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on Mars - 동등한 무게의 꿈과 현실...

DRAMA 2008. 1. 27. 01:04


데이빗 보위의 약간은 몽환적인 히트곡, 그것도 1973년경 유행했다는 히트곡, 'Life on Mars'가 이 드라마의 제목이자 메인 배경음악이다. 난해하다 싶을 정도로 쉽게 맥락이 파악되지 않는 가사처럼 드라마의 광고 카피도 선뜻 파악이 되지 않는다. '내가 지금 혼수 상태인가 미친 것인가 아니면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것인가?'(My name is Sam Tyler. I had an accident and I woke up in 1973. Am I mad, in a coma, or back in time?)

시간여행을 온 것이라기엔 지나치게 자신의 상황과 관련이 된 70년대의 사건들. 미쳤다고 하기엔 똑똑하고 이성적인 주인공. 혼수상태라고 단정짓기엔 현실과 거의 차이가 없는 상황들. Life on Mars는 드라마의 초반을 그 상태로 끌고 간다. 미친 것인지 혼수 상태인지 분명히 알 수 없는 주인공은 70년대의 경찰서 직원들과 사건을 해결하러 뛰어다닐 뿐이다. 단지 조금 미쳐가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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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를 검거하러 달려가는 주인공. 심증은 확실하지만 물증이 없는 용의자, Colin Raimes의 집주변 풍경은 주인공 Sam Tyler의 미래와 무관하지 않다. 샘 타일러는 같은 풍경이 30여년의 세월을 두고 반복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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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마야와 함께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이던 샘 타일러는 범인에 대한 심증으로 범인을 미행하던 마야가 납치되자 슬픔을 이기지 못한다. Life on Mars라는 노래를 듣던 샘은 갑작스런 교통사고에 정신을 잃고 마는데 깨어나보니 모든게 변해 있었다.

최신 차량을 타고 나타난 깔끔한 양복과 단정한 차림새의 주인공. 맨체스터 지방의 경감인 샘 타일러의 첫등장과 비교되리 만큼 오래된 70년대의 풍경이 완벽하게 재현되어 있다. 아무리 역사가 살아숨쉬는 영국이라 할 지라도 그때의 느낌을 살린다는 것은 힘든 일이 틀림없을텐데 주인공이 돌아다니는 도시는 아무리 봐도 70년대의 풍경인듯 보인다. 주인공 이외의 조연들 역시 70년대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 자연스럽다.

지문검사, 시체 검시, 현장증거, 미란다원칙, 변호사 동석, 심리전문가, 그리고 CCTV와 같은 범죄자의 인도주의적 입장을 강조하는 주인공은 당황스러운 70년대 풍경에 자주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물론 주인공의 70년대 동료 형사들은 용의자 체포시 미란다 원칙을 읽어주는 주인공을 미친 사람 취급을 하곤 한다. 이 갈등은 주인공과 주인공의 연인, 마야의 갈등이 연장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심증 만 있으면 아무나 끌고 오고 용의자가 아닌 목격자에게도 막말과 무력을 행사하는 무지막지한 70년대의 형사. 그 경찰 문화에 반발하지만 증거주의 때문에 체포하지 못한 용의자 덕분에 마야를 잃은 주인공은 내심 그 파워를 바라고 있던 게 아닐까. 과연 그가 보고 있는 이 '형사들'은 현실일까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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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70년대에 찍은 드라마나 영화처럼 완벽해 보이는 주인공들과 주변인물들. 자주 보던 70년대의 경찰서처럼 여순경을 하녀 취급하고 여성에겐 성희롱을 저지르며 아무 용의자들에게 욕과 폭력을 퍼붓고 증거를 훼손하는 형사들. 당황스러운 과거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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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샘타일러의 상관인 Gene Hunt. 이 모든 경찰 폭력과 혼란스러움의 상징인 진 헌트는 원칙을 지키고 싶어하는 샘 타일러를 제법 잘 다독이는 편이다. 물론 가끔 폭력도 사용해주는 센스. 모든 면에서 샘과 대조적이지만 사건을 해결할 땐 잘 어울린다.



70년대 배경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탓에 70년대 히트 음악들이 대거 등장하고 자연스럽게 드라마의 미스터리와 어울리고 있는데 물론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된 음악은 David Bowie의 'Life On Mars?'이다. 시대와 상관없이 그냥 들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음악이지만, 데이빗 보위의 외모는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과연 노래 가사와 드라마의 미스터리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과 상관없이도 오래된 영국 풍경이 흥미롭지만, 약간은 지루한 기분도 든다는 건 이 드라마의 단점이다.
 
깔끔한 외모의 주인공 존심은 이 드라마로 영국 스타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연기력도 받쳐주지만 현대의 외모와 70년대의 외모가 모두 어울리는 주인공의 변신도 재미있다. BBC 방송국의 흑백 TV와 낡은 것이 어울리는 영국, 그 풍경이 독특한 드라마다.


출처 :
http://www.bbc.co.uk/lifeonmars/
(에피소드별 짧은 클립과 배우 소개, 에피소드별 배경음악들을 설명하고 있다)
http://www.bbcamerica.com/content/294/index.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