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아이 - 인간과 인어 사이의 사랑은?

COMICS 2007. 10. 31. 00:22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만화가 중 가장 아름다운 작화 실력을 가진 사람이 누굴까?


마치 백설 공주의 계모가 말하는 거울에게 묻는 듯한 이 질문을, 누군가 내게 물어온다면, 단언코 시미즈 레이코(淸水玲子) 라고 대답할 것이다.

다른 만화가들의 실력이 그녀 보다 못하다는 편견이 아니라 워낙 첫인상이 강렬한 그림을 보았던 까닭에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만화가이기 때문이다.

천사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한 이미지 만을 표현하는 그 캐릭터들은 아름다울 뿐 만 아니라 깨끗한 이미지를 동시에 풍기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이런 분위기로 캐릭터를 표현했던 만화가는 초기의 '이미라'씨가 아닌가 한다.

국내에는 최근, '아름다운 작화와 캐릭터'로 순정만화를 그리는 분들이 예전 보다는 줄어든 추세인 듯 하다.


이런 화려한 그림체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시미즈 레이코의 초기 작품이
'달의 아이(Moon Child, 月の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달의 아이'는 1988년에 Lala란 잡지에 첫발표되었고 1992년에 13권 분량으로 연재를 종료하였다.


최근 연재 종료한 '월광천녀(輝夜?)', 또는 최근 부정기적으로 연재 중인 '비밀(秘密)' 등과는 다르게 매우 소녀스러운 감성과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사랑을 다루고 있다.

월광천녀의 잔인한 분위기나 비밀의 섬뜩한 설정과는 꽤 동떨어진 이야기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달의 아이의 모티브가 되는 이야기는 안데르센의 '인어공주'이니까.

인어공주는 잘 알다시피 '물에 빠진 왕자를 구해 주고 그 왕자를 잊지 못해 마녀에게 목소리를 주고 인간이 된 인어공주는 끝끝내 인간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물거품이 되고 만다' 라는 슬프고 아름다운 동화 이야기.

그 동화를 만화로 표현해 놓았고 주인공이 인어이니 아름다울 수 밖에 없지 않느냐 싶겠지만 딱히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다.

'달의 아이'의 인어들은 물 속에서 헤엄치는 것도 아니고 목소리나 머리칼을 주고 인간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인간 세상 속에서 살며 먼 우주로 유영을 떠나는 신비로운 존재들이고 수백년 마다 한번씩 지구에 알을 낳으러 돌아오는 것 뿐이다.. 고향을 향해 헤엄쳐오는 물고기처럼 먼 우주를 헤엄치고 와서 인어들끼리 짝을 짓고 사랑을 하고, 알을 낳은 뒤 죽는다.


새롭게 태어난 '시미즈 레이코의 인어'는 그렇게, 더욱 신비스러운 존재가 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그들은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이야기'를 몹시 증오하는데 그 까닭은 그 인어공주 이야기 속의 '세이렌'은 인어들을 배신하고 인간 왕자에게 인어들의 존재를 밀고한 존재였고

인간들은 인어가 가진 것과 가진 힘을 두려워한 까닭에 마녀사냥을 하며 인어들의 숫자를 줄여버렸다.

사랑에 실패한 인어, 세이렌은 알을 낳고 죽지만 영원히 미움을 받는 존재가 되었고..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이야기 보다 훨씬 슬픈,

그런 모티브의 인어공주가 태어나버렸다.


이 이야기는 그 인어, 세이렌의 자손들 중 하나인 벤자민이 교통사고가 나서 인간, 무명댄서인 '아트'와 만나는 부분에서 시작한다.

남자인지 여자인 지 알길 없는 외모의 벤자민은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쌍둥이 형제들이 누구인지도 모두 잊어버리고 아트와 함께 생활하기 시작한다.

벤자민에게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두 명의 형제가 있지만 그들 역시 성별이 결정되지 않은 미성어 인어이고 달에서 이모들에 의해서 자라던 세 형제는 지구에 산란을 위해 돌아왔다...

벤자민의 자매들인지, 혹은 형제들인지 모를 세쯔, 그리고 틸트와 벤자민은
어머니와 같은 사랑을 하게 될까?
아니면 인어와 사랑을 나누고 인어로서 살아가게 될까?
그 아름다운 '달의 아이'의 그림같은 이야기들은 화려한 그림 만큼이나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시미즈 레이코의 작품 중에서 가장 애니메이션으로 보고 싶은 만화 1순위에 들어가지만, 반대로 또 시미즈 레이코의 작품을 애니로 표현하기는 거의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의 아름다움을 상실한 캐릭터가 탄생한다면 외면해버리고 싶지 않을까?

이 인어공주 이야기의 제목은 아름다운 만화, '달의 아이'이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포토 앨범
일본 Google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