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 Guided - 엉뚱하고 귀여우신 우리 상담 선생님!

DRAMA 2008. 3. 3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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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ested Development를 비롯한 여러 드라마에서 활약한 주디 그리어는 75년생으로 178센티미터의 장신이다. 자신의 출신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상담교사역을 맡고 있다. 고등학교 때 치아교정 때문에 놀림을 받았다던지 자신을 무시하던 동창생 리사 저메인(학교 다니는 동안 주인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한 왕따였다)과 함께 근무하면서 비교당하는 등의 악운이 이어지지만 근본적으로 웃음을 잃지 않는 성격.

큰 방송국의 장점은 오래 이야기를 끌고갈만한 무난한 드라마들을 다수 제작한다는 거다. 오랜 기간 방영된 미국 드라마들은 대부분 ABC나 NBC 방송국같은 큰 방송국에서 제작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또 인기를 끌만한 재밌는 소재를 잘 잡아내기도 한다. 이번 ABC 방송국 미드시즌 드라마로 방영되는 Miss Guided(2007년 제작, 2008년 3월 18일 방송 시작)는 방송 일정 조차 불투명했던 교체용 드라마였으나 코믹한 내용 전개로 제법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신 고등학교에 상담교사로 일하게 된 주인공 베키 프리리가 벌이는 에피소드가 주된 내용이다. 20분 정도의 짧은 코미디가 인상적이다.

미리 힌트를 주자면 이 짧은 드라마의 전개 방식이 다소 산만할 수도 있다. '표준'을 가르쳐야할 의무가 있는 공립학교에서 부딪히는 여러 상황은 사실 가식적일 때가 많다. 교사의 속물 근성을 감추고 아이들에게 교훈적인 이야길 해줘야할 때도 있고 본심과 다른 위로와 충고를 설명해야할 때도 있다.  교사들끼리도 노골적인 자신의 본심을 직설적으로 드러낼 수 없을 때가 많다. 드라마는 이 이중적인 마음들을 따로 분리해서 보여준다. 탱크탑과 핫팬츠를 입은 리사를 바라보며 아무 말 못하는 베키의 속마음을 '선생이 저래도 돼?'라며 뉴스 인터뷰 형식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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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의 연적이자 원수 덩어리, 리사 저메인이 영어 선생님으로 부임하자 베키는 긴장하게 된다.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를 모두 알고 있는 그녀는 베키가 맘에 둔 스페인어 교사 팀을 유혹하려 든다. 리사 역을 맡은 배우 브룩 번즈는 브루스 윌리스의 '그녀'로 유명하다. 이 드라마의 제작자 애쉬튼 커쳐가 데미 무어의 '그 남자'란 사실 때문에 브룩 번즈는 또 한번 화제에 올랐었다. 애쉬튼 커쳐는 드라마 제작자로서 한 에피소드 특별출연했다.

학생들은 변하지만 학교의 속성은 잘 변하지 않는다. 십여년이 지나도 10대의 아이들이 벌이는 짓꿎은 장난은 그 방법이 바뀌었을 뿐 여전히 극성이다. 베키가 학교 다닐 땐 그래도 합성사진으로 만들어진 조잡한 인쇄물이 유행했지만 이젠 '린제이 로페즈'라는 가쉽 전문 웹페이지를 통해 더 편리하게 선생님들의 인기 순위를 주고 아이들의 약점을 꼬집어 내 놀린다. 사이코같은 교감 선생님(브루스 테리)은 게이란 놀림을 받고 분노해 학교를 발칵 뒤집어 놓기도 한다. 아이들을 인신공격하는 그 행위에 분노하는 것처럼 보이는 베키 - 사실은 그 선생님들의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싶어 스타일까지 바꿔가며 최대한 노력해본다(이런 깜찍한 상담선생님 같으니라고!).

치아교정기를 달고 부끄러워하던 고교 시절의 추억이 그런 쪽으로만 반복되는 건 아니다. 고등학교 때도 그랬듯 어떤 멋진 남자가 나타나든 간에 리사는 일단 뺏어가기 바쁘다.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스페인어 교사 팀 오말리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리사는 새로운 매력적인 스페인어 임시 교사 보(애쉬튼 커쳐 특별 출연)가 나타나자 보의 관심을 끌어보려 애쓴다. 계속 신경에 거슬리지만 노골적으로 싸울 수도 없고 신경쓰는 표시를 내기도 자존심 상하는 그 상황에서 베키는 속을 끓일 뿐이다. 더군다나 주인공 베키는 그렇게 음험한 캐릭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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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임시교사로 기타까지 들고 두번째 에피소드 Hot Sub에 특별출연한 애쉬튼 커쳐 - 브룩 번스와 데이트하게 된다. 팀 오말리의 스페인어 교사 자리를 노리며 학교의 모든 사람들(심지어 교감까지)을 사로잡았던 애쉬튼 커쳐는 베키의 마음도 흔들어 놓지만 결국 학교를 떠나 버린다. 리사는 이번에도 뺏기에 성공한 걸까? 애쉬튼은 왜 교사로서 더 일할 수 없었을까?! 이 두번째 에피소드는 상당히 코믹하면서도 묘하게 흡입력이 있다. 그가 계속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짧은 시간 방송되는 드라마이고 학교 생활을 따지고 깊숙히 파고들기 보단 상황별로 짧게 보여주며 연출하기 때문에 시트콤 특유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장면과 인터뷰하듯 떠드는 출연진들의 대사가 다른 것도 재미있는 진행 방식. 이 키크고 귀여운 상담선생님이 자신도 이겨내지 못한 여러 고민들을 학생들과 구태의연한 말들로 상담하는 장면은 역시 진부한 편이고 스페인어 실력이 모자란 팀과 티격태격 연애하는 장면은 꽤나 덜 떨어져 보이기도 한다(상담 교사는 그런 용어를 쓰면 안된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특별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출연하지 않지만 주인공의 낙천성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이어주고 있다. 밝게 웃고 또 웃으면 조금은 지루한 학교도 재미있어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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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대화법을 써가며 되도록 아이들과 가깝게 지내보려 애쓰는 점은 상담교사 베키의 장점이다(아이들이 인정을 하건 말건 간에). 비록 그 과정 중에 엉뚱한 일로 착각하고 황당한 소동에 휘말리지만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을 해결하고 간섭하려고 애쓰는 왈가닥 선생님. 자신감없이 친구들에게 휘둘리기만 했던 고교 시절과 달라지려 애쓰는 베키의 장점을 학생들과 선생들이 알아주기는 할까.

이미지 출처 :
http://abc.go.com/primetime/missguided/ind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