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ret Diary of a Call Girl - 런던 콜걸 벨

DRAMA 2008. 5. 30. 03:51


성인용 단어로 방송에서 송출하기 부적합한 단어 중 하나인 '콜걸(Call Girl)'은 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소재로 사용하기 힘든 주제 아닐까. 우리 나라 케이블에는 '기생'이라는 직업을 내세운 성인용 드라마는 있었지만 콜걸이란 직업이 방송용으로 등장하긴 아직 시기 상조가 아닐까 싶다. 물론 영국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이 드라마 'Secret Diary of a Call Girl'는 이미 한국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되었다. 등장인물의 대화 수위도 높고 자세한 성적 묘사도 자주 나오는 편이지만 '여배우의 노출'은 적나라하다고 할 수는 없는 편이라 방송이 가능했던 것 같다. 콜걸의 사생활을 묘사한다는 자체가 '노골적'인 언어가 오고간단 뜻이지만 소재의 다양성이 허용되는 밤시간 방영에는 지장이 없던 모양. 사실 우리 나라가 아니라도 전세계적으로 이 드라마가 방영되는 나라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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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주인공이 콜걸의 생활을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성 전문가 주인공인 벨은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벨이란 이름으로 콜걸 역할을 할 때와 한나란 이름으로 친구와 가족들을 만날 때 그녀의 얼굴은 다르다. 벨로서의 그녀는 사람들의 적당히 고급스런 호텔을 들락거리지만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몇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마스카라, 볼터치, 립스틱, 향수, 아이쉐도를 비롯한 풀옵션의 화장과 드레스 분위기의 적절한 명품 정장이나 드레스. 그녀는 스스로를 고급 콜걸이라 부르며 다른 동직업의 여성들과 차별화되었다고 말한다. 포주들에게 갖힌 신세도 아니라 스스로 손님과 단골을 골라 연락오는대로 사람을 선택한다(어떤 의미에서 전화받고 나간다는 점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지도).

한나로서의 그녀는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는 평범한 아가씨로 보인다. 친구와 같이 거리를 걷고 식사를 하며 가족과 친구들에겐 법률 사무소 일을 하느냐 야근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직업이 지루하기 때문에 자세히 말하지 않는단 장점이 있어서인지 가족과 친구들도 그닥 캐묻지는 않는다. 옷장을 양쪽으로 나눠 한나와 벨의 옷을 나눠두고, 영업이 이루어지는 공간과 사생활 공간, 그리고 핸드폰 번호도 양쪽을 따로 관리하는 그녀는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전문 콜걸이다. 사실 그녀는 그녀를 찾는 손님들의 취향과 성격을 제대로 다룰 줄 알고 피해야할 것과 꼭 해줘야할 것을 구분하는 프로 직업여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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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남자들이 갖은 사연으로 그녀를 찾는다. 성적 판타지를 충족하기 위해 그녀를 불러들이는 남자. 아내가 임신하자 아내를 대신할 자연스러운 연인을 찾는 남자, 형식적인 결혼 생활로 공백이 된 아내의 자리, 그 따뜻함을 벨에게서 찾기 위해 야근을 요구하는 남자, 가혹한 여주인님이 필요한 남자 또는 나만의 여자친구가 필요한 남자들까지 다양한 속성을 가진 사람들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적당히 고급스럽거나 남의 눈에 띄지 않는 호텔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거액의 돈을 받고(시간당 꽤 많은 돈을 받는 것으로 설정) 원칙에 따라 그들을 상대하면서도 절대 상대방 남자를 꼼꼼히 관찰하길 좋아하는 벨은 그 남자들을 상대하며 어떤 일이 있었는 지를 시청자들에게 설명해주고 '일종의 요령'을 전수해주기도 한다.

'The Intimate Adventures of a London Call Girl'라는 블로그는 실제 영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블로그라 한다.  영국 최고 블로그 중 하나로도 뽑힌 이 블로그에는 Belle de Jour란 가명의 실제 콜걸이 올린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정체 불명의 여성이 쓴 그 글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 블로그를 드라마로 옮겼다는 내용 때문에 첫방송 때 2백만명 이상이 이 드라마를 시청했다고 한다(우리 나라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글들이 올라온 적 있지만 우리 나라의 콜걸 관련 인터넷 글들은 대부분 암울하게 끝이 났다). 드라마에서처럼 실제 생활과 콜걸의 삶을 분리해 유지하고 있는 여성일 지 혹은 가상의 글일 지는 알 수 없지만 검은 택시를 타고 남들과 다른 시간에 출근한다는 영국 콜걸의 명맥은 이어지고 있는 모양이다(과거엔 어떤 이유에서인지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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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끼리 앉아 매니저에게 수수료를 주고 웹사이트 사진의 모자이크를 좀 더 두껍게 처리해야겠다고 말하는 그녀들은 가족을 걱정한다. 자신의 직업 생활이 아는 사람들에게 전달되질 않길 바라지만 들키지 않기가 쉽지 않다. 평소엔 그럭저럭 현실과 직업 간의 간극을 유지할 수 있지만 사회 저명인사들이 몰래 벌이는 스와핑 파티 중에 부모님의 전화를 받고 언니의 산부인과로 달려가는 벨에겐 이중생활을 지키기란 아슬아슬한 줄타기같은 것이다. 어릴적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벤은 드디어 벨의 직업을 의심하기에 이른다. 벨 본인 역시 성적 판타지를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항상 모든 상대가 맘에 드는 것도 아니고 차마 사람으로서 하기 어려운 경험을 겪게 되기도 한다. 게을러서 콜걸이 되었다 말하는 주인공이지만 세상일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교훈도 얻곤 한다.

돈봉투를 받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고객을 상대하는 벨 역의 빌리 파이퍼는 닥터후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게된 영국 여배우다. 대개의 영국 여배우들이 그렇듯 연기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노래, 연기, 춤 모든 부분에서 재능을 갖춘 실력파 배우다. 가수로 데뷰했을 때는 그리 큰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배우 활동 이후엔 유감없이 재능을 펼치고 있다. 제인오스틴의 고전, '맨스필드파크(Mansfield Park, 2007, BBC)'의 주연을 맡고 세익스피어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 2006, BBC)' 등에도 출연했던 그녀는 이번 배역이 또다른 의미의 연기 변신을 의미할 것이다. 섹시 코미디의 주연으로 일단은 합격점을 받았고 다음 시즌까지 주문받았으니 더 이상의 영광은 없을 것 같은데 닥터후(Doctor Who)의 로즈 역으로도 4시즌 출연 중이다. 당분간은 최고 영국 여배우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같은 그녀는 얼마전에 결혼식도 올렸다.



이미지 출처 :
http://www.itv.com/Drama/contemporary/TheSecretDiaryofaCallGirl/default.html
http://www.radiotimes.com/shows/the-secret-diary-of-a-call-girl/
http://www.sho.com/site/secretdiary/home.do


Fingersmith - 레이디, 도둑, 젠틀맨과 빅토리아 시대

DRAMA 2008. 4. 28. 01:50


미드 작가 파업의 영향은 대단하다. 2008년 1월과 3월 사이에 시청할 신작드라마의 씨를 말려버렸다. 덕분에 영국 드라마나 애니를 시청하는 일이 늘어났다. 그리고 놓쳤으면 정말 아까울 뻔한 BBC 방송국의 드라마 한편을 시청하게 됐다. 바로 Fingersmith(좀도둑을 뜻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은어)라는 제목의 시대물이다. Sarah Waters라는 유명 작가의 원작을 드라마로 만들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레즈비언 시대물로 유명한 소설이다. 영국 드라마는 소재나 시대의 차별을 두지 않으면서도 가볍지 않고 진지하게 대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액션과 볼거리를 추구하는 미드에 익숙한 사람들은 레즈비언 소재를 두고 '선정성'을 먼저 떠올리게 될 지도 모르지만 영드에서 골라내는 소재가 '이슈'가 되는 내용이라고 한들 장면 묘사까지 선정적이진 않다.  이 점이 바로 영드의 매력이면서도 사람들이 접근을 꺼리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Fingersmith의 첫장면은 약간은 음울한 특이한 음악으로 시작한다. 숨겨진 많은 이야기를 암시하는 듯한 그 음악과 함께 19세기 산업혁명기를 맞은 영국을 보여준다. 오물과 진흙으로 더러워진 뒷골목 거리 그리고 그 지저분한 거리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 일상 중 하나는 사람들의 목을 매달아 죽이는 교수형을 구경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 교수형이 가장 잘 보이는 곳, 그 집에 살며 사람들에게 돈을 받는 어린 수전 트린더(Sue Trinder)가 화면에 잡힌다. 뒷골목 생활에 익숙해 보이는 그 어린 소녀 고아는 능숙하게 돈을 받고 교수형을 맨 앞자리에서 구경한다. 수전은 자신의 친어머니가 교수형당한 여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비록 자신을 키워준 석스비 부인에게 따뜻한 보호를 받고 있지만, 그런 곳에서 고아가 살아남는 방법은 소매치기나 좀도둑이 되는 길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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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는 곧 또다른 고아소녀가 등장한다. 정신병원에 갖힌 어머니가 죽는 바람에 그곳에서 길러진 소녀, 모드 릴리(Maud Lilly)이다. 자신을 데려가려 온 어머니의 오빠에게 그 또래 소녀들로서는 보기 드물게, 물어뜯으며 강하게 저항하지만, 결국 무력하게 릴리가로 끌려가고 만다. 그곳에서 갖힌 채로 별종 외삼촌의 비서로 자라는 모드는 수전과는 또다른 의미로 버림받은 삶을 살게 된다. 모드를 사랑해줄 사람이나 따뜻하게 대해줄 사람은 그 넓은 집안에 아무도 없다. 비서로서 글쓰기를 교육받는 모드는 외삼촌이 소중하게 모으고 보관하는 책들을 정리하고 서표를 작성한다. 귀족가의 레이디로 자라나지만, 시골의 그 귀족가를 벗어나 본 적없는 갖힌 삶을 살게 된다.

이런 모드에게 어느날 리버스라는 젊은 남자가 찾아와 관심을 보인다. 잘 생긴 외모에 정중한 매너, 그리고 조금은 무심하고 심드렁해 보이는 표정. 외삼촌의 친구들이 모인 독서회에서 책을 읽어내려가는 모드를 바라보는 리버스는 이 답답한 곳을 벗어나고 싶지 않냐며 모드에게 말을 건낸다. 자신은 벗어날 수 없을 거라며 절망적이고 약한 모습을 보이는 레이디 모드. 그녀와 수전의 나이는 20살이다. 물론 유일하게 모드에게 관심을 보였던 리버스는 모드가 결혼하면 릴리가에서 주게 되어 있는 유산, 현금 유산에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모드에게 그림을 가르치게 되어 있는 리버스는 모드를 꼬드겨 결혼하고 재산을 차지할 음모를 꾸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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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은 좀도둑인데다 알고 있는 글은 훔쳐온 손수건(빅토리아 시대는 손으로 레이스를 만들고 수를 놓은 수제 손수건이 비쌌다, 그래서 손수건도 비싼 재물이 된다)의 알파벳을 뜯어낼 때 배운 단어 몇개 뿐이지만,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의 아가씨로 자랐다. 거친 생활인데다 도둑질한 재물을 가공하고 팔아치워서 생계를 유지하지만 그 패거리들 간의 따뜻함을 잘 알고 있다. 반면 모드는 읽기와 쓰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고 점잖은 드레스를 입은 숙녀로 항상 진주로 장식한 장갑을 끼고 있다. 자신의 책이 상할까봐 맨손으로 장서를 만지지 못하게 하는 외삼촌 탓이기도 하지만 릴리가에서 자라기 위해서 자신을 감추고 다스릴 필요가 있었다는 상징이 되기도 한다. 조용하고 소심하며 얌전한 성격의 모드는 그 집을 벗어나기만을 기다리는 새장 속의 새같다.

리버스의 음모로 인해 아 두 여자가 만나게 된다. 모드의 개인 하녀로 수전을 일하게 되면 모드의 많은 부분을 수전에게 의지하게 될테니 결혼하자고 속이고 공략하기 쉬워질 것이고 나중에 정신병원에 쳐넣을 때도 쉬울 것이란 계산 떄문이다.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귀족가의 아가씨를 속인다는 죄책감에 애정어린 시선으로 모드를 바라보는 따뜻한 수전. 그리고 그 나이가 되도록 처음 만나본 동갑내기를 보고 서투른 친절을 베풀기 시작하는 모드. 그 두 여성이 서로에게 호기심을 보이며 가깝게 지내는 장면이 드라마에서 가장 따뜻한 장면 아닐까 싶다. 어떤 의미로 사랑받는 세상에 익숙하지 않은 그녀들은 결혼이나 남자와 같은 다른 문제들 보단 가장 가까이 있는 그녀들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수전은 그녀를 속이기 괴로워 몇번을 갈등하지만, 자신이 도둑이라는 사실과 여성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 리버스의 협박을 따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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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여자의 공통점은 버림받은 천애고아란 것과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존재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 그리고 현재 처한 현실에서 탈출해야할 절박함이 있다는 점이다. 수전은 리버스가 모드를 사랑하지 않은다는 사실을 알고 'Finger'를 밟아서는 안된다는 편집증 외삼촌에게 시달리는 모드의 처지를 더욱 동정하게 된다. 괴로운 꿈 때문에 약을 먹고 잠들고 자신이 재워주지 않으면 깊이 잠들지 못하는 그녀를 보며 리버스에게 반항하려고 하지만 자신은 이미 공범이고 태생 자체가 'Fingersmith' 아닌가. 수전은 나날이 리버스와 결혼에 이르는 모드를 바라보기가 괴롭다.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 그날까지도 수전은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모두 3부작으로 이루어진 이 드라마에는 모두 4개의 음모가 펼쳐진다. 누군가를 위한 따뜻한 음모, 자신을 구원하기 위한 음모, 탐욕을 채우기 위한 음모, 배신감에 떨며 저지르는 음모.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과연 주인공들이 이 4종류의 '의도' 중에서 어떤 부분을 선택할 것인가는 드라마를 끝까지 보기전엔 알 수 없다. 마지막까지 끌어당기는 매력이 괜찮은 드라마 중 하나이다. 레즈비언 이야기라는 편견을 가지지 않는다면, 마음이 허전한 두 여성의 우정 이야기로 파악해도 충분히 가벼운 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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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복잡한 표정을 보여주는 배우는 모드 릴리 역의 일레인 캐시디(Elaine Cassidy)인데 항상 망설이는 듯한 표정으로, 개인하녀의 보살핌을 받으며 일상을 해결하고  런던에도 한번 가본 적 없고, 레이디답지 않게 춤도 추지 못하고 그림도 그리지 못하는 그녀의 역할은 어쩐지 시선을 사로잡는다. 글을 읽지 못하는 수전을 보고 짓는 묘한 표정과 항상 벗지 않는 장식된 장갑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어떤 처지의 레이디가 평생 처음 본 하녀에게 마음을 뺏기게 될까? 가장 많은 심경의 변화를 겪는 역이면서도 매력적인 주인공이다.

사라 워터스(Sarah Waters)라는 작가는 핑거스미스 이외에도 'Tipping The Velvet'같은 소설이 유명하다고 한다. 이 드라마의 배경이 빅토리아 시대라는 건 중요한 부분인데, 시대적인 상황은 중간에 두 여주인공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절실한 상황에 처하게 만든다. 그녀들은 세상 물정에도 익숙치 않지만 남편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드라마 속 여성들, 모드와 수전을 제외한 또다른 여성들도 현실을 헤쳐나올 수 없다. 한편으론 그녀들의 어머니들은 그녀들이 그들을 괴롭히는 적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그 비밀이 이 드라마의 재미이며 결말을 궁금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Finger나 교수대, 그리고 은밀한 다른 장치들이 상징하는 세심한 부분들도 흥미롭다.


이미지 출처 :
http://www.bbc.co.uk/drama/fingersmith/



Jane Eyre - 샬롯 브론테의 시선으로 19세기를 바라보다

DRAMA 2008. 3. 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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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문학이라는 별칭을 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세세한 카테고리 하나까지도 적합한 이름으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게 최근 추세라 하지만
'여성'이 주인공인 까닭으로 인간이 발명한 수많은 것들 중 '페미니즘'이란 영역으로 제한되고 분류되는 건 분명 억울한 일이다. 인간은 폐미니즘이라는 단어 하나 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유명 문학작품, '제인에어(Jane Eyre)'를 해석할 수 있는 시선이 단 하나의 단어 뿐이라는 건 공평치 않다. 난 커튼 뒤에 숨어 사촌들의 눈을 피해 책을 읽는 제인을 묘사하는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다.

세상에는 많은 관점과 시선이 존재한다. 각자에 처지에 알맞게 자신의 입장에서 사물과 사건을 관찰하고 그것들을 받아들인다. 인종차별주의자의 눈에 한국인이 아름답게 보일 리 없는 것처럼 모든 걸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여성의 시선이 독특한 것으로, 즐길 만한 것으로 느껴질 리는 없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직업을 가진 사람들, 농부, 작가, 광부, 운전사, 세일즈맨, 개발자, 교사, 스튜어디스 등. 그들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그들의 시선이 소중하듯 여성의 시선 역시 그 '시선'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아름다움은 제한하지 않고 그대로 읽어야 한다.

샬롯 브론테(Charlotte Brontë)의 명작 '제인 에어'는 영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서 드라마나 영화로 자주 만들어졌다. 열번 이상 제작된 이 고전 속 제인은 자신의 인생, 고난, 그리고 사랑을 헤쳐나가는 다부진 주인공이다. 고아로 태어나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기숙사에서 살다 가정교사가 되는 제인의 삶은 현대인의 눈으로 보아도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다. 뻔히 아는 이야기인 사극을 수없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내듯 결말을 훤히 아는 제인에어를 드라마로 재탄생시키는 이유가 있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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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제인은 그렇게 미인도 아니고 특별히 눈에 띄는 배경이나 성격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솔직함과 고집스러움, 분명한 가치관과 성실한 성격을 갖춘 여성이고 자신의 인생을 꿋꿋이 개척할 수 있는 축복받은 능력을 갖고 있다.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스스로의 관점에서 앞을 향해 나아간다는 건 다른 사람들과 나를 구분짓게 만드는 특징이고 매력이다. 이 뻔하고 진부한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은 제인이 가진 매력을 발견하고 웃음짓는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녀의 인생이 행복해지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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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제인을 한눈에 알아본 로체스터 역시 만만치 않은 이력을 가진 남자다. 어쩔 수 없이 치른 정략결혼은 꽤 오랫동안 그의 발목을 묶고 있고, 그의 숨겨진 비밀은 겉으로 드러난 재산이나 아름다움 보다 더 훌륭한 가치를 지난 제인을 알아보았어도 떳떳하게 청혼할 수 없는 처지로 만들어 버린다.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싶어하는 그의 작은 소원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헛된 희망일 뿐이고 로체스터는 그저 책임을 다할 뿐이다. 그런 로체스터의 따뜻함과 재미난 성격을 제대로 알아봐준 것은 제인 에어가 가진 특별한 능력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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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제작된 제인 에어와는 달리 BBC에서 제작한 제인에어는 화면이 많이 어둡다. 소설이 쓰여진 시대상을 적절히 반영하듯 두껍고 무겁게 제인을 감싸는 단순한 라인의 드레스라던지 질퍽한 땅이나 탁한 물이 흐르고 있는 황페한 평야, 그리고 언덕들과 우울한 날씨가 제법 소설과 비슷하게 묘사되고 있다. 입학한 사람은 모두 죽어버릴 것같은 여학생 기숙사라던지 황야에 세워진 목사관같은 것들은 브론테 자매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소재라고 한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들이 그렇듯 샬롯 브론테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샬롯 브론테는 1816년 영국 요크셔에서 태어나 1855년 사망했다. 잘 알려진대로 에밀리 브론테와 자매 지간이고 목사관에서  태어나 여생을 보냈다. 재주가 많고 아름다웠던 샬롯에게, 인생은 제인이 살았던 로우드 자선학교와 비슷했고 또 에밀리가 묘사한 '폭풍의 언덕' 속 황야와 비슷했다. 그 음침하고 쌀쌀한 풍경 속에서 제인에어의 희망을 생각해 냈음은 샬롯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그녀는 스스로의 우울함을 제인을 통해 이겨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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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사는데는 여러 시선이 있다. 문화가 발전하던 19세기엔 특별히 더 많은 시선이 발전했을 것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제인 에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그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몹시 소중하게 느껴진다. 거친 황야에서 태어나 자선학교를 빙자한 아동학대 기숙사를 다니고 가정교사일을 하면서 자신을 건사하던 한 여성의 삶이란 건 흔하지 않은 풍경이니 말이다. 드라마를 통해 엿보는 그 시대 속의 한 인물들.

제인은 자신의 개성과 존재 자체를 구박하던 리드부인의 집을 이겨냈고, 인간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로우드 학교에서도 살아남았다. 마지막으로 손필드 저택에선 로체스터가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낸 존재가 되었다. 샬롯이나 에밀리에게 한곳에 머물 것을 요구했던 당시 여성에 대한 가치관, 어떤 호의나 호사스런 행복은 없던, 희망없는 현실을 생각하면 꽤 도전적이면서 긍정적인 묘사가 아닐 수 없다. BBC의 드라마 제인에어는 이런 어두웠지만 긍정적이면서 밝은 느낌을 꽤 잘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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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제인 에어 역은 Ruth Wilson라는 배우가, 거친 얼굴에 숨겨진 따뜻한 정열을 묘사하는 로체스터 백작은 Toby Stephens이라는 배우가 맡고 있다. TV 드라마답게 그렇게까지 화려한 볼거리나 시각적인 재미를 권할 수 없지만, 다소 우울한 19세기 영국 지방의 풍경을 실제인 듯 볼 수 있다. 소설 속에서 모든 건물을 태워버릴 만한 불이 난다는 걸 믿을 수 없었는데 어두운 만큼 커다란 양초를 썼던 19세기 영국 시대상을 TV로 지켜보고 나면 어떻게 그리 큰 불이 날 수 있었는지 납득이 간다.


이미지 출처 :
http://tvandfilmguy.blogspot.com/2007_01_01_archive.html
http://www.bbc.co.uk/drama/janeeyre/
http://www.bbc.co.uk/bbcfour/cinema/features/wide-sargasso.shtml




Torchwood - 닥터후가 다룰 수 없었던 좀 더 복잡한 이야기들

DRAMA 2008. 2. 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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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새로 시작한 닥터후를 시청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남자. 그렇지만 닥터후를 시청했더라도 도저히 완벽한 정체를 파악할 수 없었던 푸른 눈의 그 남자, 캡틴 잭 하크니스(Captain Jack Harkness). 다소 장난스럽게 닥터후의 여주인공 로즈 테일러를 감싸줬고, 바람둥이처럼 웃음짓던 그 잭을 위해 만들어진 드라마가 Torchwood이다.

약간은 나이든 얼굴로 변했지만 닥터후 1시즌 에피소드, Empty Child에 첫등장할 때 보다 진지해진 모습이다. 여전히 세계대전 참전시 입었던 롱코트를 입은 잭은, 닥터후와는 다른 성격의 SF 드라마에서 다시 태어났다.
SF 드라마 닥터후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은 그것 만은 아니다. 일단 고정멤버가 단 두명이었던 닥터후에 비해 Torchwood의 고정 멤버는 5명 이상이 되었고, 여행과 모험을 즐기는 개구장이 닥터후와는 다르게 토치우드의 주인공들은 외계인들 뒷처리를 맡아야 하는 고단한 업무 담당이다.

외계인을 만나고 다니는 이야기의 밝은 면을 닥터후가 모두 차지하고 있다면(물론 끔찍하게 힘들고 박력있는 이야기도 많이 펼치지만), 떠나간 로즈 테일러와 닥터를 기다리는 느낌의 잭 하크니스의 토치우드는 외계의 모든 어두운 면을 감당하고 있는 것도 같다. 이 많은 사연들을 다 알자면 닥터후 1,2 시즌을 모두 시청하는 것이 좋겠지만, 뭐 그럭저럭 닥터후 없이도 신비로운 이야기를 시청하는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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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우드의 고정멤버들 중 몇몇 역시 닥터후에서 보았던 낯익은 얼굴들이다. 영국판 '퀴어 애즈 포크'의 작가로 더 잘 알려진 Russell T. Davies의 눈에 들어 터치우드에서 다시 촬영하게 된 배우들이 몇 있다. 여주인공 Gwen Cooper 역으로 활약 중인 Eve Myles는 닥터후 1시즌 4편에 출연했던 배우이고, Toshiko Sato역을 맡은 Naoko Mori 역시 '런던의 외계인들' 에피소드에서 닥터 역할을 맡았었다. 배경에서부터 출연진까지 토치우드에서 닥터후의 향기를 지우기란 완전히 불가능하다.

토치우드의 탄생은 닥터후의 과거 여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닥터후 2시즌은 하나의 키워드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데 Torchwood가 바로 그것이다. 닥터후의 존재가 빅토리아 여왕으로 하여금 토치우드 연구소를 설립하게 만든다. 바로 외계의 모든 침략과 공격으로부터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 토치우드는 사이버맨의 공격으로 인해 한번 망가지게 된다. 그런 이유로 토치우드의 존재 이유는 앞으로 다가올 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 된다. 슬리딘들의 공격이 있었던 웨일즈의 '카디프 만'에 세워진 토치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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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에서 사용된 모든 에피소드는 토치우드에서도 다시 재가공되는데 훨씬 더 그 양상이 끔찍하거나 암울하거나 인간적일 때가 많다. 인간세상을 정복하기 위해 단체로 걸음을 옮기던 깡통맨, 사이버맨들은 피를 흘리며 사람들을 직접 죽이기도 하고 외계인들이 지구인들을 처치하는 모습은 훨씬 더 잔인하고 끔찍하다.

닥터후에서는 꺼내지 못한 비밀스런 영국의 존재들 '요정'에 대한 에피소드를 보여주기도 한다(신비로운 존재나 유령에 대한 전설은 전세계적으로 영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을 것이다). 잘 생긴 얼굴로 항상 웃음짓던 친절한 잭 하크니스는 좀 더 단호하고 직설적인 모습으로 그 존재들을 처치해야 한다. 이런 모습은 드라마를 박력있고 긴박하게 몰아가면서도 인간적으로는 많이 우울하기도 한 풍경이다.

닥터후에서는 다정한 모습을 보였고 달렉들과 싸울 때도 용감했던 잭 하크니스는 지구에 남아서 외계인들을 말 그대로 처치하는 수준의 전투를 치르고 있다. 시간에 대해서 관대하고 외계인에 대해서는 범우주적이었던 닥터와 로즈 테일러. 그 두 사람과 터치우드에서의 잭과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지구인들이 외계인들을 대함에 있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은 늙지않는, 영원을 살고 있는 잭의 외로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시간여행자 닥터후의 고독이 제법 큰 스케일로 소화되고 있는 반면 지구에서 활약하는 잭은 어쩐지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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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기에 토치우드는 다시 준비하기 시작하는 걸까? 그리고 다음 시즌에서 이어질 터치우드의 공포는 무엇일까? 닥터후를 본 사람이라면 조금쯤 예상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직접 시청해본다면 제법 끔찍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터치우드는 닥터후가 다루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친절하게 풀어나가지 않는다.

외계인에 대한 관점이 지구인스럽게 '비우호적'이라면 '성인 취향'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관대한 것이 또 잭 하크니스이다. 드라마 곳곳에서 성별과 연령을 따지지 않는 연애상황을 보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최소한 한 장면 이상은 이어지는 키스신과 잔인한 장면. 또 잭의 드라마 속 취향 문제는 아주 유명한 장면이니 언급을 회피하는게 좋을 것 같다).

또 드라마 초반에 여주인공으로 합류하는 이브 마일즈가 닥터후의 로즈 테일러처럼 적응력이 뛰어나거나 민첩하게 행동하는 캐릭터가 아니란 점도 말해두어야할 지도 모른다. 만사가 시원시원한 잭과는 달리 초반의 이브 마일즈는 참 답답한 인간 캐릭터의 전형이다. 액션, 모험, 환상 그리고 재미있는 볼거리. 그것이 약간은 엽기적인 드라마, 토치우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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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시즌 3에 잭 하크니스는 다시 출연하게 됩니다. 저 오른쪽에 보이는 얼굴은 Life on Mars의 주인공 존심. 나이먹지 않는, 이 세 사람을 한 드라마 에피소드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군요.


이미지 출처 :
http://www.bbc.co.uk/torchwood/
http://www.bbcamerica.com/content/262/index.jsp

Life on Mars - 동등한 무게의 꿈과 현실...

DRAMA 2008. 1. 27. 01:04


데이빗 보위의 약간은 몽환적인 히트곡, 그것도 1973년경 유행했다는 히트곡, 'Life on Mars'가 이 드라마의 제목이자 메인 배경음악이다. 난해하다 싶을 정도로 쉽게 맥락이 파악되지 않는 가사처럼 드라마의 광고 카피도 선뜻 파악이 되지 않는다. '내가 지금 혼수 상태인가 미친 것인가 아니면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것인가?'(My name is Sam Tyler. I had an accident and I woke up in 1973. Am I mad, in a coma, or back in time?)

시간여행을 온 것이라기엔 지나치게 자신의 상황과 관련이 된 70년대의 사건들. 미쳤다고 하기엔 똑똑하고 이성적인 주인공. 혼수상태라고 단정짓기엔 현실과 거의 차이가 없는 상황들. Life on Mars는 드라마의 초반을 그 상태로 끌고 간다. 미친 것인지 혼수 상태인지 분명히 알 수 없는 주인공은 70년대의 경찰서 직원들과 사건을 해결하러 뛰어다닐 뿐이다. 단지 조금 미쳐가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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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를 검거하러 달려가는 주인공. 심증은 확실하지만 물증이 없는 용의자, Colin Raimes의 집주변 풍경은 주인공 Sam Tyler의 미래와 무관하지 않다. 샘 타일러는 같은 풍경이 30여년의 세월을 두고 반복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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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마야와 함께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이던 샘 타일러는 범인에 대한 심증으로 범인을 미행하던 마야가 납치되자 슬픔을 이기지 못한다. Life on Mars라는 노래를 듣던 샘은 갑작스런 교통사고에 정신을 잃고 마는데 깨어나보니 모든게 변해 있었다.

최신 차량을 타고 나타난 깔끔한 양복과 단정한 차림새의 주인공. 맨체스터 지방의 경감인 샘 타일러의 첫등장과 비교되리 만큼 오래된 70년대의 풍경이 완벽하게 재현되어 있다. 아무리 역사가 살아숨쉬는 영국이라 할 지라도 그때의 느낌을 살린다는 것은 힘든 일이 틀림없을텐데 주인공이 돌아다니는 도시는 아무리 봐도 70년대의 풍경인듯 보인다. 주인공 이외의 조연들 역시 70년대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 자연스럽다.

지문검사, 시체 검시, 현장증거, 미란다원칙, 변호사 동석, 심리전문가, 그리고 CCTV와 같은 범죄자의 인도주의적 입장을 강조하는 주인공은 당황스러운 70년대 풍경에 자주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물론 주인공의 70년대 동료 형사들은 용의자 체포시 미란다 원칙을 읽어주는 주인공을 미친 사람 취급을 하곤 한다. 이 갈등은 주인공과 주인공의 연인, 마야의 갈등이 연장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심증 만 있으면 아무나 끌고 오고 용의자가 아닌 목격자에게도 막말과 무력을 행사하는 무지막지한 70년대의 형사. 그 경찰 문화에 반발하지만 증거주의 때문에 체포하지 못한 용의자 덕분에 마야를 잃은 주인공은 내심 그 파워를 바라고 있던 게 아닐까. 과연 그가 보고 있는 이 '형사들'은 현실일까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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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70년대에 찍은 드라마나 영화처럼 완벽해 보이는 주인공들과 주변인물들. 자주 보던 70년대의 경찰서처럼 여순경을 하녀 취급하고 여성에겐 성희롱을 저지르며 아무 용의자들에게 욕과 폭력을 퍼붓고 증거를 훼손하는 형사들. 당황스러운 과거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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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샘타일러의 상관인 Gene Hunt. 이 모든 경찰 폭력과 혼란스러움의 상징인 진 헌트는 원칙을 지키고 싶어하는 샘 타일러를 제법 잘 다독이는 편이다. 물론 가끔 폭력도 사용해주는 센스. 모든 면에서 샘과 대조적이지만 사건을 해결할 땐 잘 어울린다.



70년대 배경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탓에 70년대 히트 음악들이 대거 등장하고 자연스럽게 드라마의 미스터리와 어울리고 있는데 물론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된 음악은 David Bowie의 'Life On Mars?'이다. 시대와 상관없이 그냥 들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음악이지만, 데이빗 보위의 외모는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과연 노래 가사와 드라마의 미스터리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과 상관없이도 오래된 영국 풍경이 흥미롭지만, 약간은 지루한 기분도 든다는 건 이 드라마의 단점이다.
 
깔끔한 외모의 주인공 존심은 이 드라마로 영국 스타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연기력도 받쳐주지만 현대의 외모와 70년대의 외모가 모두 어울리는 주인공의 변신도 재미있다. BBC 방송국의 흑백 TV와 낡은 것이 어울리는 영국, 그 풍경이 독특한 드라마다.


출처 :
http://www.bbc.co.uk/lifeonmars/
(에피소드별 짧은 클립과 배우 소개, 에피소드별 배경음악들을 설명하고 있다)
http://www.bbcamerica.com/content/294/index.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