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sip Girl - 적당히 사는 집 아이들의 영악한 뒷담화

DRAMA 2007. 12. 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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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중산층 이상 또는 상류층 가정, 삼각관계와 애증, 복잡하게 얽히는 연인들, 파격적인 연애, 지탄받을 만한 캐릭터, 그리고 그 속에서 맘고생하는 약간 멀쩡한(?) 사람과 의외의 순수한 사랑. 하이틴 드라마들 혹은 한국의 트렌디 드라마들이 가지는 코드에서 빠지지 않는 속성들이다. 그 중의 하나를 강조하기도 하고 그들을 섞어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는 대중 드라마을 우리는 통속극 (通俗劇)이라 약간 낮춰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이런 방식을 잘 꼬아서 활용하면 '인기 드라마' 반열에서 빠질 수가 없다.

적당히 시각적이라 볼거리가 있고, 적당히 흥미진진하고, 가끔은 고만고만한 그들의 연애질과 다툼에 웃음짓게 되는 그런 이야기가 이번 2007년 가을 시즌에 진행된 미드 'Gossip Girl'이다. 연애 드라마의 내용이 대개 친구들 사이의 가쉽처럼 떠도는 이야기인게 정석이지만 이 드라마는 그 통속적인 소재들을 아예 'Gossip Girl'이라는 블로그에 올려서 모두 공유하는 것처럼 처리한다.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블로그, 가십걸의 운영자가 가십을 전해주고, 드라마에서는 나레이션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뉴욕시의 명문가 자제들이 다닌다는 사립 고등학교, 그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주인공 Serena와 Blair, 그리고 그녀들의 남자친구 Nate와 Dan, 댄의 동생 Jenny, 악당 Chuck이 벌이는 갈등이 이 드라마의 주요 이야기이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라고 하면서 교복을 제대로 입는 건 가장 어린 중산층의 제니 정도이고 나머지 아이들의 복장과 드레스는 Gossip Girl 홈페이지에서 표현하듯이 고져스하고 퍼뷸러스하고 화려하다(인생도 만만치않게 화려한 셈이군). 공식 웹사이트에서 이들의 패션과 소품을 판매한다고 하니 또다른 청춘 드라마의 유형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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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스타를 배출시키고 세계적인 인기 드라마가 된 청소년 연애물은 한해도 빠짐없이 제작된 것 같다. 그 중에서 여러 시즌이 이어질 만큼 크게 히트한 드라마가 한국에서도 몹시 유명한 'Beverly Hills, 90210(1990-2000, 비버리힐즈 90210)'이 다. 미국의 웨스트 비버리힐즈 하이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의 사랑과 문제들을 제법 리얼하게 묘사했다는 평을 들었었다. 우리 나라에선 당시 쉐넌 도허티(Shannen Doherty)가 한참 화제가 되었지만 쉐넌 도허티는 사실 전체 10시즌 292화의 드라마 중 단 111에피소드에만 출연한 사람이었고 Jennie Garth 같은 금발 미인들이 올시즌에 출연했었다.


쉐넌 도허티는 '악녀 쉐넌 도허티'라는 책의 주인공이 될 정도로 악평에 시달려 현재는 연기자로서의 성공 기회가 다시 주어지지 않고 있지만 당시에는 미국 전체에 잘 알려진 화제의 인물이었다. 그 드라마엔 잘 나가고 막나가는 부자 동네의 고등학생들과 나름대로는 멀쩡하게 살고 있는 회계사집안의 쌍둥이 남매 브렌다와 브렌든의 이야기였다. 그들은 열렬히 연애하고 갈등하고 복잡한 관계를 만들긴 했지만, 뭐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했고 대놓고 약을 할 정도로 막나가지는 않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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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의 기본 속성 중 하나는 은어로 당사자를 표기하는 재미에 있기도 하다. 주인공 Serena는 S로
Blair 는 B로 Nate는 N으로 약자로 표기해서 당사자들 사이에 일어난 일을 나레이션하는 Gossip Girl 편집자의 은근한 음성도 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과연 뉴욕시의 사립고등학교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시리즈물로 발간되고 있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 'Gossip Girl'을 바탕으로 한 이 드라마는 The O.C라는 드라마를 제작해서 히트한 바 있는 Josh Schwartz의 또다른 드라마로서 O.C와 마찬가지로 부유층 젊은 남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통속극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캐릭터들의 전형성이 별로 변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긴 한데 Gossip Girl에서는 그 캐릭터의 전형성을 다른 배합으로 섞어놓고 있다. 'Beverly Hills, 90210'에는 흑발의 미인 브렌다가 똑똑하고 지적인 고등학생 그리고 딱 부러지는 여학생 역이었다면  Gossip Girl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훨씬 자유분방하긴 하지만 금발의 키가 큰 미인 Serena가 주인공이다. Blair의 대조적인 흑발 미인 컨셉도 어떤 의미로 대단하지만 90210의 금발의 제니가 인상적이었듯 이번 가십걸에도 금발의 제니가 나온다. 이번엔 백치미 컨셉이 아니라 아주 똑 부러지는 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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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시티의 건물들 중 오래된 건물들엔 대단한 부자들이 산다고 한다. Dirty Sexy Money의 달링가 건물도 오래된 건물로 보이지만 그 도시 최고의 부자가 살고 있고, 왠지 전통있어 보이는 호텔과 건물이 이 주인공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평범하다고 하는 주인공 Dan과 Jenny 남매가 사는 집도 웬만한 집 보다는 잘 살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엄청난 예산의 파티를 치르고 그 파티에 입을 드레스를 비싼 가격에 고르고 리무진을 타고 파티에 나가거나 스시를 즐기는 그네들의 모습이 제법 화려하고 그들의 연애 행각은 글쎄, 고등학생의 상상 범위를 약간 넘어서고 있다고나 할까? 조연 중 하나인 Chuck의 말처럼 약에 취해서 행복해질 권리 따위는 없는 부자 아이들(?)의 이야기가 흥미 진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드라마의 많은 부분은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렇게까지 미련스럽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는 부분도 있고 캐릭터들이 재미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고, 가볍게 시청하기엔 그럭저럭 '비주얼'한 드라마이다.

물론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이 '착한 외모'에 '착한 몸매'를 가진 배우들인 탓도 크다. 중년의 배우들 조차 제법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하고 있다. 1시즌 22 에피소드 풀주문에 시즌 연장이 거뜬히 가능하리라 여겨지는 이 드라마는 '계몽적인 가족 드라마' 내지는 '교훈을 주는 드라마' 의 성격을 아주 배제한다고 하긴 어렵지만, 양념처럼 잘 섞어놓았다는 점에서도 점수를 줄 만 하다.

약간 나이들어 보이긴 하지만 여러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경력이 다양한 주인공들의 연기도 괜찮고 자체 제작된 곡이 많은 Gossip Girl의 OST는 드라마에 잘 맞는  탁월한 선곡 덕에 시청자을 벌써 사로잡고 있다. 드라마와 상관없이 유명 팝스타들의 인기곡들도 많아서 그냥 들어도 무난한 곡들이라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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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a van der Woodsen(Blake Lively
)
1987년 8월 25일생으로 올해 20살인 세리나 역의 블레이크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으로 1998년에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금발의 미인에다 고등학생으로는 보이지 않는 성숙한 외모로 극을 이끌어나가는 실질적인 여주인공이고 드라마의 틀이 되고 있는 Gossip Girl의 스캔들 메이커다. 친한 친구들은 전혀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6개월 간 학교를 떠나 있었고 그 사이 임신 중절을 했다는 둥 약물 중독 치료를 받았다는 둥 여러 소문이 돌았지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친절하지만 6개월 간 떠나있기 전에는 고등학교 최고의 퀸('IT' Girl)이었던 까닭에 그녀가 나타나자 마자 가십걸 블로그의 그녀의 사진이 실렸을 정도랄까? 친구인 네이트와 블레어 사이의 관계가 미묘한 상태, 착실한 댄의 구애도 받고 있고 건달 척의 집적거림도 감수하고 있다. 자살 시도한 동생과 속물 근성이 넘치는 엄마 때문에 가족 간의 맘고생도 심한 듯 보인다. 무슨 이유인지 호텔에서 머물고 있다.

Blair Waldorf(
Leighton Meester)
검은 머리의 이 미인은 1986년 4월 9일 생으로 플로리다 출신이다. 1999년에 첫출연한 로앤오더 시리즈를 시작으로 연기생활 경력이 오래된 배우. 24, HOUSE M.D., Shark  등의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여 경력을 쌓은 까닭에 6명의 배우들 중에서는 가장 잘 역을 이끌어가는 배우로 보인다. 세리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으나 6개월 간 세리나가 자리를 비운 새 학교 최고의 퀸이 되버렸다. 자신의 약혼자 네이트가 세리나에게 마음이 있고, 세리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부모님이 이혼할 때 세리나가 옆에 없었다는 점, 또 세리나가 인기 있다는 사실이 컴플렉스로 작용해서 애증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역할이다. 애인에게 육탄공격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인 성격인 것은 좋은데 그 동기가 좀 불순하다. 부잣집 아이들이 못됐다(?)는 편견을 제대로 보여주는 여왕형 성격이기도 하다.

Dan Humphrey(Penn Badgley)
1986년 11월 1일 생으로 메릴랜드 발티모어 출신. 1999년 윌앤그레이스 한 에피소드 출연으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댄 험프리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세리나를 알아보고 좋아했지만 말도 한번 걸어보지 못한 소심한 성격. 예상하는대로 삼각관계를 복잡하게 할 생각인지 세리나의 남자친구가 된다. 중산층 특유의 생활방식으로 세리나의 친구들에게 구박을 당하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사랑하게 될까? 성실하고 공부도 잘 하는 성격이라 자신 만의 세계(?)도 있지만 세리나를 몹시 좋아해서 주변에 서성거리게 된다. 부자들의 이야기인지라 댄과 제니 험프리 남매가 바라 보는 그들의 생활도 시선의 한 축이 된다.

Nate Archibald(Chace Crawford
)
1985년 7월 18일 텍사스 출생으로 2006년에 연기를 시작했다.  젊고 예민해보이는 외모로 우유부단한 네이트 역을 잘 소화하고 있다. 좀 있는 집 자식들의 정규 코스처럼 블레어의 약혼자가 되고 집안의 사업 때문에 쉽게 헤어지지도 못한다. 공식적인 블레어의 남자친구이지만 네이트가 사실은 세리나를 좋아한다는 '진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블레어의 마음을 휘젓는 것으로 모자라서 세리나의 연애 문제까지 귀찮게 만들 타입의 전형적인 캐릭터.

Jenny Humphrey(
Taylor Momsen)
1993년 7월 26일 생으로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 루이스 출생이다. 출연진 중에서는 가장 어리지 않을까 싶지만 2000년에 연기를 시작한 전문 연기자. 10대답지 않은 아름답고 성숙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다. 금발머리가 아름답게 어울리는 사립학교 여학생. 댄 험프리의 여동생 역할로 똑똑하고 영리하고 눈치가 빠르다. 오빠가 세리나를 오래전부터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둘을 연결시킬 기회를 찾아주기도 하고(대개는 적중한다) 오빠를 나름대로 조종해서 세리나 앞에 앉혀놓는 기회도 만들어준다. 세리나에게도 호감이 있어 보이는 그녀는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 자신이 살 수 없는 멋진 드레스를 똑같이 만들어내는 손재주도 놀랍고 카드 초대장 같은 것도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 상류층의 생활에 호기심이 많은 그녀는 의외로 극을 진행하는데 큰 역할을 할 머리좋은 캐릭터.

Chuck Bass(Ed Westwick
)
척 베스역의 에드 웨스트윅은 1987년 6월 27일 생으로 영국태생이다. 2006년에 연기를 시작한 그는 세리나, 블레어, 네이트의 친구 역할이지만 전체 극의 분위기로 봐서 없어서는 안될 개그 캐릭터(?) 아닐까 한다. (웃겨서 개그란게 아니고)  1화에 등장할 때 네이트 옆에서 네이트를 기죽이기도 하고 은근한 속셈으로 네이트를 블레어 쪽으로 밀쳐낸 그는 응큼하게도 세리나에게 거친 짓을 하려고 했었다. 뭔가 약에 취한 듯 안하무인에 경우없는 그의 발언과 행동은 몹시 심술궂고 시청자의 미움을 받기 충분한 캐릭터였다. 물론 이런 류의 극 분위기를 살리자면 꼭 필요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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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cwtv.com/shows/gossip-girl
http://www.imdb.com/title/tt0397442/
http://www.cwtv.com/thecw/gossip-girl-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