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shpoint - 특수임무 경찰들의 특별한 에피소드

DRAMA 2008. 8. 6. 22:02


캐나다에서 제작된 이 드라마는 긴박감이 넘친다. 총을 들고 인질을 잡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여러 사연의 사람들. 아내에게 버림받은 남자는 절망감에 몸부림치고 딸을 살려야하는 아버지는 울면서 애원한다. 모든 걸 망쳤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한 젊은이의 생사를 쥐락펴락한다. 이럴 때 구해주는 전문 인력집단이 있으니 그게 바로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이다. 사연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우울해하고 지치기도 하는 그들이지만 도시의 인질극이나 위험한 일들이 벌어지면 모든 기관에 우선해 최일선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다. 협상 담당인 대장을 중심으로 스나이퍼, 분석팀, 범죄심리학자 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그들이 다루는 용의자들은 한가지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언제 불이 붙을 지 모른다는 것. 발화점이나 일촉즉발의 위기를 뜻하는 Flashpiont는 꽤 어울리는 드라마 제목이다. 드라마의 첫장면은 항상 사건이 발생한 이후의 상황이다. 누군가가 총을 겨누고 다른 사람을 노리고 있고 전략대응팀 멤버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어쩌다 그 사건은 이렇게 위험한 지경에 처했을까. 드라마는 시간을 되짚어 원인을 조명해준다. 절박한 상황에서 총을 들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한다. 어딘가에서 사건은 꼬여 있기 마련이다.



훌룡한 사격 솜씨를 가졌다는 것과 사람을 겨냥해 실제로 총을 쏜다는 건 다른 문제다. 시민의 안전을 보호한다는 것과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도 다른 문제다. 종종 이런 가치관의 충돌이 일어나는 곳이 경찰이고 이 드라마의 포커스가 맞춰진 대테러 부대는 그 갈등 상황이 최고조에 이른 곳이다. Flashpoint의 첫화는 동료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인질범에게 정확한 겨냥 사격을 해야하는 스나이퍼 이야길 묘사하고 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죽어야 했던 인질범, 그에게도 사랑하는 가족과의 사연이 있고 한 때는 살아있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이런 류의 목적을 가진 법집행 역시 스나이퍼에겐 살인과 다름없는 충격을 주지 않을까. 대장의 암호에 맞춰 용의자를 사격한 그의 표정이 암울하다.


극중에 등장하는 전략대응팀(SRU, Strategic Response Unit)은 경찰 소속의 특수부대로 인질극, 자살소동, 폭탄 공격, 갱단의 다툼, 테러 등의 일을 대비해 특수훈련된 사람들이다. 실제 캐나다에는 이와 비슷한 업무를 담당한 위기관리팀(Emergency Task Force)이 존재한다고 한다. 소동의 당사자들과 협상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고 인질이나 시민의 신변 위협을 느낄 경우 당사자를 제거하기도 한다. 그들의 활동을 위해 범죄심리학자, 통역관을 비롯한 많은 사회자원이 준비되기는 하지만 편리에 기반한 과잉 살상을 막기 위해 그들의 대응은 많은 제약을 받기도 한다. 불필요한 살상이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해 조사팀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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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에피소드의 메인이 되는 대원은 스나이퍼팀이다. 첫 에피소드의 제목은 스나이퍼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암호이다. SRU엔 각각 계급과 위치가 정해져 있고 주로 맡는 임무가 정해지게 마련인데 용의자의 행동이 지나치게 과격하고 위험할때, 그래서 신속하게 용의자를 사살해야할 경우, 스나이퍼 팀의 역할이 중요하다. 협상팀의 적극적인 협상으로도 인질의 생명을 구할 수 없을 경우 최종적으로 스나이퍼 팀이 움직인다. 주인공은 용의자를 사살하는 자신의 직업에 약간의 불안을 가지게 된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죽이는 것이 그들의 할 일 전부가 아니다. 가족들 사이에서 행복하게 권리가 있는 그도 역시 평범한 사람이다. 원래 이 드라마의 최초 제목은 그 스나이퍼들의 고뇌를 강조해 Sniper였다고 한다.

그러나 두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협상전문가, 이 팀의 대장이 맡은 역할도 SRU팀의 중요한 임무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협상자에겐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정확한 사실 만으로 인질극을 벌이는 용의자를 제압할 것, 협상할 것같은 몇가지 원칙이 정해져 있지만 딸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용의자 앞에서 개인적인 경험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인질극을 벌이는 아버지를 무조건 죽인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총을 들고 병원에서 환자를 위협하는 용의자의 심정을 모르지 않기 떄문에 협상하는 사람은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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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할 일이 있을 땐 협상을 맡은 대장이 현장에 나가고 나머지 팀원이 상황실에서 전체 현장을 모니터링한다. 스나이퍼가 필요할 경우 가장 적절한 사격 지점을 찾아내고 통역을 비롯한 자문이 필요할 경우에도 그 인력을 호출해낸다. 기타 지원이 필요한 연락을 그들이 역할을 바꿔가며 해결해나가는 것. 이 SRU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역시나 서로 간의 신뢰와 협동이다. 종종 용의자를 빨리 저격할 것을 종용하는 신참은 이 팀의 부위기를 해치는 갈등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죽어간 사람들, 그들이 범죄자이건 평범한 사람들이건 간에 그들의 죽음은 SRU 팀의 마음 한켠을 무겁게 하는 그런 존재들일 뿐이다.

인상적인 배우들의 연기가 드라마를 꽤 많이 좌우하고 있는데 스나이퍼 팀의 팀장인 에드 레인(Ed Lane) 역을 맡은 Hugh Dillon은 그 복잡한 내면을 표정으로 연기해내고 있다. 협상대상자로 나서는 사연 많은 아버지, Gregory Parker 역의 Enrico Colantoni 역시 베테랑 연기자. 그들의 숨겨진 사연과 슬픈 용의자와 피해자 간의 이야기들이 제법 감동적인 그런 드라마이다. 경찰의 인명 구호는 국가라는 제도가 만들어낸 가장 위험하면서도 필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그들이 진정 할 일이 무엇일까? 긴박한 위기 상황에서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보호'와 '진압'의 차이를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드라마 속의 일이라고 치부한다면 할말이 없고.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여러 에피소드를 추천하고 싶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bs.com/primetime/flashpo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