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망가 대왕 - 보기만 해도 즐거운 그녀들

ANIMATION 2007. 12. 25. 18:20


스트레스를 받을 땐 즐거운 걸 보고 싶다. 그래서 뭔가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한장면 한장면 마다 '킥'하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만화나 애니가 필요해진다. 그럴 땐 복잡하고 대사가 긴 장르의 만화는 고르기가 힘들다. 피로를 더 쌓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웃는 것 조차 피곤하게 느껴질 때는 귀여운 여자아이들이 나와서 웃음을 선사하는 '아즈망가 대왕'을 시청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워낙 오래된 애니라 이름쯤은 한번 들어봤다는 사람이 많지만, 단순해 보였던 까닭인지 봤다는 사람이 의외로 드문 경우도 있다.

미 소녀들이 등장하는 애니는 상당히 많다. 아니 현실세계를 벗어난 만화나 애니의 특성상 뭐든지 표현하자면 실물 보다 아름답고 깨끗한 이미지로 표현이 가능한 까닭인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장 좋은 수단인 까닭인지 여학생들은 많은 학원 애니의 주인공이 되곤 한다. '아즈망가 대왕(あずまんが大王)' 역시 여학생들이 주인공이 되는 애니이다. 그러나 여학생을 표현하는 방법이 꽃이 날리거나 얼굴을 수줍고 예쁘게 붉히는 다른 애니들과는 조금 다르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4컷짜리 코믹 만화가 원작인 애니이기 때문이다.

4 컷 만화의 묘미는 아마도 짧고 한정된 화면(여백을 허락치 않는 직사각형의 공간)에 재미와 이야기를 모두 함축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길고 긴 대사도 상황 설명도 여의치 않지만 해야할 말은 꼭 전화는 네컷 만화를 선택하는 만화가는 아직도 많다. 만화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힌지 오십년이 훨씬 지났지만, Cartoon의 팬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 네컷 만화를 애니로 옮기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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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망가 대왕의 원작 만화는 아즈마 키요히코의 네컷 만화이다. 대사와 화면이 좀 적지만 연재 분량이 제법 많은 편에 속했던 모양이다.


그 네컷만화의 묘미를 살린 아즈망가 대왕 역시 긴 호흡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총 26화로 완결되었고 이야기가 시간순으로 진행되는 건 다른 애니들과 마찬가지였지만 각각 에피소드 별로 하나의 캐릭터나 주제를 중심으로 두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또 각각의 에피소드는 또 여러개의 주제를 가진 네컷만화처럼 짧게 쪼개져서 진행되는 방식을 선택했다. 한 장면이 끝나는 부분의 재미가 극 전체를 지배하는 까닭에 줄줄이 이어지는 긴 호흡의 이야기는 배제하고 있다.

성격이 분명한 만화에서 톡 튀어나온 듯한(어차피 만화주인공들이지만) 여고생들이 화면에서 나누는 대화나 일상들이 충분히 만화스러우면서도 기발할 때가 많다. 약간은 엽기적일 수도 있고 기가 막힐 수도 있는 캐릭터의 설정들이 생동감을 준다. 이건 배꼽을 잡고 땅을 두드리며 볼 수 있는 코믹 애니는 아니지만, 피식피식 내지는 킥 하고 웃게 만드는 명랑 학원물이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이 주인공들이 다니는 학교는 여학교가 아니란 점이다. 멀쩡한 남학생들은 주변에 분명 있고, 남선생님들도 있고 지나다니는 남자들도 많지만 그들은 주연급에 속하지 못한다. 뻔한 연애 이야기는 아예 배제할 속셈인지 남자들은 '변태' 선생을 제외하곤 아무도 이펙트를 주지 못한다. 고양이 만큼도 배역을 주지 않는 불친절함을 보여주면서까지 여고생 이야기에서는 뻔한 '연애 군더더기'를 뺴버렸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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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즈망가 대왕'은 등장인물의 성격 하나하나가 애니를 시청하는 주 키포인트가 되는 셈이라 등장인물 소개를 하긴 어렵다. 딱히 괴짜라고 부르긴 어렵고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하기도 힘들지만 캐릭터 고유의 성격들이 불러 일으키는 에피소드들이 극을 재미있게 하기 때문.

출연하는 소녀들 중 하나인 '사카키'가 고양이를 몹시 좋아하는 까닭인지 일본에서는 '고양이'가 소녀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인 까닭인지 동물들과 고양이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 고양이들이 사고를 일으킨다는 힌트는 몹시 유명할 지도 모르겠다. 저 얌전해 보이는 고양이들 역시 출연진 중 하나로 등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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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즈망가 대왕은 한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애니였고 캐릭터의 팬이 의외로(?) 많아서 많은 수의 피규어와 인형이 만들어졌다. 위의 고양이들은 모두 애니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인데 등장인물들의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고양이들이다. 이외에도 이름없는 고양이들이 다수 출연하는, 특이한 애니이다.

국내에서도 방영된 적이 있는 이 애니는 특이한 일본 성우들과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하는 한국 성우들을 골랐기 때문에 팬들로부터 '현지화'가 잘된 애니메이션 중 하나라는 평을 얻고 있다(덕 분에 국내판 더빙 버전도 몹시 인기가 좋다). 특히 극중에 10살짜리 천재소녀로 등장하는 '치요(한국:유나라)'의 캐릭터는 한국에서도 완소 캐릭터였다. 또 일본의 해안 지방인 오사카에서 전학온 덕분에 '오사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극중 인물에게 '부산댁'이라는 별명과 경상도 사투리를 적용시킴으로써 일본 현지 사정을 모르는 한국 팬들에게도 몹시 인상적으로 다가갔던 애니.



이미지 출처 :
http://animejapan.cplaza.ne.jp/b-ch/azmanga_tva/azmanga_tva.html
http://f19.aaa.livedoor.jp/~youchu/namako%20nikki/namako%20nikki0601/nikki0601.htm
http://www.ms-plus.com/search.asp?id=5196
http://www.advfilms.co.uk/newsletter/July2004
http://www.ancientclan.com/gallery/details.php?image_id=1496
http://www.animeboredom.co.uk/anime-reviews/azumanga-daioh
http://www.flickr.com/photos/12692897@N08/1315253635/
http://www.absoluteanime.com/!index/frame-files.php?dir=root/azumanga_daioh&sort=name
http://www.akari.ru/figu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