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모든 것을 잃고 새로 얻은 삶

DRAMA 2007. 11. 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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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시장에선 먼 곳에 사는, 우리가 알 지도 못하는 수많이 많은 드라마들이 방송되었다 사라지곤 한다. 그래서 새로운 시즌 오픈 시기가 되면 새 드라마들은 사장되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시청자들은 그만큼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시청자들의 시청율에 따라 어떤 드라마는 긴 생명력을 가진 장기 연재 드라마가 될 수 있고, 어떤 드라마는 단기 매장되는 짧은 미니시리즈가 되버리기도 하고, 어떤 드라마는 발표 기회 자체를 얻지도 못한다.

장기 시리즈로 계획되었다가 종료된 드라마 중에는 'Raines', 'Firefly'같은 것들이 있다. 드라마 자체의 생명력이 부족하다고 하기엔 몹시 안타까운 드라마들이지만, 이미 종료된 시리즈들이다.

'Bionic Woman', '30 Rocks', 'My name is Earl', 'Heroes', 'ER', 'Chuck', 'The Office', 'Journeyman' 등의 수없는 인기 드라마를 방영 중인 미국 NBC 방송국은 이런 드라마의 사장에 깊이 관여하는 메인 방송사이다.

이번 가을 시즌에 NBC가 소머즈의 리메이크 드라마인 Bionic Woman과 함께 내놓은 드라마가 바로 "Life'이다. 현재 13에피소드까지 촬영된 이 드라마는 극의 내용에서 처럼 드라마로서의 '삶(Life)'을 얻을 지 얻지 못할 지 기로에 서 있다.

그렇게까지 쇼킹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몹시 흥미로운 Flashback으로 오픈하는 이 드라마의 설정은 이렇다.

'life was his sentence, and life is what he got back.'

주인공은 종신형을 선고 받았지만, '삶을 돌려 받았다'라는 것.
1995년에서 2007년까지 펠리컨 베이 교도소에서 수감되어 있던 형사, Charlie Crews는 그가 저질렀던 범죄에 대해 무죄(증거없음)를 선고 받고 12년 만에 막대한 보상금을 받은 뒤 자신의 근무지였던 'LAPD'로 복귀한다.  경찰로서 감옥에 갔던 까닭에 다른 동료 죄수들에게 상처입어 입소한 지 1시간 만에 241바늘이나 꿰매는 대수술을 받기도 했고, 그 뒤로도 생명을 위협받을 만큼 심하게 얻어맞기도 했다. 감옥에 수감된 사이 아내는 이혼서류를 보냈고, 그가 감옥에 있던 사이 세상은 놀랄 만큼 변해버렸다. 막대한 보상금을 받아 더 이상 경찰 생활을 할 필요는 없지만 경찰로 복귀한 찰리. 그는 새로 생긴 휴대폰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뭔가 불안정하다. 다른 부분에서도 현실적응 능력은 몹시 떨어져 보이는, 슬프고 복잡한 눈의 이 남자가 삶에 적응할 수가 있을까? 그런 그에게 삶은 햇빛을 보여줄 것인가? 그런 상태의 그가 '경찰'에 복귀해서 수사에 전념한다면?

이 드라마는 이 상황을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는 듯한 시선 처리로 끌고 나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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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찰리 역의 데미언 루이스는 1971년, 영국 St. John's Wood에서 태어났다.  드라마 쪽의 경력은 다수 이긴 하지만 배우로서 얼굴을 알린 건 2001년에 출연한 미니시리즈 'Band of Brothers'이다.  길홀 뮤직학교를 졸업했고, Royal Shakespeare Company에서 무대 배우를 한 적도 있다는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이다.
 
감옥에서 달리 할 일 없이 책을 읽고, 남들이 알아듣지 못할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자신을 버리고 간 부인에게 약간의 원망도 가지고 있고, 나름대로 날카로운 수사감각이나 편집증 섞인 성격을 지닌 형사 찰리 크루역을 소화하고 있다. 초반에 격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거나 하진 않지만,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어눌한 표정이나 의사소통하는 법에 익숙하지 않아 재빠르게 말을 뱉아내곤 하는 성격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몹시 슬퍼 보이는 그 눈도 그의 역할에 크나큰 일조를 하는 것이 사실.
12년간 감옥에서 동양의 도(zen)에 대한 책을 끊임없이 읽고 또 읽기도 했던 그는, 감옥에서 나와 정말 잘나가는(?) 좋은 차를 끌면서 경찰생활을 하며, 무시받던 죄수에서 무서울 것 없는 경찰로 변신하기도 한다(심지어는 전부인과 결혼한 남자의 딱지를 끊기도 하는 파워). 그 동양적인 유머로, 몹시 인간적이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경찰서 일을 처리해내는 그는 최근 유행하는 단어를 몰라 파트너에게 묻기도 하는 웃지 못할 모습도 보인다. 그가 세계에 적응해 나가는, 스펙터클한 삶 역시 유머의 코드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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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상관이자, 동료 그리고 파트너로서 일하게될 LAPD의 Dani Reese 역을 맡고 있는 Sarah Shahi 역시 눈길을 끌게 하는 배우이다. 무능하지 않고 조사도 잘 하는 형사이지만 약간은 못마땅한 찰리를 데리고 다니며 현실의 삶에 적응을 시켜야하는 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간의 비밀스런 설정에 의해서 찰리가 감옥에 간 이유는 그녀와 아주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물론 그녀 자신이 직접적인 이유를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찰리 역의 데미안 루이스와 함께 매 에피소드 마다 출연하고 있다.
 
'The L Word', 'Supernatural', 'ER', 'Alias', 'The Sopranos' 등 알만한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하던 그녀는 몹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노련한 배우이다. 1980년 생으로 텍사스 출생이다.
 
LIfe는 범죄수사물이면서, 미스터리극이다. 그가 왜 감옥에서 12년을 살게 된 건지 비밀을 밝히거나 복수하는 내용도 일부 포함될 예정이고(소위 미끼가 될 것이다) 감옥에서 살다나온 그가 주변의 편견을 이겨내고 스스로를 극복하는, 인간적인 성장과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도 포함될 것이고,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들도 묘사할 것이다. 바로 Life이다. 잔잔한 시선의 흥미로운 수사물이 아닐까 싶다.
현재 방영된 에피소드까지 대체로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2시즌 주문은 무난하리라 여겨지고(미국내 시청률은 사실 실망할 수준일 때도 있지만, 시청자의 반응이 대체로 좋은편이다, tv.com), 또 삽입된 OST들이 드라마와 적절히 어울려 꽤 인기가 좋다. 드라마 삽입곡들이 인기가 있는 만큼 알아보기도 편리하니 찾아보아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