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shpoint - 특수임무 경찰들의 특별한 에피소드

DRAMA 2008. 8. 6. 22:02


캐나다에서 제작된 이 드라마는 긴박감이 넘친다. 총을 들고 인질을 잡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여러 사연의 사람들. 아내에게 버림받은 남자는 절망감에 몸부림치고 딸을 살려야하는 아버지는 울면서 애원한다. 모든 걸 망쳤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한 젊은이의 생사를 쥐락펴락한다. 이럴 때 구해주는 전문 인력집단이 있으니 그게 바로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이다. 사연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우울해하고 지치기도 하는 그들이지만 도시의 인질극이나 위험한 일들이 벌어지면 모든 기관에 우선해 최일선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다. 협상 담당인 대장을 중심으로 스나이퍼, 분석팀, 범죄심리학자 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그들이 다루는 용의자들은 한가지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언제 불이 붙을 지 모른다는 것. 발화점이나 일촉즉발의 위기를 뜻하는 Flashpiont는 꽤 어울리는 드라마 제목이다. 드라마의 첫장면은 항상 사건이 발생한 이후의 상황이다. 누군가가 총을 겨누고 다른 사람을 노리고 있고 전략대응팀 멤버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어쩌다 그 사건은 이렇게 위험한 지경에 처했을까. 드라마는 시간을 되짚어 원인을 조명해준다. 절박한 상황에서 총을 들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한다. 어딘가에서 사건은 꼬여 있기 마련이다.



훌룡한 사격 솜씨를 가졌다는 것과 사람을 겨냥해 실제로 총을 쏜다는 건 다른 문제다. 시민의 안전을 보호한다는 것과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도 다른 문제다. 종종 이런 가치관의 충돌이 일어나는 곳이 경찰이고 이 드라마의 포커스가 맞춰진 대테러 부대는 그 갈등 상황이 최고조에 이른 곳이다. Flashpoint의 첫화는 동료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인질범에게 정확한 겨냥 사격을 해야하는 스나이퍼 이야길 묘사하고 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죽어야 했던 인질범, 그에게도 사랑하는 가족과의 사연이 있고 한 때는 살아있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이런 류의 목적을 가진 법집행 역시 스나이퍼에겐 살인과 다름없는 충격을 주지 않을까. 대장의 암호에 맞춰 용의자를 사격한 그의 표정이 암울하다.


극중에 등장하는 전략대응팀(SRU, Strategic Response Unit)은 경찰 소속의 특수부대로 인질극, 자살소동, 폭탄 공격, 갱단의 다툼, 테러 등의 일을 대비해 특수훈련된 사람들이다. 실제 캐나다에는 이와 비슷한 업무를 담당한 위기관리팀(Emergency Task Force)이 존재한다고 한다. 소동의 당사자들과 협상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고 인질이나 시민의 신변 위협을 느낄 경우 당사자를 제거하기도 한다. 그들의 활동을 위해 범죄심리학자, 통역관을 비롯한 많은 사회자원이 준비되기는 하지만 편리에 기반한 과잉 살상을 막기 위해 그들의 대응은 많은 제약을 받기도 한다. 불필요한 살상이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해 조사팀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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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에피소드의 메인이 되는 대원은 스나이퍼팀이다. 첫 에피소드의 제목은 스나이퍼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암호이다. SRU엔 각각 계급과 위치가 정해져 있고 주로 맡는 임무가 정해지게 마련인데 용의자의 행동이 지나치게 과격하고 위험할때, 그래서 신속하게 용의자를 사살해야할 경우, 스나이퍼 팀의 역할이 중요하다. 협상팀의 적극적인 협상으로도 인질의 생명을 구할 수 없을 경우 최종적으로 스나이퍼 팀이 움직인다. 주인공은 용의자를 사살하는 자신의 직업에 약간의 불안을 가지게 된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죽이는 것이 그들의 할 일 전부가 아니다. 가족들 사이에서 행복하게 권리가 있는 그도 역시 평범한 사람이다. 원래 이 드라마의 최초 제목은 그 스나이퍼들의 고뇌를 강조해 Sniper였다고 한다.

그러나 두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협상전문가, 이 팀의 대장이 맡은 역할도 SRU팀의 중요한 임무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협상자에겐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정확한 사실 만으로 인질극을 벌이는 용의자를 제압할 것, 협상할 것같은 몇가지 원칙이 정해져 있지만 딸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용의자 앞에서 개인적인 경험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인질극을 벌이는 아버지를 무조건 죽인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총을 들고 병원에서 환자를 위협하는 용의자의 심정을 모르지 않기 떄문에 협상하는 사람은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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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할 일이 있을 땐 협상을 맡은 대장이 현장에 나가고 나머지 팀원이 상황실에서 전체 현장을 모니터링한다. 스나이퍼가 필요할 경우 가장 적절한 사격 지점을 찾아내고 통역을 비롯한 자문이 필요할 경우에도 그 인력을 호출해낸다. 기타 지원이 필요한 연락을 그들이 역할을 바꿔가며 해결해나가는 것. 이 SRU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역시나 서로 간의 신뢰와 협동이다. 종종 용의자를 빨리 저격할 것을 종용하는 신참은 이 팀의 부위기를 해치는 갈등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죽어간 사람들, 그들이 범죄자이건 평범한 사람들이건 간에 그들의 죽음은 SRU 팀의 마음 한켠을 무겁게 하는 그런 존재들일 뿐이다.

인상적인 배우들의 연기가 드라마를 꽤 많이 좌우하고 있는데 스나이퍼 팀의 팀장인 에드 레인(Ed Lane) 역을 맡은 Hugh Dillon은 그 복잡한 내면을 표정으로 연기해내고 있다. 협상대상자로 나서는 사연 많은 아버지, Gregory Parker 역의 Enrico Colantoni 역시 베테랑 연기자. 그들의 숨겨진 사연과 슬픈 용의자와 피해자 간의 이야기들이 제법 감동적인 그런 드라마이다. 경찰의 인명 구호는 국가라는 제도가 만들어낸 가장 위험하면서도 필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그들이 진정 할 일이 무엇일까? 긴박한 위기 상황에서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보호'와 '진압'의 차이를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드라마 속의 일이라고 치부한다면 할말이 없고.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여러 에피소드를 추천하고 싶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bs.com/primetime/flashpoint/



 


Generation Kill - 전쟁과 인간 사이에 있는 모래 바람

DRAMA 2008. 7. 29. 01:46


Get Some은 미국 해병들이 사용하는 군대 언어다. 사전적으로는 훨씬 더 많은 의미가 있지만(2008년에 개봉한 영화 Get Some에서의 의미는 '싸움 시작'같은 것)  군대에서는 일종의 구보 구호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쓰는 '파이팅'과 같은 격려의 의미로 쓸 수 있다. 드라마 상에서 '힘내'라는 뜻으로 혹은 '해냈어'란 의미로 극중에서 종종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미국군은 이라크전에 출전하기 전 많은 실전 훈련을 했었다고 한다. 쿠웨이트 사막지대에 진지를 구축하고 사전에 이라크 지역의 지도를 비롯한 각종 정보를 입수한 후 실제 상황과 비슷한 환경에서 군인들을 훈련한다. 이라크에 잠입할 미군 특공대, 해병들은  실전에서 벌어질 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지식을 교육받고 훈련을 받는다.

이라크전 이전 십년간 큰 규모의 전쟁은 없었기에 실제 전쟁에 참여한 군대는 별로 없지만 전차를 탄 해병대는 현장에 제일선으로 투입되었다. 이라크의 국경선을 뚫고 나가는 그들의 목적은 바그다드 초기 장악이다. 그 해병대가 신속하게 무기를 퍼붓고 교전하고, 유프라테스 강을 지나 이라크를 진압하면 메인 부대가 그 뒤를 따라 진입하게 된다. 그 목적 하나로 훈련을 받는 해병대는 사뭇 진지하고 분위기도 고조되어 있다. '군대에서 뺑이치며 고생하는', 그들의 입에선 'Get Some'이란 말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온다. 그래서 이라크전을 준비하는 해병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드라마, Generation Kill의 첫 에피소드 제목이 'Get Som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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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이라크 바그다드 침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나라는 반대하는 가운데 야간에 미사일 등을 퍼부으며 미군은 침공을 시작했고, 해병대가 그 다음날 바드다드에 진입했다. 그 과정에서 이라크와 무력 충돌이 있었고 사담 후세인을 체포하거나 시민들을 학살했던 일들도 그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그때 사용했던 무기들과 전투 장면은 종종 뉴스를 통해 보고되기도 했다.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거친 해병대를 중심으로 이 드라마가 진행된다. 이라크 민간인들을 향해 미군들은 어떤 자세를 보여줬을까? 그때 군인들은 어떤 표정으로 바그다드를 진압했는가?

'X도 아는 것이 없는' 윗대가리들은 벤츠 끌고 애완견 카페나 가는 동안 자기들은 고물차 끌고 남의 나라 침공하러 간다고 투털되는 군인. 그의 말처럼 유독 눈에 띄는게 이 군인들 중엔 멕시코계, 푸에르토리코계, 흑인 같은 미국의 서민들이 많다. 백인이라도 가난한 집의 자녀들로 흑인 보다 생계가 어려운 사람이 대부분. 어느 군인의 말처럼 세상이 백인의 것인 까닭인지 이 이라크전에 참전해 많은 돈을 벌고 미국의 시민권을 따고 싶어했던 유색인종들이 다수 자원했다고 한다. 인종 간의 갈등도 종종 그들의 주 대사가 된다. 그 전쟁에 참여한 군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생 뿐이다. 극중에는 모래폭풍이 불어 막사가 무너지고 물자도 그렇게까지 넉넉하지 않은 사막에서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전쟁을 지켜보는 어린 신병도 있다.

복장을 제대로 하고 콧수염을 미는 등의 엄한 규율을 지키라고 꽥꽥 대는 패트릭 하사의 원수, 식스타 원사는 젊은 군인들을 부당하다 싶을 정도로 엄격하게 단속하고 윽박지른다. 어떤 해병대는 '우리는 살인을 좋아하는 냉혈한에 전사들'이라는 그들의 대사처럼 그들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고 믿는다. 습관적으로 이라크 녀석들을 말려죽이겠다는 말을 내뱉는 그들은 어쩌면 정말 타고난 전사들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규정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허술하게 거짓말로 보고되는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지휘부엔 물자가 풍부해도 적진에 직접 진격하는 해병대는 구박받아야 하기에 PX에서 필요한 물건을 팔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군인의 대답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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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쥐를 보고 놀라는 기자, 그들을 취재하는 롤링스톤즈 지에서 온 기자는 재밌는 관찰자이다(옛날 전쟁 드라마를 생각해 보라). 필요한 물건은 거의 오지 않는다는 해병들의 이야기를 받아적는 그는 군대의 낯설은 풍경에 적응해간다. 어떤 날은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사먹을 수 없는 그들을 위해 배달되는 피자헛 피자가 대인기를 끌기도 한다. 거친 사막에서 구르며 힘들게 고생하는 해병대원들은 피자를 먹으며 곧 공격이 시작될 것 아닐까 생각한다. 피자먹고 대규모 이동을 위해 준비하는 군인들을 향해 내뱉는 구호 역시 Get Some!  이 드라마를 보면 전쟁의 현장에선 문명의 혜택이 포르노 잡지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라크전이 시작되고, 공군이 바그다드에 폭격을 퍼부을 동안 군대에서 즐길 수 있는 자잘한 재미로 노닥거리는 해병대에게 내려질 명령은 하나 뿐이다. 바그다드를 장악하기 위해 일단 사살하라는 것. 그리고 시민들을 괴롭히는 이라크군으로부터 구해내라는 것. 사막에서 위장복으로 그린우드(녹색 무늬) 군복이 지급된 걸 보고 기겁하는 군인들의 말장난은 역시 압권. 건전지가 보급되지 않아 작동할 수 없는 야간보안경이라던지 이라크로 신속하게 진입하는 해병대를 위해 공군 엄호가 제공되지 않는단 사실이 공격 직전에야 알려진다던지  진격 직전에 내려진 명령이 기껏해야 콧수염 자르라는 것이었다던지 그들이 속한 나라는 종종 해병대를 무작정 죽이고 싶어 하는 것같다.

히트맨이란 콜사인을 가진 험비 차량 안에서 기자는 군인들이 욕설을 섞어 하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받아적는다. 군대에서 한 짓을 본대로 적으라는 군인들의 말은 미국을 향한 반발이자 항의에 가깝다. Evan Wright라는 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 작가는 실제 이라크전 종군 기자였다. 그는 이 소설의 화자가 되어 이라크인과의 첫대명 장면에서 '제네바 협정'을 무시하는 미국군인의 모습이라던지 거의 학살을 직접적으로 지시하는 군 작전부의 입장, 결코 이라크를 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군인들의 언행을 묘사한다. 그래도 실전에 투입되고 바보같은 명령에 의지해 직접 대처하며 죽는 것도 그들이다. 현장 상황 보고 후 명령을 받아 공격하는 그들의 입장은 안전한 곳에서 지휘하는 군작전부의 생각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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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은 인원의 보병을 투입했던 까닭인지 두번째 에피소드 첫장면에선 이라크 고속도로에서 길이 밀려 굼벵이처럼 움직이는 부대가 등장한다. 중간에서 마주치는 이라크인들을 향해 야유를 날리는 미국 해병들에 비해 이라크인은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주기도 한다. 극중 누군가의 말처럼 '뇌가 없다'는 군인들은 그 미소와 자신들의 야유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깨닫지 못하는 거 같다. 호모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그들의 욕설과 바그다드 진입과정에서 복장과 콧수염 문제로 소란을 피우는 군작전부의 태도도 재미있다. 흥겨운 훈련과는 다른, 전쟁의 공포, 그리고 슬픔은 어떻게 희석되는가.

많은 군인들이 디카와 캠코더를 들고 전장을 누빈다. 그들이 담는 이미지 속에서 많은 이라크인이 학살되었고, 미군들도 다수가 교전 중에 사망하고 부상당했다. 수면부족 상태에서 문명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야 평야에서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유역을 파괴하고 누비는 미국인들, 거리에 시체가 가득하고 부서진 건물을 향해 또다시 폭격을 해대는 장면은 현대전이라고 해서 살상이 줄어들거란 착각은 하지 않는게 좋다는, 그런 알지 않아도 될 진리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쓰길 고대했고 몇번의 오경보를 발동했지만 후세인은 끝내 화학무기를 쓰지 않았다. 미군은 계속해서 후세인이 화학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전을 쉽게 말하지 않겠다. 그 전쟁이 어떤 전쟁인지는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번지르르한 옷을 입고 그 전쟁으로 생색을 낸 정치인이  누구 인지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 이라크라는 땅을 직접 밟으며 몸소 고생하고 전쟁의 불합리를 견뎌낸 사람들은 미국에서 대접받지 못하던 유색인종들이고 이민자 출신 가족들이다. 수십만을 죽인다고 외치는 그들의 입에서 충성이란 말이 나오는 건 국가에 대한 충성인지 자본에 대한 충성인지 알 수가 없다. 욕설을 하고 야유를 해도 일개 군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사람들이다. 전쟁은 테러리스트를 벌하기 위해, 또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그런 이념을 위해 일어나지 않는다는 진리, 시청자는 그걸 피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www.tv.com/




좋은 카페글 검색 결과 VS 좋은 카페 홍보글 검색 결과

OTHERs 2008. 7. 14. 18:07


카페 검색을 주제로 파워리포트를 쓰기로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스페셜 검색'과 '카페 검색' 두 주제를 놓고 어떤 걸 골라야 할까 생각하며 시험삼아 검색해본 결과에 한숨을 쉬어야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뜸하지만 작년 한해 동안은 미국 드라마를 비롯한 드라마 관련 글들을 많이 썼었다. 두 개의 블로그로 나눠 한 블로그엔 드라마 관련 리뷰를 모아 올리고 메인 블로그엔 드라마 관련 종합 정보와 포스트를 올린다. 미드 관련으로 카페 검색을 해보면 블로그의 정보성 글이나 자막, 포스트를 무단으로 복사해간 카페를 종종 만나게 된다.

복사를 당한 사람은 나 뿐만 아니라 미드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여러 명인데 이런 복사 전문 카페는 신고해도 처리되지 않는다. 복사했다는 증거로 원글의 주인인 당사자가 저작권 침해 신고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건 둘째치고 복사를 당한 사람이 신고했단 사실을 노출해야하기 때문에 귀찮은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신고를 하지 않는 쪽이 조용한 블로그 운영에 좋다는 판단. 자막같은 경우는 저작권 문제로 아주 민감한 게시물임에도 불구(제작자가 곤란해질 수도 있는 문제)하고 무단으로 퍼갈 때 마다 기가 막히단 생각이 들 밖에. 이런 카페가 좋은 정보를 주는 카페에 속할까 속하지 않을까?



카페 검색 결과 중에도 비즈사이트 링크는 있다. 파악할 수 있는 이런 링크는 위험하지 않지만 카페 자체가 다른 사이트 유치, 이익을 목적으로 운영될 경우 사용자가 파악하기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카페의 많은 수는 영리적인 웹사이트와 연결된 곳도 종종 있다는 것. 혹은 회원수 증가를 목적으로 무관한 검색어를 전면에 내세운 카페들도 간혹 볼 수 있다. 복사된 블로그 포스트 문제 만이 아니라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는 많이 다른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비즈 사이트'는 포털사이트 내의 합법적인 검색결과이지만 영리 목적 카페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멀티미디어를 쉽게 제공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정보로 링크될 가능성도 높다는 말이다.

이번 파워리포트의 주제는 '네이버 카페검색보다 검색결과가 좋지 않은 키워드를 알려 주세요! '였다. 과연 검색결과가 좋다는 게 뭘까? 좋은 검색결과란 검색어로 검색했을 때 가장 정확하고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는 결과를 말할 것이다. 카페 검색을 이용할 때는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싶거나 정보 업데이트가 빠른 카페를 찾고 싶을 때가 대부분이라고 본다. '카페 검색'의 결과는 '정확한 정보를 주는 카페'와 '카페글' 정보를 보여줘야한다. 커뮤니티에서 관련 정보에 관한 토론이나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하고 그 주제로 커뮤니티 활동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점을 정확하게 검색할 수 없으면 좋은 카페 검색 결과라고 할 수 없다.

이번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검색해본 결과, '내가 원하는 주제의 검색어'들의 많은 카페 검색 결과는 '멀티미디어 검색' 결과에 집중되어 있고 정보 보다는 광고성 게시물을 게재하는 곳들이 많다. 회원수 확보를 위해 급조된 카페는 복사한 정보나 출처가 불명확한 정보를 게재할 확률도 높아진다. 카페가 부실하면 정보도 부실한 건 당연한 것. 과연 내가 원하는 주제로 네이버와 다음에 검색어를 집어넣었을 때 어떤 결과를 보여줄 것인가?  실험적으로 '미국 드라마'라는 주제로 카페 검색의 결과를 알아본다.


광범위 검색어로 '카페명' 검색 이용하기

'미국 드라마'라는 광범위 검색어로 카페 검색을 이용했을 때는 관련 카페/커뮤니티를 가장 먼저 추천하기 마련이다. 네이버와 다음 모두 추천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미드 관련 커뮤니티가 아닌 영어 학습 카페를 최우선으로 추천했다. 이건 '미국 드라마'라는 태그라던지 정보를 입력한 카페 중 가장 회원수가 많거나 활동을 잘하는 곳을 뽑은 까닭이 아닐까 싶다. 이럴 때 검색되는 '좋은 카페'는 미국 드라마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카페가 아닐까 싶은데 어째서인지 양쪽 모두 이런 결과가 나온다.




미국 드라마, 미국 드라마 자막, 애니 자막 같은 검색어들을 카페이름 검색으로 검색할 때는 당연히 관련 커뮤니티나 정보가 자주 업데이트되는 곳, 혹은 자료를 받기 쉬운 곳을 검색할 것이다. 그럴 땐 포괄적인 카페가 아니라 딱 맞는 카페가 추천되어야 정상이다. 그렇지만 첫 검색결과는 카페 초이스를 제외하고도 홍보성 카페나 기타 목적의 카페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아래의 검색 결과는 네이버에서는 모두 정확한 검색결과를 보여준 카페 검색이다.

'미드 자막', '최신 미국드라마', '미국드라마 커뮤니티', '미국드라마 영어공부' 같은 검색어도 이런 검색어에 속한다(네이버 검색결과는 정확하지만 다음은 그렇지 않다). 음악 관련으로 '힙합'이란 검색어도 다음 쪽은 성형수술쪽 카페가 제일 먼저 검색된다(음악이랑 가장 관련있다고 할 수 있나?). 힙합 전문 카페가 다음에 없는 것도 아닐텐데 희한한 카페명 검색이다.



이런 곳들은 검색결과와는 다르게 정확한 멀티미디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광고성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알고 있다.검색어와 무관한 곳도 많다. 카페가 발달한 다음에 이런 검색결과가 더 많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 주로 멀티미디어가 관련된 검색어의 카페명 검색은 부정확한 검색 결과가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짐작된다. 드라마 쪽이나 음악 관련, 연예 정보는 대부분 이렇지 않을까? 주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검색어를 '인기도'를 이용해 악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카페글'에서 검색결과가 좋지 않은 검색?

미드 관련 커뮤니티에선 최신 미드 자막, 혹은 방영 정보, 출연진에 관한 정보가 자주 검색되기 마련이다. 카페명 검색은 인기도나 다른 요소가 간섭해서 부정확하게 검색되지만 카페글 중엔 정확한 정보가 많기 마련. 유명 드라마 제목으로 얼마나 정확하게 검색되는지 네이버와 다음을 비교해 본다(검색어가 단편적이지만 일단 미션은 미션이므로). 다른 검색어도 많겠지만 오늘은 검색트렌드에 나오는 외국 드라마 제목으로 나오는 결과를 검색해본다. 어떤 미국 드라마에 관한 정보가 다음 카페글에 적게 올라오고 있을까?

어떤 드라마 정보가 다음에 더 모자랄까. 네이버와 비교하여 드라마 제목으로 검색했을 때 검색순위에 드라마 정보가 전혀 올라오지 않는 드라마, 혹은 관련 드라마 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검색어를 골라보려 한다(사실 그렇게 많을 것이라 짐작되진 않는다 - 검색어로 검색했을 때 관련 정보 보다 광고성 글이 먼저 뜨면 좋지 않은 검색결과인 거 아닐까). 아래의 이미지들은 상위 10 건 이내에 네이버 보다 좋지 않은 검색결과가 나온 검색어들이다.



'미국 드라마 관련' 검색어를 검색한 경우,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단어를 포함한(Joey같은 사람이름을 가진 드라마는 정확하게 검색되지 않는다) 몇 검색어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검색어 별로 결과가 찾아지긴 한다(광고든 무엇이든). 대신 카페글은 해당 검색어에 대한 자세한 정보 보다는 감상평같은 것들을 주로 포함하고 있고 동영상, 멀티미디어 관련 정보를 포함한 짧은 게시물, 훼이크 게시물들이 많다. 퍼온 게시물이 많다는 것도 특징적이다(주: 남의 정보를 복사한 카페가 일순위로 올라오는 현상은 여기서도 마찬가지이다. 복사 문제는 둘째 쳐도 정확한 정보도 아닌데 정확도 검색 1순위를 한다는 것도 재밌는 일).


다음 카페 검색결과 - 카페 초이스

추천된 카페가 미국 드라마 관련 정보를 전체 큰 메뉴 중 일부로 가지고 있고 회원수도 많은 활발한 카페인 건 사실이지만, 미국 드라마 전문 카페는 아니다. 이 '카페 초이스'의 추천 결과는 '다음 카페 초이스' 제도에 따른 결과(검색어를 구매한다)이다. 그 아래의 카페 검색 결과는 '정확도 검색'을 했을 경우 목적에 맞는 카페들을 다수 검색해낼 수 있다. 대부분 카페 검색 결과는 '인기도'가 최우선인 걸로 알고 있다.



카페초이스에 따 최상단에 추천되는 카페가 달라진다.
검색 목적에 맞는 최고의 카페가 검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정확도 검색'을 선택하면 카페명도 주제에 따라 정확한 검색을 할 수 있다.


이건 다음 카페 검색결과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카페의 천국이고 다양한 주제의 여러 카페가 무척 많다. 미국 드라마 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카페가 하나쯤 없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제 1순위로 영어 관련 커뮤니티가 추천된다는 건 '좋은 검색 결과'는 아닌데다 목적에 맞는 검색 결과가 될 확률도 낮을 것으로 본다. 특히나 비즈사이트링크처럼 검색어 구매가 관련되었을 경우 그 점을 크게 명시할 필요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


카페 검색결과가 좋지 않은 건 홍보 성격 탓이다

검색트렌드의 검색어 차트 내의 검색어들은 대부분 네이버 다음 공통으로 모두 수없이 검색된다. 전혀 관계없는 게시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기도 하고 검색결과를 클릭하는 사람들을 유도하기 위해 수없이 복사된 게시물을 발견할 수도 있다. '검색어'에 맞춰 개설된 카페도 종종 있고, 같은 주제의 포스트나 게시물이 수십번 복사된 현상도 발견할 수 있다. 검색어로 검색된다는 건 카페의 인기를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 다음 메인에 게시된 블로그 포스트, 신문기사, 검색어는 다음 카페에 제일 먼저 복사되어 게시된다.


검색트렌드 순위에 올라온 검색어들은 대부분 카페글에서 중복 검색가능하다
게시물의 형태를 약간 변형하긴 했어도 동일한 사진도 자주 올라온다.


검색어로 올라온 내용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카페에서도 중복 검색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카페글 검색을 자주 지켜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 현상은 누군가 그 게시물을 고정적으로 읽기 때문이 아니라 검색어로 찾은 사람들이 그 카페를 방문하게 하기 위해 주로 '복사'된다는 사실을. 실시간 검색어에 따라 게시물을 계속 추가하는 카페도 사실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다음은 '정확도' 옵션을 이용해 이 복사게시물의 순위를 떨어뜨리기는 하지만 카페 홍보를 위해 이용되는 검색어들을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인기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친목 게시판에 올라오는 게시물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는 까닭이겠지만, 네이버 쪽엔 그런 게시물이 적다는 건 생각해볼 문제 아닌가 싶다(카페 자체가 홍보성이거나 타 사이트 가입 유도일 경우 폐쇄 조치되는 걸로 알고 있다). 수없이 많은 게시물을 올리며 일순위로 올라오는 카페가 '카페 검색' 목적에 맞는 카페일 가능성이 높을까 낮을까? 속단할 수 없는 건 검색 결과에 여러 케이스가 있는 까닭이지만(아예 화제 검색어 만 모으는 종류의 카페도 있으니) 대부분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검색트렌드에 올라온 검색어 관련 게시물은 카페 검색에서 반드시 검색된다는 법칙

(가끔은 검색어만 차용한 엉터리 정보도 카페 검색엔 결과가 올라온다 - 정보의 질 저하 현상)


다음은 카페의 천국이다. 카페의 수도 많고 카페의 개설 주제도 친목 성격도 가장 다양한 곳 아닐까 싶다. 그런 카페의 검색결과가 모두 '정보'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검색되어 나타날 땐 최소한 검색어에 맞는 검색결과를 보여줄 정도는 되야 한다. 카페 주제가 아니라면 카페글이라도 말이다. 일단 주제별 검색에 대해선 '가장 정확한 카페'를 골라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드라마 관련 커뮤니티를 일순위로 찾아내지 못했다. 두번째, 다른 검색엔진과 비교해 '드라마 요약 정보' 역시 완전히 검색하지 못 했다.

카페 검색은 방향이 크게 둘이다. 검색어에 맞는 카페 선택, 검색어에 맞는 카페 게시물 검색. 검색어에 맞는 카페는 카페의 활동성 회원수 이외에 다른 정보를 일순위로 올려야할 듯하고 검색어에 맞는 카페게시물 검색은 다른 검색 결과처럼 좀 더 정확성을 기해야할 것같다. 홍보성 카페의 순위를 좀 낮게 할 필요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순수하게 자신들이 작성한, 여러 회원에 의해 제작된 오리지널 정보를 가진 카페의 순위를 대거 높이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글작성 비율이 특정 회원에게 몰린 카페는 되도록 검색 결과에서 제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혹은 카페별로 동일한 내용의 포스트는 제외하는 옵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검색어 별로 카페를 검색하는 목적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큰 범위의 검색어들은 주로 정보 업데이트가 활발한 성격의 카페를 검색하고 싶은 것이다.

대부분 카페글 검색을 통해 해당 검색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만, '카페'라는 카테고리를 선택할 때는 그분야가 업데이트되는 카페를 선택하고 싶기도 하다는 것이다.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을 선택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카페글자체에 대한 신뢰를 얻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멀티미디어가 운용될 수 있는 정보 쪽은 카페명이나 카페글이나 모두 '광고성'정보가 훨씬 더 많이 채우고 있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드라마'라는 검색어를 치는 사람이 영어 공부를 하고 싶거나 복사물로 도배된 광고성 카페를 찾기 보다는 미드 정보를 실시간으로 올리는 회원이 많은 카페를 찾을 확률이 높다(혹은 신간 미드를 감상 하거나). 광범위한 검색어, 예를 들어 '미국드라마', '미국드라마 자막', '애니 자막' 같은 검색어의 경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목적이 가장 크거나 관련 자료를 다운받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런 목적을 악용해 홍보성 게시물, 카페명을 많이 활용한다. 카페 검색의 목적을 '정보'나 '신지식'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카페의 홍보 성격을 제일 먼저 배제해야하는 것 아닐까? 난무하는 복사된 정보를 추천하고 싶은 정보로 여기진 않을테니까.


Tin Man - 오즈의 마법사, 이제는 SF 버전으로 자리잡다

DRAMA 2008. 5. 2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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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에 만들어진 프랭크 봄의 소설을 원작으로 과거에 상영된 영화,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 1939)'는 환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긴 하지만 SF라기 보단 동화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당시로는 보기 힘든 에메랄드 도시라던지 마법사의 마법, 마녀가 준 구두같은 이야기들이 신비롭게 다가오곤 했다. Toto 역으로 출연했던 강아지, Terry는 꽤 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베테랑 연기자(?)이기도 했다. 시대적인 모든 상징을 다 담고 있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많은 아이템에서 자주 이용되었다. 허수아비, 양철인간, 겁쟁이 사자, 도로시가 노란 길을 따라가는 이야기. 쥬디 갈란드는 이 영화로 1940년 아카데미 영화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같이 경쟁부문에 올랐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wind, 1939)'의 감독 '빅터 플레밍(Victor Fleming)'은 이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3번째 감독이기도 했다. 모두 4명의 감독과 함께 만들어진 세기의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 그 주인공들이 21세기에 드라마에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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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인기있던 원작 동화가 영화로 탄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 셜리템플로 주연을 교체해야한다는 평을 들으며 주연을 맡았던 쥬디 갈란드, 그리고 계속 교체되던 4명의 감독, 원작 소설의 정치 풍자성을 많이 감소시키고 동화로 다시 태어난 '오즈의 마법사'는 세기의 명작이 되어버렸다. 2007년 제작된 틴맨은 또 한번 원작을 변신하게 만든다. 이번엔 동화 속성을 아예 모티브 정도로 축소시켜 버렸고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판타지 드라마로 변신시켰다. 성인을 위한 정치풍자 소설이 동화로 그 동화가 다시 판타지 드라마로 겉모습이 변해버렸다고나 할까. 그 과정에서 원래 오즈의 뜻과는 다른 OZ가 탄생했다. 이 드라마에서 OZ가 뜻하는 말은 Outer Zone(외곽지대, 원작 오즈의 뜻은 ounce이다 - 황금길과 합쳐 풍자의 의미를 지녔다)이다. 주인공 DG의 이름이 도로시 게일(Dorothy Gale)의 약자이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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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g Man에서는 정치풍자 속성을 지닌 원작 소설의 향기는 많은 부분 사라졌다. 소설이 처음 영화로 옮겨질 당시의 상황도 영화와는 달랐기 때문에 그곳에서 1차적으로 정치적 색채가 빠졌지만 21세기에 제작된 SF 드라마에서는 완벽하게 판타지로 변신했다. 그러나 원작 영화에서 인기를 끌었던 부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행을 상징하는 문장 'There is no place like home(집이 최고야)'라던지 원작 영화에서 마법을 사용하는 장면은 흑백으로 처리된다던지 에메랄드나 마법사가 도로시를 위해 해주는 일들은 대부분 다른 방법으로 표현되고 있다. 무엇보다 뮤지컬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Over the Rainbow'같은 명곡은 전혀 들을 수 없다(비슷한 멜로디의 배경음악 조차 들리지 않는다). 대신 마녀는 훨씬 더 무섭고 강력해졌다. 남자 외모를 가진 마녀란 점도 원작과 비슷하다면 비슷한 점일 지 모르겠다(그 얼굴이야 몇번 등장하지 않지만).

원작에서 등장하던 틴맨과 허수아비, 그리고 겁쟁이 사자가 어떻게 변신했을까? SF 버전으로 탄생한 그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작가의 창작력에 감탄하게 될 지 모르겠다. 그들의 정체를 알아내는 재미가 극을 시청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기 때문에 언급을 생략하지만, 오즈의 마법사에서 허수아비, 사자, 틴맨이 어떤 역을 맡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면 현대판 그들의 역할에 '아'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될 지 모른다. 인간형으로 거듭난 그들은 오즈에 딱 어울리는 사람들로 재탄생했고 원작에서 보다 훨씬 다양한 의미로 DG의 동반자가 된다. 양철인간의 환생이랄 수 있는 틴맨은 특히 아주 강력하고 선명한 캐릭터로 태어났다. 물론 주인공들이 원작과 같은 성격을 캐릭터인 것은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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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 Man'의 이야기는 오즈의 마법사 모티브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지만 그 전개는 다르다. 한적한 농가에서 엄마 아빠와 오붓하게 사는 DG는 마을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 경찰에게 단속당하기도 하고(어떤 의미로 경찰을 만난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먼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기도 하는 평범한 소녀이다. 종종 의미를 알 수 없는 꿈을 꾸고 이상한 그림을 그리는 DG를 부모들은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한편 또다른 세계(OZ라고 불리는 곳)에선 아즈카딜리아라는 마녀가 에메랄드를 찾고 있다. 나치같은 느낌의 검은색 긴 가죽코트를 입은 롱코트는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며 에메랄드를 찾아헤매고 사람의 머리속이나 마음, 먼곳의 상황을 읽을 수 있는 종족을 통해 아즈카딜리아는 에메랄드의 소재를 알고 싶어한다.

평범한 소녀가 폭풍우를 타고 오즈로 날아가는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한다. 날아오는 도중 엄마와 아빠를 잃게 되고, 키가 작은 인디언 종족 길드 파이터(Guild Fighters, 원작에선 먼킨)들에게 잡히게 된다. 그곳에서 도망친 후 차례로 글리치라는 특이한 남자, 그리고 틴맨과 겁쟁이 사자를 만나게 되고 노란 벽돌길을 따라 센트럴 시티로 향하게 된다. 틴맨과 글리치, 그리고 사자는 각각 센트럴 시티로 향하는 사연이 있지만 자신의 사연 보다는 어쩐지 DG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게 된다. 그들과 롱코트 사이에 벌어지는 추적, 그리고 모험이 주된 내용이지만 DG가 밝혀야할 미스터리가 아주 많다. 가장 먼저 폭로되는 건 DG의 부모에 관한 진실들로 DG는 자신을 길러준 부모가 친엄마 아빠가 아니라 양육기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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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색의 눈'이란 이름을 가진 여자는 사악하고 아름다운 마법사 '아즈카딜리아'에게 갖혀 있고, 아즈카딜리아는 종종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며 나쁜 일들을 저지른다. 오즈는 아즈카딜리아에게 정복당한 이후 빛을 잃고 모든 사람들은 비참한 일을 당하는 곳으로 변해버렸다고 한다. 롱코트들은 오즈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니고 아즈카딜리아에게 저항하는 사람들은 끔찍한 벌을 받는다. 자신의 정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풋내기 소녀 DG는 틴맨과 친구들과 돌아다니며 자신의 정체를 알려줄 존재들과 접촉하게 된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나 볼 법한 환상적인 장면들이 오즈라는 공간 여기저기에서 벌어진다(아즈카딜리아가 살고 있는 성은 반지의 제왕 사루만의 성과 많이 느낌이 비슷하고 오즈의 센트럴시티는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학교와 비슷한 분위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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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비교해 가장 변하지 않은 건 어쩌면 동그란 눈의 DG일지 모르겠다. 어려보이면서도 소년같은 느낌을 주는 그녀의 행동은 과거와 비슷하게 용감하기도 하고 영리하기도 하다. 그녀를 둘러싼 비밀을 파혜치는 미스터리는 대부분 원작과의 관련성에서 출발한다. 과연 원작 속 인물들과 새로 태어난 드라마 속 인물들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DG의 이름을 도로시라고 처리하지 않은 까닭은? 원작 속 허수아비, 틴맨, 사자의 성격과 현재 주인공들의 성격이 달라진 까닭은? 원작에서 도로시 일행이 처리한 못된 마녀는 서로 자매였다는 점도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다. 뭔가 형태가 변형되긴 했어도 원작에 대응하는 인물들이 하나씩 출연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취미가 될 것이라 본다.

글리치라는 캐릭터도 눈에 띄지만, 틴맨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양철옷을 입지 않아도 원작 속 틴맨과 유사한 발그스레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은빛나는 칠을 했던 1939년의 틴맨은 기름칠을 하지 못해 삐걱거리고 심장이 없다며 죽는 소리를 해댔지만 21세기 틴맨, 와이어트 케인(Wyatt Cain)은 사연도 많고 따뜻한 총잡이이다. 약간은 딱딱한 성격의 그 틴맨은 아버지같이 DG를 지켜주는 믿음직한 캐릭터이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원작 오즈의 마법사와 SF 버전 'Tin Man'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부분이 있는데 원작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드라마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첫번째 프로모션 사진엔 원작엔 있지만 사진 속엔 없는 존재가 하나 있다. 보이지 않는 그 조재가 어떻게 출연하는지 알아내는 것도 좋을 듯(힌트 - 본문 중에 언급됨). 총 4시간 30분 분량의 3부작 미니시리즈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gonemovies.com/WWW/MyWebFilms/Drama/WizardTinManClose.asp
http://www.bpdfamily.com/bpdresources/nk_a115.htm
http://www.scifi.com/tinman/
http://blog.naver.com/7nara7?Redirect=Log&logNo=130010927327
http://blog.naver.com/marinyoume?Redirect=Log&logNo=50016654364
http://www.ohiomm.com/
http://www.timeout.com/chicago/articles/time-in/24656/toto-recall



Reaper - 난 태어날 때부터 악마에게 영혼이 팔렸어

DRAMA 2008. 5. 18.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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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에게 영혼이 팔린 남자. 너무 진부하다. 19세기에 유행한 그 남자, 지식과 권력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괴테의 파우스트. 그 파우스트의 리메이크라 쳐도 너무 구닥다리다. 그러나 '악마에게 영혼이 팔렸다'는 그 아이템을 갖고 만든 드라마가 있으니 그게 바로 'Reaper(저승사자)'다. 파우스트와 이 남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파우스트는 스스로 모든 걸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메피스토텔레스를 끌어들였지만, 드라마 리퍼의 주인공은 그 부모가 제 한 목숨 살자고 자식의 영혼을 홀랑 악마(devil)에게 넘겨벼렸다는 거다. 그래놓고 미안하다는 이유 만으로 아들에게 과잉 친절을 보여줘가며 키웠고(팔아먹은 것도 나쁘지만 이것도 어떤 의미로 더 나쁘다) 그 아들은 그에 대한 반항으로 되는대로 삐딱하게 자랐다. 하나 뿐인 남동생은 그게 싫어 항상 형을 못살게굴고 싶어하지만 죄책감에 시달리는 부모한테 다른 아들이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의 첫 시작은 21살의 생일이다. 악마의 존재 자체도 믿을 수 없는 일반인들. 그 당연한 상황에서 생일을 맞은 주인공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이 그저 당황스럽기만 하다. 개들이 쫓아오고 마음 만으로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해주고, 양복입은 말끔한 노인네가 갑자기 나타나 헛소리를 해대고, 오늘 참 최악의 생일이라며 투털거릴 찰라 아버지가 이야기할게 있단다. '아들아, 난 네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버렸단다' 그들은 병에 걸려 목숨이 위험해지자 앞으로 자식같은 건 생기지 않을 거라 믿고 부모의 목숨과 아들의 영혼을 바꿔버렸단다. 21살의 생일날이 거지같다며 술을 퍼마시고 잠들려는데 악마가 나타나 민폐를 끼치기 시작한다. 놀란 주인공은 '으아아아악~!!!"하고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악마도 믿을 수 없는데 내 영혼을 가져간 악마라니! 이게 말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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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에 대한 한역을 악마로 해놓긴 했는데 이 드라마 속 데빌은 한국의 저승사자, 그리고 외국의 사신을 더 닮은 편이다. 지옥을 관리하는 보스(Boss)로 지옥에서 탈출한 영혼을 수거하고 심사도 제법 사납게 구는 이 양복입은 노인네는 종종 God의 이름을 들먹이며 주인공의 일을 훈계하기도 한다. '네 부모를 속이지 말라'던지 '약속을 지켜야한다'같은 원칙적인 말들이 악마의 입에서 나오면 과연, 저 악마는 누구의 하수인인가 싶어질 정도. 속세에 대한 관심도 많아 치킨스테이크와 우유를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먹는가 하면 꽃을 따오거나 주인공이 마음에 둔 여자를 예쁘다고 치켜세워줄 줄도 안다. 상으로 주인공이 마음에 둔 여자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줄 때도 있다.

'좋은 악마'라는 어색한 표현이 적당히 어울릴 정도로 주인공에게 특별히 악랄한(!) 일을 한다고도 할 수 없는 존재. 주인공은 지옥의 영혼을 수거하기로 악마와 계약을 한 거고 그 일이 아무리 어려워도 처리해야하는 운명인 것이다. 그러나 기본은 악마라는 컨셉 그대로 달려오는 차에게 카트를 들이밀고 계약을 지키지 않은 영혼은 사정없이 처단해버리고 그냥 지옥으로 데려가달라는 주인공을 네 엄마를 데려가버리겠다며 협박하는게 이 악마가 하는 일. 일은 완벽하게 실수하게 처리하지 말라며 무시무시한, 지옥에서 빠져나온 영혼들 앞에 툭하고 주인공을 던져놓는 일도 많다. 도무지 피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이 노련한 악마는 정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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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인공은 자신을 편애하는 부모에 대한 반발로 대충대충 인생을 살아온 걸로 표현되는데 어떤 마트의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자신의 친구 쇽과 벤은 악마의 요청대로 영혼을 수거하는 일을 종종 도와준다. 이 두 친구의 코믹함이 리퍼를 코믹 드라마로 만들어주는 주요 에피소드가 되곤 한다. 마트의 물건을 털어 영혼을 수거하러 가는 장비를 마련하기도 하고, 마트 안에서 셋이 쭈그리고 앉아 뭔가 의논하기도 하는 장면들이 자주 연출된다. 흔한 여러 로맨스 드라마들처럼 주인공이 좋아하는 연인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친구들이 무서운 일을 도와주는 것까진 좋은데 이 코믹한 분들이 도움이 될까 되지 않을까? 차라리 수거한 영혼을 받아가는 글래디스 쪽이 도움이 되는 것 아닐까?

최근 미드는 전통이나 전설 등에 근거한 꼼꼼한 설정의 복잡한 드라마 보단 간단한 아이템이나 아이디어를 차용한 코믹 드라마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시간여행의 원리도 악마의 이름도, 악마가 하는 일도 그렇게까지 꼼꼼하게 따지지 않는다. 악마가 저승사자를 관리한다고 굳이 따질 거 없는게 미드의 경향인 듯 하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어도 그 영혼을 지옥으로 수거해가지 않고 지상에 살게 하며 굴린다는 설정도 재미있다는 이야기. 우리 악마는 어떻게 주인공을 괴롭히고 주인공은 어떤 멍청한 행동으로 그 괴롭힘에서 벗어날까? 아니면 용기있는 영웅이 될까? 1시즌은 18에피소드로 종료하지만 2시즌 연장되어 2008년 가을에도 돌아올 드라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tv.com



Firefly - 거침없이 나르는 개똥벌레, 파이어 플라이

DRAMA 2007. 11. 27. 15:43


SF의 팬이라면 꼭 한번쯤 본다는 드라마, Firefly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었다. 조스 웨던과 FOX사의 불화로 인해 추가 제작이 힘들어졌다는 사실, 그리고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던 그 드라마 멤버들을 Firefly 안에서 볼 수가 없다는 사실은 몹시 아쉽게 다가왔었다. 그 팬들을 외면할 수가 없었던 조스 웨던은 유니버샬에서 Serenity(2005)를 제작하고 Firefly 시리즈의 완결을 선언했다고 한다. 추가 제작은 힘들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아는 팬들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애니메이션 명작 '카우보이 비밥'을 떠올리게 하는 이 드라마를 쉽게 잊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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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다시피 Firefly는 어딘가 수상한 손님들과 승무원들을 태우고 우주를 나르는 개똥벌레급 소형 우주선 'Serenity'의 이야기들이다. 나단 필리언을 비롯한 나머지 배우들은 미국 드라마에서도 잘 알려진 조연들이어서 이런 저런 드라마들에 출연 중이다. 캐나다 출신의 배우, Nathan Fillion은 2007년 위기의 주부들에서 Adam Mayfair이라는 역할로 6 에피소드에 출연했고, Drive나 Lost라는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아름다운 외모의 1969년생 배우 지나 토레스는 그 파워풀한 감각을 살려서 Standoff, Dirty Sexy Money, Alias, The Shield  등의 유명 드라마 출연진으로 최근까지 활약했고, 나머지 배우들도 그에 못지 않은 활발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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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따로 쓸 예정이지만, 사라코너 연대기라는 신작 미드의 파일럿이 발표되고 그 유출본과 광고 포스터들이 팬들을 끌어 당겼다. '사라코너 연대기(Terminator: The Sarah Connor Chronicles, 2008)'는 잘 알다시피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핀오프 시리즈로서 지구인의 레지스탕스 활동을 위해 살아남아야 하는 지구인들의 지도자 '존 코너(John Connor)'의 어머니 사라 코너의 이야기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 1, 2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Linda Hamilton을 대신해서 사라 코너 역을 맡은 배우는 Lena Headey라는 1973년생의 배우이다.

여기서 눈길을 끈 배우는 물론 그 사라코너 존 코너 모자가 아니다. 존 코너를 지키는 역할로 존 코너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그 둘에게 위기가 닥치자 따라 오라고 명령하는 휴먼 형태의 터미네이터 'Cameron Phillips' 역할의 Summer Glau이다. 이 인상적이면서 선명한, 소녀같은 배우를 어떻게 잊는단 말인가? Firefly의 모든 비밀의 원인이 되는 River Tam 역할의 그녀이니 말이다. 춤추듯이 움직여서 적들을 물리치는 날렵하고 천재적인 캐릭터의 리버는 아직도 많은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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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영화 시리즈의 터미네이터들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외모가 기본형이었고, 시리즈 3의 무서운 터미네이터 모델(T-X)이 Kristanna Loken였다. 그러나 터미네이터의 티브이 시리즈인 사라코너 연대기에서 나오는 인간형 터미네이터는 Summer Glau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놀드가 그랬듯이 아마도 사라 코너와 존 코너를 보호하는 역할인 모양이다. 드라마의 제목이 터미네이터이고 보면 실질적인 주인공인 셈이다. Firefly의 천재적이고 사연많은, 그리고 날렵하고 영민한 소녀 역할이 어울리던 그녀와 이미지가 많이 겹치고 있다. 'The 4400'이나  'The Unit'등의 드라마에도 장기 출연했던 배우, 1981년생의 서머글로우가 가장 잘 나가는 Firefly 출연진이 되었다고나 할까.

한번 출연해서 히트한 드라마가 그 배우의 대표작이 되고 고정적인 이미지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1978 배틀스타 갈락티카에 출연했던 더크 베네딕트는 '스타벅' 이외의 역할은 할 수 없을 것 같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 리는 스칼렛 역할 이외에는 넌센스처럼 느껴지는 기분이 든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정확한 경향성은 아니지만 바람둥이 역할을 맡았던 배우는 다시 그 역을 맡을 가능성이 높고, SF 드라마에 출연했던 사람들은 그 역할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Summer Glau의 경우처럼 기계적인 천재성이 터미네이터로 거듭나기도 하는 것이고 나단 필리언은 항상 바람둥이 선장 역할을 해야할 것 같고, 지나 토레스는 언제나 총을 들고 다닐 것처럼 보인다는 뜻. Firefly 드라마 자체가 그렇게 선명한 캐릭터와 인상을 각인시켜 주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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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my love, take my land
Take me where I cannot stand
I don't care, I'm still free
You can't take the sky from me
Take me out to the black
Tell them I ain't comin' back
Burn the land and boil the sea
You can't take the sky from me
There's no place I can be
Since I found Serenity
But you can't take the sky from me...


Firefly의 오프닝 가사는 연방과의 독립 전쟁에서 지고난 후 작은 우주선 파이어플라이을 몰고 날아다니는 말콤 레이놀즈 선장의 될대로 되라(?) 심정을 잘 묘사하는 가사이다. 물론 이 적잖이 가벼워 보이는 잘생긴 주인공은 될대로 되라 정신으로 움직이는 거 같으면서도 할 일은 잘 하고 있다. 물론 그 낙천적인 성격탓에 미시즈 레이놀즈가 벌이는 사기 행각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부디 부탁이니. 앞으로 드라마 연재가 더 계속된다는 말이나 들려주면 좋겠다.
(Life에는 미시즈 레이놀즈 역의 배우가, Dirty Sexy Money에는 조이 역의 배우가 출연한다던데 다 모이는 날은 언제쯤이 될까나..)

이미지 출처 :
http://crazyabouttv.com/Images/firefly.jpg
http://www.foxhome.com/firefly/


地球へ…, 지구를 향해, Toward the Terra

ANIMATION 2007. 10. 30. 01:05


'지구로'에 대한 글을 쓴다면 대체 어떤 느낌을 강조해서 적어야할까?
시청자를 가장 막막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게 만드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가 이 '지구로'가  아닐까 한다.
주인공들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슬픔도 '지구를 향한다'라는 문장이 가지는 서글픔도
모두 포함해서 묘사하기 힘든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이런 감성적이고 멋진 애니메이션이 탄생한 것일까?
지구로, 지구를 향해.. 어딘가 낯설고 서럽고 외롭게 느껴지는 문장
타케미야 케이코의 '지구로(地球へ…)' 원작 만화 역시 당시에 상당히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지구를 향해' 돌아가는 인류의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서는 최초였다고 한다.
지구를 뜻하는 'terra' 라는 단어는 스타크래프트의 'Terran'이란 단어의 어원이기도 하다.
어쩌다가 인류는 지구를 향해 돌아오는 처지에 놓이고 만 것일까?
그 아득한 슬픔이 느껴지는 원작만화와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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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새롭게 만들어진 TV-시리즈 '지구로'는 1980년대의 극장판 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작화와 감동적인 설정으로 팬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단순한 SF 만화라고 생각하기 쉬운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인간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다룬다고 볼 수도 있고 최근 가끔 이야기되는 사회적 감시망인 Big Brother의 문제를 생각해볼 기회도 준다.
어디까지 자율 의지로 이어지는 것이 인간인 것일까?
사회는 어디까지 간섭하는게 맞는 걸까?
인간이 차별받지 않기 위해서 갖춰야할 조건은 뭘까?
옳지 않거나 부정적인 것들을 간섭하는 권리를 가진 체제 따위가 있을까? 하는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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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내용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지구로 속 사회에 대한 설명이다.
인류는 특수통치체제, 슈퍼리어 도미낸스(SD체제)의 결정에 따라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오염된 지구를 떠났다.우주에서 신거처를 찾게 된 인류는 새로운 체계를 구축하여 적용하는데
모든 아이들은 SD체제의 관리 하에 인공적으로 태어나야 하고 자연임신은 불허한다.
아이들은 평등하게 조건이 비슷비슷한 집의 양부모 아래서 자라게 되고
14살을 맞는 생일날을 자각의 날로 지정하여 성인검사를 받게 한다.
그리고 성인검사를 받은 아이들은 14년 간의 기억이 지워지고,
교육 시설에서 교육받은 다음 필요한 직업 분야별로 이동하게 된다.
SD체제 최고의 엘리트 멤버즈가 되기도 하고 우주 조종사가 되기도 하는 그들은 그렇게 자신의 적성을 나누어준 마더(컴퓨터)들의 분류에 따라 배치되는 것이다.

이 체제 속에서 부적응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자들은 항상 상담을 받거나 기억 소거 등의 일을 당하게 되고 요 주의 대상이 된다. 내가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의지의 인간이 되든 간에 사회의 감시망은 그걸 모두 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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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회 속에서 에스퍼로 태어난 신인류가 있으니 그들이 바로 '뮤'이다.
만사가 순조로울 것 같은,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완전히 평등할 것같은 이 사회에는 비밀이 하나 있다. 인공임신으로 관리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초능력'을 가진 돌연변이 인류들이 자꾸 태어나는 것이다.
그들을 '뮤'라고 부르며 SD체제는 그들의 존재를 말살하거나 사회에 숨긴다.
성인검사의 또다른 목적은 이런 신인류를 구분해 내는데 있는데
지독한 검사 결과 '뮤'인 것이 발각나거나 성인검사에 불응하는 '뮤'의 인자를 가진 아이들은 발각 즉시 사살된다.
그들을 지배하는 그랜드 마더의 명령으로.
단지 '뮤'라는 이유 만으로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죽어가고 있다는 것.
그래서 이야기는 또다른 뮤인 '조미 머킨스 신'이 어떻게 스스로가 '뮤'인 것을 알게 되고 받아들이는가..
그 갈등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죠미 마킨스 신, 솔져 블루, 피시스, 키스 아니안, 세키 레이 시로에, 샘 휴스턴, 스웨나 달튼, 하레이, 리오, 카리나, 토니, 죠나 마츠카 등이 꾸며가는 슬프고도 감동적인 이야기.. 이 이야기를 추천한다.


이미지 출처 :
http://migoto.mon-blog.org/index.php/An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