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 Street - 고양이는,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복잡한 세상을 지켜봐

COMICS 2008. 5. 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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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에 고양이가 실제로 등장하는 건 아니다. 리뷰 제목에도 고양이란 말을 집어넣긴 했지만 고양이는 일종의 비유같은 것이다. 길고양이라는 이름으로 천대받기도 하고 특별히 눈길을 끌지도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지만 사람들은 발걸음 하나 딛지 못할 높은 지붕 위에서 거리를 내려다보고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여왕이나 왕이 된 듯 군림하는 고양이들. 하찮은 동물, 하다 못해 애완동물 조차 되지 못한다고 길고양이들을 쉽게 생각하지만 생명은 존재한다는 자체로 관습이나 형식 보다 위에 있는 가치다. 같은 의미로 누가 아이들의 생각을 감히 모자라다고 할 것인가.

본문 중에서 설명하고 있듯 '캣스트릿(Cat Street, 원제: キャットストリ-ト)'이란 말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에서 유래한 말이다. 유난히 고양이 장식이 많은 노르망디 지역, 그 거리의 집 지붕 위에서 열리는 고양이들의 집회를 뜻한다. 그리고 만화의 제목은 그 고양이처럼 사람들이 제 갈 길을 가고, 미래를 향꾸는 그 거리 위에서 또다른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주인공 아이들을 의미하기도 한다. 길들여지지 않은 길고양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주인공 4명은 사회에 섞이지 못한다. 고양이처럼 털색깔 만큼이나 다양하고 아름다운 그들의 재능을 거리 위에 펼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냥 지붕 위에 앉아, 제도권 바깥에서 거리를, 그리고 세상을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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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버려진 들고양이란 설정에 어울리게 남녀 주인공들은 프리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이다. '엘리스톤(산책길)'이란 뜻의 출석 자유, 의무 자유인 프리스쿨(일종의 대안학교)에서 어울린 공간을 얻고 친구를 얻는다. 그들이 정규 학교에 편입되지 않고 그곳으로 향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아역배우로 주목받던 케이토는 어린 시절, 자신의 재능대로 배우활동을 너무 열심히 한 탓에 친구가 없었다. 우연히 만나게된 같은 연예인 친구와 우정을 나누고 싶었지만, 그 우정의 댓가는 배신과 모욕이었다. 그 뒤로 히키코모리가 되어 연예계 생활도 그만 두고 학교도 다니지 않게 된 케이토. 프리스쿨의 이야기는 그녀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버림받은 들고양이처럼 세상 바깥으로 나간 존재들이긴 하지만 케이토와 그녀의 친구들이 '소외'와 '낙오'의 있는 존재들은 아니라는데 이 만화의 아이러니가 존재할 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들이 지붕 위에서 거리를 쳐다보는 이유는 그들이 적응하지 못한 거리에서 쫓겨났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사람들을 내려다볼 정도로 우월한 무엇을, 자존심을 혹은 재능을, 시선을,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케이토는 사람사귀는 능력이 뛰어나고 연기자로서의 재능이 탁월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이기지 못해 가족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사람들 앞으로 나서지도 못한다. 그런 그녀가 가끔 찾아가는 곳은 작은 바와 거리의 몇몇 장소들. 어느날 우연히 프리스쿨, 엘리스톤에 와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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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만난 친구들의 단결력은 다른 학교 친구들의 얕은 관계와는 다르게 톡특하다. 서로의 상처가 자신의 상처인 양 느껴지는 건 자신들 역시 마음 한곳에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프리스쿨에서 새로 생긴 친구, 모이지는 코스프레 매니아로서 자신의 기분과 마음을 직접 만든 옷으로 표현하길 좋아한다. 모이지의 독특한 취향을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지만 게이토, 레이, 코이치는 그녀와 항상 잘 어울린다. 어느날 모이지가 다른 아이들에게 창피를 당하자 케이토가 복수하겠다며 마음먹는 장면은 통쾌하기도 하면서 남의 일에 그렇게까지 분노할 수 있는 케이토의 공감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축구선수로서 재능이 뛰어났던 레이, 그리고 IT 분야의 신동으로 굳이 학교나 제도권 교육을 받을 필요없었던 코이치의 회사 설립. '캣스트릿'의 들고양이들은 모자란 탓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른 자신들의 재능 탓에 소외당하는 존재들이다. 자신의 상처를 이기고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때까지 프리스쿨에 머물며 인연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들을 감싸주는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케이토는 자신을 배신해 연예게 생활을 그만 두게 만들었던 친구를 다시 보게 된다. 그녀와 함께 다시 연예계로 돌아가는 과정은 전형적인 부분도 있지만 이 성장 이야기의 핵심이기도 하다.

카미오 요코(神尾葉子)의 '꽃보다남자(花より男子)'의 후속작이라 초반부엔 흥미로운 남녀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7권으로 완결된 이 만화는 꽃보다 남자의 전형성이나 엉뚱함을 많은 부분 탈피하고 있기도 하다. 가볍게 볼만한 코믹스로 한국 연재 당시부터 많은 팬들을 불러모았다. 2007년 9월에 완결되어 한국에서도 발행되었다.


출처 :
야후 중국
http://annex.s-manga.net/catstreet/
http://i.shueisha.co.jp/betsuma/index.html
http://miotsu.exblog.jp/i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