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영화 vs IMDB vs TV.com

OTHERs 2008. 7. 3. 00:18


초반에 미리 적어두자면,

제목은 그럴싸하게 세 사이트를 비교하는 것처럼 썼지만 정확히 내 의도는 세 사이트의 장단점을 비교하자는데 있지는 않다. 세 사이트는 엄밀히 비교의 대상이라고 하기엔 많은 차이가 있다.

사이트 자체의 우월 문제가 아니라 한국에서는 그 어떤 데이터베이스도 영화와 TV 드라마에 관한 정보를 완벽하게 가지고 있지 못하다. 미국의 경우도 오래된 영화나 드라마 정보는 소량입력되어 있다는 점은 마찬가지지만 일단 등록은 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다. 근본적으로 전반적으로 국내 영화, TV 관련 웹사이트는 정보 입력 자체가 그리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는 느낌이다. 오래전부터 차곡차곡 쌓아진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최근 급조된 내용이 더 많다는 것이다. 과거 TV 드라마에 관한 포스트를 자주 작성하고 싶은 나에게 그 부분은 상당히 아쉬운 점 중 하나이다.

세 사이트의 공통점은, 내가 드라마 영화, 배우 관련 정보를 검색할 때, 또는 자료를 찾을 때 가장 먼저 이용하는 사이트란  점이다. 대부분의 영화와 드라마는 아무리 정보가 적어도 이 곳에서 거의 다 찾을 수 있다.

검색에 관해서는 아마추어인지 몰라도 자료 이용에 있어서는 이 정도면 '능숙한 레벨'이 아닐까 싶은데 장단점 보다는 다음 영화에서 얻고 싶은 정보에 대해 적고 싶다.


▶ IMDB에선 영화에 관한 거의 모든 걸 찾을 수 있다

IMDB는 Internet Movie Database라는 사이트의 약자로 많은 영화, TV Show 관련 정보를 모두 수집하고 있는 곳이다. 세계 영화의 DB를 꿈꾸는 듯한 이 사이트에서는 한국 영화에 관한 기록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정확히 알 수 없을 영화 중 하나인 '아리랑(영문표기 Arirang, IMDB에 의하면 같은 제목으로 4번 제작되었다)'에 관한 감독, 출연진 정보가 기재되어 있기도 하다. 꽤 많은 한국 영화가 등록되어 있다. '안녕, 프란체스카(MBC, 2005)'같은 한국 드라마의 정보도 입력되어 있는데 한 에피소드 출연자인 다니엘 헤니가 메인에 등록되어 있고, 다른 영화, 드라마 경우엔 오입력된 정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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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에 제작된 나운규의 아리랑에 관한 정보가 등록되어 있다. 나운규에 대한 제법 자세한 정보가 놀랍기도 하지만 한국어를 그대로 '음독'으로 표기한 몇몇 내용은 거슬리기도 한다.
물론 IMDB의 모든 정보가 정확하다거나 전부 다 입력되어 있다거나 한 건 아니다.

IMDB의 이런 잡다한 장점은 이것 말고도 또 있다. 유료결제 옵션인 프리미엄 정보엔 최근 영화, 드라마에 관한 제법 괜찮은 정보를 보여준다고 하고 DB의 전문적인 성격을 살려 꼭 필요한 이미지 이외의 장식은 최대한 피하고 있다. DB 자체로 장점이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웹진 형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유저들이 직접 작성한 유사 영화 정보, 동명의 출연자 검색(예를 들어 앤블린 역을 맡은 배우 리스트같은 것), 비교적 인기순으로 관리되는 시청자들의 리뷰같은 것들은 굳이 광고가 필요없는 장점이다. 커다란 데이터베이스 하나로도 장점이 충분한 사이트.

 
 ▶ TV에 관한 모든 것. TV.com

IMDB의 도메인은 그래도 약자이고 언뜻 보아서는 그 뜻을 짐작할 수 없지만 http://www.tv.com의 도메인은 대놓고 우리 웹사이트가 TV 분야의 최고라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말하자면 TV에 방영되는 TV 전용 제작물의 모든 정보를 알려주는 사이트다. 영화 관련 내용은 아무리 찾아도 검색이 되지 않는다.

 한국에도 http://www.tv.co.kr 이란 사이트가 있지만 영화, 애니, TV 부분으로 나눠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TV.com의 운영방식과는 많이 다르다. 미국엔 또 유사한 사이트로 오랜 전통의 http://www.tvguide.com 이란 사이트도 있다. 연예가 정보를 포함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던 잡지답게 DB보다는 잡지 성격의 웹사이트를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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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가는 사이트 중 하나기도 하다. 미국 드라마 관련 정보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메인 화면에 올라온 이미지 중 하나는 Battlestart Galactica의 주연 중 한 사람인 Grace Park의 이미지로 그 드라마의 TV판 Movie가 제작될 거란 소식이다. IMDB보다 TV에 관한 정보는 가장 빠른 곳 중 하나이다. 

TV.com의 가장 큰 장점은 특화된 전문 정보이다. 트레일러나 스닉피를 비롯한 관련 동영상과 출연정보, 방영 시간표, 에피소드 가이드와 제작 정보 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TV쇼의 웹사이트에 인터넷 시청 링크가 있으면 TV.com을 통해 접근가능하기도 하다(물론 유료 결제). 미국 드라마는 시청율에 따라 제작이 결정되고 시즌이 리뉴되느냐 되지 않느냐가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TV.com의 정보는 꽤 소중하다. 이런 정보는 정보 모으기의 대마왕인 IMDB에서도 볼 수 없는 정보들이다. 물론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정보는 시청자들이 전하는 에피소드별 '명언록'이나 '배경음악, OST' 목록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웬만한 주요 드라마의 배경음악은 TV.com을 통해 제목과 가수를 알 수 있다. 영화에 관해서도 이만한 서비스는 드물다고 알고 있다.


▶ DAUM 무비는 어떤 장점을 취하고 있나?

IMDB는 아예 이름을 데이터베이스로 삼았기 때문에 정보 수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멀티미디어와 사소한 정보 제공에는 약하다. TV.com은 TV 관련 정보로 정보를 특화했고 관련 배우의 출연작과 멀티미디어 제공에 탁월하지만 '영화' 쪽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약하다. 두 사이트는 모두 공통적으로 리뷰를 비롯한 배우의 경력 등 잡다한 정보(Trivia)를 사용자가 직접 올릴 수 있게 하고 있다. TV.com같은 경우는 방문자가 올리는 정보가 제법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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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제시커 파커의 뒤를 이은 뉴요커 역의 배우가 될 것으로 보이는 'Gossip Girl'의 블레이크 리블리가 다음 '영화' 메인에 떴다. 세리나 역의 리블리는 주목받는 배우인 것은 사실이지만 TV 스타들의 영화계 행보가 그리 원만치 만은 않았다.할리우드 뉴스와 개봉관 순위, 리뷰가 다음 영화의 메인을 채웠다는 이야기

 
'다음 영화'는 포털사이트인 DAUM에서 유지하고 있는 '영화' 섹션의 일부이다. 내용 하나하나를 클릭해보면, IMDB 형태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이터베이스 모양새를 하고 있고 메인화면 편집은 TV.com처럼 네티즌 리뷰를 포함해 멀티미디어로 가득찬 모습이다. 동류 서비스의 장점을 최대한 취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TV와 영화 정보 모두를 수집 대상으로 하고 있고 사용자에게 많은 부분 리뷰와 평을 의존하고 있다. 최근 개봉 영화 정보/리뷰/TV 영화로 분류하고 있긴 하지만 주제 분야는 '대중에게 인기있는 것'으로 보아야할 것 같다. 원래 영화 DB를 지향하던 섹션이 아닐까 싶은데 글쎄, 과연 어떻게 운영될까.

대중을 상대하는 DB 경우 정확한 카테고리와 분류는 그렇게까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섹션을 살펴 보며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대왕 세종'을 비롯한 많은 TV 드라마들이 '영화'로 분류되어 있다는 점과는 대조적으로 '배우'들의 출연작엔 많은 TV Show들이 리스트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배우 '제임스 맥어보이(James McAvoy)'는 영국 TV 드라마 출연 경력도 있다. 'ShakespeaRe-Told'의 Joe Macbeth 역은 제법 인상적이었다. DB에 사실 일관성이 보이지 않다는 점은 적잖이 신경쓰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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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간 동안 제법 많은 멀티미디어와 정보를 입력했고 사용자 중심의 정보 구축을 활성화시킨 것은 상당한 장점이지만 'DAUM 영화'는 아직 자신 만의 색이 정해지지 않은 데이터 베이스라고 생각한다. 다른 서비스의 장점을 등용하지 않고, 지금이라도 '특화된' 자신 만의 색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하는 것 아닐까? 이미 국내에서도 유사한 영화 관련 DB는 이미 많다. 그런 정보는 과감히 제휴하거나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정보의 구축에 있어서 IMDB와 TV.com은 형태가 완성되어 내용 만 추가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라고 할 수 있다(물론 대변신을 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항목'이 추가되더라도 기존의 형태는 '보이거나/보이지 않거나' 정도 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다음 영화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는 데이터베이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영화, 드라마관련 정보를 검색하는 입장에서 다음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서비스는 개인적으로 '관련 영화인' 항목이다. '케빈 베이컨'의 법칙을 염두에 둔 듯 키가 같은 연예인, 연인, 가장 많이 함께 출연한 연예인 등을 분류해두었다. 대신 모 사이트의 유사 서비스가 생각나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론 국내 영화 정보 사이트에서 바라는 점은 '끈기'이다. 생뚱맞을 수도 있지만 '모든 영화' 정보를 입력할 수 없다면 한가지 항목 만이라도 제발 만족시켜주면 어떨까? '모든 영화의 포스터'를 갖춘 사이트는 우리 사이트 뿐이다 라던지 '모든 영화의 멀티미디어 혹은 OST'는 이곳에서 반드시 열람 가능하다 던지 그런 류의 비슷한 '자긍심'을 갖춘 사이트를 보고 싶다. '다음'은 어떤 서비스로 기억되고 싶은가?

 
동시 게재한 곳:
http://cafe.daum.net/search-changeup
다음 체인지업 파워리포트를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