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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ight Rider - 2시간을 채우지 못한 키트와 마이클 라이더의 부활
DRAMA
2008. 2. 20. 09:42
이제는 약간 촌스럽게 들리는 낯선 전자음으로 시작하던 오프닝. 시즌 2의 오프닝은 나레이터가 함께 주인공들을 소개했다. K.I.T.T의 목소리는 당시에는 크레딧에 올라가지 않았었다고 하지만 현재도 여러 드라마에 열심히 출연 중인 William Daniels이라는 배우였다. LA를 질주하는 키트와 라이더 데이빗 핫셀호프의 과거 오프닝이다.
Knight Rider라는 원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에선 전혀 엉뚱한 제목 '전격Z작전'으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한국에서는 성우 이정구씨의 목소리로 연기된 약간은 듬직하면서도 느끼한 배우, 데이빗 핫셀호프의 자동차 운전이 눈길을 끌곤 했다. 드라마 속 누군가의 지적대로(재단의 누군가가 키트의 과도한 제작과 수리 예산을 지적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웬 건달같은 남자가 한껏 폼잡으며 악의 무리를 응징하는 내용은 당시 전세계팬들을 사로잡았었다.
대부분 키트가 과격하게 운행되는 멋진 장면들은 컴퓨터 합성이 아닌 이상 실제 스턴트맨을 사용한 촬영이었고 90에피소드가 넘는 저 드라마를 촬영하자면 꽤 많은 스턴트 배우들이 고생했겠구나 싶어 엉뚱한 상상을 펼치기도 했다. 아무리 미국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는 예산이 무한대라고는 하지만 얼마나 많은 검은 자동차들이 고장났을까? GM의 Firebird라는 자동차 모델이라고 하던데 꽤 비싼 가격으로 제작되진 않았을까? 그 큰 규모의 스케일에 반해서 K.I.T.T같은 자동차 한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래본 적도 있었다.
2008년도 새로운 TV 시리즈 제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리메이크 Knight Rider Pilot에도 키트는 등장한다. 2008-2009년 동안 세계적으로 가장 바쁜 할리우드 배우에 속할 것같은 발킬머(Val Kilmer)의 목소리로 돌아온 말하는 자동차는 훨씬 더 업그레이드된 기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25년전보다 A.I의 기능이 실제 훨씬 더 발달한 까닭에 펜타곤(미국 국방부)의 군사시설인 프로메테우스도 간섭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이번엔 키트를 다루는 기관은 나이트 재단이 아닌 FBI다.
자동차 모델도 GM의 모델이 아닌 포드사의 무스탕이라고 한다. 예전에 날렵하던 키트에 비해 약간은 둔탁해졌다고 하는 평도 듣고 있지만 그래픽 기술은 훨씬 더 발달한 까닭에 탁월한 키트의 능력을 손보이는데는 별로 차질이 없다. 운전자와 대화를 나누는 능력(?)은 훨씬 더 매너가 좋아졌는 지 그래픽과 음성을 겸해서 승객을 안전하게 모시고 있다. 사실 첫 등장했을 때는 달리 드라이버가 따로 필요없을 것같이 완벽하게 운행되었다. 이번 영웅은 자동차에 비해 무게감이 한참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하긴 발킬머 대 신인인 셈이니 당연한 결과인가)
드라이버 역을 맡은 Mike Traceur(배우, Justin Bruening)에 대한 정보를 빠트릴 수 없을 것 같은데 193센티의 장신에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던 데이빗 핫셀호프(David Hasselhoff)는 당시 미국인으로서도 상당히 큰 키였다. 지금은 고인이 된 Edward Mulhare(Devon Miles 역)의 도움으로 이곳 저곳 활보하던 영웅의 인상이 워낙 강해 그 뒤를 담당할 사람은 그의 아들이거나 혈연관계가 아니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역시 이번 주인공은 Michael Knight의 숨겨진 아들로 설정되어 있다.
약간은 건달인 듯 건장한 체격과 함께 바람끼있던 성격으로 묘사되었으니 숨겨둔 아들이 있다고 한들 이상하진 않은 설정이다. 또 악의 무리와 싸우는 아버지를 제대로 만나본 적이 없어서 아버지와 서먹서먹한 사이로 만들어 둔 것은 이번 특별 무비 성격의 리메이크 Knight Rider 출연 여부를 협상 중이던 핫셀호프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리라. 과거의 명성은 물려받아야하는 드라이버지만 실제 상황은 여의치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나 새로운 영웅 역을 맡게 될 저스틴 브루닝은 191센티의 장신으로 핫셀호프에게 뒤지지 않는 체격을 가지고 있고(사실 과거의 영웅은 이미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표시가 심하게 났다) 2004년에 연기활동을 시작한 배우치고는 경력이 괜찮은 편이다. Jack Yang을 비롯한 함께 등장한 악역들을 처치하는 액션 능력도 꽤 탁월해 보인다. 영웅의 뒤를 잇기에는 무리가 없는 배우같다. 과연 약간은 마이클 나이트의 아들 역을 담당하면서도 여주인공과의 진지한 로맨스도 가능한 배우렸다(이 부분은 좀 진부하다).
배우나 그래픽, 기술적인 면은 이렇게 발달했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몇가지 설정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뻔한 속셈은 극의 재미를 반감하고 있다. 이번 리메이크에서는 최대한 폼을 잡고 있지만, 초반에 약간 걱정스런 건달로 보이던 마이클 나이트처럼 이번 Mike 역시 약간은 믿을 수 없는 건달같은 과거를 가지고 있고 갑자기 중요한 인공지능 차량의 드라이버로 발탁되고, '악의 무리'와 싸워서 세상을 바꾸려는 아버지의 뜻을 잇는다.
약간은 Mike를 무시하는 듯한 키트와 투닥거리는 설정도 여전한 듯하다. 이 부분의 전형성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은 '액션'과 '자동차'가 주된 볼거리인 드라마라는 점에선 어쩔 수 없는 지도 모르겠다(글쎄 과연 과거의 영광을 그대로 가져왔단 약점이 있는데 그것 만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다). NBC의 분위기로 봐서는 이번 특별 무비가 Pilot 성격을 제대로 해낸 것 같단 기분은 드는데 과연 TV시리즈로 연장 방송될 수 있을까?
여하튼 매끈하고 날렵하고 매너있게 주인공 보다 더 잘 나가는 자동차 키트를 새롭게 볼 수 있었다는 점은 몹시 반갑다. 붉은 빛을 반짝이며 또렷하게 대답하는 말하는 자동차. 또 이번 특별 무비 엔딩 장면에서 키트가 질주하는 장면은 과거를 모방하면서도 새로워진 점이 있는데 몇가지 설정은 드라마 시청을 완료하지 않은 이상 핵심 정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K.I.T.T가 제법 매력적이란 점은 장담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