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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雪の女王) - 어른과 아이를 위한 안데르센 성장동화
ANIMATION
2008. 4. 14. 17:40
그림동화는 구전되어오던 전설을 동화로 옮겼기 때문에 그 본래의 내용이 몹시 잔인하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일들 중에 '소문거리'가 되는 이야기들은 잔인하고 희귀한 이야기일 확률이 높으니 '신기한 이야기'일 수는 있어도 감히 어린아이들에게 읽힐 만큼 무난한 내용은 아니었을 거란 이야기다. 안데르센의 동화들 역시 모두 아름다운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성냥팔이 소녀'는 배고픈 상태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얼어죽었고 '분홍신'의 주인공은 교훈을 얻었으되 다리를 잘려야 했다. 외모 때문에 천대받아야했던 '미운오리새끼'는 눈물이 날 만큼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체벌로 교육을 하고 아이들을 위한 것을 마련하는데 익숙치 않던 시절, 아이들에게 곱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 만 '최선'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 시절. 안데르센이 동화를 만들던 시절엔 '어린이를 속이는 이야기'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과연 동화란 것은 어떻게 정의하는 게 옳을까. 어른들과 똑같은 충격을 감당할 수 없는 어린이에게 어른 수준의 진실을 알려주는 것은 가혹하다. 그렇다고 현실세계에서 같은 삶의 무게를 지고 살게될 아이들에게 꿈같은 이야기 만을 들려줄 수도 없다. 작가 안데르센은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까닭인지 동화 속에 슬픔과 기쁨을 골고루 섞어두곤 한다.
총 7개의 파트로 이루어진 '눈의 여왕'은 안데르센의 동화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응용되는 이야기다. 사랑하는 연인 카이와 겔다가 우연히 날아든 거울 조각 때문에 갈등하게 되고 눈의 여왕을 따라 카이가 사라진다는 내용은 발레를 비롯한 많은 작품에서 리메이크 되었다. '얼음'같이 차가운 이미지의 '눈의 여왕'은 고난의 상징으로 또는 얼어붙은 마음을 가진 인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겔다의 사랑을 찾기 위한 고난 이외에 '눈의 여왕은 대체 왜 카이를 데려갔을까' 그 이유가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중요한 갈등이 된다. 초반기의 많은 작품들이 악마의 장난으로 카이의 마음이 얼어붙었듯 눈의 여왕도 원래 사악한 사람인 것처럼 묘사하곤 했지만 '눈'의 아름답고 순수한 속성 탓인지 최근엔 설득력을 잃고 있다.
'눈의 여왕'은 단순히 사악하고 마음이 얼어붙은 북극성의 주인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신비롭고 자연에 가까운 존재다. 따뜻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성격이지만 위대한 겨울을 다스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위엄을 갖추고 있다. 원작의 묘사에 의하면 내리는 눈의 결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얼음 마차를 타고 달리는 아름다운 여왕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두번째 에피소드에서 겔다는 겨울을 다스리기 위해 세계를 달리는 눈의 여왕과 마주치게 된다. 여왕이 그렇게까지 차가운 느낌을 주지 않았다는 점이 이 애니메이션의 미스터리가 된다.
여왕의 목소리를 맡은 성우는 스즈카제 마요라는 배우 겸 성우로서 초반 에피소드에서는 대사가 많은 편이 아니다. 타카라즈카에서 남성역을 맡은 적이 있다는 이 성우는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바람의 검심'의 히무라 켄신 역도 맡은 적이 있다. 겨울을 유지하는 얼음성의 여왕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성우 이외에 눈에 띄는 사람은 나레이션과 '라기'라는 등장인물을 연기하는 '나카무라 토오루'이다. 국내에서도 '2009 로스트 메모리즈'를 통해 잘 알려진 연기파 배우다. 낮은 목소리로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면서 애니메이션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카이의 아버지 역을 맡은 구두수선공 칼의 역할도 배우인 타카시마 마사히로가 맡고 있다.
이미지출처 :
http://www3.nhk.or.jp/anime/snowqu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