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카페글 검색 결과 VS 좋은 카페 홍보글 검색 결과

OTHERs 2008. 7. 14. 18:07


카페 검색을 주제로 파워리포트를 쓰기로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스페셜 검색'과 '카페 검색' 두 주제를 놓고 어떤 걸 골라야 할까 생각하며 시험삼아 검색해본 결과에 한숨을 쉬어야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뜸하지만 작년 한해 동안은 미국 드라마를 비롯한 드라마 관련 글들을 많이 썼었다. 두 개의 블로그로 나눠 한 블로그엔 드라마 관련 리뷰를 모아 올리고 메인 블로그엔 드라마 관련 종합 정보와 포스트를 올린다. 미드 관련으로 카페 검색을 해보면 블로그의 정보성 글이나 자막, 포스트를 무단으로 복사해간 카페를 종종 만나게 된다.

복사를 당한 사람은 나 뿐만 아니라 미드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여러 명인데 이런 복사 전문 카페는 신고해도 처리되지 않는다. 복사했다는 증거로 원글의 주인인 당사자가 저작권 침해 신고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건 둘째치고 복사를 당한 사람이 신고했단 사실을 노출해야하기 때문에 귀찮은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신고를 하지 않는 쪽이 조용한 블로그 운영에 좋다는 판단. 자막같은 경우는 저작권 문제로 아주 민감한 게시물임에도 불구(제작자가 곤란해질 수도 있는 문제)하고 무단으로 퍼갈 때 마다 기가 막히단 생각이 들 밖에. 이런 카페가 좋은 정보를 주는 카페에 속할까 속하지 않을까?



카페 검색 결과 중에도 비즈사이트 링크는 있다. 파악할 수 있는 이런 링크는 위험하지 않지만 카페 자체가 다른 사이트 유치, 이익을 목적으로 운영될 경우 사용자가 파악하기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카페의 많은 수는 영리적인 웹사이트와 연결된 곳도 종종 있다는 것. 혹은 회원수 증가를 목적으로 무관한 검색어를 전면에 내세운 카페들도 간혹 볼 수 있다. 복사된 블로그 포스트 문제 만이 아니라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는 많이 다른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비즈 사이트'는 포털사이트 내의 합법적인 검색결과이지만 영리 목적 카페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멀티미디어를 쉽게 제공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정보로 링크될 가능성도 높다는 말이다.

이번 파워리포트의 주제는 '네이버 카페검색보다 검색결과가 좋지 않은 키워드를 알려 주세요! '였다. 과연 검색결과가 좋다는 게 뭘까? 좋은 검색결과란 검색어로 검색했을 때 가장 정확하고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는 결과를 말할 것이다. 카페 검색을 이용할 때는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싶거나 정보 업데이트가 빠른 카페를 찾고 싶을 때가 대부분이라고 본다. '카페 검색'의 결과는 '정확한 정보를 주는 카페'와 '카페글' 정보를 보여줘야한다. 커뮤니티에서 관련 정보에 관한 토론이나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하고 그 주제로 커뮤니티 활동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점을 정확하게 검색할 수 없으면 좋은 카페 검색 결과라고 할 수 없다.

이번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검색해본 결과, '내가 원하는 주제의 검색어'들의 많은 카페 검색 결과는 '멀티미디어 검색' 결과에 집중되어 있고 정보 보다는 광고성 게시물을 게재하는 곳들이 많다. 회원수 확보를 위해 급조된 카페는 복사한 정보나 출처가 불명확한 정보를 게재할 확률도 높아진다. 카페가 부실하면 정보도 부실한 건 당연한 것. 과연 내가 원하는 주제로 네이버와 다음에 검색어를 집어넣었을 때 어떤 결과를 보여줄 것인가?  실험적으로 '미국 드라마'라는 주제로 카페 검색의 결과를 알아본다.


광범위 검색어로 '카페명' 검색 이용하기

'미국 드라마'라는 광범위 검색어로 카페 검색을 이용했을 때는 관련 카페/커뮤니티를 가장 먼저 추천하기 마련이다. 네이버와 다음 모두 추천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미드 관련 커뮤니티가 아닌 영어 학습 카페를 최우선으로 추천했다. 이건 '미국 드라마'라는 태그라던지 정보를 입력한 카페 중 가장 회원수가 많거나 활동을 잘하는 곳을 뽑은 까닭이 아닐까 싶다. 이럴 때 검색되는 '좋은 카페'는 미국 드라마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카페가 아닐까 싶은데 어째서인지 양쪽 모두 이런 결과가 나온다.




미국 드라마, 미국 드라마 자막, 애니 자막 같은 검색어들을 카페이름 검색으로 검색할 때는 당연히 관련 커뮤니티나 정보가 자주 업데이트되는 곳, 혹은 자료를 받기 쉬운 곳을 검색할 것이다. 그럴 땐 포괄적인 카페가 아니라 딱 맞는 카페가 추천되어야 정상이다. 그렇지만 첫 검색결과는 카페 초이스를 제외하고도 홍보성 카페나 기타 목적의 카페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아래의 검색 결과는 네이버에서는 모두 정확한 검색결과를 보여준 카페 검색이다.

'미드 자막', '최신 미국드라마', '미국드라마 커뮤니티', '미국드라마 영어공부' 같은 검색어도 이런 검색어에 속한다(네이버 검색결과는 정확하지만 다음은 그렇지 않다). 음악 관련으로 '힙합'이란 검색어도 다음 쪽은 성형수술쪽 카페가 제일 먼저 검색된다(음악이랑 가장 관련있다고 할 수 있나?). 힙합 전문 카페가 다음에 없는 것도 아닐텐데 희한한 카페명 검색이다.



이런 곳들은 검색결과와는 다르게 정확한 멀티미디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광고성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알고 있다.검색어와 무관한 곳도 많다. 카페가 발달한 다음에 이런 검색결과가 더 많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 주로 멀티미디어가 관련된 검색어의 카페명 검색은 부정확한 검색 결과가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짐작된다. 드라마 쪽이나 음악 관련, 연예 정보는 대부분 이렇지 않을까? 주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검색어를 '인기도'를 이용해 악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카페글'에서 검색결과가 좋지 않은 검색?

미드 관련 커뮤니티에선 최신 미드 자막, 혹은 방영 정보, 출연진에 관한 정보가 자주 검색되기 마련이다. 카페명 검색은 인기도나 다른 요소가 간섭해서 부정확하게 검색되지만 카페글 중엔 정확한 정보가 많기 마련. 유명 드라마 제목으로 얼마나 정확하게 검색되는지 네이버와 다음을 비교해 본다(검색어가 단편적이지만 일단 미션은 미션이므로). 다른 검색어도 많겠지만 오늘은 검색트렌드에 나오는 외국 드라마 제목으로 나오는 결과를 검색해본다. 어떤 미국 드라마에 관한 정보가 다음 카페글에 적게 올라오고 있을까?

어떤 드라마 정보가 다음에 더 모자랄까. 네이버와 비교하여 드라마 제목으로 검색했을 때 검색순위에 드라마 정보가 전혀 올라오지 않는 드라마, 혹은 관련 드라마 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검색어를 골라보려 한다(사실 그렇게 많을 것이라 짐작되진 않는다 - 검색어로 검색했을 때 관련 정보 보다 광고성 글이 먼저 뜨면 좋지 않은 검색결과인 거 아닐까). 아래의 이미지들은 상위 10 건 이내에 네이버 보다 좋지 않은 검색결과가 나온 검색어들이다.



'미국 드라마 관련' 검색어를 검색한 경우,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단어를 포함한(Joey같은 사람이름을 가진 드라마는 정확하게 검색되지 않는다) 몇 검색어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검색어 별로 결과가 찾아지긴 한다(광고든 무엇이든). 대신 카페글은 해당 검색어에 대한 자세한 정보 보다는 감상평같은 것들을 주로 포함하고 있고 동영상, 멀티미디어 관련 정보를 포함한 짧은 게시물, 훼이크 게시물들이 많다. 퍼온 게시물이 많다는 것도 특징적이다(주: 남의 정보를 복사한 카페가 일순위로 올라오는 현상은 여기서도 마찬가지이다. 복사 문제는 둘째 쳐도 정확한 정보도 아닌데 정확도 검색 1순위를 한다는 것도 재밌는 일).


다음 카페 검색결과 - 카페 초이스

추천된 카페가 미국 드라마 관련 정보를 전체 큰 메뉴 중 일부로 가지고 있고 회원수도 많은 활발한 카페인 건 사실이지만, 미국 드라마 전문 카페는 아니다. 이 '카페 초이스'의 추천 결과는 '다음 카페 초이스' 제도에 따른 결과(검색어를 구매한다)이다. 그 아래의 카페 검색 결과는 '정확도 검색'을 했을 경우 목적에 맞는 카페들을 다수 검색해낼 수 있다. 대부분 카페 검색 결과는 '인기도'가 최우선인 걸로 알고 있다.



카페초이스에 따 최상단에 추천되는 카페가 달라진다.
검색 목적에 맞는 최고의 카페가 검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정확도 검색'을 선택하면 카페명도 주제에 따라 정확한 검색을 할 수 있다.


이건 다음 카페 검색결과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카페의 천국이고 다양한 주제의 여러 카페가 무척 많다. 미국 드라마 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카페가 하나쯤 없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제 1순위로 영어 관련 커뮤니티가 추천된다는 건 '좋은 검색 결과'는 아닌데다 목적에 맞는 검색 결과가 될 확률도 낮을 것으로 본다. 특히나 비즈사이트링크처럼 검색어 구매가 관련되었을 경우 그 점을 크게 명시할 필요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


카페 검색결과가 좋지 않은 건 홍보 성격 탓이다

검색트렌드의 검색어 차트 내의 검색어들은 대부분 네이버 다음 공통으로 모두 수없이 검색된다. 전혀 관계없는 게시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기도 하고 검색결과를 클릭하는 사람들을 유도하기 위해 수없이 복사된 게시물을 발견할 수도 있다. '검색어'에 맞춰 개설된 카페도 종종 있고, 같은 주제의 포스트나 게시물이 수십번 복사된 현상도 발견할 수 있다. 검색어로 검색된다는 건 카페의 인기를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 다음 메인에 게시된 블로그 포스트, 신문기사, 검색어는 다음 카페에 제일 먼저 복사되어 게시된다.


검색트렌드 순위에 올라온 검색어들은 대부분 카페글에서 중복 검색가능하다
게시물의 형태를 약간 변형하긴 했어도 동일한 사진도 자주 올라온다.


검색어로 올라온 내용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카페에서도 중복 검색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카페글 검색을 자주 지켜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 현상은 누군가 그 게시물을 고정적으로 읽기 때문이 아니라 검색어로 찾은 사람들이 그 카페를 방문하게 하기 위해 주로 '복사'된다는 사실을. 실시간 검색어에 따라 게시물을 계속 추가하는 카페도 사실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다음은 '정확도' 옵션을 이용해 이 복사게시물의 순위를 떨어뜨리기는 하지만 카페 홍보를 위해 이용되는 검색어들을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인기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친목 게시판에 올라오는 게시물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는 까닭이겠지만, 네이버 쪽엔 그런 게시물이 적다는 건 생각해볼 문제 아닌가 싶다(카페 자체가 홍보성이거나 타 사이트 가입 유도일 경우 폐쇄 조치되는 걸로 알고 있다). 수없이 많은 게시물을 올리며 일순위로 올라오는 카페가 '카페 검색' 목적에 맞는 카페일 가능성이 높을까 낮을까? 속단할 수 없는 건 검색 결과에 여러 케이스가 있는 까닭이지만(아예 화제 검색어 만 모으는 종류의 카페도 있으니) 대부분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검색트렌드에 올라온 검색어 관련 게시물은 카페 검색에서 반드시 검색된다는 법칙

(가끔은 검색어만 차용한 엉터리 정보도 카페 검색엔 결과가 올라온다 - 정보의 질 저하 현상)


다음은 카페의 천국이다. 카페의 수도 많고 카페의 개설 주제도 친목 성격도 가장 다양한 곳 아닐까 싶다. 그런 카페의 검색결과가 모두 '정보'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검색되어 나타날 땐 최소한 검색어에 맞는 검색결과를 보여줄 정도는 되야 한다. 카페 주제가 아니라면 카페글이라도 말이다. 일단 주제별 검색에 대해선 '가장 정확한 카페'를 골라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드라마 관련 커뮤니티를 일순위로 찾아내지 못했다. 두번째, 다른 검색엔진과 비교해 '드라마 요약 정보' 역시 완전히 검색하지 못 했다.

카페 검색은 방향이 크게 둘이다. 검색어에 맞는 카페 선택, 검색어에 맞는 카페 게시물 검색. 검색어에 맞는 카페는 카페의 활동성 회원수 이외에 다른 정보를 일순위로 올려야할 듯하고 검색어에 맞는 카페게시물 검색은 다른 검색 결과처럼 좀 더 정확성을 기해야할 것같다. 홍보성 카페의 순위를 좀 낮게 할 필요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순수하게 자신들이 작성한, 여러 회원에 의해 제작된 오리지널 정보를 가진 카페의 순위를 대거 높이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글작성 비율이 특정 회원에게 몰린 카페는 되도록 검색 결과에서 제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혹은 카페별로 동일한 내용의 포스트는 제외하는 옵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검색어 별로 카페를 검색하는 목적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큰 범위의 검색어들은 주로 정보 업데이트가 활발한 성격의 카페를 검색하고 싶은 것이다.

대부분 카페글 검색을 통해 해당 검색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만, '카페'라는 카테고리를 선택할 때는 그분야가 업데이트되는 카페를 선택하고 싶기도 하다는 것이다.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을 선택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카페글자체에 대한 신뢰를 얻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멀티미디어가 운용될 수 있는 정보 쪽은 카페명이나 카페글이나 모두 '광고성'정보가 훨씬 더 많이 채우고 있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드라마'라는 검색어를 치는 사람이 영어 공부를 하고 싶거나 복사물로 도배된 광고성 카페를 찾기 보다는 미드 정보를 실시간으로 올리는 회원이 많은 카페를 찾을 확률이 높다(혹은 신간 미드를 감상 하거나). 광범위한 검색어, 예를 들어 '미국드라마', '미국드라마 자막', '애니 자막' 같은 검색어의 경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목적이 가장 크거나 관련 자료를 다운받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런 목적을 악용해 홍보성 게시물, 카페명을 많이 활용한다. 카페 검색의 목적을 '정보'나 '신지식'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카페의 홍보 성격을 제일 먼저 배제해야하는 것 아닐까? 난무하는 복사된 정보를 추천하고 싶은 정보로 여기진 않을테니까.


Swingtown - 불륜도 아니고 바람피우는 것도 아니고

DRAMA 2008. 7. 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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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타운이란 제목을 보고 재즈를 연상했다. 스윙 음악을 좋아하는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의 이름이 스윙타운이라한들 이상한 것은 없을테니 말이다. 안 그래도 이 드라마에는 아주 많은 배경음악이 등장한다. 시대적 배경이 76년경인 만큼 70년대에 제법 유행했을 법한 팝음악들이 드라마를 채우고 있고, 그 드라마의 분위기를 장악하고 있다. 일단, 한두편을 시청해본 느낌은 재즈의 한 분야 스윙 보다는 '흔들린다'는 의미를 가진 swing의 본 뜻을 더 함축하고 있는 드라마 제목같다. 결혼제도의 파격이란 건 어느 의미로 많은 가치관이 춤을 추듯 방황한다는 것을 말할 것이다. 일단 첫 짐작은 여기까지.

결혼의 형태 중엔 'Open Marriage(자유결혼)'이란 단어가 있다. 드라마 주인공 중 한 사람인 트리나가 내뱉는 '오픈 메리지'라는 단어를 듣자 마자 떠오르는 부분이 있었다. 결혼을 했으되 상대방의 성적인 자유 사회적 자유를 인정하는 결혼 형태인 '오픈 메리지'는 부부가 서로 어떤 파트너를 가지든 상관하지 않는다. 이 관계의 개념에서는 불륜이란 컨셉으로 이 결혼 형태를 바라보지 않고 서로 자유를 누린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사실, 'Swinging'이란 단어의 은밀한 뜻 중 하나는 바로 '부부 교환 관계'를 뜻하는 말이다. 와우 'Swingtown'의 숨겨진 뜻은 '서로 부부를 바꿔가며 즐기는 마을'이란 뜻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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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서 이 드라마는 조금은 선정적인 단어인 '스와핑' 관련 드라마로 광고되었단 점을 알려줘야할 것같다. 부부가 파트너를 바꿔 성관계를 가진단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에겐 그 단어 자체가 불쾌를 의미한다. 결혼의 의미를 부정하는 현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은 부분 공개적으로 이 단어를 거론하지 못하는게 '문화'이고 개방적인 듯한 미국도 공중파에서 이런 주제가 방영된다는 부분에 있어선 어느 정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우리 나라에서는 정비석의 '자유부인(1954)'이 화제가 되긴 했지만 큰 비난을 면치 못했던 역사가 있다. 당시 미국 역시 여성의 인권 문제와 불륜 등이 사회적 화제가 되던 시기였고 60년대 이후엔 '자유분방함'이 사회의 기조가 되었다.

시대를 상기시켜주고 싶어하듯 드라마 초반부터 흘러나오는 70년대 음악은 이 시대의 분위기는 이런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시대 상황'을 고려해서 드라마를 분석해달란 뜻으로 보인다. 실험적인 분위기의 '자유결혼'을 누리는 사람들은 이 시기에 많은 수 증가되었다고 한다. '결혼생활'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불륜'을 '일탈'이 아니라 '자유'로 생각하는 이 문화는 'Key Party'같은 특이한 현상도 낳았다. 드라마 속 부부들은 적당한 수준의 수입을 가진 중산층이고, 자신들과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파티를 벌이곤 한다. 물론 그 중에서 눈이 맞은 부부들은 커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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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브루스 밀러와 수잔 밀러 부부는 서로를 몹시 사랑한다. 남들 앞에서 서로를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하는 그들은, 19살에 결혼하여 젊은 시절의 자유를 많이 누려보지 못했지만 30대 중반이 된 지금은 아들도 딸도 적당히 자랐다. 스윙타운에 이사온 '뉴페이스'를 맞아들이는 트리나 데커와 톰 데커 부부 역시 서로를 몹시 사랑하는 부부인 점에선 마찬가지이다. 스튜어디스와 조종사로 만난 그들은 대신 성적인 자유를 만끽하는 커플이다. 그들의 관계는 상상을 초월하는 구석이 있어 부부 교환 뿐 만 아니라 세 연인이 즐기는 3각 관계(?)를 추구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결혼제도를 염두에 둔 사람들은 절대 상상할 수 없는 그 부부의 생활이 첫 에피소드의 핵심이다.

밀러 부부는 왜 이들의 '스윙잉'에 동조하게 된 걸까? 수잔은 어떤 문제 때문에 약간은 위험한 이 관계를 원했던 것일까? 과연 부부들은 어떤 순간에 다른 파트너를 원하게 될까? 다른 파트너를 고른다는 뜻은 애정이 식었다는 뜻일까? 그리고 그들과 친하게 지내던 평범한, 로저 톰슨과 쟈넷 톰슨 부부는 다른 부부들의 약간은 정신없는 이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드라마의 주요 내용은 부부 간의 애정과 그들의 일탈, 그리고 복잡한 관계 설정에 있다. 매력적인 이 부부들은 70년대의 새로운 결혼 제도를 '실험'해 보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CBS는 공중파이고 과도한 노출이나 노골적인 성적 묘사를 상상해 시청하면 실망하지 않을까 싶다. 주제는 선정적이지만 오히려 진정한 결혼의 의미와 부부관계, 그리고 가족 자체에 촛점을 맞춰 에피소드가 그려진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tv.com/swingtown/



Burn Notice - 스파이는 해고되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DRAMA 2008. 5. 20.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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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오지, 나이지리아에서 국가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스파이, 마이클 웨스턴은 '모든 사람은 스파이가 CIA나 FBI인줄 안다'며 약간 짜증섞인 반응을 보인다. 드라마 첫부분에 주인공 스파이는 자신의 소속을 정확히 밝히지 않지만 제법 능숙한 솜씨로 협상을 이끌어가고 협상이 성사되자 마자 국가에 돈을 입금해달라 요청한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상황이 급반전한다. 전용 전화 속에서는 스파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더 이상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안내가 들려오고 거액의 돈을 넘겨줘야할 상대방은 마이클을 죽여버릴 듯 위협한다. 무사히 임기응변을 통해 빠져나와 비행기에서 정신을 잃는 주인공. 누군가가 어머니가 사시는 마이애미 근방에 버려줬지만 마이클은 궁금하다. 나는 왜 스파이 블랙리스트에 올랐지?

드라마 주인공, 친절한 전직 스파이 마이클 웨스턴의 설명에 의하면 스파이는 '의심스럽다'고 판단되면 아무리 잘나가던 사람이라도 즉각 퇴출된다고 한다. 그의 신상정보와 활동기록을 비롯한 많은 정보들이 삭제되고 계좌를 비롯한 신분증명도 국가에 의해 사용정지되어 아무것도 쉽게 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심지어 거주지 이주도 자유롭지 않다. 그리고 불안하고 의심스러운 일을 했다는 정보 때문에 FBI를 비롯한 각 정보기관에 감시당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도 만날 수 없고 의심받는 그 불안한 처지에서 마이클은 또다시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누가 배후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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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던져놓은 마이애미의 호텔방에서 깨어나 보니  전에 헤어진 여자친구가 네 비상연락처가 나로 되어 있더라며 한소리한다. 일단 죽을 위기는 모면했고, 스파이 활동의 미스터리는 차근차근 해결하면 그만인데 돈도 없고 옷도 없고 잘 곳도 없는 처지의 이  남자 웨스턴에겐  뒷사정이 의심스러운 친구 샘, 폭파와 권총쏘는 일을 좋아하는 전 여자친구 피오나, 그리고 아들 들들 볶는 재미에 사는 듯한 영리하고 주책스런 엄마 만 곁에 남았다. 일단 먹고 살 길을 마련해야하니 전직은 생각하지 않고 각종 해결사 업무를 맡아가며 생계를 어아가는데 전직 스파이로서 무슨 일을 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상식도 풍부하고 재능도 많은 이 남자. 몇 개 전쟁에도 참전했었던 능력자라던데?

마이클 웨스턴이 전직 스파이이고 Burn Notice(해고 통지, 직위 해제)당한 처지라는 건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무슨 일을 해결했고 어떤 과거를 가진 인물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종의 음모로 스파이에서 해고된 것만은 분명한데 어떤 잘못을 저질렀단 구체적 증거는 없다. 가장 중요한 건 해고당하고 난 이후 누군가 이 남자 뒤를 쫓으며 사진을 찍고 정보를 수집한다는 거다. 친구도, 전 애인도, 엄마도 도저히 믿을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배후를 알 수 없는 사람한테 정보를 수집당하는 처지까지. '스파이는 해고되는 법없이 그냥 그 기록이 지워진다'는 처지에 알맞게 딱한 상황도 발생한다. 그런 앞뒤 딱 막힌 상황에서도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걸 보면 타고난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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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해변과 향략의 마이애미, 그 미인들과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버림받은 스파이역의 마이클 웨스턴은 맥가이버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로 스파이 업무를 추진한다. 초호화 저택에서 도둑을 찾아내는 첫번째 에피소드는 화끈하다. 길거리에서 산 싸구려 핸드폰으로 도청기를 만들고 어리석은 마약 판매 갱단을 순식간에 쫓아낼 줄도 알고 조폭을 속여 돈을 뜯어내거나 길거리에서 가장 알맞은 차를 털어 사람들 앞으로 끌고가기도 한다. 특히 평생을 투정부리듯 마이클을 죄었다는 어머니는 차도 집도 없는 아들이 자신을 위해 일하게 만들고 과격 단순 애인 피오나는 어머니와 한편이 되어 사고를 쳐댄다. 마이클 웨스턴 역의 제프리 도노반(Jeffrey Donovan)은 자주 드라마에 출연했던 실력파 배우.

한편 전 애인 피오나 역으로 출연하는 까무잡잡한 피부의 가브리엘 앤워(Gabrielle Anwar)는 The Tudors에서 마가렛 공주역을 맡았었고 1992년 '여인의 향기'란 영화에서 알 파치노아 춤추던 Donna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배우다. 마이클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는 엉터리 샘과 전 여자친구 피오나 뿐인데 이 피오나가 사고뭉치라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가끔 벌어진다는 것. 폭파와 권총을 좋아하는 매력적인 여자친구의 컨셉은 프로모션 사진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종종 제임스 본드와 본드걸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9월은 모든 방송국의 미국 드라마가 시즌 오픈하는 시기이고 6월과 7월 동안 오픈하는 미드는 적다. 그 한적한 시기에 번노티스가 재미있게 볼만한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지 출처 :




Reaper - 난 태어날 때부터 악마에게 영혼이 팔렸어

DRAMA 2008. 5. 18.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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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에게 영혼이 팔린 남자. 너무 진부하다. 19세기에 유행한 그 남자, 지식과 권력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괴테의 파우스트. 그 파우스트의 리메이크라 쳐도 너무 구닥다리다. 그러나 '악마에게 영혼이 팔렸다'는 그 아이템을 갖고 만든 드라마가 있으니 그게 바로 'Reaper(저승사자)'다. 파우스트와 이 남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파우스트는 스스로 모든 걸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메피스토텔레스를 끌어들였지만, 드라마 리퍼의 주인공은 그 부모가 제 한 목숨 살자고 자식의 영혼을 홀랑 악마(devil)에게 넘겨벼렸다는 거다. 그래놓고 미안하다는 이유 만으로 아들에게 과잉 친절을 보여줘가며 키웠고(팔아먹은 것도 나쁘지만 이것도 어떤 의미로 더 나쁘다) 그 아들은 그에 대한 반항으로 되는대로 삐딱하게 자랐다. 하나 뿐인 남동생은 그게 싫어 항상 형을 못살게굴고 싶어하지만 죄책감에 시달리는 부모한테 다른 아들이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의 첫 시작은 21살의 생일이다. 악마의 존재 자체도 믿을 수 없는 일반인들. 그 당연한 상황에서 생일을 맞은 주인공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이 그저 당황스럽기만 하다. 개들이 쫓아오고 마음 만으로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해주고, 양복입은 말끔한 노인네가 갑자기 나타나 헛소리를 해대고, 오늘 참 최악의 생일이라며 투털거릴 찰라 아버지가 이야기할게 있단다. '아들아, 난 네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버렸단다' 그들은 병에 걸려 목숨이 위험해지자 앞으로 자식같은 건 생기지 않을 거라 믿고 부모의 목숨과 아들의 영혼을 바꿔버렸단다. 21살의 생일날이 거지같다며 술을 퍼마시고 잠들려는데 악마가 나타나 민폐를 끼치기 시작한다. 놀란 주인공은 '으아아아악~!!!"하고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악마도 믿을 수 없는데 내 영혼을 가져간 악마라니! 이게 말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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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에 대한 한역을 악마로 해놓긴 했는데 이 드라마 속 데빌은 한국의 저승사자, 그리고 외국의 사신을 더 닮은 편이다. 지옥을 관리하는 보스(Boss)로 지옥에서 탈출한 영혼을 수거하고 심사도 제법 사납게 구는 이 양복입은 노인네는 종종 God의 이름을 들먹이며 주인공의 일을 훈계하기도 한다. '네 부모를 속이지 말라'던지 '약속을 지켜야한다'같은 원칙적인 말들이 악마의 입에서 나오면 과연, 저 악마는 누구의 하수인인가 싶어질 정도. 속세에 대한 관심도 많아 치킨스테이크와 우유를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먹는가 하면 꽃을 따오거나 주인공이 마음에 둔 여자를 예쁘다고 치켜세워줄 줄도 안다. 상으로 주인공이 마음에 둔 여자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줄 때도 있다.

'좋은 악마'라는 어색한 표현이 적당히 어울릴 정도로 주인공에게 특별히 악랄한(!) 일을 한다고도 할 수 없는 존재. 주인공은 지옥의 영혼을 수거하기로 악마와 계약을 한 거고 그 일이 아무리 어려워도 처리해야하는 운명인 것이다. 그러나 기본은 악마라는 컨셉 그대로 달려오는 차에게 카트를 들이밀고 계약을 지키지 않은 영혼은 사정없이 처단해버리고 그냥 지옥으로 데려가달라는 주인공을 네 엄마를 데려가버리겠다며 협박하는게 이 악마가 하는 일. 일은 완벽하게 실수하게 처리하지 말라며 무시무시한, 지옥에서 빠져나온 영혼들 앞에 툭하고 주인공을 던져놓는 일도 많다. 도무지 피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이 노련한 악마는 정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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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인공은 자신을 편애하는 부모에 대한 반발로 대충대충 인생을 살아온 걸로 표현되는데 어떤 마트의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자신의 친구 쇽과 벤은 악마의 요청대로 영혼을 수거하는 일을 종종 도와준다. 이 두 친구의 코믹함이 리퍼를 코믹 드라마로 만들어주는 주요 에피소드가 되곤 한다. 마트의 물건을 털어 영혼을 수거하러 가는 장비를 마련하기도 하고, 마트 안에서 셋이 쭈그리고 앉아 뭔가 의논하기도 하는 장면들이 자주 연출된다. 흔한 여러 로맨스 드라마들처럼 주인공이 좋아하는 연인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친구들이 무서운 일을 도와주는 것까진 좋은데 이 코믹한 분들이 도움이 될까 되지 않을까? 차라리 수거한 영혼을 받아가는 글래디스 쪽이 도움이 되는 것 아닐까?

최근 미드는 전통이나 전설 등에 근거한 꼼꼼한 설정의 복잡한 드라마 보단 간단한 아이템이나 아이디어를 차용한 코믹 드라마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시간여행의 원리도 악마의 이름도, 악마가 하는 일도 그렇게까지 꼼꼼하게 따지지 않는다. 악마가 저승사자를 관리한다고 굳이 따질 거 없는게 미드의 경향인 듯 하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어도 그 영혼을 지옥으로 수거해가지 않고 지상에 살게 하며 굴린다는 설정도 재미있다는 이야기. 우리 악마는 어떻게 주인공을 괴롭히고 주인공은 어떤 멍청한 행동으로 그 괴롭힘에서 벗어날까? 아니면 용기있는 영웅이 될까? 1시즌은 18에피소드로 종료하지만 2시즌 연장되어 2008년 가을에도 돌아올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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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v.com



Miracles - 메시지를 보내는 미지의 존재는 신?

DRAMA 2008. 5. 10. 01:26


2003년에 방영된 이 드라마가 어쩌다 화제가 됐는지 이야기하자면 또다른 인기드라마 'Jericho'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Mracles의 전 13 에피소드에 출연한 두 명이 제리코의 주연급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제리코의 주연 스킷 울리치(Skeet Ulrich, 이 사람 혹시 SF나 공포 영화 단골일까)가 이 드라마의 주연이고, 또다른 제리코 출연진인 알리시아 코폴라(Alicia Coppola) 역시 이 드라마에 한 에피소드 출연했다. 그러나 약간은 오래된 이 드라마를 시청하고 보면, 그런 사소한 정보 보단 아무래도 미라클이란 단어와 미스터리가 더 궁금하기 마련이다. 초능력이나 신비로운 체험들이 약간은 오싹하게 잔상이 남기 때문이다. 종종 슈퍼내츄럴(Supernatural, 2005)이란 드라마와 유사한 느낌이란 평도 받는다.



최근에 또 이 드라마 붐이 일어난 이유는 자막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취미 삼아 미국 드라마 자막을 만들어주는 '익명'의 어떤 분께서 얼마전 자막을 배포했기 때문이다. 방송국이 미드를 고르는 경우는 있어도 시청자가 미드를 고를 수는 없기에 '자막'이 만들어지는 미드는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스타일이 좋은 배우, 스캇 울리치의 과거 모습도 볼 수 있었고 평소에 농담삼아 입에 담는 세계의 기적들이 드라마로 보여진다는 아이디어도 꽤 괜찮았다. Pilot은 좀 더 기괴한 컨셉으로 제작되어 교황청의 명령으로 기적을 찾아다니는 수련 사제, 폴 캘런(Paul Callan)이 '기적'을 찾아다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수십년된 수녀의 묘를 파헤쳤는데 시체가 전혀 썩지 않았다니 이게 기적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 특이한 주인공 폴은 그렇지만, 시체가 썩지 않는 정도로는 기적이 될 수 없노라 단언하고 놀란 사람들 사이를 떠나 버린다. 과학의 힘으로 설명되는 걸 두고 소란을 피우는게 인간이란 그런 뉘앙스를 전달하는 드라마 첫장면. 그리고 그런 현상들을 두고 믿음을 의심하고 자신이 하는 일까지 의심하는 주인공 남자 폴 캘런이 어쩐지 과거에 자주 본 공포영화의 클라이막스가 생각나기도 한다. '미스터리'에 대한 '미스터리한' 설정은 식상할 수도 있는 부분이니까. 그렇지만 이런 뻔한 설정이라도 '신비로운' 이야기에는 눈을 떼지 못하는게 내 성격인가 보다. 주인공이 '키엘(Alva Keel, 이름이 알바다)'이란 남자에게 꼬드김을 당하는 장면에서부턴 'God is Now Here'와 'God is Nowhere' 사이에서 헷갈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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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끔찍하게도 보이던 첫 에피소드(Pilot)의 한장면. 썩지 않는 시체를 보고 폴 캘런은 살구나무의 당분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수녀와 기적을 연관시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기적을 기다리고 있을까.


기적이란 건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교황청이 기적을 찾아다닌단 설정은 사실 여부를 둘째치고 드라마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신과 Miracle 그리고 인간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 아닐까. 그러나 기적을 찾기에 지친 주인공은 진짜 기적을 경험한 건 치유능력을 가진 소년 토미(Tommy Ferguson)를 만나면서부터 자신의 종교를 의심하게 된다. 그 기적을 조사하라고 했던 바티칸은 폴의 보고서에 아무 관심이 없었고, 자신을 조사하러 보낸 신부 파피는 그런 전화를 걸었던 적 없다고 말한다. 토미의 목숨을 댓가로 자신이 살아났거늘 세상은 그 기적에 대해 무심하다. 가장 중요한 건 토미가 기적을 행하던 순간 나타난 문장, 'God is Now Here'

토미가 자신의 목숨을 잃어가며 일으킨 기적 자체도 놀랍지만 수련 사제인 폴 캘런에게 God 이란 단어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더 놀라운 건 이런 핏물이 글자를 이루는 현상을 본 건 폴 혼자가 아니란 점이다. 폴을 찾아온 영국 억양의 알바 키엘은 꽤 많은 수의 사람들이 'God is Nowhere'란 글자를 보았다고 이야기하며 자신은 'Sodalitas Quaerito'라는 곳에서 세계의 신비로운 현상들을 찾아다닌다고 이야기한다. 수련 사제로서 신을 좇을 것인가, 자신이 겪은 기적을 인정하는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 것인가. 뭔가 폴에게 비밀을 감추고 있는 키엘은 왜 하필 그 많은 체험자들 중에 폴을 골라 함께 일해보자고 이야기하는 걸까? 그리고 어떻게 폴의 얼굴을 알아보고 쫓아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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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 에피소드는 아까도 적었듯 초반부가 많이 거칠다. 그리고 드라마의 전체 컨셉도 다듬어지지 않은 까닭인지 어설픈 로맨스라던지 충격적인 장면을 넣으려 애쓴 듯 하다. 꿈을 꾸며 메시지를 전하는, 피로 가득한 장면에 섬찟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주인공 폴 캘런의 비밀은 Pilot에서는 '콘스탄틴'의 주인공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두번째 에피소드부터는 이런 완벽한 이분법(신이 있으면 악마가 있는 법) 대신 사람들이 간혹 겪을 수 있는 미스터리한 현상들을 이야기한다. 각 에피소드별로 등장하는 조연 출연진이 제법 다양해 이번엔 어떤 신비한 현상이 펼쳐질 것인가 궁금해진다. 머리에 총알이 박힌 예쁘장한 아가씨와 미스터리에 정통한 남자 알바, 모종의 비밀을 가진 주인공 폴이 한 셋트로 움직인다. 폴이 설레는 장면이 많긴 하지만 본격적인 로맨스는 없다.

신이 여기에 있든 신이 어디에도 없든, 메시지는 분명했고 그 메시지를 보내는 존재가 누구냐, 그것이 주인공의 주된 관심사가 된다. 만약 내가 '부정한 존재'의 메시지를 받고 있는 것이라면? 그런 에피소드에서 폴은 극도의 긴장감과 건조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렇게 스캇 울리치의 표정이 별 변화가 없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장면은 음악은 과격하지만, 액션은 그렇게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The Bone Scatterer'에서 등장한 린킨파크의 격렬한 음악, 'One Step Closer'라던지, 'Hand of God' 에피소드에서 흘러나오는 마릴린 맨슨의 과격한 음악, 'Apple of Sodom' 등은 메시지를 전달받는 자, 신과 악마 사이를 오가는 존재, 폴 캘런의 이중적인 느낌을 살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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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야기들은 많다. 유령, 폴터가이스트, 갑작스런 죽음, 예언, 빙의, 환생, 그리고 인간들 자신이 믿음으로 만드는 기적들까지. 그 현상들을 다루는 에피소드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즐길만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재인 앤블린이나 헨리 8세의 유령을 다뤄줬으면 싶을 지경이었는데 아쉽게도 드라마는 종료됐다. 폴 캘런의 비밀도 이야기해주지 않은 채 말이다. 죽음을 부르는 소녀라던지 예언하는 존재들, 남북전쟁 시기에 죽은 사람들, 혼자서 한밤에 시청하기엔 다소 오싹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단점은 그 미스터리를 확실히 풀어주지 않고 13에피소드로 끝내버렸단 점이다. 미국 'ABC방송국이 방송편성표 배치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시청율이 낮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이 드라마는 미국에선 6 에피소드 이상 방송되지 않고 캔슬되어 버렸다고 한다. 캐나다에선 13에피소드가 모두 방송됐고, DVD 출시를 기다린 팬들이 아주 많았다나. 화제작이었고 나름 성공적으로 꾸며갔지만 뭔가 상황이 좋지 않은 운없는 드라마란 이야기. 이 작가는 '버피 더 뱀파이어'로 잘 알려진 사람이라고 한다. 시청해본 사람은 Pilot의 분위기와 2편의 분위기가 제법 다르다는 걸 알아보게 될텐데, Pilot이 본 시리즈로 제작될 가능성이 얼마나 낮은 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간신히 잡은 제작운을 놓친 드라마라니 살짝 불쌍하기도 하다.


이미지 출처 :
http://gothykreddz_miracles.tripod.com/


Journeyman - 구름덮힌 금문교와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

DRAMA 2008. 4. 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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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외화에서 본 샌프란시스코는 참 특별한 도시였습니다. 그곳엔 붉은 색 철로 만들어진 커다랗고 긴 다리가 있고 그 다리 주변을 가끔씩 구름이 덮고 있기도 하고 가끔은 바람이 불어 다리가 흔들리기도 했죠. 그 큰 다리를 건너 차가 달려가는 모습을 드라마 속이지만 신기하게 바라보던 기억이 납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신기한 것 그것 뿐이 아니었죠. 유난히 한국어로 적힌 간판도 많았고(드라마 속에서 종종 읽을 수 있더군요) 지하철이 아닌 큰 전차들이 종소리를 울리며 도로를 달리는 모습도 신기했습니다. 바닷가에 있는 도시라서 그런지 꽤 하늘이 맑아보였던 거 같기도 하군요.

미국은 영토가 넓은 까닭인지 각 주를 배경으로 드라마가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가 드라마 주요 촬영지가 됩니다(Life나 The Closer같은 건 LA 드라마로 유명하고 SATC나 립스틱 정글은 뉴욕 드라마죠). 작년에 만들어진 드라마 중 Journeyman이  2008년에 오픈한 드라마 중엔 Eli Stone이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제작됐습니다. 시간여행을 테마로 만들어진 드라마, Journeyman에는 전차와 금문교의 모습이 일라이 스톤 보다 더 자주 등장하죠.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는(신문사에 있는 덕분에 사건 사고 소식을 아주 잘 찾아냅니다) 주인공 댄 배서(Dan Vasser)는 80년를 비롯한 90년대 초반으로 시간여행을 다닙니다. 시대 배경이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인 까닭에 드라마가 특별히 고증에 신경썼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20년 전에나 지금이나 샌프란시스코의 풍경은 그대로입니다.


NBC 방송국의 2007년 기대작이었던 Journeyman의 오프닝.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의 풍경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표현되고 있습니다. 구름 속에 우뚝 솟은 골든 브릿지는 정말 길고 멋진 다리죠.

샌프란시스코의 역사도 오래됐지만 시간여행이란 소재로 드라마가 만들어진 것도 오래됐습니다. 이미 영국엔 시간 여행의 최강자, 닥터후께서 계시고 80년대에 이미 '백투터퓨처' 시리즈로 시간이 많은 걸 바꿔놓는다는 SF 시리즈를 경험한 시청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NBC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제작된 이 드라마 Journeyman은 시간 여행의 평범한 논리들을 크게 강조하지 않습니다. 어떤 원리로 과거에 여행을 간다던지 시간에 큰 변화가 생긴다던지 하는 문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죠. 이유는 모르겠지만 주인공은 아주 손쉽게 과거의 어느 시점에 떨어졌다가 현재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시간여행'이라고 하기엔 스스로 이동하는 자율적인 여행이 아닙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 과거 어느 시점으로 이동하게 될 지 아무도 모르고 조절할 방법도 없죠. 과거 속으로 끌려가 '어떤 사건'을 목격하거나 해결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올 뿐입니다. 수도관을 고치다 과거로 갈 수도 있고 아이를 데리고 산책 중에 혼자서 사라져버릴 때도 있죠. 가끔은 잠자다 깨어 보니 과거의 어느 시점일 떄도 있습니다. 속옷 차림으로 잠자다 낯선 공원 바닥에서 '80년대 음악'을 들으며 깨어나는 기분은 어떨까요? 그렇게 부러워할 일은 아닌 거 같습니다. Kevin McKidd(캐빈 맥키드)가 맡은 역할 댄 배서는 그렇게 시간 여행에 이용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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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배서는 왜 시간여행을 하게 됐을까요? 그 이유는 도저히 알 수 없습니다. 과거에 만났던 인물 정보를 아이폰이나 구글서치로 찾아내어 과거를 짐작할 수는 있어도(구글링은 과거 인물의 현재 상태를 알아내는 최적의 방법입니다) 왜 과거로 돌아가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누가, 왜, 어떤 이유로 그 이유를 찾아낼 시간을 가질 법도 하건만 에피소드 6화가 끝날 때까지 거의 단서가 주어지지 않죠. 다만 시간 여행 도중 과거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옛날 댄 배서의 약혼자 리비아가 살아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게 됩니다. 비행기 사고로 죽은 줄 알았던 리비아는 비행기 폭파직전 어딘가로 시간여행을 가버렸습니다.

자신을 방황하게 만들었던 소중한 과거의 존재, 과거의 약혼녀란 사실이 중요할 법도 하지만 댄 배서는 또 맘놓고 그녀를 반가워할 수 만은 없는 처지입니다. 이미 결혼해 아이 하나를 두고 있는 댄은 자신을 믿어주고 일으켜세워 준 현재의 아내 케이티를 절대 배신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자신의 형제, 잭의 애인이었던 케이티, 그 케이티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하면 리비아에게 흔들린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죠. 시간여행으로 흔들리는 댄의 가정과 현실을 바로잡아주는 인물이 아내 케이티입니다. 과거의 연인을 염려하는 잭에게 케이티는 댄의 방어막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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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과 리비아는 한때 약혼한 사이였습니다. 이 행복한 시간 동안 현재의 아내 케이티와 댄의 형제인 잭 역시 연인 사이였죠. 리비아가 죽은 줄 알고 방황하던 시절, 댄을 도와준 케이티는 댄의 아내가 됐고 댄의방황하던 날을을 알고 있는 잭은 케이티의 결혼생활을 염려하는 미묘한 관계가 되고 맙니다. 리비아 역의 '문 블러디굿(Moon Bloodgood)'은 'Day Break(2006)'에서 전 남편의 직장동료와 결혼하는 미묘한 역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댄은 자신의 직감대로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바로잡거나 고칩니다 - 그러니까 사람을 살리거나 사건을 막아냅니다. '12 몽키스'의 브루스 윌리스처럼 '지구의 파괴'를 막기 위해 과거로 보내진 전사는 아니지만 자신의 직감대로 '바꿔야할 일들'을 찾아냅니다. 보통은 그렇게 크게 애쓸 것도 없이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자신의 '임무'가 되버리죠.  그리고 과거의 상징인 것처럼 리비아는 그의 임무 사이사이에 나타나 그를 도와주기도 하고 그에게 시간여행의 단서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케이티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댄의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케이티는 두고볼 수 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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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의 백부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보레누스, Kevin McKidd는 '트레인스포팅(1996)' 등으로 배우활동을 시작해 진지한 역할을 자주 맡는 연기파 배우입니다. 하루가 반복된다는 신기한 설정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드라마 'Day Break'에서 주연을 맡았던 Moon Bloodgood(문 블러디굿) 역시 드라마 쪽에서는 잘 알려진 스타입니다. 모계 쪽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국내에서도 기사에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드라마의 주연을 맡는다는 행운이 반복되긴 힘든 편인데 두해 연속으로 메인 타이틀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두 드라마 모두 13 에피소드로 완결되는 드라마가 됐군요.

NBC 방송이 2007년 가을 미드 시즌 오픈 시 기대작으로 밀었던 드라마인데다 프로모션에 많은 힘을 기울였기 때문에 무난히 2시즌까지 방영되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여행이란 소재가 의미없이 반복된 탓인지(시간여행 보단 개인의 고난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라고 할 수 있죠) 액션이나 미스터리의 흡입력이 약했던 까닭에 시청률이 낮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잘 짜여진 드라마라는 평을 얻었는데도 방영 중 캔슬 논란이 있었으니 알만한 문제죠. 시청해본 사람들은 특이하게 모두 추천하는 편입니다. 시간여행 원리나 비밀이 복잡한 내용이 아니라서 가볍게 볼만하거든요. 드라마의 배경으로 펼쳐지는 샌프란시스코의 일상생활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nbc.com/Journeyman/


언히치드(Unhitched) - 덤앤더머의 계보를 잇는 네명의 이혼남녀

DRAMA 2008. 3. 19. 09:47



예전에 유행했던 MBC 방송국의 시트콤 '세 친구'는 한 집에 사는 세 명의 친구들, 정웅인, 윤다훈, 박상면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꽤 인기를 끌었다. 3월부터 FOX채널에서 방영된 미국 드라마 'Unhitched'는 이 세 친구와 같은 구도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다만 한가지 점에서 다르다. 세 친구들은 모두 이혼 경력이 있는 남자들이고 이혼한 여자친구 한명도 덤으로 무리지어 다닌다. 20분 분량의 이 드라마는 한번 시청하면 언제 끝났지 싶은 코믹한 내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Unhitched는 직역하면 '이혼한 사람들' 정도로 해석이 될 듯하다. 결혼을 '발목잡히는 것' 내지는 '족쇄를 채우는 것' 정도의 뉘앙스로 표현한 단어가 hitch라 알고 있는데 그 hitch가 해제 됐으니 '족쇄 풀린 사람들' 쯤이 될까? 이혼한 네 친구들은 단하나의 배우자가 될 이성들을 찾아헤맨다. 그 좌충우돌 스토리가 초반엔 심하게 엽기적이다. 일단 19+의 등급으로 첫 에피소드가 시작한다는 걸 경고해야할 것 같다(전반적으로 모든 내용이 19+ 이지만 첫 장면은 선정적이라기 보단 엽기적이라 미성년자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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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네 친구들이 모여서 여러 이야길 나누고 있다. 변호사 Kate는 Jack Gator에게 이혼 서류를 빨리 제출하라고 독촉하고 있고 Freddy는 뭔가 중요한 직업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맥주제조회사의 사장인 Tommy는 세번의 이혼경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친구들에게 별도움안되는 충고를 하는 중. 잭이 덮고 있는 하얀 시트의 정체에 주목하라.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잘 나가는 사람들이다. 잭은 비컨 스트리트 파이낸셜의 사장으로 최근 다른 회사와 합병했다. 수완좋고 카리스마있고 리더십강한 성격인데도 최근 이혼한 남자. 이혼 서류를 늦게 제출하는 둥 어쩐지 부인에게 미련이 있는 듯 보였지만, 그녀에게 완전히 실망하여 이혼을 결심한다. 맥주제조회사의 사장인 토미는 수없이 이혼했고 여자에게 정통한 것처럼 보이지만 남의 연애에 조언을 잘 해도 자신의 짝을 찾는덴 서툴다. 외과의사인 프레디는 6년전 떠난 애인을 잊지 못한다. 그들의 이혼서류를 잘 정리해주는 변호사 케이트는 남자 보는 눈이 없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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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에게 클럽에서 술한잔 사주며 접근한 남자. 꽤 멋진 외모와 매너를 보여주는 이 남자와 케이트는 친해지는 것 같았지만 이별을 결심하게 된다. 이 남자의 직업이 대체 무엇이길래 케이트는 깊게 사귀지 않기로 했을까? 자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생소한 직업이란 것만 알려줄 수 있다.

이 시트콤을 제작한 사람들은 Bobby Farrelly, Peter Farrelly로 알려져 있다. 흔히 Farrelly Brothers라고 불리는 이 두 사람은 시트콤이나 코미디 쪽의 유명인사라고 한다. 'FOX 채널'의 홈페이지에서도 알 수 있듯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There's Something About Mary,1998)'와  '덤앤더머(Dumb & Dumber, 1994)'의 제작자이다. 바보 주인공을 탄생시키는데는 이만한 전문가들이 없을 것 같다.

보스턴에 살고 있는 네 명의 남녀가 30대 중반에 다시 싱글이 되고 이혼의 뼈아픈 교훈을 몸소 느끼면서 다시 결혼하기 위해 애쓰는 내용이지만, 어쩐지 영 미덥지 않은 '바보 주인공'이 될 예정인게다. 가장 멀쩡해 보이는 주인공이지만 만난지 오분도 안되서 눈맞은 남자에게 실망할 수 있는 케이트(아니 실망할 수 밖에 없는, 도저히 감당히 안되는 남자가 등장해버린다)를 보면 얼마나 더 황당한 상황이 등장할 수 있을 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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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인공들 중에서 가장 사고뭉치(?)라고 할 수 있는 외과의사 프레디는 엉뚱함이 다소 지나친 캐릭터다. 덤앤더머의 주인공이 살아돌아온 듯한 인물. 클럽을 잘 출입할 수 있으려면 기도와 친하게 지내라는 충고를 듣고 정말 기도 알론조와 친하게 지낸다. 가장 실없는 캐릭터이면서 또 가장 원초적인 웃음을 자아내게할 캐릭터일 듯 하다. 덕분에 나머지 친구들은 이 친구의 뒷감당을 해야한다.

덤앤더머나 언히치드를 비롯한 코미디류의 가장 큰 논란은 아마 '저질' 시비가 아닐까 싶다. 그냥 웃어넘기기엔 조금 과한 장면들이 종종 연출된다거나 비하로 이어질 수 있는 소재도 가끔 등장한다. 특정 직업이 일반인이 감당할 수 없는, 특이한 직업인 줄은 알겠지만 대놓고 웃음의 소재로 삼기엔 부당한 면도 있다. '바보들'이라고 웃어 넘기기엔 과한 묘사도 가끔 있다. 덤앤더머나 다른 코미디를 불편해 한다면 권하기 힘든 시트콤이다.

주인공 잭을 비롯한, 프레디, 토미, 케이트 등은 30대 중반으로 여러 드라마나 코미디에서 제법 많이 활약한 사람들이고 한번쯤 본 얼굴들이다. 능청스럽게 여러 남녀와 자신들의 사랑을 시험해보는 이들의 이야기는 '과장되어' 있지만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즐기기엔 무리없는 내용들이 이어진다. 깜짝 놀라게 하는 데이트 상대가 등장해서 웃음보를 터트리는 방식이 꽤 '웃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에도 2008년 내에 방영 예정이라는 점으로 보아
Farrelly Brothers의 명성이 대단하긴 한 모양이다.

이미지출처 :
http://www.fox.com/unhitched/

Jane Eyre - 샬롯 브론테의 시선으로 19세기를 바라보다

DRAMA 2008. 3. 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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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문학이라는 별칭을 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세세한 카테고리 하나까지도 적합한 이름으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게 최근 추세라 하지만
'여성'이 주인공인 까닭으로 인간이 발명한 수많은 것들 중 '페미니즘'이란 영역으로 제한되고 분류되는 건 분명 억울한 일이다. 인간은 폐미니즘이라는 단어 하나 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유명 문학작품, '제인에어(Jane Eyre)'를 해석할 수 있는 시선이 단 하나의 단어 뿐이라는 건 공평치 않다. 난 커튼 뒤에 숨어 사촌들의 눈을 피해 책을 읽는 제인을 묘사하는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다.

세상에는 많은 관점과 시선이 존재한다. 각자에 처지에 알맞게 자신의 입장에서 사물과 사건을 관찰하고 그것들을 받아들인다. 인종차별주의자의 눈에 한국인이 아름답게 보일 리 없는 것처럼 모든 걸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여성의 시선이 독특한 것으로, 즐길 만한 것으로 느껴질 리는 없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직업을 가진 사람들, 농부, 작가, 광부, 운전사, 세일즈맨, 개발자, 교사, 스튜어디스 등. 그들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그들의 시선이 소중하듯 여성의 시선 역시 그 '시선'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아름다움은 제한하지 않고 그대로 읽어야 한다.

샬롯 브론테(Charlotte Brontë)의 명작 '제인 에어'는 영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서 드라마나 영화로 자주 만들어졌다. 열번 이상 제작된 이 고전 속 제인은 자신의 인생, 고난, 그리고 사랑을 헤쳐나가는 다부진 주인공이다. 고아로 태어나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기숙사에서 살다 가정교사가 되는 제인의 삶은 현대인의 눈으로 보아도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다. 뻔히 아는 이야기인 사극을 수없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내듯 결말을 훤히 아는 제인에어를 드라마로 재탄생시키는 이유가 있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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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제인은 그렇게 미인도 아니고 특별히 눈에 띄는 배경이나 성격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솔직함과 고집스러움, 분명한 가치관과 성실한 성격을 갖춘 여성이고 자신의 인생을 꿋꿋이 개척할 수 있는 축복받은 능력을 갖고 있다.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스스로의 관점에서 앞을 향해 나아간다는 건 다른 사람들과 나를 구분짓게 만드는 특징이고 매력이다. 이 뻔하고 진부한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은 제인이 가진 매력을 발견하고 웃음짓는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녀의 인생이 행복해지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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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제인을 한눈에 알아본 로체스터 역시 만만치 않은 이력을 가진 남자다. 어쩔 수 없이 치른 정략결혼은 꽤 오랫동안 그의 발목을 묶고 있고, 그의 숨겨진 비밀은 겉으로 드러난 재산이나 아름다움 보다 더 훌륭한 가치를 지난 제인을 알아보았어도 떳떳하게 청혼할 수 없는 처지로 만들어 버린다.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싶어하는 그의 작은 소원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헛된 희망일 뿐이고 로체스터는 그저 책임을 다할 뿐이다. 그런 로체스터의 따뜻함과 재미난 성격을 제대로 알아봐준 것은 제인 에어가 가진 특별한 능력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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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제작된 제인 에어와는 달리 BBC에서 제작한 제인에어는 화면이 많이 어둡다. 소설이 쓰여진 시대상을 적절히 반영하듯 두껍고 무겁게 제인을 감싸는 단순한 라인의 드레스라던지 질퍽한 땅이나 탁한 물이 흐르고 있는 황페한 평야, 그리고 언덕들과 우울한 날씨가 제법 소설과 비슷하게 묘사되고 있다. 입학한 사람은 모두 죽어버릴 것같은 여학생 기숙사라던지 황야에 세워진 목사관같은 것들은 브론테 자매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소재라고 한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들이 그렇듯 샬롯 브론테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샬롯 브론테는 1816년 영국 요크셔에서 태어나 1855년 사망했다. 잘 알려진대로 에밀리 브론테와 자매 지간이고 목사관에서  태어나 여생을 보냈다. 재주가 많고 아름다웠던 샬롯에게, 인생은 제인이 살았던 로우드 자선학교와 비슷했고 또 에밀리가 묘사한 '폭풍의 언덕' 속 황야와 비슷했다. 그 음침하고 쌀쌀한 풍경 속에서 제인에어의 희망을 생각해 냈음은 샬롯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그녀는 스스로의 우울함을 제인을 통해 이겨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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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사는데는 여러 시선이 있다. 문화가 발전하던 19세기엔 특별히 더 많은 시선이 발전했을 것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제인 에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그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몹시 소중하게 느껴진다. 거친 황야에서 태어나 자선학교를 빙자한 아동학대 기숙사를 다니고 가정교사일을 하면서 자신을 건사하던 한 여성의 삶이란 건 흔하지 않은 풍경이니 말이다. 드라마를 통해 엿보는 그 시대 속의 한 인물들.

제인은 자신의 개성과 존재 자체를 구박하던 리드부인의 집을 이겨냈고, 인간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로우드 학교에서도 살아남았다. 마지막으로 손필드 저택에선 로체스터가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낸 존재가 되었다. 샬롯이나 에밀리에게 한곳에 머물 것을 요구했던 당시 여성에 대한 가치관, 어떤 호의나 호사스런 행복은 없던, 희망없는 현실을 생각하면 꽤 도전적이면서 긍정적인 묘사가 아닐 수 없다. BBC의 드라마 제인에어는 이런 어두웠지만 긍정적이면서 밝은 느낌을 꽤 잘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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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제인 에어 역은 Ruth Wilson라는 배우가, 거친 얼굴에 숨겨진 따뜻한 정열을 묘사하는 로체스터 백작은 Toby Stephens이라는 배우가 맡고 있다. TV 드라마답게 그렇게까지 화려한 볼거리나 시각적인 재미를 권할 수 없지만, 다소 우울한 19세기 영국 지방의 풍경을 실제인 듯 볼 수 있다. 소설 속에서 모든 건물을 태워버릴 만한 불이 난다는 걸 믿을 수 없었는데 어두운 만큼 커다란 양초를 썼던 19세기 영국 시대상을 TV로 지켜보고 나면 어떻게 그리 큰 불이 날 수 있었는지 납득이 간다.


이미지 출처 :
http://tvandfilmguy.blogspot.com/2007_01_01_archive.html
http://www.bbc.co.uk/drama/janeeyre/
http://www.bbc.co.uk/bbcfour/cinema/features/wide-sargasso.shtml




Breaking Bad - 위기에 빠진 50세 가장의 선택은 범죄?

DRAMA 2008. 3. 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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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를 인상적으로 만들고 있는 사막 한가운데의 마약제조용 RV 캠핑카. 주인공과 손잡은 불량 제자는 이 RV가 꼭 Cow House같다고 말한다. 축사같은 곳에서 과연 얼마나 완벽한 크리스탈 마약을 만들어내려나. 마약 냄새가 배지 않게 하려고 옷을 다 벗고 일하는 원칙적이고, 서민적인 교사의 모범적인 태도 때문에 대표적인 누드 장면이 되버렸다. 성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이기 때문이 19+ 등급이다.

50대의 위기가 뭘까? 뉴 멕시코에서 고등학교 화학 교사(시간강사같은)직업을 가진 주인공, 월터 화이트(Walter H. White, Bryan Cranston 역)는 시끌벅적하고 요란한 삶과는 거리가 멀다. 콜레스테롤을 염려해 야채로 만든 베이컨을 주는 아내, 신체 장애로 보조기구를 사용하고 몸은 불편하지만 못된 구석은 없는 10대 아들, 아내의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두 명의 쌍둥이를 가족으로 두고 있고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지는 못하지만 그럭저럭 가족끼리 서로를 사랑해주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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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란 학문에 애정을 가진, 주인공 월터 화이트의 수업. 별로 돈도 되지 않고, 자신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지는 못하지만 월터는 꽤 즐겁게 화학 수업을 한다. 이 즐거운 '화학적' 불쇼를 보면서 아이들은 그저 엉뚱한 궁리를 해댈 뿐이다.

화학을 전공해 평범한 화학 교사를 하고 있다. 연구논문을 전시해놓을 만큼 학문에 대한 애정도 단단하지만 돈벌이로서는 시원찮다. 수업시간에 연애는 할 지언정 화학 과목에 애정을 가진 학생도 드물고, 시간강사로는 수입이 마땅치 않아 부업으로 자동차 세차장에서 현금출납을 맡아봐야 한다. 그마저 일손이 달린다며 세차 일을 시키는 사장 때문에 빨간 스포츠차를 몰고 온 제자들에게 수난을 겪어야 하는 신세. 아무리 어려서 철이 없다지만 월터가 이런 일을 당할 이유는 없다. 그나마 혼자 겪는 일은 참을 만하다.

자신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주며 아들을 잘 건사하는 아내, 스카일러(Skyler White, Anna Gunn 역)는 넉넉치 않은 삶이지만 남편을 잘 믿어주며 사랑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맘대로 할 수는 없어도 주변 가족들을 모아 남편의 생일파티를 몰래 열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장애를 가진 아들의 옷을 사러갔을 때 몸이 건달같은 녀석들이 몸이 불편한 아들을 싸잡아 놀리는 모습을 보니 불같이 화가 난다. 대체 나없이 내 가족들을 누가 지켜줄 것인가.

가장 큰 문제는 세차장에서 세차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쓰러진 자신이다. 보험을 제대로 들어놓은게 없어서 병원으로 가지 말아달라고 응급차 직원에게 사정해봤지만 어쩔 수 없이 진찰을 받게 됐다. 응급실로 실려가는 드라마 장면은 많지만, 돈없으면 치료받을 수 없는 나라가 미국 아닌가. 그냥 가벼운 기침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증세가 이미 폐암 말기란다. 수술을 할 수도 없을 악화된 상태라 목숨이 2-3년 남았단다. 이 정도면 확실히 위기 중의 위기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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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의 나이, 쌍둥이를 임신한 아내와 장애로 몸이 불편한 10대의 아들. 자신의 소박한 삶과 그 가족들을 몹시 사랑하지만 자신은 죽어가고 있고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한 형편 때문에 맘놓고 죽을 수도 없다. 대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게 옳을까(아들의 장애를 조롱하는 동네 건달들을 두들겨 패주는 아버지, 월터)

약간은 덜 주목받는 채널, AMC의 드라마 Breaking Bad는 50대 가장이 인생을 새로 다루는 방법을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이다. 드라마 X-File의 공동제작자이자 작가로 유명한 Vince Gilligan이 집필하고 제작한 드라마이다. 인디언의 고장으로 유명했던 뉴 멕시코(멕시코 윗지역으로 전반적으로 소득이 좋지 않은 편이고 인디언이나 메스티조들이 많이 살고 있다)에서 촬영됐기 때문에 그 지역의 사회상이라던지 건조한 사막 풍경이 종종 등장한다.

프로그럼 오프닝에 Br이라던지 Ba같은 화학 기호들을 남발하면서 약간은 고지식하고 윤리적인, 화학교사가 범죄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남들은 쉽게 저지르는 범죄가 내 인생의 위기를 극복할 마지막 방법이란 느낌, 그 느낌이 꽤 설득력있게 1-2편을 채우고 있다. 화학 지식을 살려 마약을 제작하게 되는 과정이라던지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과정을 보면서 웃음이 나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건 그 주인공이 꽤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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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를 이 모든 소동으로 몰아넣은 경제적인 이유, 돈. 어찌어찌해서 월터는 이 돈들을 '세탁'하게 된다. 절박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돈을 손에 넣은 월터가 앞으로도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 자신이 죽기전에 웬만큼 돈을 벌어놓을 수 있을까? 고지식한 화학 교사, 범죄자가 되다!

내가 살기 위해 또는 내 가족이 살기 위해 저지르는 범죄라는 것. 원리는 간단해 보이는 돈벌이, 마약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월터는 자신의 제자였던 10대의 핑크맨(Jesse Pinkman, Aaron Paul 역)을 끌어들인다. 막나가는 제자기는 하지만 핑크맨은 10대인 자신의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젊은이이다. 언젠간 그 범죄의 대가는 가족에게 돌아올 지도 모른다. 아직은 양심이 남아서 고지식한 방법으로 범죄자가 되어가는 이 화학 교사는 어느 순간, 범죄를 저지르는데 뻔뻔해지는 인간형이 되버릴 지도 모른다.

나의 경제적인 어려움과 곤란, 그리고 2-3년 밖에 남지않은 생명의 위기. 50세의 생일을 맞은 가장이 남은 가족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렇게 많지 않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평범한 가장의 일탈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평범한 삶을 선택할 수 '사회'였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게 한다. 어쩐지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않은 뉴멕시코, 건조하고 거친 풍경, 범죄와 조롱에 익숙한 아이들, 엄청난 의료비에 이르기까지. 이 드라마는 재밌지만, 쉽게 웃을 수 없는 블랙 코미디이다.


출처 :
http://www.amctv.com/originals/breakingbad/

Casanova - 시청자를 쥐었다 놓았다 하는 영국 카사노바

DRAMA 2008. 2. 29. 17:40


확실히 모든 건 관점의 문제다. 불성실한 사랑의 상징이었던 카사노바, 카사노바의 수작에 걸리면 인생이 혼란스러워(?)지고 영원한 사랑은 불가능하리란 전설같은 고정관념을 깨고 그가 재해석된 건 현대의 분위기 아닌가 싶다. 정력의 상징인 듯, 굴을 좋아하는 그의 독특한 식사법이 화제가 되고 과연 그가 사귄 여성의 숫자는 몇명인가가 화제에 올랐던 시절, 카사노바에게 정절을 뺏기고 버림받은 여성을 손가락질하던 시절이 지나버렸단 뜻이다. 여성 문제 이외에도 천재적이었던 그의 삶에서 그래도 '사랑'은 빠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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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능동적인 '연애 심리'를 자극하여 '여성을 위해 존재한다'라는 말을 실제로 남겼다는 카사노바. 그의 재해석은 2005년 유난히 활발하여 한 편의 드라마와 한 편의 영화가 발표되기에 이른다. 영국의 천재적인 극작가 Russell T. Davies와 10대 닥터로 유명한 David Tennant, 그리고 칼리큘라의 티베리우스 황제로 유명한 Peter O'Toole이 발표한 미니시리즈 'Casanova(2005, TV)' 와 지금은 고인이 된 Heath Ledger와 유명배우 Jeremy Irons가 주연한 'Casanova(2005)'가 그것이다.

드라마의 관점과 배우, 제작진도 쟁쟁하지만 영화 쪽의 배우들과 제작진 역시 대단한 사람들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차분이 두 편을 비교해보고 싶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카사노바가 연애 이외의 분야에서도 천재적이었다는 사실과 여성을 먹이감으로 여기며 사냥하던 타입은 아니란 사실, 그리고 사랑을 몹시 중요하게 생각한 인물이란 사실 만은 비슷한 관점을 취하고 있다.
Russell T. Davies는 좀 더 수동적이고 부드러운 카사노바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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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미터에 가까운 키에 천재적인 능력. 유명한 계몽주의자 볼테르를 비판하기도 하고 법학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던 카사노바는 실제로 의학이나 법률 분야의 지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경력도 있다고 한다. 모험가 기질을 가졌던 그는 관심을 가졌던 웬만한 분야에서는 탁월한 재능을 나타냈고 꽤 괜찮은 능력을 보여준 적이 있다고. 변호사, 의사, 신학자, 사업가, 바이얼리니스트로 활약하는 카사노바의 모습을 드라마 속에서 조금씩 볼 수 있다.

사제들에게 이단으로 추적당하고 추방당하기도 여러번, 자신이 사귄 여자들의 자세한 기록을 남겼기 때문에 입에 오르내릴 뿐(볼테르나 루소같은 경우는 숨겨진 자식을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못 말리는 바람둥이였다. 음흉한 이들에 비하면 카사노바는 몹시 솔직한 편) 약간은 사기꾼같지만 바람둥이로 유명해지지 않았더라면 분명 다른 분야로 유명해졌을 천재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한다. 극중에서도 묘사되듯 프랑스에 이태리 복권(lotto) 아이디어를 처음 전파한 사람은 카사노바일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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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양자가 되기도 하고 조지 2세같은 영국국왕과 친하게 지내기도 하고 프랑스 궁정도 드나들었던 이 남자. 한 때는 이태리 그리마니 공작의 숨겨진 아들이라며 주장했단 기록도 있는데, 이 대단한 활동에 숨은 욕구는 '신분상승' 아니었을까 싶다. 배우의 아들로 태어나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천재적인 능력을 갖췄음이 인정됐지만 타고난 신분의 한계로 천대받았을 지 모르는 그에게 유일한 재산은 능력과 인맥(비록 여성을 통한 것일지라도) 뿐이었다는 것. 늙어서 사서로 일하게 된 그의 몰락과 어려움은 예정되어 있던 일인지도 모르겠다.

과연, 대단한 각본가와 대단한 배우가 만나서 대단한 인물을 연기한다는 자체로도 흥미로운데 더욱 재미있는 건 이 드라마의 재미가 단발적인 이미지로는 잘 표현이 안된다는 것이다. 영국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이태리와 프랑스의 문화이건만(영국인의 유럽 아랫 나라에 대한 편견은 재미있다) 이태리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영국을 묘사하기도 하고 여성을 만나고 다니는 모험이 각국의 문화적 특징과 맞닿아 특이한 풍경으로 변질해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춤추고 놀기 좋아하는 프랑스 베르사이유 파티장은 하루 종일 빙빙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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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눈빛을 가진 배우, 데이비드 테넨트가 보여주는 카사노바는 장난기 가득하고 순수한 눈빛을 가지고 있다. 상냥하고 선천적으로 착했을 것으로 보이는 이 버전의 카사노바는 여자를 농락하고 있는 남자가 아니라 여성에게 이용당해주는 남자일 뿐이다. 시대상에 따라 욕망에 솔직할 수 없던 여성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던 남자란 자신의 해석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기도 한다. 비록 사귄 여자의 범위가 너무 넓어 수녀는 기본이고 동성연인까지 있었다고 하지만 '여자가 원하지 않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는 그의 표현은 재미있다.

이 드라마는 3시간 안에 카사노바의 삶을 잘 요약한 편이다. 늙은 카사노바가 과거를 회상한다는 같은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그 점이 영화와 다를 것이라고 본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하며 바람기를 유지하는 이 남자의 삶이 흥미진진하다. 늙은 역으로 출연하는 1932년생 피터 오툴(2008년엔 Tudor라는 드라마에서 교황역으로 보게 된다)이 로즈 번(Damages의 엘렌 파슨스 역할을 맡았던 배우)에게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며 보여주는 장난기도 만만치 않다(카사노바는 늙어도 카사노바).


In Treatment - 지루할 정도로 진지한 상담 드라마

DRAMA 2008. 2. 2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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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대개 시각적이다.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기 보단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show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드라마를 이야기를 보여주는 시각적인 Show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 드라마를 견디지 못할 지도 모른다. 이 드라마는 보여주는 이야기 보다는 들려주는 이야기 방식을 취했고 이 드라마 'In Treatment'의 한 에피소드 당 볼 수 있는 등장인물은 대개 단 두 사람이다. 주인공 Paul과 그날 상담을 받는 또다른 주인공 한사람이 그 대상이다. 그 두 사람이 대화하는 표정과 앉아있는 모양새가 드라마가 보여주는 전부이다.

또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은 대개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사생활이다 보니 개인이 어떤 상황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 즉 남들은 간단하게 간주해버릴 수 있는 '어떤 상황'을 자기 입장에서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지가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행동이다. 시청자 또는 제 3자가 이 환자들을 부를 수 있는 명칭은 아주 간단하다. 공군 조종사, 20대의 여성, 10대의 체조선수 등등. 그들이 시달리고 있는 문제도 어쩌면 간단하게 부를 수 있겠지만, 드라마는 그 '간단한' 사람들이 자신들을 설명할 기회를 주고 있다.

시청율과 볼거리를 중요시하는 방송국의 유행에 따라 SHOWTIME이라는 채널도 존재하는 가운데 과연 이렇게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는 드라마를 누가 시청할 것인가. 과감하게 한편 30분짜리 드라마를 45 에피소드까지 주문했다는, HBO라는 방송국이 아니면 아무도 해보지 못할 신선한 시도라 할 수 있지만 대사가 워낙 많은 드라마라 집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심리 치료사, 주인공 Paul이 상대방의 상태를 꼼꼼하게 뒤쫓듯 시청자 역시 그 상대방을 쫓아가야하기 때문이다. 연기자로서는 상당한 연기력이 필요할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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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상담이나 심리 치료에 거창한 '무엇'을 기대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상담자를 만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충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상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꼼꼼하게 짚어줄 거라 생각해 보기도 한다. 단지 털어놓는 것 만으로 시원할 것이라고 믿어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상담의 가장 중요한 기본 중 기본은 그동안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상담자는 대개 어떤 해답도 직접적으로 주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는 우리 나라에서 '상담'을 꺼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신적으로 문제있는 사람들을 '정신질환자' 정도로 간주하는 경향 때문이겠지만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종류의 상담과 심리치료는 '흔히 볼 수 있는' 감정적인 문제이기도 하다(물론 공군 조종사의 이야기가 일반적이진 않겠지만). 주인공을 방문한 상대방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입일 수도 있다.

상담자는 기본적으로 방문한 사람들과 일정한 '시간'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방문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곤 한다. 라포를 형성할 정도의 친절은 주어지지만 결코 내 친구처럼 다정하지도 않고 모든 어리광을 다 받아주지도 않는다. 객관적인 입장과 주관적인 입장을 적절히 섞어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상담자가 할 수 있는 전부이기도 하고 상담자의 대단한 능력이기도 하다. 심리치료를 위해 상담자를 찾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대화가 쉽지 않은 타입이 더 많기 때문에 이 과정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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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정확한 상황을 끄집어 내기 어려운 환자들이 많은데 그 중 한 사례가 두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조종사 알렉스이다.  자신의 바그다드 폭격으로 코란을 공부하던 16명의 소년들이 죽었고, 그 나라에 자신이 폭격을 했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지만, 이런 사실에 죄책감은 느끼지 않고 잠도 잘 자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폭격이 이루어진 장소에도 가보고 싶고 죽음에 대한 생각도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할 일을 잘 해내는 최고의 군인이지만 약간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

조종사 Alex의 이야기를 들으며 끊임없이 질문하는 주인공 Paul. 알렉스의 이야기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느낄 때마다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며 묻지만 오히려 알렉스는 폴이 성급하다면서 화를 내기 일수이다. 결국엔 알렉스가 자신의 상태를 깨닫게 만들고 인정하게 만들지만 이번엔 반대로 시간이 다 되었다며 알렉스를 되돌려보내는 상담치료사.

환자 자신이 보호받고 싶어하고, 꺼내고 싶지 않아하는 물음을 꾸준히 언급한다는 건 한편으론 전투와 마찬가지. 그 모든 과정이 치료사를 지치게 만들고 힘들게 한다. 주인공 Paul은 어떤 에피소드에선 자신이 방문자가 되기도 하고, 다른 환자에게 관찰당하기도 하지만,  침착하고 참을성있는 눈으로 환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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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이스라엘 원작 제목은 Betipul으로 영어로 In Treatment를 표현한다고 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위치한 나라 이스라엘. 미국에서 리메이크된 이 드라마에서 몇가지 이야기들은  미국에서 제작된 내용 만으로는 원작의 분위기를 쉽게 떠올릴 수 없을 것 같다. 두번쨰 에피소드, Alex의 경우에 이스라엘 상황을 떠올리면 조종사가 겪어야 하는 혼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분명해진다. 미국의 조종사 Alex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떠올리지만, 이스라엘 상황에서는 종교의 이야기와 아랍의 성전을 떠올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첫 에피소드 마취가 의사가 느끼는 약간의 답답함도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가 간다.

카메라의 움직임도 적고 공간도 협소하지만 열길 물속 보다도 깊다는 인간의 내면을 탐구할 이 드라마 출연진 중엔 배틀스타 갈락티카의 케인제독으로 유명한 Michelle Forbes(Kate, 폴의 아내)도 포함되어 있고, Dirty Sexy Money의 사이먼 엘더 역으로 알려진 Blair Underwood(공군 조종사역)도 있다. 표정 만으로 드라마의 진행상황을 연기하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일단 자리에 앉으면 숨겨진 내면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실력이 놀랍다. 다소 지루하지만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상담 드라마가 될 듯하다.

Knight Rider - 2시간을 채우지 못한 키트와 마이클 라이더의 부활

DRAMA 2008. 2. 20. 09:42


이제는 약간 촌스럽게 들리는 낯선 전자음으로 시작하던 오프닝. 시즌 2의 오프닝은 나레이터가 함께 주인공들을 소개했다. K.I.T.T의 목소리는 당시에는 크레딧에 올라가지 않았었다고 하지만 현재도 여러 드라마에 열심히 출연 중인 William Daniels이라는 배우였다. LA를 질주하는 키트와 라이더 데이빗 핫셀호프의 과거 오프닝이다.



Knight Rider라는 원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에선 전혀 엉뚱한 제목 '전격Z작전'으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한국에서는 성우 이정구씨의 목소리로 연기된 약간은 듬직하면서도 느끼한 배우, 데이빗 핫셀호프의 자동차 운전이 눈길을 끌곤 했다. 드라마 속 누군가의 지적대로(재단의 누군가가 키트의 과도한 제작과 수리 예산을 지적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웬 건달같은 남자가 한껏 폼잡으며 악의 무리를 응징하는 내용은 당시 전세계팬들을 사로잡았었다.

대부분 키트가 과격하게 운행되는 멋진 장면들은 컴퓨터 합성이 아닌 이상 실제 스턴트맨을 사용한 촬영이었고 90에피소드가 넘는 저 드라마를 촬영하자면 꽤 많은 스턴트 배우들이 고생했겠구나 싶어 엉뚱한 상상을 펼치기도 했다. 아무리 미국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는 예산이 무한대라고는 하지만 얼마나 많은 검은 자동차들이 고장났을까? GM의 Firebird라는 자동차 모델이라고 하던데 꽤 비싼 가격으로 제작되진 않았을까? 그 큰 규모의 스케일에 반해서 K.I.T.T같은 자동차 한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래본 적도 있었다.

2008년도 새로운 TV 시리즈 제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리메이크 Knight Rider Pilot에도 키트는 등장한다. 2008-2009년 동안 세계적으로 가장 바쁜 할리우드 배우에 속할 것같은 발킬머(Val Kilmer)의 목소리로 돌아온 말하는 자동차는 훨씬 더 업그레이드된 기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25년전보다 A.I의 기능이 실제 훨씬 더 발달한 까닭에 펜타곤(미국 국방부)의 군사시설인 프로메테우스도 간섭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이번엔 키트를 다루는 기관은 나이트 재단이 아닌 FBI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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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모델도 GM의 모델이 아닌 포드사의 무스탕이라고 한다. 예전에 날렵하던 키트에 비해 약간은 둔탁해졌다고 하는 평도 듣고 있지만 그래픽 기술은 훨씬 더 발달한 까닭에 탁월한 키트의 능력을 손보이는데는 별로 차질이 없다. 운전자와 대화를 나누는 능력(?)은 훨씬 더 매너가 좋아졌는 지 그래픽과 음성을 겸해서 승객을 안전하게 모시고 있다. 사실 첫 등장했을 때는 달리 드라이버가 따로 필요없을 것같이 완벽하게 운행되었다. 이번 영웅은 자동차에 비해 무게감이 한참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하긴 발킬머 대 신인인 셈이니 당연한 결과인가)

드라이버 역을 맡은 Mike Traceur(배우, Justin Bruening)에 대한 정보를 빠트릴 수 없을 것 같은데 193센티의 장신에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던 데이빗 핫셀호프(David Hasselhoff)는 당시 미국인으로서도 상당히 큰 키였다. 지금은 고인이 된 Edward Mulhare(Devon Miles 역)의 도움으로 이곳 저곳 활보하던 영웅의 인상이 워낙 강해 그 뒤를 담당할 사람은 그의 아들이거나 혈연관계가 아니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역시 이번 주인공은 Michael Knight의 숨겨진 아들로 설정되어 있다.

약간은 건달인 듯 건장한 체격과 함께 바람끼있던 성격으로 묘사되었으니 숨겨둔 아들이 있다고 한들 이상하진 않은 설정이다. 또 악의 무리와 싸우는 아버지를 제대로 만나본 적이 없어서 아버지와 서먹서먹한 사이로 만들어 둔 것은 이번 특별 무비 성격의 리메이크 Knight Rider 출연 여부를 협상 중이던 핫셀호프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리라. 과거의 명성은 물려받아야하는 드라이버지만 실제 상황은 여의치 않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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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새로운 영웅 역을 맡게 될 저스틴 브루닝은 191센티의 장신으로 핫셀호프에게 뒤지지 않는 체격을 가지고 있고(사실 과거의 영웅은 이미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표시가 심하게 났다) 2004년에 연기활동을 시작한 배우치고는 경력이 괜찮은 편이다. Jack Yang을 비롯한 함께 등장한 악역들을 처치하는 액션 능력도 꽤 탁월해 보인다. 영웅의 뒤를 잇기에는 무리가 없는 배우같다. 과연 약간은 마이클 나이트의 아들 역을 담당하면서도 여주인공과의 진지한 로맨스도 가능한 배우렸다(이 부분은 좀 진부하다).

배우나 그래픽, 기술적인 면은 이렇게 발달했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몇가지 설정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뻔한 속셈은 극의 재미를 반감하고 있다. 이번 리메이크에서는 최대한 폼을 잡고 있지만, 초반에 약간 걱정스런 건달로 보이던 마이클 나이트처럼 이번 Mike 역시 약간은 믿을 수 없는 건달같은 과거를 가지고 있고 갑자기 중요한 인공지능 차량의 드라이버로 발탁되고, '악의 무리'와 싸워서 세상을 바꾸려는 아버지의 뜻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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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Mike를 무시하는 듯한 키트와 투닥거리는 설정도 여전한 듯하다. 이 부분의 전형성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은 '액션'과 '자동차'가 주된 볼거리인 드라마라는 점에선 어쩔 수 없는 지도 모르겠다(글쎄 과연 과거의 영광을 그대로 가져왔단 약점이 있는데 그것 만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다). NBC의 분위기로 봐서는 이번 특별 무비가 Pilot 성격을 제대로 해낸 것 같단 기분은 드는데 과연 TV시리즈로 연장 방송될 수 있을까?

여하튼 매끈하고 날렵하고 매너있게 주인공 보다 더 잘 나가는 자동차 키트를 새롭게 볼 수 있었다는 점은 몹시 반갑다. 붉은 빛을 반짝이며 또렷하게 대답하는 말하는 자동차. 또 이번 특별 무비 엔딩 장면에서 키트가 질주하는 장면은 과거를 모방하면서도 새로워진 점이 있는데 몇가지 설정은 드라마 시청을 완료하지 않은 이상 핵심 정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K.I.T.T가 제법 매력적이란 점은 장담해도 좋을 것 같다.




Monk - 섬세한 강박증 환자 몽크의 바깥 세상 바라보기

DRAMA 2008. 2. 18.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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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크에서는 보기 드물게 리랜드 스톨마이어 반장과 몽크가 의기투합하는 장면. 샌프란시스코의 한 거리에서 마련한 반장의 새 차를 손수건으로 함께 닦고 있다. 이 날 만큼은 함께 새 차의 오물을 닦아내는 보기 좋은 두 사람.

간만에 몽크 6시즌 13화를 시청했다(전체 몽크 에피소드 중에선 90번째 에피소드에 해당한다, 2월 22일 93번째 에피소드 Mr. Monk Is on the Run 이 방송될 예정). 1시즌이 TV에서 방영될 때 시청했으니 3-4년 만이지 싶은데 그는 여전하다. 몽크를 주변에서 도와주던, 아들가진 엄마가 이제는 딸가진 엄마로 바뀌었지만(그리고 바뀐 여주인공들이 더 극성스러워진 것도 같지만) 반장과 갈등하는 모양새도 여전하고 쪼잔하고 소심하게 구는 방식도 여전하다. 그나마 1-2시즌에서처럼 주변사람들은 덜 볶아대니 천만다행이다. 2시즌 한 에피소드에서 온 집을 모두 특정 회사의 생수로 채워버리는 장면은 약간 짜증이 날 정도였다.

국내에 이미 주말외화로 방영된 적 있는 Monk. 그 특별한 재미에 빠진 팬들이 이미 많은 까닭에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은 외화 중 하나이다. 벌써 6시즌까지 이어진 이 드라마(6년이 넘었단 이야기다)는 비주류 드라마로(메인 시간대에 방영되지 않는 드라마) 만들어져 프라임타임(황금시청율을 자랑하는 시간대)으로 방송 시간이 옮겨진 기록을 갖고 있다. 단 하루 만에 제작 중단 사태를 겪을 수 있는 수많은 미드의 운명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

소심하고 예민하고 꼼꼼하고 잘 삐치고 결벽증을 앓는 탐정 몽크. 사건 해결 능력 하나는 천재적이지만 주변 사람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쪽엔 천재.  그를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은 아직까지도 비밀이 밝혀지지 않은, 죽어버린 아내, 트루디 정도일 것 같지만, 그녀는 이미 세상에 없다. Monk라는 단어의 또다른 뜻인 수도승처럼 Monk같은 인물을 상대하자면 정말 도를 닦아야 할 지도 모른다. 스톨마이어 반장이 왜 그렇게 불같이 화내는 지 알 것도 같은 자연스러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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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사건은 엉뚱한 단서를 통해 해결되었다. 유난히 깔끔을 떠는 몽크 보다는 극성스러운 여주인공의 딸이 이번 에피소드의 주인공. 상대적으로 리랜드 반장이 더더욱 불쌍해지는 설정은 변함없던 에피소드. 몽크에는 이런 선명한 캐릭터들이 잘 살아있다.

범죄, 추리가 이끌어 나가는 수사물은 많다. 특히 '탐정' 역할을 하는 주인공을 내세운 드라마들도 많은데 복잡한 이야기 보다는 한 두 에피소드 안에 끝낼 수 있는 가벼운 상황이 테마가 된다. '주인공의 능력'이 극을 이끌어가는 주된 재미. The Closer의 브렌다 리 존슨이라는 주인공이 풀어나가는 사건은 복잡하기 보다는 '용의자의 자백'이 필요한 사건이 더 많듯이 탐정 몽크가 만나는 사건들도 특별히 난해하다기 보단 몽크의 추리력을 시험하는 내용이 더 많다. 타고나게 소심한 까닭에 일반인들은 잘 놓치는 작은 단서를 잡아내는 몽크.

몽크의 장점은 복잡한 설정이 넘치는 드라마 속에서 만나는 가벼운 추리물로서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연 배우의 역량을 모두 이끌어내야하는 코미디 캐릭터 드라마이기도 하다. 강박증에 시달리는 탐정 캐릭터 몽크와 잊을만하면 한번씩 언급되는 죽은 아내, 트루디 이야기. 몽크와는 대조적인 주인공 리랜드 반장 등이 드라마를 개성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각종 강박증과 포비아의 시달리는 몽크를 더욱 부각시켜주는 캐릭터가 반장 리랜드 스톨마이어(Ted Levine)인데 몽크의 소심하고 쪼잔한 강박증 증세는 반장의 오버 액션과 짜증이 없다면 그렇게까지 재미있는 요소가 아닐 지도 모른다. 그 소심함에 시달려야 하는 반장이 안스러울 지경으로 예민하게 반응해주기 때문에 몽크의 박자가 어긋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상대적으로 둔감하다면 둔감한 캐릭터. 이 배우는 '양들의 침묵(1991)'에서 버팔로 빌을 맡았던 연기파 배우이다.



It's a jungle out there. 탐정 Monk의 오프닝 테마송이다. Monk가 두려워하는 더러움, 바이러스 그리고 여러가지 번잡스러운 일들. 그 모든 것 이외에도 약간은 순수하고 과거지향적인 몽크에게 세상은 정말 정글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곳이라는 노래가 딱 어울린다. Jeff Beal이라는 드라마 음악의 거장(Rome, 어글리 베티, 카니발 등의 드라마 음악 작곡자)이 작곡했다고 들었는데 2시즌부터는 노래 부르는 가수가 Randy Newman으로 바뀌었다. 거친 목소리로 바깥 세상이 험난하다고 부르는 노래가 다소 코믹하게 오프닝 화면과 잘 어울린다.

항상 몽크에게 질색을 하고 몽크를 구박하는 듯 하지만 가장 잘 어울리는 자리에서 몽크를 돌봐주는 리랜드 반장, 약간은 뻔뻔하다 싶을 정도로 엉뚱한 피셔 형사, 짜증난다 싶을 정도로 극성인 나탈리와 줄리 티거 모녀, 그리고 몽크의 친구 크루거 박사에 이르기까지 조금은 과보호 받고 있는 강박증 환자의 세계. 섬세하고 소심한 탐정 몽크는 그래서 재미있다.


출처 :
http://www.usanetwork.com/series/monk/



Eli Stone - 우리집 거실에 조지 마이클이 있어요!

DRAMA 2008. 2. 17. 21:53




칼리스타 플록하트의 사랑만들기. 앨리 맥빌(Ally McBeal)은 28세의 하버드대를 졸업한 변호사, 앨리 맥빌이 첫사랑이 근무하던 회사, Fish&Cage에서 근무하며 애인(?)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이 길고 긴 시즌 드라마 속에 가끔 출연하는 유령 빌리이다. 변호사 사무실과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이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은 역시나 앨리와 그 주변 사람들 이야기.

환상을 보고 환청을 듣고, 일종의 예지력을 갖는 주인공, Eli Stone의 이야기를 시청하면서 맨처음 떠올린 드라마가 앨리 맥빌이다. 주인공 일라이 스톤은 멀리 금문교가 보이는 샌프란시스코, 그곳에서 가장 잘나가는 로펌에 근무하는 모든 걸 다 가진 남자. 그 로펌에서도 제일 능력이 좋은 변호사에 속하는데다 많은 돈을 벌어들였고, 로펌 대표(조단 웨더스비)의 딸 테일러 웨더스비 (나타샤 헨스트리지)와 결혼도 예정되어 있다.

부러울 게 없는 주인공이라는 설정은 앨리 맥빌과는 약간 다르다. 또, 잘 나가는 변호사로서의 일라이 스톤은 그렇게까지 '착한' 사람은 아니었다. 재판의 승리를 위해 때로는 상대방을 가리지 않고 윽박지를 줄도 알고, 협상을 끌고 나가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기도 한다. 이치에 닿지 않는, 말도 안되는 주장은 일단 경청하지 않고 보는 그는 '유능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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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Eli Stone이 어느날 환청에 시달리게 된다. 환청 속에서 들리는 노래는 이제는 아는 사람도 드문 노래, George Michael의 Faith의 전주,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심지어는 한밤중에 그 유명가수가 자신의 집 거실에서 콘서트 하는 장면을 목격하기에 이른다. 대동맥류라는 진단을 받긴 했지만, 이런 황당한 환청과 환상은 Eli Stone의 일상을 변하게 만든다.

환청과 환각은 점점 더 다양해져서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전철을 로펌 사무실에서 보기도 하고, 조지 마이클이 로펌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에피소드 2편에서는 비행기가 날라드는 환각 때문에 번화한 거리를 뛰어다니는 처지에 놓이는 일라이 스톤. 대동맥류라는 질병 때문에 보이는 환상이라긴 좀 너무하잖아. 중국의 침술사는 Eli의 이 증세를 '예언자' 증세라고 부른다. 미래를 예언해주기 위해서 이 환상들이 조금씩 보인다는 것.

이런 일을 겪는 본인은 몹시 죽을 맛이다. 갑작스런 이상행동으로 미친 사람 취급 받는 건 따놓은 당상인데다 자신을 떠날까 말까 재는 듯 보이는 애인, 변호사 자리는 유지할 수 있을 지 알 수도 없고. 예언이 지시하고 있는대로 행동하다간 지금까지 쌓아온 변호사 자리를 잃는 것도 금방이렸다. 대체 똑같은 증세를 보였다는 아버지는 이런 환상과 환청을 어떻게 이겨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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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로펌, 변호사에 대한 인식은 별로 좋지 않다. 최근 한국에서도 피해자의 정서 보단 가진자의 정서를 대변하는 장사꾼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가 많다. 2007년 오픈해서 시즌 2, 3까지 확정된 Damages라 는 드라마는 정글 보다 치열하고 추잡한 변호사 세계의 비리를 보여주고 있다. '장사속'에 밝은 변호사가 '착한 행동'을 한다는 것은 '도태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가 된다랄까? 즐거운 듯 유쾌한 듯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드라마이지만 '부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 변호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빠지지 않는다.

드라마 속 약자를 대변하는 자페증에 걸린 아이 엄마와 이주 노동자의 이야기는 변호사 세계에서 버림받는 실제 케이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이 드라마의 볼거리는 추억을 보여주는 조지 마이클의 환상 이외에도 미국의 사회적인 이슈를 한번쯤 되짚어 본다는데 있다고 한다(물론 우리 나라와는 조금 거리가 떨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법이 어느 편의 손을 들었느냐와 상관없이 한번쯤 되돌아보아야할 이야기, 말이다.

주연을 맡은 Jonny Lee Miller는 꽤 유명한 드라마와(트레인 스포팅, 맨스필드 파크 등) 영화에 출연하던 주연급 조연으로서 Smith라는 미드의 주연으로 활약한 적도 있다. 그의 약혼자 테일러 웨더스비 역을 맡은 나타샤 헨스트리지와 그녀의 아버지, 빅터 가버 역시 잘 알려진 배우. 에피소드 2에서는 빅터 가버가 직접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등장할 예정이다. '환상'을 소재로 하고 있다 보니 드라마가 발휘하는 상상력 역시 코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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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2007년에 사전 제작된 드라마로서 2008년 초기 Mid-season(9월에 시즌 오픈된 드라마들이 짤리고 시즌 연장되고 결정나는 사이 '교체'드라마가 입성하는 시기, 보통 연휴가 끝나는 1월 부근이다) 예정작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13 에피소드 주문되었으니 13개 정도는 방영이 무난할 듯 하다. 탄탄한 주연, 조연진의 배치도 그렇지만 갈등을 유발할 만한 '미끼'들도 산재해 있으니 스토리를 끌고나가기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첫 방송을 시청한 시청자들의 평도 좋은 편이고 작가파업을 등에 업고 시작한 드라마라 ABC 방송국의 지지도 괜찮아 보인다. 무난하게 1시즌 추가 에피소드 주문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지금까지 방영된 Eli Sotne 에피소드 제목은 조지 마이클의 노래 제목이었다는 점이다.



* 출처 :
http://kr.truveo.com/
http://abc.go.com/primetime/elistone/index?pn=index

 



Pushing Daisies - 어떤 사람을 딱 1분 동안 되살릴 수 있다면?

DRAMA 2008. 1. 29. 00:36


만약 내게 사람을 되살릴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죽었던 사람을 1분 동안 되살려서 어쩌다 죽었는지 또는 죽기전에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인지 말하게 할 수 있다면? 아니 그것도 아니면 죽었던 첫사랑을 세상에 되살려놓고 얼굴 만 보게 된다면! 죽음이라는 단어의 진지함과 무게를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문장이다.

이렇게 조금쯤은 '장난같고' 조금쯤은 '동화같은' 죽음에 대한 상상을 옮겨놓은 드라마가 이 Pushing Daisies다. 'Push (up) daisies'라는 관용어구는 '죽는다'는 뜻이다. 아마도 죽어서 땅 속에 묻혀 데이지 꽃을 자라게 한다는 상상력이 발휘된 문장이 아닐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에는 데이지꽃이 잔뜩 나온다. 주인공 네드와 척이 자란 마을 쿼드쿼에도 노란 꽃밭이 있다. 노란 꽃밭이 잔뜩 펼쳐진 동화같은 마을, 쿼드쿼에 사는 소년 '네드'와 그 소년의 첫사랑 '샬롯 척 찰스'.

어릴 적 우연히 깨달은 네드의 능력. 죽었던 존재를 한번 만져주면 되살아나고 그 존재가 1분 이상 살아 있게 되면 대신 가까이 있던 다른 존재가 죽는다. 그리고 자신이 만져 되살아난 존재를 또 다시 만지면 그 존재는 영원히 죽게 된다. 네드는 그런 이유로 엄마를 잃었고 척은 그런 이유로 아빠를 잃었다. 엄마를 잃은 네드는 기숙학교에 가게 되고 네드가 잠시 살려놓은 엄마 때문에 아버지를 잃은 척은 두 성격장애 이모들과 지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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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네드 역을 맡은 파이가게(Pie Hole) 사장 네드. 사람을 잠시 살릴 수 있는 능력 덕에 원치 않는 여러 일에 휘말리지만 결코 가볍거나 생각없는 사람은 아니다. 죽었던 사람을 살리고 다시 죽이는 일 때문에 망상에 휘둘릴 법도 하지만 항상 밝게 생활하는 남자. Lee Pace는 191센티의 장신으로 29살이라는 극중 나이와 연령이 비슷하다.

사람이 죽는다는 일, 그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린다는 일,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렸기 때문에 또다른 사람이 죽는다는 것, 그리고 살렸던 사람을 결국 마지막으로 영원히 죽게 만드는 일. 모두 만만치 않은 무게의 일이지만 동화같은 드라마 속 주인공 네드는 결코 주눅들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죽어가는 과일의 맛을 다시 살려 맛있는 파이를 만드는 일에 적응했을 뿐. 고민하던 어린 네드는 아주 높은 파이가게 건물의 소유주이다. 이 모든 처리 과정이 우울하지 않고 유머러스하다.

그의 비밀을 알게된 탐정 에머슨과 함께 의문의 죽음을 맞은 시체들의 비밀을 알아내고 다시 죽여버리는 비밀 업무를 맡게된 네드. 범인을 찾아내서 현상금을 받는 과정은 에머슨이 주로 처리하지만 시체들의 사망 비밀을 알아내는 일은 네드 혼자 만의 일이다. 의문사한 '샬롯 척 찰스'의 시체를 만나기전까진 그럭저럭 할만한 일이었던거다.

9살 때 첫키스를 나눈 첫사랑. 그러나 20년 간 한번도 만나지 못한 꿈 속의 그녀가 죽어서 관 속에 누워 있는 모습. 시체를 살리고 죽이기를 반복하는 네드이지만 마음이 좋지 못하다. 더군다나 그녀는 이유도 모르고 괴한에게 암살당했고 자신은 이미 어릴 적 그녀의 아버지를 죽게 만들지 않았던가! 드라마에서 네드는 유일하게 그녀에 한해 능력을 가진 죄책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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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 어릴 적 연인 척과 네드. 다시 살려낸 척을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어도 만져볼 수는 없는 네드와 척의 이야기가 이 드라마의 로맨스이다. 살아있다는 것 조차 소문낼 수 없는 척의 신세를 생각하면 황당할 뿐. 결국 에머슨과 척 그리고 네드는 같이 현상금을 받으러 다니는 일을 한다.

서로를 좋아하는 연인 사이라면 스킨십을 싫어할 리 없고 가까이 살면서 스킨십을 피한다는 것은 어쩐지 자연스럽지 못하다. 아무리 친하지 않은 사이라도 가까이 살면 한번쯤 손이라도 맞닿게 되는 법. 그러나 자신이 되살려낸 존재 딕비(멍멍이)와 척은 절대로 만져서는 안되고 가까이 둬서도 안된다. 네드의 고민과 슬픔은 자신의 저주받을 능력에서 나오는 것.

드라마는 시종일관 삶과 죽음, 그리고 미스터리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런 주인공의 웃지 못할 처지 덕분에 무겁거나 지루하지가 않다. 개성이 다양한 조연들도 드라마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고 나가는 주요 요소인데, 조금은 익살스러운 나레이터의 동화같은 설명도 그 가벼운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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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분위기의 찰스가 이모들은 부모를 잃은 척을 어릴 때부터 키워온 사람들이다. 애꾸는 릴리 이모는 고양이 모래를 갈다가 눈에 모래가 들어가서 한쪽 시력을 상실했고 독특한 복장의 비비안 이모는 다른 사람이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인어소녀 역으로 싱크로나이즈 쇼를 하던 그녀들은 은퇴한 후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는 은둔자의 삶을 살았다.

척을 키워준 은인이면서 독특한 성격으로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는 언니들. 초반에 애꾸눈 때문에 살아돌아온 조카 척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 치즈로 도배한 냉장고 같은 것으로 웃음을 줬다. 이 예쁜 이모님들은 척의 현상금 덕분에 세상에 다시 한번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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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슨은 우연히 파이가게 사장인 네드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됐다. 동업을 제안하고 현상금을 받아서 나눠주는 그는 현실적이고 악랄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나쁘다고할만한 짓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다시 되살아난 척 때문에 스트레스를 제법 많이 받고 있다. 시체들과 의사소통할 떄 방해가 되는 척과 의견충돌도 자주 일으키고 사람들에게 뭔가 가시돋힌 말도 해주고 싶어하지만 본의 아니게(?) 착한 역을 더 많이 맡는 거 같다. 의외로 순한 이 남자의 취미는 조금 놀랄만하다(역시 사람은 외모로 판단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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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가게에서 네드와 함께 일하고 같은 건물 같은 층에서 사는 크리스틴은 은근히 여자를 멀리하는 사장, 네드와 가장 가깝게 지내던 여자였지만 네드와 한집에 사는 척이 나타난 이후엔 멍멍이 딕비 만이 그녀 차지가 되었다. 뭔가 코믹하게 질투로 불타오르긴 하지만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소심함도 갖춘 착한 언니 올리브. 네드가 척을 만져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모종의 위안을 느낀다.




네드의 신장이 191센티인데 비해 올해 41살인 이 크리스틴 체노위스(Kristin Chenoweth)의 신장은 150센티 그리고 척, 안나 프릴의 신장은 158센티이다. 유난히 두 여자 모두가 네드의 훤칠함을 돋보이게 만든다. 노래 잘 부르는 배우, 크리스틴은 다른 드라마에서도 활약했던 재주 많은 사람인데 Pushing Daisies 에피소드 2에서 올리비아 뉴튼 존이 'Grease'에서 불렀던 것으로 유명한 'Hopelessy Devoted to you'를 멋지게 불러준다. 가사 그대로 항상 네드가 사랑을 받아준 것도 아니니 'It's not the first time heart broken..'도 아닐진데. 불쌍한 올리브의 사랑이 어떻게 전개될까!




출처 :
http://abc.go.com/primetime/pushingdaisies/index?pn=photos

Cashmere Mafia - 두가지를 모두 얻기 위해 마피아가 되라

DRAMA 2008. 1. 19. 20:10


남자 보다 더 강력한 전투력으로 조폭들을 점령하는 보스. 영화 '조폭 마누라'는 몇부분 악평을 듣긴 했지만 강력한 여주인공이 인상적이긴 했다. 캐시미어 마피아는 신은경처럼 실제 폭력을 행사하는 마피아가 아니라 고급옷감(캐시미어같은)으로 만든 일류 브랜드의 옷을 입고 예쁘장한 모습으로 모든 걸 얻어내는 뉴욕의 여자 마피아들이다. 예쁜 건 기본이고 일처리 방식이 강력한 것도 기본이다. (드라마 내용이외에 주인공들의 헤어스타일이나 드레스는 멋진 볼거리이다)

노력하여 많은 것을 얻어낸 여성들에게 힘든 일이 없을까? 막강한 파워,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 또 사랑하는 가족까지 있지만, 거친 파워의 상징 조폭 수장 'The Sipranos'의 주인공도 정신과 의사의 상담이 필요할 지경이었는데 유리천장을 깨고 올라간 여성들에게는 더 많은 사연들이 있겠지. 과연 어떻게 주변의 잡음을 다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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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 명의 똑똑한 미인들이 마피아 역할을 하게될 사람들이다. 직장, 가정, 애인 모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그녀들이 부딪히게 될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갈까? '원하는 것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두 가진다' 마피아다운 강력함이라는 것이 해답.


대도시에 사는 여성들의 우정을 그린 드라마는 많다. 캐시미어 마피아 제작자가 이전에 성공적으로 참여했던 드라마 'Sex and the City'는 말할 것도 없고 'Despereate Housewives(위기의 주부들)', 'Lipstick Jungle'들이 그 계보를 잇는다. 캐시미어 마피아의 경우는 '섹스 앤 더 시티' 제작자가 참여한 드라마이지만 '립스틱 정글' 경우엔 'Sex and the City'의 원저자인 캔디스 부쉬넬의 인기 소설이다. 대부분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삶이 윤택한 여성들의 애환과 가쉽들을 다루고 있다.


잘 알다시피 뉴욕은 특별한 도시이다. 그 도시에서 결정된 많은 것들이 전세계를 움직인다. 뉴욕에서 출판되는 패션 잡지는 지구 반대편에서 같은 모양으로 출간될 수도 있고 세계 관광지 마다 호텔 체인을 가진 호텔 체인 운영자의 입김은 세계 호텔계를 긴장시킬 수도 있다. 유명 화장품회사의 마케팅 담당자가 주력상품을 어떤 걸로 정하는지에 따라 도시 여성들의 립스틱 색이 바뀐다. 또 어떤 회사를 흡수할 지 결정하는 M&A 상무의 판단에 따라 주식시장의 주가가 요동칠 수도 있다. 이 뉴욕시의 거물 네 사람이 캐시미어 마피아의 주인공들이다.


아이비리그의 같은 Business School을 다녔다는 네 사람은 개인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서로 상의해서 결정하고 도움을 받는다. 뉴욕시의 주요 거물인 까닭에 서로의 영향력은 큰 도움을 주고 그들이 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비록 그것이 개인의 불륜일 지라도. 그녀들 앞에서 바람을 피우다간 자기의 자리를 지킬 수 없을 걸!


함께 파티에 나타난 4명의 여주인공. 이 도발적인 배경음악은 Letoya Luckett의 'All Eyes On Me'이다. 모두 나만 바라본다는 노래제목처럼 강력하게 상류사회의 주목을 당당히 받아내는 자신만만한 여주인공들. 오늘은 줄리엣 드레이퍼가 결전을 치루는 날이다.  플래시 앞에서 전장(?)을 향해 걸어나가는 그녀들의 발걸음이 가볍고 아름답다.


 

미아 메이슨 - 번스터드 미디어 발행인 (Mia Mason - Lucy Liu)

동양계 배우로서는 드물게 성공한 케이스인 루시 루가 이번엔 드라마 여주인공역을 맡았다. 킬빌이나 앨리 맥빌에서 보여주던 이미지와는 달리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는 커리어우먼이다. 출판계의 거물인 미아는 거대 출판그룹인 번스터드 미디어에서 발행인 자리를 두고 약혼자와 겨루게 된다. 실패하는 쪽은 회사에서 퇴출당하는 위기. 은근히 결혼하고 자신에게 져달라는 애인의 요구를 모른 척 하고 직장인으로서 당연히 최선을 다해 이겼지만 로맨틱한 프로포즈를 아끼지 않았던 다정한 약혼자는 패배를 감당하지 못하고 곁을 떠나 버린다.


인정사정없이 최선을 다해 자신의 위치를 따내는 역할이지만 사적인 감정을 철저히 배제하도록 훈련시키는 지독한 상사, 속썩이는 친구 그리고 가족과 애인들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기도 한다. 성공한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끔은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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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드레이퍼 - 스탠튼홀 호텔&리조트 수석부사장
(Juliet Draper - Miranda Otto)

인상적인 그녀의 첫등장은 줄리엣이 수석부사장 자리에 오르기 위해 어떤 고난을 겪었을 지 짐작하게 한다. COO(수석부사장, 최고경영책임자)라는 대단한 위치에 있는 그녀를 무시하고 그녀의 부하직원을 상대로 업무를 설명하는 거래업체의 담당자는 줄리엣에게 커피를 더 달라는 요구를 한다. 22살 때부터 사귄 잘생긴 남편과 항상 다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남편은 줄리엣의 명성으로 모종의 혜택을 보고 있기도 하다. 성공한 여성, '줄리엣의 남편'으로서 같이 신문에 실린다는 것은 이로운 일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성공한 유부녀, 다정한 남편이라는 겉모습 안에는 부인이 자신 보다 더 파워풀하고 성공한 사람임을 '은근히' 견디지 못하는 남편 데이비스의 불륜이 숨겨져있고, 자신에게 불만을 가진 딸은 엄마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의 지인과 관계를 가진 남편을 자선파티 시상식장에서 협박하다 못해 복수의 한 방법으로 남편의 지인 중 한사람과 애인이 되겠다고 선언해버린다. 아름답고 강력한 그녀는 어떻게 남편를 요리할 것인가. 1967년생으로 반지의 제왕에서 '에오윈 공주' 역을 맡았던 미란다 오토의 아름다움은 유난히 자주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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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틀린 다우드 - 릴리패리시 마케팅부 부사장
(Caitlin Dowd -
Bonnie Somerville)

1974년생으로 등장하는 출연진 중에서는 가장 어린  보니 소머빌은 미혼에 변변한 남자 애인이 없는 케이틀린 역을 맡았다. 나머지 배우들은 1967-68년생이니 성공한 여성 역이기 보다는 방황하는 여성역할이라고 해야겠다. 화장품 회사 마케팅부서에서 일하다 보니 유행과 패션에 민감하다. 미적으로도 절대 뒤쳐지고 싶지 않아하는 네 친구들의 패션이나 스타일을 조언하는 중요한 역을 하기도 한다. 연애경험이 많아서 연애 쪽의 조언도 꽤 잘해준다.


여성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에서는 특별히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남자 애인들과 유난히 잘 풀리는 법이 없어서 자주 연애를 하다 보니 연애 도사가 됐다. 어느날 일 때문에 만난 여성, 알리샤에게 끌린다는 사실을 깨닫고 신부인 오빠와도 상담을 해보지만 자신이 레즈비언인지 양성애자인지 본인도 알 수가 없다. 다만 끌리는 사람에게 몰두하는 수 밖에. 성공하기 힘든 여성의 문제는 유난히 동성애자가 부딪히는 소수자 차별과 비교되는 부분이 있다. 과연 그녀는 어떤 사랑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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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버든  - 고햄서터 M&A 상무(Zoe - Frances O'Connor)

아직 아이들이 어려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때이지만 자신 역시 직장에서 한참 많은 일을 해야할 시기이다. 건축계의 프리랜서인 멋지고 다정한 남편 에릭이 당분간은 아이들에게 신경을 써주고 있지만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면 자신이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투자할 시간이 늘어나야 한다. 그렇다고 남편에게 항상 희생해서 자신의 일을 시작하지 말아 달라고 조를 수도 없는 일이고.  집에서는 아이들을 돌봐주기로 한 유모가 금방금방 그만두질 않나 새로 들어온 유모는 무개념에 자기 멋대로이고 직장에서 일하는 어린 것들, 자신의 비서는 일은 잘하지 못하면서 말이 많다. 아이들은 항상 놀아달라고 조르기 때문에 옷장 안에서 몰래 전화 통화로 업무지시를 해야할 지경.


아무도 제대로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회의 중에 그만둔다는 유모의 전화를 받고 아이를 돌보면서 화상 회의를 해야하는 웃지 못할 풍경까지 벌어진다. 오로지 남편 만이 자신의 편이었지만 남편을 유혹하고 싶어하고 은근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조이를 비난하는 특이한 전업주부님 덕분에 그마저 여의치 않으니. 사방이 적인 조이가 어떻게 강력하게 적들을 물리칠까. 한국의 아줌마 정신이 떠오르게 만드는 바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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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그녀들을 서로를 격려하며 서로의 문제들을 해결해준다. 아이들에게 자주 시간을 낼 수 없는 조이를 은근히 비난하며 다정하게 남편을 유혹하던 학부모 주부를 과감한 스케일의 행사와 비용을 들여 제압해 버리기도 하고 바람피운 남편, 데이비스를 협박하고 바람핀 상대 여자는 자신들이 이용하던 식당에서 쫓겨나게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과연 마피아스럽다. 캐시미어 마피아의 매력은 공감할 수도 있고 공감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어느 위치'에 올라간 직장 여성이라면 한번쯤 겪었을 법한 자잘한 에피소드를 잘 엮어놓는다는 것이다. 또 그 문제해결 방식이 소심하지 않고 과감하다. 말하자면 시원시원한 맛.
 
 
이미지 출처 :
 
 
 

CHUCK Bartowski - Nerd herd에 근무하는 어리버리 스파이

DRAMA 2008. 1. 7. 21:40


어딘가의 유니폼처럼 보이는 하얀 셔츠 그리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큰, 유행에 맞지 않아 보이는 넥타이, 편해보이지만 양복과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플랫슈즈 타입의 운동화. 스탠포드 출신에(비록 중퇴지만) 외모도 그렇게 빠진다고 할 수는 없고, 성격도 순진하고 착한데다 엔지니어링 전공으로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에는 천재인 20대 남자. 그러나 그를 지칭하는 단어는 Geek 내지는 Nerd. 그게 바로 주인공 Chuck이다.

친구라고는 약간 엉성해 보이는 특이한 남자, 직장 동료 Morgan 뿐이고 자기 보다도 키가 작은 직장의 부매니저 Harry Tang(C.S. Lee, 한국계 미국배우)은 척 만 보면 어깨를 부딪히며 시비를 건다. 보다 못한 의사 여동생과 동거중의 그녀의 남자친구는 멀쩡한 오빠가 왜 여자친구가 없을까 안타까워하고, 그를 위해 친구를 불러 모아 생일 파티를 벌여준다. 여동생 엘리는 파티에서 도망가고 싶어하는 척을 파티에 끌고 오는 것엔 성공했지만 척이 옛날 여자친구 이야기를 지루하게 늘어놓는 바람에 여자들은 모두 도망가 버린다.

Geek라는 단어가 꼭 얼간이를 지칭한다고 할 수는 없다. '오덕후'나 '매니아' 또는 '얼간이' 정도로 상황에 따라 의역되는 그 단어는 컴퓨터 같은 분야에 대해서는 특별할 정도로 재능을 지닌 타입이지만 일상생활에는 몹시 서툰 타입들 뜻하는 말이다. Nerd 역시, 한국어로 치면 '책상물림'이라는 단어가 적절할 듯 하다. 비웃는 뜻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둘 다 공부나 하던 일, 자신의 관심사 이외에는 서툰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척과 척의 친구 모건은 이런 타입의 대표격인 사람들이다. 비디오 게임이나 컴퓨터에 대해서는 몹시 민감하게 행동한다. 물론 여자와의 인연은 티끌 만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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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이 근무하는 곳에 대해서 말해줘야할 것 같다. Nerd Herd(얼간이 모임) 소속의 척은 Buy More라는 마트의 전자제품 판매코너에서 일한다. 항상 프로모션 포스터에서 표기하고 있듯 시간당 11달러를 주는 직장이다. 리눅스같은 OS를 깔러 출장을 다니기도 하고 간단한 핸드폰은 고쳐주기도 하는 곳. 마트 겸 서비스 센터가 척이 주로 활동하는 무대이다. 컴퓨터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게 없는 그는 바이러스를 테스트해서 제품의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하고, 'Nerd Herd'라는 로고가 크게 새겨진 차를 달려 출장 서비스를 담당하기도 한다.

(Nerd Herd는 Geek Squad의 패러디이고, Buy More는 Best Buy의 패러디라고 한다. 'Best Buy'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17%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전자제품 판매점 체인이다. 일종의 '하이**' 분위기를 풍기는 마트형 매장인데 그 회사의 계열사 중 하나가 Geek Squ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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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의 천적이자 예전 친구였던 Bryce Larkin은 척을 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준 장본인이다. 일단은 척의 유일했던 여자친구인 질을 뺏어간 남자였고 척을 스탠포드에서 쫓겨나게 만든 당사자이지만, 한때는 구형 컴퓨터의 게임까지 같이 만들었던 친구, 브라이스. 등장하자 마자 제법 놀라운 스파이로서(브라이스는 CIA 요원이었다)의 능력을 보여줬던 브라이스는 어떤 이유에선지 CIA와 NSA의 일급 이미지 정보를 모두 빼돌렸다. 그리고 그것을 척에게 이메일로 전송하고 죽었다.

옛날에 함께 하던 게임의 다음 구절로 그 메일을 받아본 척에겐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고, 갑자기 자신은 전혀 모르던 정보를 알게 된다. 바로 국가의 일급 기밀에 해당하는 CIA와 NSA의 정보들이 보이는 현상. 다운로드된 정보들을 모두 머리에서 출력해낼 수 있는 인간 데이터베이스가 되버린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브라이스가 가장 마지막으로 연락한 사람이 척인 까닭에 각 기관의 1차 목표가 되버린 척은 목숨이 위험한 위기를 맞지만, 인간 DB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기관 모두에게 보호받는 처지가 되버리고 여기서 드라마의 갈등이 고조된다. 자신을 한없이 보호해줄 것만 같은 기관들은 상대방 기관을 경계하기 위해서 척의 목숨을 놓고 저울질 한다. 정말 스파이 드라마답게 아담 볼드윈은 무서운 킬러 역할을 하려고 들고 Yvonne Strahovski는 총, 칼, 독침을 가리지 않고 들이댄다(물론 아담 볼드윈에게). 무시무시한 스파이 싸움 한 중간에 끼어든 척은 대책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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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쪽에서 척을 감시, 보호하는 역할은 사라 워커 요원에게 맡겨지고 NSA에서 파견된 사람은 존 케이시 요원(아담 볼드윈)이다. 초반부의 두 기관 사이의 알력 다툼도 볼만하지만 본격적인 스파이 싸움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꽤 진지하고 박력있게 묘사된다. 목숨 걸고 척을 지키는 두 요원은 스파이로서의 과거가 화려한 사람들로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타입들. 그 엄청난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에게 흑심을 가진 척은 본의 아닌 삼각 데이트를 해야하는 처지에 놓인다.

척의 여자친구로 위장한 사라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하고 Buy More의 직원으로 위장취업한 케이시는 척의 교육을 받는 신입 역할을 한다. 세 사람이 자신들의 처지를 숨기기 위해서 일으키는 소동이 상당히 재미있다. 스파이 드라마 같으면서도 코믹한 부분이 상당히 강조된다. 가족들 모두가 '대단한 캡틴'이라고 부르는 엘리의 남자친구도 재미있고(대사가 별로 없지만), 모건이 일으키는 소동도 만만치 않게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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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과 컴퓨터에는 천재적인 능력을 갖춘 척, 진지한 스파이들의 결코 가볍지 않은 비밀들. 그 긴강과 코믹함의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진행되는 초반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되는 드라마는 방영 후반부가 약간 지루한 편이란 평도 들었지만, 무난한 시청율로 고른 인기를 끌고 있다. 척은 자신의 과거를 극복하고 멋진 스파이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

http://www.nbc.com/Chuck/photos/#cat=597&sec=1430&mea=35329

Gossip Girl - 적당히 사는 집 아이들의 영악한 뒷담화

DRAMA 2007. 12. 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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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중산층 이상 또는 상류층 가정, 삼각관계와 애증, 복잡하게 얽히는 연인들, 파격적인 연애, 지탄받을 만한 캐릭터, 그리고 그 속에서 맘고생하는 약간 멀쩡한(?) 사람과 의외의 순수한 사랑. 하이틴 드라마들 혹은 한국의 트렌디 드라마들이 가지는 코드에서 빠지지 않는 속성들이다. 그 중의 하나를 강조하기도 하고 그들을 섞어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는 대중 드라마을 우리는 통속극 (通俗劇)이라 약간 낮춰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이런 방식을 잘 꼬아서 활용하면 '인기 드라마' 반열에서 빠질 수가 없다.

적당히 시각적이라 볼거리가 있고, 적당히 흥미진진하고, 가끔은 고만고만한 그들의 연애질과 다툼에 웃음짓게 되는 그런 이야기가 이번 2007년 가을 시즌에 진행된 미드 'Gossip Girl'이다. 연애 드라마의 내용이 대개 친구들 사이의 가쉽처럼 떠도는 이야기인게 정석이지만 이 드라마는 그 통속적인 소재들을 아예 'Gossip Girl'이라는 블로그에 올려서 모두 공유하는 것처럼 처리한다.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블로그, 가십걸의 운영자가 가십을 전해주고, 드라마에서는 나레이션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뉴욕시의 명문가 자제들이 다닌다는 사립 고등학교, 그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주인공 Serena와 Blair, 그리고 그녀들의 남자친구 Nate와 Dan, 댄의 동생 Jenny, 악당 Chuck이 벌이는 갈등이 이 드라마의 주요 이야기이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라고 하면서 교복을 제대로 입는 건 가장 어린 중산층의 제니 정도이고 나머지 아이들의 복장과 드레스는 Gossip Girl 홈페이지에서 표현하듯이 고져스하고 퍼뷸러스하고 화려하다(인생도 만만치않게 화려한 셈이군). 공식 웹사이트에서 이들의 패션과 소품을 판매한다고 하니 또다른 청춘 드라마의 유형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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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스타를 배출시키고 세계적인 인기 드라마가 된 청소년 연애물은 한해도 빠짐없이 제작된 것 같다. 그 중에서 여러 시즌이 이어질 만큼 크게 히트한 드라마가 한국에서도 몹시 유명한 'Beverly Hills, 90210(1990-2000, 비버리힐즈 90210)'이 다. 미국의 웨스트 비버리힐즈 하이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의 사랑과 문제들을 제법 리얼하게 묘사했다는 평을 들었었다. 우리 나라에선 당시 쉐넌 도허티(Shannen Doherty)가 한참 화제가 되었지만 쉐넌 도허티는 사실 전체 10시즌 292화의 드라마 중 단 111에피소드에만 출연한 사람이었고 Jennie Garth 같은 금발 미인들이 올시즌에 출연했었다.


쉐넌 도허티는 '악녀 쉐넌 도허티'라는 책의 주인공이 될 정도로 악평에 시달려 현재는 연기자로서의 성공 기회가 다시 주어지지 않고 있지만 당시에는 미국 전체에 잘 알려진 화제의 인물이었다. 그 드라마엔 잘 나가고 막나가는 부자 동네의 고등학생들과 나름대로는 멀쩡하게 살고 있는 회계사집안의 쌍둥이 남매 브렌다와 브렌든의 이야기였다. 그들은 열렬히 연애하고 갈등하고 복잡한 관계를 만들긴 했지만, 뭐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했고 대놓고 약을 할 정도로 막나가지는 않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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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의 기본 속성 중 하나는 은어로 당사자를 표기하는 재미에 있기도 하다. 주인공 Serena는 S로
Blair 는 B로 Nate는 N으로 약자로 표기해서 당사자들 사이에 일어난 일을 나레이션하는 Gossip Girl 편집자의 은근한 음성도 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과연 뉴욕시의 사립고등학교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시리즈물로 발간되고 있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 'Gossip Girl'을 바탕으로 한 이 드라마는 The O.C라는 드라마를 제작해서 히트한 바 있는 Josh Schwartz의 또다른 드라마로서 O.C와 마찬가지로 부유층 젊은 남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통속극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캐릭터들의 전형성이 별로 변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긴 한데 Gossip Girl에서는 그 캐릭터의 전형성을 다른 배합으로 섞어놓고 있다. 'Beverly Hills, 90210'에는 흑발의 미인 브렌다가 똑똑하고 지적인 고등학생 그리고 딱 부러지는 여학생 역이었다면  Gossip Girl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훨씬 자유분방하긴 하지만 금발의 키가 큰 미인 Serena가 주인공이다. Blair의 대조적인 흑발 미인 컨셉도 어떤 의미로 대단하지만 90210의 금발의 제니가 인상적이었듯 이번 가십걸에도 금발의 제니가 나온다. 이번엔 백치미 컨셉이 아니라 아주 똑 부러지는 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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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시티의 건물들 중 오래된 건물들엔 대단한 부자들이 산다고 한다. Dirty Sexy Money의 달링가 건물도 오래된 건물로 보이지만 그 도시 최고의 부자가 살고 있고, 왠지 전통있어 보이는 호텔과 건물이 이 주인공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평범하다고 하는 주인공 Dan과 Jenny 남매가 사는 집도 웬만한 집 보다는 잘 살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엄청난 예산의 파티를 치르고 그 파티에 입을 드레스를 비싼 가격에 고르고 리무진을 타고 파티에 나가거나 스시를 즐기는 그네들의 모습이 제법 화려하고 그들의 연애 행각은 글쎄, 고등학생의 상상 범위를 약간 넘어서고 있다고나 할까? 조연 중 하나인 Chuck의 말처럼 약에 취해서 행복해질 권리 따위는 없는 부자 아이들(?)의 이야기가 흥미 진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드라마의 많은 부분은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렇게까지 미련스럽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는 부분도 있고 캐릭터들이 재미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고, 가볍게 시청하기엔 그럭저럭 '비주얼'한 드라마이다.

물론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이 '착한 외모'에 '착한 몸매'를 가진 배우들인 탓도 크다. 중년의 배우들 조차 제법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하고 있다. 1시즌 22 에피소드 풀주문에 시즌 연장이 거뜬히 가능하리라 여겨지는 이 드라마는 '계몽적인 가족 드라마' 내지는 '교훈을 주는 드라마' 의 성격을 아주 배제한다고 하긴 어렵지만, 양념처럼 잘 섞어놓았다는 점에서도 점수를 줄 만 하다.

약간 나이들어 보이긴 하지만 여러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경력이 다양한 주인공들의 연기도 괜찮고 자체 제작된 곡이 많은 Gossip Girl의 OST는 드라마에 잘 맞는  탁월한 선곡 덕에 시청자을 벌써 사로잡고 있다. 드라마와 상관없이 유명 팝스타들의 인기곡들도 많아서 그냥 들어도 무난한 곡들이라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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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a van der Woodsen(Blake Lively
)
1987년 8월 25일생으로 올해 20살인 세리나 역의 블레이크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으로 1998년에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금발의 미인에다 고등학생으로는 보이지 않는 성숙한 외모로 극을 이끌어나가는 실질적인 여주인공이고 드라마의 틀이 되고 있는 Gossip Girl의 스캔들 메이커다. 친한 친구들은 전혀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6개월 간 학교를 떠나 있었고 그 사이 임신 중절을 했다는 둥 약물 중독 치료를 받았다는 둥 여러 소문이 돌았지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친절하지만 6개월 간 떠나있기 전에는 고등학교 최고의 퀸('IT' Girl)이었던 까닭에 그녀가 나타나자 마자 가십걸 블로그의 그녀의 사진이 실렸을 정도랄까? 친구인 네이트와 블레어 사이의 관계가 미묘한 상태, 착실한 댄의 구애도 받고 있고 건달 척의 집적거림도 감수하고 있다. 자살 시도한 동생과 속물 근성이 넘치는 엄마 때문에 가족 간의 맘고생도 심한 듯 보인다. 무슨 이유인지 호텔에서 머물고 있다.

Blair Waldorf(
Leighton Meester)
검은 머리의 이 미인은 1986년 4월 9일 생으로 플로리다 출신이다. 1999년에 첫출연한 로앤오더 시리즈를 시작으로 연기생활 경력이 오래된 배우. 24, HOUSE M.D., Shark  등의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여 경력을 쌓은 까닭에 6명의 배우들 중에서는 가장 잘 역을 이끌어가는 배우로 보인다. 세리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으나 6개월 간 세리나가 자리를 비운 새 학교 최고의 퀸이 되버렸다. 자신의 약혼자 네이트가 세리나에게 마음이 있고, 세리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부모님이 이혼할 때 세리나가 옆에 없었다는 점, 또 세리나가 인기 있다는 사실이 컴플렉스로 작용해서 애증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역할이다. 애인에게 육탄공격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인 성격인 것은 좋은데 그 동기가 좀 불순하다. 부잣집 아이들이 못됐다(?)는 편견을 제대로 보여주는 여왕형 성격이기도 하다.

Dan Humphrey(Penn Badgley)
1986년 11월 1일 생으로 메릴랜드 발티모어 출신. 1999년 윌앤그레이스 한 에피소드 출연으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댄 험프리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세리나를 알아보고 좋아했지만 말도 한번 걸어보지 못한 소심한 성격. 예상하는대로 삼각관계를 복잡하게 할 생각인지 세리나의 남자친구가 된다. 중산층 특유의 생활방식으로 세리나의 친구들에게 구박을 당하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사랑하게 될까? 성실하고 공부도 잘 하는 성격이라 자신 만의 세계(?)도 있지만 세리나를 몹시 좋아해서 주변에 서성거리게 된다. 부자들의 이야기인지라 댄과 제니 험프리 남매가 바라 보는 그들의 생활도 시선의 한 축이 된다.

Nate Archibald(Chace Crawford
)
1985년 7월 18일 텍사스 출생으로 2006년에 연기를 시작했다.  젊고 예민해보이는 외모로 우유부단한 네이트 역을 잘 소화하고 있다. 좀 있는 집 자식들의 정규 코스처럼 블레어의 약혼자가 되고 집안의 사업 때문에 쉽게 헤어지지도 못한다. 공식적인 블레어의 남자친구이지만 네이트가 사실은 세리나를 좋아한다는 '진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블레어의 마음을 휘젓는 것으로 모자라서 세리나의 연애 문제까지 귀찮게 만들 타입의 전형적인 캐릭터.

Jenny Humphrey(
Taylor Momsen)
1993년 7월 26일 생으로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 루이스 출생이다. 출연진 중에서는 가장 어리지 않을까 싶지만 2000년에 연기를 시작한 전문 연기자. 10대답지 않은 아름답고 성숙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다. 금발머리가 아름답게 어울리는 사립학교 여학생. 댄 험프리의 여동생 역할로 똑똑하고 영리하고 눈치가 빠르다. 오빠가 세리나를 오래전부터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둘을 연결시킬 기회를 찾아주기도 하고(대개는 적중한다) 오빠를 나름대로 조종해서 세리나 앞에 앉혀놓는 기회도 만들어준다. 세리나에게도 호감이 있어 보이는 그녀는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 자신이 살 수 없는 멋진 드레스를 똑같이 만들어내는 손재주도 놀랍고 카드 초대장 같은 것도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 상류층의 생활에 호기심이 많은 그녀는 의외로 극을 진행하는데 큰 역할을 할 머리좋은 캐릭터.

Chuck Bass(Ed Westwick
)
척 베스역의 에드 웨스트윅은 1987년 6월 27일 생으로 영국태생이다. 2006년에 연기를 시작한 그는 세리나, 블레어, 네이트의 친구 역할이지만 전체 극의 분위기로 봐서 없어서는 안될 개그 캐릭터(?) 아닐까 한다. (웃겨서 개그란게 아니고)  1화에 등장할 때 네이트 옆에서 네이트를 기죽이기도 하고 은근한 속셈으로 네이트를 블레어 쪽으로 밀쳐낸 그는 응큼하게도 세리나에게 거친 짓을 하려고 했었다. 뭔가 약에 취한 듯 안하무인에 경우없는 그의 발언과 행동은 몹시 심술궂고 시청자의 미움을 받기 충분한 캐릭터였다. 물론 이런 류의 극 분위기를 살리자면 꼭 필요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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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cwtv.com/shows/gossip-girl
http://www.imdb.com/title/tt0397442/
http://www.cwtv.com/thecw/gossip-girl-blog

Firefly - 거침없이 나르는 개똥벌레, 파이어 플라이

DRAMA 2007. 11. 27. 15:43


SF의 팬이라면 꼭 한번쯤 본다는 드라마, Firefly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었다. 조스 웨던과 FOX사의 불화로 인해 추가 제작이 힘들어졌다는 사실, 그리고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던 그 드라마 멤버들을 Firefly 안에서 볼 수가 없다는 사실은 몹시 아쉽게 다가왔었다. 그 팬들을 외면할 수가 없었던 조스 웨던은 유니버샬에서 Serenity(2005)를 제작하고 Firefly 시리즈의 완결을 선언했다고 한다. 추가 제작은 힘들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아는 팬들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애니메이션 명작 '카우보이 비밥'을 떠올리게 하는 이 드라마를 쉽게 잊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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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다시피 Firefly는 어딘가 수상한 손님들과 승무원들을 태우고 우주를 나르는 개똥벌레급 소형 우주선 'Serenity'의 이야기들이다. 나단 필리언을 비롯한 나머지 배우들은 미국 드라마에서도 잘 알려진 조연들이어서 이런 저런 드라마들에 출연 중이다. 캐나다 출신의 배우, Nathan Fillion은 2007년 위기의 주부들에서 Adam Mayfair이라는 역할로 6 에피소드에 출연했고, Drive나 Lost라는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아름다운 외모의 1969년생 배우 지나 토레스는 그 파워풀한 감각을 살려서 Standoff, Dirty Sexy Money, Alias, The Shield  등의 유명 드라마 출연진으로 최근까지 활약했고, 나머지 배우들도 그에 못지 않은 활발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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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따로 쓸 예정이지만, 사라코너 연대기라는 신작 미드의 파일럿이 발표되고 그 유출본과 광고 포스터들이 팬들을 끌어 당겼다. '사라코너 연대기(Terminator: The Sarah Connor Chronicles, 2008)'는 잘 알다시피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핀오프 시리즈로서 지구인의 레지스탕스 활동을 위해 살아남아야 하는 지구인들의 지도자 '존 코너(John Connor)'의 어머니 사라 코너의 이야기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 1, 2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Linda Hamilton을 대신해서 사라 코너 역을 맡은 배우는 Lena Headey라는 1973년생의 배우이다.

여기서 눈길을 끈 배우는 물론 그 사라코너 존 코너 모자가 아니다. 존 코너를 지키는 역할로 존 코너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그 둘에게 위기가 닥치자 따라 오라고 명령하는 휴먼 형태의 터미네이터 'Cameron Phillips' 역할의 Summer Glau이다. 이 인상적이면서 선명한, 소녀같은 배우를 어떻게 잊는단 말인가? Firefly의 모든 비밀의 원인이 되는 River Tam 역할의 그녀이니 말이다. 춤추듯이 움직여서 적들을 물리치는 날렵하고 천재적인 캐릭터의 리버는 아직도 많은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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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영화 시리즈의 터미네이터들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외모가 기본형이었고, 시리즈 3의 무서운 터미네이터 모델(T-X)이 Kristanna Loken였다. 그러나 터미네이터의 티브이 시리즈인 사라코너 연대기에서 나오는 인간형 터미네이터는 Summer Glau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놀드가 그랬듯이 아마도 사라 코너와 존 코너를 보호하는 역할인 모양이다. 드라마의 제목이 터미네이터이고 보면 실질적인 주인공인 셈이다. Firefly의 천재적이고 사연많은, 그리고 날렵하고 영민한 소녀 역할이 어울리던 그녀와 이미지가 많이 겹치고 있다. 'The 4400'이나  'The Unit'등의 드라마에도 장기 출연했던 배우, 1981년생의 서머글로우가 가장 잘 나가는 Firefly 출연진이 되었다고나 할까.

한번 출연해서 히트한 드라마가 그 배우의 대표작이 되고 고정적인 이미지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1978 배틀스타 갈락티카에 출연했던 더크 베네딕트는 '스타벅' 이외의 역할은 할 수 없을 것 같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 리는 스칼렛 역할 이외에는 넌센스처럼 느껴지는 기분이 든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정확한 경향성은 아니지만 바람둥이 역할을 맡았던 배우는 다시 그 역을 맡을 가능성이 높고, SF 드라마에 출연했던 사람들은 그 역할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Summer Glau의 경우처럼 기계적인 천재성이 터미네이터로 거듭나기도 하는 것이고 나단 필리언은 항상 바람둥이 선장 역할을 해야할 것 같고, 지나 토레스는 언제나 총을 들고 다닐 것처럼 보인다는 뜻. Firefly 드라마 자체가 그렇게 선명한 캐릭터와 인상을 각인시켜 주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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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my love, take my land
Take me where I cannot stand
I don't care, I'm still free
You can't take the sky from me
Take me out to the black
Tell them I ain't comin' back
Burn the land and boil the sea
You can't take the sky from me
There's no place I can be
Since I found Serenity
But you can't take the sky from me...


Firefly의 오프닝 가사는 연방과의 독립 전쟁에서 지고난 후 작은 우주선 파이어플라이을 몰고 날아다니는 말콤 레이놀즈 선장의 될대로 되라(?) 심정을 잘 묘사하는 가사이다. 물론 이 적잖이 가벼워 보이는 잘생긴 주인공은 될대로 되라 정신으로 움직이는 거 같으면서도 할 일은 잘 하고 있다. 물론 그 낙천적인 성격탓에 미시즈 레이놀즈가 벌이는 사기 행각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부디 부탁이니. 앞으로 드라마 연재가 더 계속된다는 말이나 들려주면 좋겠다.
(Life에는 미시즈 레이놀즈 역의 배우가, Dirty Sexy Money에는 조이 역의 배우가 출연한다던데 다 모이는 날은 언제쯤이 될까나..)

이미지 출처 :
http://crazyabouttv.com/Images/firefly.jpg
http://www.foxhome.com/firefly/


Californication - 한 남자의 지치고 고단(?)한 삶

DRAMA 2007. 10. 29. 04:27


살다 보면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알지 못하는 순간
자신의 인생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걸 깨닫게 된다고 한다.
아니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는 게 맞겠다.
하고 싶은 일에 성공하고 뭔가 욕구 불만이 될 정도로 부족한 것도 아닌 그런 상태가 유지된다면 딱히 불만이나 불평을 하기도 힘들고 벗어날 까닭도 없으니 말이다.
 
David Duchovny가 연기하는 Hank Moody의 삶이 어쩌면 그런 쪽에 가까운 지도 모르겠다.
작가로서의 삶은 한번 성공했고, 딱 맘에 들지는 않지만 자신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영화엔 제법 유명한 배우가 출연했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주변에 여자들도 충분한 편이다.
굳이 따지면 불행하다고 하긴 뭐한 그런 삶 속에는 사실 부족한 것이 있긴 있다.
그 불균형을 표현하듯이 프로모션 이미지 속 행크의 표정은 웃는 것도 아니고 찡그린 것도 아닌 그냥 반쯤 넋이 나간 모습이다. 그 삶에 푹 빠져 있는 Hank Moody.

영화의 시작은 아직 풋풋한(?) Hank Moody의 꿈이다. 십자가에 피가 묻고 기이한 조각상들이 놓인  수상한 교회를 찾아가 자신의 삶을 정상으로 돌려달라고,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달라고 졸라 보지만 자신은 깨어보면, 여자들 없이는 살 수 없는 그런 성격의 구제 불능 남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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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k는 자신의 여자친구 카렌 Karen (Natascha McElhone)과 동거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 딸인 Becca (Madeleine Martin)를 두고 있었지만 다른 것(여자)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여자친구 카렌은 딸을 데리고 떠났고 자신 만 홀로 덩그라니 남는 신세가 되버렸다.
물론 자신의 소설을 쓰레기 애정영화로 만든 복수를 하느냐 그렇게 됐다고 주장을 하겠지만 어느 여자친구가 그런 식의 삶을 용서해 줄까?
12살 짜리 딸의 양육권을 나눠줘 가끔 딸을 만날 수 있는게 그가 가진 권리의 전부일 뿐이다.
딸 보기에 민망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도 한두번이 아닌 Hank의 사생활은 어쩐지 껄끄럽다.
스스로도 이런 삶의 모습을 잘 알고 카렌에게 돌아와 달라고 사정도 해보지만  카렌이 화가 난 이유를 뻔히 잘 알기 때문에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
다만 자신을 상태 안좋게 취급하는 딸에게 좀더 아빠다운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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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할 것이나 불만스러운 것이 굳이 따지자면 없는 지는 몰라도 그의 상태가 불안불안하다는 것을 친구 Charlie (Evan Handler)는 알고 있는 모양이다.
안정적인 상태에서 소설가로서의 삶을 가꾸라는 충고와 함께 여자를 소개시켜 주는 Charlie.
그러나, Hank는 소개받은 여자에게 진심을 줄 생각도, 정착을 고려할 마음도 먹어본 적이 없는 듯 하다.
바람을 피우고자 하면 세상에 여자가 넘치고 정착하고자 한다면
카렌과 베카 말고는 그에게 답이 없다는 ... 그런 핑계 그러니 그 상태를 유지하는 수 밖에 없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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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크와 카렌, 그리고 그의 12살 짜리 딸과 16살 짜리 카렌의 의붓딸 그리고 수없이 많은 다른 여인들이 벌이는 고단하고 힘든 삶이랄까?  가정과 안정으로 방향을 잡지 못한 남자 어른의 방황과 고민을
살펴보고 싶다면
캘리포니케이션을 추천하고 싶다.
어떤 의미로 좋은 본보기와 교훈(?)을 남겨주지 않을까 한다.

물론 19+의 내용이니 알아서 등급을 조정해주시는 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