지닐 수 있는 신체도 정신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꽃같은 감성의 그녀에겐 브랜든 대령이 이상적인 인연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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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망인이 된 한 집안의 부인과 그 부인이 남편의 아들, 자신의 의붓아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모습. 사교적인 태도와 악의가 공존하는 문화, 호의적인 귀족끼리의 친분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기도 하고 여성의 결혼이 한 집안의 흥망성쇠를 결정할 수도 있는 근대적인 풍경. 레이스 장식이 하늘거리는, 여주인공들의 엠파이어풍 드레스는 한결같이 가슴선에 옷의 허리를 넣고 있다. 

과연 두 여주인공 중 어느 쪽이 작가 제인과 닮았을까 상상해보기도 하지만 메리앤 쪽은 어린 시절의 제인 엘레노어 쪽은 나이든 제인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약간은 불완전해 보이는 두 여성은 한 여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나날이 성숙해지고 있다. 결말이 이미 정해진 고전, 그것과는 관계없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제인 오스틴의 개인사가 흥미로운 만큼 그녀의 소설들이 어떻게 영화, 드라마 마다 달리 해석되고 표현되었는지가 영상물의 비교 기준이 되곤 한다. 개인적으로, 확실히 약속할 수 있는 건 기존의 제인 오스틴, 그 영화들과 비교하여 이 2008년 방영된 오리지널 영국 드라마를 비교할 것 같진 않다는 거다. 과거 기억도 희미할 뿐더러 Sense and Sensibility 자체가 보고 또 보아도 새로운 드라마 소재이다. 작품 여기저기에 숨어서 살아숨쉬는 제인 오스틴, 작품을 새로 만들 때 마다 그녀도 다시 태어나는 것 아닐까.




출처 :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1002009&article_id=48608
http://www.bbc.co.uk/drama/senseandsensibility/
http://www.imdb.com/name/nm0000807/
http://www.bbc.co.uk/cult/ilove/years/1980/gallery/sense.shtml
http://www2.selu.edu/Academics/Faculty/sparrill/
http://www.erasofelegance.com/entertainment/movies/sense/sense.html



Gossip Girl - 적당히 사는 집 아이들의 영악한 뒷담화

DRAMA 2007. 12. 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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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중산층 이상 또는 상류층 가정, 삼각관계와 애증, 복잡하게 얽히는 연인들, 파격적인 연애, 지탄받을 만한 캐릭터, 그리고 그 속에서 맘고생하는 약간 멀쩡한(?) 사람과 의외의 순수한 사랑. 하이틴 드라마들 혹은 한국의 트렌디 드라마들이 가지는 코드에서 빠지지 않는 속성들이다. 그 중의 하나를 강조하기도 하고 그들을 섞어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는 대중 드라마을 우리는 통속극 (通俗劇)이라 약간 낮춰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이런 방식을 잘 꼬아서 활용하면 '인기 드라마' 반열에서 빠질 수가 없다.

적당히 시각적이라 볼거리가 있고, 적당히 흥미진진하고, 가끔은 고만고만한 그들의 연애질과 다툼에 웃음짓게 되는 그런 이야기가 이번 2007년 가을 시즌에 진행된 미드 'Gossip Girl'이다. 연애 드라마의 내용이 대개 친구들 사이의 가쉽처럼 떠도는 이야기인게 정석이지만 이 드라마는 그 통속적인 소재들을 아예 'Gossip Girl'이라는 블로그에 올려서 모두 공유하는 것처럼 처리한다.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블로그, 가십걸의 운영자가 가십을 전해주고, 드라마에서는 나레이션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뉴욕시의 명문가 자제들이 다닌다는 사립 고등학교, 그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주인공 Serena와 Blair, 그리고 그녀들의 남자친구 Nate와 Dan, 댄의 동생 Jenny, 악당 Chuck이 벌이는 갈등이 이 드라마의 주요 이야기이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라고 하면서 교복을 제대로 입는 건 가장 어린 중산층의 제니 정도이고 나머지 아이들의 복장과 드레스는 Gossip Girl 홈페이지에서 표현하듯이 고져스하고 퍼뷸러스하고 화려하다(인생도 만만치않게 화려한 셈이군). 공식 웹사이트에서 이들의 패션과 소품을 판매한다고 하니 또다른 청춘 드라마의 유형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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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스타를 배출시키고 세계적인 인기 드라마가 된 청소년 연애물은 한해도 빠짐없이 제작된 것 같다. 그 중에서 여러 시즌이 이어질 만큼 크게 히트한 드라마가 한국에서도 몹시 유명한 'Beverly Hills, 90210(1990-2000, 비버리힐즈 90210)'이 다. 미국의 웨스트 비버리힐즈 하이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의 사랑과 문제들을 제법 리얼하게 묘사했다는 평을 들었었다. 우리 나라에선 당시 쉐넌 도허티(Shannen Doherty)가 한참 화제가 되었지만 쉐넌 도허티는 사실 전체 10시즌 292화의 드라마 중 단 111에피소드에만 출연한 사람이었고 Jennie Garth 같은 금발 미인들이 올시즌에 출연했었다.


쉐넌 도허티는 '악녀 쉐넌 도허티'라는 책의 주인공이 될 정도로 악평에 시달려 현재는 연기자로서의 성공 기회가 다시 주어지지 않고 있지만 당시에는 미국 전체에 잘 알려진 화제의 인물이었다. 그 드라마엔 잘 나가고 막나가는 부자 동네의 고등학생들과 나름대로는 멀쩡하게 살고 있는 회계사집안의 쌍둥이 남매 브렌다와 브렌든의 이야기였다. 그들은 열렬히 연애하고 갈등하고 복잡한 관계를 만들긴 했지만, 뭐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했고 대놓고 약을 할 정도로 막나가지는 않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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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의 기본 속성 중 하나는 은어로 당사자를 표기하는 재미에 있기도 하다. 주인공 Serena는 S로
Blair 는 B로 Nate는 N으로 약자로 표기해서 당사자들 사이에 일어난 일을 나레이션하는 Gossip Girl 편집자의 은근한 음성도 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과연 뉴욕시의 사립고등학교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시리즈물로 발간되고 있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 'Gossip Girl'을 바탕으로 한 이 드라마는 The O.C라는 드라마를 제작해서 히트한 바 있는 Josh Schwartz의 또다른 드라마로서 O.C와 마찬가지로 부유층 젊은 남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통속극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캐릭터들의 전형성이 별로 변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긴 한데 Gossip Girl에서는 그 캐릭터의 전형성을 다른 배합으로 섞어놓고 있다. 'Beverly Hills, 90210'에는 흑발의 미인 브렌다가 똑똑하고 지적인 고등학생 그리고 딱 부러지는 여학생 역이었다면  Gossip Girl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훨씬 자유분방하긴 하지만 금발의 키가 큰 미인 Serena가 주인공이다. Blair의 대조적인 흑발 미인 컨셉도 어떤 의미로 대단하지만 90210의 금발의 제니가 인상적이었듯 이번 가십걸에도 금발의 제니가 나온다. 이번엔 백치미 컨셉이 아니라 아주 똑 부러지는 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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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시티의 건물들 중 오래된 건물들엔 대단한 부자들이 산다고 한다. Dirty Sexy Money의 달링가 건물도 오래된 건물로 보이지만 그 도시 최고의 부자가 살고 있고, 왠지 전통있어 보이는 호텔과 건물이 이 주인공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평범하다고 하는 주인공 Dan과 Jenny 남매가 사는 집도 웬만한 집 보다는 잘 살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엄청난 예산의 파티를 치르고 그 파티에 입을 드레스를 비싼 가격에 고르고 리무진을 타고 파티에 나가거나 스시를 즐기는 그네들의 모습이 제법 화려하고 그들의 연애 행각은 글쎄, 고등학생의 상상 범위를 약간 넘어서고 있다고나 할까? 조연 중 하나인 Chuck의 말처럼 약에 취해서 행복해질 권리 따위는 없는 부자 아이들(?)의 이야기가 흥미 진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드라마의 많은 부분은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렇게까지 미련스럽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는 부분도 있고 캐릭터들이 재미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고, 가볍게 시청하기엔 그럭저럭 '비주얼'한 드라마이다.

물론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이 '착한 외모'에 '착한 몸매'를 가진 배우들인 탓도 크다. 중년의 배우들 조차 제법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하고 있다. 1시즌 22 에피소드 풀주문에 시즌 연장이 거뜬히 가능하리라 여겨지는 이 드라마는 '계몽적인 가족 드라마' 내지는 '교훈을 주는 드라마' 의 성격을 아주 배제한다고 하긴 어렵지만, 양념처럼 잘 섞어놓았다는 점에서도 점수를 줄 만 하다.

약간 나이들어 보이긴 하지만 여러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경력이 다양한 주인공들의 연기도 괜찮고 자체 제작된 곡이 많은 Gossip Girl의 OST는 드라마에 잘 맞는  탁월한 선곡 덕에 시청자을 벌써 사로잡고 있다. 드라마와 상관없이 유명 팝스타들의 인기곡들도 많아서 그냥 들어도 무난한 곡들이라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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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a van der Woodsen(Blake Lively
)
1987년 8월 25일생으로 올해 20살인 세리나 역의 블레이크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으로 1998년에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금발의 미인에다 고등학생으로는 보이지 않는 성숙한 외모로 극을 이끌어나가는 실질적인 여주인공이고 드라마의 틀이 되고 있는 Gossip Girl의 스캔들 메이커다. 친한 친구들은 전혀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6개월 간 학교를 떠나 있었고 그 사이 임신 중절을 했다는 둥 약물 중독 치료를 받았다는 둥 여러 소문이 돌았지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친절하지만 6개월 간 떠나있기 전에는 고등학교 최고의 퀸('IT' Girl)이었던 까닭에 그녀가 나타나자 마자 가십걸 블로그의 그녀의 사진이 실렸을 정도랄까? 친구인 네이트와 블레어 사이의 관계가 미묘한 상태, 착실한 댄의 구애도 받고 있고 건달 척의 집적거림도 감수하고 있다. 자살 시도한 동생과 속물 근성이 넘치는 엄마 때문에 가족 간의 맘고생도 심한 듯 보인다. 무슨 이유인지 호텔에서 머물고 있다.

Blair Waldorf(
Leighton Meester)
검은 머리의 이 미인은 1986년 4월 9일 생으로 플로리다 출신이다. 1999년에 첫출연한 로앤오더 시리즈를 시작으로 연기생활 경력이 오래된 배우. 24, HOUSE M.D., Shark  등의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여 경력을 쌓은 까닭에 6명의 배우들 중에서는 가장 잘 역을 이끌어가는 배우로 보인다. 세리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으나 6개월 간 세리나가 자리를 비운 새 학교 최고의 퀸이 되버렸다. 자신의 약혼자 네이트가 세리나에게 마음이 있고, 세리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부모님이 이혼할 때 세리나가 옆에 없었다는 점, 또 세리나가 인기 있다는 사실이 컴플렉스로 작용해서 애증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역할이다. 애인에게 육탄공격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인 성격인 것은 좋은데 그 동기가 좀 불순하다. 부잣집 아이들이 못됐다(?)는 편견을 제대로 보여주는 여왕형 성격이기도 하다.

Dan Humphrey(Penn Badgley)
1986년 11월 1일 생으로 메릴랜드 발티모어 출신. 1999년 윌앤그레이스 한 에피소드 출연으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댄 험프리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세리나를 알아보고 좋아했지만 말도 한번 걸어보지 못한 소심한 성격. 예상하는대로 삼각관계를 복잡하게 할 생각인지 세리나의 남자친구가 된다. 중산층 특유의 생활방식으로 세리나의 친구들에게 구박을 당하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사랑하게 될까? 성실하고 공부도 잘 하는 성격이라 자신 만의 세계(?)도 있지만 세리나를 몹시 좋아해서 주변에 서성거리게 된다. 부자들의 이야기인지라 댄과 제니 험프리 남매가 바라 보는 그들의 생활도 시선의 한 축이 된다.

Nate Archibald(Chace Crawford
)
1985년 7월 18일 텍사스 출생으로 2006년에 연기를 시작했다.  젊고 예민해보이는 외모로 우유부단한 네이트 역을 잘 소화하고 있다. 좀 있는 집 자식들의 정규 코스처럼 블레어의 약혼자가 되고 집안의 사업 때문에 쉽게 헤어지지도 못한다. 공식적인 블레어의 남자친구이지만 네이트가 사실은 세리나를 좋아한다는 '진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블레어의 마음을 휘젓는 것으로 모자라서 세리나의 연애 문제까지 귀찮게 만들 타입의 전형적인 캐릭터.

Jenny Humphrey(
Taylor Momsen)
1993년 7월 26일 생으로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 루이스 출생이다. 출연진 중에서는 가장 어리지 않을까 싶지만 2000년에 연기를 시작한 전문 연기자. 10대답지 않은 아름답고 성숙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다. 금발머리가 아름답게 어울리는 사립학교 여학생. 댄 험프리의 여동생 역할로 똑똑하고 영리하고 눈치가 빠르다. 오빠가 세리나를 오래전부터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둘을 연결시킬 기회를 찾아주기도 하고(대개는 적중한다) 오빠를 나름대로 조종해서 세리나 앞에 앉혀놓는 기회도 만들어준다. 세리나에게도 호감이 있어 보이는 그녀는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 자신이 살 수 없는 멋진 드레스를 똑같이 만들어내는 손재주도 놀랍고 카드 초대장 같은 것도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 상류층의 생활에 호기심이 많은 그녀는 의외로 극을 진행하는데 큰 역할을 할 머리좋은 캐릭터.

Chuck Bass(Ed Westwick
)
척 베스역의 에드 웨스트윅은 1987년 6월 27일 생으로 영국태생이다. 2006년에 연기를 시작한 그는 세리나, 블레어, 네이트의 친구 역할이지만 전체 극의 분위기로 봐서 없어서는 안될 개그 캐릭터(?) 아닐까 한다. (웃겨서 개그란게 아니고)  1화에 등장할 때 네이트 옆에서 네이트를 기죽이기도 하고 은근한 속셈으로 네이트를 블레어 쪽으로 밀쳐낸 그는 응큼하게도 세리나에게 거친 짓을 하려고 했었다. 뭔가 약에 취한 듯 안하무인에 경우없는 그의 발언과 행동은 몹시 심술궂고 시청자의 미움을 받기 충분한 캐릭터였다. 물론 이런 류의 극 분위기를 살리자면 꼭 필요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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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cwtv.com/shows/gossip-girl
http://www.imdb.com/title/tt0397442/
http://www.cwtv.com/thecw/gossip-girl-blog

Battlestar Galactica:Razor - 시즌 4의 시작을 기다리며

DRAMA 2007. 11. 27. 18:36


미국 드라마는 보통 시즌제로 제작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드라마 한 시즌의 방영이 끝나고 나면 대개 1년을 기다려 다음 시즌을 시청하게 된다. 그래서 The Closer같은 경우는 캘리포니아 지방에서 촬영한, 여름 시즌 드라마로 유명하고, HOUSE 같은 드라마는 가을 시즌 드라마로 유명하다. Battlestar Galactica의 경우엔 2-4월 사이에 방영되는 초봄 시즌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혹은 1월에도 방송이 된다, 4시즌은 4월 방송으로 확정난 모양이다).

우리야 남의 나라 드라마를 몰아서 한꺼번에 보는 입장이니, 이 드라마 저 드라마 골라볼 수도 있고(전 미국의 드라마를 다 시청할 수야 없는 노릇 아닌가) 쟝르도 골라서 시청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시청이 제한된 미국의 경우엔 1년이라는 기다림이 한국인 보다도 더 지루하고 답답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시즌 오픈하기 전, 팬서비스 차원에서 마련되는 것이 TV 무비 내지는 특별 에피소드이다. The Closer같은 경우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용도로 1-2에피 정도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올해도 제작 확정인 듯 하다).

 Battlestar Galactica의 경우엔 웹상에서 진행되는  Webpisode나 지난 줄거리 같은 걸 내놓곤 했었는데 올해는 2시즌 12에피소드에서 사망한 케인 제독의 인기가 탁월했던 까닭으로(Battlestar Pegasus의 함장으로 빌리 아다마 함장 보다 높은 지위인 제독이었다. 페가수스 호는 리 아다마가 날려먹어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Battlestar Pegasus를 주제로 한 TV 영화와 사일런의 숨겨진 무기 Razor를 주제로 한 7개의 Webpisode를 웹상에서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8주 간에 걸친, 7개의 웹피소드와 Razor의 방송은 지난 11월 24일에 종료되었고 Battlestar Galactica는 앞으로 20여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질 마지막 4시즌 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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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특별 편성된 티브이 영화인 Battlestar Galactica: Razor는 웹피소드 7편과 더불어 이미 사라진 페가수스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특이하게도 41년전의 1차 사일런 전쟁의 에피소드를 묘사하고 있다. 그 까닭에 1978 Battlestar Galactica 에서나 볼 수 있던 구형 레이더(사일런들의 전투기를 말한다), 구형 사일런 센츄리온(흔히 알고 있는 기계인간이다), 그리고 바이퍼(인류의 전함이 이용하는 전투기이다)들을 볼 수 있다.

2003년에 리메이크로 제작된 배틀스타 갈락티카는 1978년도에 제작된 아이템과 모티브를 그대로 가져오긴 했으나 몇가지 부분에서 변화를 주었다. 사일런을 파충류 인류가 만들었다는 부분을 인류가 개발한 기계가 모태였다던지 하는 것으로 바꾸고, 센츄리온들과 레이더, 그리고 모선의 형태를 모던한 모양으로 바꾸어 버렸다(레이더는 유기체와 결합된 학습 가능한 형태의 전투기가 됐고, 센츄리온들은 완전히 날렵해서 움직이기 편해진 기계인간이 됐다 모선 역시 유기체 사일런을 생산하고 생활하기 위해 형태가 날카로워졌다).

다만 배틀스타 갈락티카에서 사용하는 전투기 바이퍼는 몇가지 설정에 의해서 예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2차 사일런 전쟁에서 Battlestar Galactica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까닭은 구형 전함이었던 까닭으로 예전의 모양을 유지한다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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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tlestar Galactica는 SF 드라마로서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있다. 12개의 행성에 자리를 잡고 풍요롭게 살던 인간은, 인간의 오만으로 기계를 발명했고, 그 기계들을 과신해서 기계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그 반란으로 다수의 목숨을 잃었고, 그 40년 후에는 거의 모든 인류는 멸망하고 단지 5만의 인간 만이 살아남아 있을 지도 없을 지도 모르는 13번째 행성 지구를 찾아나간다.

그러나 인간적인 감정과 임신 기능 이외에는 모두 완벽한 사일런에 비해서 나약한 인간은 항상 사고(?)를 치고 서로를 의심하며 갈등하고 다툰다. 드라마는 과연 인간이 살아갈 가치는 있는걸까? 차라리 이대로 모두 멸종해 버리는 게 나은 건 아닐까? 하는 철학적 질문들을 끊임 없이 던져준다. 그리고 사일런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니키와 헤라의 존재를 통해 모든 인류를 대신한 신인류의 탄생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Battlestar Galactica : Razor에서는 이 본편의 이야기들이 직접적으로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특별 편성된 TV 무비 답게 본편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케인제독의 에피소드를 확대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녀가 어떻게 다른 비행선들을 장악해서 페가수스에 통합시켰는지 또는 어떻게 Razor와 빌리 아마다가 관련이 있었는 지 같은 이야기들. 혹은 사일련의 비밀 같은 것들이 아주 조금씩 다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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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름이 없이 항상 넘버 식스라는 사일론 모델 넘버 내지는 카프리카 식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멋진 모델, Tricia Helfer 역시 이번에는 지나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등장할 때 마다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녀가 놀라울 따름이다. 본편의 주인공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주연은 Michelle Forbes(케인 제독)인 까닭에 그렇게 자주 얼굴을 볼 수는 없다. 드라마에서 봤던 길이 이상은 아닐 것이다.

빌리 아다마, 즉 아다마 제독의 젊은 시절 역할은 Nico Cortez라는 배우가 맡아서 열연하고 있는데 리 아다마 역의 제이미 바버와 매우 흡사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예전에 예상했던 내용이 그대로 펼쳐지고 있는 건 확실할 터이고, 케인 제독의 숨은 사연 역시 팬들이라면 잘 알고 있는 사연일 수도 있다. 스핀오프처럼 시선을 달리했을 뿐. 다만 그 케인 제독의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한편의 드라마 무비가 될 것이다.

4시즌 20에피소드로 종료 예정인 배갈(배틀스타 갈락티카의 애칭)의 건투를 빌어본다.


Samantha who - 사만다는 어떤 여자?

DRAMA 2007. 11. 22. 04:31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설명될까?
나의 지인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때 여러 가지 수식어가 따라 붙곤 한다. 그리고 특별하고 독특한 경우가 아닌 이상, 일반적인 사람의 심리는, 긍정적인 수식어로 소개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할 것이다. '나에게 나쁜 짓을 한 친구'라는 식으로 묘사되고 싶은 사람은 없지 않을까?  '금발의 멋진 외모를 가진 아가씨'라는 말은 물론 훌륭한 칭찬이긴 하지만, 그것 말고도 다른 수식어를 가진, '좋은 사람'이라고 소개되고 싶다면? 그런데 지금까지 내가 저질러온 일들은 그런 좋은 말을 듣기엔 지나친데다 최악이기까지 하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의 떨어진 평판을 좋게 끌어올리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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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사고를 당해 8주 간 코마 상태에 빠져 있다가 깨어난 주인공 Samantha(애칭 샘)는 다른 모든 일상의 상식들은 제대로 기억하지만, 자신이 벌여놓은 일이나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퇴행성 기억상실증(Retrograde amnesia)' 증세를 보이게 된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과거의 일을 전혀 기억 못하는 그녀에게 'Samantha who?' 그러니까 '사만다는 어떤 여자인가' 라는 문제는 상당히 중요하게 다가와 버린다.

그녀를 찾아준 유일한 친구는 상당히 뚱뚱한 외모의 낙천적인 성격이 지나친 독특한 여자 한명 뿐이고, 어머니는 자신이 코마에 빠져 'the pina colada'이나 듣고 있을 동안, '도전 신데렐라(한국식으로 하면 러브하우스같은 것)'에 신청할 사연을 비디오로 찍고 있다. 우리 딸이 코마인데 어떻게 안되겠냐라는 식의 비디오를 찍은 엄마가, 딸의 의식 회복을 그리 환영했을 리는 만무하다. 더군다나 친구들은 아무도 그동안 찾아오지 않았다.

퇴원하는 날은 도대체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집을 나와 남자친구와 동거한 지는 제법 됐지만 기억도 나지 않는 생판 남이랑 살 수는 없는데, 되도록 남자 친구의 집으로 보냈으면 하는 부모도 황당하고, 그리 환영하는 것 같지 않은 남자 친구도 뜨악하다. 일단 집으로 가긴 했는데, 얼굴도 모르는 웬 날나리 친구가 나타나서 '너는 부모랑 2년 동안 말도 안 했잖니?'라고 한다. 짐싸서 남자친구에게 돌아와보니 Samantha 자신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상태가 안 좋은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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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5일 월요일 9시(나름대로 황금 시간대)에 ABC 방송국에서 첫방송된 후, 현재 22 에피소드까지 예정된 1시즌은 작가 파업으로 인해 진행에 차질이 생길 지도 모르지만, 3시즌까지 정상적으로 주문을 받았다는 'Samantha Who'는 시트콤이 아닌 로맨틱 코미디 물로 미국 현지에서 꽤나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멀쩡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금발의 미인 사만다, 크리스타나 애플게이트는 ABC 방송국의 시청률을 상승시키는 이번 미드 시즌의 화려한 주인공으로 등극한 셈이다.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일 지도 전혀 알 수 없을 만큼 독특하지만, 과거에 어떤 일을 벌였는지 조차 상상이 불가능한 그녀가 벌인 일들은 과연 무얼까? 그녀는 왜 그런 사람으로 살았던 것일까?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한 사람 있을 때 마다 다행으로 알고 기뻐해야 하는 사만다는 앞으로 어떤 로맨스를 벌이게 될 지 궁금하다.

사실  이 드라마는 한국 만화가 '이상은'의 '애인발견' 스토리와 매우 유사하다. 여고생이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증에서 깨어 보니 자신은 남의 약점이나 캐고 다니고 그 약점을 협박해서 이익을 얻어내는 못된 여자였다는 그런 설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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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na Applegate(Samantha) : 퇴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금발의 미인. 자신의 직업, 성격, 과거, 애인 부모에 대해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친절히 말해주는 사람도 없고, 말해준다고 해도 대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상한 과거 뿐이다. 자신의 정체성(?)과 과거를 찾기 위해서 노력 중인 아가씨.

▶ Jennifer Esposito(Andrea) : 안드레아는 사만다가 퇴원해서 집에 돌아오는 날 집에서 그녀를 기다려주지만, 코마로 입원 중엔 병원에는 찾아오지 않았다. 제일 친구라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 하지만 아무래도 나쁜 짓 만 부추기는 여인 같은 분위기. 엄마와 대화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안드레아가 말해준 것이고, 사만다가 저지른 나쁜 짓을 가장 잘 아는 듯 하다.

▶ Kevin Dunn(Howard) : 사만다의 아버지. 약간 둔한 면이 있는 전형적인 아버지 같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만다에게 이것 저것 알려주려 노력도 하지만, 대개는 사만다의 적응력이 훨씬 빠르다. 아내하고도 몹시 잘 지낸다. 대개의 경우 낙천적이고 특별히 문제를 만들지 않는다.

▶ Melissa McCarthy(Dena) : 눈에 잘 띄일 만큼 매우 덩치가 크고 낙천적인 사만다의 친구. 7학년 때까지 사만다와 가장 친했던 친구라고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사만다가 자신과의 약속을 어겼다고 한다. 착하고 어린 사만다를 기억하고 있는 친구로 긍정적인 면들을 부추켜주기도 한다. 그러나 사만다의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우선 순위가 자꾸 밀린다.

▶ Jean Smart(Regina) : 사만다의 어머니. 금발에 화려한 외모, 집안 개조를 좋아하는 성격 등은 사만다와 많이 닮은 듯 하다. 그러나 코마 상태의 딸을 상대로 '도전 신데렐라' 출전 비디오를 찍고, 네가 일어나는 바람에 출연은 물거품이 됐다고 말할 정도로 엉뚱한 구석도 있다. 남자친구와 키스라도 해서 기억을 되살려 보라고 한다.

▶ Tim Russ(Frank) : 사만다와 사만다의 남자친구가 동거하는 아파트 현관을 지키는 도어맨이다. 사만다가 기억상실하기 이전에 자주 봤을테지만, 사만다는 물론 전혀 모른다. 사만다가 가끔 말을 걸고 대화를 해보는 친구.

▶ Barry Watson(Todd) : 사만다의 착하고 성실하고, 멋진 남자친구이다. 어쩌다 사만다와 사귀게 됐는지는 사만다도 모르지만, 뭔가 모르게 사만다와의 사이에 비밀이 있다. 굴곡많은 사만다의 첫 등장에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지만, 근본적으로 악하지 않다. 사만다와 러브라인을 이룰 거 같은 주요 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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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www.tvguide.com/tvshows/samantha/photos/287958/1


Damages - '진실'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DRAMA 2007. 11. 19. 06:18


드라마는 시작부터 흥미진진하고, 미스터리하다.

뉴욕의 아침, 반쯤 옷이 벗겨진 젊은 여자, 그녀의 손과 몸은 피로 뒤범벅이지만 겁에 질리고 당황한 그녀는 코트 하나 만을 걸친 채 거리로 나선다. 남의 눈을 피하고 싶어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뭔가 상당히 급한 듯 하다. 무단 횡단하던 거리에서 멈춰서는 그녀. 그런 그녀는 이내 경찰에게 신원을 확인 당하는 처지에 놓이고 마는데.. 변호사 사무실 명함 만을 가진 그녀는 어떤 사연으로 그런 차림으로 누굴 찾아 거리에 나서게 된 걸까?


드라마 Damages의 시작은 그렇게 다소 과격하다.

그리고 에피소드를 이어갈 수록 시청자의 호기심을 쉽게 해결해줄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다. 얽히고 섥힌 그들의 관계과 사건의 진실은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만약 드라마를 한주 한주 기다려 시청하는데 소질이 전혀 없거나 미스터리한 내용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라면 숨이 막혀서 보기 힘든 드라마가 아닐까 한다.

그 여자주인공 Rose Byrne(극중 이름 Ellen Parsons)의 등장이 그렇게 파격적이었지만, 드라마는 그 사연을 전혀 설명해 주지 않은 채 6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버린다.

법대를 졸업한 신출내기 변호사 엘렌 파슨스는 유명 변호사 회사에 높은 임금을 제안받아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변호사 로펌으로서는 훨씬 유명한 Hewes & Associates에서도 면접 제안을 받아둔 상태이다. Patty Hewes가 대표로 있는 그 회사에서 제안한 면접일은 그렇지만, 엘렌의 언니가 결혼하는 날이다. 포기한 면접을 아쉬워하는 엘렌, 그러나 결혼식 파티에 패티 휴즈가 나타나 자신을 고용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막대한 재산을 가진 CEO인, Arthur Frobisher에 대한 소송에 엘렌을 참여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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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일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엘렌에게 패티는 은중에 엘렌의 우선 순위를 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곤 하는데.. 대체 어떤 목적으로 패티는 엘렌을 입사시킨 걸까? 다분히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왜 톰을 그녀가 보는 앞에서 해고해버린 걸까? 여러가지 패티 휴즈에 관한 미스터리가 드라마를 시종일관 지배하고 있다.

Taking power away from a man is a dangerous thing.

최근 미국 FX 채널에서 몹시 인기를 끌어,  2, 3시즌 주문을 마친 미국 드라마, Damages(이하 데미지스)에서 주인공 Patty Hewes(Glenn Close)가 내뱉은 말이다. '남자에게 힘을 빼앗는다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다'라는 의미심장한 이 문장을 자신의 보디가드에게 내뱉은 얼마 후, 패티의 편은 크게 다치고 아들을 폐쇄된 고등학교에 강제로 보내버린다.

주인공 패티 휴즈는 뉴욕에서 가장 잘나가는 변호사이다. 그녀는 정의를 위하여 일하는 듯 언론에 비춰지기도 하고, 무패의 신화로 비춰지기도 하며 가장 합리적으로 자신의 일을 해결하는 듯 보이는 잘 나가는 변호사이다. 연기 잘하는 여배우 몇손가락 안에 들고도 남을 Glenn Close의 열연은 보는 사람들을 긴장하게 하기도 하고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쩌면 저렇게 남들 모르게 자신의 속셈을 들키지 않고 일을 처리해 나갈까?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기에 1947년생 Glenn Close, 한국 나이로 환갑인 그녀의 연기력은 부족함이 전혀 없다.

1988년 주연했던, '위험한 관계(Dangerous Liaisons, 1988)'의 백작부인을 연기해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녀는 수없이 많은 수상경력으로 자신의 연기력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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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이 훌륭하게 연기했다는 평을 들었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 2006)에서 메릴 스트립이 맡았던 미란다와 새내기 사회인이었던 앤디(앤 헤서웨이)의 관계는 다분히 스승과 제자로서의 성격도 갖추고 있단 사실을 모두 기억할 거다. 메릴 스트립은 악마적으로 앤을 괴롭히기만 한게 아니라 사회인으로서 일을 하는 목적을 요구하기도 하고 그녀가 일을 처리하는 방법 같은 것을 차분히 연습시키고 있기도 하다. 이유없는 괴롭힘 만은 아니란 이야기다.

1시즌이 종류하는 지금에서도 드라마 데미지스는 여러 방향의 실마리를 푸는 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이 어린 사회초년생에게 패티 휴즈가 어떤 감정을 가졌느냐 하는 부분이다. 두 사람은 궁합이 잘 맞는 선배와 후배가 될 수도 있다. 묘하게 꼬이고 복잡한 미끼들이 아닌가?

하지만 가장 큰 미끼가 되는 이야기는 드라마의 제목인 'Damages'가 아닐까 한다. 손해배상금을 뜻하는 그 단어는 주인공 패티 휴즈가 CEO인 Arthur Frobisher에게 걸고 있는 소송의 손해배상을 연상시킨다. 과연 아무 죄없는 아서에게 쓸데없이 소송을 걸어 이익을 보고 싶은 걸까? 아니면 정말 아서를 철저하게 몰락시키는 것이 정의일까? 거액의 보상금이 걸린 그 상황에서 누구도 적이 될 수 있고,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

과연 거액의 돈을 위해 얽히고 섥힌 고리가 이 드라마의 방향이 될 것인까? 끝까지 지켜보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을, 그 드마라의 종결을, 벌써부터 기대하게 된다.



이미지 출처 :

http://www.post-gazette.com/pg/07295/827316-42.stm
http://www.tvguide.com/celebrities/glenn-close/photos/152292/4


Dirty Sexy Money - 달링가 가족의 이야기

DRAMA 2007. 11. 17. 20:16


티브이판 미니시리즈 드라마 로스트룸(2006)에서 주연을 맡았던 피터 크라우즈(Peter Krause), 그리고 로스트룸에서 피터 크라우즈의 딸 역할을 나오는 엘르 패닝(Elle Fanning)이 Pilot으로 제작했던 드라마인 'Dirty Sext Money(더티 섹시 머니)'에 함께 출연했었다. 미국 드라마 시장에선 Pilot 한편으로 투자와 제작 진행이 결정되는 까닭에 Pilot 한편으로 드라마가 단명하는 경우가 많다. 꽤 오래전에 찍혔던 Pilot이었던지 그 사이에, 엘르 패닝의 스케쥴에도 큰 변화가 생겼고, 더티 섹시 머니의 Episode 2에서 부터는 Elle Fanning이 맡았던 Kiki George는 Chloe Moretz로 교체된다. 로스트룸의 아름다운 부녀 콤비를 다시 보길 원했지만, 불가능해졌다는 점이 일단 아쉽다.한국에는 예전에 외국의 '집사'에 해당하는 한 집안의 직책이 있었는데, '마름'이라는 계급이 그것이다. 조선 후기나 일본 강제 점령기 시기에는 이 마름의 인격이 한 마을의 고난을 결정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소작농이나 하인들의 생활을 좌지우지하던 사람들인데 땅주인 보다도 마름이 훨씬 밉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로 지주의 편에 붙어 활약하던, 지주들의 가신 역할을 했다고 할까?

우리의 가신 개념과는 좀 차이가 많이 나지만, 외국에도 물론 이런 한 부자 가족의 뒷치닥거리 역할을 하는 직업들이 종종 있다. 가족 변호사, 주치의, 생활관리사, 혹은 아까도 거론된 집사같은 직업군들은 한 가족의 생활과 편리, 그리고 충돌들을 모두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가끔은 사고친 부잣집 망나니 아들래미 보다는, 그 뒷수습하는 똑똑한 변호사가 더 미운 경우도 발생하곤 하는 것이다. 이런 가족 변호사가 피터 크라우즈가 맡은 'Nick George'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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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 Feet Under와 The Lost Room 등으로 한국팬에게도 널리 알려진, 피터 크라우즈는 가장 최근 출연작이던 로스트룸의 형사와는 달리 몹시 깔끔한 외모로 등장한다. 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수염되 제대로 깎지 않던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뉴욕 최고의 재벌 가문인 Darling가(家)의 고문 변호사로 일하는 그는 매우 깔끔한,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다.

New York의 물질적인 풍요와 복잡함을 자주 화면에 등장시키는 이 드라마의 첫 시작은 한 똘똘해 보이는 어린 남자 아이의 고난이다. 뉴욕 최고의 부자 달링가의 가족 변호사 역을 맡았던, 아버지 데블린 죠지는 속어로 달링가의 '뒤나 닦아주는' 변호사 활동에 너무 열심히 임한 까닭에, 어머니 클레어와 헤어지게 되었고, 주인공 닉은 그런 바쁜 아버지 밑에서 홀로 자라게 된다.

그렇게 열심히 가족 변호사 일을 하던 아버지가 비행기가 추락하여 사망해버리고, 그런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달링가 변호사 역을 맡는게 이 드라마의 오프닝이 된다. 매트릭스의 멋진 엔딩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달링가 재벌들은 줄줄이 아버지 데블린 조지의 장례식에 리무진을 타고 등장하고, 정작 아들인 닉 죠지의 가족은 장례식장에 입장도 하지 못하는 아이러니.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그 가족, 달링가 사람들은 그렇게 모여든다. 아버지처럼, 그 가족의 뒤를 딱는 일만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맹세해보지만, 아버지의 석연찮은 죽음이나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수입 때문에 덜컥 변호사 자리를 수락하는 닉 죠지. 그러나 이 골치덩어리 가족들이 일으키는 사고는 상상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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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ipp Darling (Donald Sutherland) : 달링가의 가장. 이 모든 골치덩어리들의 아버지이며 재벌가의 총수이다. 가족을 무슨 일이 있을 때(장례식이나 사진촬영 때) 모아서 한꺼번에 얼굴 보길 좋아하고, 예정된 케이스대로 가족들이 잘 살아가는 것도 바라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지원을 해주기도 한다. 말그대로 여러 분야의 빅브라더이다. 한편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이는 이 총수는 자신 만의 일처리 방식이 있어서 모든 일을 조용히 드러내지 않게 지시한다. 교묘한 수단으로 닉을 이 가족에게 끌어들이는 사람.
 
▶ Letitia Darling (Jill Clayburgh) : 약간은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이 가족의 어머니 레티샤는 남들 보기에 교양있고 사랑받는 가족의 엄마 역할을 잘 수행하는 편이지만, 다투는 아이들 앞에서 비싼 도자기를 깨버릴 만큼 과격한 면모도 있다. 데블린 죠지와 모종의 비밀도 있는 듯한 그녀는 자식들을 몹시 아끼고 데블린의 자녀인 닉도 아낀다.

▶ Patrick Darling (William Baldwin ) : 상원의원 선거에 나가기 직전인 달링가의 장남이지만, 우유부단한 면도 있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비밀도 있다.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 파티에 찾아온 금발의 미녀로 인해 수난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그 '금발의 미녀'를 닉에게 처리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는 바보스러운 면모도 보이는 그. 아내도 있고 자식도 있는 이 겉만 멀쩡한 정치인도 문제아다.
 
▶ Karen Darling (Natalie Zea) : 어린 시절 닉을 몹시 사랑한 이 집의 큰 딸, 카렌은 이혼전문가라고 할까? 현재 4번째 결혼상대자(골프 선수)를 골라둔 상태이다. 워낙 결혼 상대자가 많았던 까닭인지 부모들은 자신의 배우자감인 프레드를 정식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물론 결혼 전이기도 하지만). 닉에게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자주 거론하고, 전화질 해대는 바람의 닉의 아내가 카렌을 껄끄러워 한다. 닉을 곤란하게 만들기로 예정된 사고 뭉치.
 
▶ Rev. Brian Darling(Glenn Fitzgerald) : 무려 목사님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 달링가의 아들은, 장담하건데 드라마에 등장한 목사들 가운데서는 성격이 가장 못되어 처먹었을 지도 모른다. 닉에게 사사건건 인격모독을 하고 시비를 거는 이 모자란 남자는 꼴에 숨겨둔 아들까지 있다. 그 아들을 명문 학교에 입학시켜야 한다고 닉을 괴롭히기도 한다. 첫등장부터 상태가 안 좋은 이 목사님은 왜 목사가 된 걸까?
 
▶ Juliet Darling (Samaire Armstrong) :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연기는 못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뒷돈을 대준 아버지 덕에 무대 공연에 출연하기로 했었지만 워낙 연기를 못해서 곧 관두고 만다.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가지도 없고, 집을 나간다고 하면서도 아버지가 돈을 대준 호텔방에서 머무는 것일 뿐인 이 철없는 아가씨는 혼자설 능력이 거의 없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뜻대로 움직이는 자기 인생을 서러워하는 철딱서니 이기도 한다. 제레미와 쌍둥이이다. 거의 패리스 힐튼이 모델이 된 역할 같다.
 
▶ Jeremy Darling (Seth Gabel) : 줄리엣과 쌍둥이이고 시스터 컴플렉스에 걸린 듯한 어린 제레미는 적당히 놀고 적당히 즐기고, 연예계와 인연도 있는 남자이다. 저스틴 팀브레이크라던지 에단 호크같은 유명한 배우들 이름이 입에서 떠나지 않는다. 물론 실제로 까메오로 출연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작곡도 하고 뭔가 일에 몰중하는 거 같기도 한데 정작 뭘하는 사람인지 아는 사람이 드문 듯하다. 만만치 않은 철딱서니이지만 기본적으로 닉에게 호의가 있고 착하다.
 
▶ Lisa George ( Zoe McLellan) : 닉 죠지의 아내인 리사는 카렌이 닉에게 너무 친하게 굴고 시간을 가리지 않고 닉에게 전화를 해대는 통에 신경쓰이고 화가 나지만, 그 자체를 가지고 남편을 나무라지는 않는다. 달링가의 인간들은 워낙 개념이 없으니 말이다. 다만 그 가족의 변호사 일을 하는 남편에게 몇번이나 다시 생각해 보라고 이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설득하길 그만두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남편을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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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은 12살 - 추억은 영원히 그 자리에

DRAMA 2007. 11. 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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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가족 사진, 그리고 오래된 추억 속의 노래, 오래된 티브이 프로그램이나, 오래된 친구들의 사진. 기억이라는 건 항상 선명하지 않지만, 완전히 잊혀지지도 않고, 완전히 지워지거나 하는 물리적인 것도 아니다. 그냥 희미하게 남아서 사람을 웃음 짓게 하기도 하고, 마음 아프게 하기도 하고, 추억에 젖기도 하지만, 이제는 어찌할 수 없는 그냥, 예전에 일어난 일이다.

10년전의 일을 어찌할 수는 없지만, 오래된 노래를 듣거나, 다시 불러 보고 그때의 비디오를 되돌아보는 일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전, 또 그때로부터 거의 20년전의 일을 회상하듯이 만든 드라마가 있었는데 그 드라마가 바로 'The Wonder Years' 즉 '케빈은 12살'이다.

1988년 미국에서 제작된 드라마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는 그 다음해인 1989년에 방송될 정도로 빨리 수입되었고, 아이들에게도 무해한 드라마로 인정된 모양이다. 미국에서도 'The Wonder Years'의 팬층은 상당히 두꺼운 까닭에, 그 검색어로 미국의 http://www.yahoo.com' 을 뒤져보면, 수없이 많은 드라마의 사진들이 검색되고, 그때의 주연 배우들은 성장한 이후에도 이 검색어를 벗어날 수가 없다. 여전히 연기활동을 하고 있는 케빈 역의 프레드 사베지나 위니 역의 다니카 맥켈러는 아직도 The wonder years의 그 배우였노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심지어는 Stuff지의 성인 모델로 예전의 모습을 조금도 상상할 수 없었던, 다니카 맥켈러의 사진에서 조차 그 아역배우였다는 수식어는 빠지지 않는다.

다만 배우를 이제는 그만 둔, 현직 변호사인 폴 역의 조쉬 사비아노 정도만 언론의 관심을 벗어났다고 할까? 그 역시 가끔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보면, 그들이 출연했던 드라마의 추억이란 것은 대단했던 모양이다. 케빈과 위니의 남동생, 그리고 여동생은 케빈은 12살이라는 드라마에 몇 에피소드 같이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형제 및 자매가 함께 출연하다니 다코타 패닝, 엘르 패닝 자매 저리 가라다), 케빈의 4살 어린 남동생은 그것도 모잘라, 케빈 시리즈 이후의 청소년 가족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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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에 일어난 일들은 당황스럽다 못해 난감하기도 하다. 할일없어 보이고 아무 생각없이 동생이나 괴롭히는 형은 가끔 의외의 순간에 어른이 되어 있고, 그냥 이웃의 안경낀 어린아이였던 소녀는 훌쩍 자란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마음을 희롱한다.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던 많은 일들이 변하는 날들, 말 그대로 The wonder years이다.
한국에서는 단순히 60년대의 추억을 회상하는 어른의 말장난 정도로 기억되는 부분도 많았었는데, 그건 배한성씨라는 성우의 목소리가 너무나 강렬한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 이 드라마는 케빈의 당황스러움과 변화가 강조된 청소년 드라마였고, 성장 드라마였다.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
이 드라마의 오프닝은 이 노래였다고들 하는데, 사실 긴 생머리의 웃는 모습이 놀랄 만큼 예뻤던 위니의 얼굴, 그리고 귀엽고 어리게만 보이던 케빈의 모습을 보느냐 노래 따위는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들어보니 60년대 풍의 당시로서도 몹시 오래된 노래였었다. 내 친구들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그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를 넘긴다는 뜻일까? 조 카커의 목소리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드라마 자체가 추억이 되어버린 지금은, 이 노래가 몹시 그립다. 아마 수없이 많은 전 세계의 케빈들이 다른 남자와 결혼해버린 위니들을 기억하게 될 지도.
 
 
 
이미지 출처 :

Life - 모든 것을 잃고 새로 얻은 삶

DRAMA 2007. 11. 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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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시장에선 먼 곳에 사는, 우리가 알 지도 못하는 수많이 많은 드라마들이 방송되었다 사라지곤 한다. 그래서 새로운 시즌 오픈 시기가 되면 새 드라마들은 사장되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시청자들은 그만큼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시청자들의 시청율에 따라 어떤 드라마는 긴 생명력을 가진 장기 연재 드라마가 될 수 있고, 어떤 드라마는 단기 매장되는 짧은 미니시리즈가 되버리기도 하고, 어떤 드라마는 발표 기회 자체를 얻지도 못한다.

장기 시리즈로 계획되었다가 종료된 드라마 중에는 'Raines', 'Firefly'같은 것들이 있다. 드라마 자체의 생명력이 부족하다고 하기엔 몹시 안타까운 드라마들이지만, 이미 종료된 시리즈들이다.

'Bionic Woman', '30 Rocks', 'My name is Earl', 'Heroes', 'ER', 'Chuck', 'The Office', 'Journeyman' 등의 수없는 인기 드라마를 방영 중인 미국 NBC 방송국은 이런 드라마의 사장에 깊이 관여하는 메인 방송사이다.

이번 가을 시즌에 NBC가 소머즈의 리메이크 드라마인 Bionic Woman과 함께 내놓은 드라마가 바로 "Life'이다. 현재 13에피소드까지 촬영된 이 드라마는 극의 내용에서 처럼 드라마로서의 '삶(Life)'을 얻을 지 얻지 못할 지 기로에 서 있다.

그렇게까지 쇼킹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몹시 흥미로운 Flashback으로 오픈하는 이 드라마의 설정은 이렇다.

'life was his sentence, and life is what he got back.'

주인공은 종신형을 선고 받았지만, '삶을 돌려 받았다'라는 것.
1995년에서 2007년까지 펠리컨 베이 교도소에서 수감되어 있던 형사, Charlie Crews는 그가 저질렀던 범죄에 대해 무죄(증거없음)를 선고 받고 12년 만에 막대한 보상금을 받은 뒤 자신의 근무지였던 'LAPD'로 복귀한다.  경찰로서 감옥에 갔던 까닭에 다른 동료 죄수들에게 상처입어 입소한 지 1시간 만에 241바늘이나 꿰매는 대수술을 받기도 했고, 그 뒤로도 생명을 위협받을 만큼 심하게 얻어맞기도 했다. 감옥에 수감된 사이 아내는 이혼서류를 보냈고, 그가 감옥에 있던 사이 세상은 놀랄 만큼 변해버렸다. 막대한 보상금을 받아 더 이상 경찰 생활을 할 필요는 없지만 경찰로 복귀한 찰리. 그는 새로 생긴 휴대폰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뭔가 불안정하다. 다른 부분에서도 현실적응 능력은 몹시 떨어져 보이는, 슬프고 복잡한 눈의 이 남자가 삶에 적응할 수가 있을까? 그런 그에게 삶은 햇빛을 보여줄 것인가? 그런 상태의 그가 '경찰'에 복귀해서 수사에 전념한다면?

이 드라마는 이 상황을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는 듯한 시선 처리로 끌고 나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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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찰리 역의 데미언 루이스는 1971년, 영국 St. John's Wood에서 태어났다.  드라마 쪽의 경력은 다수 이긴 하지만 배우로서 얼굴을 알린 건 2001년에 출연한 미니시리즈 'Band of Brothers'이다.  길홀 뮤직학교를 졸업했고, Royal Shakespeare Company에서 무대 배우를 한 적도 있다는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이다.
 
감옥에서 달리 할 일 없이 책을 읽고, 남들이 알아듣지 못할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자신을 버리고 간 부인에게 약간의 원망도 가지고 있고, 나름대로 날카로운 수사감각이나 편집증 섞인 성격을 지닌 형사 찰리 크루역을 소화하고 있다. 초반에 격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거나 하진 않지만,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어눌한 표정이나 의사소통하는 법에 익숙하지 않아 재빠르게 말을 뱉아내곤 하는 성격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몹시 슬퍼 보이는 그 눈도 그의 역할에 크나큰 일조를 하는 것이 사실.
12년간 감옥에서 동양의 도(zen)에 대한 책을 끊임없이 읽고 또 읽기도 했던 그는, 감옥에서 나와 정말 잘나가는(?) 좋은 차를 끌면서 경찰생활을 하며, 무시받던 죄수에서 무서울 것 없는 경찰로 변신하기도 한다(심지어는 전부인과 결혼한 남자의 딱지를 끊기도 하는 파워). 그 동양적인 유머로, 몹시 인간적이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경찰서 일을 처리해내는 그는 최근 유행하는 단어를 몰라 파트너에게 묻기도 하는 웃지 못할 모습도 보인다. 그가 세계에 적응해 나가는, 스펙터클한 삶 역시 유머의 코드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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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상관이자, 동료 그리고 파트너로서 일하게될 LAPD의 Dani Reese 역을 맡고 있는 Sarah Shahi 역시 눈길을 끌게 하는 배우이다. 무능하지 않고 조사도 잘 하는 형사이지만 약간은 못마땅한 찰리를 데리고 다니며 현실의 삶에 적응을 시켜야하는 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간의 비밀스런 설정에 의해서 찰리가 감옥에 간 이유는 그녀와 아주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물론 그녀 자신이 직접적인 이유를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찰리 역의 데미안 루이스와 함께 매 에피소드 마다 출연하고 있다.
 
'The L Word', 'Supernatural', 'ER', 'Alias', 'The Sopranos' 등 알만한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하던 그녀는 몹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노련한 배우이다. 1980년 생으로 텍사스 출생이다.
 
LIfe는 범죄수사물이면서, 미스터리극이다. 그가 왜 감옥에서 12년을 살게 된 건지 비밀을 밝히거나 복수하는 내용도 일부 포함될 예정이고(소위 미끼가 될 것이다) 감옥에서 살다나온 그가 주변의 편견을 이겨내고 스스로를 극복하는, 인간적인 성장과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도 포함될 것이고,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들도 묘사할 것이다. 바로 Life이다. 잔잔한 시선의 흥미로운 수사물이 아닐까 싶다.
현재 방영된 에피소드까지 대체로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2시즌 주문은 무난하리라 여겨지고(미국내 시청률은 사실 실망할 수준일 때도 있지만, 시청자의 반응이 대체로 좋은편이다, tv.com), 또 삽입된 OST들이 드라마와 적절히 어울려 꽤 인기가 좋다. 드라마 삽입곡들이 인기가 있는 만큼 알아보기도 편리하니 찾아보아도 좋을 듯 하다.
 

 

HBO: Elizabeth 1 - 영원한 고전의 테마, 여왕

DRAMA 2007. 11. 10. 00:14


The Tudors는 절대 왕권의 상징이지만 Tudor의 이름으로 왕위를 이은 사람은 몇명 되지 않는다. 헨리 7세, 헨리 8세, 에드워드 6세, 메리 1세, 엘리자베스 1세.
절대왕권의 상징인 그 Tudor가의 왕들은 단 다섯 명이다.
잘 알다시피 그 5명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는 영원한 소설과, 드라마, 스캔들의 주제이고 고전의 테마가 된다.

그리고 튜더가의 마지막 왕이자 여왕이었던 Elizabeth 1세는 그 테마 중에서도 단연코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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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Elizabeth 1에 관한 드라마는 Helen Mirren 주연의 Elizabeth I(2006, HBO, 부제 : Elizabeth and Essex)가 아닐까 한다.

물론 같은 해에 만들어진 Anne-Marie Duff 주연의 'The Virgin Queen(2005, BBC)'도 유명하지만 2006년 한해를 휩쓸어 버린 헬렌 미렌의 저력은 따라가지 못한다. The Virgin Queen 속의 엘리자베스는 언니 메리 1세의 구박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지만, 메리 스튜어트나 다른 카톨릭을 지지하는 타인들 속에서 항상 외로움을 느껴야 했고, 열등감에 싸여 연인을 만들지도 못했다. 의도적으로 선택한 배우인 앤 마리 듀프, 그녀가 못 생겼다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뭔가 파워풀하기 보단 인간적인 Elizabeth는 매력적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세월이 좀 지나긴 했어도 Cate Blanchett 주연의 Elizabeth (1998, 부제:The Virgin Queen)도 아주 잘 알려져 있다. 갈라드리엘 역을 맡았던 배우 케이트는 몹시 아름다웠고, 젊은 시절인 초기의 여왕 엘리자베스를 묘사하기에 적합했다고 하지만, 영화 속의 그녀는 역사 속 엘리자베스 보다는 낭만적인 시선 속에 살지 않았나 생각된다. 최근에는 영화 'Elizabeth: The Golden Age(2007)'가 개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데 스페인의 왕이 등장하는 이번 엘리자베스 여왕은 어떻게 변했을 지 궁금하다.

The Queen(2006)의 Elizabeth 2세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Elizabeth 1세와 2세 역을 모두 거머쥔 Helen Mirren 은 정말 여왕다운 여왕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곤 한다.
HBO의 Elizabeth 1, 이 드라마는 그해의 골든 글로브 상을 3개 부분에서 휩쓸었다.
특히 주연이었던 헬렌 미렌과 제레미 아이언스는 남녀 주연상을 수상하여 명실공히
그 해의 최고 드라마로 등극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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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곁에서 여왕을 지켜주고 누구 보다 빛나는 자리에 여왕을 올려놓은 기사 로버트 더들리, 레스터 경 역을 맡았던 제레미 아이언스(Jeremy Irons)는 누구 보다 훌륭하게 드라마의 주연으로 빛나고 있다.
그녀의 프랑스 연인을 질투하고, 그녀의 왕권이 흔들리지 않도록 음모를 진행하고
또 메리 스튜어트를 사형시키게 자극하는 여왕의 연인에게 사심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그의 양아들을 여왕의 곁에 남기고 죽는 충성스러운 사랑을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HBO에서 제작한 Elizabeth 1속의 여왕은 적당히 나이가 들고 강력한 왕권을 유지할 줄 알지만
연인 앞에서 누구 보다 사랑스러웠던 위엄있는 귀족 여인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실제의 엘리자베스 1세는 케이트 블란쳇처럼 젊고, 아름답거나 낭만적인 외모도 아니었고
앤 마리 듀프처럼 약한 모습에 열등감에 시달리기만 한 나약한 사람도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절대왕권의 상징이 될 만큼 타고난 여왕이지만 아무도 모르게 인간적인 고민에 시달렸으리라.
늙은 얼굴이 보고 싶지 않아서 궁 안의 모든 거울을 치우고 화려한 위엄의 상징으로 뼈대로 장식한
드레스를 입었을 지언정 외로웠으리라. HBO의 드라마는 그런 면을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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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Elizabeth 1세의 인생은 말그대로 파란만장하다.
Anne Boleyn의 유일한 딸로 태어나서 앤블린의 사랑을 받은 것은 잠시, 아들을 낳지 못하고 사산하기만 하는 Anne Boleyn은 그녀가 3살 때 참수당해서 죽고 어머니의 얼굴은 기억하지도 못한 채 자라게 된다.
아들을 낳겠다는 핑계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여자들을 갈아치우는 반 미치광이 아버지 헨리 8세는 당연히 딸인 Elizabeth에게 관심이 없고 20살 가까이 나이가 많은 언니 Mary는 자신을 마녀의 딸 취급한다.
드레스를 만들 돈이 없어 시녀는 궁궐 여기 저기에 사정해서 드레스 만들 돈을 얻기도 하고..
에드워드 6세가 왕위에 오르자 이젠 몸약한 남동생 에드워드 6세의 의심 속에서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고 발악하는 처지에 놓인다.
자신을 원수처럼 여기는 언니 Mary 1세는 즉위하자 마자 엘리자베스 주변의 인물들은 모두 죽여버리다시피 하고
엘리자베스는 무시무시한 런던탑에 가둬 버린다.
그녀는 머리를 굴리고 또 굴리고, 애원하고 사정하는 입장에서 처지가 바뀌어 25살에 여왕이 되었다.

 
그런 그녀가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젊은 시절을 소비하며
결혼이나 다른 권력 다툼에 관계된 일들을 멀리 하는 동안 아주 남자를 사귀지 않았던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드라마 속 레스터 경과 에섹스 백작이 그 여왕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연인으로서 등장하는 시기는
역사적으로 엘리자베스의 권력이 안정기를 이루었을 무렵이고, 전쟁을 겪기도 했지만
가장 심적으로 편했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덕분에 사랑을 나누는 여왕, 그녀는 몹시 나이가 들었고 늙어버렸다.  그녀의 인생을 생각하면 이건 몹시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일인듯 하다. 'The Tudors'라는 드라마에서처럼 헨리 8세를 젊게 만들 듯이 엘리자베스 여왕을 젊은 아가씨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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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미지는 스코틀랜드의 공주로 태어나 프랑스 왕비가 되었고, 다시 스코틀랜드의 여왕 역을 하다가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도망처 생을 마감한 Mary Stuart이다.
잘 알다시피 이 메리 스튜어트의 아들 제임스 6세가 엘리자베스의 뒤를 이어 영국의 왕위를 받고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통합한 왕이 된다.
3명의 남편을 둔 셈인 이 여인은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스코틀랜드에서의 왕위도 지키지 못 했지만 카톨릭의 상징으로서 신교인 엘리자베스 1세에게도 위협이 되었던 여왕이다. 핏줄로 따져서는 엘리자베스의 고모, 마가릿 공주의 손녀이니 엘리자베스의 5촌 조카 뻘이다.
제대로 공주 대접을 받으며 귀하게 자란 미인 여왕이었던 탓에 엘리자베스 1세의 질투를 한몸에 받았다고 한다.
그녀 보다 아름답지 못하고 귀하게 크지 않았단 말을 듣기 싫었던 엘리자베스는
무조건 화려한 복장에 위엄있는 장식을 추구해서 메리 보다 아름답고 재주 있단 소리를 듣고 싶어 했다고.
갖혀 있는 동안 살이 찌고 못생겨진 메리 스튜어트를 동정하는 척 하면서도 심술궂게 굴었다고 한다. (드라마에서는 심술궂게 구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교와 구교의 갈등이 지긋지긋했지만, 엘리자베스 1세는 자신의 친척이며 여왕인
이 메리 스튜어트를 처형하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았던 모양인데..
스페인과의 전쟁 위협도 불사하고 처형할 수 밖에 없었던 붉은 드레스의 메리 스튜어트..
이 드라마에서는 그 장면들이 좀 잔인하게 묘사된다. ( 만약 ROME이라는 드라마의 Simon Wood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이 드라마를 시청하도록 그가 단역으로 출연하는 드라마가 이 Elizabeth 1이기도 하다. )

이미지 출처 :
HBO, Elizabeth 1 홈페이지



Traveler - 알 수 없는 진실을 향한 여행

DRAMA 2007. 11. 10. 00:06


ABC 방송국에서 2007년 5월 방영되기 시작해서 아쉬움 속에 8부작으로 막을 내린 미니시리즈 드라마.
초반의 몰입도 덕분에 시즌2로 이어지는 장기 연재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했지만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종료해버린 드라마이다.
제작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1시즌으로 종료한 까닭은 시청률 탓으로 속칭 '잘린'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 복잡한 드라마의 종결은 뭔가 허무한 구석이 있다는 평이지만..
(수십편짜리 이야기를 8편에 압축시켰으니 결말이 엉성할 수 밖에.  감독도 그런 이유로 뒷편에 이어지려던 스토리를 팬사이트에 적어뒀다고 한다. 상당히 복잡하고 스케일이 큰 드라마라고 한다.)
초반의 몰입도와 운영방식은 전혀 아쉽지 않은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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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원 생활의 마지막 2년을 같은 집에서 함께 보낸 친구 Jay, Tyler 그리고  Will은
졸업을 앞두고 한달 동안 여행을 떠나기로 했고 여행 첫날 New York에서 시작한다.
다음날 뉴욕에서 유명하다는 박물관에 들린 세 사람은 기억에 남을 만한 장난을 하기로 하고
박물관 꼭대기에서 아래층까지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누가 가장 빨리 내려오는 지 내기한다.
Will은 그들의 경주를 캠코더로 녹화하기 시작하고..
그러나 그들이 박물관을 떠난 지 몇초 후.. 자리에 내려와 있기로 한 Will은 그 자리에 오지 않 고 전화로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박물관은 큰 소리와 함께 폭파해버리고 만다..
우연히,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장난을 쳤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FBI와 경찰에 연락해서 자신들은 범인이 아니니 의심하지 말아 달라고, Will이 자신들의 누명을 벗겨줄 것이라 생각해 보지만, 누군가 이미 자신들의 얼굴을 언론에 공개한 상태였고 Will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은 이라크 전과 관련된 인물들로 테러의 누명을 쓰기 좋은 상태..
어딜 가도 의심을 피하거나 달아날 방법 따위는 없다
그래서 그들의 도망자 생활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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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인 David Nutter과 작가 Eight Below는 'The X-Files', 'Without a Trace' 그리고 'Supernatural'을 함께 제작했었던 팀으로 드라마의 팽팽한 긴장감과 스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뭔가 수상하고 의심쩍었던 자신들의 친구 Will의 성이 왜 Traveler인 것일까?
그들은 어째서 이런 음모에 휘말리게 된 걸까?
그 세 사람의 우정과 음모, 그리고 반전들이 드라마를 계속 끌고 나가는 저력이 된다.
제이, 타일러, 그리고 윌의 부모 그리고 중앙정부의 고관들이 관련이 있는 이들의 위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
일찍 종료가 된 까닭에 후반부가 많이 허무하다는 건 미리 이야기 해줄 수 밖에 없다.
아쉬워도 초반의 미스터리가 이 드라마의 볼거리 전부.
(아직도 마지막 방송날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 하다. 왜 이렇게 끝나는지에 대한 항의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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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서는 몹시 벅찬 속도로 시작하는 이 드라마의 시작은 숨가쁘게 달려오는 타일러와 제이가 호텔을 향해 정신없이 달리는 장면이다. 그들은 호텔방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자신들에게 일어난 일을 회상한다.
자신들은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박물관에서 잠시 장난을 친 것 뿐인데
박물관은 왜 그렇게 까맣게 타버린 걸까?
타일러의 아버지가 말하는 그들의 비밀은 과연 뭘까?
왜 어떻게 하다 범인이 아닌 그들이 쫓기게 됐을까?
그리고 사라진 윌은 자신들에게 누명을 씌우고 죽어버린 걸까? 살아있을까?
사진 한장 남아있지 않은 윌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해서 자신들의 무죄를 알릴까?
8편으로 종료되었더라도 이런 음모와 미스터리, 그리고 긴박감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묘사가 되기 때문에 후회없이 감상 가능하다.

미국에선 ABC 방송국에 트레블러의 조기 종영을 항의하고 2시즌을 제작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있었다.
http://www.petitiononline.com/willtrav/petition.html
그러나 감독이 직접 2시즌의 내용을 알린 것으로 보아 별로 효과적이지는 않았던 듯 하다.
자본의 힘은 아무도 말릴 수 없는 게 드라마 시장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thetravelerfilm.com/
http://www.screenhead.com/reviews/traveler-shouldnt-stop-at-summer-entertainment/
http://njmg.typepad.com/lost/2007/05/index.html
http://tvdramas.about.com/od/traveler/ig/Traveler-Photo-Galley/The-Cast-of-Traveler.htm




Grace Park - 인간 보다 감성적인 유기체 사일런

DRAMA 2007. 11. 9. 23:33


Battlestar Galactica 속의 Grace Park 을 이야기하자면
Boomer나 Athena 또는 Sharon Valerii 라는 캐릭터를 꺼내야겠지만 복합적인 심리를 가진 그들의 연기를 제대로 해낸 Grace Park 이외에는 이 역할을 표현할 사람이 이제는 없을 듯 하니, Grace Park을 주제로 삼는 편이 낫겠다.

이 드라마 속의 인간이라는 존재는 12개의 식민행성(Colony)에 흩어져서 연방을 이루어 살았다.
이 인간들, 그들의 성경에 의하면 13번째의 행성은 지구, 즉 Earth였지만 13번째의 그들이 지구로 도착해서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지 어떤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원래 인간이 만든 기계였던 Cylon에 의해서 몇차례의 전쟁이 벌어졌고
그 전쟁의 최후로 12개의 행성은 멸망했고 단 5만여명의 인류 만이 살아남아 Battlestar Galactica를 타고
인간의 마지막 희망이 될 행성 지구를 찾아헤매게 된다.

인간은 스스로 왜 인간이 살아남아야 하는지 종종 묻지만
자신이 얼마나 추악하고 약하고 어리석은 존재인지 깨닫게 해주듯..
그 생사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다투고 또 다퉈서 인간의 모자람을 증명하고 있다.
5만여명 밖에 남지 않았지만 종교, 인종, 출신지역 또는 빈부의 차나 욕심의 문제들은 끊임없이 인간들을 괴롭힌다.
인간은 왜 인간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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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인류들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또다른 존재가 있는데,
그 캐릭터가 바로 Sharon Valerii 이다.
무의식 속에 자신이 수행해야할 Cylon으로서의 역할을 숨기고서 인간으로서 노력하고 살아나가는,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그런 성격의 파일럿이다.
Adama 사령관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해냈지만
계획된 사일런 프로그램대로  Adama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Boomer는 그래서 가장 복잡한 성격의 Cylon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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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에 의하면 Cylon의 시초는 원래 기계다.
기계로서 인간의 오류를 알게되고 인간은 우주를 위해 멸종해야할 존재로 여기게 된다.
그 Cylon은 점점 더 진화하여 12종의 인간형, 유기체 사일런을 만들어 대량생산하게 됐고
그 12종의 유기체 사일런이 인간 사이에 섞여서 사일런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유기체 사일런 모델 중 동양인 캐릭터는 Grace Park이 연기하는  Sharon Valerii 가 유일하다.
Sharon Valerii 는 8번째 유기체 사일런 모델이고
Boomer 이외에도 Athena라는 닉네임의 모델이 인간들 사이에서 활약하고 있다.
 
두 모델은 같은 얼굴, 같은 유전자와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을 대하는 심리는 서로 다르다.
Boomer의 연인이었던  티롤, Aaron Douglas와
Athena의 연인인 힐로, Tahmoh Penikett.
Boomer는 스스로를 인간으로 알고 있었지만 Adama에게 방아쇠를 당겼기 때문에 인간에게 가까이 갈 수 없고
Athena는 사일런으로서 살았지만 인간을 사랑한 까닭에 헤라라는 아기까지 낳았다.
이 복잡한 심리를 Grace Park이 한명의 얼굴로 연기하고 있는 것.
원래 Grace Park은 Katee Sackhoff(현재 Bionic Woman에 출연 중)이 연기하는 Starbuck을
연기하고자 응모했었지만, 현재의 출연진으로 보아서는
두가지 역을 모두 할 수 있는 쪽은 Grace Park이 나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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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걸이 주연한 Romeo Must Die (2000)에서 춤추는 아시아 여자 역으로 연기자 데뷰한 Grace Park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한국계로 LA태생이지만 어릴 적 벤쿠버로 이주해서 자란 까닭에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Cylon은 기계 사이에서 창조되어 지적인 능력도  신체적인 능력도 외모도 모두 최고의 상태로
탁월한 것이 특징이다.
그 대표적인 캐릭터가 극중에서 Tricia Helfer가 연기하고 있는 사일런 6호이다.
완벽한 신체의 장신에 아름다운 얼굴. 그리고 지적인 성격.
그녀에게 비견할만한 사일런 역이 Grace Park인 것이다.
서구적인 미모의 대표 얼굴이 Tricia Helfer라면, 동양적인 미모의 대표 얼굴이 Grace Park인 셈.
동양인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편인 미국드라마에서 매우 파격적인 대접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신장이나 외모나 연기나 두 사람은 거의 서로 뒤지지 않아 가끔은 의도적인 대립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액션신이라고나 할까?)

Battlestar Galactica는 올 11월에 Razor라는 티브이 무비 한편으르 방영한 이후
내년 1월 쯤 본 시리즈가 오픈한다.
이번 4시즌이 전체 연재 시리즈의 마지막이 된다.
Grace Park을 Sharon Valerii 로서 보게 되는 건 내년이 마지막이란 이야기.
이 드라마 한편으로 미국 드라마 스타 반열의 오른 그녀에겐 또다른 드라마가 기다리고 있을 듯 하다.
인간을 열렬히 사랑하는 유기체 사일런.
내년 한해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Californication - 한 남자의 지치고 고단(?)한 삶

DRAMA 2007. 10. 29. 04:27


살다 보면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알지 못하는 순간
자신의 인생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걸 깨닫게 된다고 한다.
아니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는 게 맞겠다.
하고 싶은 일에 성공하고 뭔가 욕구 불만이 될 정도로 부족한 것도 아닌 그런 상태가 유지된다면 딱히 불만이나 불평을 하기도 힘들고 벗어날 까닭도 없으니 말이다.
 
David Duchovny가 연기하는 Hank Moody의 삶이 어쩌면 그런 쪽에 가까운 지도 모르겠다.
작가로서의 삶은 한번 성공했고, 딱 맘에 들지는 않지만 자신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영화엔 제법 유명한 배우가 출연했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주변에 여자들도 충분한 편이다.
굳이 따지면 불행하다고 하긴 뭐한 그런 삶 속에는 사실 부족한 것이 있긴 있다.
그 불균형을 표현하듯이 프로모션 이미지 속 행크의 표정은 웃는 것도 아니고 찡그린 것도 아닌 그냥 반쯤 넋이 나간 모습이다. 그 삶에 푹 빠져 있는 Hank Moody.

영화의 시작은 아직 풋풋한(?) Hank Moody의 꿈이다. 십자가에 피가 묻고 기이한 조각상들이 놓인  수상한 교회를 찾아가 자신의 삶을 정상으로 돌려달라고,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달라고 졸라 보지만 자신은 깨어보면, 여자들 없이는 살 수 없는 그런 성격의 구제 불능 남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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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k는 자신의 여자친구 카렌 Karen (Natascha McElhone)과 동거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 딸인 Becca (Madeleine Martin)를 두고 있었지만 다른 것(여자)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여자친구 카렌은 딸을 데리고 떠났고 자신 만 홀로 덩그라니 남는 신세가 되버렸다.
물론 자신의 소설을 쓰레기 애정영화로 만든 복수를 하느냐 그렇게 됐다고 주장을 하겠지만 어느 여자친구가 그런 식의 삶을 용서해 줄까?
12살 짜리 딸의 양육권을 나눠줘 가끔 딸을 만날 수 있는게 그가 가진 권리의 전부일 뿐이다.
딸 보기에 민망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도 한두번이 아닌 Hank의 사생활은 어쩐지 껄끄럽다.
스스로도 이런 삶의 모습을 잘 알고 카렌에게 돌아와 달라고 사정도 해보지만  카렌이 화가 난 이유를 뻔히 잘 알기 때문에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
다만 자신을 상태 안좋게 취급하는 딸에게 좀더 아빠다운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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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할 것이나 불만스러운 것이 굳이 따지자면 없는 지는 몰라도 그의 상태가 불안불안하다는 것을 친구 Charlie (Evan Handler)는 알고 있는 모양이다.
안정적인 상태에서 소설가로서의 삶을 가꾸라는 충고와 함께 여자를 소개시켜 주는 Charlie.
그러나, Hank는 소개받은 여자에게 진심을 줄 생각도, 정착을 고려할 마음도 먹어본 적이 없는 듯 하다.
바람을 피우고자 하면 세상에 여자가 넘치고 정착하고자 한다면
카렌과 베카 말고는 그에게 답이 없다는 ... 그런 핑계 그러니 그 상태를 유지하는 수 밖에 없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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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크와 카렌, 그리고 그의 12살 짜리 딸과 16살 짜리 카렌의 의붓딸 그리고 수없이 많은 다른 여인들이 벌이는 고단하고 힘든 삶이랄까?  가정과 안정으로 방향을 잡지 못한 남자 어른의 방황과 고민을
살펴보고 싶다면
캘리포니케이션을 추천하고 싶다.
어떤 의미로 좋은 본보기와 교훈(?)을 남겨주지 않을까 한다.

물론 19+의 내용이니 알아서 등급을 조정해주시는 센스!



The Tudors - 천년의 스캔들이 맞긴 한데

DRAMA 2007. 10. 28. 08:22


The Tudors를 처음 봤을 당시 Anne Boleyn의 외모를 두고 논란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검은 머리, 검은 눈의 자그만한 앤블린이라는 역사적 기록이 존재하고 있어서 그리고 그 검은 눈의 앤블린 쥬네비에브 뷔졸드의 천일 동안의 슬픈 사랑이 이미 시청자들의 시선을 장악한 까닭에 푸른 눈의 앤블린은 낯설었던 건지도 모른다.

반면에 젊은 헨리 8세에 대한 반응은 좋았던 편이다.

파워풀한 헨리 8세의 이미지에 강력한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가 걸맞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물론 10대의 앤블린을 만나던 당시의 헨리 8세가 40을 넘긴 나이였다는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역사 속 천년의 스캔들을 드라마로 옮긴 게 맞긴 한데.. 뭔가 다르다... 그런 느낌?


이런 외모 변화는 드라마 전체의 관점 문제와도 연결된다.

헨리 8세는 젊어진 만큼 자신의 행동이 거침없고 거리낄 것 없는 핑계를 가지게 됐으며 훨씬 더 큰 야망과 욕망 그리고 활동의 범위를 누리게 됐다.  정열적인 푸른 눈의 앤 블린은 야망을 가지고 스스로 헨리 8세를 선택한 까닭에 언니인 메리에게는 전혀 미안해 하거나 운명에 질질 끌려가지 않고 스스로 왕비 자리에 도전한다.


변함이 없는 건 노포크 공작과 토마스 블린이 수시로 헨리에게 여자를 공급할 정도로 권력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 정도일 듯 하다. 덕분에 메리 블린은 온동네 남자와 연애를 하고 다닌 여자 정도로 취급이 되고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잊혀져 버린다. 역사에 기록된 자식 같은 건 아예 연급하지도 않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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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인공들의 이미지 변화와 외양의 변화는 드라마 전반의 운영에도 크게 영향을 끼쳐서
복식이나 다른 소품들의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기존 튜더 시기 영화들과 다른 부분이 보이는데
프랑스 풍의 복식을 자주 입고 나오는 앤블린은
기존의 초상화에서 보여준 점잖은 티아라나 머리 장식 보다는
약간은 현대적이면서 화려한 티아라와 보석 머리 장식, 드레스를 자랑하고 있다.
아라곤의 캐서린과 헨리 8세의 복식도 현대적인 화려함의 절정을 달린다고 할 수 있다.
역사책 속에서 재현되기만 하던 천년의 스캔들이 이제는 버전을 달리 해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을 지도
 
Tudors의 1시즌 초반부는 헨리 8세와 버킹엄 공작의 갈등을 일부 그리고 있다.
그러니까 헨리 8세의 왕권 확립에 대한 기초 공사를 하고 있는 셈인데.
랭커스터가와 요크가의 전쟁인 장미전쟁을 통해 왕위를 얻은 헨리 7세,
그 헨리 7세의 아들 헨리 8세는 정통성 문제에서는 버킹엄 공작에게 위협을 받을 만도 한 위치였다고 한다.
그 버킹엄 공작을 반역행위 혐의로 참수하고 나서 거칠 것 없어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서서히 여인들의 스캔들로 말썽을 일으킨다고 한들 제재할 사람은 아무도 없노라.. 말하고 있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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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즌 10 에피소드를 종료한 까닭에 내년 2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인 The Tudors는 2시즌 막바지에서 앤블린이 처형될 듯 하며 7에피 정도에 제인 시모어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시즌과 2시즌이 앤블린에게 할당된 만큼 나머지 여인들의 등장이 상대적으로 짧을 듯 한데. 헨리 8세의 폭발하는 권력 속에서 어떤 여인들이 사라지게 될 지..


출연진

Jonathan Rhys Meyers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  King Henry VIII (헨리 8세)
Sam Neill(샘 닐)  -  Cardinal Thomas Wolsey  (토마스 울지 추기경)
Jeremy Northam(제레미 노담) - Sir Thomas More (토마스 모어경)
Steven Waddington(스티븐 워싱턴)  -  Buckingham (버킹엄 공작)
Henry Czerny(헨리 제니) - Norfolk (노포크 공작)
Nick Dunning(닉 듀닝)  - Boleyn (토마스 블린)
Natalie Dormer(나탈리 도메르) - Anne Boleyn (앤 블린)
Maria Doyle Kennedy(마리아 도일 케네디) -  Queen Katherine(캐서린 왕비)
Henry Cavill(헨리 카빌) - Charles Brandon (찰스 브랜든)
Joe Van Moyland(조이 반 모이랜드) - Thomas Tallis (토마스 칼리스)
Gabrielle Anwar(가브리엘 앤워) - Princess Margaret (마거릿 공주)
James Frain(제임스 프레인) - Thomas Cromwell (토마스 크롬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