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rchwood - 닥터후가 다룰 수 없었던 좀 더 복잡한 이야기들

DRAMA 2008. 2. 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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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새로 시작한 닥터후를 시청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남자. 그렇지만 닥터후를 시청했더라도 도저히 완벽한 정체를 파악할 수 없었던 푸른 눈의 그 남자, 캡틴 잭 하크니스(Captain Jack Harkness). 다소 장난스럽게 닥터후의 여주인공 로즈 테일러를 감싸줬고, 바람둥이처럼 웃음짓던 그 잭을 위해 만들어진 드라마가 Torchwood이다.

약간은 나이든 얼굴로 변했지만 닥터후 1시즌 에피소드, Empty Child에 첫등장할 때 보다 진지해진 모습이다. 여전히 세계대전 참전시 입었던 롱코트를 입은 잭은, 닥터후와는 다른 성격의 SF 드라마에서 다시 태어났다.
SF 드라마 닥터후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은 그것 만은 아니다. 일단 고정멤버가 단 두명이었던 닥터후에 비해 Torchwood의 고정 멤버는 5명 이상이 되었고, 여행과 모험을 즐기는 개구장이 닥터후와는 다르게 토치우드의 주인공들은 외계인들 뒷처리를 맡아야 하는 고단한 업무 담당이다.

외계인을 만나고 다니는 이야기의 밝은 면을 닥터후가 모두 차지하고 있다면(물론 끔찍하게 힘들고 박력있는 이야기도 많이 펼치지만), 떠나간 로즈 테일러와 닥터를 기다리는 느낌의 잭 하크니스의 토치우드는 외계의 모든 어두운 면을 감당하고 있는 것도 같다. 이 많은 사연들을 다 알자면 닥터후 1,2 시즌을 모두 시청하는 것이 좋겠지만, 뭐 그럭저럭 닥터후 없이도 신비로운 이야기를 시청하는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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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우드의 고정멤버들 중 몇몇 역시 닥터후에서 보았던 낯익은 얼굴들이다. 영국판 '퀴어 애즈 포크'의 작가로 더 잘 알려진 Russell T. Davies의 눈에 들어 터치우드에서 다시 촬영하게 된 배우들이 몇 있다. 여주인공 Gwen Cooper 역으로 활약 중인 Eve Myles는 닥터후 1시즌 4편에 출연했던 배우이고, Toshiko Sato역을 맡은 Naoko Mori 역시 '런던의 외계인들' 에피소드에서 닥터 역할을 맡았었다. 배경에서부터 출연진까지 토치우드에서 닥터후의 향기를 지우기란 완전히 불가능하다.

토치우드의 탄생은 닥터후의 과거 여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닥터후 2시즌은 하나의 키워드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데 Torchwood가 바로 그것이다. 닥터후의 존재가 빅토리아 여왕으로 하여금 토치우드 연구소를 설립하게 만든다. 바로 외계의 모든 침략과 공격으로부터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 토치우드는 사이버맨의 공격으로 인해 한번 망가지게 된다. 그런 이유로 토치우드의 존재 이유는 앞으로 다가올 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 된다. 슬리딘들의 공격이 있었던 웨일즈의 '카디프 만'에 세워진 토치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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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에서 사용된 모든 에피소드는 토치우드에서도 다시 재가공되는데 훨씬 더 그 양상이 끔찍하거나 암울하거나 인간적일 때가 많다. 인간세상을 정복하기 위해 단체로 걸음을 옮기던 깡통맨, 사이버맨들은 피를 흘리며 사람들을 직접 죽이기도 하고 외계인들이 지구인들을 처치하는 모습은 훨씬 더 잔인하고 끔찍하다.

닥터후에서는 꺼내지 못한 비밀스런 영국의 존재들 '요정'에 대한 에피소드를 보여주기도 한다(신비로운 존재나 유령에 대한 전설은 전세계적으로 영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을 것이다). 잘 생긴 얼굴로 항상 웃음짓던 친절한 잭 하크니스는 좀 더 단호하고 직설적인 모습으로 그 존재들을 처치해야 한다. 이런 모습은 드라마를 박력있고 긴박하게 몰아가면서도 인간적으로는 많이 우울하기도 한 풍경이다.

닥터후에서는 다정한 모습을 보였고 달렉들과 싸울 때도 용감했던 잭 하크니스는 지구에 남아서 외계인들을 말 그대로 처치하는 수준의 전투를 치르고 있다. 시간에 대해서 관대하고 외계인에 대해서는 범우주적이었던 닥터와 로즈 테일러. 그 두 사람과 터치우드에서의 잭과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지구인들이 외계인들을 대함에 있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은 늙지않는, 영원을 살고 있는 잭의 외로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시간여행자 닥터후의 고독이 제법 큰 스케일로 소화되고 있는 반면 지구에서 활약하는 잭은 어쩐지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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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기에 토치우드는 다시 준비하기 시작하는 걸까? 그리고 다음 시즌에서 이어질 터치우드의 공포는 무엇일까? 닥터후를 본 사람이라면 조금쯤 예상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직접 시청해본다면 제법 끔찍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터치우드는 닥터후가 다루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친절하게 풀어나가지 않는다.

외계인에 대한 관점이 지구인스럽게 '비우호적'이라면 '성인 취향'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관대한 것이 또 잭 하크니스이다. 드라마 곳곳에서 성별과 연령을 따지지 않는 연애상황을 보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최소한 한 장면 이상은 이어지는 키스신과 잔인한 장면. 또 잭의 드라마 속 취향 문제는 아주 유명한 장면이니 언급을 회피하는게 좋을 것 같다).

또 드라마 초반에 여주인공으로 합류하는 이브 마일즈가 닥터후의 로즈 테일러처럼 적응력이 뛰어나거나 민첩하게 행동하는 캐릭터가 아니란 점도 말해두어야할 지도 모른다. 만사가 시원시원한 잭과는 달리 초반의 이브 마일즈는 참 답답한 인간 캐릭터의 전형이다. 액션, 모험, 환상 그리고 재미있는 볼거리. 그것이 약간은 엽기적인 드라마, 토치우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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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시즌 3에 잭 하크니스는 다시 출연하게 됩니다. 저 오른쪽에 보이는 얼굴은 Life on Mars의 주인공 존심. 나이먹지 않는, 이 세 사람을 한 드라마 에피소드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군요.


이미지 출처 :
http://www.bbc.co.uk/torchwood/
http://www.bbcamerica.com/content/262/index.jsp

Doctor Who - 1963년부터 2008년까지 닥터후

DRAMA 2008. 1. 22. 06:46


영국 BBC방송국에서 1963년에 첫방송을 시작한 닥터라는 SF 드라마는 26시즌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고 1989년 방영이 종료되었다. 다시 2005년 제작되기 시작해서 지금 2007년 12월 25일 4시즌 첫 에피소드가 방영되기 시작했다(2008년 3월 본방송 시작). 단언하건대 이 시리즈를 제대로 파악하자면 닥터와 제법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리고 모든 닥터의 기록을 보고 싶어도 BBC 방송국에 보관된 필름 중 많은 부분이 유실되었기 때문에 전부 볼 수가 없다.


TARDIS라는 작은 물체를 타고 다니며 시간, 공간, 그리고 우주 어느 곳이든 제약 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Doctor.
각종 역사적인 사건에 아무렇지 않게 뛰어드는 사연많은 외계인. 그 상상초월하는 역할을 위해 지금까지 10명의 닥터가 활약해왔으며 1대, 2대, 3대 닥터는 이미 사망했다. SF 드라마의 스케일과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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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활약한 열 명의 닥터를 모두 모아놓았다(출처 : 위키피디아). 지금 사망하신 분이 3명. 이전 닥터들도 외모가 급격히 변해서 알아보기 힘든 상태이다.


닥터후 시청할 때 원칙적으로 타디스(TARDIS)에 대한 설정이나 기타 우주관 등이 독특해서 알아둘 점이 많다고들 한다. 이전 시즌에서 설정된 내용이라 친절히 설명해주지 않는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제법 긴 제목의 소설과 영화를 기억하시는 분이라면 이 닥터후의 원작자를 알 것이다. 그리고 그가 설정한 지구라는 행성의 미개함을 기억할 지 모르겠다(그 소설에 아주 잠시 닥터후가 등장한다고 한다).

닥터는 2개의 심잠을 가지고 12개의 목숨을 가진 시간로드이다. 그리고 나이는 900살. 젊은 얼굴로 닥터를 맡은 데이비드 터넌트는 그래서 오랫동안 살아온 슬픈 외계인의 눈물을 표현해야 했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행성은 이미 우주 상에 없다. 닥터는 지구에 여행을 자주 오며 우주와 지구를 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닥터가 타고 다니는 타디스는 생명을 가진 생명체로 우주에 단 하나 뿐이다. 1950년대 경찰 부스처럼 위장하고 서 있지만 가벼운 외모와는 달리 다른 어느 누구도 쳐들어올 수가 없다. 이 타디스 덕분에 어느 공간이나 시대에 가든 아무 어려움없이 의사소통할 수가 있다. 즉 통역기의 역할도 담당한다.

인간에게는 소중한 지구도 외계인들에게는 흔하디 흔한 행성 중 하나이기 때문에 태양이 팽창해서 태양계가 붕괴될 때 지구도 아무 미련없이 사라지게 된다. 무한한 우주에 비하면 인간이란 얼마나 하찮고 미미한지. 닥터는 그렇지만 지구인을 어머니로 둔 까닭에 지구를 아낀다는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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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버전 닥터후는 물론 이런 설정들을 몰라도 접근가능하다. 어느날  Rose Tayler 앞에 나타나 앞뒤가 안맞는 말과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떠들면서 Rose를 구해준 닥터. Rose는 갑자기 폭발해버리는 자신의 직장과 자신을 죽이려드는, 살아움직이는 마네킹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이 상황을 해결하려고 나타난 박사 역시 심란한 사람이다.


외계와 과거 또는 미래의 상황으로 꾸며진 초반의 볼거리 그리고 긴박한 모험과 문제해결이 이어지는 극의 구조가 시청자를 제법 오래 잡아끈다. 이번엔 어떤 외계인이 등장할 것인가 상상해보는 것도 엄청난 재미이다. 닥터와 함께 시간여행을 하기로 맘먹은 Rose는 찰스 디킨스와 직접 만나 보기도 하고 적응하기 힘든 외계인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먼 미래, 이미 태양에게 흡수되었어야 하지만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남겨졌던 지구가 파괴되고 그 광경을 지켜보기 위해 모인 전 우주의 대표들. 마지막 인류랍시고 남은 존재는 정말 인간인지 조차 의심스러운 존재이고 외계인들의 모습에 Rose는 영 익숙해지지 않는다. 정말이지 Run away하고 싶을 뿐(이 외계인들은 다른 에피소드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지구의 유물이란 핑계로 드라마는 Soft Cell의 Tainted Love란 노래를 들려준다.


 

일촉즉발의 위기. 닥터의 맘에 들만큼 놀라운 순발력으로 모험과 위기에 잘 적응하는 Rose이지만. 아무 능력 없는 Rose가 위기에 처할 때 마다 닥터는 최선을 다해 Rose를 구해낸다. 여행의 동반자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춘 Rose와 닥터와의 관계로 재미있을 듯 하다. 항상 인류를 구하고 다니는 닥터지만 역사적으로 닥터가 지나간 자리엔 죽음 뿐이라는 극중 인물의 해석도 재미있는 부분.


영국 드라마답게 에피소드 1의 시작은 영국 시내인데. 2층 버스와 고풍스런 번화가가 즐비한 영국 풍경도 괜찮은 볼거리이다. 미국드라마와는 다르게 Doctor의 발음이 '독터'로 들리는 점도 처음엔 익숙해지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Sci-fi 채널에서 고정으로 방송한 것으로 아는데 국내에서는 Fox 채널에서 방영해주고 있다. 4시즌은 2007년 크리스마스에 시작을 알렸고 한국인들도 잘 아는 팝스타 카일리 미노그가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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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종말을 바라보는 닥터후와 로즈, 그리고 특이한 외모의 나무 외계인 자이브. 지구의 종말은 행성의 수명이 정해졌으니 당연한 수순이고, 외계인에겐 특별한 감정을 가질 일이 아니지만 Rose의 감정은 미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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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제작된 뉴 닥터후 4시즌에 출연 중인 카일리 미노그.
그리고 1시즌과는 바뀐 닥터의 얼굴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Doctor_Who_theme_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