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케빈은 12살 - 추억은 영원히 그 자리에
DRAMA
2007. 11. 15. 11:06
오래된 가족 사진, 그리고 오래된 추억 속의 노래, 오래된 티브이 프로그램이나, 오래된 친구들의 사진. 기억이라는 건 항상 선명하지 않지만, 완전히 잊혀지지도 않고, 완전히 지워지거나 하는 물리적인 것도 아니다. 그냥 희미하게 남아서 사람을 웃음 짓게 하기도 하고, 마음 아프게 하기도 하고, 추억에 젖기도 하지만, 이제는 어찌할 수 없는 그냥, 예전에 일어난 일이다.
10년전의 일을 어찌할 수는 없지만, 오래된 노래를 듣거나, 다시 불러 보고 그때의 비디오를 되돌아보는 일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전, 또 그때로부터 거의 20년전의 일을 회상하듯이 만든 드라마가 있었는데 그 드라마가 바로 'The Wonder Years' 즉 '케빈은 12살'이다.
1988년 미국에서 제작된 드라마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는 그 다음해인 1989년에 방송될 정도로 빨리 수입되었고, 아이들에게도 무해한 드라마로 인정된 모양이다. 미국에서도 'The Wonder Years'의 팬층은 상당히 두꺼운 까닭에, 그 검색어로 미국의 http://www.yahoo.com' 을 뒤져보면, 수없이 많은 드라마의 사진들이 검색되고, 그때의 주연 배우들은 성장한 이후에도 이 검색어를 벗어날 수가 없다. 여전히 연기활동을 하고 있는 케빈 역의 프레드 사베지나 위니 역의 다니카 맥켈러는 아직도 The wonder years의 그 배우였노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심지어는 Stuff지의 성인 모델로 예전의 모습을 조금도 상상할 수 없었던, 다니카 맥켈러의 사진에서 조차 그 아역배우였다는 수식어는 빠지지 않는다.다만 배우를 이제는 그만 둔, 현직 변호사인 폴 역의 조쉬 사비아노 정도만 언론의 관심을 벗어났다고 할까? 그 역시 가끔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보면, 그들이 출연했던 드라마의 추억이란 것은 대단했던 모양이다. 케빈과 위니의 남동생, 그리고 여동생은 케빈은 12살이라는 드라마에 몇 에피소드 같이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형제 및 자매가 함께 출연하다니 다코타 패닝, 엘르 패닝 자매 저리 가라다), 케빈의 4살 어린 남동생은 그것도 모잘라, 케빈 시리즈 이후의 청소년 가족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적도 있다.
사춘기에 일어난 일들은 당황스럽다 못해 난감하기도
하다. 할일없어 보이고 아무 생각없이 동생이나 괴롭히는 형은 가끔 의외의 순간에 어른이 되어 있고, 그냥 이웃의 안경낀 어린아이였던 소녀는 훌쩍
자란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마음을 희롱한다.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던 많은 일들이 변하는 날들, 말 그대로 The wonder
years이다.
한국에서는 단순히 60년대의 추억을 회상하는 어른의
말장난 정도로 기억되는 부분도 많았었는데, 그건 배한성씨라는 성우의 목소리가 너무나 강렬한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 이 드라마는 케빈의
당황스러움과 변화가 강조된 청소년 드라마였고, 성장 드라마였다.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
이 드라마의 오프닝은 이 노래였다고들 하는데, 사실
긴 생머리의 웃는 모습이 놀랄 만큼 예뻤던 위니의 얼굴, 그리고 귀엽고 어리게만 보이던 케빈의 모습을 보느냐 노래 따위는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들어보니 60년대 풍의 당시로서도 몹시 오래된 노래였었다. 내 친구들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그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를 넘긴다는
뜻일까? 조 카커의 목소리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드라마 자체가 추억이 되어버린 지금은, 이 노래가 몹시 그립다. 아마 수없이 많은 전 세계의
케빈들이 다른 남자와 결혼해버린 위니들을 기억하게 될 지도.
이미지 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