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tlestar Galactica:Razor - 시즌 4의 시작을 기다리며

DRAMA 2007. 11. 27. 18:36


미국 드라마는 보통 시즌제로 제작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드라마 한 시즌의 방영이 끝나고 나면 대개 1년을 기다려 다음 시즌을 시청하게 된다. 그래서 The Closer같은 경우는 캘리포니아 지방에서 촬영한, 여름 시즌 드라마로 유명하고, HOUSE 같은 드라마는 가을 시즌 드라마로 유명하다. Battlestar Galactica의 경우엔 2-4월 사이에 방영되는 초봄 시즌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혹은 1월에도 방송이 된다, 4시즌은 4월 방송으로 확정난 모양이다).

우리야 남의 나라 드라마를 몰아서 한꺼번에 보는 입장이니, 이 드라마 저 드라마 골라볼 수도 있고(전 미국의 드라마를 다 시청할 수야 없는 노릇 아닌가) 쟝르도 골라서 시청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시청이 제한된 미국의 경우엔 1년이라는 기다림이 한국인 보다도 더 지루하고 답답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시즌 오픈하기 전, 팬서비스 차원에서 마련되는 것이 TV 무비 내지는 특별 에피소드이다. The Closer같은 경우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용도로 1-2에피 정도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올해도 제작 확정인 듯 하다).

 Battlestar Galactica의 경우엔 웹상에서 진행되는  Webpisode나 지난 줄거리 같은 걸 내놓곤 했었는데 올해는 2시즌 12에피소드에서 사망한 케인 제독의 인기가 탁월했던 까닭으로(Battlestar Pegasus의 함장으로 빌리 아다마 함장 보다 높은 지위인 제독이었다. 페가수스 호는 리 아다마가 날려먹어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Battlestar Pegasus를 주제로 한 TV 영화와 사일런의 숨겨진 무기 Razor를 주제로 한 7개의 Webpisode를 웹상에서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8주 간에 걸친, 7개의 웹피소드와 Razor의 방송은 지난 11월 24일에 종료되었고 Battlestar Galactica는 앞으로 20여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질 마지막 4시즌 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특별 편성된 티브이 영화인 Battlestar Galactica: Razor는 웹피소드 7편과 더불어 이미 사라진 페가수스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특이하게도 41년전의 1차 사일런 전쟁의 에피소드를 묘사하고 있다. 그 까닭에 1978 Battlestar Galactica 에서나 볼 수 있던 구형 레이더(사일런들의 전투기를 말한다), 구형 사일런 센츄리온(흔히 알고 있는 기계인간이다), 그리고 바이퍼(인류의 전함이 이용하는 전투기이다)들을 볼 수 있다.

2003년에 리메이크로 제작된 배틀스타 갈락티카는 1978년도에 제작된 아이템과 모티브를 그대로 가져오긴 했으나 몇가지 부분에서 변화를 주었다. 사일런을 파충류 인류가 만들었다는 부분을 인류가 개발한 기계가 모태였다던지 하는 것으로 바꾸고, 센츄리온들과 레이더, 그리고 모선의 형태를 모던한 모양으로 바꾸어 버렸다(레이더는 유기체와 결합된 학습 가능한 형태의 전투기가 됐고, 센츄리온들은 완전히 날렵해서 움직이기 편해진 기계인간이 됐다 모선 역시 유기체 사일런을 생산하고 생활하기 위해 형태가 날카로워졌다).

다만 배틀스타 갈락티카에서 사용하는 전투기 바이퍼는 몇가지 설정에 의해서 예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2차 사일런 전쟁에서 Battlestar Galactica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까닭은 구형 전함이었던 까닭으로 예전의 모양을 유지한다는 설정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Battlestar Galactica는 SF 드라마로서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있다. 12개의 행성에 자리를 잡고 풍요롭게 살던 인간은, 인간의 오만으로 기계를 발명했고, 그 기계들을 과신해서 기계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그 반란으로 다수의 목숨을 잃었고, 그 40년 후에는 거의 모든 인류는 멸망하고 단지 5만의 인간 만이 살아남아 있을 지도 없을 지도 모르는 13번째 행성 지구를 찾아나간다.

그러나 인간적인 감정과 임신 기능 이외에는 모두 완벽한 사일런에 비해서 나약한 인간은 항상 사고(?)를 치고 서로를 의심하며 갈등하고 다툰다. 드라마는 과연 인간이 살아갈 가치는 있는걸까? 차라리 이대로 모두 멸종해 버리는 게 나은 건 아닐까? 하는 철학적 질문들을 끊임 없이 던져준다. 그리고 사일런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니키와 헤라의 존재를 통해 모든 인류를 대신한 신인류의 탄생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Battlestar Galactica : Razor에서는 이 본편의 이야기들이 직접적으로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특별 편성된 TV 무비 답게 본편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케인제독의 에피소드를 확대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녀가 어떻게 다른 비행선들을 장악해서 페가수스에 통합시켰는지 또는 어떻게 Razor와 빌리 아마다가 관련이 있었는 지 같은 이야기들. 혹은 사일련의 비밀 같은 것들이 아주 조금씩 다루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특별한 이름이 없이 항상 넘버 식스라는 사일론 모델 넘버 내지는 카프리카 식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멋진 모델, Tricia Helfer 역시 이번에는 지나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등장할 때 마다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녀가 놀라울 따름이다. 본편의 주인공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주연은 Michelle Forbes(케인 제독)인 까닭에 그렇게 자주 얼굴을 볼 수는 없다. 드라마에서 봤던 길이 이상은 아닐 것이다.

빌리 아다마, 즉 아다마 제독의 젊은 시절 역할은 Nico Cortez라는 배우가 맡아서 열연하고 있는데 리 아다마 역의 제이미 바버와 매우 흡사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예전에 예상했던 내용이 그대로 펼쳐지고 있는 건 확실할 터이고, 케인 제독의 숨은 사연 역시 팬들이라면 잘 알고 있는 사연일 수도 있다. 스핀오프처럼 시선을 달리했을 뿐. 다만 그 케인 제독의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한편의 드라마 무비가 될 것이다.

4시즌 20에피소드로 종료 예정인 배갈(배틀스타 갈락티카의 애칭)의 건투를 빌어본다.


Grace Park - 인간 보다 감성적인 유기체 사일런

DRAMA 2007. 11. 9. 23:33


Battlestar Galactica 속의 Grace Park 을 이야기하자면
Boomer나 Athena 또는 Sharon Valerii 라는 캐릭터를 꺼내야겠지만 복합적인 심리를 가진 그들의 연기를 제대로 해낸 Grace Park 이외에는 이 역할을 표현할 사람이 이제는 없을 듯 하니, Grace Park을 주제로 삼는 편이 낫겠다.

이 드라마 속의 인간이라는 존재는 12개의 식민행성(Colony)에 흩어져서 연방을 이루어 살았다.
이 인간들, 그들의 성경에 의하면 13번째의 행성은 지구, 즉 Earth였지만 13번째의 그들이 지구로 도착해서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지 어떤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원래 인간이 만든 기계였던 Cylon에 의해서 몇차례의 전쟁이 벌어졌고
그 전쟁의 최후로 12개의 행성은 멸망했고 단 5만여명의 인류 만이 살아남아 Battlestar Galactica를 타고
인간의 마지막 희망이 될 행성 지구를 찾아헤매게 된다.

인간은 스스로 왜 인간이 살아남아야 하는지 종종 묻지만
자신이 얼마나 추악하고 약하고 어리석은 존재인지 깨닫게 해주듯..
그 생사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다투고 또 다퉈서 인간의 모자람을 증명하고 있다.
5만여명 밖에 남지 않았지만 종교, 인종, 출신지역 또는 빈부의 차나 욕심의 문제들은 끊임없이 인간들을 괴롭힌다.
인간은 왜 인간인 걸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살아남은 인류들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또다른 존재가 있는데,
그 캐릭터가 바로 Sharon Valerii 이다.
무의식 속에 자신이 수행해야할 Cylon으로서의 역할을 숨기고서 인간으로서 노력하고 살아나가는,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그런 성격의 파일럿이다.
Adama 사령관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해냈지만
계획된 사일런 프로그램대로  Adama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Boomer는 그래서 가장 복잡한 성격의 Cylon이 되버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설정에 의하면 Cylon의 시초는 원래 기계다.
기계로서 인간의 오류를 알게되고 인간은 우주를 위해 멸종해야할 존재로 여기게 된다.
그 Cylon은 점점 더 진화하여 12종의 인간형, 유기체 사일런을 만들어 대량생산하게 됐고
그 12종의 유기체 사일런이 인간 사이에 섞여서 사일런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유기체 사일런 모델 중 동양인 캐릭터는 Grace Park이 연기하는  Sharon Valerii 가 유일하다.
Sharon Valerii 는 8번째 유기체 사일런 모델이고
Boomer 이외에도 Athena라는 닉네임의 모델이 인간들 사이에서 활약하고 있다.
 
두 모델은 같은 얼굴, 같은 유전자와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을 대하는 심리는 서로 다르다.
Boomer의 연인이었던  티롤, Aaron Douglas와
Athena의 연인인 힐로, Tahmoh Penikett.
Boomer는 스스로를 인간으로 알고 있었지만 Adama에게 방아쇠를 당겼기 때문에 인간에게 가까이 갈 수 없고
Athena는 사일런으로서 살았지만 인간을 사랑한 까닭에 헤라라는 아기까지 낳았다.
이 복잡한 심리를 Grace Park이 한명의 얼굴로 연기하고 있는 것.
원래 Grace Park은 Katee Sackhoff(현재 Bionic Woman에 출연 중)이 연기하는 Starbuck을
연기하고자 응모했었지만, 현재의 출연진으로 보아서는
두가지 역을 모두 할 수 있는 쪽은 Grace Park이 나은 듯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연걸이 주연한 Romeo Must Die (2000)에서 춤추는 아시아 여자 역으로 연기자 데뷰한 Grace Park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한국계로 LA태생이지만 어릴 적 벤쿠버로 이주해서 자란 까닭에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Cylon은 기계 사이에서 창조되어 지적인 능력도  신체적인 능력도 외모도 모두 최고의 상태로
탁월한 것이 특징이다.
그 대표적인 캐릭터가 극중에서 Tricia Helfer가 연기하고 있는 사일런 6호이다.
완벽한 신체의 장신에 아름다운 얼굴. 그리고 지적인 성격.
그녀에게 비견할만한 사일런 역이 Grace Park인 것이다.
서구적인 미모의 대표 얼굴이 Tricia Helfer라면, 동양적인 미모의 대표 얼굴이 Grace Park인 셈.
동양인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편인 미국드라마에서 매우 파격적인 대접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신장이나 외모나 연기나 두 사람은 거의 서로 뒤지지 않아 가끔은 의도적인 대립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액션신이라고나 할까?)

Battlestar Galactica는 올 11월에 Razor라는 티브이 무비 한편으르 방영한 이후
내년 1월 쯤 본 시리즈가 오픈한다.
이번 4시즌이 전체 연재 시리즈의 마지막이 된다.
Grace Park을 Sharon Valerii 로서 보게 되는 건 내년이 마지막이란 이야기.
이 드라마 한편으로 미국 드라마 스타 반열의 오른 그녀에겐 또다른 드라마가 기다리고 있을 듯 하다.
인간을 열렬히 사랑하는 유기체 사일런.
내년 한해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