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 Street - 고양이는,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복잡한 세상을 지켜봐

COMICS 2008. 5. 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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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에 고양이가 실제로 등장하는 건 아니다. 리뷰 제목에도 고양이란 말을 집어넣긴 했지만 고양이는 일종의 비유같은 것이다. 길고양이라는 이름으로 천대받기도 하고 특별히 눈길을 끌지도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지만 사람들은 발걸음 하나 딛지 못할 높은 지붕 위에서 거리를 내려다보고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여왕이나 왕이 된 듯 군림하는 고양이들. 하찮은 동물, 하다 못해 애완동물 조차 되지 못한다고 길고양이들을 쉽게 생각하지만 생명은 존재한다는 자체로 관습이나 형식 보다 위에 있는 가치다. 같은 의미로 누가 아이들의 생각을 감히 모자라다고 할 것인가.

본문 중에서 설명하고 있듯 '캣스트릿(Cat Street, 원제: キャットストリ-ト)'이란 말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에서 유래한 말이다. 유난히 고양이 장식이 많은 노르망디 지역, 그 거리의 집 지붕 위에서 열리는 고양이들의 집회를 뜻한다. 그리고 만화의 제목은 그 고양이처럼 사람들이 제 갈 길을 가고, 미래를 향꾸는 그 거리 위에서 또다른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주인공 아이들을 의미하기도 한다. 길들여지지 않은 길고양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주인공 4명은 사회에 섞이지 못한다. 고양이처럼 털색깔 만큼이나 다양하고 아름다운 그들의 재능을 거리 위에 펼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냥 지붕 위에 앉아, 제도권 바깥에서 거리를, 그리고 세상을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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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버려진 들고양이란 설정에 어울리게 남녀 주인공들은 프리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이다. '엘리스톤(산책길)'이란 뜻의 출석 자유, 의무 자유인 프리스쿨(일종의 대안학교)에서 어울린 공간을 얻고 친구를 얻는다. 그들이 정규 학교에 편입되지 않고 그곳으로 향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아역배우로 주목받던 케이토는 어린 시절, 자신의 재능대로 배우활동을 너무 열심히 한 탓에 친구가 없었다. 우연히 만나게된 같은 연예인 친구와 우정을 나누고 싶었지만, 그 우정의 댓가는 배신과 모욕이었다. 그 뒤로 히키코모리가 되어 연예계 생활도 그만 두고 학교도 다니지 않게 된 케이토. 프리스쿨의 이야기는 그녀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버림받은 들고양이처럼 세상 바깥으로 나간 존재들이긴 하지만 케이토와 그녀의 친구들이 '소외'와 '낙오'의 있는 존재들은 아니라는데 이 만화의 아이러니가 존재할 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들이 지붕 위에서 거리를 쳐다보는 이유는 그들이 적응하지 못한 거리에서 쫓겨났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사람들을 내려다볼 정도로 우월한 무엇을, 자존심을 혹은 재능을, 시선을,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케이토는 사람사귀는 능력이 뛰어나고 연기자로서의 재능이 탁월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이기지 못해 가족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사람들 앞으로 나서지도 못한다. 그런 그녀가 가끔 찾아가는 곳은 작은 바와 거리의 몇몇 장소들. 어느날 우연히 프리스쿨, 엘리스톤에 와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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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만난 친구들의 단결력은 다른 학교 친구들의 얕은 관계와는 다르게 톡특하다. 서로의 상처가 자신의 상처인 양 느껴지는 건 자신들 역시 마음 한곳에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프리스쿨에서 새로 생긴 친구, 모이지는 코스프레 매니아로서 자신의 기분과 마음을 직접 만든 옷으로 표현하길 좋아한다. 모이지의 독특한 취향을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지만 게이토, 레이, 코이치는 그녀와 항상 잘 어울린다. 어느날 모이지가 다른 아이들에게 창피를 당하자 케이토가 복수하겠다며 마음먹는 장면은 통쾌하기도 하면서 남의 일에 그렇게까지 분노할 수 있는 케이토의 공감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축구선수로서 재능이 뛰어났던 레이, 그리고 IT 분야의 신동으로 굳이 학교나 제도권 교육을 받을 필요없었던 코이치의 회사 설립. '캣스트릿'의 들고양이들은 모자란 탓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른 자신들의 재능 탓에 소외당하는 존재들이다. 자신의 상처를 이기고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때까지 프리스쿨에 머물며 인연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들을 감싸주는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케이토는 자신을 배신해 연예게 생활을 그만 두게 만들었던 친구를 다시 보게 된다. 그녀와 함께 다시 연예계로 돌아가는 과정은 전형적인 부분도 있지만 이 성장 이야기의 핵심이기도 하다.

카미오 요코(神尾葉子)의 '꽃보다남자(花より男子)'의 후속작이라 초반부엔 흥미로운 남녀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7권으로 완결된 이 만화는 꽃보다 남자의 전형성이나 엉뚱함을 많은 부분 탈피하고 있기도 하다. 가볍게 볼만한 코믹스로 한국 연재 당시부터 많은 팬들을 불러모았다. 2007년 9월에 완결되어 한국에서도 발행되었다.


출처 :
야후 중국
http://annex.s-manga.net/catstreet/
http://i.shueisha.co.jp/betsuma/index.html
http://miotsu.exblog.jp/i5/


유시진 - 데온과 에온, 그리고 현실과 철학

COMICS 2008. 4. 30. 02:44


유시진님에게 메일을 드리고 리뷰를 쓰자고 생각하다 꺠달았다. 내 본래 의도는 한 작가의 만화와 그 장점을 여러 사람에게 소개하는 것인데 나 스스로 '유시진님의 만화'를 무겁게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 어쩐지 그녀의 만화에 접근할 떈 무겁다고 생각해왔던 스스로의 편견이 드러난 셈이다. '무겁다'라고 하기엔 몹시 즐겁게 읽었고, 연재 내용을 기다려가며 구독하곤 했는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을 했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만화가 본인이 원하는 자세는 아닐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근본적으로 작품 마다 깔려 있는 '진지한 접근방식' 덕분에 생긴 선입견이겠지만, 원래 사람은 남의 이야기 보다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어려워하는 법인가보다. 그러나, 이 만화가에게 강조해야할 점은 '무겁다'라는 것 보단 '진지함이 줄 수 있는  유희' 쪽이다.

수없이 많은 만화책이나 잡지를 사모은게 벌써 몇년인가. 그 잡지에 실린 만화 한편 한편 중 소중하지 않은 작품이 어디 있겠냐만은 - 개인적으로든 작가분들 자신에게든. 유시진님은 소중하게 여겼던 '연재 만화'의 만화의 작가다. 아주 어린 시절에 읽던 윙크, 이슈를 비롯한 많은 잡지들은 제외한다 해도 큰 크기의 스타일좋은 만화잡지, NINE부터 직장일로 몸이 시릴 정도로 바빴던 시절에 출판된 계간 '오후'까지, 고스란히 남은 기억들을 뒤지며 리뷰를 써볼까 궁리했다. 꽤 금방 개인 홈페이지의 이미지를 '리뷰' 목적으로는 써도 된다는 허락을 받게 된 까닭에 오히려 더 글쓰는 시간이 길어졌다. 만화를 읽을 때 느꼈던 감동이, 타마라나 이루다를 만났을 때 느꼈던 즐거움이 내 짧은 글로 표현하기엔 능력이 모자라단 사실 -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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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순정만화잡지, '댕기' 시절부터 엄청나게 많은 양의 만화들을 읽었다(리뷰나 다른 글들을 잘 살펴보면 알겠지만 난 만화 매니아가 아니고 순정만화 매니아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따지면 그 보다 더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은 셈이지만, 90년대 초반부터 유행한 만화잡지 속 만화들은 예전에 읽던 책들과는 뭐가 달랐다. '대본소 만화'에 익숙하던 시선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작가들이 대거 출현,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트리고 있었다. 아주 잠시지만 읽어야할 것들이 많아 고민하던 시절이 도래했었다. 뭐.. 그 결과들로  달라진 것이 있다면, 글쎄, 책꽂을 곳이 없어 야단맞는 일이 일상이고, 창고 속에 넣어둔 책들이 상할까봐 비오면 안절부절해야한다는 정도? 그것 만은 아닐 지도 모르지만..

현재의 만화잡지 신인들은 '일본 만화'와 경쟁하는 경우가 더 많기에(최근 잡지들은 예전에 비해 유독 일본 만화 연재분이 늘어났다) 자신의 색을 만들기가 어려워지지 않았을까 싶다. 90년대에는 독특한 스타일로 개성있는 느낌을 선사한 김은희, 나예리, 지혜안, 박희정, 권교정, 권신아, 이진경, 문흥미, 한혜연, 한승희, 이빈 같은 만화가들이 갑자기 탄생해버렸다. 이때 탄생한 만화가들은 대개 연재잡지의 자리를 신인작가들에게 물려주었지만 여전히 몇분은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단행본이 출간되면 구입하는 팬의 비율이 많은 작가들이다. 그들 중 하나가 '유시진' 님이다. 그들이 활약한 시기는 묘하게 우리 나라의 시대상과 맞물리고 있다. 소설, 시, 기타 다른 창작 영역도 비슷하겠지만.. 유독 어떤 만화가들에 대해선 사적인 경험을 섞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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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E에 실렸던 많은 독특한 만화들, 그 인상이 너무 강력해 지금도 창고에 쭈그리고 앉아 읽곤하는 옛날 잡지들. 신명기같은 만화는 개인적으로 아주 너비가 넓은 책으로 출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화를 차용한 짜임새가 꼼꼼한 만화, NINE엔 순정만화 분야에선 요즘 TV 드라마가 그렇듯 사랑타령이 어울린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편견을 깨버린 작품들이 그 당시 많이 실렸다. 그때 첫회의 연재를 읽으며 만화가가 무척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매달 그 잡지를 펼치며 이야기에 빠져들곤 했지만, 만화가의 가장 큰 적은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잡지의 폐간'이기도 하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유난히 연재중단된 작품이 많은 만화가는 '잡지의 폐간'을 겪었다고 보면 될 것같다. 만화가 자신도, 팬들도 지치면서 잊혀저가는 작품들.

3명의 감수자들에 의한 회합이 신명기의 첫장면, 대마법의 결과로 붕괴가 오게될 것임을 경고하는 존재들. 시바와 비슈누가 그들 중 하나이고 삼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그들의 신체를 입겠다' 즉 화신이 되겠다는 말로 이야기를 꺼내 작전을 짜기 시작한다. 그들 중 하나는 천계의 아이에게 능력을 내리기로 하고 또다른 하나는 천계의 종족을 말살하기로 약속한다. 결과는 셋 중 하나다. 삼계의 멸망, 천계의 멸망, 또는 아수라족의 멸망. 이 심각하지만 화려한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질릴 정도로 감격했던 기억이 난다. 중침제본에 양질의 종이, 큼직한 단면에 그려진 그림들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고대 신화를 새롭게구성해놓은 페이지들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마족의 왕비와 타마라의 고민이 현실감있게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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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는 날 것 그대로의 공허'라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고딩'의 표현을 볼 수 있었던 만화, 쿨핫(Cool hot) 역시 완결되지 않은 만화, 미완의 만화이지만(유시진 작가의 홈페이지에서 뒷부분 일부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모든 이야기가 가끔 그리워지지만, 이루다와 이루리, 그리고 김준휘, 선우람, 권재련, 서영전 등. 남은 그대로의 가디록 멤버 일상은 충분한 읽을거리로 가끔 되새겨보게 된다. 마음에 새겨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대사들이 아주 많았다. 생각해보면 친구와 일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어떻게 지루해질 수 있을까? 데온과 에온이 온을 이루듯, 삶과 진지함은 분리될  성격의 것이 아니고 , 한 인간에서 '쿨과 핫'을 완전히 구분해낼 수 없는 것 아닐까.

사미르와 나단, 그리고 제렌디아르. 쿨핫의 주인공들은 실제 세계의 인간들이니 애써 마음을 분리할 까닭은 없다. 어느 한 쪽의 인간인듯 겉모습을 보이며 살아갈 뿐이다. '온'의 주인공들은 아예 '에온'과 '데온'으로 분리된 체계 속에 살고 실마리를 찾기 위해 갈등하고 있다. 완전한 충만과 완전한 공허 그 두 존재의 대립은 차원이 바뀐 세계 속에서, 현실 속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물질 세계의 원칙을 따르던 나단은 정신 세계의 이상을 향하던 사미르를 동경하다 못해 파괴해버리게 된다. '무'에 가까운 오랜 고통을 겪으며 '무'에 가까운 상태로 나단의 다른 세계에 나타난 사미르. '이사현'이란 이름의 사미르는 자신에 관한, '하얀 표범'에 관한 동화를 쓰고, 우연히 그 동화를 읽게된 나단 '하제경'은 눈물을 흘린다.

마음 깊은 곳에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우물, 자신의 극락에 빠져 남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마음, 그들의 대사들을 다시 새겨보며, 아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유시진님의 만화'를 읽을 때 진지함과 즐거움을 애써 분리할 필요는 없었던 거라고 할까. 에온과 데온이 '온'을 이루고 있듯, '쿨과 핫'이 동시에 존재하듯, 그래서 유시진님의 만화가 점점 더 '꼼꼼한 작품'이 되어가듯 '어렵고 진지하다'는 편견 따위는 필요없이 '완전한 세계'를 받아들이게 만든다고 할까?  종종 홈페이지에 들러, 만화가의 고양이와 몇가지 설문조사를 읽고오고 싶다면, 아래 주소를 방문하길 권한다. 작가가 '초가삼간'이라고 부르는 공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출처 :
http://usijin.net/
책표지를 제외한 이미지는 유시진 작가님의 홈페이지에서 허락을 받아 올렸습니다.
(게재된 곳 이외에 곳에 올릴 땐 따로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오 나의 여신님 : 싸우는 날개 - 여신시리즈 팬을 위한 특별선물

ANIMATION 2008. 1. 6. 15:29




갑자기 울려서 받은 전화에서 아름다운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어떤 소원을 들어드릴까요라고 묻는 여신은 소원은 직접 듣겠노라 말하며 거울 속에서 나타나고 전화나 걸자고 생각하던 남자는 하얗게 질린다. 자신은 구원여신사무소의 여신이라고 소개하며 명함까지 쥐어주는 이 외국 여성은 과연 누굴까? 정말 소원을 들어주긴 하는 걸까?


1988년에 연재되어 2008년으로 연재 20주년을 맞는 '오 나의 여신님'은 원작 만화의 명성을 애니 작품 역시 고스란히 잇고 있다. 158센티의 단신에 운도 나쁘고 돈도 없고 생긴 것도 잘 생겼다고 할 수 없는 공업 대학교 학생이자 오토바이 매니아인 모리사토 케이이치에게 홀연히 나타난 여신과 케이이치의 이야기는 지금은 약간 열기가 식은 감이 있지만 90년대 초반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 아이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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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에 발표된 OVA 버전 '오! 나의 여신님'은 원작 만화 초반부를 요약한 버전으로 6시간 분량으로 발표되었다. 길지 않은 내용으로 갈등이 될만한 요소도 적었지만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재수가 없다고 스스로 생각할 정도로 운이 없고 가난하고 별볼일 없는 케이이치. 그 케이이치를 놀리듯 나타나서 어떤 소원이든 들어준다고 말하는 금발의 상냥한 미녀(그리고 미녀가 한명이 아니라 3명은 기본으로 주어지다니). 일본이라는 나라의  특징을 생각해봐도 충분히 인기를 끌만한 소재인 것 같다. 지금처럼 '오타쿠'라는 단어의 부정적인 의미가 심하지 않던 시절, 1993년 쯤에 태어난 OVA 버전의 '오! 나의 여신님'은 일본 오타쿠의 명성에 불을 붙인 애니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이니. 당시 여신에 대한 팬들 사이의 심각한 토론이 자주 뉴스를 채우곤 했었다.


1993년 판 여신 OVA는 1996년경 한국에서도 불법파일로 널리 유통되기 시작했는데(정식 수입이 힘들던 시절) PC통신상에서 일본에서 릴된 저화질(1편당 50메가가 안되니 지금이랑 비교하면 엄청난 저화질) 시리즈를 가끔 볼 수 있곤 했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여신도 놀랍지만 화려하고 아름다운 주인공들과 서정적인 사랑이야기가 그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다음 버전의 극장판 여신 애니메이션이 탄생할 때까지 무려 7년의 세월이 걸렸다. (1998년의 '작다는 건 편리해' 시리즈가 있지만 그건 외전격의 내용인데다 제작사가 아예 다르다) 그 이후 2005년, 2006년에 원작만화를 다시 애니로 옮긴 TV시리즈가 1, 2기로 나누어 제작되었다. 그 사이 OVA 버전 보다 업그레이드되고 꼼꼼해진 캐릭터가 출현하여 여신팬들의 눈을 더 즐겁게 해준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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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 캐릭터의 변화  - 1993년, 1998년, 2000년, 2005년 각각의 캐릭터들은 조금씩 얼굴이 바뀌었고 성격이나 역할도 약간씩 변화가 주어졌다. 원작을 얼마나 반영했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여신 시리즈의 모든 이야기를 다 파악하고 있다고 하기도 힘들고, 설정 하나하나를 파악하거나 외우지도 못하고 있지만(정통 팬은 아니지만) 무난하게 부담없는 내용과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아름다운 여신 이야기는 꽤나 매력있는 애니 아이템이다. 애니의 기본 특성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을 화면으로 옮기는 것이니 몽환적이고 꿈같은 이야기를 옮기는데 이보다 좋은 방법이 어디 있을까? 여신님 이야기를 실사 화면으로 옮긴다면 당연히 이만한 느낌이 나지 않을 것이다.


유드그라실을 지키는 세 여신, 베르단디, 스쿨드, 울드의 이야기는 원래 북유럽의 전설 속에 나오는 운명의 여신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운명을 잣는 그 여신의 이야기를 변형해서 이 세 여신을 신(하느님이라고 표기하지만 신이 맞는 듯하다)의 딸들로 설정하고 그 세 여신 이외에도 수많은 여신들이 유드그라실을 운영하며 구원여신사무소의 업무를 돌보고 있다. 어떤 여신은 악마와 싸우는 전문 여신으로 왈큐레(발키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얼핏 여신 만큼 완벽한 한 여성에게 사랑받는 운없고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로 보였던 이 이야기는 갑자기 여복이 넘치는 그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가 되고 또 액션 판타지로 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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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극장판에서 표현된 유드그라실. 1993년판 OVA에는 자주 등장하지 않던 유드그라실은 2000년 극장판 애니에서 선보이기 시작해 2005년과 2006년에는 아예 유드그라실 이야기가 미스터리의 중심이 된다.

1993년판은 짧은 분량으로 여신 원작 만화의 초반부 만을 애니로 옮긴 까닭에 갈등이 비교적 단순했다. 아름답고 지적인 여신을 뺏어가고자 하는 주변의 남자들과 여신을 질투하는 케이이치의 여자친구, 또 대학교에서 여신이 케이이치의 여자친구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자잘한 에피소드와 여신과 케이이치 사이의 이별, 그리고 여신의 언니와 동생이 등장하는 장면등이 묘사됐지만 '과연 케이이치와 베르단디는 헤어져야하나' 이 정도가 갈등의 전부였다.


2000년의 극장판은 원작만화의 설정을 다수 설정하여 아예 여신들은 '천사(날개)'를 보여준다. 베르단디와 베르단디의 천사 홀리벨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상당히 아름다웠다. 2005년, 2006년 발표된 '각자의 날개' 그리고 이번에 발표된 2007년판 '싸우는 날개'는 그 여신들의 천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이다. '오! 나의 여신님' 시리즈 에피소드를 채워줄 등장인물들이 훨씬 많이 늘어났다는 것. 악마와 여신들의 캐릭터도 늘어나고 울드는 날개 색이 반쪽은 검은 비밀, 즉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다. 카미 사마는 여전히 모습을 보여주지 않지만, 극장판에서는 카미와 대등할 정도로 놀라운 힘을 보여준 세레스틴이 나타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원래 원작만화를 가장 먼저 접했지만 아름다운 소녀로 출연하는 베르단디가 지나치게 섹시한 글래머였고 노골적인 유머들이 가미된 기분이 들어서 접었던 기억이 난다. 애니에선 상당히 완화된 느낌이지만 자동차부의 싱글(?) 선배들은 케이이치의 연애를 꽤나 노골적으로 부러워한다. 지금은 미소녀 캐릭터를 당연히 등장시키는 분야가 따로 있을 지경이지만 당시엔 약간은 너무 뻔한 스토리가 아닐까 싶기도 했었다. 왕자님이 나타나는 순정만화 이야기가 뻔한 이야기로 취급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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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만화 속 베르단디 그리고 얼마전에 발간된 '오! 나의 여신님' 35권. 후지시마 코스케는 여신님을 20년 동안 발간한 것 이외에도 '체포하겠어'의 원작을 그리기도 했다. 작가 역시 실제 자동차 매니아라고 한다. 

애니메이션이 몽환적인 화면과 아기자기한 사랑이야기로 그런 분위기를 말끔히 사라지게 만든 것은 꽤나 놀라운 재주라는 생각이 든다. 기타 등장 인물 이외에 2007년에 발표된 '오 나의 여신님 : 싸우는 날개'는 기존의 3명의 여신 이외에 두 명의 여신이 더 등장한다. 원작만화, TV 시리즈 1, 2기를 시청한 사람들은 잘 아는 캐릭터인 페이오스와 린드가 이번 에피소드 등장인물이다. 섹시한 여신, 페이오스 그리고 신의 세계에 등장한 악마를 처치하는 여전사 린드 역시 세 명의 여신과는 다른 느낌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특히 완벽한 전투 능력을 자랑하는 왈큐레의 여신 1급신인 린드는 기존에 유드그라실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등장했던 모습과는 달리 TV판 2기 시리즈에서는 케이이치의 목숨을 노리기도 한다. 아름다운 여신이지만, 목적을 위해서는 인정사정  가리지 않는 여전사. 원작 만화에서 그 린드를 위한 2권의 외전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이번에 20주년 기념으로 만든 특별 무비에서 린드가 주인공으로 여신들을 구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서정적이고 순정적인 OVA 여신들과는 달리 액션을 가미한 판타지의 성격을 제법 잘 보여주고 있다.


여신 린드의 외날개, 그 날개의 비밀을 보여주는 까닭에 여신들의 날개, 천사가 아름답게 등장하곤 하는데 OVA 팬에게는 익숙치 않은 여신의 날개들이 아름답게 화면을 수놓는다. 여신들의 숨겨진 능력인 천사들은 몽환적이지 만은 않다. 그리고 정말 악한 것인지 의심스럽고 귀여운 악마 마라와  힐드의 등장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겠지만, 역시 약간은 화제가 된 장면은 베르단디의 악마 패션이다. 순수하고 아름답기만할 것 같은 1급 여신 베르단디의 사악, 섹시 컨셉 역시 볼만한 특별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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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신들은 날개를 가진다. 그 날개는 천사의 모습을 띄고 있다. 스쿨드는 아직 어려서 천사를 꺼낼 수 없지만(씨앗) 베르단디, 페이오스, 울드는 날개들과 함께 차를 마시고 있다.


OVA시리즈는 순수한 사랑이야기에 중점을 맞춘 편이라 지금 보아도 상당히 감동적이지만 최근 만들어진 애니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프레임수가 적다는 평을 하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10년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2005년 판이나 2006년판은 TV에서 다룰 수 있는 내용으로 편집되어 긴장감이나 갈등이 조금 빈약하지 않느냐는 평도 듣지만 순정만화 구도를 취하는 TV 시리즈에는 무난하다. 여신시리즈를 한번도 본적이 없는 팬에게는 아름답고 몽환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짧은 극장판을 추천하는 것이 좋겠다. 극장판에는 '사이드카'라는 특별한 형태의 바이크도 등장하는데 베르단디와 케이이치의 주행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신시리즈 팬들은 2007년 마지막을 수놓은 왈큐레의 여전사 린드를 보면서 다른 시리즈가 완성되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2008년에 TV 3기가 과연 방송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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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오! 나의 여신님:싸우는 날개'의 주인공 역할을 맡은 외날개를 가진, 왈큐레의 여신 린드. 냉정하고 완벽한 전투를 추구하지만 상대방을 다치게 하지 않기로 유명한 여신이라고 한다. 그녀와 베르단디, 스쿨드, 울드, 페이오스, 케이이치가 이번 특별 무비의 주인공.




이미지 출처 :
http://www.animate.tv/pv/detail.php?id=p061214b
http://anicomic.blog55.fc2.com/blog-entry-57.html
http://anime.sovserv.ru/blog/index.php?s=%D0%B3%D0%BE%D0%B4%D0%B0
http://www.ebookjapan.jp/shop/title.asp?titleid=7766
http://anime-horizon.blogspot.com/2006/09/sentiment-on-ah-my-goddess.html
http://cinematicroom.com/asin/B000BN9AK2/

시엘, 소녀교육헌장 - 임주연 작가의 만화는 특별해!

COMICS 2007. 12. 25. 20:44


만화잡지라는 것에는 유독 눈에 띄고 시선을 끌어당기는 연재작이 있기 마련인데 평소에 팬이었던 인기작가 말고도 신인작가들의 작품일 때도 있고(천계영씨 같은 신인이 등장 당시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꾸준히 연재되는 갓 신인테를 벗은 작가들의 작품일 때도 있다. 오늘 소개하려는 '임주연' 작가의 만화들은 나에게, 그 연재작들 중에서 단연코 시선을 '확실히 사로잡은' 거대 신인의 만화였다. (만화를 일이년 구독해온 사람은 아닌지라 높아질대로 높아진 내 눈을 휘어잡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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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연재 만화는 ISSUE에서 연재하던 '소녀교육헌장'이다.
이 만화를 한마디로 묘사하자면? 센.스.가.끝.내.준.다.


어쩌다 보니 만화잡지를 다달이 3-4권 사모으곤 했었다. 지금은 공간의 압박으로 더 이상 살 수가 없어서 다른 곳에서 사모은 것을 몰아 보는 방법을 쓰고 있지만, Sugar, ISSUE, Wink, Owho, NINE, Bijou 등 이제는 폐간된 잡지도 참 많지만 그 잡지들이 발행될 때 마다 사모아서 부록 만 해도 꽤 큰 분량이 되곤 했다(초등학생용 밍크, 파티까지 사모으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부록들은 아직도 깔끔하게 보관된 것들이 많다. 서점 언니의 도움으로 두 세가지씩 가진 것도 있고). 일본의 '하나또유메'라던지 'Lala'에 절대 못지 않은 종이질과 연재 내용을 자랑하는 만화잡지들!

책이 많아서 지금 거의 골라낼 수도 없을 정도로 꽂히고 쌓여 있지만, 임주연 작가가 연재하던 시리즈가 실린 잡지들은 모두 위로 올려놓고 찾아보곤 한다. 원래는 연재가 끝나면 단행본을 사보는 편이지만 공간 부족으로 더 이상 사모을 형편도 안된다(다른 책에 비하면 가격은 싼 편이라 살만하지만 7권 8권씩 사모으기란, 더군다나 단행본을 사면 잡지를 버려야 한다). 이제는 연재한지 5-6년이 지나가고 있으니 새로 나온 소장본들이 있으면 바로 질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듣자하니 ISSUE에 연재되던 Ciel은 얼마전에 일본 만화잡지에도 연재되기 시작했다던데, 처음 연재 당시 주인공들이 모두 나와 날아갈듯이 폼을 잡은 그 원화가 다른 나라에까지 소개된 다니 뿌뜻할 따름이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거지만 만화의 종주국으로 알려진 일본에(그 나라는 만화가 시장이 정말 크다) 우리 나라의 만화가 수입되거나 연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편이다(한때 황미나씨가 NINE과 일본에 연재했던 만화가 상당히 화제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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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교육헌장 - 원아미와 파렌하이트 그리고 왁자지껄 청와대


모 정당의 정치인 별명이 '공주님'인 것은 아무래도 아주 어릴 때부터 청와대에서 먹고 자란 경력탓일 가능성이 높다. 나라에서 가장 잘 지어진, 그리고 보안이 잘된 건물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고 나라의 정치를 살펴온 그 자리를 다소 봉건적인 발상에서 그렇게 표현하는 것인지 비꼬는 것인지는 뭐 개인적인 의견이니까 생략하더라도 그 자리에 들어가는 여성의 입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되어 있다.

만약 속칭 '아이돌 빠순이' 에다가 평범하고, 별로 예쁘지도 않고 탁월한 능력도 없는 여고생이 청와대의 공주님이 되고 그것도 모자라서  한 나라의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게 된다면? 어느날 갑자기 잘생긴 자기 아빠가 대통령이 된 바람에 청와대에 입성한 여고생은 우왕좌왕 하게 된다. '소녀교육헌장'은 그 분위기로 화면을 끌고 나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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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상황 자체를 평범한 여학생이 '신데렐라'가 되는 이야기 쯤으로 착각하면 '임주연표 만화를 모르는 거다. 평범한 여학생은 의외로 짐작하는 것 보다도 훨씬 상태가 안 좋고(그것도 웃기는 쪽으로 패닉에 빠지곤 한다) 의외의 상황에서는(아이돌 오빠가 나타나는 순간) 멀쩡하다. 주인공 원아미는 사실 위의 코믹한 그림에서 보이듯 대접받고 지시하는 공주님 보다는 시중드는 무수리에 가까운 행동을 더 자주 한다. 주변의 그녀를 지켜주는 헌신적인 보디가드(파렌하이트)의 변신이 아까울 지경이다.

물론 웃고 떠드는 사이에 천천히 진행되는 그녀의 이야기는 훨씬 더 복잡하고 상징적인 국면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파렌하이트의 정체, B.B의 정체,  '백설공주' 이야기의 정체 같은 것들이 원아미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대통령의 딸로서의 생활이 궁극적으로 재미있어지게 하는 요소들이다. 웃고 즐기는 사이에 이야기는 어느새 산으로? 라기 보다는 원래 복잡한 구성이었던 것 같다. 한번 보면 빠져나올 수 없단 사람이 의외로(?) 많다. 7권으로 모두 완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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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 - 전설, 마법사, 마녀 그리고?


The Last Autumn Story라는 부제가 붙은 Ciel은 어느 시골 미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비엔 마그놀리아' 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마을에서 겪는 고난(?)과 아버지, 어머니와 벌이는 소소한(?) 일상으로 시작되는 이 만화는 사실 초반의 칼라컷이 몹시 멋졌다(책을 사지 않아도 모 책판매 사이트에는 이 첫부분을 가끔 올려놓곤 한다).

"여린 내가 두려움에 울고 있자 엄마가 말했다. "다섯 살 때 너 혼자 산에서 길을 잃었던 것 기억나니?" 나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네가 지금 흘리는 눈물이 추억거리조차 되지 않을 날이 반드시 온다.  약속해도 좋고, 내기해도 좋단다. 낮의 하늘이 푸르며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란다. 네 일생에 다섯 살의 그날보다 위험한 순간은 다시없다― 그러므로 앞으로 나아가라 내딸아."

이런 의미심장한 대사와 함께 시작하는 마법사와 마녀들의 이야기 'Ciel'. ciel은 원래 하늘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사람들에게 호감을 잘 사고 어쩐지 측정하기 힘든 마법을 가졌을 것 같은 주인공 이비엔이 마법학교에 입학해서 라리에트 킹 다이아몬드, 제뉴어리 M. 라이트스피어, 도터 같은 친구들을 만나고 크로히텐과 옥타비아라는 교수님들도 만나면서 벌이는 수련과정(?) 이기도 하다. 묘한 분위기로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는 만화.

중간중간 작가의 대사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구나 싶어지는 장면들이 있는데, '좀 놀았구나' 라던지 '최강 클래스 할머니'라던지 군데군데 웃음보를 자극하는 대사를 꼭꼭 심어놓는다. 아름다운 주인공들의 미래도 궁금하지만 함께 펼쳐질 코믹 코드 역시 궁금한 만화. 챕터별로 연재가 진행중이고 현재 7권까지 발간된 상태이다.

모 사이트에서 누군가 악평을 하길 임주연씨의 그림체가 안습이라고 하는데(개인적인 취향이 다른 건 알겠는데 취향이 아니다가 아니라 안습이라는 건 악평이 맞는 듯), 순정만화 분야에서는 그림체로는 남부럽지 않은 작가들이 많다. 애니메이션에서도 작화를 상당히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만화'를 창작하는 능력은 무조건 아름다운 것이나 멋진 작화가 아니라 개성있는 작화능력과 개성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약간은 무심한 듯 간결하면서도 표현할 건 빠트리지 않고 표현해내는 이 그림체가 나는 마음에 든다. 얼핏 무심해 보이는 눈빛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특별한 분위기의 만화를 앞으로도 계속 구독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단행본까지 구입하자면 빨리 창고를 비우고 잡지를 처분해야할 듯 하다.



이미지출처 :
http://chry.pe.kr/- 유리향기, 임주연님 개인웹사이트
(위 이미지는 임주연님 개인 웹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사용 기록한 후에 사용하는 이미지이니 절대 맘대로 가져가서는 재사용을 원하실 때는 임주연님 웹사이트에 기록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libro.co.kr/
http://chrytea.egloos.com/

그들도 사랑을 한다 - 그것도 매우 별나고 부담스러운 사랑

COMICS 2007. 11. 2. 10:08


줄거리

여자아이들의 우상 정의문과 남자아이들의 동경의 대상 은묘령은 몇 안되는 학교 '구생물부' 부원이다. 신축한 건물에 있는 최신식 장비에 에어콘까지 달린 신생물부와 달리, 반지하 구식 장비에 곰팡이까지 낀 구생물부로 그들을 이끈 건 학교의 별종 마와룡. 이 신비로운 두 사람 만의 생물부에 사심을 가진 금반하와 사천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얽히면서 별별 사건이 다 일어난다. 일본 애니 '그 남자 그 여자'를 연상하지만, 잘 읽어보면 전혀 다른, 차분하면서도 웃긴, 정체를 알 수 없는 순정학원코믹물. (최근 완간 예정이라고 하나 출판이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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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은묘령 : 엄마는 여행을 다니느냐 얼굴 안본지 오래 됐고, 아빠 그리고 이모와 셋이서 함께 생활한다. 성적도 상위권이고 얼굴도 예쁜 소위 퀸카이지만 주변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침한 사람들(팬, 스토커, 점보는 애들)이 항상 공존하고 있다. 우울한 타로카드 점을 치는게 특기. 예쁘게 생긴 마와룡의 순진한 웃음에 반해서 구생물부에 들어온 허술한 구석이 있기도 하다. 예쁘장하게 생긴 사천파를 좋아하는데 별로 희망적이지 않다. 정의문이 만들어주는 한식을 몹시 좋아한디. 남학생 손에 묻은 밥풀을 혀로 핥아먹는 무방비함을 보이면서도,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눈길에 대해서는 잘 눈치채지 못하는 구석도 있는 전형적인.... 아버지와 이모가 수상하다.


* 정의문 : 부모님은 생선도매상. 6형제의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슈퍼 주부겸 모범생. 구 생물부에 들어온 이유는 옆집의 웬수 마와룡을 거부할 수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밥달라고 뒷바라지 해달라고 조르는 형제들을 벗어나 생물실에서 기르는 각종 야채와 장비(플라스크)를 사용하여 음식을 만드는 평화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엄마의 맛'이라고 씌인 앞치마를 두르고, 아침에 꽁치를 굽거나 개구리 수조에서 기른 미나리로 미나리 숙회를 만들고, 밥을 지어 은묘령과 나눠먹기도 한다. 맛있게 음식을 먹어주는 은묘령이 학교생활의 기쁨. 친절하지만 무뚝뚝한 면도 있어 가까이 하기 어려운 타입. 그러나 몹시 가정적이다. 은묘령에게 설레여 하지만, 반응이 영... 전혀 엉뚱한 사람들이 정의문을 좋아한다.


* 금반하 : 지금은 최고의 천재에 예쁜이 이지만, 무릎이 튀어나온 츄리닝 바람으로 돌아다니며 공부가 제일 재밌다고 한 재수없는 괴짜 시절도 있었다. 어느날 깨달은 바가 있어 날나리가 되기로 했고, 갖가지 활동을 벌이는 완벽한 이중 날나리가 됐지만 이런 천재성이 친구들에게 그렇게 호감을 주진 못한다. 밤새고 놀다가 들어온 새벽, 학교에서 만난 정의문을 좋아하지만 정의문은 반응도 없고 알아주지도 않고. 구생물부에 기거하면서 정의문의 음식을 싹 먹어치우는 기염을 토하기도 한다. 나중에 임자 만난다.


* 사천파 : 반항기 있는 목사의 아들. 다른 사람에겐 온화하고 인정이 많고 너그럽지만 자신에게는 폭력적이며 단정하길 바라는 아버지와 귀여운 갈등을 자주 벌인다. 염색한 머리에 귀를 뚫고 학교에 입장(?)하다 단속에 걸려 몰매를 맞는 경우도 있고, 외모도 괜찮고 다 괜찮은데 사고뭉치로 지내는 요령이 탁월한 아이. 자신의 친구들을 집(교회)에 데려가며 아버지의 말은 '개무시'하라고 충고하기도 하는 넘. 이 녀석이 애정을 가진 상대가 누구게?


* 마와룡 : 정체를 전혀 알 수 없는 학생회장. 학생회 일은 전혀 하지 않고 여기저기 싸돌아 다니고 민폐를 끼치는데 소질이 있다. 정의문과 은묘령을 생물부로 집어넣은 장본인이지만 본인은 집을 나왔을 때 생물부에서 잠이나 자는 게 전부이다. 집을 나오는 이유는 주로 어머니가 '캔디' 소장품을 함부로 대하기 때문. '캔디'를 주는 사람의 말은 뭐든지 잘 듣는다. 거기다 정의문은 마와룡의 약점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이 천방지축에 상상을 초월하는 캐릭터는 그에 아주 알맞는 강적을 만난다.


만화작가 서문다미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나 순정만화계의 '물건'이 되신 만화가 서문다미는

그 특이한 감각과 독특한 스타일로 순식간에 코믹함을 평정하신 기적적인 만화가다

한번 읽어보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다. 유치하지 않은 방법으로 감각을 자극하는 신선한 만화를 보게 되리라

대표작은 삭월, 껍질의 각인, 수중화 루어, 그들도 사랑을 한다, 이 소년이 사는 법, END 등이다.

다만 위의 작품 중 완결이 된 작품은 단편집 뿐이다.

나머지는 조금씩 그리고 있는 것도 있고, 출판사와의 문제로 연재나 발간이 힘들어진 것도 있다.

읽어서 후회할 만한 유머 감각이 아니므로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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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츨처 : 네이버 포토앨범
서문다미 팬페이지 : 서문다미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 하츠 아키코

COMICS 2007. 10. 26.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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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도 백년이 넘으면 마음을 갖고 사람을 현혹한다
- 주인공 렌의 대사

최근에는 그런 미스터리 심령물이나 물건의 영혼에 대한 이야기가 매니아틱한 주제로 생각되지만, 예전에는 물건이나 동물의 혼령이 사람을 괴롭히거나 보은하는 이야기들도 간혹 나오곤 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혼령이야기는 제법 무섭다

혼령들이 원한을 가지고 사람을 괴롭히면 어지간히 담대한 사람도 기절하기 일수다.

내가 소중하게 지니고 있던 오래된 물건이 혼령이 되서 나를 괴롭힌다는 건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 아닐까?


하츠 아키코의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은

오래된 물건들이 보여주는 신비로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뭔가 알듯 말듯한 신비한 분위기의 렌이라는 남자인데, 그가 소년인지 젊은 청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흡사 '펫샵 오브 호러스' 주인공 남자 D백작처럼 나이를 먹지 않는 주인공인 건 아닐까 싶을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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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가게인 '유유당'의 손자인 렌은

할아버지를 도와 가게일을 돌보는데, 그가 혼자 가게에 있을 경우엔 거의 예외 없이 물건들의 혼령이나 물건에 깃든 혼령이 빠져나와서 렌에게 하소연하곤 한다. 그리고 이 만화의 시대적 배경은 일본에 현대적 문물이 유입되기 시작한 시기인 것으로 짐작이 되지만 정확치는 않다. 기모노와 양복이 공존하던 시대.


"렌 나의 사연을 들어줘!!"

물건들의 소원이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할 수 만은 없는게 이 소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으면 작고 큰 장난으로 렌을 괴롭히기도 하고 골동품 가게를 떠나가지 않겠노라 사건을 벌이기도 한다. 그래서 맞지 않는 주인이 사간 물건은 주인들을 괴롭히다 못 해 혼쭐을 내준 다음 유유당으로 돌아오기도 한다는 것.

대신 물건이 가고 싶어하는 주인이 있을 경우 렌과 할아버지는 값을 깎아서라도 그 물건을 그 자리에 보내줘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꼴을 당할 지 모르니까. (대신 물건들이 약간의 보상을 해주지만)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일권 소개

제 1화 꽃의 정령의 사랑

낯선 손님이 여인이 그려진 그림을 아버지의 유품이라고 들고와 팔려고 한다. 렌은 그 여인이 동백꽃의 정령이라고 하고 팔지 않는게 좋겠다고 권해주지만 남자는 그림을 맡기고 사라진다. 그날밤 렌의 꿈에는...


제 2화 저녁을 기다리는 손님

먼곳에 물건을 보러나간 렌의 할아버지는 예전에 들렀던 손님을 만나고, 할아버지가 골동품가게를 비운 사이 렌은 맨발로 화려한 기모노를 보고 있는 수상한 손님을 만난다. 그 손님은 자신의 옛 기억과 사연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제 3화 14번째 달밤에

유유당 옆에는 오래된 버드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오늘도 유유당엔 수상한 복장의 손님이 와서 특이한 골동품을 주문하고 간다. 남편이 선사에게 보낸 편지 족자를 찾는다는 손님, 렌은 그 족자를 찾아냈지만 족자의 낙인은 여우 발자국이었다!


제 4화 제멋대로인 명품

천류도를 사겠다는 부자 손님이 찾아와 렌을 독촉하지만 렌은 물건이 팔리길 거부한다면서 팔지 않는다. 손님은 자신은 남작 칭호를 받은 사람이라며 화를 내고 자신은 천류도와 짝을 이루는 그림인 도림도를 손에 넣었다고 하는데..


5화 꽃에 잠기다

5화는 과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에도시대 말기, 황월은 요시와라 최고의 기생 미쿠모의 인형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미쿠모는 7일 동안 자신을 만지지도 않고 7일 중 하루라도 오지 않으면 이야기는 없던 걸로 하겠단 조건으로 자신을 모델로 보여주기를 허락한다. 두 사람은 인형을 만들면서 서로 호감을 느끼지만 주변 상황은 그렇게 녹록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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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화 타로마루

렌은 할아버지가 넣어둔 골동품이 상자의 봉인을 뚫고 사라졌다고 이야기한다. 원래 봉인된 상자를 잃어버린 탓이라고 하면서 골동품을 찾으러 가는데 한편 서자 출신에,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까지 홀대하는 상황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던 소년은 작은 강아지 한마리를 만나게 되는데..


제 7화 금색조

영국에 유학온 신노스케는 스승의 집에서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엘레노아라는 스승의 딸과 친하게 지낸다. 엘레노아는 신노스케가 가진 인롱과 금색조의 빗이 사연이 있는 물건이라는 걸 알고 신노스케가 떠날 때 그 두 가지를 몰래 빼놓는다. 일본으로 돌아간 신노스케는 그 뒤로 연락이 되지 않는데..


제 8화 나팔꽃 전이

나팔꽃 기르기를 좋아하던 오빠 오또야와 몹시 친하게 지내던 미오리는 갑자기 일어난 사고로 다리를 못 쓰게 되고 오빠는 죽는다. 병상에 누워 슬픈 생각만 하는 미오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심술만 부리고 재활 훈련은 생각하지 않는데...


일본 내에서 이마 이치코의 '백귀야행'과 더불어 미스터리한 내용의 만화로서는 1순위를 다투는 만화인데, 한국에서는 반혼사나, 파한집 정도가 이런류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잔잔한 물건들의 이야기와 다르게 한국의 미스터리 만화류는 보통 원한이 관계된 경우가 많다.


소복입은 머리긴 귀신이 나오기 일수인 한국의 유령들과는 다르게 때로는 기품있게 때로는 장난스럽게 사람들 주변에서 얼씬거리는 혼령들이 가끔은 보는 사람을 웃음짓게 하고 여자만큼이나 예쁘다고 설정된 주인공 렌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 덕에 웃음짓기도 한다.

어떤 분은 렌이라는 주인공 탓에 이 만화가 BL 류가 아니냐고 했던 적도 있다. BL 설정을 기대하시긴 좀 난감할텐데..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은 최근에 11권이 발행된 상태이다. 10권으로 완간이라고 생각했던 팬들을 기쁘게 해주는 소식이었다. 세상의 물건들이 어떤 비밀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하다면 이 가을에 한번쯤 가까이 해보시기 바란다.


 
이미지 출처 :

http://www.ye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