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pstick Jungle - 립스틱을 닮은 도시 정글의 법칙

DRAMA 2008. 2. 2. 18:15


립스틱 정글은 'Sex and the City'로 유명한 소설 작가 캔디스 부쉬넬(Candace Bushnell)의 인기 소설이다. 박진감있고 시원한 상황 전개로 인기를 끌던 소설이라 드라마 제작시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일단 이 기대감을 완벽하게 충족시키기엔 약간 부족한 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정글이 항상 치열하고 긴박하고 시끄러운 것은 아니겠지만, 방영 이전 공개된 Pilot을 보기엔 전반적으로 박력이 부족한 드라마로 재탄생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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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첫 시작을 화려하게 알린 Victory Ford(린제이 프라이스 역) 패션쇼에 원작자 Candace Bushnell가 까메오 출연 중이다(맨 왼쪽 여성).본인이야 말로 뉴욕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주인공 묘사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성공한 소설가 이외에도 드라마 제작자이니 말이다. 그 옆은 주인공 브룩 쉴즈와 킴 레이버.

'Sex and the City'와 'Cashmere Mafia'가 그렇듯 이 드라마 역시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그것도 세계를 움직일 만큼 파워있는 도시, New York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50인에 당당히 뽑힌 여성들. 감히 접근하기도 힘든, 세계에서도 몇명되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는 '악마를 프라마를 입는다'라는 영화도 탄생시킬 만큼 인기있는 소재지만 더이상 볼거리를 제공하긴 힘들지 않을까 싶은 아이템이기도 하다. 드라마 'Lipstick Jungle'은 같은 소재의 재탄생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 듯 하다.

세명의 주인공은 스타일도 외모도 화제가 될만한 배우들. Lindsay Price, Kim Raver, Brooke Shields 는 일단 170센티가 넘는 신장으로 화면을 압도한다. 40대 초반에 해당하는 주인공을 연기하는, 길고 날씬한 그녀들은 프로모션 사진 만으로도 패셔너블한 모습이 연출되지만 상대적으로 예쁜 옷과 장신구를 착용하는 'Cashmere Maria'에 비해서 장식이 적은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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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것이 정글의 법칙, 하늘 만큼 오래되고 진실한 것. 그리고 법칙을 지키려는 늑대는 번영하지만, 법칙을 파괴하려는 늑대는 반드시 죽으리라.(Rudyard Kipling)"

"모든 법칙을 따라하다간 재미있는 것을 놓치는 법 (Katharine Hepburn)"

드라마의 첫 화면은 두가지 문장과 함께 한다. 숲 속의 풍경과 소리를 들려주며 보여주는 정글북의 한 문장 그리고, 립스틱 모양을 닮은 도시 빌딩을 배경으로 캐서린 햅번의 명언을 말이다.  뉴욕 정글 생존 법칙이 준엄하지만 예외도 있단 말이렷다. 이제는 주인공들이 어떻게 정글을 헤쳐나가느냐가 드라마의 관건이다.


뉴욕에서 영향력있는 여성 12위 웬디 힐리(Wendy Healy)
41세의 Parador Pictures 사장. 자신의 영화사를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항상 달라드는 세 명의 아이들과 아이처럼 구는 남편 때문에 애먹고 있다. 무직 상태이면서도 정신없는 출근을 전혀 도와주지 않는 남편, Shane은 웬디를 옷 한벌 사입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만든다.  웬디는 실패했다는 말이 듣기 싫어서 이런 면을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완벽해지려 노력하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의 계약이 성사된 순간 이혼을 통보해버리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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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헤어스타일이나 패션, 그리고 건강과 다이어트는 전혀 돌볼 틈이 없을 정도로 바쁜 웬디 힐리. 10분이 아쉬운 정신없는 출근시간에 상사는 일처리를 재촉하는 전화를 걸고 남편은 쿨쿨 자고 있다. 화려한 브룩쉴즈 보다는 남성적인 느낌의 정장을 차려입은 모습을 더 자주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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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배우와의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하고 회사 직원들과 기쁨에 빠진 웬디 할리에게 날아온 남편의 문자. 이혼하자는 말이 장난스럽지 않다. 웬디의 노력과 그동안의 사랑이 물거품이 되는 건 순식간이다.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


뉴욕에서 영향력있는 여성 6위 니코 릴리(Nico Reilly)
42세의 본파이어 잡지 편집장. 곧 계열사의 CEO가 되고 싶은 야망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계획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그녀는 야심가이다. 화려한 복장에 늘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하는 그녀지만 남편과의 로맨스는 더 이상 진행형이 아니다. 낯선 남자의 유혹을 받고 무릎에 전화번호를 적어오지만, 남편은 자신에게 무심하다. 결국, 그 젊은 남자와 외도를 저지르게 되는 니코. CEO가 되기 위해는 약점이 잡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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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젊은 사람과 외도를 저지르고 눈물흘리는 니코. 일은 승승장구하고 있고 계획대로 잘 처리되고 있지만 남편과의 로맨스는 기대하기 어렵다. 외도라는 도피처는 니코에게 정말 휴식을 줄 수 있을 것인가.


뉴욕에서 영향력있는 여성 17위 빅토리 포드(Victory Ford)
자신의 이름으로 된 부띠끄와 샵을 가진 성공한 디자이너. 아시아에도 그녀의 이름으로 운영되는 샵이 있고 핸드백과 보석 분야에도 진출할 예정인 디자이너이다. 친구들의 도움과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첫시작부터 슬럼프에 빠지는 그녀는 자신의 1분은 오천달러의 가치가 있다며 데이트도 리무진에서 데이트 약속도 비서가 잡아주는 화장품업계의 억만장자, Joe Bennett과 데이트하게 된다. 상황이 어려워질 때 마다 눈물을 흘리고 컵케이크를 먹는 독특한 그녀는 아마 이 억만장자와 사랑에 빠질 것 같다.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린제이 프라이스는 아름답고 귀여운 외모를 가진 76년생이지만 40대 초반의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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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시작을 알리는 자신의 패션쇼에서 전 세계를 선물받은 빅토리 포드. 그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성공하지만 싱글에 대한 주변의 편견들을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조 베넷의 침대에서 뛰어다니는 장면(뛰어다닐 만큼 크고 넓었다)과 울고 있는 빅토리를 위해 제트기를 보내주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특별한 볼거리이다.

립스틱 정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 여성의 약간은 우울한 시련인지 세 여성 간의 우정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부드럽게 말해서는 대체 말을 들어먹지 않는 감독에게 거칠게 '해고됐다'고 말해야하는 브룩쉴즈가 격는 시련은 그렇게 새로울 것도 없고, 니코의 완벽한 사회생활과 외도 역시 단골 소재이다. 빅토리 포드의 인연 역시 비현실적이지만 새로울 것은 없을 듯하다.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Cashmere Mafia에서 취한 간결하고 박력있는 진행방식은 포기하고 약간은 지루한 듯 약간은 서글픈 듯 그녀들의 사연을 진술하기로 맘먹은 모양이다. 원작의 캐릭터를 제법 잘 살리고 있는 여주인공들은 인상적이지만 테마 자체가 가지는 한계는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2월 7일을 기다려 보자.



이미지 출처 :
http://www.nydail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