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hmere Mafia - 두가지를 모두 얻기 위해 마피아가 되라

DRAMA 2008. 1. 19. 20:10


남자 보다 더 강력한 전투력으로 조폭들을 점령하는 보스. 영화 '조폭 마누라'는 몇부분 악평을 듣긴 했지만 강력한 여주인공이 인상적이긴 했다. 캐시미어 마피아는 신은경처럼 실제 폭력을 행사하는 마피아가 아니라 고급옷감(캐시미어같은)으로 만든 일류 브랜드의 옷을 입고 예쁘장한 모습으로 모든 걸 얻어내는 뉴욕의 여자 마피아들이다. 예쁜 건 기본이고 일처리 방식이 강력한 것도 기본이다. (드라마 내용이외에 주인공들의 헤어스타일이나 드레스는 멋진 볼거리이다)

노력하여 많은 것을 얻어낸 여성들에게 힘든 일이 없을까? 막강한 파워,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 또 사랑하는 가족까지 있지만, 거친 파워의 상징 조폭 수장 'The Sipranos'의 주인공도 정신과 의사의 상담이 필요할 지경이었는데 유리천장을 깨고 올라간 여성들에게는 더 많은 사연들이 있겠지. 과연 어떻게 주변의 잡음을 다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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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 명의 똑똑한 미인들이 마피아 역할을 하게될 사람들이다. 직장, 가정, 애인 모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그녀들이 부딪히게 될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갈까? '원하는 것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두 가진다' 마피아다운 강력함이라는 것이 해답.


대도시에 사는 여성들의 우정을 그린 드라마는 많다. 캐시미어 마피아 제작자가 이전에 성공적으로 참여했던 드라마 'Sex and the City'는 말할 것도 없고 'Despereate Housewives(위기의 주부들)', 'Lipstick Jungle'들이 그 계보를 잇는다. 캐시미어 마피아의 경우는 '섹스 앤 더 시티' 제작자가 참여한 드라마이지만 '립스틱 정글' 경우엔 'Sex and the City'의 원저자인 캔디스 부쉬넬의 인기 소설이다. 대부분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삶이 윤택한 여성들의 애환과 가쉽들을 다루고 있다.


잘 알다시피 뉴욕은 특별한 도시이다. 그 도시에서 결정된 많은 것들이 전세계를 움직인다. 뉴욕에서 출판되는 패션 잡지는 지구 반대편에서 같은 모양으로 출간될 수도 있고 세계 관광지 마다 호텔 체인을 가진 호텔 체인 운영자의 입김은 세계 호텔계를 긴장시킬 수도 있다. 유명 화장품회사의 마케팅 담당자가 주력상품을 어떤 걸로 정하는지에 따라 도시 여성들의 립스틱 색이 바뀐다. 또 어떤 회사를 흡수할 지 결정하는 M&A 상무의 판단에 따라 주식시장의 주가가 요동칠 수도 있다. 이 뉴욕시의 거물 네 사람이 캐시미어 마피아의 주인공들이다.


아이비리그의 같은 Business School을 다녔다는 네 사람은 개인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서로 상의해서 결정하고 도움을 받는다. 뉴욕시의 주요 거물인 까닭에 서로의 영향력은 큰 도움을 주고 그들이 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비록 그것이 개인의 불륜일 지라도. 그녀들 앞에서 바람을 피우다간 자기의 자리를 지킬 수 없을 걸!


함께 파티에 나타난 4명의 여주인공. 이 도발적인 배경음악은 Letoya Luckett의 'All Eyes On Me'이다. 모두 나만 바라본다는 노래제목처럼 강력하게 상류사회의 주목을 당당히 받아내는 자신만만한 여주인공들. 오늘은 줄리엣 드레이퍼가 결전을 치루는 날이다.  플래시 앞에서 전장(?)을 향해 걸어나가는 그녀들의 발걸음이 가볍고 아름답다.


 

미아 메이슨 - 번스터드 미디어 발행인 (Mia Mason - Lucy Liu)

동양계 배우로서는 드물게 성공한 케이스인 루시 루가 이번엔 드라마 여주인공역을 맡았다. 킬빌이나 앨리 맥빌에서 보여주던 이미지와는 달리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는 커리어우먼이다. 출판계의 거물인 미아는 거대 출판그룹인 번스터드 미디어에서 발행인 자리를 두고 약혼자와 겨루게 된다. 실패하는 쪽은 회사에서 퇴출당하는 위기. 은근히 결혼하고 자신에게 져달라는 애인의 요구를 모른 척 하고 직장인으로서 당연히 최선을 다해 이겼지만 로맨틱한 프로포즈를 아끼지 않았던 다정한 약혼자는 패배를 감당하지 못하고 곁을 떠나 버린다.


인정사정없이 최선을 다해 자신의 위치를 따내는 역할이지만 사적인 감정을 철저히 배제하도록 훈련시키는 지독한 상사, 속썩이는 친구 그리고 가족과 애인들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기도 한다. 성공한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끔은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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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드레이퍼 - 스탠튼홀 호텔&리조트 수석부사장
(Juliet Draper - Miranda Otto)

인상적인 그녀의 첫등장은 줄리엣이 수석부사장 자리에 오르기 위해 어떤 고난을 겪었을 지 짐작하게 한다. COO(수석부사장, 최고경영책임자)라는 대단한 위치에 있는 그녀를 무시하고 그녀의 부하직원을 상대로 업무를 설명하는 거래업체의 담당자는 줄리엣에게 커피를 더 달라는 요구를 한다. 22살 때부터 사귄 잘생긴 남편과 항상 다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남편은 줄리엣의 명성으로 모종의 혜택을 보고 있기도 하다. 성공한 여성, '줄리엣의 남편'으로서 같이 신문에 실린다는 것은 이로운 일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성공한 유부녀, 다정한 남편이라는 겉모습 안에는 부인이 자신 보다 더 파워풀하고 성공한 사람임을 '은근히' 견디지 못하는 남편 데이비스의 불륜이 숨겨져있고, 자신에게 불만을 가진 딸은 엄마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의 지인과 관계를 가진 남편을 자선파티 시상식장에서 협박하다 못해 복수의 한 방법으로 남편의 지인 중 한사람과 애인이 되겠다고 선언해버린다. 아름답고 강력한 그녀는 어떻게 남편를 요리할 것인가. 1967년생으로 반지의 제왕에서 '에오윈 공주' 역을 맡았던 미란다 오토의 아름다움은 유난히 자주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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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틀린 다우드 - 릴리패리시 마케팅부 부사장
(Caitlin Dowd -
Bonnie Somerville)

1974년생으로 등장하는 출연진 중에서는 가장 어린  보니 소머빌은 미혼에 변변한 남자 애인이 없는 케이틀린 역을 맡았다. 나머지 배우들은 1967-68년생이니 성공한 여성 역이기 보다는 방황하는 여성역할이라고 해야겠다. 화장품 회사 마케팅부서에서 일하다 보니 유행과 패션에 민감하다. 미적으로도 절대 뒤쳐지고 싶지 않아하는 네 친구들의 패션이나 스타일을 조언하는 중요한 역을 하기도 한다. 연애경험이 많아서 연애 쪽의 조언도 꽤 잘해준다.


여성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에서는 특별히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남자 애인들과 유난히 잘 풀리는 법이 없어서 자주 연애를 하다 보니 연애 도사가 됐다. 어느날 일 때문에 만난 여성, 알리샤에게 끌린다는 사실을 깨닫고 신부인 오빠와도 상담을 해보지만 자신이 레즈비언인지 양성애자인지 본인도 알 수가 없다. 다만 끌리는 사람에게 몰두하는 수 밖에. 성공하기 힘든 여성의 문제는 유난히 동성애자가 부딪히는 소수자 차별과 비교되는 부분이 있다. 과연 그녀는 어떤 사랑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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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버든  - 고햄서터 M&A 상무(Zoe - Frances O'Connor)

아직 아이들이 어려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때이지만 자신 역시 직장에서 한참 많은 일을 해야할 시기이다. 건축계의 프리랜서인 멋지고 다정한 남편 에릭이 당분간은 아이들에게 신경을 써주고 있지만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면 자신이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투자할 시간이 늘어나야 한다. 그렇다고 남편에게 항상 희생해서 자신의 일을 시작하지 말아 달라고 조를 수도 없는 일이고.  집에서는 아이들을 돌봐주기로 한 유모가 금방금방 그만두질 않나 새로 들어온 유모는 무개념에 자기 멋대로이고 직장에서 일하는 어린 것들, 자신의 비서는 일은 잘하지 못하면서 말이 많다. 아이들은 항상 놀아달라고 조르기 때문에 옷장 안에서 몰래 전화 통화로 업무지시를 해야할 지경.


아무도 제대로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회의 중에 그만둔다는 유모의 전화를 받고 아이를 돌보면서 화상 회의를 해야하는 웃지 못할 풍경까지 벌어진다. 오로지 남편 만이 자신의 편이었지만 남편을 유혹하고 싶어하고 은근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조이를 비난하는 특이한 전업주부님 덕분에 그마저 여의치 않으니. 사방이 적인 조이가 어떻게 강력하게 적들을 물리칠까. 한국의 아줌마 정신이 떠오르게 만드는 바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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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그녀들을 서로를 격려하며 서로의 문제들을 해결해준다. 아이들에게 자주 시간을 낼 수 없는 조이를 은근히 비난하며 다정하게 남편을 유혹하던 학부모 주부를 과감한 스케일의 행사와 비용을 들여 제압해 버리기도 하고 바람피운 남편, 데이비스를 협박하고 바람핀 상대 여자는 자신들이 이용하던 식당에서 쫓겨나게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과연 마피아스럽다. 캐시미어 마피아의 매력은 공감할 수도 있고 공감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어느 위치'에 올라간 직장 여성이라면 한번쯤 겪었을 법한 자잘한 에피소드를 잘 엮어놓는다는 것이다. 또 그 문제해결 방식이 소심하지 않고 과감하다. 말하자면 시원시원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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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light - 매력적인 뱀파이어와 은밀한 데이트

DRAMA 2008. 1. 14. 02:47


밤을 뒤덮은 커다란 달, 그리고 그 달빛에 하얗게 빛나는 얼굴과 눈빛. 그 까만 밤을 배회하는 인간과는 다른 존재들. 뱀파이어 이야기는 과연, 인간의 흥미를 끄는 창작 소재이다. 뱀파이어 시리즈는 소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여러 곳에서 창조되어 시리즈별 계보가 존재할 정도다(마치 지역별, 국가별 혈통이 존재하듯 계보가 있다). 2007년에도 새로운 성격의 뱀파이어가 하나 창조되었다. 미국 CBS 방송국에서 방영되는 'Moonlight'라는 드라마 속 '믹 세인트 존'이다. 이번 뱀파이어는 어떤 배경과 아이템을 갖춘 존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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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light에서 뱀파이어 사립탐정 역할을 맡은 알렉스 오로린(Alex O'Loughlin), 첫 등장에서 알렉스는 자신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인터뷰할 것인지 꿈을 꾸듯 상상한다. 냉장고에서 잠이 깨는 그는 병원에서 구매한 혈액을 섭취하고 어린이와 여자를 해치지 않으며 사람을 돕고 싶어하는, 가치관이 조금 다른 뱀파이어.

'안녕, 프란체스카'

한국 시트콤 '프란체스카'의 흡혈귀들은 햇빛을 받아도 죽지 않으며 인간과 똑같은 삶을 영위한다. 불로장생한다는 점만이 인간과 다르다. 그들에게는 흡혈귀의 귀족 대고모님이 있기도 하고 그들의 수장, 대교주님도 존재한다. 시즌 2에서는 흡혈귀와 인간의 혼혈로 태어난 어린 헌터가 뱀파이어를 사냥하는 숙명과 싸운다. 흔히 고딕이라고 불리는 검은 옷과 검은 계열의 장식물들, 그들의 질서는 원래 '뱀파이어' 전설에 등장하는 내용을 차용했다고 한다. 뱀파이어도 귀족과 계급이 있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Interview with the Vampire: The Vampire Chronicles'라는 다소 긴 제목을 가졌던 1994년의 영화는 서정적인 뱀파이어 브래드 핏과 생존 본능 막강한 뱀파이어 톰 크루즈(이 성격의 역할 톰 크루즈에겐 최고였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춘 왕과 같은 뱀파이어 안토니오 반데라스, 아이같지 않았던 노숙한 연기력의 커스틴 더스트, 적당히 저널리스트다워보였던 인터뷰 담당자 크리스찬 슬레이터까지. 절대 잊혀지지 않을 '뱀파이어 연대기' 영화이다. 남들보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뱀파이어와 뱀파이어들 만 공감할 수 있는 정서, 그들의 슬픈 이야기가 그려졌다.

프란체스카 뱀파이어들은 '깜장 드레스'를 다소 코믹하게 묘사하긴 했지만 어떤 상처에도 죽지 않는 그들은 연인의 죽음을 지켜봐야하는 슬픔도 견뎌야 한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도 주인공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연인의 죽음을 깨닫게 된다. 탁월한 능력을 갖추었길래 액션과 어드밴쳐가 가능하고, 인간과 다르게 긴 세월을 살아왔길래 현명함과 서정적인 감정 묘사가 가능하고, 신비로운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라서 미스터리의 소재로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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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 나타나든 이상하지 않을 것같은 분위기의 주인공 믹 세인트 존. 얼핏 다정해 보이고 자상해 보이는 이 주인공은 도움이 필요한 일에는 과격한 면모를 보여준다. 사람들 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재주가 있는 그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금씩 감지할 수 있는 감각이 발달해 있다.

이번에 Moonlight에서 설정된 뱀파이어는 다치긴 하지만 자체 치유 능력이 일부 주어져있고(물론 아주 강력한 공격에는 사망한다), 자동차가 달리는 속력을 쫓을 수 있도록 능력을 발휘하기도 하며, 햇빛 아래에서 우울해지기는 하지만 햇빛을 쬘 수도 있다. 살인 사건 현장이나 장소를 보면 좀전에 일어난 일을 알아낼 수도 있고, 괴력으로 사람을 집어던질 수 있기도 하다. 주인공 믹은 아무때나 그 능력을 보여주진 않지만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야수'로 변신한다.

현재 90세. 뱀파이어로서는 아직 어린 연령에 속하는 그는 서른살에 신부, 코렐린에게 물려 뱀파이어가 되었다. 그 슬픈 사연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초반부의 미스터리가 된다. 60년전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서 코렐린과 다투게 된 걸까? 그리고 또 어떤 일이 일어나서 인간에게 흡혈을 하지 않는걸까? 정확하게 밝혀주진 않지만 그 일에는 22년전에 일어난 사건이 연루되어 있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 뱀파이어의 연인 역을 할 그녀와 관계된 그 일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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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과 모종의 사연을 공유하는 여주인공 베스 터너(Sophia Myles). 22년전 베스가 아직 아이였을 때 일어난 일로 뱀파이어 믹의 가치관은 바뀌어버렸다. 아직도 믹에게 베스는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도와야 하는 어린아이이자 소중한 존재. 믹 자신을 괴물로 여기게 될 것이 두려워 말하지 못하지만 베스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미녀'를 구해내는 '야수'가 되는 일 조차 마다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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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 터너는 특이한 언론사의 기자로 일하며 여러 사건을 뒷조사하는 역할이다. 사립탐정인 믹과는 사사건건 부딪히며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믹의 비밀과 자신의 기억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에 따라 이후의 에피소드가 결정날 것 같다. 22년전의 믹과 현재의 믹이 같은 인물이란 사실을 믿을 수 있을까?

고급스런 인테리어의 아름다운 집. 달빛 아래 실루엣이 멋진 30살의 남자는 수십년이 지나도 나이를 먹지 않고 자신의 과거를 그대로 기억한다. 그 기억이 가끔은 발목을 잡기도 하고 그 기억으로 후회하기도 하고 백년에 가까운 삶을 살아도 인간은 여전히 절망스러운 존재란 생각에 서글퍼하기도 한다. 베스 터너를 구하기 위해 죽여야 했던 광기어린 코렐린의 기억. 그녀와 똑같이 생긴 또다른 여주인공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을까.

LA의 부유한 뱀파이어 친구, 조세프는 400년 정도를 살아온 뱀파이어로서 아직도 흡혈하는 것을 즐긴다. 막강한 재력으로 피를 뽑아낼 여성을 구하는 그는 주인공 믹의 가치관을 존중하지만 뱀파이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악한 인간은 서슴치 않고 죽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죽여버리지 않으면 곤란해지는 쪽은 뱀파이어라는 입장(인간을 상대하는 대개의 경우 이 친구의 조언은 정답이다). 마녀 사냥을 당해보지 않은 믹은 아직 새파랗게 어리다고 주장하는 그는 가끔 믹과 같이 컵에 담은 생피를 나눠마시기도 하는 좋은 친구. 믹을 시켜 뱀파이어 사건처럼 보이는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고 뱀파이어들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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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로드에 해당하는 인물처럼 보이는 믹의 친구 조세프. LA의 부유한 부자로 비밀이 많은 남자처럼 보인다. 믹에게 뱀파이어로서의 장점을 누릴 것을 권하는 인물이지만 일단 닉의 의사를 존중한다. 그에게 피를 제공할 여성들을 주변에 두고 뒷처리할 인물들도 함께 두고 사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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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은 왜 아내 코렐린을 죽이고 베스 터너를 구한걸까? 믹의 전처였던 코렐린은 왜 베스 터너를 데리고 사라졌던걸까? 60년전 믹의 결혼식, 그 신혼 첫날밤에 믹을 뱀파이어로 만든 코렐린의 비밀이 뭘까? 이미 믹에게는 죽어버린 인물로, 과거의 기억 속에서 등장하던 코렐린은 주요 등장인물이 되버린다.

달빛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기도 하고 감수성이 예민해지게 한다고 한다. 달밤에 갑자기 떠오른 생각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도 하고 감상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무작정 아름답지만은 않은 무책임한 그 빛에 이끌이면 신비로운 존재들이 믿지 못할 이야기를 펼쳐놓곤 한다. 슬픈 사연을 가진 한 남자가 모든 것을 바쳐 한 어린 여자아이를 구하고 그 여자아이는 자라서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눈앞에 나타난다.

다 자란 여자아이에게 잠시 설레이지만 자신과의 일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그 소녀는 무심한 듯 예리한 듯 눈앞에서 동경하는 달빛처럼 반짝이고. 매번 그녀와 엮이지만 중요한 순간엔 다른 연인에게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외로운 뱀파이어. 그녀는 구태의연하게 약하고 보호받기만 한 그런 여자는 아니다. 초반 시청시 액션 장르로서의 성격은 그닥 기대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과격하게 드라마를 몰아가기도 한다. 이번에 태어난 뱀파이어는 유난히 매력적인 성격을 지닌 것 같다.

1화 마지막에 베스 터너를 안아서 구해내는 믹과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은 에바에센스의 'My Immortal'이다. 연인을 위한 사랑노래지만 묘하게 믹에게 어울리는 곡이다. 물론 불멸의 삶을 사는 주인공 믹 때문에 음악이 특별하게 들렸겠지만, 베스는 어쩌면 노래 가사대로 믹을 몇번쯤 괴롭힐 지도 모르겠다.


출처 :
http://alpha.cbs.com/primetime/moonlight/
http://www.poptower.com/tv/moonlight.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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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e and Sensibility - 제인 오스틴, 언제나 다시 태어나는 그녀의 이야기

DRAMA 2008. 1. 13.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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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 Sense and Sensibility의 주인공을 맡은 Janet McTeer(대시우드 부인), Hattie Morahan(엘레노어 대시우드), Charity Wakefield(메리앤 대시우드), Lucy Boynton(마가렛 대시우드). 갑자기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4명의 여자들은 갑자기 여러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유명 방송국, BBC는 영국 고전문학 또는 역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제인에어'와 '엘리자베스 1세'를 비롯한 많은 고전들이 BBC의 전파를 탔다. 영문학 교과서에 나올 법한, 오래된 고전 소설들은 거의 드라마 내지는 티브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 중에서는 올해 기대 영화로 뽑혓던 'The Other Boleyn Girl'도 있다. BBC는 다큐멘터리, 역사물, 시대물을 제작하는 세계 방송국 중 가장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역시 드라마와 영화로 재현된 기록이 화려하다. 42세의 짧은 생애 동안 다수의 문학작품을 남겼다고는 하지만 주요 발표 작품은 열편 안팍이고 그 중 'Sense and Sensibility', 'Pride and Prejudice', 'Emma', 'Mansfield Park', 'Persuasion' 등은 다수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된 대표작들이다. 고전에 있어서는 나름 '정석'의 방송국과 '정석'의 컨텐츠가 결합하여 또 한번 만든 드라마. 제인 오스틴이 한번 더 드라마로 태어났다.

역 사극 장르는 내용이나 시대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표현방법'에 한해서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혀용한다. 극이 기획된 컨셉에 따라 아름답고 화려한 드레스가 맞춰질 수도 있고, 무겁고 우중충한 느낌의 복장으로 드라마를 끌고갈 수도 있다. '천일의 앤'과 'The Tudors', 그리고 'The Other Boleyn Girl'의 차이는 역사의 다름에 있다기 보단 '해석'과 '표현' 능력의 차이 때문이고 우리는 그 다양한 결과물에 만족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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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해서웨이 주연의 '비커밍 제인'. 실제 제인 오스틴은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사랑을 했기에 수많은 고전을 남길 수 있었을까? 제인 오스틴과 그녀의 친구 엘리자베스(오만과 편견의 등장인물)를 등장시켜 제인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준 영화. 그녀의 소설도 화제이지만 제인 오스틴 자체도 이야기거리이다.


아무리 훌륭한 작가일지라도 경험하지 않은 일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는기는 어려울 것이다. 유난히 관찰력이 뛰어나 남들의 인생을 그대로 표현해낼 수 있는 작가일지라도 자신 역시 격한 인생을 살아간 주인공 옆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그동안 훌륭한 영화의 소재였던 예술가, 베토벤(불멸의 연인), 모짜르트(아마데우스), 세월(버지니아 울프), 랭보(토탈 이클립스), 그리고 비커밍제인의 주인공 제인 오스틴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작품은 '특별한 인생'의 상징이라 간주하듯, 예술가 본인의 미지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대개 실제 인생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사실에서 유추해서 창조된 이야기이다).

2007년에 발표된 영화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 2007)'이 완벽한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진 않다. 그녀에 관한 여러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제인의 언니 캐산드라는 매우 사적인 제인 오스틴의 여러 편지들과 기록들은 삭제하거나 조작했다. 그래서 간신히 남은 자료를 통해 '톰 르프로이'가 소설 속 '미스터 다아시'의 모델이었으리라 추측했다고 한다. 이런식으로 그녀의 소설 속엔 그녀가 만나거나 알고 지냈던 인물들이 비밀스레 숨겨져 있다. 작가의 팬과 소설 사이에서 벌어지는 깜찍한 숨박꼭질이다.

제인 오스틴의 여러 소설에 분산되어 나타나는 제인 오스틴의 개인사는 갑작스런 현실고와 언니와의 우정, 그리고 다정한 부모님과 부담스러운 결혼 문제, 다양한 주변 인물들의 성격(양자로 입양된 오빠와 그의 부인이라던지), 자연환경 등으로 표현되곤 한다. 이 영화는 제인 주변인물들의 성격을 소설 속 일부 인물들과 비슷하게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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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발표된 적이 있는 'Sense and Sensibility' 1950년에 발표된 버전과 1981년에 BBC에서 발표된 버전이다. 엘레노어와 메리앤 자매가 보여주는 파도같은 사랑이 백년이 넘게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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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년에 제작된 Sense and Sensibility. 휴 그랜트가 맡았던 에드워드의 역할은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엠마 톰슨이 엘레노어를 케이트 윈슬렛이 메리앤 역할을 맡았고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로 유명한 Alan Rickman이 브랜든 대령이다.

대시우 드가의 아버지가 죽고 난 후 유산법에 의해 유산을 충분히 받지 못한 딸 셋과 어머니는 어쩔 수 없이 바닷가의 작은 오두막으로 이사가게 된다.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그 공간 아래엔 거친 파도가 쉴새없이 오가는 바다가 있고 그 거친 파도가 두 딸의 험난한 사랑이야기를 예견해준다. 물론 그 거친 파도가 바닷가의 단단한 돌을 매끄럽게 다듬어 주고 있지만 말이다.

Sense and Sensibility라는 제목이 상징하는 인물은 엘레노어와 메리앤일 것이다. 제인 오스틴 소설의 가장 큰 주제가 되곤 하는 사랑.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삶을 간주하는 방식이 두 인물은 몹시 다르다. 큰 딸로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현실감각이 전혀 없는 엄마, 메리 대시우드 부인을 챙기며 직접 집안일을 처리해나가는 지적인 엘레노어. 언뜻 강인하고 냉철해 보이는 그녀가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잔잔하다. 그녀의 물결에 어울리는 남자는 부드러운 미소의 에드워드. 두 파도가 만나서 잔잔한 바다가 될 수 있을까?

어린 소녀의 '사랑'과 '로맨틱함'이란 다분히 감정적이고, '이성'적인 속성의 무엇은 아니다. 성숙하고 예의바른 성인 남자, 35세의 브랜든 대령의 감정과 태도, 그리고 그 감정을 차분히, 묵묵히 책임지는 성실한 태도를 사랑이라고 깨닫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성인 남자 역시 자신에게 한눈에 반했음을 쉽게 알아보지도 못한다. 10대의 소녀 마리엔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다분히 감정적인 남자, 윌라비에게 운명을 느끼지만 운명이 운명이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 노력해야한다는 사실을 큰 대가를 치르고 배우게 된다. 정열적인 사랑의 속성이 불꽃이라 불리우는 이유는 인간은 그만한 뜨거움을 오랫동안 지닐 수 있는 신체도 정신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꽃같은 감성의 그녀에겐 브랜든 대령이 이상적인 인연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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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망인이 된 한 집안의 부인과 그 부인이 남편의 아들, 자신의 의붓아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모습. 사교적인 태도와 악의가 공존하는 문화, 호의적인 귀족끼리의 친분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기도 하고 여성의 결혼이 한 집안의 흥망성쇠를 결정할 수도 있는 근대적인 풍경. 레이스 장식이 하늘거리는, 여주인공들의 엠파이어풍 드레스는 한결같이 가슴선에 옷의 허리를 넣고 있다. 

과연 두 여주인공 중 어느 쪽이 작가 제인과 닮았을까 상상해보기도 하지만 메리앤 쪽은 어린 시절의 제인 엘레노어 쪽은 나이든 제인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약간은 불완전해 보이는 두 여성은 한 여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나날이 성숙해지고 있다. 결말이 이미 정해진 고전, 그것과는 관계없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제인 오스틴의 개인사가 흥미로운 만큼 그녀의 소설들이 어떻게 영화, 드라마 마다 달리 해석되고 표현되었는지가 영상물의 비교 기준이 되곤 한다. 개인적으로, 확실히 약속할 수 있는 건 기존의 제인 오스틴, 그 영화들과 비교하여 이 2008년 방영된 오리지널 영국 드라마를 비교할 것 같진 않다는 거다. 과거 기억도 희미할 뿐더러 Sense and Sensibility 자체가 보고 또 보아도 새로운 드라마 소재이다. 작품 여기저기에 숨어서 살아숨쉬는 제인 오스틴, 작품을 새로 만들 때 마다 그녀도 다시 태어나는 것 아닐까.




출처 :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1002009&article_id=48608
http://www.bbc.co.uk/drama/senseandsensibility/
http://www.imdb.com/name/nm0000807/
http://www.bbc.co.uk/cult/ilove/years/1980/gallery/sense.shtml
http://www2.selu.edu/Academics/Faculty/sparrill/
http://www.erasofelegance.com/entertainment/movies/sense/sense.html



CHUCK Bartowski - Nerd herd에 근무하는 어리버리 스파이

DRAMA 2008. 1. 7. 21:40


어딘가의 유니폼처럼 보이는 하얀 셔츠 그리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큰, 유행에 맞지 않아 보이는 넥타이, 편해보이지만 양복과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플랫슈즈 타입의 운동화. 스탠포드 출신에(비록 중퇴지만) 외모도 그렇게 빠진다고 할 수는 없고, 성격도 순진하고 착한데다 엔지니어링 전공으로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에는 천재인 20대 남자. 그러나 그를 지칭하는 단어는 Geek 내지는 Nerd. 그게 바로 주인공 Chuck이다.

친구라고는 약간 엉성해 보이는 특이한 남자, 직장 동료 Morgan 뿐이고 자기 보다도 키가 작은 직장의 부매니저 Harry Tang(C.S. Lee, 한국계 미국배우)은 척 만 보면 어깨를 부딪히며 시비를 건다. 보다 못한 의사 여동생과 동거중의 그녀의 남자친구는 멀쩡한 오빠가 왜 여자친구가 없을까 안타까워하고, 그를 위해 친구를 불러 모아 생일 파티를 벌여준다. 여동생 엘리는 파티에서 도망가고 싶어하는 척을 파티에 끌고 오는 것엔 성공했지만 척이 옛날 여자친구 이야기를 지루하게 늘어놓는 바람에 여자들은 모두 도망가 버린다.

Geek라는 단어가 꼭 얼간이를 지칭한다고 할 수는 없다. '오덕후'나 '매니아' 또는 '얼간이' 정도로 상황에 따라 의역되는 그 단어는 컴퓨터 같은 분야에 대해서는 특별할 정도로 재능을 지닌 타입이지만 일상생활에는 몹시 서툰 타입들 뜻하는 말이다. Nerd 역시, 한국어로 치면 '책상물림'이라는 단어가 적절할 듯 하다. 비웃는 뜻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둘 다 공부나 하던 일, 자신의 관심사 이외에는 서툰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척과 척의 친구 모건은 이런 타입의 대표격인 사람들이다. 비디오 게임이나 컴퓨터에 대해서는 몹시 민감하게 행동한다. 물론 여자와의 인연은 티끌 만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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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이 근무하는 곳에 대해서 말해줘야할 것 같다. Nerd Herd(얼간이 모임) 소속의 척은 Buy More라는 마트의 전자제품 판매코너에서 일한다. 항상 프로모션 포스터에서 표기하고 있듯 시간당 11달러를 주는 직장이다. 리눅스같은 OS를 깔러 출장을 다니기도 하고 간단한 핸드폰은 고쳐주기도 하는 곳. 마트 겸 서비스 센터가 척이 주로 활동하는 무대이다. 컴퓨터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게 없는 그는 바이러스를 테스트해서 제품의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하고, 'Nerd Herd'라는 로고가 크게 새겨진 차를 달려 출장 서비스를 담당하기도 한다.

(Nerd Herd는 Geek Squad의 패러디이고, Buy More는 Best Buy의 패러디라고 한다. 'Best Buy'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17%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전자제품 판매점 체인이다. 일종의 '하이**' 분위기를 풍기는 마트형 매장인데 그 회사의 계열사 중 하나가 Geek Squ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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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의 천적이자 예전 친구였던 Bryce Larkin은 척을 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준 장본인이다. 일단은 척의 유일했던 여자친구인 질을 뺏어간 남자였고 척을 스탠포드에서 쫓겨나게 만든 당사자이지만, 한때는 구형 컴퓨터의 게임까지 같이 만들었던 친구, 브라이스. 등장하자 마자 제법 놀라운 스파이로서(브라이스는 CIA 요원이었다)의 능력을 보여줬던 브라이스는 어떤 이유에선지 CIA와 NSA의 일급 이미지 정보를 모두 빼돌렸다. 그리고 그것을 척에게 이메일로 전송하고 죽었다.

옛날에 함께 하던 게임의 다음 구절로 그 메일을 받아본 척에겐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고, 갑자기 자신은 전혀 모르던 정보를 알게 된다. 바로 국가의 일급 기밀에 해당하는 CIA와 NSA의 정보들이 보이는 현상. 다운로드된 정보들을 모두 머리에서 출력해낼 수 있는 인간 데이터베이스가 되버린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브라이스가 가장 마지막으로 연락한 사람이 척인 까닭에 각 기관의 1차 목표가 되버린 척은 목숨이 위험한 위기를 맞지만, 인간 DB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기관 모두에게 보호받는 처지가 되버리고 여기서 드라마의 갈등이 고조된다. 자신을 한없이 보호해줄 것만 같은 기관들은 상대방 기관을 경계하기 위해서 척의 목숨을 놓고 저울질 한다. 정말 스파이 드라마답게 아담 볼드윈은 무서운 킬러 역할을 하려고 들고 Yvonne Strahovski는 총, 칼, 독침을 가리지 않고 들이댄다(물론 아담 볼드윈에게). 무시무시한 스파이 싸움 한 중간에 끼어든 척은 대책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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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쪽에서 척을 감시, 보호하는 역할은 사라 워커 요원에게 맡겨지고 NSA에서 파견된 사람은 존 케이시 요원(아담 볼드윈)이다. 초반부의 두 기관 사이의 알력 다툼도 볼만하지만 본격적인 스파이 싸움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꽤 진지하고 박력있게 묘사된다. 목숨 걸고 척을 지키는 두 요원은 스파이로서의 과거가 화려한 사람들로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타입들. 그 엄청난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에게 흑심을 가진 척은 본의 아닌 삼각 데이트를 해야하는 처지에 놓인다.

척의 여자친구로 위장한 사라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하고 Buy More의 직원으로 위장취업한 케이시는 척의 교육을 받는 신입 역할을 한다. 세 사람이 자신들의 처지를 숨기기 위해서 일으키는 소동이 상당히 재미있다. 스파이 드라마 같으면서도 코믹한 부분이 상당히 강조된다. 가족들 모두가 '대단한 캡틴'이라고 부르는 엘리의 남자친구도 재미있고(대사가 별로 없지만), 모건이 일으키는 소동도 만만치 않게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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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과 컴퓨터에는 천재적인 능력을 갖춘 척, 진지한 스파이들의 결코 가볍지 않은 비밀들. 그 긴강과 코믹함의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진행되는 초반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되는 드라마는 방영 후반부가 약간 지루한 편이란 평도 들었지만, 무난한 시청율로 고른 인기를 끌고 있다. 척은 자신의 과거를 극복하고 멋진 스파이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

http://www.nbc.com/Chuck/photos/#cat=597&sec=1430&mea=35329

Gossip Girl - 적당히 사는 집 아이들의 영악한 뒷담화

DRAMA 2007. 12. 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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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중산층 이상 또는 상류층 가정, 삼각관계와 애증, 복잡하게 얽히는 연인들, 파격적인 연애, 지탄받을 만한 캐릭터, 그리고 그 속에서 맘고생하는 약간 멀쩡한(?) 사람과 의외의 순수한 사랑. 하이틴 드라마들 혹은 한국의 트렌디 드라마들이 가지는 코드에서 빠지지 않는 속성들이다. 그 중의 하나를 강조하기도 하고 그들을 섞어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는 대중 드라마을 우리는 통속극 (通俗劇)이라 약간 낮춰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이런 방식을 잘 꼬아서 활용하면 '인기 드라마' 반열에서 빠질 수가 없다.

적당히 시각적이라 볼거리가 있고, 적당히 흥미진진하고, 가끔은 고만고만한 그들의 연애질과 다툼에 웃음짓게 되는 그런 이야기가 이번 2007년 가을 시즌에 진행된 미드 'Gossip Girl'이다. 연애 드라마의 내용이 대개 친구들 사이의 가쉽처럼 떠도는 이야기인게 정석이지만 이 드라마는 그 통속적인 소재들을 아예 'Gossip Girl'이라는 블로그에 올려서 모두 공유하는 것처럼 처리한다.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블로그, 가십걸의 운영자가 가십을 전해주고, 드라마에서는 나레이션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뉴욕시의 명문가 자제들이 다닌다는 사립 고등학교, 그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주인공 Serena와 Blair, 그리고 그녀들의 남자친구 Nate와 Dan, 댄의 동생 Jenny, 악당 Chuck이 벌이는 갈등이 이 드라마의 주요 이야기이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라고 하면서 교복을 제대로 입는 건 가장 어린 중산층의 제니 정도이고 나머지 아이들의 복장과 드레스는 Gossip Girl 홈페이지에서 표현하듯이 고져스하고 퍼뷸러스하고 화려하다(인생도 만만치않게 화려한 셈이군). 공식 웹사이트에서 이들의 패션과 소품을 판매한다고 하니 또다른 청춘 드라마의 유형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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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스타를 배출시키고 세계적인 인기 드라마가 된 청소년 연애물은 한해도 빠짐없이 제작된 것 같다. 그 중에서 여러 시즌이 이어질 만큼 크게 히트한 드라마가 한국에서도 몹시 유명한 'Beverly Hills, 90210(1990-2000, 비버리힐즈 90210)'이 다. 미국의 웨스트 비버리힐즈 하이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의 사랑과 문제들을 제법 리얼하게 묘사했다는 평을 들었었다. 우리 나라에선 당시 쉐넌 도허티(Shannen Doherty)가 한참 화제가 되었지만 쉐넌 도허티는 사실 전체 10시즌 292화의 드라마 중 단 111에피소드에만 출연한 사람이었고 Jennie Garth 같은 금발 미인들이 올시즌에 출연했었다.


쉐넌 도허티는 '악녀 쉐넌 도허티'라는 책의 주인공이 될 정도로 악평에 시달려 현재는 연기자로서의 성공 기회가 다시 주어지지 않고 있지만 당시에는 미국 전체에 잘 알려진 화제의 인물이었다. 그 드라마엔 잘 나가고 막나가는 부자 동네의 고등학생들과 나름대로는 멀쩡하게 살고 있는 회계사집안의 쌍둥이 남매 브렌다와 브렌든의 이야기였다. 그들은 열렬히 연애하고 갈등하고 복잡한 관계를 만들긴 했지만, 뭐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했고 대놓고 약을 할 정도로 막나가지는 않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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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의 기본 속성 중 하나는 은어로 당사자를 표기하는 재미에 있기도 하다. 주인공 Serena는 S로
Blair 는 B로 Nate는 N으로 약자로 표기해서 당사자들 사이에 일어난 일을 나레이션하는 Gossip Girl 편집자의 은근한 음성도 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과연 뉴욕시의 사립고등학교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시리즈물로 발간되고 있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 'Gossip Girl'을 바탕으로 한 이 드라마는 The O.C라는 드라마를 제작해서 히트한 바 있는 Josh Schwartz의 또다른 드라마로서 O.C와 마찬가지로 부유층 젊은 남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통속극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캐릭터들의 전형성이 별로 변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긴 한데 Gossip Girl에서는 그 캐릭터의 전형성을 다른 배합으로 섞어놓고 있다. 'Beverly Hills, 90210'에는 흑발의 미인 브렌다가 똑똑하고 지적인 고등학생 그리고 딱 부러지는 여학생 역이었다면  Gossip Girl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훨씬 자유분방하긴 하지만 금발의 키가 큰 미인 Serena가 주인공이다. Blair의 대조적인 흑발 미인 컨셉도 어떤 의미로 대단하지만 90210의 금발의 제니가 인상적이었듯 이번 가십걸에도 금발의 제니가 나온다. 이번엔 백치미 컨셉이 아니라 아주 똑 부러지는 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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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시티의 건물들 중 오래된 건물들엔 대단한 부자들이 산다고 한다. Dirty Sexy Money의 달링가 건물도 오래된 건물로 보이지만 그 도시 최고의 부자가 살고 있고, 왠지 전통있어 보이는 호텔과 건물이 이 주인공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평범하다고 하는 주인공 Dan과 Jenny 남매가 사는 집도 웬만한 집 보다는 잘 살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엄청난 예산의 파티를 치르고 그 파티에 입을 드레스를 비싼 가격에 고르고 리무진을 타고 파티에 나가거나 스시를 즐기는 그네들의 모습이 제법 화려하고 그들의 연애 행각은 글쎄, 고등학생의 상상 범위를 약간 넘어서고 있다고나 할까? 조연 중 하나인 Chuck의 말처럼 약에 취해서 행복해질 권리 따위는 없는 부자 아이들(?)의 이야기가 흥미 진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드라마의 많은 부분은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렇게까지 미련스럽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는 부분도 있고 캐릭터들이 재미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고, 가볍게 시청하기엔 그럭저럭 '비주얼'한 드라마이다.

물론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이 '착한 외모'에 '착한 몸매'를 가진 배우들인 탓도 크다. 중년의 배우들 조차 제법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하고 있다. 1시즌 22 에피소드 풀주문에 시즌 연장이 거뜬히 가능하리라 여겨지는 이 드라마는 '계몽적인 가족 드라마' 내지는 '교훈을 주는 드라마' 의 성격을 아주 배제한다고 하긴 어렵지만, 양념처럼 잘 섞어놓았다는 점에서도 점수를 줄 만 하다.

약간 나이들어 보이긴 하지만 여러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경력이 다양한 주인공들의 연기도 괜찮고 자체 제작된 곡이 많은 Gossip Girl의 OST는 드라마에 잘 맞는  탁월한 선곡 덕에 시청자을 벌써 사로잡고 있다. 드라마와 상관없이 유명 팝스타들의 인기곡들도 많아서 그냥 들어도 무난한 곡들이라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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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a van der Woodsen(Blake Lively
)
1987년 8월 25일생으로 올해 20살인 세리나 역의 블레이크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으로 1998년에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금발의 미인에다 고등학생으로는 보이지 않는 성숙한 외모로 극을 이끌어나가는 실질적인 여주인공이고 드라마의 틀이 되고 있는 Gossip Girl의 스캔들 메이커다. 친한 친구들은 전혀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6개월 간 학교를 떠나 있었고 그 사이 임신 중절을 했다는 둥 약물 중독 치료를 받았다는 둥 여러 소문이 돌았지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친절하지만 6개월 간 떠나있기 전에는 고등학교 최고의 퀸('IT' Girl)이었던 까닭에 그녀가 나타나자 마자 가십걸 블로그의 그녀의 사진이 실렸을 정도랄까? 친구인 네이트와 블레어 사이의 관계가 미묘한 상태, 착실한 댄의 구애도 받고 있고 건달 척의 집적거림도 감수하고 있다. 자살 시도한 동생과 속물 근성이 넘치는 엄마 때문에 가족 간의 맘고생도 심한 듯 보인다. 무슨 이유인지 호텔에서 머물고 있다.

Blair Waldorf(
Leighton Meester)
검은 머리의 이 미인은 1986년 4월 9일 생으로 플로리다 출신이다. 1999년에 첫출연한 로앤오더 시리즈를 시작으로 연기생활 경력이 오래된 배우. 24, HOUSE M.D., Shark  등의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여 경력을 쌓은 까닭에 6명의 배우들 중에서는 가장 잘 역을 이끌어가는 배우로 보인다. 세리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으나 6개월 간 세리나가 자리를 비운 새 학교 최고의 퀸이 되버렸다. 자신의 약혼자 네이트가 세리나에게 마음이 있고, 세리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부모님이 이혼할 때 세리나가 옆에 없었다는 점, 또 세리나가 인기 있다는 사실이 컴플렉스로 작용해서 애증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역할이다. 애인에게 육탄공격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인 성격인 것은 좋은데 그 동기가 좀 불순하다. 부잣집 아이들이 못됐다(?)는 편견을 제대로 보여주는 여왕형 성격이기도 하다.

Dan Humphrey(Penn Badgley)
1986년 11월 1일 생으로 메릴랜드 발티모어 출신. 1999년 윌앤그레이스 한 에피소드 출연으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댄 험프리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세리나를 알아보고 좋아했지만 말도 한번 걸어보지 못한 소심한 성격. 예상하는대로 삼각관계를 복잡하게 할 생각인지 세리나의 남자친구가 된다. 중산층 특유의 생활방식으로 세리나의 친구들에게 구박을 당하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사랑하게 될까? 성실하고 공부도 잘 하는 성격이라 자신 만의 세계(?)도 있지만 세리나를 몹시 좋아해서 주변에 서성거리게 된다. 부자들의 이야기인지라 댄과 제니 험프리 남매가 바라 보는 그들의 생활도 시선의 한 축이 된다.

Nate Archibald(Chace Crawford
)
1985년 7월 18일 텍사스 출생으로 2006년에 연기를 시작했다.  젊고 예민해보이는 외모로 우유부단한 네이트 역을 잘 소화하고 있다. 좀 있는 집 자식들의 정규 코스처럼 블레어의 약혼자가 되고 집안의 사업 때문에 쉽게 헤어지지도 못한다. 공식적인 블레어의 남자친구이지만 네이트가 사실은 세리나를 좋아한다는 '진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블레어의 마음을 휘젓는 것으로 모자라서 세리나의 연애 문제까지 귀찮게 만들 타입의 전형적인 캐릭터.

Jenny Humphrey(
Taylor Momsen)
1993년 7월 26일 생으로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 루이스 출생이다. 출연진 중에서는 가장 어리지 않을까 싶지만 2000년에 연기를 시작한 전문 연기자. 10대답지 않은 아름답고 성숙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다. 금발머리가 아름답게 어울리는 사립학교 여학생. 댄 험프리의 여동생 역할로 똑똑하고 영리하고 눈치가 빠르다. 오빠가 세리나를 오래전부터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둘을 연결시킬 기회를 찾아주기도 하고(대개는 적중한다) 오빠를 나름대로 조종해서 세리나 앞에 앉혀놓는 기회도 만들어준다. 세리나에게도 호감이 있어 보이는 그녀는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 자신이 살 수 없는 멋진 드레스를 똑같이 만들어내는 손재주도 놀랍고 카드 초대장 같은 것도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 상류층의 생활에 호기심이 많은 그녀는 의외로 극을 진행하는데 큰 역할을 할 머리좋은 캐릭터.

Chuck Bass(Ed Westwick
)
척 베스역의 에드 웨스트윅은 1987년 6월 27일 생으로 영국태생이다. 2006년에 연기를 시작한 그는 세리나, 블레어, 네이트의 친구 역할이지만 전체 극의 분위기로 봐서 없어서는 안될 개그 캐릭터(?) 아닐까 한다. (웃겨서 개그란게 아니고)  1화에 등장할 때 네이트 옆에서 네이트를 기죽이기도 하고 은근한 속셈으로 네이트를 블레어 쪽으로 밀쳐낸 그는 응큼하게도 세리나에게 거친 짓을 하려고 했었다. 뭔가 약에 취한 듯 안하무인에 경우없는 그의 발언과 행동은 몹시 심술궂고 시청자의 미움을 받기 충분한 캐릭터였다. 물론 이런 류의 극 분위기를 살리자면 꼭 필요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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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cwtv.com/shows/gossip-girl
http://www.imdb.com/title/tt0397442/
http://www.cwtv.com/thecw/gossip-girl-blog

The Closer - 그녀 앞에 앉으면 입을 열게 될 것이다.

DRAMA 2007. 12. 12. 19:03


드라마 Monk나 CSI 시리즈, Law and Order 시리즈가 자랑하는 매력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겠지만 가장 큰 매력은 사건 해결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추리를 통해서든 과학적인 증거를 통해서든 그들은 용의자와 범인을 가려내 는 능력이 탁월한 주인공들이다. 이러한 범죄 시리즈는 주인공의 직업, 지역, 또는 범죄의 종류에 따라 드라마의 특징이 달라질 것이다(Law and Order : SVU같은 경우는 성범죄를 대상으로 한 특별수사본부 드라마이다). 일단 'The Closer'는 그 범죄 수사 드라마 중에서는 다소 '정도가 약간' 수사물에 속한다

범죄드라마로서는 수위가 약한 편인데 그 이유는 미스터리나 복잡한 추리가 필요한 사건 보다는 자료와 심증이 충분하고 용의자의 자백으로 사건이 해결될만한 케이스를 주로 선정하기 때문이다. 어설픈 미스터리나 범죄 드라마로서의 면모는 피하고 있다 .


2005년 6월(미국 드라마의 시즌이 잠깐 쉬는 시기이다, 여름 시즌이라고도 부른다), 미국 TNT 방송국에서 첫 방영되기 시작한 The Closer는 2007년 3시즌(2007년 9월 10일)을 종료했고, 12월 3일 특별 에피 소드까지 방영을 마친 상태이다. 2007년도 주인공 Kyra Sedgwick은 에미상 여우주연상 부분에 노미네이트되었고, 골든글로브에서는 텔레비전 드라마 부문의 최우수여자연기상을 수상하였다.


'The Closer'는 TNT 방송국에서 뿐만이 아니라 주요 드라마 리스트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시리즈물(4시즌 확정)이다 .
한편(episode)당 1시간 정도의 분량으로 지금까 지 43편(3시즌)이 제작 방송된 'The Closer' 각각의 에피소드가 완전히 종결되는 사건으로 이루어져있다. LA지역의 경찰들이 법을 집행하는 모습이나 문화적인 충돌같은 것을 잘 묘사하기도 하는 이 드라마는, 경찰의 윤리, 개인의 가치관, 또는 선이냐 악 이냐에 대한 심오한 질문도 함께 던져주며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그 쇼의 중심에 Brenda Leigh Johnson 국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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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다는 LAPD(Los Angeles Police Department , LA 경찰청)의 특수살인수사국의 국장으로서 똑똑하고, 단호하고 또 정확한 여자이다. 그 정확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자신의 사건과 관련된 용의자나 다른 경찰(혹은 검찰)의 동료들을 기분나쁘게 하기도 하지만(몹시 히스테릭하다) 범죄의 증거가 되는 자백을 반강제적으로 받아내기 때문에 '사건을 종결시켜버린다'. 그래서 드라마의 제목이 'The Closer'이다. 말하자면 브렌다 없이 이 드라마는 불가능하다.

드라마 등장인물들 중에는 브렌다의 불편하 기로 유명한 고정 배역들이 정해져 있다. 깐깐한 브렌다는 자백에 있어서도 동료들과 의 관계에 있어서도 절대 고분고분한 법이 없기 때문에 그녀를 방해하는 상대방은 악역 아닌 악역을 하게 되어 있다. 그들이 그녀를 방해하는 이유는 대개 '그녀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의 히스테릭한 성격, 불손하고 직설적인 말투, 이혼 경력과 윤리조사를 받았던 경력, 40세가 가까운 싱글 여성에 대한 편견 등등.

LA 경찰청 내에서 특수살인수사국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Russell Taylor 경정(LA 경찰청의 강력계 반장)은 자신이 차지하 리라고 생각했던 특수살인수사국 국장의 자리를 브렌다에게 뺏긴 까닭에 사사건건 불 합리한 시비를 걸고 초반에 등장한 Andy Flynn 경위는 원래 테일러 경정의 수하로 브 렌다를 일러바치는 역할 담당이었다. Ross 경위와도 같은 이유로 사이가 좋지 않다. 사건의 고소장을 작성하는 Martin Garnett 검사를 무능한 사람이라고 쏘아붙인 적도 있다. Tom Blanchard라는 LA 지역의 유명 변호사는 그나마 피의자를 변호한다는 이유 로 브렌다와 맞서는 거지만 능글능글하고 노련한 원수같은 사람이라는 점엔 변함이 없다. 드라마 초반에는 이 브렌다의 반대파들 덕에 국장이라는 지위에서 물러날 뻔한 적이 여러번 있었다.

그러나 수사능력 하나만은 탁월한 브렌다를 지켜봐주는 Will Pope 차장(과거 브렌다의 연인이었던 이혼전문 남)이나 FBI의 남자친구 Fritz Howard, 엄한 군인 출신아버지와 어머니, 자신의 능력 을 인정하고 사건 해결에 최선을 당하는 특별살인수사국의 부하직원들이 그녀를 '살려준다'. Closer로서의 최고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사건 해결 중간중간에 보여주는 브렌다의 이 '인간적인' 장면들이 이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켜주고 있다 . 'Thank you, thank you very much' 를 연발하는 그녀의 모습은 덕분에 아주 유쾌하기까지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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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LA 지역 만의 문화적인 문제, 경찰청 내의 민감한 문제들도 약간씩 다뤄지곤 하는데 경찰의 순직에 동요를 보이는 LA 경찰청 내의 사람들, 흑인의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테일러 경정, 흑인 여아의 성폭행과 살해에 대해서 감정적인 동요를 보이는 지식인 가브리엘 경사, 인간적으로 유들유들하지만 피의자의 심리를 재빠르게 간파하는 노년의 프로벤자, 자신 역시 이민한 유색인종으로서 LA갱단들에 정통한 산체스 경사, 동양인으로서 성공한 타오 경위 등등이 그 지역의 문제를 충분히 짐작가능하게 한다. LA는 실제 그런 문제들로 수십년 동안 시끄러운 지역이었던 까닭에 드라마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기 보다는 해당 배우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

LA의 지역의 문제를 아주 외면하 진 않으면서도 그런 문제에 편견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은 긍정적이다. 3시 즌의 Ruby 에피소드에서 보여줬던 가브리엘의 분노, 동양인 가이드의 살해를 둘러싼 타오의 찡그린 얼굴, LA 갱단 사건에서 분노하는 산체스 등은 LA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케빈베이컨의 부인으로 훨씬 유명했던 배우, Kyra Sedgwick은 뉴역 태생으로 집안에 정치계 법조계 인물들도 많 지만, 연예인이 많았다고 한다. 아주 어릴 때 아역으로 데뷰한 배우치고는(16살) 삐뚤 어지지 않게 착실한 조연 경력을 쌓았다. 금발의 미녀 역을 자주 맡곤 했으나 능력은 탁월했던 모양이다. 1988년 케빈 베이컨과 결혼한 이후 자녀 둘을 낳고 아직까지 무 사히 살고 있다. 실제로 The Closer라는 드라마의 몇편은 케빈 베이컨이 감독으로서 활약한 적도 있다고 하니 사이가 좋은 모양이다. 올해 43세인 키이라 세즈윅은 남자들의 세계인 LAPD에서 탁월한 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브렌다 리 존슨 역할에 전혀 무리가 없다.

12월 3일 3시즌의 특별 에피소드인 14, 15편의 에 피소드(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종결한 클로저는 이제 내년 여름 시 즌을 기다려야할 것 같다. 범죄자의 개인적인 측면과 법집행자의 마인드를 자극한 이 번 에피소드는 지난번 2시즌의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처럼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브렌다의 가족과 형사들을 끌어들여 크리스마스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충분히 사랑스러운 브렌다는 사고뭉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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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렌다 리 존슨 (Kyra Sedgwick) : LAPD 특별살인수사국의 국장이다. 한번 이혼한 경력이 있는 싱글여성으로 워싱턴에서 CIA와 워싱턴 경찰국에서 일하고 아틀란타 경찰청에서도 일한적이 있다. 금발에 적당한 체격, 하늘하늘한 원피스에 서류가 들 어가는 아주 큰 가방을 가지고 다니며 하이힐을 즐겨신는 예쁜 외모지만 항상 붉은 립스틱을 바르는 입이 약간 크다. 히스테릭하지만 정확하고 단호한 성격이다. 시체를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할 일을 하면서도 설탕 중독증의 귀여운 부분도 있다 . 낙하산 인사로 미움받았었지만 능력으로 부하들에게 신임받고 인정받은 여자.

▶ 포프 차장 (J. K. Simmons) : LAPD의 차장 역할을 맡고 있는 브렌다의 상관이다. LAPD로 브렌다를 끌어들인 장본인이지만 테일러 경정을 진정시키지 못해서 브렌다를 위기에 처하게 한다. 알고 보면 개인적으로 브렌다를 곤란하게 할 만한 경력도 가진 당사자. 그러나 항상 브렌다가 일으킨 사건을 해결해주는 입장이다 .

▶ 데이비드 가브리엘 경사 (Corey Reynolds) : 잘생긴 젊은 흑인으로 경찰로서는 승진이 빠른 편이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같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테일러 경정은 그를 편애한 듯 하다. 행정학 석사를 취득한 영리한 면도 있고 명품 양복을 즐겨입는 멋쟁 이 기질도 있다. 부하직원으로서는 노련하게 브렌다와 테일러 두 사람의 비위를 잘 맞추기도 하고 알게 모르게 중재를 하기도 한다. 브렌다의 능력이 탁월해서 진심으로 따르고 잘 보좌하게 된다. 초짜 경찰처럼 브렌다에게 가르침을 받기도 하는 후계자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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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벤자 경위(G. W. Bailey) : 나이든 형사로서 경험도 많고 기억하지 못하 는 예전 사건도 많은 사람이지만 피의자를 간파하는 능력이 놀랍다. 동정이 가는 피 해자나 동료직원에게는 인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주 이혼을 해서 빈털터리라고 한다. 지금도 싱글인 상태로 여성들에게 친절하지만 브렌다의 말투를 흉내내서 드라마의 코믹한 부분을 최대한 끌어내는 사람이다. 프로벤자와 플린이 사고친 에피소드는 클로 저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로 웃긴다는 평 .

▶ 테일러 경정 (Robert Gossett) : 브렌다가 국장으로 테일러 보다는 직위가 위지 만 경찰의 계급 체계로는 거의 동등한 계급이다. 브렌다가 특별살인수사국의 국장으 로 오게된 것을 알고 포프에게 길길이 날뛰었지만 직위의 문제로 드러내놓고 항의하기 는 힘들다. 사소한 꼬투리나 방해로 브렌다를 어렵게 하려고 하지만 그조차 쉽지는 않다. 악의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전형적인 경찰의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흑인 문제가 관여된 에피소드에서는 브렌다에게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브렌다가 능력이 탁월해질수록 테일러 경정은 점점 더 순해진다. LAPD 강력반 담당으로 LA 지 역의 갱 수사에는 전문가이다.

▶ 앤디 플린 경위 (Anthony Denison) : 이 재미있는 사람은 초반에 상당히 능글거리는 테일러 경정의 부하로 등장했다. 브렌다를 도와주러 파견된 것이 공식적인 목적이었 지만 테일러 경정의 사주를 받고 왔던 경위. 지금은 브렌다에게 둘도 없는 부하직원으 로 말을 아주 잘 듣는다. 프로벤자 경위와 투닥거리긴 하지만 싱글이라는 이유로 둘 이 친구처럼 잘 어울려서 사고를 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서도 두 사람은 사고뭉치. 브렌다의 능력을 신임한다 .

▶ 마이클 타오 경위 (Michael Paul Chan) : 중국계 이민 3세로 부인은 일본인이다. 자료 조사 능력이 탁월해서 현장 지원보다는 사건 기록이나 인터넷 데이터를 모으고 의학 도 복수전공한 까닭에 시체 검시 등의 영역을 자주 맡는다. 다른 부서의 담당자들을 다루는 요령도 좋다.

▶ 산체스 형사(Raymond Cruz) : 불법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LA 갱단이 넘치는 지역에서 자랐다. LA 갱 정보에 능통하고 이민자들의 정서나 언어에도 능숙한 사람이다. LA 지역의 문화적인 난관을 잘 보여 주는 형사. 몇몇 에피소드에서 직장 동료인 여자 형사를 성희롱하기도 하지만 악의는 없어보인다. 불법이민자에 관한 에피소드에서는 갱을 다루듯이 능숙하게 겁을 줘서 자백하기도 하고 그들의 악행에 분노한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 .

▶ 아이린 다니엘 형사 (Gina Ravera) : 젊은 흑인으로 가브리엘의 구애를 자주 받는다. 유 일한 여자 형사이지만 여자로서의 에피소드는 전혀 없다. 가브리엘과 브렌다가 의사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거의 나서는 법이 없음 .

▶ 프리츠 하워드 요원 (Jon Tenney) : 다정하고 친절한 브렌다의 친구였다. 브렌다가 LA로 옮겨온 이후엔 FBI의 능력을 발휘해서 브렌다에게 도움을 준다. 그녀를 몹시 좋아하 지만 일 밖에 모르는 사람인 까닭으로 가끔 순위가 제껴진다. 포프 차장과 브렌다의 과거도 잘 알고 있지만 되도록 언급하지 않는다. 브렌다의 개인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셈. 가끔 브렌다와 동조수사를 하기도 한다 .

▶ 버즈 (Phillip P. Keene) : 자 료 기록 담당으로 심문실의 데이터를 기록하기도 하는 역할. 경찰이 수사를 시작할 때 는 반드시 자료를 기록해서 법정 자료로 채택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게 경찰의 관행이 다. 항상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당연히 대사가 별로 없다. 의붓아버지 덕분에 스페인 어를 알아듣는다.


Taken - 스필버그의 끝나지 않은 꿈

DRAMA 2007. 12. 5. 02:27


우주인, 외계인, 또는 V라는 드라마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문자들이라는 표현까지. 지구인들이 만나는 지구 밖에서 태어난 존재들(ET:The Extra-Terrestrial)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의문들. UFO라는 진부한 표현이 이젠 절대 낯설지 않은 지구인들은 수없이 많은 SF시리즈와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창작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영화와 애니메이션 드라마들을 만들어냈으며 그 선두에 선 사람들 중 하나가 그 유명한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이다.


큰 눈에 톡 튀어나온 배, 그리고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이 빛나는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돌아간다는 내용의 영화, ET를 만든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ET라는 영화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당시 80년대 초반의 우리 나라 실정을 생각하면 84년 개봉한 ET의 흥행 성공은 가히 기록적이다) SF 영화 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되었다.(물론 쉰들러리스트라던지, 라이언 일병 구하기, 밴드오브 브라더스 등으로 전쟁영화에서도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말 그대로 천재감독 비슷한 인물 아닐까?)

제목으로 사용된 'TAKEN'이란 단어는 잘 알다시피 Take라는 동사의 과거분사이고 take라는 단어 만큼이나 많은 뜻을 가지고 있다. 연인들 사이에서 '임자있다'는 뜻으로 씌이기도 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알테고, 납치나 감금 또는 어떤 대상에 매료되 버리는 것까지 폭넓게 의미할 수 있는 단어이다. 극 중의 분위기로 인해 한국어로 가장 적절한 해석은 '납치'에 가깝다고 생각이 되지만, 외계인들이나 미지의 존재에 푹 빠져버린 그들에게 인생을 빼앗기고 저당잡힌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take라는 동사의 원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납치 만을 뜻하고 싶었다고 하기엔, 선택할 수 있는 단어의 폭이 넓지 않았을까?

10개의 에피소드 마다 각각 다른 10명의 감독, 그것도 SF드라마 시리즈에서는 뺴놓을 수 없는 드라마인 배틀스타 갈락티카나 파이어플라이들을 제작한 경력이 있는 유명 감독들 10명을 지휘하여,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제작자가 만든 드라마가 이 Take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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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그리고 지구인들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그 외계인에 대한 상상 속의 모습을 ET는 잘 보여주고 있고(제목 조차 지구 밖의 생명체라는 독특한 제목) 솔직히, ET의 감독, 스필버그의 아이디어가 독특하고 상업적이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외계인의 외모에 대한 ET 속의 아이디어가 독창적이었다고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

ET 에서 묘사한 외계인은 외계인 이야기에 정통한 사람들, UFO를 믿는 사람들이라고 분류되는 많은 세계인들이 주목했던 1947년의 로스웰 사건과 그 비디오에서 묘사한 외계인의 모습을 닮아 있기 때문이다. 눈동자 조차 보이지 않는 커다란 눈, 그리고 툭 튀어나온 배에 작은 몸. 그 비디오의 진위 여부는 처치하고서라도 그 모습은 정보를 접한 사람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 로스웰 마을을 소재로 2001년까지 장기 연재된 드라마까지 있다 Roswell.)

물론 로스웰 사건 자체는 그 때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그 비디오가 전부가 아니다. 비행선이 추락했고 마을 농부, 미 육군 또는 주변 사람들이 비행선의 물체를 습득했다는 등의 증언이 여러건 언론에 발표되곤 했으나, 미군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고, 사람들은 미군이 (우주선으로 추정되는) 그 비행물체를 숨겼다고 믿었다. 최근엔 개발 중인 스텔스기가 추락했던 걸 숨긴거라고 발표했고 비디오도 조작이라고 (누군가) 발표했다고 한다. 어떤 말이 진실인지는 물론 알 길이 없다. 중요한 건 그것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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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n이라는 드라마 속에서 잠시 기록한 대로 사람들이 비슷비슷한 외계인과의 조우 기억을 가지고, 비슷비슷한 우주선의 모습을 묘사하는 까닭은 남들의 이야기를 읽고 상상한 까닭이기도 하고 존재를 믿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하지만, 단지 그렇다고만 하기엔 너무 수상한 이 이야기들을 대상으로 이미 다수의 작품들이 발표되었다. 스필버그는 그 미스터리한 스토리들을 기초로 지구인과 친구가 되는 E.T를 생각해냈던 것이다. 그리고 Taken에서 그 상상을 다시 차곡차곡 풀어내고 있다.

자 다시 Taken의 세계로 돌아와보자. E.T.에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던 초능력을 가졌던 친근한 우주인. 이 때 당시 스필버그가 바라는 우주인의 모습은 아마도 어느 영화에서 사용한 단어처럼 지구인과 Contact하고 의사소통하는 존재, 초능력을 가진 미지의 우주인이었던 듯 하다. 물론 우주인들은 톰 크루즈가 주연한 '우주 전쟁(War of the Worlds , 2005)'에서처럼 무차별적으로 지구를 공격하지도 않았고(이 영화는 원작 소설이 따로 있다), 지구인들을 학살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그냥 지구를 방문한 우호적인 외계인일 뿐이었다는 사실은 지구인들을 몹시 들뜨게 만드는 가설이고, 항상 그렇게 믿고 싶은 부분이다. 탐 크루즈의 고난은 겪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나 Taken의 초반부는 그 즐거운 상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 그래서 몹시 지루하고 우울하다.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지구인들을 납치하는 외계인들은 무례하고 무자비하고, 그 고통을 겪는 지구인들의 삶은 피폐하고 우울하다. 그리고 그들은 명확한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은 까닭에 납치된 동안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 지 못하고, 사람들은 자신을 정신착란증 환자 내지는 사회부적응자 정도로 여긴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까지 아무도 그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지 않을 것이고, 믿어준다고 한들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지금도 믿지 않을 사람이 더 많겠지만, 그리고 증거라는 것이 선명하다고 한들 아무거나 믿을 수 없는 시절이지만 그들이 겪는 심적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Taken은 외계인과 UFO에 대한 상상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우리들, 시청자들에게는 익숙치 않지만, 실제 '그들'과 만났을 사람들은 한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들을 몇가지 '기록된' 미스터리들과 연결해서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공군에서 로스웰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을까에 대한 상상. 외계인들을 만난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을까에 대한 상상. 외계인들은 왜 사람들을 데려가서 연구만 하고 만나기만 할 뿐 다른 침략이나 의사소통의 방법을  선택하지 않는 것일까에 대한 상상까지. 거의 다른 드라마 2시즌에 해당하는 분량(전체 850분 정도)으로 이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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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Taken은 1994년생 다코타 패닝(Dakota Fanning)의 수련 과정 중 하나이기도 하다. 5살 쯤 티브이 드라마에 출연하여 천재적인 소녀 배우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 다코타 패닝은 2002년도에 방영된 Taken에서 Allison Clarke이라는 역할을 맡았다.
 
Taken은 대개의 모든 배우들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드라마 형식으로 인해, 단역처럼 지나가는 역을 맡았지만 다코타 패닝 만은 전 에피소드에 걸쳐서 나레이션을 맡았고 실질적인 이 드라마의 주인공 역할을 했다. 9살 짜리 주인공 앨리슨(앨리)역을 맡았던 다코타는 2005년 비슷한 소재의 우주전쟁이라는 영화에서는 좀 더 천재적인 아역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였고 현재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 재밌는 점은 'I am Sam'이라는 영화에서 다코타 패닝의 아역을 Elle Fanning이 맡았듯이 이 영화에서도 다코타 패닝의 3살 아역을 엘르 패닝이 맡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의 이미지에서 보듯 정말 닮은 이 두 아이는 당연히 동일 인물이 아니다. 다른 티브이 드라마 배우들처럼 이들 역시 자매 스타 배우로서의 길을 걸을 것 같다. 다코타 보다 4살 어린, 엘르 패닝의 성장 드라마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자신을 꼭 닮은 아역을 자신의 동생이 해준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지만 곧 라이벌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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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상상하던 UFO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스포일러에 해당하겠지만 이 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이고, 40-50년 속 긴 세월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자연스럽다는 점도 탁월한 점 중 하나이다. 초반의 지루함을 넘기고 나면 매우 흥미진진한 SF 드라마가 될 것이다(물론 한편의 길이다 85분이라는 점도 굉장하지만).

이 길고 긴 드라마의 전체 이야기를 풀어가는 열쇠는 다코타 패닝에게 있다. 위에서 설명했듯 다소 지루한 초반부의 에피소드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Russell Keys의 망가진 인생, Sally Clarke의 기묘한 체험과 외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로스웰 사건의 책임자가 되는 Owen Crawford의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다. 외계인과 만나서 자신의 모든 것을 잃는 사람들, 외계인으로 인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50년에 걸쳐 그려나가는 이 이야기는 그래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의 스토리 흐름을 보여주는 가족들 간의 관계도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굳이 보고 싶다면 말리지 않는다. 등장인물 전체의 가계도 보기
 

사라 코너 연대기 - Terminator:The Sarah Connor Chronicles

DRAMA 2007. 11. 30. 14:17


주지사님은 특별출연 안하시나?
'사라 코너 연대기'라는 이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지인들끼리, 우스개소리로 나눈 이야기이다. 정치권에 진출한 배우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꽤 많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아무래도 Terminator 세 개 시리즈에서 열연한, 기계인간 역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할 듯 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존 코너와 사라 코너 모자를 끝장내고 돌아가리라는 버전으로 열연한 적도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사라 코너와 존 코너를 지키겠다는 역으로 출연한 적도 있다. 어쨌든 그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기계인간이었다.

사라 코너 연대기에는 그 아놀드의 기계인간 대신 날씬하고 어리고 영민한 여자아이 기계인간(서머 글로우)이 등장한다. 사라 코너와 존 코너 모자를 지키는 그녀가 상대할 기계인간은 아놀드는 아니지만(개인적으로 그들을 아놀드 짝퉁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덩치가 크고 무지막지한 로봇 모델이다. 그리고 존코너는 아직 질질 짜는 나이의 15살 어린 아이이고, 그녀의 어머니는 사랑이나 삶을 포기하기엔, 너무나 젊은 33살의 미혼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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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으로 진출한 출연자가 드라마에 틀별출연하는 일이 발생할 지 하지 않을 지 글쎄 그 부분이야 장담할 수 없지만(아마 룰에 의하면 절대 불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사라 코너와 존 코너 모자의 생사를 두고, 기계인간들이 전투를 벌이는 드라마는 내년부터 방영될 예정이다. Terminator:The Sarah Connor Chronicles. 아놀드는 출연하지 않고, 사라 코너와 존 코너의 배역도 물론 바뀌었다. 1947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론 환갑인 아놀드씨가 이제 모든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출연하는 기록을 세우지 못하게 됐다는 점이 아쉽다.(그 나이엔 정치에 매달리는 게 정상일 지도)

1984년에 최초로 제작된 'The Terminator' 시리즈는 1991년에 'Terminator 2: Judgment Day'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적이 있고, 1996년에는 'T2 3-D: Battle Across Time'라는 제목으로 재탄생했다. 그리고 여성형 터미네이터가 등장한 2003년의 'Terminator 3: Rise of the Machines'을 마지막으로 그 시리즈의 잠정적인 완결을 선언한 셈이다.(그 다음 버전이 제작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미 전쟁은 발발한 다음이니 사라 코너는 등장하지 않고, 존 코너도 확실히 변신해버린, 전혀 다른 스토리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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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유명 감독이 각본을 만들고 감독한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4편이 제작된 것으로 기억한다. 23년이라는 시간의 차이가 있으니 상황도 많이 달라졌다. 사실 전자주민증이나 전자팔찌가 도입된다는 2007년에 신분증도 없이 무조건 다 부수고 도망다니고, 숨어다니는 모자에 관한 이야기가 가능할 지 나도 의문이다.

아놀드의 대표작으로 각인된 만큼 나머지 출연진들의 이야기도 각양각색이다.
꽤 괜찮은 캐릭터였던 시리즈 1의 마이클 빈(존 코너의 부하이자 존 코너의 아버지)은 그 뒤로 유명한 출연작이 없는 편이고, 당시 18세의 하이틴 역, 존 코너의 엄마 역을 맡았던 린다 해밀턴은 미인이었지만(성숙한 외모로 보아18살은 무리라고 생각되지만 드라마 속 1999년의 사라 코너의 나이가 33세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니 18살으로 계산된다) 그 근육질 이미지를 벗어나기 힘들었다. 1991년판 이후 여전사로 활약한 뒤에는 완전히 전사형 이미지로 굳어진 듯 하다. 당시 전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았던 에드워드 펄롱은 갑작스런 성공의 뒷 여파로 마약 중독이나 갖은 시련에 시달렸지만 최근 종종 드라마에 출연 중이라고 한다. 2003년 시리즈에 클레어 데인즈라는 미래의 부인과 함께 출연한 존 코너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발상이나 모티브 자체가 아주 기발한, 이 모든 시리즈는 당연히 연계가 되어 있는데, 첫 시리즈에서 존 코너의 탄생과 터미네이터의 존재를 알렸다면, 2번째와 3번째 시리즈에서는 엄마가 여전사가 되어야했고, 같은 편 터미네이터도 등장했다(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가 가장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기억이 맞다면 이 시리즈에서 스카이넷의 원인이 되는 과학자 한명이 죽고, 그 시스템이 파괴되었을 것이다. 마지막 시리즈인 4번째 시리즈에서는 사라 코너는 죽은 것으로 처리되고 도망다니기 위해 거의 부랑자급의 인생을 살게된 빈약한 존 코너가 핵전쟁을 목격하고 같은 팀을 모으게 된다.

사라 코너 연대기는 이 2, 3번째 시리즈 이후 시기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이다. 그래서 아놀드 짝퉁 모양새의 기계인간들이 2번째 3번째 시리즈에서처럼 이 모자를 죽이기 위해 나타난다. 영화 상의 설정에 의해서 1999년, 존 코너는 아직 15살로 학교에 다닐 나이이고, 사라 코너는 33살이라 애인도 사귀곤 하는 나이이다. 애인을 버리고 모든 걸 버리고 도망다니는 삶을 살고 있는 점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보다 드라마의 운영을 쉽게 하기 위해서였는지 드라마 상의 설정은 조금 편리하게 바뀔 예정이다. 터미네이터들과의 전쟁 보다는 예민한 그들의 삶과 그들의 뒤를 쫓는 연인들, 경찰들, 비밀 기관들 사이의 갈등이 주된 내용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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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코너 역을 맡은 배우, Lena Headey는 '300'이라는 영화에서 여왕 역을 맡은 적이 있는 73년생의 미인이다. 강인하면서도 개인적인 아픔을 지닌, 그리고 기계인간에게 '아직은 내 아들은 내가 지킨다'라고 이야기하는 절박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존 코너역의 Thomas Dekker는 1987년생으로 15살 아이의 역을 하고 있는데 에드워드 펄롱이 다시 어려진듯 몹시 귀여운 외모를 지닌 연약한 하이틴 역에 어울린다. 그 모자를 지켜주고 돌봐주는 기계인간으로 출연할, Summer Glau가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동안이다. 존 코너를 죽이려는 기계인간을 거칠게 차로 치고, '살고 싶으면 나를 따라오라'고 무표정하게 말하는 서머 글로우는 파이어플라이 만큼이나 천재적이고 특이한 역할을 하게 된다. 여전히 자주 벗고, 코믹한 신이 많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비밀을 가진, 그들의 뒤를 쫓는 FBI의 요원 James Ellison 역의  Richard T. Jones 역시 같은 출연진으로 빠지지 않고 합류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그리고 미래의 원흉이 될 스카이넷의 비밀을 파헤치고 파괴하기 위하여 엉뚱하고 미스터리한 모험을 계속하게 될 예정이다. 방영 예정일은 수정되어 2008년 1월 14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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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이 드라마는 아직 정식 방영 전이지만 유출본이 벌써 유포되어 1편의 파일럿을 관심있는 팬들은 모두 시청한 상태이다. 그 곳의 관행을 잘은 모르지만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몇단계에서 아이디어 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시기가 있고, 파일럿을 제작해서 투자를 결정하는 시기가 있고 이미 투자가 결정된 상태에서도 인기를 끌기 위해 여러 미끼를 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개의 인기 드라마들은 파일롯 방영 이전에 이미 유출본이 방영되서 인기를 끌거나 관심을 모으는 경우가 많다 - 즉 투자를 안할 수가 없게 만든다는 거다. 유출본은 고의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이 대세이다. )

Battlestar Galactica:Razor - 시즌 4의 시작을 기다리며

DRAMA 2007. 11. 27. 18:36


미국 드라마는 보통 시즌제로 제작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드라마 한 시즌의 방영이 끝나고 나면 대개 1년을 기다려 다음 시즌을 시청하게 된다. 그래서 The Closer같은 경우는 캘리포니아 지방에서 촬영한, 여름 시즌 드라마로 유명하고, HOUSE 같은 드라마는 가을 시즌 드라마로 유명하다. Battlestar Galactica의 경우엔 2-4월 사이에 방영되는 초봄 시즌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혹은 1월에도 방송이 된다, 4시즌은 4월 방송으로 확정난 모양이다).

우리야 남의 나라 드라마를 몰아서 한꺼번에 보는 입장이니, 이 드라마 저 드라마 골라볼 수도 있고(전 미국의 드라마를 다 시청할 수야 없는 노릇 아닌가) 쟝르도 골라서 시청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시청이 제한된 미국의 경우엔 1년이라는 기다림이 한국인 보다도 더 지루하고 답답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시즌 오픈하기 전, 팬서비스 차원에서 마련되는 것이 TV 무비 내지는 특별 에피소드이다. The Closer같은 경우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용도로 1-2에피 정도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올해도 제작 확정인 듯 하다).

 Battlestar Galactica의 경우엔 웹상에서 진행되는  Webpisode나 지난 줄거리 같은 걸 내놓곤 했었는데 올해는 2시즌 12에피소드에서 사망한 케인 제독의 인기가 탁월했던 까닭으로(Battlestar Pegasus의 함장으로 빌리 아다마 함장 보다 높은 지위인 제독이었다. 페가수스 호는 리 아다마가 날려먹어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Battlestar Pegasus를 주제로 한 TV 영화와 사일런의 숨겨진 무기 Razor를 주제로 한 7개의 Webpisode를 웹상에서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8주 간에 걸친, 7개의 웹피소드와 Razor의 방송은 지난 11월 24일에 종료되었고 Battlestar Galactica는 앞으로 20여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질 마지막 4시즌 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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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특별 편성된 티브이 영화인 Battlestar Galactica: Razor는 웹피소드 7편과 더불어 이미 사라진 페가수스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특이하게도 41년전의 1차 사일런 전쟁의 에피소드를 묘사하고 있다. 그 까닭에 1978 Battlestar Galactica 에서나 볼 수 있던 구형 레이더(사일런들의 전투기를 말한다), 구형 사일런 센츄리온(흔히 알고 있는 기계인간이다), 그리고 바이퍼(인류의 전함이 이용하는 전투기이다)들을 볼 수 있다.

2003년에 리메이크로 제작된 배틀스타 갈락티카는 1978년도에 제작된 아이템과 모티브를 그대로 가져오긴 했으나 몇가지 부분에서 변화를 주었다. 사일런을 파충류 인류가 만들었다는 부분을 인류가 개발한 기계가 모태였다던지 하는 것으로 바꾸고, 센츄리온들과 레이더, 그리고 모선의 형태를 모던한 모양으로 바꾸어 버렸다(레이더는 유기체와 결합된 학습 가능한 형태의 전투기가 됐고, 센츄리온들은 완전히 날렵해서 움직이기 편해진 기계인간이 됐다 모선 역시 유기체 사일런을 생산하고 생활하기 위해 형태가 날카로워졌다).

다만 배틀스타 갈락티카에서 사용하는 전투기 바이퍼는 몇가지 설정에 의해서 예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2차 사일런 전쟁에서 Battlestar Galactica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까닭은 구형 전함이었던 까닭으로 예전의 모양을 유지한다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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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tlestar Galactica는 SF 드라마로서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있다. 12개의 행성에 자리를 잡고 풍요롭게 살던 인간은, 인간의 오만으로 기계를 발명했고, 그 기계들을 과신해서 기계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그 반란으로 다수의 목숨을 잃었고, 그 40년 후에는 거의 모든 인류는 멸망하고 단지 5만의 인간 만이 살아남아 있을 지도 없을 지도 모르는 13번째 행성 지구를 찾아나간다.

그러나 인간적인 감정과 임신 기능 이외에는 모두 완벽한 사일런에 비해서 나약한 인간은 항상 사고(?)를 치고 서로를 의심하며 갈등하고 다툰다. 드라마는 과연 인간이 살아갈 가치는 있는걸까? 차라리 이대로 모두 멸종해 버리는 게 나은 건 아닐까? 하는 철학적 질문들을 끊임 없이 던져준다. 그리고 사일런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니키와 헤라의 존재를 통해 모든 인류를 대신한 신인류의 탄생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Battlestar Galactica : Razor에서는 이 본편의 이야기들이 직접적으로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특별 편성된 TV 무비 답게 본편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케인제독의 에피소드를 확대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녀가 어떻게 다른 비행선들을 장악해서 페가수스에 통합시켰는지 또는 어떻게 Razor와 빌리 아마다가 관련이 있었는 지 같은 이야기들. 혹은 사일련의 비밀 같은 것들이 아주 조금씩 다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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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름이 없이 항상 넘버 식스라는 사일론 모델 넘버 내지는 카프리카 식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멋진 모델, Tricia Helfer 역시 이번에는 지나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등장할 때 마다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녀가 놀라울 따름이다. 본편의 주인공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주연은 Michelle Forbes(케인 제독)인 까닭에 그렇게 자주 얼굴을 볼 수는 없다. 드라마에서 봤던 길이 이상은 아닐 것이다.

빌리 아다마, 즉 아다마 제독의 젊은 시절 역할은 Nico Cortez라는 배우가 맡아서 열연하고 있는데 리 아다마 역의 제이미 바버와 매우 흡사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예전에 예상했던 내용이 그대로 펼쳐지고 있는 건 확실할 터이고, 케인 제독의 숨은 사연 역시 팬들이라면 잘 알고 있는 사연일 수도 있다. 스핀오프처럼 시선을 달리했을 뿐. 다만 그 케인 제독의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한편의 드라마 무비가 될 것이다.

4시즌 20에피소드로 종료 예정인 배갈(배틀스타 갈락티카의 애칭)의 건투를 빌어본다.


Firefly - 거침없이 나르는 개똥벌레, 파이어 플라이

DRAMA 2007. 11. 27. 15:43


SF의 팬이라면 꼭 한번쯤 본다는 드라마, Firefly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었다. 조스 웨던과 FOX사의 불화로 인해 추가 제작이 힘들어졌다는 사실, 그리고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던 그 드라마 멤버들을 Firefly 안에서 볼 수가 없다는 사실은 몹시 아쉽게 다가왔었다. 그 팬들을 외면할 수가 없었던 조스 웨던은 유니버샬에서 Serenity(2005)를 제작하고 Firefly 시리즈의 완결을 선언했다고 한다. 추가 제작은 힘들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아는 팬들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애니메이션 명작 '카우보이 비밥'을 떠올리게 하는 이 드라마를 쉽게 잊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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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다시피 Firefly는 어딘가 수상한 손님들과 승무원들을 태우고 우주를 나르는 개똥벌레급 소형 우주선 'Serenity'의 이야기들이다. 나단 필리언을 비롯한 나머지 배우들은 미국 드라마에서도 잘 알려진 조연들이어서 이런 저런 드라마들에 출연 중이다. 캐나다 출신의 배우, Nathan Fillion은 2007년 위기의 주부들에서 Adam Mayfair이라는 역할로 6 에피소드에 출연했고, Drive나 Lost라는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아름다운 외모의 1969년생 배우 지나 토레스는 그 파워풀한 감각을 살려서 Standoff, Dirty Sexy Money, Alias, The Shield  등의 유명 드라마 출연진으로 최근까지 활약했고, 나머지 배우들도 그에 못지 않은 활발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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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따로 쓸 예정이지만, 사라코너 연대기라는 신작 미드의 파일럿이 발표되고 그 유출본과 광고 포스터들이 팬들을 끌어 당겼다. '사라코너 연대기(Terminator: The Sarah Connor Chronicles, 2008)'는 잘 알다시피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핀오프 시리즈로서 지구인의 레지스탕스 활동을 위해 살아남아야 하는 지구인들의 지도자 '존 코너(John Connor)'의 어머니 사라 코너의 이야기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 1, 2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Linda Hamilton을 대신해서 사라 코너 역을 맡은 배우는 Lena Headey라는 1973년생의 배우이다.

여기서 눈길을 끈 배우는 물론 그 사라코너 존 코너 모자가 아니다. 존 코너를 지키는 역할로 존 코너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그 둘에게 위기가 닥치자 따라 오라고 명령하는 휴먼 형태의 터미네이터 'Cameron Phillips' 역할의 Summer Glau이다. 이 인상적이면서 선명한, 소녀같은 배우를 어떻게 잊는단 말인가? Firefly의 모든 비밀의 원인이 되는 River Tam 역할의 그녀이니 말이다. 춤추듯이 움직여서 적들을 물리치는 날렵하고 천재적인 캐릭터의 리버는 아직도 많은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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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영화 시리즈의 터미네이터들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외모가 기본형이었고, 시리즈 3의 무서운 터미네이터 모델(T-X)이 Kristanna Loken였다. 그러나 터미네이터의 티브이 시리즈인 사라코너 연대기에서 나오는 인간형 터미네이터는 Summer Glau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놀드가 그랬듯이 아마도 사라 코너와 존 코너를 보호하는 역할인 모양이다. 드라마의 제목이 터미네이터이고 보면 실질적인 주인공인 셈이다. Firefly의 천재적이고 사연많은, 그리고 날렵하고 영민한 소녀 역할이 어울리던 그녀와 이미지가 많이 겹치고 있다. 'The 4400'이나  'The Unit'등의 드라마에도 장기 출연했던 배우, 1981년생의 서머글로우가 가장 잘 나가는 Firefly 출연진이 되었다고나 할까.

한번 출연해서 히트한 드라마가 그 배우의 대표작이 되고 고정적인 이미지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1978 배틀스타 갈락티카에 출연했던 더크 베네딕트는 '스타벅' 이외의 역할은 할 수 없을 것 같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 리는 스칼렛 역할 이외에는 넌센스처럼 느껴지는 기분이 든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정확한 경향성은 아니지만 바람둥이 역할을 맡았던 배우는 다시 그 역을 맡을 가능성이 높고, SF 드라마에 출연했던 사람들은 그 역할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Summer Glau의 경우처럼 기계적인 천재성이 터미네이터로 거듭나기도 하는 것이고 나단 필리언은 항상 바람둥이 선장 역할을 해야할 것 같고, 지나 토레스는 언제나 총을 들고 다닐 것처럼 보인다는 뜻. Firefly 드라마 자체가 그렇게 선명한 캐릭터와 인상을 각인시켜 주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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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my love, take my land
Take me where I cannot stand
I don't care, I'm still free
You can't take the sky from me
Take me out to the black
Tell them I ain't comin' back
Burn the land and boil the sea
You can't take the sky from me
There's no place I can be
Since I found Serenity
But you can't take the sky from me...


Firefly의 오프닝 가사는 연방과의 독립 전쟁에서 지고난 후 작은 우주선 파이어플라이을 몰고 날아다니는 말콤 레이놀즈 선장의 될대로 되라(?) 심정을 잘 묘사하는 가사이다. 물론 이 적잖이 가벼워 보이는 잘생긴 주인공은 될대로 되라 정신으로 움직이는 거 같으면서도 할 일은 잘 하고 있다. 물론 그 낙천적인 성격탓에 미시즈 레이놀즈가 벌이는 사기 행각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부디 부탁이니. 앞으로 드라마 연재가 더 계속된다는 말이나 들려주면 좋겠다.
(Life에는 미시즈 레이놀즈 역의 배우가, Dirty Sexy Money에는 조이 역의 배우가 출연한다던데 다 모이는 날은 언제쯤이 될까나..)

이미지 출처 :
http://crazyabouttv.com/Images/firefly.jpg
http://www.foxhome.com/firefly/


Samantha who - 사만다는 어떤 여자?

DRAMA 2007. 11. 22. 04:31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설명될까?
나의 지인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때 여러 가지 수식어가 따라 붙곤 한다. 그리고 특별하고 독특한 경우가 아닌 이상, 일반적인 사람의 심리는, 긍정적인 수식어로 소개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할 것이다. '나에게 나쁜 짓을 한 친구'라는 식으로 묘사되고 싶은 사람은 없지 않을까?  '금발의 멋진 외모를 가진 아가씨'라는 말은 물론 훌륭한 칭찬이긴 하지만, 그것 말고도 다른 수식어를 가진, '좋은 사람'이라고 소개되고 싶다면? 그런데 지금까지 내가 저질러온 일들은 그런 좋은 말을 듣기엔 지나친데다 최악이기까지 하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의 떨어진 평판을 좋게 끌어올리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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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사고를 당해 8주 간 코마 상태에 빠져 있다가 깨어난 주인공 Samantha(애칭 샘)는 다른 모든 일상의 상식들은 제대로 기억하지만, 자신이 벌여놓은 일이나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퇴행성 기억상실증(Retrograde amnesia)' 증세를 보이게 된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과거의 일을 전혀 기억 못하는 그녀에게 'Samantha who?' 그러니까 '사만다는 어떤 여자인가' 라는 문제는 상당히 중요하게 다가와 버린다.

그녀를 찾아준 유일한 친구는 상당히 뚱뚱한 외모의 낙천적인 성격이 지나친 독특한 여자 한명 뿐이고, 어머니는 자신이 코마에 빠져 'the pina colada'이나 듣고 있을 동안, '도전 신데렐라(한국식으로 하면 러브하우스같은 것)'에 신청할 사연을 비디오로 찍고 있다. 우리 딸이 코마인데 어떻게 안되겠냐라는 식의 비디오를 찍은 엄마가, 딸의 의식 회복을 그리 환영했을 리는 만무하다. 더군다나 친구들은 아무도 그동안 찾아오지 않았다.

퇴원하는 날은 도대체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집을 나와 남자친구와 동거한 지는 제법 됐지만 기억도 나지 않는 생판 남이랑 살 수는 없는데, 되도록 남자 친구의 집으로 보냈으면 하는 부모도 황당하고, 그리 환영하는 것 같지 않은 남자 친구도 뜨악하다. 일단 집으로 가긴 했는데, 얼굴도 모르는 웬 날나리 친구가 나타나서 '너는 부모랑 2년 동안 말도 안 했잖니?'라고 한다. 짐싸서 남자친구에게 돌아와보니 Samantha 자신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상태가 안 좋은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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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5일 월요일 9시(나름대로 황금 시간대)에 ABC 방송국에서 첫방송된 후, 현재 22 에피소드까지 예정된 1시즌은 작가 파업으로 인해 진행에 차질이 생길 지도 모르지만, 3시즌까지 정상적으로 주문을 받았다는 'Samantha Who'는 시트콤이 아닌 로맨틱 코미디 물로 미국 현지에서 꽤나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멀쩡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금발의 미인 사만다, 크리스타나 애플게이트는 ABC 방송국의 시청률을 상승시키는 이번 미드 시즌의 화려한 주인공으로 등극한 셈이다.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일 지도 전혀 알 수 없을 만큼 독특하지만, 과거에 어떤 일을 벌였는지 조차 상상이 불가능한 그녀가 벌인 일들은 과연 무얼까? 그녀는 왜 그런 사람으로 살았던 것일까?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한 사람 있을 때 마다 다행으로 알고 기뻐해야 하는 사만다는 앞으로 어떤 로맨스를 벌이게 될 지 궁금하다.

사실  이 드라마는 한국 만화가 '이상은'의 '애인발견' 스토리와 매우 유사하다. 여고생이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증에서 깨어 보니 자신은 남의 약점이나 캐고 다니고 그 약점을 협박해서 이익을 얻어내는 못된 여자였다는 그런 설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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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na Applegate(Samantha) : 퇴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금발의 미인. 자신의 직업, 성격, 과거, 애인 부모에 대해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친절히 말해주는 사람도 없고, 말해준다고 해도 대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상한 과거 뿐이다. 자신의 정체성(?)과 과거를 찾기 위해서 노력 중인 아가씨.

▶ Jennifer Esposito(Andrea) : 안드레아는 사만다가 퇴원해서 집에 돌아오는 날 집에서 그녀를 기다려주지만, 코마로 입원 중엔 병원에는 찾아오지 않았다. 제일 친구라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 하지만 아무래도 나쁜 짓 만 부추기는 여인 같은 분위기. 엄마와 대화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안드레아가 말해준 것이고, 사만다가 저지른 나쁜 짓을 가장 잘 아는 듯 하다.

▶ Kevin Dunn(Howard) : 사만다의 아버지. 약간 둔한 면이 있는 전형적인 아버지 같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만다에게 이것 저것 알려주려 노력도 하지만, 대개는 사만다의 적응력이 훨씬 빠르다. 아내하고도 몹시 잘 지낸다. 대개의 경우 낙천적이고 특별히 문제를 만들지 않는다.

▶ Melissa McCarthy(Dena) : 눈에 잘 띄일 만큼 매우 덩치가 크고 낙천적인 사만다의 친구. 7학년 때까지 사만다와 가장 친했던 친구라고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사만다가 자신과의 약속을 어겼다고 한다. 착하고 어린 사만다를 기억하고 있는 친구로 긍정적인 면들을 부추켜주기도 한다. 그러나 사만다의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우선 순위가 자꾸 밀린다.

▶ Jean Smart(Regina) : 사만다의 어머니. 금발에 화려한 외모, 집안 개조를 좋아하는 성격 등은 사만다와 많이 닮은 듯 하다. 그러나 코마 상태의 딸을 상대로 '도전 신데렐라' 출전 비디오를 찍고, 네가 일어나는 바람에 출연은 물거품이 됐다고 말할 정도로 엉뚱한 구석도 있다. 남자친구와 키스라도 해서 기억을 되살려 보라고 한다.

▶ Tim Russ(Frank) : 사만다와 사만다의 남자친구가 동거하는 아파트 현관을 지키는 도어맨이다. 사만다가 기억상실하기 이전에 자주 봤을테지만, 사만다는 물론 전혀 모른다. 사만다가 가끔 말을 걸고 대화를 해보는 친구.

▶ Barry Watson(Todd) : 사만다의 착하고 성실하고, 멋진 남자친구이다. 어쩌다 사만다와 사귀게 됐는지는 사만다도 모르지만, 뭔가 모르게 사만다와의 사이에 비밀이 있다. 굴곡많은 사만다의 첫 등장에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지만, 근본적으로 악하지 않다. 사만다와 러브라인을 이룰 거 같은 주요 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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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www.tvguide.com/tvshows/samantha/photos/287958/1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 원행에 얽힌 미스터리

DRAMA 2007. 11. 21.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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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별곡', '이산'을 이어 집중조명되고 있는 조선의 왕. '정조'
그가 시도한 여러 행적들이 세인의 관심을 얻고, 또 여러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까닭인지 '장희빈'같은 여인 사극 만 영원히 만들 것 같던 티브이가 '이산 정조'를 테마로 잡고 있다.  채널 CGV가 제작해서 주말 마다 방송하는,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역시 그런 드라마 중 하나이다. 개혁을 꿈꾸고 나라를 바꾸고자 했으나 음모에 의해 실패한, 비극적인 왕이라는 설정이다.
 
화면을 가득 채울 듯한 카리스마로 연기하는 배우, 김상중의 주연으로 진행되는 이 케이블 티브이의 (영화같은) 드라마는, 김상중의 연기력과 정애리의 알듯 말듯한 의중, 그리고 아직 연기력 검증이 되지 않은 신인들의 구성으로 드라마를 이끌어 나간다.
 
실제의 정조 임금의 업적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많지 않지만, 개인적인 삶의 굴곡이 큰 사람이었다는 것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에게 죽음을 명받은, 사도세자의 비극 없이는 절대 논할 수 없는 것이 정조 임금 아니던가. 그의 인생이 순탄치 않았으리라는 점은 충분히 상상 가능하다.
 
백과사전에 기록된 정조의 삶을 잠시 발췌하자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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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5년(영조 51) 12월 노병이 깊어진 국왕이 세손에게 대리청정을 명령하자 좌의정 홍인한(洪麟漢)이 이를 방해하여 조정이 한때 크게 긴장하였다. 홍인한은 세손의 외척으로 기대를 모을 위치였으나, 탐포하고 무지한 그를 세손이 비천하게 여겨 멀리하자, 이에 원한을 품고 화완옹주(和緩翁主)의 양자로서 어미와 함께 권세를 부리던 정후겸(鄭厚謙)에게 붙어 세손의 적당이 되었다.

그는 세손을 고립시키기 위해 시강원(侍講院)의 궁료 홍국영(洪國榮)·정민시(鄭民始) 등을 참소하기까지 했으나 세손이 이를 듣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세손이 대청(代聽)의 명을 받게 되었을 때는 이를 극력 반대하면서 대청을 명하는 왕의 하교를 받아쓰려는 승지를 몸으로 가로막기까지 했다.

1776년 3월 영조의 승하로 왕위에 오른 정조는 곧 왕비를 왕대비로 올리면서 어머니 혜빈(惠嬪)을 혜경궁으로 높이는 한편, 영조의 유지에 따라 효장세자도 진종(眞宗)대왕으로 추숭하고, 효장묘도 영릉(永陵)으로 격을 높였다. 그 다음에 생부의 존호도 장헌세자로 높이고, 묘소도 수은묘(垂恩墓)에서 영우원(永祐園)으로 격상하고 경모궁(慶慕宮)이라는 묘호(廟號)를 내렸다.

< 출처 네이버 두산 백과 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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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특별히 반대하지 않았고, 자신의 할아버지는 아버지의 죽음을 직접 지시한 당사자인데다 외할아버지는 공공연히 자신의 반대파임을 자처하고, 자신의 양 할머니인 정순왕후 역시 역사에 기록될 정도로 만만치 않은 똑똑한 인물이다. 이 살벌하고도 개인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정조 임금은 과연 음모에 의해서 살해당한 것일까?
 
'베니스의 개성상인'으로 유명한 작가 오세영의 '원행'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실제 역사의 기록을 적고 그 음모가 있었음을 추리해나가는 형식을 밟고 있다. 다산 정약용은 수원성을 직접 축조하고, 정조의 원행을 암행하여 위험한 일이 없나 살피고,  진두 지휘하는 설정이고, 나라의 많은 이권을 다투는 자들이 정조의 원행을 서로 다른 의미로 고대하고 있다. 그 8일 간의 암살 미스터리, 상상력이 사람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원행'이 무엇인가?
정조는 왜 수원성까지 혜경궁 홍씨를 데리고 원행을 갔을까?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사갑(死甲, 죽은 부모의 환갑을 기념하는 행사)을 기리고, 혜경궁 홍씨의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서 수원성 행차를 준비했다는 정조의 의도는 무엇일까?
실제로 수원성의 많은 부분은 유실되었지만, 기록으로 남겨진 정조의 수원 화성 행차는 그림과 함께 기록으로 남겨져 있다. 과연 1800년 49세로 인생을 마감한, 정조와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드라마는 11월 17일에 방영되기 시작하여 현재 3회의 방영을 앞둔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에서 그나마 얼굴을 알아볼 만한 배우는 주인공인 김상중, 정애리, 박정철 정도인지 모른다. 그리고 주연급으로 발탁된 신인들은 몹시 시각적으로 아름다우나 연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음모의 뒷 배경이 되는 노론 벽파의 김정수(김기현)나 심환지(박찬환), 시파의 배우들은 그들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어서 시청에 무리가 없다. 다만 중간중간 고증에 맞지 않는 설정이나 미숙한 진행은 보는 사람의 시야를 방해하는 부분이 있다.  '스캔들'같은 퓨전 사극 영화를 설정한 듯 하지만, 스캔들과 같다고 하기엔 많이 어색한 설정.
 
 
출연진 : 김상중(정조), 정애리(혜경궁 홍씨), 박정철(정약용), 이선호(장인형), 희원(소향비), 김성겸(영조), 김기현(김정수), 박찬환(심환지), 이대연(문인방), 장기용(홍재천), 박수현(최기수)
 
 
이미지 출처 :

Damages - '진실'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DRAMA 2007. 11. 19. 06:18


드라마는 시작부터 흥미진진하고, 미스터리하다.

뉴욕의 아침, 반쯤 옷이 벗겨진 젊은 여자, 그녀의 손과 몸은 피로 뒤범벅이지만 겁에 질리고 당황한 그녀는 코트 하나 만을 걸친 채 거리로 나선다. 남의 눈을 피하고 싶어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뭔가 상당히 급한 듯 하다. 무단 횡단하던 거리에서 멈춰서는 그녀. 그런 그녀는 이내 경찰에게 신원을 확인 당하는 처지에 놓이고 마는데.. 변호사 사무실 명함 만을 가진 그녀는 어떤 사연으로 그런 차림으로 누굴 찾아 거리에 나서게 된 걸까?


드라마 Damages의 시작은 그렇게 다소 과격하다.

그리고 에피소드를 이어갈 수록 시청자의 호기심을 쉽게 해결해줄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다. 얽히고 섥힌 그들의 관계과 사건의 진실은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만약 드라마를 한주 한주 기다려 시청하는데 소질이 전혀 없거나 미스터리한 내용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라면 숨이 막혀서 보기 힘든 드라마가 아닐까 한다.

그 여자주인공 Rose Byrne(극중 이름 Ellen Parsons)의 등장이 그렇게 파격적이었지만, 드라마는 그 사연을 전혀 설명해 주지 않은 채 6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버린다.

법대를 졸업한 신출내기 변호사 엘렌 파슨스는 유명 변호사 회사에 높은 임금을 제안받아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변호사 로펌으로서는 훨씬 유명한 Hewes & Associates에서도 면접 제안을 받아둔 상태이다. Patty Hewes가 대표로 있는 그 회사에서 제안한 면접일은 그렇지만, 엘렌의 언니가 결혼하는 날이다. 포기한 면접을 아쉬워하는 엘렌, 그러나 결혼식 파티에 패티 휴즈가 나타나 자신을 고용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막대한 재산을 가진 CEO인, Arthur Frobisher에 대한 소송에 엘렌을 참여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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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일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엘렌에게 패티는 은중에 엘렌의 우선 순위를 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곤 하는데.. 대체 어떤 목적으로 패티는 엘렌을 입사시킨 걸까? 다분히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왜 톰을 그녀가 보는 앞에서 해고해버린 걸까? 여러가지 패티 휴즈에 관한 미스터리가 드라마를 시종일관 지배하고 있다.

Taking power away from a man is a dangerous thing.

최근 미국 FX 채널에서 몹시 인기를 끌어,  2, 3시즌 주문을 마친 미국 드라마, Damages(이하 데미지스)에서 주인공 Patty Hewes(Glenn Close)가 내뱉은 말이다. '남자에게 힘을 빼앗는다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다'라는 의미심장한 이 문장을 자신의 보디가드에게 내뱉은 얼마 후, 패티의 편은 크게 다치고 아들을 폐쇄된 고등학교에 강제로 보내버린다.

주인공 패티 휴즈는 뉴욕에서 가장 잘나가는 변호사이다. 그녀는 정의를 위하여 일하는 듯 언론에 비춰지기도 하고, 무패의 신화로 비춰지기도 하며 가장 합리적으로 자신의 일을 해결하는 듯 보이는 잘 나가는 변호사이다. 연기 잘하는 여배우 몇손가락 안에 들고도 남을 Glenn Close의 열연은 보는 사람들을 긴장하게 하기도 하고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쩌면 저렇게 남들 모르게 자신의 속셈을 들키지 않고 일을 처리해 나갈까?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기에 1947년생 Glenn Close, 한국 나이로 환갑인 그녀의 연기력은 부족함이 전혀 없다.

1988년 주연했던, '위험한 관계(Dangerous Liaisons, 1988)'의 백작부인을 연기해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녀는 수없이 많은 수상경력으로 자신의 연기력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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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이 훌륭하게 연기했다는 평을 들었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 2006)에서 메릴 스트립이 맡았던 미란다와 새내기 사회인이었던 앤디(앤 헤서웨이)의 관계는 다분히 스승과 제자로서의 성격도 갖추고 있단 사실을 모두 기억할 거다. 메릴 스트립은 악마적으로 앤을 괴롭히기만 한게 아니라 사회인으로서 일을 하는 목적을 요구하기도 하고 그녀가 일을 처리하는 방법 같은 것을 차분히 연습시키고 있기도 하다. 이유없는 괴롭힘 만은 아니란 이야기다.

1시즌이 종류하는 지금에서도 드라마 데미지스는 여러 방향의 실마리를 푸는 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이 어린 사회초년생에게 패티 휴즈가 어떤 감정을 가졌느냐 하는 부분이다. 두 사람은 궁합이 잘 맞는 선배와 후배가 될 수도 있다. 묘하게 꼬이고 복잡한 미끼들이 아닌가?

하지만 가장 큰 미끼가 되는 이야기는 드라마의 제목인 'Damages'가 아닐까 한다. 손해배상금을 뜻하는 그 단어는 주인공 패티 휴즈가 CEO인 Arthur Frobisher에게 걸고 있는 소송의 손해배상을 연상시킨다. 과연 아무 죄없는 아서에게 쓸데없이 소송을 걸어 이익을 보고 싶은 걸까? 아니면 정말 아서를 철저하게 몰락시키는 것이 정의일까? 거액의 보상금이 걸린 그 상황에서 누구도 적이 될 수 있고,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

과연 거액의 돈을 위해 얽히고 섥힌 고리가 이 드라마의 방향이 될 것인까? 끝까지 지켜보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을, 그 드마라의 종결을, 벌써부터 기대하게 된다.



이미지 출처 :

http://www.post-gazette.com/pg/07295/827316-42.stm
http://www.tvguide.com/celebrities/glenn-close/photos/152292/4


Dirty Sexy Money - 달링가 가족의 이야기

DRAMA 2007. 11. 17. 20:16


티브이판 미니시리즈 드라마 로스트룸(2006)에서 주연을 맡았던 피터 크라우즈(Peter Krause), 그리고 로스트룸에서 피터 크라우즈의 딸 역할을 나오는 엘르 패닝(Elle Fanning)이 Pilot으로 제작했던 드라마인 'Dirty Sext Money(더티 섹시 머니)'에 함께 출연했었다. 미국 드라마 시장에선 Pilot 한편으로 투자와 제작 진행이 결정되는 까닭에 Pilot 한편으로 드라마가 단명하는 경우가 많다. 꽤 오래전에 찍혔던 Pilot이었던지 그 사이에, 엘르 패닝의 스케쥴에도 큰 변화가 생겼고, 더티 섹시 머니의 Episode 2에서 부터는 Elle Fanning이 맡았던 Kiki George는 Chloe Moretz로 교체된다. 로스트룸의 아름다운 부녀 콤비를 다시 보길 원했지만, 불가능해졌다는 점이 일단 아쉽다.한국에는 예전에 외국의 '집사'에 해당하는 한 집안의 직책이 있었는데, '마름'이라는 계급이 그것이다. 조선 후기나 일본 강제 점령기 시기에는 이 마름의 인격이 한 마을의 고난을 결정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소작농이나 하인들의 생활을 좌지우지하던 사람들인데 땅주인 보다도 마름이 훨씬 밉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로 지주의 편에 붙어 활약하던, 지주들의 가신 역할을 했다고 할까?

우리의 가신 개념과는 좀 차이가 많이 나지만, 외국에도 물론 이런 한 부자 가족의 뒷치닥거리 역할을 하는 직업들이 종종 있다. 가족 변호사, 주치의, 생활관리사, 혹은 아까도 거론된 집사같은 직업군들은 한 가족의 생활과 편리, 그리고 충돌들을 모두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가끔은 사고친 부잣집 망나니 아들래미 보다는, 그 뒷수습하는 똑똑한 변호사가 더 미운 경우도 발생하곤 하는 것이다. 이런 가족 변호사가 피터 크라우즈가 맡은 'Nick George'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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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 Feet Under와 The Lost Room 등으로 한국팬에게도 널리 알려진, 피터 크라우즈는 가장 최근 출연작이던 로스트룸의 형사와는 달리 몹시 깔끔한 외모로 등장한다. 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수염되 제대로 깎지 않던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뉴욕 최고의 재벌 가문인 Darling가(家)의 고문 변호사로 일하는 그는 매우 깔끔한,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다.

New York의 물질적인 풍요와 복잡함을 자주 화면에 등장시키는 이 드라마의 첫 시작은 한 똘똘해 보이는 어린 남자 아이의 고난이다. 뉴욕 최고의 부자 달링가의 가족 변호사 역을 맡았던, 아버지 데블린 죠지는 속어로 달링가의 '뒤나 닦아주는' 변호사 활동에 너무 열심히 임한 까닭에, 어머니 클레어와 헤어지게 되었고, 주인공 닉은 그런 바쁜 아버지 밑에서 홀로 자라게 된다.

그렇게 열심히 가족 변호사 일을 하던 아버지가 비행기가 추락하여 사망해버리고, 그런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달링가 변호사 역을 맡는게 이 드라마의 오프닝이 된다. 매트릭스의 멋진 엔딩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달링가 재벌들은 줄줄이 아버지 데블린 조지의 장례식에 리무진을 타고 등장하고, 정작 아들인 닉 죠지의 가족은 장례식장에 입장도 하지 못하는 아이러니.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그 가족, 달링가 사람들은 그렇게 모여든다. 아버지처럼, 그 가족의 뒤를 딱는 일만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맹세해보지만, 아버지의 석연찮은 죽음이나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수입 때문에 덜컥 변호사 자리를 수락하는 닉 죠지. 그러나 이 골치덩어리 가족들이 일으키는 사고는 상상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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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ipp Darling (Donald Sutherland) : 달링가의 가장. 이 모든 골치덩어리들의 아버지이며 재벌가의 총수이다. 가족을 무슨 일이 있을 때(장례식이나 사진촬영 때) 모아서 한꺼번에 얼굴 보길 좋아하고, 예정된 케이스대로 가족들이 잘 살아가는 것도 바라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지원을 해주기도 한다. 말그대로 여러 분야의 빅브라더이다. 한편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이는 이 총수는 자신 만의 일처리 방식이 있어서 모든 일을 조용히 드러내지 않게 지시한다. 교묘한 수단으로 닉을 이 가족에게 끌어들이는 사람.
 
▶ Letitia Darling (Jill Clayburgh) : 약간은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이 가족의 어머니 레티샤는 남들 보기에 교양있고 사랑받는 가족의 엄마 역할을 잘 수행하는 편이지만, 다투는 아이들 앞에서 비싼 도자기를 깨버릴 만큼 과격한 면모도 있다. 데블린 죠지와 모종의 비밀도 있는 듯한 그녀는 자식들을 몹시 아끼고 데블린의 자녀인 닉도 아낀다.

▶ Patrick Darling (William Baldwin ) : 상원의원 선거에 나가기 직전인 달링가의 장남이지만, 우유부단한 면도 있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비밀도 있다.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 파티에 찾아온 금발의 미녀로 인해 수난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그 '금발의 미녀'를 닉에게 처리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는 바보스러운 면모도 보이는 그. 아내도 있고 자식도 있는 이 겉만 멀쩡한 정치인도 문제아다.
 
▶ Karen Darling (Natalie Zea) : 어린 시절 닉을 몹시 사랑한 이 집의 큰 딸, 카렌은 이혼전문가라고 할까? 현재 4번째 결혼상대자(골프 선수)를 골라둔 상태이다. 워낙 결혼 상대자가 많았던 까닭인지 부모들은 자신의 배우자감인 프레드를 정식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물론 결혼 전이기도 하지만). 닉에게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자주 거론하고, 전화질 해대는 바람의 닉의 아내가 카렌을 껄끄러워 한다. 닉을 곤란하게 만들기로 예정된 사고 뭉치.
 
▶ Rev. Brian Darling(Glenn Fitzgerald) : 무려 목사님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 달링가의 아들은, 장담하건데 드라마에 등장한 목사들 가운데서는 성격이 가장 못되어 처먹었을 지도 모른다. 닉에게 사사건건 인격모독을 하고 시비를 거는 이 모자란 남자는 꼴에 숨겨둔 아들까지 있다. 그 아들을 명문 학교에 입학시켜야 한다고 닉을 괴롭히기도 한다. 첫등장부터 상태가 안 좋은 이 목사님은 왜 목사가 된 걸까?
 
▶ Juliet Darling (Samaire Armstrong) :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연기는 못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뒷돈을 대준 아버지 덕에 무대 공연에 출연하기로 했었지만 워낙 연기를 못해서 곧 관두고 만다.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가지도 없고, 집을 나간다고 하면서도 아버지가 돈을 대준 호텔방에서 머무는 것일 뿐인 이 철없는 아가씨는 혼자설 능력이 거의 없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뜻대로 움직이는 자기 인생을 서러워하는 철딱서니 이기도 한다. 제레미와 쌍둥이이다. 거의 패리스 힐튼이 모델이 된 역할 같다.
 
▶ Jeremy Darling (Seth Gabel) : 줄리엣과 쌍둥이이고 시스터 컴플렉스에 걸린 듯한 어린 제레미는 적당히 놀고 적당히 즐기고, 연예계와 인연도 있는 남자이다. 저스틴 팀브레이크라던지 에단 호크같은 유명한 배우들 이름이 입에서 떠나지 않는다. 물론 실제로 까메오로 출연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작곡도 하고 뭔가 일에 몰중하는 거 같기도 한데 정작 뭘하는 사람인지 아는 사람이 드문 듯하다. 만만치 않은 철딱서니이지만 기본적으로 닉에게 호의가 있고 착하다.
 
▶ Lisa George ( Zoe McLellan) : 닉 죠지의 아내인 리사는 카렌이 닉에게 너무 친하게 굴고 시간을 가리지 않고 닉에게 전화를 해대는 통에 신경쓰이고 화가 나지만, 그 자체를 가지고 남편을 나무라지는 않는다. 달링가의 인간들은 워낙 개념이 없으니 말이다. 다만 그 가족의 변호사 일을 하는 남편에게 몇번이나 다시 생각해 보라고 이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설득하길 그만두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남편을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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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은 12살 - 추억은 영원히 그 자리에

DRAMA 2007. 11. 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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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가족 사진, 그리고 오래된 추억 속의 노래, 오래된 티브이 프로그램이나, 오래된 친구들의 사진. 기억이라는 건 항상 선명하지 않지만, 완전히 잊혀지지도 않고, 완전히 지워지거나 하는 물리적인 것도 아니다. 그냥 희미하게 남아서 사람을 웃음 짓게 하기도 하고, 마음 아프게 하기도 하고, 추억에 젖기도 하지만, 이제는 어찌할 수 없는 그냥, 예전에 일어난 일이다.

10년전의 일을 어찌할 수는 없지만, 오래된 노래를 듣거나, 다시 불러 보고 그때의 비디오를 되돌아보는 일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전, 또 그때로부터 거의 20년전의 일을 회상하듯이 만든 드라마가 있었는데 그 드라마가 바로 'The Wonder Years' 즉 '케빈은 12살'이다.

1988년 미국에서 제작된 드라마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는 그 다음해인 1989년에 방송될 정도로 빨리 수입되었고, 아이들에게도 무해한 드라마로 인정된 모양이다. 미국에서도 'The Wonder Years'의 팬층은 상당히 두꺼운 까닭에, 그 검색어로 미국의 http://www.yahoo.com' 을 뒤져보면, 수없이 많은 드라마의 사진들이 검색되고, 그때의 주연 배우들은 성장한 이후에도 이 검색어를 벗어날 수가 없다. 여전히 연기활동을 하고 있는 케빈 역의 프레드 사베지나 위니 역의 다니카 맥켈러는 아직도 The wonder years의 그 배우였노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심지어는 Stuff지의 성인 모델로 예전의 모습을 조금도 상상할 수 없었던, 다니카 맥켈러의 사진에서 조차 그 아역배우였다는 수식어는 빠지지 않는다.

다만 배우를 이제는 그만 둔, 현직 변호사인 폴 역의 조쉬 사비아노 정도만 언론의 관심을 벗어났다고 할까? 그 역시 가끔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보면, 그들이 출연했던 드라마의 추억이란 것은 대단했던 모양이다. 케빈과 위니의 남동생, 그리고 여동생은 케빈은 12살이라는 드라마에 몇 에피소드 같이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형제 및 자매가 함께 출연하다니 다코타 패닝, 엘르 패닝 자매 저리 가라다), 케빈의 4살 어린 남동생은 그것도 모잘라, 케빈 시리즈 이후의 청소년 가족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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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에 일어난 일들은 당황스럽다 못해 난감하기도 하다. 할일없어 보이고 아무 생각없이 동생이나 괴롭히는 형은 가끔 의외의 순간에 어른이 되어 있고, 그냥 이웃의 안경낀 어린아이였던 소녀는 훌쩍 자란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마음을 희롱한다.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던 많은 일들이 변하는 날들, 말 그대로 The wonder years이다.
한국에서는 단순히 60년대의 추억을 회상하는 어른의 말장난 정도로 기억되는 부분도 많았었는데, 그건 배한성씨라는 성우의 목소리가 너무나 강렬한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 이 드라마는 케빈의 당황스러움과 변화가 강조된 청소년 드라마였고, 성장 드라마였다.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
이 드라마의 오프닝은 이 노래였다고들 하는데, 사실 긴 생머리의 웃는 모습이 놀랄 만큼 예뻤던 위니의 얼굴, 그리고 귀엽고 어리게만 보이던 케빈의 모습을 보느냐 노래 따위는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들어보니 60년대 풍의 당시로서도 몹시 오래된 노래였었다. 내 친구들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그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를 넘긴다는 뜻일까? 조 카커의 목소리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드라마 자체가 추억이 되어버린 지금은, 이 노래가 몹시 그립다. 아마 수없이 많은 전 세계의 케빈들이 다른 남자와 결혼해버린 위니들을 기억하게 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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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모든 것을 잃고 새로 얻은 삶

DRAMA 2007. 11. 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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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시장에선 먼 곳에 사는, 우리가 알 지도 못하는 수많이 많은 드라마들이 방송되었다 사라지곤 한다. 그래서 새로운 시즌 오픈 시기가 되면 새 드라마들은 사장되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시청자들은 그만큼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시청자들의 시청율에 따라 어떤 드라마는 긴 생명력을 가진 장기 연재 드라마가 될 수 있고, 어떤 드라마는 단기 매장되는 짧은 미니시리즈가 되버리기도 하고, 어떤 드라마는 발표 기회 자체를 얻지도 못한다.

장기 시리즈로 계획되었다가 종료된 드라마 중에는 'Raines', 'Firefly'같은 것들이 있다. 드라마 자체의 생명력이 부족하다고 하기엔 몹시 안타까운 드라마들이지만, 이미 종료된 시리즈들이다.

'Bionic Woman', '30 Rocks', 'My name is Earl', 'Heroes', 'ER', 'Chuck', 'The Office', 'Journeyman' 등의 수없는 인기 드라마를 방영 중인 미국 NBC 방송국은 이런 드라마의 사장에 깊이 관여하는 메인 방송사이다.

이번 가을 시즌에 NBC가 소머즈의 리메이크 드라마인 Bionic Woman과 함께 내놓은 드라마가 바로 "Life'이다. 현재 13에피소드까지 촬영된 이 드라마는 극의 내용에서 처럼 드라마로서의 '삶(Life)'을 얻을 지 얻지 못할 지 기로에 서 있다.

그렇게까지 쇼킹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몹시 흥미로운 Flashback으로 오픈하는 이 드라마의 설정은 이렇다.

'life was his sentence, and life is what he got back.'

주인공은 종신형을 선고 받았지만, '삶을 돌려 받았다'라는 것.
1995년에서 2007년까지 펠리컨 베이 교도소에서 수감되어 있던 형사, Charlie Crews는 그가 저질렀던 범죄에 대해 무죄(증거없음)를 선고 받고 12년 만에 막대한 보상금을 받은 뒤 자신의 근무지였던 'LAPD'로 복귀한다.  경찰로서 감옥에 갔던 까닭에 다른 동료 죄수들에게 상처입어 입소한 지 1시간 만에 241바늘이나 꿰매는 대수술을 받기도 했고, 그 뒤로도 생명을 위협받을 만큼 심하게 얻어맞기도 했다. 감옥에 수감된 사이 아내는 이혼서류를 보냈고, 그가 감옥에 있던 사이 세상은 놀랄 만큼 변해버렸다. 막대한 보상금을 받아 더 이상 경찰 생활을 할 필요는 없지만 경찰로 복귀한 찰리. 그는 새로 생긴 휴대폰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뭔가 불안정하다. 다른 부분에서도 현실적응 능력은 몹시 떨어져 보이는, 슬프고 복잡한 눈의 이 남자가 삶에 적응할 수가 있을까? 그런 그에게 삶은 햇빛을 보여줄 것인가? 그런 상태의 그가 '경찰'에 복귀해서 수사에 전념한다면?

이 드라마는 이 상황을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는 듯한 시선 처리로 끌고 나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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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찰리 역의 데미언 루이스는 1971년, 영국 St. John's Wood에서 태어났다.  드라마 쪽의 경력은 다수 이긴 하지만 배우로서 얼굴을 알린 건 2001년에 출연한 미니시리즈 'Band of Brothers'이다.  길홀 뮤직학교를 졸업했고, Royal Shakespeare Company에서 무대 배우를 한 적도 있다는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이다.
 
감옥에서 달리 할 일 없이 책을 읽고, 남들이 알아듣지 못할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자신을 버리고 간 부인에게 약간의 원망도 가지고 있고, 나름대로 날카로운 수사감각이나 편집증 섞인 성격을 지닌 형사 찰리 크루역을 소화하고 있다. 초반에 격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거나 하진 않지만,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어눌한 표정이나 의사소통하는 법에 익숙하지 않아 재빠르게 말을 뱉아내곤 하는 성격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몹시 슬퍼 보이는 그 눈도 그의 역할에 크나큰 일조를 하는 것이 사실.
12년간 감옥에서 동양의 도(zen)에 대한 책을 끊임없이 읽고 또 읽기도 했던 그는, 감옥에서 나와 정말 잘나가는(?) 좋은 차를 끌면서 경찰생활을 하며, 무시받던 죄수에서 무서울 것 없는 경찰로 변신하기도 한다(심지어는 전부인과 결혼한 남자의 딱지를 끊기도 하는 파워). 그 동양적인 유머로, 몹시 인간적이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경찰서 일을 처리해내는 그는 최근 유행하는 단어를 몰라 파트너에게 묻기도 하는 웃지 못할 모습도 보인다. 그가 세계에 적응해 나가는, 스펙터클한 삶 역시 유머의 코드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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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상관이자, 동료 그리고 파트너로서 일하게될 LAPD의 Dani Reese 역을 맡고 있는 Sarah Shahi 역시 눈길을 끌게 하는 배우이다. 무능하지 않고 조사도 잘 하는 형사이지만 약간은 못마땅한 찰리를 데리고 다니며 현실의 삶에 적응을 시켜야하는 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간의 비밀스런 설정에 의해서 찰리가 감옥에 간 이유는 그녀와 아주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물론 그녀 자신이 직접적인 이유를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찰리 역의 데미안 루이스와 함께 매 에피소드 마다 출연하고 있다.
 
'The L Word', 'Supernatural', 'ER', 'Alias', 'The Sopranos' 등 알만한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하던 그녀는 몹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노련한 배우이다. 1980년 생으로 텍사스 출생이다.
 
LIfe는 범죄수사물이면서, 미스터리극이다. 그가 왜 감옥에서 12년을 살게 된 건지 비밀을 밝히거나 복수하는 내용도 일부 포함될 예정이고(소위 미끼가 될 것이다) 감옥에서 살다나온 그가 주변의 편견을 이겨내고 스스로를 극복하는, 인간적인 성장과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도 포함될 것이고,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들도 묘사할 것이다. 바로 Life이다. 잔잔한 시선의 흥미로운 수사물이 아닐까 싶다.
현재 방영된 에피소드까지 대체로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2시즌 주문은 무난하리라 여겨지고(미국내 시청률은 사실 실망할 수준일 때도 있지만, 시청자의 반응이 대체로 좋은편이다, tv.com), 또 삽입된 OST들이 드라마와 적절히 어울려 꽤 인기가 좋다. 드라마 삽입곡들이 인기가 있는 만큼 알아보기도 편리하니 찾아보아도 좋을 듯 하다.
 

 

HBO: Elizabeth 1 - 영원한 고전의 테마, 여왕

DRAMA 2007. 11. 10. 00:14


The Tudors는 절대 왕권의 상징이지만 Tudor의 이름으로 왕위를 이은 사람은 몇명 되지 않는다. 헨리 7세, 헨리 8세, 에드워드 6세, 메리 1세, 엘리자베스 1세.
절대왕권의 상징인 그 Tudor가의 왕들은 단 다섯 명이다.
잘 알다시피 그 5명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는 영원한 소설과, 드라마, 스캔들의 주제이고 고전의 테마가 된다.

그리고 튜더가의 마지막 왕이자 여왕이었던 Elizabeth 1세는 그 테마 중에서도 단연코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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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Elizabeth 1에 관한 드라마는 Helen Mirren 주연의 Elizabeth I(2006, HBO, 부제 : Elizabeth and Essex)가 아닐까 한다.

물론 같은 해에 만들어진 Anne-Marie Duff 주연의 'The Virgin Queen(2005, BBC)'도 유명하지만 2006년 한해를 휩쓸어 버린 헬렌 미렌의 저력은 따라가지 못한다. The Virgin Queen 속의 엘리자베스는 언니 메리 1세의 구박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지만, 메리 스튜어트나 다른 카톨릭을 지지하는 타인들 속에서 항상 외로움을 느껴야 했고, 열등감에 싸여 연인을 만들지도 못했다. 의도적으로 선택한 배우인 앤 마리 듀프, 그녀가 못 생겼다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뭔가 파워풀하기 보단 인간적인 Elizabeth는 매력적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세월이 좀 지나긴 했어도 Cate Blanchett 주연의 Elizabeth (1998, 부제:The Virgin Queen)도 아주 잘 알려져 있다. 갈라드리엘 역을 맡았던 배우 케이트는 몹시 아름다웠고, 젊은 시절인 초기의 여왕 엘리자베스를 묘사하기에 적합했다고 하지만, 영화 속의 그녀는 역사 속 엘리자베스 보다는 낭만적인 시선 속에 살지 않았나 생각된다. 최근에는 영화 'Elizabeth: The Golden Age(2007)'가 개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데 스페인의 왕이 등장하는 이번 엘리자베스 여왕은 어떻게 변했을 지 궁금하다.

The Queen(2006)의 Elizabeth 2세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Elizabeth 1세와 2세 역을 모두 거머쥔 Helen Mirren 은 정말 여왕다운 여왕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곤 한다.
HBO의 Elizabeth 1, 이 드라마는 그해의 골든 글로브 상을 3개 부분에서 휩쓸었다.
특히 주연이었던 헬렌 미렌과 제레미 아이언스는 남녀 주연상을 수상하여 명실공히
그 해의 최고 드라마로 등극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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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곁에서 여왕을 지켜주고 누구 보다 빛나는 자리에 여왕을 올려놓은 기사 로버트 더들리, 레스터 경 역을 맡았던 제레미 아이언스(Jeremy Irons)는 누구 보다 훌륭하게 드라마의 주연으로 빛나고 있다.
그녀의 프랑스 연인을 질투하고, 그녀의 왕권이 흔들리지 않도록 음모를 진행하고
또 메리 스튜어트를 사형시키게 자극하는 여왕의 연인에게 사심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그의 양아들을 여왕의 곁에 남기고 죽는 충성스러운 사랑을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HBO에서 제작한 Elizabeth 1속의 여왕은 적당히 나이가 들고 강력한 왕권을 유지할 줄 알지만
연인 앞에서 누구 보다 사랑스러웠던 위엄있는 귀족 여인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실제의 엘리자베스 1세는 케이트 블란쳇처럼 젊고, 아름답거나 낭만적인 외모도 아니었고
앤 마리 듀프처럼 약한 모습에 열등감에 시달리기만 한 나약한 사람도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절대왕권의 상징이 될 만큼 타고난 여왕이지만 아무도 모르게 인간적인 고민에 시달렸으리라.
늙은 얼굴이 보고 싶지 않아서 궁 안의 모든 거울을 치우고 화려한 위엄의 상징으로 뼈대로 장식한
드레스를 입었을 지언정 외로웠으리라. HBO의 드라마는 그런 면을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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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Elizabeth 1세의 인생은 말그대로 파란만장하다.
Anne Boleyn의 유일한 딸로 태어나서 앤블린의 사랑을 받은 것은 잠시, 아들을 낳지 못하고 사산하기만 하는 Anne Boleyn은 그녀가 3살 때 참수당해서 죽고 어머니의 얼굴은 기억하지도 못한 채 자라게 된다.
아들을 낳겠다는 핑계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여자들을 갈아치우는 반 미치광이 아버지 헨리 8세는 당연히 딸인 Elizabeth에게 관심이 없고 20살 가까이 나이가 많은 언니 Mary는 자신을 마녀의 딸 취급한다.
드레스를 만들 돈이 없어 시녀는 궁궐 여기 저기에 사정해서 드레스 만들 돈을 얻기도 하고..
에드워드 6세가 왕위에 오르자 이젠 몸약한 남동생 에드워드 6세의 의심 속에서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고 발악하는 처지에 놓인다.
자신을 원수처럼 여기는 언니 Mary 1세는 즉위하자 마자 엘리자베스 주변의 인물들은 모두 죽여버리다시피 하고
엘리자베스는 무시무시한 런던탑에 가둬 버린다.
그녀는 머리를 굴리고 또 굴리고, 애원하고 사정하는 입장에서 처지가 바뀌어 25살에 여왕이 되었다.

 
그런 그녀가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젊은 시절을 소비하며
결혼이나 다른 권력 다툼에 관계된 일들을 멀리 하는 동안 아주 남자를 사귀지 않았던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드라마 속 레스터 경과 에섹스 백작이 그 여왕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연인으로서 등장하는 시기는
역사적으로 엘리자베스의 권력이 안정기를 이루었을 무렵이고, 전쟁을 겪기도 했지만
가장 심적으로 편했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덕분에 사랑을 나누는 여왕, 그녀는 몹시 나이가 들었고 늙어버렸다.  그녀의 인생을 생각하면 이건 몹시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일인듯 하다. 'The Tudors'라는 드라마에서처럼 헨리 8세를 젊게 만들 듯이 엘리자베스 여왕을 젊은 아가씨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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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미지는 스코틀랜드의 공주로 태어나 프랑스 왕비가 되었고, 다시 스코틀랜드의 여왕 역을 하다가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도망처 생을 마감한 Mary Stuart이다.
잘 알다시피 이 메리 스튜어트의 아들 제임스 6세가 엘리자베스의 뒤를 이어 영국의 왕위를 받고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통합한 왕이 된다.
3명의 남편을 둔 셈인 이 여인은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스코틀랜드에서의 왕위도 지키지 못 했지만 카톨릭의 상징으로서 신교인 엘리자베스 1세에게도 위협이 되었던 여왕이다. 핏줄로 따져서는 엘리자베스의 고모, 마가릿 공주의 손녀이니 엘리자베스의 5촌 조카 뻘이다.
제대로 공주 대접을 받으며 귀하게 자란 미인 여왕이었던 탓에 엘리자베스 1세의 질투를 한몸에 받았다고 한다.
그녀 보다 아름답지 못하고 귀하게 크지 않았단 말을 듣기 싫었던 엘리자베스는
무조건 화려한 복장에 위엄있는 장식을 추구해서 메리 보다 아름답고 재주 있단 소리를 듣고 싶어 했다고.
갖혀 있는 동안 살이 찌고 못생겨진 메리 스튜어트를 동정하는 척 하면서도 심술궂게 굴었다고 한다. (드라마에서는 심술궂게 구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교와 구교의 갈등이 지긋지긋했지만, 엘리자베스 1세는 자신의 친척이며 여왕인
이 메리 스튜어트를 처형하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았던 모양인데..
스페인과의 전쟁 위협도 불사하고 처형할 수 밖에 없었던 붉은 드레스의 메리 스튜어트..
이 드라마에서는 그 장면들이 좀 잔인하게 묘사된다. ( 만약 ROME이라는 드라마의 Simon Wood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이 드라마를 시청하도록 그가 단역으로 출연하는 드라마가 이 Elizabeth 1이기도 하다. )

이미지 출처 :
HBO, Elizabeth 1 홈페이지



Traveler - 알 수 없는 진실을 향한 여행

DRAMA 2007. 11. 10. 00:06


ABC 방송국에서 2007년 5월 방영되기 시작해서 아쉬움 속에 8부작으로 막을 내린 미니시리즈 드라마.
초반의 몰입도 덕분에 시즌2로 이어지는 장기 연재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했지만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종료해버린 드라마이다.
제작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1시즌으로 종료한 까닭은 시청률 탓으로 속칭 '잘린'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 복잡한 드라마의 종결은 뭔가 허무한 구석이 있다는 평이지만..
(수십편짜리 이야기를 8편에 압축시켰으니 결말이 엉성할 수 밖에.  감독도 그런 이유로 뒷편에 이어지려던 스토리를 팬사이트에 적어뒀다고 한다. 상당히 복잡하고 스케일이 큰 드라마라고 한다.)
초반의 몰입도와 운영방식은 전혀 아쉽지 않은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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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원 생활의 마지막 2년을 같은 집에서 함께 보낸 친구 Jay, Tyler 그리고  Will은
졸업을 앞두고 한달 동안 여행을 떠나기로 했고 여행 첫날 New York에서 시작한다.
다음날 뉴욕에서 유명하다는 박물관에 들린 세 사람은 기억에 남을 만한 장난을 하기로 하고
박물관 꼭대기에서 아래층까지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누가 가장 빨리 내려오는 지 내기한다.
Will은 그들의 경주를 캠코더로 녹화하기 시작하고..
그러나 그들이 박물관을 떠난 지 몇초 후.. 자리에 내려와 있기로 한 Will은 그 자리에 오지 않 고 전화로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박물관은 큰 소리와 함께 폭파해버리고 만다..
우연히,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장난을 쳤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FBI와 경찰에 연락해서 자신들은 범인이 아니니 의심하지 말아 달라고, Will이 자신들의 누명을 벗겨줄 것이라 생각해 보지만, 누군가 이미 자신들의 얼굴을 언론에 공개한 상태였고 Will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은 이라크 전과 관련된 인물들로 테러의 누명을 쓰기 좋은 상태..
어딜 가도 의심을 피하거나 달아날 방법 따위는 없다
그래서 그들의 도망자 생활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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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인 David Nutter과 작가 Eight Below는 'The X-Files', 'Without a Trace' 그리고 'Supernatural'을 함께 제작했었던 팀으로 드라마의 팽팽한 긴장감과 스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뭔가 수상하고 의심쩍었던 자신들의 친구 Will의 성이 왜 Traveler인 것일까?
그들은 어째서 이런 음모에 휘말리게 된 걸까?
그 세 사람의 우정과 음모, 그리고 반전들이 드라마를 계속 끌고 나가는 저력이 된다.
제이, 타일러, 그리고 윌의 부모 그리고 중앙정부의 고관들이 관련이 있는 이들의 위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
일찍 종료가 된 까닭에 후반부가 많이 허무하다는 건 미리 이야기 해줄 수 밖에 없다.
아쉬워도 초반의 미스터리가 이 드라마의 볼거리 전부.
(아직도 마지막 방송날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 하다. 왜 이렇게 끝나는지에 대한 항의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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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서는 몹시 벅찬 속도로 시작하는 이 드라마의 시작은 숨가쁘게 달려오는 타일러와 제이가 호텔을 향해 정신없이 달리는 장면이다. 그들은 호텔방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자신들에게 일어난 일을 회상한다.
자신들은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박물관에서 잠시 장난을 친 것 뿐인데
박물관은 왜 그렇게 까맣게 타버린 걸까?
타일러의 아버지가 말하는 그들의 비밀은 과연 뭘까?
왜 어떻게 하다 범인이 아닌 그들이 쫓기게 됐을까?
그리고 사라진 윌은 자신들에게 누명을 씌우고 죽어버린 걸까? 살아있을까?
사진 한장 남아있지 않은 윌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해서 자신들의 무죄를 알릴까?
8편으로 종료되었더라도 이런 음모와 미스터리, 그리고 긴박감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묘사가 되기 때문에 후회없이 감상 가능하다.

미국에선 ABC 방송국에 트레블러의 조기 종영을 항의하고 2시즌을 제작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있었다.
http://www.petitiononline.com/willtrav/petition.html
그러나 감독이 직접 2시즌의 내용을 알린 것으로 보아 별로 효과적이지는 않았던 듯 하다.
자본의 힘은 아무도 말릴 수 없는 게 드라마 시장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thetravelerfilm.com/
http://www.screenhead.com/reviews/traveler-shouldnt-stop-at-summer-entertainment/
http://njmg.typepad.com/lost/2007/05/index.html
http://tvdramas.about.com/od/traveler/ig/Traveler-Photo-Galley/The-Cast-of-Traveler.htm




Grace Park - 인간 보다 감성적인 유기체 사일런

DRAMA 2007. 11. 9. 23:33


Battlestar Galactica 속의 Grace Park 을 이야기하자면
Boomer나 Athena 또는 Sharon Valerii 라는 캐릭터를 꺼내야겠지만 복합적인 심리를 가진 그들의 연기를 제대로 해낸 Grace Park 이외에는 이 역할을 표현할 사람이 이제는 없을 듯 하니, Grace Park을 주제로 삼는 편이 낫겠다.

이 드라마 속의 인간이라는 존재는 12개의 식민행성(Colony)에 흩어져서 연방을 이루어 살았다.
이 인간들, 그들의 성경에 의하면 13번째의 행성은 지구, 즉 Earth였지만 13번째의 그들이 지구로 도착해서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지 어떤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원래 인간이 만든 기계였던 Cylon에 의해서 몇차례의 전쟁이 벌어졌고
그 전쟁의 최후로 12개의 행성은 멸망했고 단 5만여명의 인류 만이 살아남아 Battlestar Galactica를 타고
인간의 마지막 희망이 될 행성 지구를 찾아헤매게 된다.

인간은 스스로 왜 인간이 살아남아야 하는지 종종 묻지만
자신이 얼마나 추악하고 약하고 어리석은 존재인지 깨닫게 해주듯..
그 생사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다투고 또 다퉈서 인간의 모자람을 증명하고 있다.
5만여명 밖에 남지 않았지만 종교, 인종, 출신지역 또는 빈부의 차나 욕심의 문제들은 끊임없이 인간들을 괴롭힌다.
인간은 왜 인간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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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인류들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또다른 존재가 있는데,
그 캐릭터가 바로 Sharon Valerii 이다.
무의식 속에 자신이 수행해야할 Cylon으로서의 역할을 숨기고서 인간으로서 노력하고 살아나가는,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그런 성격의 파일럿이다.
Adama 사령관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해냈지만
계획된 사일런 프로그램대로  Adama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Boomer는 그래서 가장 복잡한 성격의 Cylon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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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에 의하면 Cylon의 시초는 원래 기계다.
기계로서 인간의 오류를 알게되고 인간은 우주를 위해 멸종해야할 존재로 여기게 된다.
그 Cylon은 점점 더 진화하여 12종의 인간형, 유기체 사일런을 만들어 대량생산하게 됐고
그 12종의 유기체 사일런이 인간 사이에 섞여서 사일런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유기체 사일런 모델 중 동양인 캐릭터는 Grace Park이 연기하는  Sharon Valerii 가 유일하다.
Sharon Valerii 는 8번째 유기체 사일런 모델이고
Boomer 이외에도 Athena라는 닉네임의 모델이 인간들 사이에서 활약하고 있다.
 
두 모델은 같은 얼굴, 같은 유전자와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을 대하는 심리는 서로 다르다.
Boomer의 연인이었던  티롤, Aaron Douglas와
Athena의 연인인 힐로, Tahmoh Penikett.
Boomer는 스스로를 인간으로 알고 있었지만 Adama에게 방아쇠를 당겼기 때문에 인간에게 가까이 갈 수 없고
Athena는 사일런으로서 살았지만 인간을 사랑한 까닭에 헤라라는 아기까지 낳았다.
이 복잡한 심리를 Grace Park이 한명의 얼굴로 연기하고 있는 것.
원래 Grace Park은 Katee Sackhoff(현재 Bionic Woman에 출연 중)이 연기하는 Starbuck을
연기하고자 응모했었지만, 현재의 출연진으로 보아서는
두가지 역을 모두 할 수 있는 쪽은 Grace Park이 나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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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걸이 주연한 Romeo Must Die (2000)에서 춤추는 아시아 여자 역으로 연기자 데뷰한 Grace Park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한국계로 LA태생이지만 어릴 적 벤쿠버로 이주해서 자란 까닭에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Cylon은 기계 사이에서 창조되어 지적인 능력도  신체적인 능력도 외모도 모두 최고의 상태로
탁월한 것이 특징이다.
그 대표적인 캐릭터가 극중에서 Tricia Helfer가 연기하고 있는 사일런 6호이다.
완벽한 신체의 장신에 아름다운 얼굴. 그리고 지적인 성격.
그녀에게 비견할만한 사일런 역이 Grace Park인 것이다.
서구적인 미모의 대표 얼굴이 Tricia Helfer라면, 동양적인 미모의 대표 얼굴이 Grace Park인 셈.
동양인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편인 미국드라마에서 매우 파격적인 대접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신장이나 외모나 연기나 두 사람은 거의 서로 뒤지지 않아 가끔은 의도적인 대립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액션신이라고나 할까?)

Battlestar Galactica는 올 11월에 Razor라는 티브이 무비 한편으르 방영한 이후
내년 1월 쯤 본 시리즈가 오픈한다.
이번 4시즌이 전체 연재 시리즈의 마지막이 된다.
Grace Park을 Sharon Valerii 로서 보게 되는 건 내년이 마지막이란 이야기.
이 드라마 한편으로 미국 드라마 스타 반열의 오른 그녀에겐 또다른 드라마가 기다리고 있을 듯 하다.
인간을 열렬히 사랑하는 유기체 사일런.
내년 한해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Californication - 한 남자의 지치고 고단(?)한 삶

DRAMA 2007. 10. 29. 04:27


살다 보면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알지 못하는 순간
자신의 인생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걸 깨닫게 된다고 한다.
아니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는 게 맞겠다.
하고 싶은 일에 성공하고 뭔가 욕구 불만이 될 정도로 부족한 것도 아닌 그런 상태가 유지된다면 딱히 불만이나 불평을 하기도 힘들고 벗어날 까닭도 없으니 말이다.
 
David Duchovny가 연기하는 Hank Moody의 삶이 어쩌면 그런 쪽에 가까운 지도 모르겠다.
작가로서의 삶은 한번 성공했고, 딱 맘에 들지는 않지만 자신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영화엔 제법 유명한 배우가 출연했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주변에 여자들도 충분한 편이다.
굳이 따지면 불행하다고 하긴 뭐한 그런 삶 속에는 사실 부족한 것이 있긴 있다.
그 불균형을 표현하듯이 프로모션 이미지 속 행크의 표정은 웃는 것도 아니고 찡그린 것도 아닌 그냥 반쯤 넋이 나간 모습이다. 그 삶에 푹 빠져 있는 Hank Moody.

영화의 시작은 아직 풋풋한(?) Hank Moody의 꿈이다. 십자가에 피가 묻고 기이한 조각상들이 놓인  수상한 교회를 찾아가 자신의 삶을 정상으로 돌려달라고,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달라고 졸라 보지만 자신은 깨어보면, 여자들 없이는 살 수 없는 그런 성격의 구제 불능 남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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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k는 자신의 여자친구 카렌 Karen (Natascha McElhone)과 동거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 딸인 Becca (Madeleine Martin)를 두고 있었지만 다른 것(여자)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여자친구 카렌은 딸을 데리고 떠났고 자신 만 홀로 덩그라니 남는 신세가 되버렸다.
물론 자신의 소설을 쓰레기 애정영화로 만든 복수를 하느냐 그렇게 됐다고 주장을 하겠지만 어느 여자친구가 그런 식의 삶을 용서해 줄까?
12살 짜리 딸의 양육권을 나눠줘 가끔 딸을 만날 수 있는게 그가 가진 권리의 전부일 뿐이다.
딸 보기에 민망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도 한두번이 아닌 Hank의 사생활은 어쩐지 껄끄럽다.
스스로도 이런 삶의 모습을 잘 알고 카렌에게 돌아와 달라고 사정도 해보지만  카렌이 화가 난 이유를 뻔히 잘 알기 때문에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
다만 자신을 상태 안좋게 취급하는 딸에게 좀더 아빠다운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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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할 것이나 불만스러운 것이 굳이 따지자면 없는 지는 몰라도 그의 상태가 불안불안하다는 것을 친구 Charlie (Evan Handler)는 알고 있는 모양이다.
안정적인 상태에서 소설가로서의 삶을 가꾸라는 충고와 함께 여자를 소개시켜 주는 Charlie.
그러나, Hank는 소개받은 여자에게 진심을 줄 생각도, 정착을 고려할 마음도 먹어본 적이 없는 듯 하다.
바람을 피우고자 하면 세상에 여자가 넘치고 정착하고자 한다면
카렌과 베카 말고는 그에게 답이 없다는 ... 그런 핑계 그러니 그 상태를 유지하는 수 밖에 없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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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크와 카렌, 그리고 그의 12살 짜리 딸과 16살 짜리 카렌의 의붓딸 그리고 수없이 많은 다른 여인들이 벌이는 고단하고 힘든 삶이랄까?  가정과 안정으로 방향을 잡지 못한 남자 어른의 방황과 고민을
살펴보고 싶다면
캘리포니케이션을 추천하고 싶다.
어떤 의미로 좋은 본보기와 교훈(?)을 남겨주지 않을까 한다.

물론 19+의 내용이니 알아서 등급을 조정해주시는 센스!



The Tudors - 천년의 스캔들이 맞긴 한데

DRAMA 2007. 10. 28. 08:22


The Tudors를 처음 봤을 당시 Anne Boleyn의 외모를 두고 논란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검은 머리, 검은 눈의 자그만한 앤블린이라는 역사적 기록이 존재하고 있어서 그리고 그 검은 눈의 앤블린 쥬네비에브 뷔졸드의 천일 동안의 슬픈 사랑이 이미 시청자들의 시선을 장악한 까닭에 푸른 눈의 앤블린은 낯설었던 건지도 모른다.

반면에 젊은 헨리 8세에 대한 반응은 좋았던 편이다.

파워풀한 헨리 8세의 이미지에 강력한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가 걸맞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물론 10대의 앤블린을 만나던 당시의 헨리 8세가 40을 넘긴 나이였다는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역사 속 천년의 스캔들을 드라마로 옮긴 게 맞긴 한데.. 뭔가 다르다... 그런 느낌?


이런 외모 변화는 드라마 전체의 관점 문제와도 연결된다.

헨리 8세는 젊어진 만큼 자신의 행동이 거침없고 거리낄 것 없는 핑계를 가지게 됐으며 훨씬 더 큰 야망과 욕망 그리고 활동의 범위를 누리게 됐다.  정열적인 푸른 눈의 앤 블린은 야망을 가지고 스스로 헨리 8세를 선택한 까닭에 언니인 메리에게는 전혀 미안해 하거나 운명에 질질 끌려가지 않고 스스로 왕비 자리에 도전한다.


변함이 없는 건 노포크 공작과 토마스 블린이 수시로 헨리에게 여자를 공급할 정도로 권력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 정도일 듯 하다. 덕분에 메리 블린은 온동네 남자와 연애를 하고 다닌 여자 정도로 취급이 되고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잊혀져 버린다. 역사에 기록된 자식 같은 건 아예 연급하지도 않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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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인공들의 이미지 변화와 외양의 변화는 드라마 전반의 운영에도 크게 영향을 끼쳐서
복식이나 다른 소품들의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기존 튜더 시기 영화들과 다른 부분이 보이는데
프랑스 풍의 복식을 자주 입고 나오는 앤블린은
기존의 초상화에서 보여준 점잖은 티아라나 머리 장식 보다는
약간은 현대적이면서 화려한 티아라와 보석 머리 장식, 드레스를 자랑하고 있다.
아라곤의 캐서린과 헨리 8세의 복식도 현대적인 화려함의 절정을 달린다고 할 수 있다.
역사책 속에서 재현되기만 하던 천년의 스캔들이 이제는 버전을 달리 해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을 지도
 
Tudors의 1시즌 초반부는 헨리 8세와 버킹엄 공작의 갈등을 일부 그리고 있다.
그러니까 헨리 8세의 왕권 확립에 대한 기초 공사를 하고 있는 셈인데.
랭커스터가와 요크가의 전쟁인 장미전쟁을 통해 왕위를 얻은 헨리 7세,
그 헨리 7세의 아들 헨리 8세는 정통성 문제에서는 버킹엄 공작에게 위협을 받을 만도 한 위치였다고 한다.
그 버킹엄 공작을 반역행위 혐의로 참수하고 나서 거칠 것 없어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서서히 여인들의 스캔들로 말썽을 일으킨다고 한들 제재할 사람은 아무도 없노라.. 말하고 있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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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즌 10 에피소드를 종료한 까닭에 내년 2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인 The Tudors는 2시즌 막바지에서 앤블린이 처형될 듯 하며 7에피 정도에 제인 시모어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시즌과 2시즌이 앤블린에게 할당된 만큼 나머지 여인들의 등장이 상대적으로 짧을 듯 한데. 헨리 8세의 폭발하는 권력 속에서 어떤 여인들이 사라지게 될 지..


출연진

Jonathan Rhys Meyers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  King Henry VIII (헨리 8세)
Sam Neill(샘 닐)  -  Cardinal Thomas Wolsey  (토마스 울지 추기경)
Jeremy Northam(제레미 노담) - Sir Thomas More (토마스 모어경)
Steven Waddington(스티븐 워싱턴)  -  Buckingham (버킹엄 공작)
Henry Czerny(헨리 제니) - Norfolk (노포크 공작)
Nick Dunning(닉 듀닝)  - Boleyn (토마스 블린)
Natalie Dormer(나탈리 도메르) - Anne Boleyn (앤 블린)
Maria Doyle Kennedy(마리아 도일 케네디) -  Queen Katherine(캐서린 왕비)
Henry Cavill(헨리 카빌) - Charles Brandon (찰스 브랜든)
Joe Van Moyland(조이 반 모이랜드) - Thomas Tallis (토마스 칼리스)
Gabrielle Anwar(가브리엘 앤워) - Princess Margaret (마거릿 공주)
James Frain(제임스 프레인) - Thomas Cromwell (토마스 크롬웰)

ROME - 역사가 드라마 속으로 걸어들어온 느낌

DRAMA 2007. 10. 28. 04:07


로마 시대를 특히 안토니우스, 줄리우스 시저와 클레오파트라 다룬 드라마나 영화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장희빈이 나일론 한복치마에 현대적인 보석으로 치장을 했듯이
그 영화 속의 시저와 안토니우스는 현대인이 드레스를 입은 듯 화려하기도 하고
클레오파트라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빛이 도는 백인 미인의 전형일 경우도 많았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클레오파트라는 아직도 그 화려함이 회자되고 있지만,
고증에 철저한 클레오파트라였을까 하는 부분에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희랍인을 조상으로 둔 클레오파트라가 완전히 흑인 또는 백인일 리는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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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의 티브이 드라마 시리즈, ROME는 여러 면에서 기존 로마 드라마의 틀을 깼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시기의 로마와 시저, 안토니우스를 대상으로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Empire(2005, ABC방송국)가 HBO의 ROME과는 이런 점에서 비교된다.
빳빳하고 구김없는 옷감, 그리고 완벽한 염색의 복장들. 화상 역시 현대의 방식을 택하고 있는 여인들과
최고의 화려한 가죽과 철제로 장식한 로마의 장군들은 현대인의 상상 속 로마인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시절에 '대단한 것'과 현대의 '대단한 것'의 기준은 확실히 달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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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염색을 한 천을 휘두른 원로원의 의원 휘장이 최고의 옷감일 수도 있지만, 고대의 직조 방식에 어울리게
옷감의 솔기가 날라다니고
구리나 납 그릇들은 시대의 때가 낀 것처럼 바래고 낡았다.
아무리 깔끔한 로마의 도시라도 서민들이 거처하는 뒷골목의 풍경이 현대의 도시처럼 깔끔할 리가 없다는 것.
그 점에 착안한 까닭인지 뒷골목은 더럽고 오물이 잔뜩 묻어 있다
노예에 대한 악행에 전혀 거리낌이 없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아 저 시절은 저것이 자연스러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뿐, 비인간적이란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드라마가 강조하고 싶은 건 그 때 그 시절의 로마이지 현대인의 감상 따위가 아닌 것이다.
이건 아직도 한참 복원 중인 고대의 로마 도시, 폼페이의 풍경과도 몹시 닮아 있다.
로마 오프닝의 벽 곳곳을 차지한 낙서들은 몹시 고증이 잘 된 상상력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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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우스 시저, 폼페이우스, 마크 안토니우스, 부르투스, 아티아, 세르빌리아, 옥타비아누스, 옥타비아, 카토, 시세로, 클레오파트라, 아그리파, 메세나스, 카이사리온, 헤롯왕 등
역사에 등장하는 실존인물들이 ROME에서 벌여나가는 에피소드는
때로는 기록된 역사와 같고 때로는 기록된 역사이기 보단 드라마 속 상상의 산물이다.
특히 루비콘 강을 건너는 유명한 역사 속 장면에서는
루비콘 강이 조그만 냇가처럼 묘사된 까닭에 팬들은 실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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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에 기록된 인물이긴 하나 그 역사서 속의 인물이라고는 할 수 없는 두 명의 주인공
백부장 루시우스 보레누스와 타이투스 풀로의 이야기 역시 최고의 인기 아이템이었다.
원리 원칙주의자인 보레누스가 최고의 승승장구를 하다 아내를 잃고 몰락하여 뒷골목의 제왕이 되는 과정이나
풀로가 자신의 인생을 무식, 단순한 방법으로 개척하여 살아남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이 시저나 안토니우스 주변을 맴돌며 겪는 로마의 일상들이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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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시즌 1에피소드의 첫 장면이 할당된 백부장이 전투하는 장면은 어느 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명장면이랄 수 있는데 대열을 맞추어 방패로 적에 대항하고 호각을 불어야만 공격하는 그 방식이
고전에 묘사된 그대로라고 한다.
풀로는 물론 그 장면에서 혼자 뛰어나가 날뛰는 바람에 보레누스를 애먹인다.
ROME는 이런 세부적인 전투장면을 상징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 연합이 부르투스와 카시우스의 연합을 상대하던 전투에서는
효율적으로 많은 인원을 동원하고 그래픽을 사용하여 대규모 전투신 역시 소홀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ROME는 전투나 전쟁 장면을 꼭 필요하게 잘 활용한 드라마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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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는 정말 사랑한 사이였을까?
상대적으로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여인들 중 가장 오래 안토니우스를 사로잡은 클레오파트라는
아티아의 아들 옥타비아누스에게 최악의 대접을 받은 것처럼 묘사되지만
이건 상당히 깜찍한 상상력이라고 생각하고 웃어줄 수 있다.
안토니우스/아티아/클레오파트라의 삼각관계와
안토니우스/옥타비아/아그리파의 삼각관계는 상상 이상의 설정이다
특히 마지막에 등장하는 옥타비아누스의 아내는 로마 여인들의 단면을 볼 수 있게 해주는데
그 까닭인지 영웅 옥타비아누스의 후계자들은 모두 미치광이왕이었다는 평이다.
드라마 ROME는 그 미치광이들을 보여주고 있진 않지만
왜 그런 왕이 탄생했을까에 대한 화두를 조금 던져주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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