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ty Sexy Money - 달링가 가족의 이야기

DRAMA 2007. 11. 17. 20:16


티브이판 미니시리즈 드라마 로스트룸(2006)에서 주연을 맡았던 피터 크라우즈(Peter Krause), 그리고 로스트룸에서 피터 크라우즈의 딸 역할을 나오는 엘르 패닝(Elle Fanning)이 Pilot으로 제작했던 드라마인 'Dirty Sext Money(더티 섹시 머니)'에 함께 출연했었다. 미국 드라마 시장에선 Pilot 한편으로 투자와 제작 진행이 결정되는 까닭에 Pilot 한편으로 드라마가 단명하는 경우가 많다. 꽤 오래전에 찍혔던 Pilot이었던지 그 사이에, 엘르 패닝의 스케쥴에도 큰 변화가 생겼고, 더티 섹시 머니의 Episode 2에서 부터는 Elle Fanning이 맡았던 Kiki George는 Chloe Moretz로 교체된다. 로스트룸의 아름다운 부녀 콤비를 다시 보길 원했지만, 불가능해졌다는 점이 일단 아쉽다.한국에는 예전에 외국의 '집사'에 해당하는 한 집안의 직책이 있었는데, '마름'이라는 계급이 그것이다. 조선 후기나 일본 강제 점령기 시기에는 이 마름의 인격이 한 마을의 고난을 결정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소작농이나 하인들의 생활을 좌지우지하던 사람들인데 땅주인 보다도 마름이 훨씬 밉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로 지주의 편에 붙어 활약하던, 지주들의 가신 역할을 했다고 할까?

우리의 가신 개념과는 좀 차이가 많이 나지만, 외국에도 물론 이런 한 부자 가족의 뒷치닥거리 역할을 하는 직업들이 종종 있다. 가족 변호사, 주치의, 생활관리사, 혹은 아까도 거론된 집사같은 직업군들은 한 가족의 생활과 편리, 그리고 충돌들을 모두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가끔은 사고친 부잣집 망나니 아들래미 보다는, 그 뒷수습하는 똑똑한 변호사가 더 미운 경우도 발생하곤 하는 것이다. 이런 가족 변호사가 피터 크라우즈가 맡은 'Nick George'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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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 Feet Under와 The Lost Room 등으로 한국팬에게도 널리 알려진, 피터 크라우즈는 가장 최근 출연작이던 로스트룸의 형사와는 달리 몹시 깔끔한 외모로 등장한다. 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수염되 제대로 깎지 않던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뉴욕 최고의 재벌 가문인 Darling가(家)의 고문 변호사로 일하는 그는 매우 깔끔한,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다.

New York의 물질적인 풍요와 복잡함을 자주 화면에 등장시키는 이 드라마의 첫 시작은 한 똘똘해 보이는 어린 남자 아이의 고난이다. 뉴욕 최고의 부자 달링가의 가족 변호사 역을 맡았던, 아버지 데블린 죠지는 속어로 달링가의 '뒤나 닦아주는' 변호사 활동에 너무 열심히 임한 까닭에, 어머니 클레어와 헤어지게 되었고, 주인공 닉은 그런 바쁜 아버지 밑에서 홀로 자라게 된다.

그렇게 열심히 가족 변호사 일을 하던 아버지가 비행기가 추락하여 사망해버리고, 그런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달링가 변호사 역을 맡는게 이 드라마의 오프닝이 된다. 매트릭스의 멋진 엔딩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달링가 재벌들은 줄줄이 아버지 데블린 조지의 장례식에 리무진을 타고 등장하고, 정작 아들인 닉 죠지의 가족은 장례식장에 입장도 하지 못하는 아이러니.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그 가족, 달링가 사람들은 그렇게 모여든다. 아버지처럼, 그 가족의 뒤를 딱는 일만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맹세해보지만, 아버지의 석연찮은 죽음이나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수입 때문에 덜컥 변호사 자리를 수락하는 닉 죠지. 그러나 이 골치덩어리 가족들이 일으키는 사고는 상상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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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ipp Darling (Donald Sutherland) : 달링가의 가장. 이 모든 골치덩어리들의 아버지이며 재벌가의 총수이다. 가족을 무슨 일이 있을 때(장례식이나 사진촬영 때) 모아서 한꺼번에 얼굴 보길 좋아하고, 예정된 케이스대로 가족들이 잘 살아가는 것도 바라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지원을 해주기도 한다. 말그대로 여러 분야의 빅브라더이다. 한편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이는 이 총수는 자신 만의 일처리 방식이 있어서 모든 일을 조용히 드러내지 않게 지시한다. 교묘한 수단으로 닉을 이 가족에게 끌어들이는 사람.
 
▶ Letitia Darling (Jill Clayburgh) : 약간은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이 가족의 어머니 레티샤는 남들 보기에 교양있고 사랑받는 가족의 엄마 역할을 잘 수행하는 편이지만, 다투는 아이들 앞에서 비싼 도자기를 깨버릴 만큼 과격한 면모도 있다. 데블린 죠지와 모종의 비밀도 있는 듯한 그녀는 자식들을 몹시 아끼고 데블린의 자녀인 닉도 아낀다.

▶ Patrick Darling (William Baldwin ) : 상원의원 선거에 나가기 직전인 달링가의 장남이지만, 우유부단한 면도 있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비밀도 있다.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 파티에 찾아온 금발의 미녀로 인해 수난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그 '금발의 미녀'를 닉에게 처리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는 바보스러운 면모도 보이는 그. 아내도 있고 자식도 있는 이 겉만 멀쩡한 정치인도 문제아다.
 
▶ Karen Darling (Natalie Zea) : 어린 시절 닉을 몹시 사랑한 이 집의 큰 딸, 카렌은 이혼전문가라고 할까? 현재 4번째 결혼상대자(골프 선수)를 골라둔 상태이다. 워낙 결혼 상대자가 많았던 까닭인지 부모들은 자신의 배우자감인 프레드를 정식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물론 결혼 전이기도 하지만). 닉에게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자주 거론하고, 전화질 해대는 바람의 닉의 아내가 카렌을 껄끄러워 한다. 닉을 곤란하게 만들기로 예정된 사고 뭉치.
 
▶ Rev. Brian Darling(Glenn Fitzgerald) : 무려 목사님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 달링가의 아들은, 장담하건데 드라마에 등장한 목사들 가운데서는 성격이 가장 못되어 처먹었을 지도 모른다. 닉에게 사사건건 인격모독을 하고 시비를 거는 이 모자란 남자는 꼴에 숨겨둔 아들까지 있다. 그 아들을 명문 학교에 입학시켜야 한다고 닉을 괴롭히기도 한다. 첫등장부터 상태가 안 좋은 이 목사님은 왜 목사가 된 걸까?
 
▶ Juliet Darling (Samaire Armstrong) :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연기는 못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뒷돈을 대준 아버지 덕에 무대 공연에 출연하기로 했었지만 워낙 연기를 못해서 곧 관두고 만다.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가지도 없고, 집을 나간다고 하면서도 아버지가 돈을 대준 호텔방에서 머무는 것일 뿐인 이 철없는 아가씨는 혼자설 능력이 거의 없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뜻대로 움직이는 자기 인생을 서러워하는 철딱서니 이기도 한다. 제레미와 쌍둥이이다. 거의 패리스 힐튼이 모델이 된 역할 같다.
 
▶ Jeremy Darling (Seth Gabel) : 줄리엣과 쌍둥이이고 시스터 컴플렉스에 걸린 듯한 어린 제레미는 적당히 놀고 적당히 즐기고, 연예계와 인연도 있는 남자이다. 저스틴 팀브레이크라던지 에단 호크같은 유명한 배우들 이름이 입에서 떠나지 않는다. 물론 실제로 까메오로 출연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작곡도 하고 뭔가 일에 몰중하는 거 같기도 한데 정작 뭘하는 사람인지 아는 사람이 드문 듯하다. 만만치 않은 철딱서니이지만 기본적으로 닉에게 호의가 있고 착하다.
 
▶ Lisa George ( Zoe McLellan) : 닉 죠지의 아내인 리사는 카렌이 닉에게 너무 친하게 굴고 시간을 가리지 않고 닉에게 전화를 해대는 통에 신경쓰이고 화가 나지만, 그 자체를 가지고 남편을 나무라지는 않는다. 달링가의 인간들은 워낙 개념이 없으니 말이다. 다만 그 가족의 변호사 일을 하는 남편에게 몇번이나 다시 생각해 보라고 이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설득하길 그만두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남편을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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